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탈옥한 천재마법사-37화 (37/227)

#037. 스카이 스크래퍼 (2)

작품의 본래 주인공 라크센.

나이와 신체상의 특징, 거주지와 행동 습관 등, 그에 대한 정보가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

[…남작가의 사용인으로 일하던 중 저택에 방문한 마탑의 수석 교수이자 장로, 아이타르의 시중을 들게 됨. 특례를 받아 신입생으로 중도 입학. 현재 기숙사에서 재학 중이며…….]

나는 내용을 쭉 훑어 내리다 파일을 닫았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 그대로다.’

지부장에게 파일을 돌려주고, 대금 이상의 금액을 꺼내 테이블에 올렸다.

“다음 정보는 일주일 뒤에 받지. 그리고 의뢰를 추가하겠다.”

“말씀 하시지요.”

“인물들의 행적을 조사해 주었으면 한다. 최근 두 달간의 동향,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 모두.”

“한 명이 아니라 여럿이군요. 인물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는 주셔야 합니다.”

“라이카, 바마, 파르테르.”

잔을 닦던 지부장의 손이 멈칫했다.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는 인물들이군요. 일단 라이카는 외곽에서 일어난 열차사고 이후 행방이 묘연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불가능한가?”

지부장이 씩 웃었다.

“아뇨. 저희에게 불가능한 일은 없습니다. 단지 그만큼 비용이 추가될 뿐이지요.”

“돈은 얼마나 들어도 상관없다.”

지폐뭉치를 더 꺼내 올리자 지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도가 높은 일이라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독자적으로 조사해 놓은 정보들이 있긴 합니다만, 그 이상을 원하시는 것 같군요.”

“시간은 얼마나 걸리지?”

“3주는 주셔야 합니다.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고요. 그보다 간부는 총 다섯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한 자리는 공석이긴 하지만요….”

지부장이 말끝을 흐렸다.

나는 행간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고 말했다.

“카인과 데이나에 관한 정보는 필요 없다.”

데이나. 보스의 최측근.

대외적으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각 간부에게 보스의 지령을 전달하고 조직의 자금 흐름을 관리하는 게 주 역할이었다.

지부장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고객의 의뢰에 의구심을 품지 않는 것이 지부장으로서의 덕목인데 제가 실례를 했군요.”

“상관없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의사를 수배하고 싶은데.”

“원하시는 조건이 있습니까?”

“신체 개조가 가능한 이로. 실력이 뛰어나야 함은 말할 것도 없겠지.”

“의사는 차고 넘칩니다만, 신체 개조라니 까다롭군요.”

“불가능한가?”

“시도는 해 보겠습니다. 큰돈을 만지고 싶어 온갖 이들이 모여드는 곳이니 한 명쯤은 조건에 맞는 자가 있겠지요. 대신 기한은 조금 넉넉히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나 걸릴 것 같지?”

“3일. 그 안에 저희가 찾지 못한다면 이 구역에 고객님이 말한 조건의 의사는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내가 대금을 꺼내 지불하려 하자 지부장이 말했다.

“앞선 제 무례에 대한 사과로 이 건에 대한 의뢰 비용은 받지 않겠습니다.”

“…….”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돈을 회수했다. 지부장이 칵테일 하나를 만들어 내게 건넸다.

“뭐지?”

“여신의 눈물입니다. 90번대 구역에서만 나는 특산물로 만든 칵테일이지요. 이곳까지 올라오셨으니 드셔 보시지요.”

마법으로 살핀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잘 마시지.”

한입에 털어 넣자 독한 알코올 향이 식도를 타고 올라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 벽 쪽에 다가섰다.

“1년만 일찍 오셨어도 꽤 근사한 야경을 보셨을 겁니다. 구역을 뒤덮은 매연이 아니라요.”

“관광업이 활성화되었던 구역 같더군.”

거리에 유난히 눈에 띄었던 카지노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예. 맞습니다. 멀리서 오는 중상류층이 주 고객이었죠. 공장이 들어선 이후론 많이 쇠락했습니다.”

나는 뿌옇기만 한 풍경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 * *

3일 뒤 지부장은 어느 술집의 이름과 위치가 적힌 쪽지를 건넸다.

