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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42화 (42/184)

42. 현실의 사업과 일본의 배상(賠償)(1)

42. 현실의 사업과 일본의 배상(賠償)(1)

이유는 [샘물 이끼].

도현이 집 거실 행운목에 그 [샘물 이끼]를 붙여 둔 것이 문제였다.

그냥 이끼만 붙인 것이 아니라 마력을 끌어들이는 포자낭까지 더해 놓았더니 계속해서 물이 흘러 나왔다.

맑고 깨끗한 물, 거기에 마력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헌터가 아닌 일반인의 몸에도 좋은 물이라 가족을 위한 배려였던 것이다.

그런데 여동생 도혜가 사고를 쳤다.

행운목에서 이끼 한 가닥과 포자 약간을 뜯어서 제 방 다육이에게 접을 붙인 것이다.

그게 실패했으면 문제가 아닌데, 성공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행운목의 이끼와 포자가 원래 크기로 회복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만들어졌다.

마력이 녹아 있는 물을 끝없이 생산하는 [샘물 이끼] 분양 사업.

2차로 옮겨 심은 것은 성장하지 않으니 외래종의 유입에 따른 환경 문제를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어느 순간 지구 전체에 샘물 이끼와 포자낭이 가득 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

아무튼, 아직은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사업인데, 의욕 충만한 동생이 도현의 허락과 지원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아직 사업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도현으로선 지구행이 망설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 로드.

‘그래, 매도 먼저 맞는 것이 좋다고 했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먼저 맞으면 더 아프지 않나? 때리는 사람도 힘이 빠지기 전인데?’

도현은 실없는 소리를 하며 게이트를 열고 지구,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 * *

“어서 오너라.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다.”

도현이 계단을 통해 1층 응접실로 내려오자, 아버지가 노트북 모니터에서 서선을 돌리며 그를 반겼다.

그리고 아빠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도혜가 2층에서 구르듯이 뛰어 내려왔다.

“오빠!”

“좀 있다가 이야기 하자. 아버지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시니까.”

도현은 자신의 팔을 잡고 늘어지는 도혜를 슬쩍 밀어내며 아버지 앞으로 가서 앉았다.

“무슨 일, 있습니까?”

뉴어스에 가 있는 동안 가족들에게 위험한 일이 생겼다면 자신이 곧바로 알았을 것이다.

그러라고 붙여 놓은 흑영이 부모님과 동생에게 각각 두 마리씩 있었다.

“우선, 일본 문제다.”

“일본이요?”

“3구역 전공 점수를 내어 놓겠다고 항복 선언을 했다.”

“오래 버텼네요.”

“그래선지 급하게 일을 정리했으면 한다고 수상이 직접 발표를 했다.”

“그래요?”

“그래, 가디언의 요구대로 아홉 번에 걸쳐서 공적을 넘겨주고, 그 때마다 골드 헌터를 돌려받는데 동의 한다더구나.”

“그럼 뒤로 갈수록 몸값이 싸지는 것과, 돌려보낼 골드 헌터의 순서를 이쪽에서 정하는 것도 받아들였겠네요? 무조건 항복이면요.”

“그래. 저들 입장에선 최대한 빨리 골드 헌터를 돌려받는 것에 힘을 실을 모양이더라. 그래서 골드 헌터 아홉 명과 일반인 하나도 함께 돌려받길 원하고 있다.”

도현은 도혜를 직접 공격했던 골드 헌터와 그것을 지시한 책임자는 놓아주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돌려보내지 않으면 결국 죽이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 도현의 마음에 걸렸다.

처음 가족을 건드린 것에 격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화가 가라앉은 것이다.

도혜나 다른 가족에게 아무 피해도 없었기에 그나마 화가 풀린 것이었다.

“나쁘지 않네요.”

그래서 도현은 귀찮은 짐 덩어리를 처리한다는 생각으로 일본의 요청을 받아주기로 했다.

어차피 골드 헌터 하나, 이제는 자리에서 물러난 장성 하나를 죽인다고 속이 시원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 서로 나라가 다른데 공적 점수는 어떻게 받을 셈이냐?”

최성수는 도현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게 된 것에 내심 안도하며 그렇게 물었다.

그도 3구역의 전공 점수가 헌터들에게 시스템이 부여하는 무형의 점수라고 알고 있었다.

