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7. 구출, 혹은 구원 (1)
“움직이지 않는데?”
“어디를 보고 있는 거지?”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밀시안의 눈빛에는 정갈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몇 초간 시선을 마주하던 파르테르가 입가에 비웃음을 띄우며 몸을 돌렸다.
「바이터 선수. 출구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안내 방송이 나와도 밀시안은 움직이지 않았다.
파르테르의 뒷모습을 쫓을 뿐이었다.
탕!
경기장 꼭대기 층에서 사격이 가해졌다.
발 바로 앞에 생긴 총알 자국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밀시안은 양손을 위로 들어 저항할 의사가 없음을 표하며 출구로 걸음을 옮겼다.
철컹.
닫힌 철문에서 눈앞의 패널로 시선을 돌렸다.
홀로그램에 나타난 숫자는 실시간으로 상승하다 어느 한 지점에서 멈췄다.
걸었던 금액은 10억 실링.
배당금으로 받을 금액은 약 4억.
반대 측에 걸렸던 금액의 대부분을 내가 독식하는 상황이었다.
떨떠름한 얼굴로 숫자를 세고 있는 라이티노에게, 나는 말했다.
“정산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 *
“편히 앉게.”
진이 빠진 몸짓으로 소파에 몸을 묻으며 라이티노가 말했다.
그의 객실은 파티 홀 바로 밑이었다. 구조는 우리 객실과 완전히 같았다.
“뭐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군. 머릿속이 엉망이야. 잠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겠나?”
“그렇게 하시지요.”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유리 벽 앞에 섰다.
경기장은 어느새 깨끗이 청소되어 다음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차피 지금 당장으로선 구출할 수 없다. 파르테르가 밀시안을 죽일 생각이었다면 진즉 그랬을 것이니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살아남은 부하를 보고 울컥했던 감정은 어느새 가라앉아 있었다.
구출 조건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할 것.
구출 과정에서 소란을 아예 일으키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시설을 부수거나 사람들을 위협하는 일도 생겨날지 모른다.
다만 그 수준은 구역 경찰이 무마할 수 있는 정도에 그쳐야 했다.
가령 신분이 높은 관람객이 소란에 말려들어 목숨을 잃기라도 한다면 치안국의 개입을 피할 수 없을 테니까.
‘아직은 그들의 시선을 끌 때가 아니다.’
두 번째.
밀시안과 나 모두 무사히 지상에 닿을 수 있을 것.
부하를 구출하는 것은 전력을 보강하고 앞으로 늘어날 내 인원을 관리할 인원이 필요해서다.
구출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기라도 한다면 이번 행동의 의미가 없다.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직접 지하 5층까지 내려가 그를 인도해 오는 것.
하지만 경계가 삼엄하고, 감시용 카메라가 시설 곳곳에 설치된 상황이어서 주위를 제대로 탐색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아직까지 큰 수는 떠오르지 않고 있던 상황.
‘어쩌면 이 만남으로 실마리가 잡힐지도.’
“기다려줘서 고맙네. 이제 얘기를 좀 하지.”
“좋습니다.”
나는 몸을 돌려 그의 맞은편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
“일단 약속했던 돈은 줄 수 있네. 배당금이 약 4억 실링이었으니 추가로 줄 돈은 8억 실링 정도가 되겠군.”
그가 부담하지 못할 금액은 아니었다.
라티움의 수장으로서 이제까지 내온 마법물품특허는 수백 종에 달하고 대륙 전체에서 손꼽히는 거부라는 소문이 자자했으니까.
하지만 이 정도로까지 선선히 내줄 거란 예상은 하지 못했기에 조금 의외였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내 질문에 답해 주면 좋겠네. 자네는 분명 마법사겠지.”
“스스로 마법사라 칭해도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마법을 사용할 줄 알기는 합니다.”
“좋아. 그러리라 예상했네. 아주 오래전에 나온 내 저서를 찾아 읽어봤을 정도니 최소한 관심은 있다는 이야기겠지.”
