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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는 회귀해서 군주가 되었다-25화 (25/184)

25. 3구역의 여포(5)

25. 3구역의 여포(5)

“이 언덕을 넘으면 레스폰 왕국의 관문이 보일 거야.”

- 관문 앞쪽이 500미터는 내려 앉았다면서요? 그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럼 통행이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레스폰 놈들도 멍청이는 아니거든. 그래봐야 폭이 70미터 정도 밖에 안 되잖아. 그래서 미리 덮개를 만들어 뒀어. 그걸 이용해서 군사들이 이동했고.”

- 아, 그렇군요.

휘이이이이익!

에포르가 대답을 하는 순간 와이번이 바람을 타고 급격히 치솟아 올라 능선을 넘었다.

그러자 바로 아래에 레스폰의 계곡 관문이 보였다.

- 정말이군요? 새로 덮은 티가 확 나는데요?

에포르가 관문 앞쪽을 덮고 있는 두꺼운 판들을 보며 말했다.

마치 마룻바닥을 떠올리게 하는 덮개가 관문에서부터 500미터거리를 뒤덮고 있었다.

휘이이이잉!

도현은 능선 위로 날아오른 와이번을 다시 관문 쪽으로 활강시켰다.

날개를 쫙 펼치고 빠르게 활강하는 와이번.

그 모습을 마침 관문의 성벽 위에 있던 병사들이 발견했다.

병사들이 와이번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서둘러 피하는 모습이 보였다.

도현은 와이번을 병사들이 몸을 피한 성벽 위에 내려서게 했다.

그리고 훌쩍 와이번의 안장에서 뛰어 내렸다.

“에포르, 너도 어서 내려!”

도현은 그렇게 고함을 지르며 마력심장을 돌렸다.

그리고 마력심장에서 산성의 기운을 가득 끌어내면서 [산성병 소환] 스킬을 사용했다.

푸화화화화확 푸화화화확!

삽시간에 레스폰 왕국의 관문 성벽 위에 흙가루가 가득 찼다.

그리고 그 흙가루들은 제각각 뭉쳐서 산성병사를 만들어냈다.

쿵쿵쿵!

차자자자장! 휘휘휘휙!

150기의 방패병과 검투병, 창병들이 성벽 위에 나타나 자리를 잡았다.

“저, 적이다!”

“크아악!”

“미, 밀리지 마라!”

산성병사들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곧바로 레스폰 왕국의 관문 수비병들을 공격했다.

하자만 이미 2왕자가 총 공격을 하느라 병사들을 끌고 가서 이곳에 남아 있는 수비병이 거의 없는 상태.

도현의 산성병사를 막아서는 병사의 수는 많지 않았다.

피잉! 퍼벅!

피잉! 푸욱!

“아악!”

“컥!”

게다가 그런 병사들마저 성벽 위에서 쏘는 도현의 화살에 쓰러질 뿐이었다.

“밀어붙여! 생각보다 더 숫자가 적네!”

도현이 흥이 나서 소리를 질렀다.

그에 따라서 산악병사들이 빠르게 레스폰 왕국의 수비병들을 처리하며 성벽 밑으로 내려갔다.

콰광! 차자장! 푸욱! 서걱!

“켁!”

“아아악!”

“마, 막아··· 아니, 후퇴, 커억!”

혼란에 빠진 레스폰 왕국의 수비병들은 순식간에 밀려버렸다.

도현은 산악병사들이 레스폰 수비병을 밀어내는 것을 보면서 한쪽으로 급히 달려갔다.

두꺼운 성벽에 붙여서 세운 석조 건물.

철판을 댄 문짝에 두꺼운 빗장을 질러 둔 것이 특이한 모습이었다.

그 외엔 높은 위치에 창살이 달린 창문이 몇 개 있는 것이 전부인 건물이었다.

철커덩 철커덩!

도현이 그곳에 도착해서 빗장을 열려고 했지만 두꺼운 쇠사슬까지 둘러져 있었다.

“이런다고 못 열 건 아니지.”

도현은 단단히 잠긴 문을 두드렸다.

쾅쾅쾅!

“거기 문에서 떨어져라. 문을 폭파할 거다!”

그리고 안쪽이 다 들리도록 고함을 질렀다.

- 로드, 문을 어떻게 열려고 그러십니까? 마땅한 방법이 없어 보이는데요?

에포르 병사가 검을 들고 도현을 호위하고 있다가 물었다.

“어쩌긴, 써 먹을 수 있는 건 다 써 먹는 거지.”

도현은 그렇게 말을 하곤 [지원요청:탑의 성] 스킬을 사용했다.

- 로드! 그걸 쓰시려면 재물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에포르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괜찮아. 겨우 이 빗장 하나 날리는데 그렇게 많은 마력이 드는 건 아니니까.”

도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심상에 떠오른 잿빛의 탑에 자신의 마력을 흘려 넣었다.

마력 심장에서 만들어진 도현의 순수한 마력이 잿빛의 탑으로 흘러들면서 탑의 아래쪽 색이 약간 변했다.

도현은 그것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탑의 힘을 끌어냈다.

