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대국 (1)
레이피어 끝이 카인의 목 앞에 멈춰 부르르 떨렸다. 그 엄청난 속도에 커튼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목을 꿰뚫거나.
목이 꿰뚫리거나.
수틀리는 순간 일어날 일을, 카인과 노인 모두 잘 알고 있었다.
“당장 절 죽이면 마음 깊은 곳 품고 계실 찜찜함을 해소하지 못하실 텐데요.”
그럼에도 카인의 태도는 여유롭기만 했다.
“…….”
노인 역시 동요 없는 눈동자로 카인을 응시하다 레이피어를 거뒀다.
끼익─
카인이 염동을 사용해 다시 문을 닫자, 방 안에는 오롯이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놈은 오랜만이야. 이게 무슨 뜻인지 아나?”
“당장 제거해 변수를 없애고 싶지만 그렇기엔 찜찜한 구석이 많다는 얘기겠지요, 보스.”
카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열장 쪽으로 손을 뻗었다.
테이블 위로 너울거리며 날아온 잔과 포트가 스스로 움직여 커피를 끓였다.
“아니, 청장님이라 불러드려야 하겠군요. 앉아서 이야기하시죠.”
청장은 역시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깨달았다.
‘역시 내 진짜 신분을 알고 있었나.’
혹시나 했지만 더 이상 신분을 감추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청장은 자신의 얼굴 가죽을 쭉 늘려 당겼다.
그러자 허물처럼 가죽이 벗겨지며 안에 있는 진짜 얼굴이 나타났다.
훈장처럼 새겨진 상처와 주름.
남보다 더 치열한 삶을 살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강인한 인상이었다.
“변용 마법을 쓰셨으면 훨씬 편하셨을 텐데요. 적당한 마법사 하나 구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마법은 확실히 신비로운 힘이지. 하지만 깊게 믿을 대상은 되지 못하네.”
청장은 외투를 벗어 소파에 걸치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나마 데리고 있던 마법사는 자네 덕에 명을 달리했지. 안 그런가?”
“맞습니다.”
카인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커피잔을 들었다.
“질문하지.”
“그리하시죠.”
“내 신분은 어떻게 알았나? 언제부터 알고 있었지?”
순간 공기가 일변했다.
청장에게서 뿜어져 나온 압도적인 살기가 집무실 안의 모든 것을 옭아맸다.
심약한 이라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거나 그대로 실신했을 정도.
하지만 카인은 홀로 그 영향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무덤덤하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그건 알려 드릴 수 없을 것 같군요. 가진 패를 함부로 내보일 수는 없는 일이지요.”
청장은 카인의 눈동자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보는 이를 집어삼키는 것 같은 푸른 눈동자.
‘작은 동요조차 보이지 않는군.’
어떤 강자도 일말의 흔들림은 보이기 마련이었거늘.
녀석이 조직에 있을 당시도 빈틈없는 인상이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조금 변한 것 같군.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있던 건지도 모르겠어.’
청장은 더욱 흥미가 일었다.
살기를 거두고 잔을 들었다.
“원하는 게 뭔가? 차 한 잔 나누자고 서장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진 않았을 텐데. 피차 바쁜 사람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을 드리려 합니다. 제가 벽 안쪽으로 ‘입국’하는 데 힘을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바마가 고위층을 상대로 밀수 활동을 벌일 수 있었던 것도 청장님 덕이었죠.”
“싫다면 어찌할 텐가?”
“글쎄요. 저라면 그리하지 않을 것 같군요. 만천하에 정체가 탄로 날 테니까요.”
협박이라.
감히 자신을 상대로.
카인의 당돌함은 청장의 신경을 거슬렸지만, 동시에 은근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
“여러 안배를 해 두었겠지. 할 수 있다면 해 보게. 음지에서 활동하며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네. 어떤 방법으로 내가 범죄 조직의 보스라는 사실을 입증할지 궁금하군.”
청장은 품에서 작은 기계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리고 버튼을 누른 순간.
삐이이─
파직!
작은 스파크.
내부 회로가 타는 소리.