실체가 없는 그것을 어떻게 주고받을 것인지 거래 방법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일단 4구역으로 가서, 길드 하우스의 하트에 접촉하면 공적 점수를 확인할 수 있고, 그것을 길드 하트를 통해 크리스탈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기능이라서 하트의 관리자에게 직접 명령을 내려야합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도현의 설명에 김성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알아서 공적 점수를 단계별로 담아서 아홉 개의 크리스탈을 만들어 오면 되겠네요. 그럼 쉽게 거래를 끝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 그럼 그렇게 발표를 하면 되겠구나.”

“그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여원 베타팀을 통해서 하려고?”

“네. 좀 부려먹어야죠. 요즘 여원 그룹의 성장이 어마어마 하다면서요?”

“하하하. 그렇긴 하지.”

“그럼 제가 베타 팀을 좀 부려 먹는다고 뭐라 하진 못하겠죠.”

“그야 그렇다만.”

“그런데 일본 말고 또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도현은 여원과의 관계에서 아직은 조심스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기 싫어서 말을 돌렸다.

- 로드, 걱정하지 마십시오. 유성이 여원을 앞지를 날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협력 분야에서는 여원보다 유성이 훨씬 많은 지분과 이익을 취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도현의 마음을 읽은 에포르가 슬쩍 도현의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음, 그래. 저거 말이다.”

도현의 화제 전환에 최성수가 고개를 돌려 한쪽 벽에 세워져 있는 행운목을 가리켰다.

“저게 왜요? 도혜가 사업에 끼어들겠다고 해서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거 좀 봐라.”

최성수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소파 테이블 아래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리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 아들 앞에서 그것을 손에 쥐고 부들부들 힘을 주었다.

“어? 어어?”

그러자 최성수의 손에서 은빛의 금속이 밀려 나왔다.

“뭐, 뭡니까?”

“보면 모르냐? 납이다.”

“지금 납을 손아귀 힘으로 그렇게 만들었단 말입니까?”

최성수가 펼친 손 안에는 손가락 모양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찌그러진 납덩이가 있었다.

“설마, 각성이라도 하신 겁니까?”

도현이 놀란 얼굴로 최성수를 보며 물었다.

“모르겠다. 헌터들은 스킬도 얻는다며? 나는 그런 건 없는 거 같던데?”

“스킬이 없다고요?”

“그냥 힘이 세지고, 건강해졌지.”

“그건 그냥 힘이 세졌다고 할 수준은 넘은 거 아닙니까?”

도현의 시선이 최성수의 손에 있는 납덩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이 깜짝 놀라며 최성수를 보았다.

“아버지, 설마 어머니하고 도혜도 변화가 있습니까?”

“아니, 그건 아닌 거 같더라. 조금 건강해지고 피부가 좋아지긴 했지.”

“아니, 지금 그걸 그렇게 하고도 그냥 힘이 세진 거라고 하시니, 어머니하고 도혜 건강해진 것도 어느 정돌지 걱정이 되는데요?”

“왜, 나를 빼놓고 이야기를 해? 나 여기 있거든?”

한쪽에 가만히 앉아 있던 도혜가 기회를 노리다가 도현과 최성수의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그래서 너는? 너도 저런 변화가 있냐?”

도현이 그런 도혜에게 찌그러진 납덩이를 가리키며 물었다.

“뭐래? 나도 아빠 저런 거 처음 봤거든?”

“그럼 너는 변화가 없다고?”

“아니, 이거 봐, 이렇게 피부가 좋아졌잖아. 완전 아기 피부라니까?”

“엄마도?”

“응. 엄마도 그래. 그래서 나하고 같이 나가면 자매냔 소리를 해서 요즘은 같이 안 나가.”

“엄만 좋아하셨을 거고, 너는 질색을 했을 거고?”

도현이 도혜를 놀렸다.

“핏!”

도혜는 그런 오빠의 놀림에 획하니 고개를 돌려버렸다.

“음, 장난은 그만 두고. 도현아.”

“네, 아버지.”

“이거 마력 때문이겠지?”

“그럴 겁니다.”

“이거 부작용은 없을까?”

“고작 마력수에 있는 마력을 섭취해서 몸에 이상이 생기진 않습니다. 마력이 너무 과도한 경우에 문제가 생길 수는 있는데, 그 정도가 되려면 아주 강력한 마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냐?”

“특수 아이템 중에서 그런 종류가 있긴 합니다만, 헌터가 아닌 일반인이 섭취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일반인은 안 된다고?”

“네, 몸이 마력을 견디지 못하고 문드러질 겁니다.”