그가 호흡을 고르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자네는 내가 미세하게 조절한 마나를 감지하고 마법의 종류까지 맞춰냈네. 아주 어릴 때부터 마법을 접하고 수련을 쌓아 지금 내 나이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지. 한데 자네는 그걸 해냈네. 적어도 마나를 느끼는 능력만은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을 타고났다는 얘기지. 그리고 난 자네가 마법을 ‘사용’하는 실력 또한 뛰어날 거라 생각하네. 무리가 되지 않는다면, 아니, 무리한 부탁이라도 한 번 들어 주게. 어떤 마법이든 한 번 쓰는 걸 보여 줄 수 있겠나?”
그가 지금 어떤 심리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훤한 일이었다.
상황을 내가 원하는 대로 유도하기 위해, 일단 요구에 맞춰 주기로 했다.
화륵.
나는 손바닥 위에 불꽃을 피워 올렸다. 불꽃은 곧 사라지고 그 위에 얼음 결정이 피어났다.
“……!”
겉보기엔 대단치 않은 마법이나 그 정도의 고수라면 원소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갈한 움직임을 알아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어려운 일인지도.
그는 멍한 얼굴로 내가 일으킨 마법을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다다다 말을 쏟아냈다.
“자네 지금 마나의 색이…. 아, 아니, 그것보다 마법을 배운지 얼마나 되었나? 학파는 어디인가? 스승은? 마나를 느끼기 시작한 건 언제인가?”
“질문을 한 가지씩 하셨으면 좋겠군요.”
“아, 미, 미안하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크흠.”
“먼저 마법을 처음 접한 건 네 달 전입니다.”
“지금 장난하는 겐가!”
그가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일어났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눈동자로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믿으시든 그렇지 않든 교수님 자유입니다. 그리고 학파는 따로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따로 배운 적도요.”
학파도 스승도 없다.
그 말에 순간 라이티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이내 분노 어린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럼 혼자서 마법을 익히기라도 했단 말인가!”
“예.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참고했습니다.”
내가 한 말 중 거짓은 없었다.
실제 마법을 익힌 것은 교도소 내였으며 마법이론을 확인하기 위해 책을 본 것도 사실이니까.
“믿기지 않는다면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나는 팔을 내밀었다.
상대의 동의가 있다면, 혹은 상대보다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면 마나를 주입해 회로를 탐색할 수 있다.
그리고 마나회로에는 일종의 나이테가 있어 언제 회로를 구축했는지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회로의 발달 정도를 보고 그에 담길 마나의 총량 역시 계산이 가능하다.
“…….”
물끄러미 시선을 보내던 그가 다시 자리에 앉아 내 팔목을 잡았다.
우웅-
그의 마나가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허, 거짓말이 아니군.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회로야. 아무리 타인의 마나를 흡수하는 방식을 취했다 해도 이런 단기간 내에 이 정도 수준으로 회로를 발달시키다니…. 마법과 마나, 그리고 회로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야. 그전에도 마법에 대한 학습을 꾸준히 해 왔던 게 아닌가? 그래서 회로를 구축하자마자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거지.”
“이론과 실제는 한참 다르다는 걸 아실 텐데요. 아무리 이론을 완벽히 습득하고 있다 한들 그것을 곧바로 적용하는 건 대단히 힘든 일입니다.”
“일단 자네 말을 믿겠네. 전부 다는 아니지만 일부라도 증거가 눈앞에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한 가지 더 묻지.”
“말씀 하십시오.”
“자네는 스스로가 가진 재능이 다른 이들의 수십, 수백 배는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회로의 수준과는 별개로 아까 자네가 마나를 다루는 솜씨를 보고 하는 말일세.”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 모르는 게 불가능한 일이지. 압도적인 재능은 어떻게든 티가 나기 마련이니.”
일순 대화가 끊겼다.
정적이 흐르고 결심이 선 듯 결연한 투로 그가 말했다.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게 정말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진담이니 잘 들어 주게. 내 제자가 될 생각이 없나? 내가 자네를 대륙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마법사로 만들어 줄 수 있네.”
