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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29화 (29/184)

29. 3구역 클리어와 세계의 이변(1)

29. 3구역 클리어와 세계의 이변(1)

도현은 3구역 공략을 빠르게 진행했다.

크라운을 2구역에 묶어 둔 상태로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었다.

신종남 사태로 예상보다 현실에 빼앗긴 시간이 많은 것도 문제였다.

- 로드, 어째서 매번 위험한 전장에만 다니시는 겁니까?

활활 타오르는 성주의 저택을 뒤로 하고 나오는 도현에게 에포르 병사가 물었다.

그 동안 도현이 선택한 작전 계획들이 하나같이 실패 확률이 높은 것들이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양동작전으로 한 쪽을 버리고 다른 쪽에 치중하는 작전이 있으면, 도현은 버리는 쪽을 작전을 선택해서 그 작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당연히 몇 배는 힘들고 치열한 전투를 해야 했다.

“나도 이기는 싸움을 고를 수 있지. 딱 봐도 견적이 나오는 것들이 있으니까.”

- 그러니까 말입니다 로드. 그런데 왜 항상 이런 곳에만 오시느냔 말이죠.

에포르는 도현이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는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

“이길 곳은 내가 가도 이기고, 안 가도 이겨.”

- 네?

“하지만 질 곳을 이기게 만들면 이야기가 다르지. 전체적인 전황이 확 뒤집어 지는 거니까.”

- 그러니까 1:1이 될 것을 2:0으로 만드신다는 겁니까?

“그래, 바로 그거지. 질 싸움 하나를 뒤집어 놓으면 그만큼 승산이 높아지는 거잖아.”

- 그래도 위험하지 않습니까.

“대신에 전리품도 많아지지. 아군이 많으면 전리품 분배도 적게 받잖아. 이곳 3구역에선 전리품 말고는 아이템을 얻을 곳도 없다고.”

- 하긴, 이번에도 로드께서 성주의 저택을 차지하셨지요. 그런 걸 생각하면 확실히 많이 남는 것 같긴 합니다.

에포르도 수입 면에서는 꽤나 만족한 듯이 도현의 말을 수긍했다.

그가 관리하는 아공간은 확장된 것임에도 여유가 별로 없을 정도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벌써 레스폰 왕국의 국경은 거의 허물어졌어. 이젠 본격적으로 레스폰 왕국 점령전을 진행하게 될 거야.”

도현의 활약에 힘입어 콤모디 왕국은 확실하게 전쟁의 승기를 잡아가고 있었다.

도현이 기억하기로 이렇게 한 번 기울어진 추는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그나마 콤모디 쪽이 지고 있으면 헌터들의 힘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레스폰은 아니다.

어차피 레스폰은 패배하기로 되어 있는 왕국이었다.

- 그래도 레스폰 왕국엔 많은 영지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걸 전부 점령하려면 로드께서 말씀하신 몇 달 가지곤 어림도 없어 보이는데요?

에포르는 도현이 크라운의 간부들에게 약소한 3개월 동안 레스폰을 점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재 상황으로 봐선 에포르의 말이 옳았다.

하지만 그런 쪽에선 뉴어스의 시스템도 융통성이란 것이 있었다.

“괜찮아. 국경이 모두 허물어지면 레스폰은 다섯 곳의 영지로 병력을 끌어 모을 거야. 그리고 그곳들만 점령하면 레스폰은 멸망하는 거지.”

- 그렇습니까?

“그래, 그래서 국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했던 건데, 오늘 작전으로 그것도 거의 마무리야.”

도현이 이번에 참여한 전투도 일종의 양동작전에서 버림패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다른 성을 공격하기 위해서, 이쪽은 그냥 흉내만 내는 수준.

그런데 그 공격을 지원한 도현이 정말로 성을 점령해버렸다.

개인 사병이나 다름없는 산성병사를 앞세우고, 신궁같은 활솜씨로 뒤를 받치는 도현.

거기에 꼭 필요할 때마다 한 번씩 터지는 탑의 마법.

크게 한 방 터트리고, 산성병사를 밀어 넣는 작전은 언제나 유효했다.

거기다가 도현의 병사들은 전투에서 제일 뚫기 어려운 성벽에 방해를 받지 않았다.

도현의 전투 시작은 대부분 내성에 시작했다.

와이번을 타고 내성으로 들어가 산성병사를 소환하고 탑의 마법을 터트리고 진격!

