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 폭풍전야 (1)
다시 가면을 쓰고 경기장을 가로질렀다.
가로막는 경비와 마수들은 모두 내 피스톨과 밀시안의 검에 의해 쓰러졌다.
“……!”
탕!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는 기회인데, 경비들을 다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군.’
마수를 상대할 이들이 필요했다.
적어도 우리가 안전하게 지상에 닿기 전까지는 말이다.
모두가 난전으로 정신이 없었고 파티 홀까지는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었다.
홀은 사람들이 이미 대피를 마친 듯 텅 비어 있었다.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한다면.
“꽤 볼 만 한 풍경이구만 그래.”
“최소한의 기대는 충족시켜 드린 것 같아 다행이군요.”
“나도 이런 광경을 머릿속에 그려 본 적은 있었지. 나이가 들면 책임질 것이 많아 시도하진 못했지만 말이야.”
투기장 내 시설에는 그의 손길이 많이 닿았다.
자신이 만든 작품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망가트려 보고 싶은, 그런 심리일 것이다.
어쨌든 그는 질서보다는 무질서에 어울리는 인물이니까.
“구하려던 사람이 그 신사분인가?”
라이티노가 내 뒤를 보며 말했다.
검 손잡이를 잡았던 밀시안은 내가 라이티노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경계를 푼 상태였다.
“예. 제게 필요한 사람이라서 말입니다.”
라이티노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게. 난 이곳 상황을 조금 더 구경하다 갈 생각이야. 자네가 뜻하는 바를 이루기 바라지. 마음 같아선 강제로 납치해 제자로 삼고 싶지만 쉬울 것 같지 않군. 보내 줘도 어디 가서 비명횡사할 실력으로 보이지도 않고.”
라이티노 정도의 연륜과 지식이라면 이미 내 정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유추했을 것이다.
정확하진 않더라도 앞으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역시 감을 잡았을지 모른다.
“이른 시일 내에 라티움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맹약을 맺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
“필요 없네. 약속을 안 지킬 친구로 보이진 않아. 이만한 나이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도는 파악이 가능하네. 단 기한은 1년 내일세.”
라이티노는 품에서 라티움의 톱니바퀴 심볼이 새겨진 패를 하나 건넸다.
“귀빈이라는 징표네. 방문했을 때 내가 없다면 직원들에게 보여 주게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와 밀시안은 그를 지나쳐 홀의 출구로 향했다.
마수 하나가 라이티노에게 달려들었고, 허공에 생겨난 전류에 그대로 새카만 재가 되어 버렸다.
복도에도 관람객들은 보이지 않았다.
비전투인원에 속하는 직원 몇몇이 무전기를 든 채 바삐 돌아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앞쪽엔 감시카메라의 렌즈가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카인 님. 혹시 모르니 카메라도 모두 부수는 것이….”
“아니. 그대로 내버려 둔다.”
정체를 숨기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밀시안 역시도.
변용마법을 이용해 얼굴과 머리카락 색을 다른 투사의 것으로 바꾸면 되는 일이다.
경기장 안에는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투사들의 시체가 있으니 속이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다.
현장에 남아 있는 녹화 영상은 분명 파르테르가 확인할 것이다.
누군가 수많은 투사 중 정확히 밀시안만을 구출해 사라졌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흔치 않은 머리카락 색인 흑발을 하고 있으며, 어딘가 낯이 익은 모습을 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한 남자를 떠올리지만 확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남자는 분명 교도소에 갇혀 있어야 하기에.
그러나 의심을 떨칠 수도 없다.
‘만약’이라는 단어는 그의 가슴 깊은 곳에 불안의 씨앗이 되어 싹을 틔울 것이다.
판단이 흐려지고 자신이 나서야 할 타이밍을 재고하게 될 것이다.
‘그걸로 충분하다.’
조금씩 내 정체에 대한 단서를 흘려 갈 생각이었다.
적이 동요하고 판단력이 흐려지도록 만들기 위해서.
나는 카메라의 렌즈를 응시하다 다시 걸음을 떼었다.
“저, 저흰 전투인원이 아닙니다.”
마주치는 직원들은 총을 보고 양손을 위로 들어 저항 의사가 없음을 표시했다.
나는 그들을 가차 없이 쏘아 죽였다.
