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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58화 (58/184)

58. 6구역 거점 점령

58. 6구역 거점 점령

6구역.

이곳은 대부분의 몬스터들이 익스퍼트 수준인 곳이다.

그래서 이곳 거점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익스퍼트 수준의 헌터가 최소 40명 이상 모여서 힘을 합쳐야 한다.

그렇게 팀을 짠 익스퍼트 중에 중급도 몇 명은 끼어 있어야 그나마 안정적인 사냥이 가능한 곳.

하지만.

크르르르릉! 크와왕!

터엉! 퍼벅! 푸우욱!

크왕! 으르르릉! 컹컹컹!

터덩! 텅! 푹푹푹!

케겡! 크아앙! 끼이이잉!

방패를 앞세우고 창으로 찔러대는 수백의 군세 앞에서는 아무리 익스퍼트 수준의 몬스터라도 승기를 잡을 수 없다.

게다가 도현의 산성병사들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 흙인형들.

웨어울프 종족은 연이어 산성병사들에게 덤비다가 창에 찔려서 쓰러지는 중이었다.

크와와왕! 크와왕!

등이 구부정한 늙은 웨어 울프가 저 멀리 웨어 울프의 둥지인 동굴 앞에서 포효를 터트린다.

그 고함에 웨어 울프들의 광기가 거세지며 산성병사 부대를 향한 공격이 격렬해진다.

- 로드, 저 늙은 암컷이 주술을 쓰는데, 먼저 정리해 버리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에포르 병사는 멀리 동굴 앞에서 웨어 울프를 부리고 있는 암컷이 못마땅한 기색이다.

“그럴까? 여길 빨리 정리하고 서쪽 거점에 가 봐야 할 거 같으니까.”

- 네, 로드. 그리고 이 기회에 레인저의 전투력도 측정해 보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레인저가 숲 지형에 특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뭐 장거리 저격에 능한 녀석들이니 하나 불러 써 봐도 좋겠지.”

도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숲의 성을 장착한 팔찌에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팔찌에서 새끼손가락 크기의 나무토막 하나가 툭 튀어나와 땅에 떨어지더니 곧바로 빠르게 자라나 나무 인간을 만들어 냈다.

나뭇가지와 넝쿨, 잎 따위를 엮어 2미터를 훌쩍 넘는 사람 모양을 만든 것이다.

- 정말로 하나만 불러내신 겁니까?

에포르는 부족한 것이 아니냔 표정으로 물었다.

“저격 능력을 보려는 건데 하나면 되지.”

도현은 그렇게 대꾸하면서 레인저에게 의지를 보내 늙은 웨어 울프의 저격을 명령했다.

쉬리리리릴 쉬리리릴!

나뭇가지들 사이로 바람 지나가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명령을 받은 레인저는 곧바로 왼쪽 손에 활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는 손에서 가지와 넝쿨이 자라나며 활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다.

굵고 두꺼운 활은 껍질과 잔가지, 새 순에서 피어난 두어 송이의 꽃까지 달려 있었다.

“어디 실력 한 번 볼까?”

지이이잉!

레인저가 활을 완성하자, 도현이 그 곁에 나란히 서며 손목 보호대를 활로 변형시켰다.

“누구 화살이 저 놈을 잡는지 한 번 겨뤄보자.”

도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활시위를 당겼다.

그러자 빈 활이 만곡을 이루는 순간 시위와 활대 사이에 화살이 만들어졌다.

도현의 순수 마력으로 만들어진 화살이었다.

기기기기기긱!

이에 레인저 역시 도현의 곁에서 나란히 활시위를 당겼다.

그리고 당겨진 레인저의 활에서는 세 가닥의 넝쿨이 꼬이며 화살을 만들었다.

“읏차!”

피이잉!

먼저 화살을 날린 것은 도현이었다.

도현의 화살은 앞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산성병사와 웨어 울프를 지나 저 멀리 있는 늙은 암컷 웨어 울프를 향해 날아갔다.

파앙!

그 때, 도현의 곁에 있는 레인저가 활시위를 놓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북이 터지는 것 같은 육중한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화살.

그 화살의 크기는 도현이 날린 것의 두 배는 커 보였다.

그런데 그렇게 큰 화살이 도현의 화살을 따라잡아 비슷한 시점에 타겟인 암컷 웨어 울프에게 닿았다.