“그런데 저 이끼에서 나오는 물은 괜찮다는 거지?”

“아버지처럼 극적인 변화가 문제가 될 수는 있어도, 뭔가 이상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겁니다.”

“확실한 거냐?”

“또 모르죠. 마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별한 사람들은 어떻게 될지.”

“으음.”

“오빠, 그럼 [샘물 이끼] 분양 사업은 포기해야 하는 거야?”

“그냥 포기하기엔 또 아깝지.”

“그럼, 그렇고말고.”

도혜의 말에 도현과 최성수가 거의 동시에 포기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일단 생수 판매는 문제없는 거지요?”

도현이 최성수를 보며 물었다.

“당연하지 오빠. 내가 열심히 뛰어 다니면서 성분검사까지 다 받았다고.”

“그건 전에 들었잖아. 음용 가능한 깨끗한 1급수란 판정이 나왔다며? 게다가 여러 무기질 성분도 충실하게 들어 있고.”

“응, 그래서 아주 좋은 물이라는 판정까지 받았지. 그러니까 생수든 이끼든 판매에 문제는 없는 거라고.”

도혜는 어떻게든 [샘물 이끼]의 사업을 추진하고 싶은 모양인지 도현과 최성수의 대화에 끼어들며 그동안의 준비를 도현에게 늘어놓았다.

“일단 사례를 조금 더 만들어 보죠.”

“생체 실험이라도 하자는 이야기냐?”

“솔직히 이건 누가 받아도 받는 사람이 이득인 시험인데요?”

“그렇긴 하지.”

“그러니까 일단 아버지께서 아껴주고 싶은 사람들을 골라서 생수처럼 나눠주면 되겠네요.”

“일단 내막은 숨기고?”

“숨길 사람에겐 숨기고, 드러내도 될 사람에겐 드러내고요.”

“그거 여원 노회장님부터 챙겨 드려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그렇게 하시고 싶으면 그렇게 하시고요.”

“그래. 일단 몸에 이상은 없을 거라니 믿어 보마.”

“걱정되시면 며칠 후까지 연구 보고서를 만들어 드릴 수도 있고요.”

“뉴어스에서?”

“네, 거기 NPC들 마법사나 연금술사들에게 의뢰를 하면 됩니다. 지금 도시가 그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그 연구부터 확인하고 다음 수순을 밟자.”

“아버지께서 그렇게 하시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죠. 그런데 그건 어떻게 되었습니가? 여원에 맡긴 마법진 구축말입니다.”

“거의 다 된 거 같더라. 마법진만 있으면 3차원 마법진까지 구축이 가능하다고 자신하던데?”

“그거야 금이나 은으로 만들 때의 이야기죠. 뉴어스의 특이 금속은 아직 프린트 용액에 녹여 넣지 못하는 상황 아닙니까?”

“아니, 그것도 조금은 성과가 있다던데?”

“그래요?”

도현은 최성수의 말에 저도 모르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세밀한 작업은 사실 뉴어스보다는 지구가 훨씬 잘 할 수 있다.

그래서 마법진의 경우에도 크기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에는 지구의 기술이 쓸모가 많다.

그래서 마법진 제작에 대한 기술 연구를 여원 그룹에 의뢰해 두었다.

그런데 의외로 빠르게 성과가 나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마법진에 쓸 마력석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골드 헌터들이 간간히 구해오는 것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중인데, 워낙 원하는 곳이 많으니.”

“알겠습니다. 제가 연구실에 들러서 적당히 채워 넣겠습니다.”

“그, 그럴래?”

“뭐, 4구역의 영지 도시 주변에도 마력석 광산이 있고, 이번에 점령한 5구역 거점에도 광산이 여럿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용 정도는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오빠, 그럼 [샘물 이끼] 사업은 계속 진행하는 거지?”

대충 최성수와의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기미를 보이자 도혜가 도현의 곁으로 붙어 앉으며 물었다.

“나한테 묻지 말고 아버지한테 여쭤봐. 나는 모르는 일이다.”

“어어, 오빠! 오빠, 어디가?!”

“나 바쁘다. 일본 놈들 만나는 일만 해도 머리가 복잡해.”

도현은 그렇게 도혜를 피해서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그 후 도현이 도착한 곳은 일본 골드 헌터 포로들이 있는 지하 기지였다.

“잘 지내고 있나?”

지하 공간에 도착한 도현은 희미한 조명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골드 헌터들의 마력 상태부터 먼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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