“정체도 모르는 이를 제자로 맞겠다는 말씀입니까? 그것도 흑마법사를?”
“처음엔 수도에서 유흥을 나온 어느 귀족 자제라 생각했네. 내가 모르는 목소리와 체격이니 마탑의 제자는 아니고, 따로 누군가에게 사사를 받았겠고 말이야. 하지만 흑마법을 사용하는 걸 보고 생각을 바꾸었네. 남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용병이나 범죄 조직에 몸을 담그고 살아가는 이일 확률이 높겠지. 하지만 난 막말로 자네가 범죄자라도 상관없네. 마나를 얻는 과정에서 사람을 죽였어도. 원한다면 과거를 모두 세탁해 새 신분을 얻어주고 마탑에 입학도 시켜 주겠네. 수도에 남부럽지 않은 저택도 구해 줄 수 있지.”
“죄송하지만 그 제안은 거절하겠습니다.”
“아니, 대체 왜!”
“교수님의 능력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저 역시 재능이 있으니 교수님 밑에서 수학하면 대마법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지금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 일이 뭔가! 내가 다 해결해 줄 테니 말만 하게!”
“저 스스로 해결해야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조금 흥분을 가라앉히시는 게 좋으실 것 같군요. 저에 대해 아시는 게 하나도 없지 않으십니까. 아까 말씀하신 건 모두 추측일 뿐 정확한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내가 말하지 않았나. 자네 신분을 알려 달라고 말일세.”
“그건 힘듭니다.”
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점점 화가 오르는 게 눈에 보였다.
그가 무어라 외치려 할 때 타이밍을 끊고 내가 말했다.
“제자가 되지 않는다면 돈은 줄 수 없…!”
“돈 대신 다른 걸 받고 싶습니다.”
“뭐?”
“특수 제작된 유리 너머로 마나를 통과시키셨지요. 그 방법이 궁금합니다.”
“그게 궁금했구만. 제자가 되면 알려 주겠네.”
“어린아이처럼 굴지 마시지요. 이건 부탁이 아니라 협박에 가깝습니다. 그동안 이런 식으로 승부를 조작해 오신 것 아닙니까?”
“…….”
“제가 이 사실을 투기장 측에 알리면 꽤 입장이 곤란해지실 겁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구만. 하지만 이런 선택지는 어떤가?”
순간 그의 분위기가 일변했다.
동시에 섬뜩한 보랏빛의 전류가 주위를 뒤덮었다.
“내가 이 자리에서 자네를 죽여 입을 막는다면?”
숨을 쉬기 곤란한 정도의 위압감이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전류에 닿는 순간 흔적도 없이 타버려 몸이 녹아내리리라는 사실을.
“제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뒷감당을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신분을 밝히지 않는 걸 봐선 켕기는 구석이 있다는 것 아닌가. 적어도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 같진 않군.”
“절 죽일 생각이 없으시다는 것 압니다.”
“…아까도 느꼈지만 자네 참 재미없는 인간이구만.”
전류가 사라지고 방 안의 공기는 원래대로 돌아갔다.
“충분히 구미가 당기실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약속하신 돈을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기에 제 몫의 4억도 추가로 드리겠습니다.”
“분명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돈이라면 이미 질리도록 많네.”
“교수님의 무료함까지 제가 달래드릴 수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무료함을 달래준다?”
“예. 교수님의 저서에서 저는 권태와 무료감을 느꼈습니다. 이제껏 살아오시며 남들의 배는 되는 경험을 하고 그 끝에 자극의 역치가 높아진 탓이겠지요. 제가 잠깐의 여흥을 드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말인가?”
“가령.”
나는 유리 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투기장이 무너진다면 어떻겠습니까?”
* * *
아침이 될 즈음 방으로 돌아왔다.
나를 기다리다 잠들었는지 에스텔은 불편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어 낮은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맞은편 소파에 앉았고, 그녀는 부스스한 몸짓으로 일어나 내게 말했다.
“어? 뭐야. 왔어요? 그건 뭐예요? 웬 리모컨?”
“이번 계획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물건이다.”