그 패턴은 의외로 잘 먹히는 편이다.

그리고 밖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도현은 성주의 저택 같은 곳을 털어서 아공간을 채울 수도 있다.

“솔직히 탑을 이용하는 [지원요청]스킬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그러니까 어지간히 전리품 분배를 받는 걸로는 수지타산이 안 맞는 거지.”

- 로드, 저는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그리고 탑의 성에 쓰일 마력 아이템들은 이제 제법 여유가 있습니다. 왕궁관리인이자 의전담당관이며 로드의 재물 관리인으로 말씀드리자면 로드께선 이곳 3구역에서 엄청난 이득을 보고 계십니다.

“그거 내가 너무 챙긴다고 뭐라고 하는 건 아니지? 에포르 너도 알겠지만 어차피 시스템이 허락하지 않으면 챙기고 싶어도 못 챙기는 거거든?”

- 뉴어스 시스템도 3구역을 혼자서 털어가는 헌터가 있을 거란 예상은 못했을 겁니다.

“······.”

그에 대해선 도현도 딱히 할 말이 없긴 했다.

* * *

골드 포탈과 골드 헌터로 세상이 시끄러운 가운데, 도현은 묵묵히 3구역을 공략했다.

레스폰 왕국의 국경을 무너뜨리자 레스폰의 군대는 과거의 기억처럼 다섯 곳의 영지로 모여서 방어전을 펼쳤다.

하지만 그것조차 도현의 와이번 별동대 공격에 힘없이 무너졌다.

전쟁에서 도현의 가치는 엄청나게 높아졌다.

전리품으로 얻은 것들 덕분에 도현의 산성 점유율이 70%까지 올랐다.

그리고 70%의 산성 점유율은 도현에게 또 다른 선물을 안겨줬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산성병 소환]에 지휘관이 포함된 것이다.

산성의 점유율이 70%를 넘으면서 도현이 [산성 장착]을 포기하고 최대로 소환할 수 있는 산성병사의 숫자가 500으로 늘었다.

그리고 십인장 쉰과 백인장 다섯이 추가 되었다.

겨우 십인장과 백인장이 추가된 것이 뭐가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실상은 달랐다.

십인장과 백인장은 무기에 마력을 심을 수 있는 수준.

즉 익스퍼트 등급의 전력이었던 것이다.

십인장은 초급, 백인장은 중급 익스퍼트로, 무기에 마력을 담을 수 있었다.

도현은 운이 좋게도 초반에 레스폰의 2왕자를 잡은 덕분에 익스퍼트의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익스퍼트 단계가 되면 일반 헌터를 몇 배는 뛰어넘는 힘을 낼 수 있다.

이 힘의 진화가 곧 3구역에서 헌터들이 얻어야 할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능력을 지닌 산성병사를 쉰다섯이나 소환할 수 있게 되었으니 도현의 전력이 급상승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엄청난 병력이 갑자기 내성에 소환되고, 거기에 탑을 소환해서 엄청난 마법 공격을 더하면 아무리 결집된 방어 병력이라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도현은 한 번으로 안 되면 두 번, 세 번, 그런 습격이 계속 이어갔다.

결국 레스폰의 마지막 방어군까지 콤모디 왕국군에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레스폰 왕국의 수도, 국왕의 성이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레스폰 왕국의 수도에서는 전투가 벌어지지 않는다.

콤모디 점령군이 수도에 다가가면 백기를 든 전령이 말을 타고 달려와 레스폰 국왕의 항복 문서를 전하는 것이다.

그러면 콤모디 점령군의 사령관이 콤모디 왕국으로 마법으로 연락을 취한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하지.”

도현은 사령관이 콤모디 국왕에게 승전보를 보내는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 로드, 중요하다니요?

“지금부터 사흘 후에 콤모디 국왕의 승리 선언이 있을 거거든. 그럼 이번 판은 그 즉시 클리어 되는 거야. 곧바로 4구역으로 넘어가지. 3구역에 있는 모든 헌터들이 한꺼번에.”

- 네? 미리 준비할 여유도 안 준다는 겁니까?

“뉴어스 시스템이 그런 점에선 꽤나 불친절해. 항상 앞서가는 놈들에게만 혜택을 주지.”

- 그렇군요.

“그래서 대충 전쟁이 끝나간다 싶으면 그 때는 결정을 해야 해. 익스퍼트에 오르지 못한 헌터들은 재빨리 2구역으로 넘어갔다가 리셋 되면 다시 와야지.”

