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늑대와 소녀 (1)
“이 씨발 새끼가! 내 돈 돌려 내!”
“약이 나오는 것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어떻게 하라고!”
펠릭스는 경찰에게 양어깨를 붙들려 호송 차량으로 향하고 있었다.
머리에 외투를 얹어 상반신을 가리고, 손에는 수갑을 찬 채로.
망연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에게 돌멩이나 쓰레기 따위가 날아들었다.
퍽!
돌멩이 하나가 펠릭스의 뺨에 명중했다.
평생 느껴 본 적 없을 통증에 그가 신음을 흘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일어나시오.”
어깨를 붙들고 있던 경찰 중 하나가 냉랭한 목소리로 펠릭스를 재촉했다.
현장에 있는 모두의 태도가 그랬다.
바리케이드를 쳐 성난 시민들을 막아선 경찰들도, 제 역할에 그리 열성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펠릭스가 차량에 올라타고, 뒤이어 벨포트를 포함한 헥사메디컬 임원들이 줄지어 나왔다.
퍽!
중간중간 펠릭스와 같은 꼴을 당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희망을 미끼로 장사를 하려던 이의 최후는 대개 저런 법이지.”
제르비아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보았다.
카인이었다.
지금은 에반 대표의 얼굴을 하고 있긴 하지만.
카인은 품에서 파일철을 꺼내 제르비아에게 건넸다.
“셰비어 연구소의 누락 되었던 연구 자료다. 큐어올이 가짜라는 걸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거다.”
“…….”
그녀는 전에 카인과 나눴던 통신을 떠올렸다.
「75번 구역. 44번 거리의 폐 공업단지. 그곳에 잠복해 있으면 좋은 수확이 있을 거다.」
녀석의 말대로였다.
현상범 블로커스는 물론 그를 포섭하기 위해 온 블루서펜트 일당까지 한 번에 잡을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녀석은 자신이 빠른 속도로 진급할 수 있도록 공적을 몰아주고 있었다.
헥사메디컬과 마병의 치료제.
자신 역시 눈여겨보고 있었으나 상부의 압박으로 관심을 접어 두었던 수사 대상이었다.
무엇보다, 이미 식약청에서 허가를 내렸기에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했다.
‘그런데 녀석은 내가 찾지 못한 틈을 찾아 비리를 파헤쳤다.’
그 결과 역사의 오점으로 남았을 사기극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지 못했다면, 분명 셀 수 없이 많은 무고한 이들이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펠릭스와 임원들은 어떻게 처리하든 상관없다. 이후 헥사메디컬의 남은 자산 처리와 관련해서는 개입하지 말도록.”
스스로의 이득을 위한 행동이었겠지만, 어쨌든 녀석은 결과적으로 세상에 이로운 일을 행한 셈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 모든 걸 다 염두에 두었는지도.’
최근 문득 느낀 생각이었다.
녀석은 탈옥 직후 사냥개들을 처리한 뒤 탄광촌의 자립을 도왔다.
이제까지 저질러 온 범죄도, 모두 같은 범죄 조직이나 황실 정부 주도의 사업을 향한 것뿐이었다.
“받지 않을 셈인가?”
카인의 목소리에 제르비아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
파일철을 흘끗 바라보다 사무적인 몸짓으로 받아서 들어 품에 챙겼다.
범죄자의 도움을 받는다.
거부감은 없었다.
그런 사사로운 자존심을 세울 생각 따위는 이제 존재하지 않으니까.
‘가능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게 우선이다.’
47번에서의 귀환 직후 상부에 보고를 올렸다.
레드스컬의 습격을 받아 출동을 나갔던 3개 대가 큰 타격을 입었노라고.
상부에서는 미심쩍어하는 눈치였지만, 대원들 모두가 입을 맞춰 같은 이야기를 했기에 더 이상 파고들지는 않았다.
「부상자가 많습니다. 치료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어, 인력의 보충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자신의 주장에 상부의 답변이 돌아왔다.
