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37화 (37/184)

37. 5구역 거점 공략(1)

37. 5구역 거점 공략(1)

[가디언 가이드]

한창 일본 문제로 시끄러울 때, 갑자기 가디언에서 발표한 문건 하나.

뉴어스 2구역에서 4구역까지, 헌터들을 위한 안내서.

거기에는 2구역의 던전들과 그 던전에 알맞은 직업군에 대한 설명이나, 던전 공략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었다.

거기에 3구역에서 주의해야 할 점과 빠르게 전쟁을 끝내면서 많은 공헌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들이 더해졌다.

마지막으로 4구역에서 길드가 어떤 형태로 발전하게 되며, 길드 마을과 도시의 성장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벌써 4구역까지 갔다는 거네?”

“그것도 한 둘이 아니지. 길드 하나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양이더라고.”

가이드를 본 사람들은 가장 먼저, 앞서 가고 있는 선두 주자들에 관심을 보였다.

“가디언 길드?”

“아니, 크라운 길드라던데? 뭐 그게 가디언의 지원을 받고 있으니까 그게 그거지만.”

“대단하네. 빠르게 진행하는 나라들도 고작 3구역에서 헤매고 있지 않나?”

아직 공식적으로는 3구역의 콤모디와 레스폰의 전쟁을 종식시킨 나라가 없었다.

만약 있었다고 해도, 결국은 가디언 가이드에서 말한 큰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다.

많은 헌터들이 전공 점수를 챙기지 못하고 4구역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자신들이 그런 상황이라고 말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음, 그나마 다행이지. 3구역에서 삽질하고 4구역으로 가면 그야말로 망캐 되는 거니까.”

그래서 일단은 가디언 가이드가 그런 시행착오를 막아줬다며 고마워하는 분위기였다.

“3구역에서 최대한 전공 점수를 쌓고, 그 보상으로 장비와 능력을 올려야 한다는 거지?”

“왕국간의 전쟁이잖아. 전리품 수준이 어마무시 하다는 거지. 뭐, 전공 점수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라지만.”

“그것도 어지간해선 챙겨 먹을 수 있도록 가이드에 설명을 해 줬잖아.”

“그러니까 대단하다는 거지. 그런 내용은 혼자만 알고 독식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가디언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건 모두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마음만 먹었으면 대한민국 헌터들만 꿀을 빨 수도······.”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가진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그런데 그것을 공개하다니.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들도 있고, 심한 경우엔 매국이니 뭐니 욕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가디언은 헌터들의 성장에만 관심이 있다잖아. 가이드 마지막에 5구역에선 본격적으로 적들과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거 몰라?”

가디언은 타차원의 적들로부터 인류를 지켜야 한다는 기본 목적에 충실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디언에 대한 신뢰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거야······.”

“잘못하면 전에 나타났던 몬스터들보다 몇 배는 강한 놈들이 떼로 몰려나올지도 모른다고. 총도 안 통하는 놈들을 어떻게 할 거야?”

“그거야 이번에 새로 개발된 합금 탄투를 쓰면 된다면서?”

“쯧쯔. 어느 정도까지는 되겠지만, 특수 능력을 사용하는 몬스터는 상대하기 어렵다고 하더라. 게다가 가디언 말로는 인류의 적이 몬스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잖아. 우리 같은 지성체 이종족일 거라고.”

게이트가 나타나면서 인류 전체에게 들렸던 경고.

그것은 분명히 다른 차원 존재들의 지구 침략을 말하고 있었다.

사실 뉴어스와 헌터들은 그 침략을 막기 위해 준비된 것임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힘을 엉뚱하게 지구에서 돈과 명예, 권력 따위를 얻고 유지하려는데 쓰려 하는 것.

가디언은 그것을 경계하고 있었다.

“어쨌건 4구역에 제대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모두들 딴 생각은 못하겠네.”

“그나저나 4구역 이후로 길드 포인트를 이용하면 골드 헌터를 더 양성할 수 있다며?”

“지금은 딱 100명까지잖아. 그레이 헌터 천 명에 세 명의 골드 헌터. 그런데 그레이 헌터를 아무리 밀어 넣어도 골드 헌터를 100명 이상은 만들 수 없다는 거지.”