「정말 타이밍 좋게 일주일 전부터 이 구역에 머무르고 있더군요. 그곳으로 가면 곧장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 날 겨우 찾았다고 했다.

마공학의 성지, 클랙필드 출신.

실력 하나는 장담할 수 있을 거란 말을 덧붙였다.

끼익-

허름한 술집 앞에 바이크를 멈춰 세웠다.

문을 열자 쇳소리와 함께 침침한 내부가 시야에 들어왔다.

“…한몫 챙겨서 안쪽 구역에 들어가는 거야. 그리고 레드 스컬에 가입하는 거지!”

“염병. 뒷골목 건달 따위를 퍽이나 받아주겠다.”

요란한 고함과 껄렁한 농담들이 주객들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한 차례 내부를 둘러보았다.

구석 자리에, 지부장이 말한 인상착의의 남자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맞은 편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프로이드. 신체 개조가 가능한 의사라 들었다.”

40대 후반 정도의 남성이었다.

테이블 위엔 이미 빈 술병이 가득했으며, 옆자리엔 검은색 서류 가방이 놓여 있었다.

술에 취해 푹 꺾여 있던 고개가 올라왔다.

“뭐야. 어디서 또 소문을 듣고 왔나 본데. 꺼져. 난 지금 일할 기분이 아니니까.”

“꼭 지금 당장일 필요는 없다. 적당한 날짜를 잡아….”

“꺼져!”

그가 술잔을 잡아 던졌다.

정확히 내 얼굴로 향하던 술잔은 허공에 그대로 굳었다가, 마법이 풀린 순간 아래로 떨어졌다.

“엥. 뭐, 뭐야. 내가 지금 손에 힘을 잘못 줬나….”

“다시 말하지. 의뢰를 하고 싶다. 돈은 그쪽이 원하는 만큼 최대한 맞춰주지.”

잠시 어리둥절해 하던 그는 곧 정신을 차리고는 역정을 냈다.

“하! 내가 지금 돈이 문제인 줄 아나! 그놈의 돈! 돈 때문에!”

“이야기라도 한 번 들어 보지.”

“꺼져! 꺼지라고! 제발 날 좀 혼자 내버려…!”

쾅!

그때였다.

뒤편의 테이블이 쓰러지며 소란이 일어났다.

“이 새끼가! 방금 내가 패 한 장 숨긴 걸 모를 줄 알아?”

“네가 봤어? 불리해지니까 괜히 판을 엎는 거겠지.”

포커를 치던 테이블이었다.

위에 돈이 쌓여 있었고, 무리는 양측으로 나뉘어 있었다.

말싸움이 격해지고 언성은 높아져 갔다. 손님들 모두가 이 테이블을 주시하고 있었다.

“딴 돈 모두 돌려내. 손목 날아가기 싫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물증도 없이 사람을 이렇게 몰아가다니.”

긴장감은 계속해 부풀어 올랐다.

당장이라도 터질 듯 팽팽했다.

탕!

한쪽이 총을 꺼내 쏜 것을 시작으로, 삽시간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다 죽여!”

진열된 물건들이 깨지고 비명이 울렸다.

문 가까이 있던 이들은 황급히 밖으로 달아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테이블 밑에 몸을 숨겼다.

투두두─!

눈먼 총알 하나가 이쪽을 향해 날아들었다. 궤도는 정확히 프로이드의 얼굴을 향해 있었다.

“…….”

“……!”

우리 둘 다 몸을 숨기지 않은 채였다.

나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서.

그는 상황 판단이 빠르지 못해서.

‘어쩔 수 없군.’

그 찰나의 순간.

나는 마나를 끌어 올렸다.

“히끅!”

프로이드가 딸꾹질을 시작했다.

더 없이 커진 그의 동공 앞에, 총알이 멈춰 있었다.

텅!

마법이 풀린 총알은 그대로 잔에 낙하해 그의 얼굴에 술 방울을 튀겼다.

그 이후 날아든 총알은 내가 뒤이어 펼친 방호에 막혀 모두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이대로는 밑도 끝도 없이 기다려야겠는데.’

프로이드는 아직 얼떨떨한 얼굴이었고 총격전은 쉬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우웅-

체내의 마나를 끌어 올리고 마법의 좌표를 지정했다.

“어, 어?”