방 안에 있는 모든 전자 기기의 작동이 멈췄다.
그건 책장과 선반 곳곳에 숨겨져 있는 초소형 카메라와 녹음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잔재주도 소용이 없고 말이네.”
“…예의상 설치는 해 두었습니다만. 역시 청장님 눈을 속일 수는 없군요.”
카인은 쓸 수 없게 된 포트 대신 마법을 사용해 잔을 데웠다.
“제가 말씀드리는 건 거래입니다. 블루서펜트는 이제껏 쌓아온 기반 시설과 자금의 상당 부분을 제게 전리품으로 빼앗겼습니다. 청장님께서도 손해가 막심하실 겁니다.”
커피는 금세 모락모락 김을 피워 올렸다.
“그 손해를 만회할 이득을 보게 해 드리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손해의 몇 배는 될 이득을 말입니다.”
청장은 헛웃음을 흘렸다.
“거래라. 자네가 지금 내게 거래를 제안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기반 시설이야 다시 빼앗으면 그만일세. 시간과 비용이 조금 들기는 하겠지만. 지금 당장 자네 목을 쥐고 흔드는 것도 가능할 테고.”
“맞는 말씀입니다. 청장님이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 당장 제 심장을 찌르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47번 구역 내의 모든 전력이 청장에게 달려들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터였다.
하지만 카인은 잘 알고 있었다.
청장이 어떤 타입의 인간인지.
그를 움직이는 욕망은 무엇인지.
여유로운 미소로, 카인이 말했다.
“하지만 그럴 생각이 없으시겠지요. 청장님은 철저한 계획과 계산에 따라 움직이시는 분이니까요. 저도 그렇습니다. 은원 따위는 중요치 않습니다. 중요한 건 실익이죠.”
“다른 간부들을 처리한 게 복수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복수심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된 목적은 자금원을 확보하고 훗날 청장님과의 거래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재밌는 이야기군.”
“회합 당시 청장님은 알고도 방관하셨습니다. 다른 간부들이 저를 축출할 계획을 품었다는 사실 말입니다.”
“부정하지는 않지.”
청장에게 블루서펜트는 돈을 찍어 내는 기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기계를 이루는 톱니바퀴.
그것이 어긋나 고장 난다면.
기계가 작동을 멈추기를 기다렸다 틀에서 밀린 톱니를 빼내어 새것으로 교체하면 될 뿐.
톱니 간 알력 다툼 중 섣불리 손을 집어넣었다간 쓸데없이 부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그 사실에 사사로운 감정은 품고 있지 않습니다. 모두 지나간 일에 불과하죠.”
청장은 턱을 매만졌다.
‘…말솜씨가 제법이군.’
라이카라는 아끼던 도구가 완전히 부러진 것은 몹시 아쉬운 일.
하지만 돌이킬 수 없다.
만약 카인을 상대한다면 추가적인 자원 소모를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몇 배의 이득이라면 아무 근거 없이 꺼낸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청장은 자세를 고쳐 앉은 뒤 몸을 앞으로 당겼다.
“피해를 입은 것의 몇 배는 될 이득이라고 했지. 이야기는 한 번 들어 보지.”
“현명하신 판단입니다.”
카인이 씩 웃었다.
그의 손짓에 따라 책상 위에 있던 서류철이 테이블 위로 날아와 펼쳐졌다.
헥사메디컬의 주가 현황.
총 주식 가치와 주주 목록.
기타 관련 자료들이었다.
“헥사메디컬의 대표가 사기극을 벌였다 구속된 사실은 아실 겁니다.”
“보고는 받았지. 누군가 주식을 전량 매수했다는 정보 역시도. 그게 자네였군.”
청장은 헥사메디컬의 전 대표를 알지 못하지만, 사건의 전말은 파악하고 있었다.
멍청한 인물이었다.
기껏 교단의 힘을 빌려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놓고 어이없이 뒷덜미를 잡히다니.
“예. 그 장본인이 저입니다. 그리고 청장님께 이 주식의 일정 지분을 떼어 드릴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자네는 몇 배의 이득이라고 했네. 이런 휴짓조각과 다름없는 주식이 아니라.”