무조건 그레이 헌터를 뉴어스에 밀어 넣는다고, 골드 헌터를 계속 늘려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인구가 많은 나라들에서 몇 번이나 시도를 해 보고 내린 결론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인구가 적은 나라로 자국민의 재능자를 들여보내고, 골드 헌터를 만드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그런데 그 골드 헌터의 수를 길드 포인트로 늘릴 방법이 있다는 것.

비록 그 길드 포인트를 얻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방법이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건 그냥 그런 것이 있다는 정도만 나와 있다잖아. 정확한 건 가디언에서도 잘 모르는 모양이더라고.”

실제론 도현이 정보를 제한한 것이다.

길드가 마을을 대도시까지 성장시키면 그 때나 되어야 나오는 내용이다.

그리고 길드 포인트는 골드 헌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어도 쓸 데가 많은 자원이다.

도현의 생각에 굳이 골드 헌터를 만드느라 길드 포인트를 낭비할 이유는 없었다.

지구와의 교류를 따지더라도 도현 하나가 골드 헌터 수십 명 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니 굳이 지구와의 교류를 이유로 골드 헌터를 늘려서 헌터들 사이에 위화감을 키울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일본, 어쩌냐?”

“어쩌긴, 전공 점수 탈탈 털리면 길드를 성장시키는 것도 힘들어지고, 그러면 또 뉴어스 기반 산업이 뒤처지게 되는 거지.”

“그냥 포로로 잡힌 골드 헌터들을 포기하는 게 좋지 않나?”

“자국 국민을 포기하는 건데 그게 되겠냐? 거기다가 골드 헌터가 아홉 명이나 되잖아. 그걸 포기하면 그 자체로 다른 나라에 뒤처지게 되는 거고.”

“아무튼 일본은 3구역 뚫어봐야 별로 남는 것도 없겠네.”

“그렇겠지. 그런데 지금 그 크라운은 5구역으로 들어갔을까?”

“그랬겠지. 가이드에서도 그랬잖아. 일단은 헌터들도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적들과 싸울 때에 중심이 될 정예 헌터. 크라운이 그 역할을 하겠다는 거지.”

“결국 뉴어스에서는 가디언이 갑이 된다는 소리네.”

“마음만 먹으면 지구에서도 갑이지. 솔직히 일본 찌그러지는 거 봐.”

“그건 그러네.”

* * *

- 저기, 저기 있습니다. 로드.

도현의 뒤에 앉아 있던 에포르 병사가 와이번의 왼쪽 날개 아래를 가리켰다.

“음, 전염성 둥지는 또 처음이네.”

도현도 이미 그곳을 눈여겨 보던 중이라 어렵지 않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었다.

얼마 전, 5구역의 거점 공략에 나선 보국 팀에서 지원 요청이 왔다.

그들로선 공략하기 어려운 거점을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가까이 가기만 해도 몸에 이상이 생기는 곳이라 공략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도현은 그 거점이 어떤 종류인지 짐작하고 접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당시 공략 중이던 거점을 정리하고 곧바로 이곳으로 날아온 것이다.

- 과거에도 저런 곳은 경험이 없으십니까?

처음이라는 말에 에포르가 회귀전의 경험까지 아울러서 물었다.

“아, 그건 아니야. 비슷한 거점을 공략한 경험이 두어 번 있지. 그런데 그 때는 내가 이미 산성의 점유율을 99%까지 올린 상태였거든. 그래서 그냥 밀어 버렸어.”

- 그 때는 산성병도 없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로드 혼자서 저런 거점을 처리했단 말입니까? 딱 봐도 심상치 않은데 말입니다.

“99% 점유율의 산성장착이면 독이든, 세균이든 완벽하게 보호를 받았으니까. 게다가 고작 5구역 거점이었고.”

- 아, 하긴 그렇게 생각하면 뭐, 그저 그런 수준이긴 했겠습니다.

에포르도 99% 산성 장착의 효과를 떠올리고, 5구역이란 제약까지 더해보고는 이해가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휘이이이이이잉!

퍼덕! 퍼덕! 퍼덕!

그 사이에 와이번은 목적지 상공까지 활강을 한 후에, 정지 상태로 날개를 퍼덕거렸다.

그 때문에 아래쪽의 거점에는 와이번의 날개짓으로 생긴 바람이 몰아치게 되었다.

푸시시시시싯! 푸시시시!

“어이구, 곧바로 포자를 터트리고 독을 뿜어내내.”

와이번의 등장을 알아차린 거점이 실에 매달아 띄운 풍선처럼 키웠던 포자 주머니를 터트렸다.