난동꾼들이 쥐고 있던 총 주위로 검붉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허공으로 떠올랐다.

우드득.

그리고 우그러들었다.

마치 내부의 한 점에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처럼.

「무력화」

원자 사이를 비틀어 금속의 형질 자체를 바꾸어 버리는 마법이었다.

회로의 레벨과 함께 향상된 것은 마나의 회복 속도뿐이 아니다.

회로에 저장되는 마나의 질 상승.

같은 마법이라도 위력 자체가 증폭됨은 물론 가용한 종류 역시 대거 늘어난다.

소모되는 마나 역시 만만치는 않지만, 저들을 내쫓기 위해선 가시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마나는 그 뒤 녀석들을 향해 스멀스멀 날아갔다.

“초, 초, 총이!”

“도망쳐! 마법사다!”

일부러 마나의 속도를 그리 빠르게 하지 않았다. 녀석들은 혼비백산 술집 밖으로 달아났다.

일순간 다시 적막이 찾아들었다.

“하던 얘기를 마저 하지.”

“방금 어떻게 무슨…. 자, 자네 마법사였나?”

프로이드는 아직까지도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말투는 한결 유해져 있었다.

“도, 도와주세요! 여기 사람이 총에 맞았습니다!”

그때 외침이 들려왔다.

한 청년이 어깨를 움켜잡고 쓰러져 있었다.

일행으로 보이는 이가, 주위를 둘러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

하지만 쉬이 나서는 이는 없었다.

서로 눈치만 보고 자기 몸을 추스르기 바쁠 뿐이었다.

프로이드의 시선은 청년을 향해 있었다.

입술을 질끈 깨물고, 한참을 갈등하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비켜! 내가 볼 테니까! 거기 넌 주방에서 깨끗한 물을 가져와!”

“아, 예, 예!”

프로이드의 동작은 신속하고 민첩했다. 자신의 겉옷을 깔개로 삼아 환자를 눕히고 환부를 살폈다.

“으, 으으으!”

어깨에선 쉼 없이 피가 흘러나왔다. 몸은 계속해 떨리고 식은땀을 죽죽 흘렸다.

“여기, 여기 물 가져 왔습니다.”

“옆에 내려놔!”

“제, 제 친구는 괜찮은 겁니까?”

“깔끔하게 관통당한 거면 오히려 이 정도까진 아니야. 탄두가 안쪽에서 터져 나갔어.”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오지게 아프다고! 염병, 싸구려 총들이 그래. 성능은 떨어져서 사람 몸부림치다 죽게 만들고. 운 좋게 살아도 평생 장애인이고.”

턱!

그의 가방이 열렸다.

메스와 가위 따위의 수술 도구와 손톱만 한 크기의 여러 금속 부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로이드는 도구 중 몇 개를 꺼내 소독제와 함께 환자의 일행에게 건넸다.

“주방에 가서 소독제로 세척해 와! 자연 건조할 시간은 없으니까 거즈로 대충 닦고!”

“예, 예!”

프로이드가 메스를 들었다.

“아파도 조금 참으라고. 술집 바닥이라 마취제 같은 건 없으니까.”

나는 유심히 상황을 지켜보다 환자에게 마나를 쏘아 보냈다.

“바, 방금 뭔가?”

“마취와 비슷한 효과를 보는 마법이다. 하던 걸 계속하지.”

그는 나를 멍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는 집도를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세척된 수술 도구들이 도착했다.

메스가 살갗을 절개했다.

실과 바늘이 피부를 고정하고, 안쪽에 빨간 근육이 드러났다.

핀셋이 유려하게 움직였다.

힘줄을 들어 올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아주 미세한 크기의 탄두 파편이 그릇 위에 쌓여 갔다.

‘분명 만취한 상태였을 텐데. 아무리 조금 전 소란으로 정신이 깨었다 해도.’

나는 내심 감탄했다.

그가 보여주는 움직임은 한 치의 오차도, 군더더기도 없었다.

“근육 조직이 완전히 상했어. 목숨은 지장 없지만. 이대로라면 팔 한쪽을 완전 못 쓸 거야. 어이, 내가 자네 팔에 뭘 좀 집어넣으려 하는 데 괜찮겠나?”