퍼버벙!

콰직! 퍼억!

케에에에엥!

“와, 물리력의 완승이네.”

두 개의 화살이 남긴 결과는 판이하게 달렸다.

도현이 쏜 마력 화살은 늙은 웨어 울프를 지키던 마력 실드에 막혀 허무하게 폭발하고 말았다.

그런데 레인저의 화살은 그 실드를 뚫어낸 후, 늙은 웨어 울프의 가슴에 박혔다.

- 마력으로 만든 실드가 같은 마력으로 이루어진 화살을 잘 막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그런 결과에 에포르가 도현을 위로했다.

“괜찮아. 그저 레인저가 쏘는 화살의 위력에 감탄하는 것뿐이야.”

레인저는 도현이 불러낸 소환체다.

그런 레인저에게 졌다고 분하게 생각할 일은 없었다.

레인저 역시 도현의 능력인데 자신의 능력을 비교해서 우열을 가리고 일희일비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 확실히 원거리 공격 수단이 있다는 것은 활용성 면에서 좋은 거 같습니다.

에포르가 쓰러진 늙은 웨어 울프 쪽을 보며 말했다.

크르르릉! 끼이이잉! 끼이잉!

그 우두머리 웨어 울프가 쓰러지는 순간, 산성병사들과 용감하게 싸우고 있던 웨어 울프들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졌다.

꼬리는 말려서 가랑이 사이로 내려왔으며, 입에서는 앓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당연히 그런 상태의 웨어 울프는 더 이상 산성병사 부대의 전진을 막지 못했다.

컹컹컹! 커거거겅! 컹컹!

웨어 울프들은 전세가 기울었다는 것을 느꼈는지 빠르게 후퇴해서 쓰러진 늙은 암컷의 곁으로 모였다.

하지만 늙은 암컷은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

레인저의 화살은 웨어 울프의 가슴을 관통했고, 그 직후에 웨어 울프의 몸 안으로 뿌리를 내렸다.

원래 웨어 씨리즈의 몬스터들은 뛰어난 재생력 특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웨어 울프 역시 그런 종들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재생력이 아무리 강해도 몸 안에서 나무의 뿌리가 혈관처럼 자라며 생명력을 뽑아가는 데에는 버틸 수 없었다.

우우우우우우우! 아우우우우우!

아우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우!

웨어 울프들은 늙은 암컷의 죽음을 확인하고 단체로 하울링을 시작했다.

하지만.

서걱! 푸욱! 푸푸푹!

커엉! 끼이잉! 케에엑!

산성병사들은 그런 웨어 울프의 추도 의식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다.

도현에게 받은 명령 그대로 웨어 울프 무리를 섬멸하려는 산성병사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그리고 얼마 후, 도현은 6구역의 새로운 거점 하나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것도 유성 그룹에서 그렇게 필요하다고 노래를 불렀던 마력석 광산이 있는 거점을.

- 감축드립니다. 로드.

늙은 웨어 울프가 가로막고 있던 동굴 안에서 마력석 광맥을 확인한 후, 에로프가 도현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굴 안쪽으로 깊이 들어갔다.

거점을 점령하면 그 거점의 상징을 찾아서 확보해야 제대로 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거점의 가치가 높을수록 좋은 보상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저거군.”

도현은 동굴의 끄트머리 막다른 곳에서 벽에 박혀 있는 황금빛 구슬을 발견했다.

시스템이 내어주는 거점 점령의 보상이었다.

도현은 서슴없이 그 황금빛 구슬에 손을 댔다.

스화화화홧!

“으읏!?”

그런데 구슬은 도현의 손에 닿자마자 빛을 내면서 손가락을 따라서 손에 스며들었다.

순식간에 황금색으로 변해버린 도현의 손.

- 로드! 황금의 성 점유율이 급격하게 올랐습니다.

【마이더스의 황금 손을 얻었습니다.】

【모든 생산 기술의 제작 성공 확률이 크게 상승합니다.】

【제작으로 생산된 물품의 질이 높아집니다.】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양이 줄어듭니다.】

“이거 계속 이렇게 금색으로 있어야 하나?”

도현은 뜻밖의 상황에 당황하며 엉뚱하게 황금색이 된 손의 색을 불평했다.