「자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지만, 그게 그리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나. 어쨌든 최종 결정권은 청장님이 가지고 계시고….」
「…….」
복귀 다음 날 청장을 찾았다.
47번 구역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보고와 함께, 인력 보충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하지만 청장은 자리에 없었다.
사무를 보고 있던 비서가 말했다.
「며칠 계속 자리를 비우신 상태에요. 벽 바깥으로 시찰을 나가신다고 하셨어요.」
어차피 면담을 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긴 했다.
전에도 인력 보충을 몇 번이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력 수배와 자금에 있어 그만한 여유가 없다는 말로 말이다.
‘아버지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걸까.’
어쨌든 답은 정해져 있었다.
자신이 직접 청장 자리에 오르는 수밖에 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것을 뿌리 뽑고, 변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네 말대로 경찰은 더 이상 이 일에 개입하지 않을 거다. 잡아들이는 것은 수뇌부로 충분하고, 그렇지 않아도 활동 가능한 특무대의 수가 많지 않으니까.”
제르비아는 그 말을 남기고, 몸을 돌려 용의자들이 탑승을 마친 호송 차량 쪽으로 향했다.
부아앙-!
경찰이 떠나고도 현장의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자리에 주저앉아 우는 이도 있었고, 부지깽이 같은 것을 들고 헥사메디컬 기업 단지의 정문에 화풀이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사람들은 현장을 떠났다.
“들어가지.”
쓰레기가 나부라진 거리를 멍하니 바라보던 나일스는 카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카인은 어느새 정문을 열고 단지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 뒤를 나일스와 슈프림 시큐리티의 대원들이 따랐다.
안쪽에는 불안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단지 내 기숙사에 상주하는 이들로, 일반 사무원이나 연구원, 공장 직원 등 직급은 다양했다.
그들을 둘러보며 카인이 말했다.
“나일스, 내가 그쪽에게 앞으로 무슨 일을 시킬지 물어본 적이 있었지.”
“아, 아? 그, 그랬소.”
“이제까지 해 왔던 일을 그대로 하면 된다. 신약을 연구하고 만드는 일. 병으로 고통받는 이가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 그 꿈을 다시 꿔도 좋다.”
순간 나일스는 가슴이 욱신거렸다.
분명 이쪽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일 때 가졌던 원대한 꿈. 하지만 동시에 언젠가 잃어버렸던 꿈이기도 했다.
“다만 그 장소는 이곳이 아닐 거다. 헥사메디컬이라는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겠지만.”
별다른 증폭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카인의 목소리는 또렷하게 들렸다.
자리에 위치한 모두가 긴장감을 유지한 채 촉각을 곤두세웠다.
‘헥사메디컬이란 이름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전체 주식의 90퍼센트 이상을 사들였다고 했었는데.’
사실 나일스로서는 카인의 행동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이미 죽은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서 무엇을 한단 말인가.
주가가 종잇조각에 가깝게 폭락해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했다고는 하나 말이다.
“연구를 다시 시작하려면 그에 맞는 인력과 설비가 필요하겠지.”
그 말에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다음 말을 예상했는지 기대감으로 눈빛이 반짝였다.
“쓸만해 보이는 이들을 추려라.”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일스에게 향했다.
임원진이 꾸미던 음모와는 하등 관련 없는, 한순간 직장을 잃게 된 이들이었다.
헥사메디컬이라는 낙인이 찍혀 다른 곳으로 재취업이 힘들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단순 업무를 수행하던 노동자라면 모르나, 쭉 동종 업계에 몸을 담아온 연구원과 같은 전문 인력이라면 더더욱.
에반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주식 대부분을 사들였다는 소문은 그들 사이에도 돌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런 일을 벌이진 않았으리라.
최소한 안정적으로 임금을 지급할 능력은 있으리라.
쭉 고용을 해 준다면 그들로서는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는, 구원받는 것에 가까운 일이었다.
“내, 내가 말이오?”
“그래. 그쪽 밑에서 일할 이들이니 그쪽 손으로 직접 고르는 것이 낫겠지.”