쿠과광! 콰자자작!

그러자 찰나의 순간에 하나의 마법진이 만들어지더니 그 마법진에서 마력의 덩어리가 도현 앞쪽의 문으로 날아가 폭발했다.

그 폭발로 빗장은 물론이고 철로 덧댄 문의 일부가 박살이 났다.

“아이고, 잘못하면 죽을 뻔 했네.”

“그러게 무슨 문을 이렇게 요란하게 열어?”

“어쨌거나 빨리 나와!”

“구원병이 왔다. 서둘러 움직여라!”

박살난 문 안에서 핼쓱한 모습의 콤모디 산악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독에 중독되어 포로로 잡혔던 콤모디의 산악병들이 그 건물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일단 쓰러진 놈들의 무기를 들어라. 그리고 관문 무기고를 털어!”

도현이 그런 산악병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모두가 하의만 입은 모습이라 지휘관이나 간부, 일반병을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애초에 도현은 산악병들에 대한 지휘권도 없었으니 대충 목표만 정해줄 뿐이었다.

두루뭉술한 명령에도 포로 신세에서 벗어난 산악병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곧바로 죽은 레스폰 병사들의 무기를 들고 관문 곳곳으로 흩어지더니 오래지 않아서 관문을 완전히 접수했다.

정예 병사란 말이 아깝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걸로 이제 이쪽 관문도 확실히 지킬 수 있게 되었고, 반대쪽에서 2왕자를 인질로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티면, 중간에 들어 있는 레스폰 놈들은 독 안에 든 쥐가 되는 거지.”

도현은 대충 상황이 정리되자 홀가분한 표정으로 성벽에 걸터 앉았다.

- 드디어 끝이 난 것입니까? 굉장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로드.

에포르 병사가 그런 도현의 곁을 지키고 섰다.

“그래, 끝났지. 하지만 아직 하나 남았어. 말했잖아. 양파 같은 일이라니까.”

도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 * *

“이건 이번에 정리한 ‘소식’이야. 사람 수가 많아지니까 그 쪽에서 버거워 하는 면이 있더군.”

도현은 2구역에서 크라운의 중심인물들을 만나고 있었다.

이제는 성희, 자옥, 여진만, 도비형, 황재승이 모두 안면을 트고 크라운을 운영하고 있었다.

일종의 집단 운영인 셈인데, 그러면서도 여진만 팀, 도깨비 팀, 비무장전설 팀, 상황파악 팀, 혈장미가 독립적인 조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각각의 조직이 뭉쳐서 크라운을 만드는 형태인 것이다.

거기에 성희는 연락책 역할로 모두의 의견을 조율하는 입장이었다.

어떻게 보면 별로 힘도 없는 위치인 것 같지만 도현의 측근이란 인식 때문에 아직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럼 앞으로 크라운의 확장을 멈춰야 한다는 겁니까?”

상황파악 팀의 주지성이 도현을 보며 물었다.

지구에 있는 가족들의 소식을 전해준다는 것이 크라운에 몸담고 있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생긴다면 규모를 더 키울 수가 없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이번에 우리의 협력 기업으로 여원을 끌어들였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원?”

“그 여원 그룹 말인가요?”

“으음. 여원이 협력 기업이라니······.”

도현의 말을 들은 이들이 제각각의 반응으로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 놀람은 곧 든든한 뒷배가 생긴 것에 대한 희망으로 바뀌어갔다.

“기뻐하긴 일러. 골드 헌터 놈들은 몇 개의 대기업과 정부까지 등에 업고 있는 놈들이야. 앞으로 그 놈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지구에선 아직 우리의 힘으로 그걸 다 막아 내는 것은 힘들어.”

그런 모습에 도현이 찬물을 끼얹듯이 현실을 일깨웠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거예요? 어차피 상대가 안 될 거라면 우리가 이렇게 뭉쳐봐야 소용없는 일, 아닌가요?”

자옥이 눈썹을 찌푸리며 도현에게 물었다.

당장 골드 헌터들의 협박이 시작되면 크라운의 누구라도 상황이 답답해진다.

골드 헌터에게 설득 당하면 크라운을 배신하는 것이 되고, 그렇게 되면 지구의 가족이 무사하리란 보장이 없다.

어차피 골드 헌터나 도현이 말하는 ‘우리’나 그들의 가족을 인질로 삼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우리는 절대로 강압적인 수단을 사용할 생각이 없다. 그러므로 혹시라도 골드 헌터의 타겟이 되면 그들의 말을 들어도 된다.”

“뭐라고요?”

“아니 그게 말이 된다는 겁니까?”

성희와 황재승이 깜짝 놀라며 도현에게 따졌다.

도현은 투구 속에서 눈빛을 번쩍이며 그들을 한 번씩 쳐다봤다.

그렇게 그들의 기세를 일단 진압한 도현이 말을 이었다.

“골드 헌터의 협박을 당장에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단 그들의 말을 들어야지. 대신에 크라운에 대한 비밀만 지키면 된다. 그럼 아무 문제도 없는 거지.”