하지만 손이 황금색이 된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 로드, 황금의 성 점유율이 30%를 넘었습니다. 32.2%입니다. 한꺼번에 13.2%가 올랐습니다.

이전까지 고작 19%에 불과했던 황금의 성 점유율이었다.

그런데 32.2%라니.

도현은 흥분을 가라앉히며 일곱 성을 확인할 수 있는 내면 의식에 집중했다.

그러자 지금까지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황금의 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황금의 성은 생산기지로군.’

도현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정보를 확인하고 황금의 성에 대한 감상을 그렇게 단 한 마디로 정리했다.

제작과 관계된 모든 시설들이 모여 있는 성.

대장간에서부터 연금술의 탑은 물론이고 제과 제빵이나 음식점에서 가죽 공방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음, 황금의 성은 갑옷으로 장착할 수는 없고, 당장 활용할 방법은······.’

- 마력이나 자원을 대가로 생산물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에포르가 도현의 궁금증을 간단하게 풀어주었다.

‘급할 때에는 마력을 주고 보급품을 얻을 수 있고, 여유가 있을 때에는 재료를 제공하고 생산품을 받는다는 거군.’

- 그 뿐만이 아닙니다. 황금의 성은 주기적으로 로드께 진상품을 바칩니다. 세금처럼 말입니다.

‘세금?’

- 점유율에 따라서 더 많고, 더 고급인 상품을 진상할 것입니다.

‘음, 황금의 성은 독특하네? 세금이라니.’

- 따지고 보면 다른 성들 모두 로드께 봉사하고 있습니다. 세금이란 형식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하긴, 그건 그렇지. 점유율이 30%를 넘으면 어떻게든 나에게 도움이 되니까.’

- 이제 남은 것은 빛의 성 뿐입니다.

‘그건 점유율이 아직 16% 밖에 되지 않지?’

도현은 의식을 집중해서 일곱 성의 점유율을 떠올려 봤다.

군왕성 : 45%

산성 : 90%

숲의 성 : 62.4%

탑의 성 : 47.5%

어둠의 성 : 49.1%

빛의 성 : 16%

황금의 성 : 32.2%

산성과 숲의 성은 50%를 넘었고, 탑의 성과 어둠의 성은 50% 근접했다.

하지만 빛의 성은 아직도 고작 16%.

‘빛의 성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특수 아이템도 잘 보이지 않더니, 결국 이렇게 뒤쳐졌네.’

- 빛의 성은 마력을 특별하게 사용하는 이들입니다. 흔하지 않은 이들이라 특히 점유율을 높이기 어렵습니다.

‘딱 봐도 무슨 신관 그런 계열 같은데?’

- 빛의 성은 신을 모시지는 않습니다. 그저 마력을 치료와 축복의 형태로 바꾸기 위해서 특별한 가공을 할 뿐이지요.

‘그래?’

- 그렇습니다.

‘꽤나 보기 힘든 이들인 모양이네. 점유율 아이템이 귀한 걸 보면.’

- 그런 면이 있긴 합니다.

‘자, 어쨌거나 마력석 광산을 하나 찾은 건 찾은 거고. 다른 쪽 부대의 공략에 문제가 있는 거 같으니까 그리로 가 보자.’

- 네, 로드.

도현이 작정하고 산성병사를 소환하면 군왕성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999명의 산성 병사를 소환할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세 개의 백인대를 하나로 묶어서 거점 정령에 내보냈다.

그 정도만 해도 대부분 거점 점령에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 부대 중에 한 곳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었다.

병사들의 피해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 것을 보면 변수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도현은 원거리에서 산성병사를 컨트롤 하지 못한다.

부대를 출발시키기 전에 명령을 내려놓으면 그에 맞춰서 움직이는 형식인 것이다.

다만 소환체인 산성병사가 큰 피해를 입거나 파괴될 때에는 도현도 그것을 알 수 있는데, 지금 다수의 산성병사가 파괴되는 중이었다.

‘일단 이쪽은 거점 확보가 끝났으니까 서둘러 가 보자.’

도현은 동굴 밖으로 나오자마자 와이번을 소환하고 산성병사들을 흡수했다.

그리고 곧바로 와이번을 타고 피해가 크게 나고 있는 산성병사 부대를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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