“휴짓조각이 아닙니다. 3개월 내로 헥사메디컬의 주식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될 겁니다.”
“지금 나랑 농담을….”
청장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날 때 카인이 품에서 약병 하나를 꺼냈다.
“석화증의 치료제입니다. 이미 임상 실험을 마치고 대량 생산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청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 역시 마병이나 석화증과 같은 질병의 원인이 토양의 정기 부족 탓이란 걸 알고 있었다.
때문에 현대 의학으로 치료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게.”
“이쪽 페이지는 임상 실험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샘플을 드릴 테니 가져가서 시험해 보시는 것도 괜찮겠지요. 지천에 널린 것이 석화증 환자니까요.”
“…진담인가?”
“전 청장님과 대화 중 농담을 던진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농담을 그리 즐기는 성격도 되지 못하고 말입니다.”
청장은 신음을 흘렸다.
‘놈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는가? 금세 뻔히 탄로 날 거짓말을?’
만약 치료제가 진짜라면.
혁신적인 치료법을 개발했다면.
그건 정말 세상의 돈을 갈퀴로 쓸어 모으는 일이 될 터였다.
여러 방향으로 생각을 해 보아도, 지금 거짓을 말해 녀석이 득을 볼 것이 없다.
‘일단 조금 지켜보도록 할까. 진짜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셈이니.’
“제법 구미가 당기는군. 거짓이라 생각지는 않네만. 일단 샘플은 가져다 시험해 보겠네.”
“예. 그리고 약품을 등록할 때 식약청의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써 주셨으면 합니다.”
“어렵지 않은 부탁이네. 자네가 벽 안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입국 관리처에도 손을 써 놓지. 단, 가짜 신분을 사용해야 할 걸세.”
손바닥에 가려진 카인의 얼굴이 다른 이의 것으로 바뀌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신분은 이미 여럿 준비해 놓았으니까요.”
“…감쪽같군.”
청장은 내심 놀랐다.
일반적인 변용 마법은 아무리 수준 높은 마법사가 사용해도 마나의 흔적이 남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카인의 얼굴에선 마나의 흔적을 일체 느낄 수 없었다.
그것도 마나를 감응하는 데 극에 이르렀다 자부하는 자신이.
‘역시 지금 제거하는 것이 나은 판단인가.’
이내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하진 않으나 피해가 클 터.
더욱이 이제는 막대한 이득을 안겨 줄 사업 파트너가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입국을 원하는 이유는 치료제와 관련된 활동 때문인가?”
“그것과 함께 사교계에 진출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진짜 신분 상승은 돈만으로는 불가능하니까요. 인맥을 만들고 그에 맞는 격을 갖추어야 가능하지요.”
보스는 카인의 욕망을 대략 가늠할 수 있었다.
‘과거의 신분을 세탁하고 상류층으로 살아가려 하는가. 이런 부분에선 알기 쉽군.’
「양지로 나가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면 그리하겠는가?」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음지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화려하고 호화롭든, 사회적 명망이나 명예 따위는 결코 얻지 못하니.
‘머리가 잘 돌아가는 녀석일수록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이 큰 법이지. 게다가 녀석은 슬럼 출신이니 출세욕이 더 할 터.’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33번 구역에서 있던 거대 여신상의 붕괴.
‘내부의 마나 탱크는 완전히 망가진 채 속이 텅 비어 있었다고 했지.’
황실과 교단, 경찰청.
모든 조직에 비상이 걸렸다.
「파견을 나간 이단심문관 모두 연락이 두절 되었소. 교단 본청의 표식 감지계의 불이 그만큼 꺼졌고 말이오. 전멸이란 말이오!」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흑마법사 하나와 그에게 현혹당한 배교자의 소행이라고 합니다.」
「일단 사교도의 소행으로 발표하고 주변의 출입은 금지하는 것으로….」
흑마법사와 금발의 사제.
그리고 늑대 수인 무리.