다른 인원에 비해 수준이 떨어 질뿐 그들도 엄연한 마나유저이며 파르테르의 부하였다.
주차장에 도착하자 대기하고 있던 에스텔이 다가왔다.
이미 사람들이 빠져나간 듯 주차 칸 대부분이 비어 있었다.
“관람객 중 죽은 사람이 있었나?”
“적어도 제가 본 중에는 없어요. 전 층을 다 돌면서 남은 사람이 없나 확인도 했고요. 아, 넘어져서 피부가 까진 사람은 있었네요. 다 큰 남자가 세상 떠나갈 듯이 비명을 지르는데 나 참.”
에스텔이 코웃음을 한 번 치고는 밀시안에게 악수를 건넸다.
“반가워요. 에스텔이라고 해요. 앞으로 같이 일하게 될 거예요.”
밀시안이 경계를 다 풀지는 않은 모습으로 악수를 받았다.
“통성명은 나중에 하지. 에스텔, 밀시안을 프로이드에게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라. 나는 여기서 적의 수를 더 줄이다 가지.”
“카인 님! 저는 아직 싸울 수 있습니다!”
순간 밀시안의 다리가 휘청였다.
“갇혀 있는 동안 제대로 된 식사 한번 하지 못했을 텐데. 지금까지 버텨 준 것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가라. 명령이다. 내가 사용할 것은 부러지기 직전의 검이 아니라 담금질을 거쳐 잘 벼려진 검이다.”
“…알겠습니다.”
에스텔이 먼저 차에 올라탔다.
밀시안은 스스로 분함을 느끼는 얼굴로 옆자리에 올라탔다.
“꽉 잡아요. 난 운전이 거치니까.”
스포츠카는 커다란 배기음을 내며 지상으로 사라졌다.
클랙필드까지 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터였다.
지원을 오고 있는 적과 마주친다 해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관람객으로 보일 테니까.
나는 투기장 로비로 통하는 문에 마나를 흘려보냈다.
라이티노에게 들어 내부 구조와 작동 원리는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픽!
곧 카드 키를 입력하는 단자에서 작은 스파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후 출입구 가까이 주차된 승용차로 가 문고리에 총을 쏘았다.
운전석에 탑승해 대기한 지 오래지 않아 창문을 짙게 선팅한 차량이 줄지어 주차장에 도착했다.
“서둘러! 곧바로 경기장으로 진입한다!”
내가 채 사냥을 끝내지 못한, 41번 구역에 있는 블루서펜트 조직원들이었다.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에 뭘 멍청하게 따지고 서 있어! 부숴!”
체격이 큰 몇몇이 트렁크에서 꺼낸 망치에 마나를 실어 문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문은 점점 움푹움푹 패여 갔고, 그 사이 몇 대의 차가 더 도착했다.
‘스무 명 가량. 나쁘지 않은 숫자군.’
나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그리고 적이 반응할 틈도 없이 라이플을 꺼내 폭발 마법이 각인된 탄환을 난사했다.
비명조차 들리지 않았다.
엄밀히 말해 적들이 고함과 비명을 질렀지만, 그 모두 폭발음에 묻혀 버렸다.
철컥.
새 탄창이 갈아 끼워지며 빈 탄창이 바닥을 굴렀다.
방어막으로 버티는 녀석들이 있었지만 계속된 사격에는 어쩔 수 없었다.
몇 개의 탄창을 더 소진했고, 연기가 걷힌 자리엔 부서진 벽과 기둥, 그리고 새카만 재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라이플을 품에 갈무리하고 차의 보닛을 열어 배터리에 전류를 흘렸다.
드드드─
나는 시동이 걸린 차에 탑승해 액셀을 밟았다.
부앙!
오르막을 올라 건물 사이를 달렸다.
구역 내 적의 병력이 남아 있지 않은 듯 별다른 추격은 따라붙지 않았다.
투기장에 남아 있을 라이티노는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세계관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이니 애초에 내가 걱정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시간은 새벽 두 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조금 전 일어났던 거대한 폭발 소리가 무색하게 도시는 다시 고요에 젖어 있었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단 1초도 헛되이 낭비할 수 없었다.
몸은 노곤했지만, 정신은 도리어 또렷해져 갔다.
몇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 새벽 해가 뜰 때쯤 43번 구역의 외곽에 도착할 수 있었다.