라이티노를 설득하는 데엔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그의 제자가 되는 걸 긍정적으로 ‘고려’해 보고 언젠가 라티움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에야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간단하네. 마법으로 작동하는 이 투기장 내의 모든 설비는 중앙에 있는 탱크에서 마나를 공급받네. 이 스위치로 탱크의 기능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네. 아주 잠깐이지만 말이야.」
비단 투기장뿐이 아니다.
이 세계에서 ‘전기’의 역할 상당 부분은 ‘마나’에 의해 대신 되고 있다.
동력원 역할을 하는 마나탱크의 가장 큰 제조원은 두 곳이다.
라티움과 클랙필드.
투기장의 마나탱크는 라티움에서 제작된 물건이다.
탱크뿐 아니라 대다수의 설비 역시 그렇다.
‘뒤가 구린 곳은 마나탱크에 이상이 생겨도 큰 불만을 제기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겠지.’
라이티노는 자신의 작은 즐거움을 위해 출고되는 ‘일부’ 마나탱크에 작은 장난을 쳐놨다.
딸깍.
내가 리모컨 버튼을 누른 순간 방 안의 불이 꺼졌다.
유리 벽 너머 경기장의 모든 불빛 역시도.
“어? 정전인가 봐요.”
에스텔의 허둥대는 목소리가 바로 앞 어둠속에서 들려왔다.
다시 버튼을 누르자 불빛은 돌아왔다.
버튼 위에 닿아있는 내 손가락을 보고 그녀가 말했다.
“혹시 지금 당신이 불을 끈 거예요? 그 리모컨으로?”
“그래.”
나는 리모컨을 그녀에게 휙 던졌다.
“누르지는 마라. 자꾸 불이 꺼지면 투기장 측에서 의심을 할 테니까.”
막 버튼에 닿으려던 그녀의 손가락이 멈칫했다.
마나탱크에 과부하를 가해 일시적으로 마나의 송출을 차단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차단할 수 최대 시간은 약 15초 정도로 그리 길지 않았다.
연속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나 그럴 경우 마나탱크에 일종의 내성이 생겨 며칠간 리모컨은 기능을 상실한다고 했다.
그 후 하루를 더 투기장에 머무르며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직원들의 동선과 교대 시간을 파악했다.
지하 4층과 5층의 구조를 떠올리며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했다.
그리고 다시 하루 뒤 새벽 3시.
그날의 마지막 경기가 끝난 시간.
나는 객실 안 유리 벽 앞에 섰다.
블라인드를 올리자 여전히 불빛이 켜져 있는 경기장이 나타났다.
“정말 혼자 괜찮겠어요?”
“그래. 여기 남아 혹시라도 누군가 방 안에 들어오는 걸 막아라.”
“…알겠어요. 조심히 다녀와야 해요.”
딸깍.
리모컨의 버튼을 누름과 함께 시야가 암전되었다.
15초.
하지만 안력을 강화하는 마법을 미리 사용해 두었기에 사물을 분간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12초.
바람을 칼날 형태로 일으켜 유리 벽 일부를 내가 지나갈 수 있을 크기로 절삭했다.
일시적으로 기능을 멈춘 유리 벽은 점토처럼 쉽게 잘려나갔다.
10초.
벽을 지나 경기장을 달렸다.
온갖 종류의 강화마법을 걸어 두었기에, 전력을 다해 달려도 발소리는 나지 않았다.
6초.
가장 가까운 출입구에 도착했다.
관리실에서 개폐를 담당하는 자동식 문이었다.
마나 공급이 끊겨 일반 문과 다름이 없었고 단순히 힘을 주어 벌리는 것만으로 쉽게 열렸다.
4초.
앞쪽엔 새카만 어둠뿐이었다.
복도 끝, 나선형의 내리막길이 빙글빙글 이어져 내려갔다.
2초.
난간을 넘어 중앙의 빈 공간으로 뛰었다.
마법으로 몸의 무게를 늘려 낙하속도를 가속하고, 바람을 일으켜 사뿐히 지면에 닿았다.
지직.
그리고 그 순간 불이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