그리고 그 포자 주머니에서 나온 포자 가루는 공기와 만나면서 옅은 갈색의 독무를 만들었다.

크아아아아아아!

피어오르는 독무에 와이번이 포효를 터트렸다.

하지만 도현이 타고 있는 와이번은 태생이 승용으로 제한된 소환물.

그래서 반격이니 뭐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도현은 그런 와이번의 등에서 훌쩍 몸을 날려 뛰어 내렸다.

- 로드! 저도 데리고 가셔야지요!

홀로 남은 에포르가 애타게 소리를 질렀다.

도현은 떨어져 내리는 중에 에포르가 빙의해 있는 산성병사를 역소환했다.

당연히 에포르의 정신체는 도현의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로 되돌아 왔다.

타닥!

- 로드! 제 몸 좀······.

녹색이 주를 이룬 갑옷을 입고 가볍게 땅에 내려선 도현.

숲의 성을 갑옷으로 장착한 덕분에 몸이 평소보다 훨씬 가벼워 진 상태였다.

게다가 숲의 성을 장착하면 그 자체로 회복력과 저항력이 크게 증가한다.

그래서 5구역 수준의 감염이나 독기운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었다.

푸시시시시시시시!

꾸드드드드득! 꾸드드드드득!

도현이 숲의 성을 갑옷으로 장착한 이유는 당연히 산성병사 소환을 위해서였다.

도현은 에포르를 위해서 산성병사를 소환하면서 동시에 산성병을 최대한 소환해 냈다.

순식간에 도현을 중심에 두고, 다섯 방향으로 둘러가며 모습을 드러내는 다섯 무리의 산성병사들.

그들은 백인장 하나와 십인장 열, 일반병 백으로 구성된 산성병사 백인대였다.

백인대인데 실상은 111명으로 구성된 것이다.

“부숴!”

산성병사 소환을 마친 도현이 짧고 굵은 한 마디로 명령을 내렸다.

굳이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더 명확하게 의지를 전달할 수 있으니 굳이 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콰과과과곽! 퍼벙! 펑! 펑!

콰직! 터엉! 사각! 서걱! 콰지직!

산성병이 등장하고 그것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전염 둥지형 거점도 자극을 받았는지 곳곳에서 저항을 시작했다.

기묘한 촉수 같은 것이 나와서 대포를 쏘듯 포자 덩이를 쏘기도 하고, 땅에서 창처럼 날카로운 촉수를 찔러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매끄럽게 휘어져 다가온 넝쿨들이 산성병사를 휘감고 제 멋대로 소유권을 빼앗으려 들기도 했다.

도현은 흙과 돌로 이루어진 산성병사의 통제력을 빼앗아 가려는 거점의 시도에 깜짝 놀랐다.

비록 산성병사를 빼앗기지는 않았지만 그게 가능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내가 소환한 산성병산데, 그 제어권을 빼앗아 가려고 하네? 그게 가능하긴 한 모양이고.”

거점의 힘이 도현보다 강했다면 산성병사를 빼앗아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도현이 불러낸 산성병사들이 도리어 적의 전력이 되는 셈이었다.

- 로드께서 소환한 산성병사를 누가 빼앗아 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이 에포르가 있는 이상은 절대 안 될 말입니다.

“응? 그래서 에포르 네가 뭘 해 줄 수 있는데?”

에포르의 말에서 뭔가 도움이 될 여지가 있음을 느낀 도현이 물었다.

- 당연히 권속들의 충성심을 지키는 것이 저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절대로 로드의 권속이 로드를 배신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에포르 병사가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도현에게 예를 표했다.

그것은 에포르가 도현에게 바치는 충심과 봉사의 표현이었다.

“그러니까 네가 내 소환체들을 다른 놈들이 빼앗아 가는 것을 막아준다는 거구나. 시스템의 규칙이 너에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는 거지?”

- 로드의 말씀대로입니다.

“좋아. 일단 헌터가 소환한 소환물을 도리어 빼앗길 경우도 있다는 것은 기억을 해 두자. 나는 에포르 네 덕분에 그럴 일이 없어도, 다른 헌터들은 아니니까.”

- 네, 로드!

“아, 그리고. 에포르.”

- 네, 로드.

“앞으로 소환체들을 잘 부탁한다.”

- 마, 맡겨만 주십시오. 항상 로드께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습니다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