끼익.
차에서 내려 버려진 창고 단지로 진입했다.
“…….”
먼지와 바람만이 떠도는 장소.
건물 외벽에 위장되어 붙어 있는 감시카메라를 의식하며 안쪽으로 계속해 걸음을 옮겼다.
엄청난 크기의 창고 앞에 도착해 셔터를 올리려는 순간 목에 검이 겨눠졌다.
“사전에 약속된 인원이 아닌데. 겁도 없이 혼자서 이곳에 오다니 무슨 목적이지?”
“네 주인에게 가서 전해라. 에반이 찾아왔다고.”
검을 겨눈 정장 차림의 남자가 내 눈빛을 보고는 순간 움찔했다.
이내 그 사실을 떨쳐 버리려는 투로 으르렁거렸다.
“건방진 놈! 신원을 먼저 밝혀라! 그렇지 않으면….”
그 순간 셔터의 문이 저절로 열리며 내부의 공간이 드러났다.
여느 창고와 다를 것 없는 풍경이었다.
책장과 탁자, 소파, 배수를 위한 파이프와 같은 온갖 것들이 어지러이 늘어서 기묘한 생활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칸막이 하나 보이지 않는군. 좁은 공간에 갇혀 실험을 당했던 트라우마 때문인가.’
공간 중앙에 놓인 소파에 앉아 장작불을 쬐고 있던 남자가 말했다.
“오면 온다고 미리 얘기를 해. 나는 사전에 약속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방문은 질색이니까.”
그의 손짓에 따라, 내 목에 검을 겨눴던 사내는 한 차례 허리를 꾸벅 숙이고 사라졌다.
나는 맞은편 소파로 걸어가 앉아 말했다.
“깨어 있었나 보군.”
“누구 덕에 생각이 많아져서 말이지.”
“혼자 지내는 공간에서도 얼굴과 피부를 가리고 있나? 요즘 기술로 비늘을 떼어 내는 것 정도는 가능할 텐데. 원한다면 실력이 괜찮은 의사 한 명을 소개해줄 수 있다.”
“…닥치고 찾아온 용건부터 얘기해.”
“물건을 찾으러 왔다.”
“물건?”
“로우택틱에서 받은 물건들이 있을 텐데.”
“총 말인가. 네 말대로 창고에 쌓아 둔 채 출고를 미루고 있다.”
“보면서 얘기하지.”
녀석의 안내를 따라 밖으로 나가 다른 창고로 갔다.
넓은 공간에 수백 개의 상자가 가지런히 열을 맞춰 쌓여 있었다.
앞에 있는 상자 하나를 열자 거치대에 걸린 신식 라이플들이 보였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온 대륙에 유통되어 사람 여럿 죽이는 데 쓰이고 있어야 할 물건들이지. 말해 두는데 이 물량을 몽땅 수익성이 가장 높은 20번대 안쪽 구역으로 밀반입한다 해도 이득이 크게 남지 않을 거다. 누구 명령 덕에 로우택틱에 모든 조건을 맞춰 주는 형태로 계약했으니까.”
“문제 있나? 어차피 넌 크게 돈 욕심이 없고 보스에게 보낼 상납금도 몇 달 치 정도는 여유가 있을 텐데.”
“…말을 꺼낸 내가 멍청이였군.”
나는 다른 상자를 열었다.
총기 외에도 전투용 슈트와 같은 장비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밀수를 상정하고 만든 제품들로 제조사의 마크가 제거되어 있었다.
“양을 봐선 이게 첫 번째 물량인 것 같군. 맞나?”
“그래. 2주 뒤에 두 번째 물량이 들어올 거다.”
“일단 이 물량은 모두 내가 가져가겠다. 밖에 있는 화물차량들과 기사 몇 명을 빌리지.”
“파르테르와 전쟁이라도 치를 셈인가?”
“크게 놀라지는 않는군.”
“부하들을 통해 계속 보고를 받고 있으니까. 퍼틸랜드 쪽에 웬 마법사 하나가 전장을 헤집어 놓고 다닌다고 하던데. 묻지 않아도 너겠지.”
바마는 부하를 불러 차량과 운전사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간은 이른 새벽.
출발지와 도착지 모두 외곽이기에 남들의 눈을 피해 이동할 수 있을 터였다.