환자는 통증을 참느라 이를 악물고 있었다. 정신이 없는 그를 대신해 일행이 수락했다.

프로이드는 특정 번호가 매겨진 금속 부품들을 두셋씩 붙여 일자 형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핀셋을 이용해 뼈 바깥쪽을 따라 세심히 고정해 나갔다.

“…….”

어느새 술집의 모든 이가 모여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집도를 지켜보았다.

부품의 부착이 완료되고, 절개되었던 피부가 다시 덮이고, 마침내 집도가 끝났다.

“봉합은 됐고 지혈도 끝났어. 팔 움직여봐. 처음엔 조금 이물감이 들고 마음대로 잘 안 움직이겠지만 익숙해지면 일상생활하는 덴 지장 없을 거야.”

환자의 몸은 온통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그가 지시에 따라 천천히, 힘겹게 팔을 들어 올렸다.

“우와아!”

그 순간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프로이드는 그제야 상황을 눈치챈 듯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꺼져! 무슨 구경거리 났다고!”

그러고는 가방을 챙겨 사람들 틈을 뚫고 술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는 재빨리 뒤따랐다.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계속 말을 던졌다.

“감사 인사라도 받지 그랬나.”

“신경 끄게. 그런 인사 따위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니.”

“말했듯이 그 쪽에게 의뢰를 하려고 한다.”

“미안하지만 난 지금 누군가를 진료 볼 생각이 없네. 적어도 몇 달. 아니, 어쩌면 평생일지도 모르겠군.”

그의 태도는 여전히 강경했다.

‘무언가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바람을 일으켜 그의 몸을 둥실 떠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앞쪽으로 걸어가 몸을 돌렸다.

“마, 마법! 마법!”

상황에 대한 분노보다도, 놀라움이 강한 투였다.

“사정이 있다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겠나. 내가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그는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다 내 말을 듣고는 몸을 멈춰 세웠다.

* * *

“클랙필드 출신이면 마법이 그리 놀라울 것도 없지 않나.”

“내가 겪었던 마법사들은 자네 같지 않았네. 마법이라고 해 봐야 생활에 조금 유용한 정도고, 기계 장치를 만드는 데 보조 역할을 하는 정도였지.”

애초에 겪어본 마법사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마법 공학의 성지라곤 하나 기계 쪽에 압도적으로 치우친 구역이니까.

“제대로 된 마법사들은 신과 같은 능력을 가졌다고 하더니, 정말 맞는 말 같더군. 총알이 날아오는 걸 막아 줬었지. 수술에 도움을 주기도 했고.”

그는 커피를 홀짝이고는 한결 누그러진 투로 말했다.

“신과 같다면 마법사보단 의사 쪽이 가깝겠지. 사람을 살릴 수 있으니.”

그가 멋쩍은 듯이 머리를 긁었다.

“아닐세. 일단 고맙네. 가장 먼저 했어야 하는 말인데, 미안하네. 내가 감정이 달아오르면 주체가 잘 안 되어서 말이야.”

“상관없다. 나도 감사 인사를 받으려고 한 일은 아니니까.”

프로이드가 앞서 뱉었던 말이었다.

그는 잠시 멍한 얼굴을 했다가 껄껄 웃었다.

“받아치는 솜씨가 상당하구만. 아, 그래. 나에게 수술 하나를 의뢰하고 싶다고 했지.”

“보수와 집도 시간 모두 그 쪽에게 맞춰 주지.”

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미안하네. 내가 진료를 볼 수 없다는 말은 진짜네. 아까야 워낙 급박한 상황이라 그랬다지만, 내겐 지금 정말 여유가 없어서….”

“…….”

‘다른 의사를 수배하는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미 그에게 강한 확신이 든 상태였다.

신체 개조는 아무나 쉬이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닐뿐더러, 새로운 이를 찾는 데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 알 수 없으니까.

고요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사람의 고뇌란 대개 셋 중 하나에 속하기 마련이다.

돈과 건강, 그리고 인간관계.

돈은 문제가 되어 보이지 않는다.

건강 역시 그렇다.

남은 것은 인간관계.

이런 범죄 도시에서의 인간관계라면.

나는 차를 입에 머금어 삼켰다.

그리고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 여유, 내가 되찾아 주지. 남에게 빼앗긴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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