- 그냥 4구역으로 가면 안 되는 겁니까? 익스퍼트가 될 수 없는 거냔 말입니다.

“아니, 4구역에서도 가능하지. 하지만 3구역에서 하는 게 제일 쉽지. 그러라고 있는 3구역이니까. 뭐 그래도 결국 익스퍼트가 되는 사람은 열에 서넛 정도뿐이긴 해. 이게 쉬운 게 아니니까.”

- 그럼 이제 로드께선 4구역으로 가시는 겁니까?

“사흘 남았지. 콤모디 국왕의 선언까지. 그러니까······.”

- 네?

“그 전에 최대한 레스폰의 수도를 털어야지. 나도 레스폰 왕궁의 보물창고에 뭐가 있는진 들어본 적도 없거든.”

- ······. 예스 마이 로드.

“어째 대답이 이상하다?”

- 기분 탓이실 겁니다.

“내 기분이 어때서? 응?”

- ······.

* * *

[동맹국 콤모디 왕국이 레스폰 왕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크라운 길드의 캐슬 님의 1인 클리어를 확인합니다.]

[놀라운 전공 점수가 적립되어 있습니다.]

[4구역으로 이동됩니다. 클리어 보상은 4구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 자, 잠깐만! 아직 확인 못한 곳이 많은데!”

도현은 레스폰 왕국의 보물창고를 뒤지다가 시스템 알림을 들었다.

드디어 콤모디 왕국의 국왕이 승전선언을 한 것이다.

- 로드, 아까부터 시간이 다 되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사흘이 지났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여기도 이젠 더 뒤질 곳이 없습니다만.

“어딘가 숨겨진 보물창고 같은 곳이 있지 않겠냐? 앞으로 또 누가 여기까지 오겠어? 어지간한 전공 점수 가지곤 여긴 들어오지도 못해.”

- 그야 그렇겠지요.

“그러니까 힘들게 왔는데 뽑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뽑아······.”

- 로드, 제발 그렇게 경박한 어휘는 좀······.

“아, 아깝네.”

도현은 에포르와 말싸움을 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4구역으로 이동되는 것을 느꼈다.

[3구역 클리어 보상으로 길드 하우스 시스템이 열렸습니다.]

[길드 하우스의 하트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3구역 1인 클리어를 확인합니다.]

[상정되지 않은 업적을 세우셨습니다.]

[업적 보상을 계산합니다.]

[업적 보상을 계산합니다.]

[업적 보상을 계산합니다.]

[캐슬님의 업적 보상으로 마력 연공법의 등급이 중급으로 상향됩니다.]

[캐슬님의 업적 보상으로 군왕성의 점유율 15%를 지급합니다.]

[캐슬님의 업적 보상으로 <대마법사 호켄의 분재>를 지급합니다.]

“음? 뭔가 이상한데?”

도현은 4구역에 도착하자마자 울린 알림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 로드, 무슨 일이십니까?

에포르 병사가 도현에게 바짝 붙어 서며 물었다.

“보상에서 H.Point가 하나도 없어. 당연히 따라 붙어야 할 보상인데.”

- 그렇습니까?

에포르는 뭐가 이상한지 정확히 모르겠다는 듯이 어정쩡한 대꾸를 했다.

“H.Point를 안 줬단 말이지. 그럼 내가 받은 업적 보상이 그만큼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건데, 중급 마나 연공법, 군왕성의 점유율 15%, <대마법사 호켄의 분재>, 이것들이 그만한 가치가 있나?”

도현은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 로드, 지금 군왕성의 점유율이라고 하셨습니까?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도현의 혼잣말에 에포르가 깜짝 놀라며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 곧바로 산성병사의 몸을 버리고 도현의 왼손에 있는 보이지 않는 반지로 스며들었다.

- 오오오. 로드. 경하드립니다. 정말로 군왕성의 점유율이 15%로 올랐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이 어지러울 정도로 고함을 질렀다.

“그게 그렇게 중요해? 어차피 30%가 되지 않으면 뭔지도 모를 성을 가지고.”

30%라면 모를까 15%의 점유율은 당장 별 의미가 없었다.

그러니 도현으로선 그리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는 보상이 아니었다.

- 로드, 그게 아닙니다. 군왕성은 여섯 성을 다스리는 로드의 성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에포르의 말은 군왕성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별한 힘?”

특별하다는 것은 언제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도현 또한 그랬다.

“그래서 그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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