카인은 품에서 서류 뭉치를 꺼내 나일스에게 건넸다. 헥사메디컬 직원들의 이력서 목록이었다.
“시간을 조금 주지. 2시간 뒤에 운송 차량과 함께 돌아오겠다. 가져갈 수 있는 설비는 모두 가져간다. 은행에 압류당한 것들을 제외하고는.”
카인이 슈프림 시큐리티 대원 몇 명을 호위로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카인이 몸을 돌리는 즉시, 사람들이 나일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저를, 저를 뽑아 주세요!”
“아닙니다! 저를! 저만큼 실무 경험이 풍부한 사람도 없습니다!”
* * *
나일스는 고급 세단의 뒷자리에 카인과 함께 앉아 있었다.
최근 일어난 일을 돌이켜 보면 카인은 단순한 경비 업체의 대표가 아니었다.
무언가 그 이상을 숨기고 있을 거란 생각.
때문에 경외심을 넘어 두려운 감정도 조금 들었다.
“…….”
좁은 공간에 둘이 있는 것이 몹시 부담스러우나, 동시에 무언가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창밖으로 슈프림 시큐리티의 대원들과 추리고 추린 헥사메디컬 직원들을 실은 운송 차량이 호위하듯 달리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황무지를 지나 47번 구역의 외곽에 도착했다.
창밖의 풍경은 슬럼의 낮은 건물들을 거쳐 점점 높고 화려한 건물들로 바뀌어 갔다.
그러던 중 시야에 버려진 기업 단지 하나가 들어왔다.
‘장소를 바꿔 제약 회사를 운영한다면 인력뿐만이 아니라 부지도 필요할 텐데. 이런저런 건물들도….’
“지금 창밖에 보이는 곳이 새로 이전될 헥사메디컬의 기업 단지다.”
순간 들려온 카인의 목소리에 나일스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필요한 모든 준비는 마쳐 놓았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그, 그렇소? 걱정은 딱히 아직 않았소만….”
이 인간은 속마음을 읽는 재주라도 있단 말인가. 나일스는 멋쩍은 기분에 헛기침을 큼큼 삼켰다.
카인과 나일스가 탄 세단은 운송 차량과 분리되어 도심을 향해 쭉 달려나갔다.
끼익.
오래지 않아 높디높은 빌딩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안으로 진입하자 홀과 복도를 지나던 직원들이 카인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개중 하나가 카인을 보자마자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보고를 올렸다.
“손님이 와 계십니다. 응접실에 모셔 놓은 상태입니다.”
카인은 고개를 끄덕인 뒤 물러가도 좋다 손짓해 보였다.
그리고 휘둥그런 눈으로 건물 내부를 둘러보며 뒤따르고 있는 나일스에게 말했다.
“나일스. 함께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거처나 곧 도착할 가족에 관한 것은 사업 이야기가 끝난 뒤에 하도록 하지.”
“아, 알겠소.”
둘은 일층 복도 끝에 위치한 응접실로 향했다. 문을 열자 거대한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몇몇 사람이 보였다.
“아저씨!”
가장 먼저 반응한 이는 갈색 머리의 소녀였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인을 향해 반가운 얼굴을 해 보였다.
카인은 나름대로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의 인사를 받아 주고는 옆에 앉은 인물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오느라 고생이 많았겠군. 프로이드.”
프로이드는 빙긋 미소 지으며 답했다.
“아닐세. 나야 뭐 자네가 보내 준 사람들 차를 타고 편히 왔으니 고생이랄 것도 없었지. 이사 준비로 짐을 싸느라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카인의 시선이 이번에는 실버팽을 향했다. 오늘은 부른 적이 없기에, 그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눈빛이었다.
팔짱을 끼고 있던 실버팽이 건조한 말투로 답했다.
“저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거처 근처에서. 구하고 보니 너를 알고 있는 것 같더군.”