이미 전부터 카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던 청장으로서는 소행의 주범이 누구인지 곧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라이카에게서 죽기 전 거처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겠지.’
지하에서 변환 장치를 보고 무언가 추측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었다.
가장 중요한 비밀은 결코 알아차리지 못했을 테니까.
가령 탱크에 저장된 마나는 대부분 황실로 전송되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사실.
「신분 상승은 돈만으로는 불가능하니까요.」
비밀을 알아차렸다면 신분 상승 같은 말은 꺼내지 않았을 터.
왜냐하면 세계는 곧 멸망하고, 지금의 계급과 신분은 모든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음 세계의 계급을 결정짓는 것은 오직 ‘돈’이었다.
‘애초에 추측과 상상의 영역만으론 알아차릴 수 없는 비밀이지.’
카인은 절대 비밀을 알지 못한다.
여신상이 무너진 것은 일종의 해프닝일 뿐. 황실엔 이미 충분한 마나가 모였다.
교단에서 호들갑이야 떨겠지만, 자신은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속내를 한 번 떠보도록 할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겠지.’
청장은 질문을 던졌다.
“한 가지 더 묻지. 33번 구역에서 여신상을 무너트린 것도 자네가 의도한 바인가?”
“궁금한 것이 많으시군요.”
카인의 시선이 진열장을 향했다.
“그냥 대답해 드리면 재미가 없으니, 이렇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체스를 둬서 패자는 승자의 질문에 하나씩 대답하는 거로?”
시선 끝에 있는 것은 체스였다.
난데없는 제안에 헛웃음이 나왔다.
“꽤 자신이 있나 보군.”
“못 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무슨 꿍꿍이인 걸까.
청장은 장단을 맞춰줘 보기로 했다.
체스로는 꽤 일가견이 있어 패하지 않을 자신이 있기도 했다.
“한 번 두어 보지.”
차자작!
진열장 문이 열리고 체스판이 날아와 테이블 위에 세팅되었다.
“아이히만 소장의 교습을 맡았었다고 들었네. 자네가 일으켰을 폭발 사고에 말려 죽었지.”
“친우분이라 들었는데 유감입니다.”
“내가 친우라 부를 만한 이는 없네. 그저 금전에 의한 거래 관계만이 있을 뿐이지.”
뇌물을 받고 근무지를 원하는 곳으로 배정해 주었다는 이야기였다.
“선을 양보하지. 자네가 흑을 잡게.”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흑과 백의 기물이 신속하게 판 위를 누볐다.
탁. 탁. 탁.
서로를 잡아먹고 잡아먹히며, 판 위의 기물은 빠른 속도로 줄어 갔다.
두 사람의 운영 방식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청장은 상대의 기물을 잡을 수 있다면 자신의 기물을 희생하는 데에 거침이 없었다.
반면 카인은 최대한 모든 기물을 살려 상대를 좁혀 들어가는 방식의 대국을 했다.
탁!
“졌습니다. 예상대로 잘 두시는군요.”
“내 질문은 같네. 33번 구역의 여신상을 무너트린 건 어떤 이유에서인가?”
“무너트릴 의도는 없었습니다만, 라이카의 거처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교단과 전투가 벌어져 그렇게 되었습니다.”
“생명의 씨앗을 회수할 목적이었나?”
“예. 정확하시군요. 승자가 패자의 전리품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니까요. 괜찮으시다면 다시 한번 하시지요.”
“좋네.”
다시 대국이 시작되었다.
탁. 탁.
기물이 움직일수록 청장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갔다. 깨달을 수 있었다. 카인이 자신을 봐 주고 있었다는 것을.
“제가 이긴 것 같군요.”
“실력을 숨기고 있었군. 다시 두게. 나도 진지하게 임하지.”
평생에 걸쳐 체스를 두어 왔기에, 한참이나 어린 카인에게 지는 것은 꽤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그 전에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청장은 탈락한 기물을 다시 판 위로 돌리며 대꾸했다.
그리고 카인의 다음 한마디를 들은 순간, 기물을 움직이던 손을 순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따님을 사랑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