“크라운 소속이란 것을 숨기고 그들과 엮이란 말인가요?”

자옥이 물었다.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사람이 배신을 하지만 않는다면 여전히 같은 편으로 대우할 것이다.”

“계속 ‘소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군.”

“그렇다. 여진만 당신의 말대로다. 그리고 언젠가는 크라운이 완전한 독립 세력으로 나설 때가 올 것이다.”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된다는 거지?”

도비형이 물었다.

“간단하다. 너희가 힘을 지니고 골드 헌터를 압박할 수 있으면 놈들도 지구에서 제 멋대로 굴 수가 없다.”

“하지만 만약이라도······.”

성희가 안심이 안 된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다.

“우리도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너희 가족들을 살피고,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저들의 수작인지 아닌지 확인한다. 그리고 만약 저들이 일을 저지르면 최악의 상황은 무조건 막는다는 지침을 내렸다.”

“최악의 상황이라니?”

“여원이 본격적으로 나서서 캐어해도 상황을 과거로 돌리지 못할 정도의 문제, 즉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이 우려되는 경우 최선을 다해서 막기로 했다. 아울러 그에 상응하는 정신적인 문제가 우려될 때에도 마찬가지다.”

도현의 말에 크라운의 멤버들은 모두 한동안 말을 잃었다.

말로는 자신들의 가족들을 보호한다는 이야기지만 여전히 저들의 가족들 곁에 있다는 것이 불편했던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아직 너희의 힘이 약한 것이 문제다.”

도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크라운의 활동 방향에 대한 지침을 내리기 시작했다.

“2구역 관문을 통과해서 3구역에 도착하면 곧바로 콤모디 왕국의 동맹군으로 편성된다. 우리 대한민국이 콤모디의 동맹군이란 설정이지. 이 3구역에서 길드에 대한 시스템이 해금되는데 무조건 크라운 길드에 가입하면 된다.”

“크라운 길드요?”

“내가 그곳에서 만들어 놓은 길드다. 그리고 길드에 가입한 즉시 다시 2구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네? 다시 여기로 와야 한다고요?”

“그건 왜 그렇지?”

도현은 의아해 하는 이들에게 3구역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콤모디 왕국이 전쟁에서 승리하면 승리 선포가 이루어지는 순간에 3구역에 있던 모두가 4구역으로 이동된다는 사실.

그건 3구역에 도착한 시기를 고려하지 않는 다는 것.

그러니 이미 전쟁이 많이 진행된 후에 3구역으로 들어와 손해를 보는 것보다는 새로운 판이 시작될 때 들어오는 것이 좋다.

더구나 그 때까지 2구역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의 수를 늘려 놓으면 한순간에 그만한 전력을 투입할 수 있고 당연히 전공도 크게 세울 수 있다.

등등등.

도현은 3구역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결국 첫 번째 판은 캐슬 님이 혼자 클리어를 하겠다는 거네요?”

“그런데 그게 가능합니까? 국가 간의 전쟁에서 혼자 어떻게 승리를 이끌어 낸다는 겁니까?”

자옥의 말에 주지성이 놀랍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이니까 걱정하지 마. 앞으로 석 달, 그 안에 끝을 내 줄 테니까. 그러니까 크라운도 시간이 많은 것은 절대 아니야. 석 달이 긴 시간은 아니지.”

“그렇긴 하겠네요. 그 사이에 될 수 있으면 2관문 통과자를 많이 만들어야 3관문을 잘 통과할 수 있겠네요.”

“그러니 최대한 2구역에서 능력을 키워. 각 클래스에 맞춤 던전들을 잘 활용하고.”

“그래도 2구역에서도 성장 한계가 있을 텐데?”

도비형이 조금 못마땅한 표정으로 도현을 보며 말했다.

“그래. 분명 한계가 있어. 하지만 그 수준에서 3구역에 가야 다시 한 번 성장을 할 수 있다. 만약 준비가 안 된 상태로 3구역에 갔다간 그 성장을 놓칠 가능성이 높지.”

“성장이라고?”

“포탈을 처음 넘었을 때, 헌터가 되면서 육체가 변했다. 그러면서 성장 한계가 늘어났지. 그걸 2구역에서 가득 채우면 3구역에서 다음 단계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비기너에서 익스퍼트가 되는 거라고 할까?”

도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서 손에 쥐었다.

우우우우웅!

그리고 그 단검에 마력을 둘렀다.

희미한 아지랑이 같이 단검을 감싸는 마력.

“그건 뭐죠?”

자옥이 대표로 물었다.

“무협식으로 하면 검기. 마력으로 무기를 강화하는 능력이지. 익스퍼트의 기초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그걸 3구역에서 배울 수 있다는 거죠? 준비가 안 되면 못 배우고요?”

성희가 눈빛을 반짝이며 물었다.

“이 상태에서 스킬을 사용하면 그 효과가 몇 배는 강력해진다. 괜히 한 단계 더 성장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야. 이쯤하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지?”

도현은 단검을 치우고 크라운의 간부들을 단호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 눈빛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도현의 뜻대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회의를 마친 도현은 다시 김재홍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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