그 말과 함께 응접실 구석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안절부절못하는 얼굴로 대기하고 있던, 슈프림 시큐리티 분대장이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지내실 곳으로 안내하던 도중 제 실수로 레니 님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분명 중요한 분들이라고 직접 지시를 내리셨었는데, 어떤 처벌을 내리시든 달게 받겠습니다.”
분대장 티칼은 초조했다.
앞으로 내려질 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자신이 믿고 따르는 이를 실망시켰다는 마음이 컸다.
‘감봉이든 뭐든 다 감수할 수 있어. 하지만 이곳에서 퇴출당하는 것만은 제발….’
오랜 용병 생활을 접고 슈프림 시큐리티에 정착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은 단순히 높은 수준의 급여나 복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구해 주셔서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위험한 순간 범죄에서 구출했을 때,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보냈던 말들.
꽤 신선하고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받는 일은.
단순한 계약 관계에서 오가던, 고용주의 감사 표시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감정 표현이었다.
때문에 티칼은 이제 슈프림 시큐리티를 떠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전장을 헤쳐온 오랜 경험을 살리는 동시에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은, 다른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업체는 많을 것이나 슈프림 시큐리티와 같이 체계적이고, 또 민간인들까지 보호 대상으로 포함하는 일은 없을 것이기에.
“…….”
카인은 물끄러미 티칼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티칼. 얼굴의 흉터는 자네가 오랜 시간 전장을 헤쳐 왔고 그만큼 경험이 풍부하다는 증거지. 자네 같은 베테랑이 그런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분대원의 실수인가?”
정곡을 찌른 카인의 말에 티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마음을 꿰뚫는 것 같은 눈빛을 보건대, 더 이상의 거짓말은 오히려 상대의 화를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죄, 죄송합니다. 정확한 사실 보고를 했어야….”
“부하의 실수를 감싸려는 자세는 나쁘지 않다. 어쨌든 레니가 다치지 않아 다행이군.”
카인의 손바닥이 티칼의 어깨를 몇 번 토닥였다.
“가벼운 감봉 처분을 내리지. 돌아가 일을 보아도 좋다.”
“가, 감사합니다!”
티칼은 감정이 벅차오르는 얼굴로 허리를 꾸벅 숙인 뒤 응접실을 나갔다.
카인은 그의 뒷모습이 사라진 자리를 잠시 바라보았다.
‘굳이 사기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겠지.’
충분히 뛰어난 인물이니 앞으로 같은 실수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처벌보다는 독려.
본연의 능력을 더 가감 없이 발휘할 수 있게끔 자신감을 심어 주겠다는 전략적인 판단이었다.
‘그리고 실버팽이 인간을 구하다니. 조금 의외이긴 하지만.’
카인은 실버팽과 시선을 마주쳤다. 곧 실버팽이 말했다.
“나는 이만 돌아가도록 하지. 저 아이도 완전히 안정을 찾은 것 같으니.”
“아니, 앉아 있도록. 실버팽, 너와도 관련이 있는 이야기이니 자리에 남아 있도록 하지.”
실버팽은 몸을 일으키다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일스 역시 프로이드와 실버팽에게 고개를 꾸벅이고 간단히 통성명을 한 뒤 자리에 앉았다.
“의사와 약사, 그리고 환자까지. 필요한 인물은 다 모였군. 프로이드와 나일스, 둘이 해야 할 일을 먼저 설명하지.”
카인이 손가락을 뻗자 마나가 흘러나와 허공에 글씨와 숫자를 써 나갔다.
실버팽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나머지 둘은 단번에 이해한 얼굴이었다.
“허허. 나도 약학 쪽에는 나름대로 지식이 있네만. 이런 배합식이 가능한가?”
“아닙니다, 프로이드 씨. 가만히 잘 생각해 보면….”
식이 이어져 나갈수록 둘의 얼굴은 점점 놀라움으로 물들어 갔다.
마침내 손가락에 연결된 마나가 끊기고, 허공엔 반짝이는 글씨의 식이 완성되었다.
카인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식의 방점을 찍듯이.
“석화증의 치료제를 만들어 발표한다. 헥사메디컬의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