“전면전으로 들어가면 분명 보스에게서 지원 명령이 떨어질 거다. 보스의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다는 건 너도 잘 알고 있겠지.”
“이제는 참전해도 좋다.”
“뭐?”
“전투에 참여한다고 꼭 싸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눈속임을 하자는 얘긴가?”
“싸우는 시늉을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장소는 41번 구역쯤이 좋겠군. 그곳으로 병력을 일부 보내겠다. 최대한 눈에 띄게 싸움을 일으켜, 치안국의 시선을 끌어라. 난 그동안 파르테르를 상대할 생각이다.”
“라이카의 경우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다른 구역에 미끼를 던져둘 생각이다. 직접 그곳으로 가지 않고는 못 배길. 부하들만 이곳으로 보낸다면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
“대충 이해했다. 그리고….”
“이번 일이 끝나면 여동생에 대한 다음 단서를 주지.”
녀석은 하려던 질문에 대한 답이 먼저 나오자 입을 다물었다.
* * *
“카인 님과는 어떤 관계이십니까?”
“그렇게 격식 안 차려도 돼요. 음, 굳이 따지자면 영혼의 동반자 정도?”
밀시안은 정신없이 지나가는 황야의 풍경에서 고개를 돌려 운전석에 있는 에스텔을 바라보았다.
“카인 님은 연인을 둔 적이 없습니다. 제가 모시는 동안은 물론이고 과거 어떤 순간에도.”
“…무서워서 농담도 못 하겠네. 의무관이에요. 카인이 갇혀 있던 켄트락 교도소의.”
“의무관이라고 하셨습니까? 의무관이 왜 카인 님과….”
“궁금한 게 많겠지만 답해 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아요. 나도 그 사람한테는 궁금한 거 투성이라. 그래도 일단 물어보면 아는 데까지는 답해 주긴 할게요.”
질문.
묻고 싶은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수감실에서 빠져나와 경기장에 오르기까지 모든 순간이 혼란의 연속이었다.
경기장 중앙에서 자신의 주군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혼란은 일부 해소되었지만, 전장을 빠져나와 긴장이 조금 풀리자마자 더 거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카인 님은 어떻게 교도소를 빠져나왔습니까? 팔다리의 힘줄이 끊겼다고 들었습니다.”
“분명 그랬죠. 교도소에 막 들어왔을 때 검사까지 했거든요. 힘줄이 끊긴 건 물론이고 회로조차 없는 일반인이었는데.”
“카인 님은 경기장에서 마나를 다루셨습니다.”
“맞아요. 어느 날 보니까 회로가 생겨있더라고요.”
“성인이 된 이후엔 회로를 구축할 수 없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저도 물론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그걸 되게 만든 산 증인이 있잖아요? 그것도 아주 능숙하게 마나를 다루더라고요. 이제까지 실력을 감추기라도 한 것처럼요.”
“그건 아닙니다. 카인 님은 분명 밖에서 회로가 없는 일반인이셨습니다.”
밀시안이 잠시 뜸을 들였다.
“…어쩌면 방법을 찾아내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과거 회로를 구축할 기회가 있었을 때도 신념의 이유로 거부하셨다고 했습니다.”
“그것 외에도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많아요. 평생 회로 없이 살아오던 사람이 마법을 자유자재로 쓴다거나, 앞으로 벌어질 일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한다거나.”
내 마병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거나. 에스텔은 뒷말은 삼켰다.
“카인 님이 마법을 쓰신다고 했습니까?”
“투기장의 마수들을 날뛰게 만들고 그쪽을 구할 수 있었던 게 다 어떻게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해요?”
“누군가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았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법사가 개입되어 있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그게 카인 님일 줄은….”
“저도 처음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깜짝 놀랐어요. 수십 년 동안 마법을 써 왔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마법을 사용했으니까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늘 실현해 왔던 것이 카인 님이긴 합니다만, 이번 것은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군요. 다시 뵙게 되면 물어볼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일단 카인 님의 목적은 조직으로의 복귀입니까?”
“저도 카인이 정확히 뭘 원하는지는 몰라요. 머릿속에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지도요.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에스텔이 액셀을 밟았다.
차는 바닥에 솟은 요철을 지나 덜컹거리며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
“모두 제거할 거예요. 자신을 배신한 이들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