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화. 엇갈림(4) >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군.”
고주몽의 중얼거림에 다른 플레이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왜 지금 오는 거지?’
나도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성 공략을 막고자 했다면 내부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야 한다.
그런데 플레이어들이 모두 진입한 뒤에 나타났다는 건?
‘쌈싸먹기를 하려는 건가?’
하지만 나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쌈싸먹기는 아닐 것이다.
“아무래도 우릴 잡아먹고 싶은 모양인데······. 고위 플레이어 스물넷이면 한 개 군단급. 정말로 그걸 노리고 오는 거라고 보긴 어렵겠군.”
“맞습니다. 천장의 보호막은 여전히 유효하니까요. 성문만 사수해도 우릴 어쩌지 못하겠죠.”
고주몽의 말에 성문 사수 역할을 부여받았던 테세우스가 동의했다.
말 그대로, 지형적 조건이 너무 좋았다.
이쪽엔 일당백 아니, 일당천 이상의 강자만 스물넷.
몰려오는 악마들 쪽을 보아하니, 대다수가 중급 악마들이었다.
좁은 성문을 뚫고 내부로 들어오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적들이 천장의 결계를 해제한다면요?”
그때 갈색 머리칼을 길게 늘어트린 채 완드를 들고 있던 한 플레이어가 물었다.
알츠카인 성 공략을 위해 지원을 나왔던 고위 플레이어.
닉네임을 마리아라고 소개했던 마법사였다.
“물론 그 상황도 염두에 두긴 해야겠지. 허나, 가능성은 적을 것이다. 상위 플레이어들은 전멸시킬 수 있겠지만, 날개가 달린 우리까지 어쩌진 못할 테니.”
모두들 머리를 맞댄 채 여러 가능성을 고민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부분.
왜 이제야 나타났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 수가 없었기 때문.
“상대는 멍청하지 않다. 결국 무언가 의도가 있다는 건 분명할 터.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겠군. 성을 공략하면서 저들의 의도대로 끌려갈 것이냐, 아니면 성 공략을 미루고 저들을 먼저 상대할 것이냐.”
“······.”
“이 문제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 같군.”
상황을 정리한 고주몽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고위 게임 메이커에게 판단을 맡기려는 모양.
‘나쁘지 않아.’
나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지금으로선 가장 좋은 선택을 한 것이다.
이곳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결국 한 개 영역만을 염두에 두고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전체적인 틀을 만들며, 대전략을 짜는 고위 존재들은 더욱 큰 관점에서 지시를 내려줄 것이다.
여차하면 성문을 사수하는 사이, 지원 병력을 보내줄 수도 있고.
고위 존재들의 판단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띠링!
[미션을 변경합니당!]
[적들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어요. ㅠㅁㅠ]
[슝슝! (꒰ঌ ๑•́ -•̀)໒꒱]
[새롭게 편성된 지원군이 엘린 성에서 날아가고 있습니닷!]
[일단은 성문을 사수한 채 최대한 시간을 끌어주세요!]
[성 공략을 이어간다면, 마성석을 부수는 건 상황 판단 후에 부탁드려용!]
새롭게 내려온 알림창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무리한 요구를 하진 않는군.’
반면에 숨죽인 채 주변에서 대기 중이던 상위 플레이어들은.
“······?”
상태창을 보며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마 저들에게도 고위 게임 메이커가 내린 메시지가 뜬 모양이었다.
“모두들 수정된 미션을 확인했겠지. 지금부터 새롭게 역할을 부여하겠다. 테세우스는 그대로 성문 사수. 셀릭스, 루시엔, 이안도 여기 남아서 테세우스를 돕는다.”
“예.”
“알겠습니다.”
기존 성문 사수조에게 역할을 부여한 고주몽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슈우사쿠, 송화경, 위즈덤, 어셔, 마리아, 스벤. 이상 여섯 명도 여기 남아서 테세우스를 돕는다. 나머지 열여섯은 내부로 침투해 마성석을 부술 것이다. 테세우스, 인원이 더 필요하나?”
고주몽의 물음에 테세우스가 고개를 저었다.
“열 명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어차피 성문이 좁아서 다섯 명 이상은 싸울 수도 없을 테니까요. 교대로 번갈아 가면서 막으면 됩니다.”
“좋다. 혹시 지원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연락하도록. 그럼 시간이 없으니 바로 들어가도록 하지. 렌?”
“예.”
“전에 록탄 성에서도 선두를 섰다고 들었다. 이번에도 부탁해도 되나?”
‘나이스.’
안 그래도 내가 부탁하려고 했던 부분이었다.
공헌도 때문에라도 내가 선두를 서야 했으니까.
“가능합니다.”
“좋다. 일단 하나씩 해결해 나가자.”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고주몽이 플레이어들을 쓸어보며 말했다.
흔들리지 않는 그의 눈동자엔, 강한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그럼, 시작하지.”
* * *
팀 ‘불굴’ 팜의 트레이너 엔젤, 지슈엘.
“후우. 어렵다, 어려워.”
그녀는 조용한 팜 내부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점심시간.
팀원들은 식사를 위해 모두 식당으로 들어간 상태다.
그 덕분에 각양각색의 건물로 가득한 팜에 고즈넉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요즘 들어 팜의 분위기가 너무 흉흉하단 말이야.’
그럼에도 지슈엘은, 마치 폭풍 전야를 보는 듯한 감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요 며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
‘어떻게 해야 좋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팜의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하위 리그 성계 대항전에서, 렌의 광팬이 되었던 루디악.
그 이후로 팀 불굴은 지구인만을 뽑아서 육성시켰다.
다른 성계인들도 있긴 했지만, 그건 성계 대항전에서 대박이 나기 전에 들어온 팀원들.
그 이후로 뽑게 된 타 성계인들은 모두 다른 팜에 판매하며, 지구인만을 키우는 팀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해 나가고 있었다.
‘힘들지만 보람은 있었어.’
지구 출신 플레이어들은 검이라곤 한 번도 쥐어본 적 없는 사람이 대다수.
아니, 아예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하위 리그에서 제법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힘들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서로가 가족처럼 힘이 되어준 덕분이었다.
각자 부족한 점을 공유하며, 장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좋았던 팀의 분위기가 망가진 건.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건지.’
아이러니하게도 상위 리그의 성계 대항전 직후.
렌이 가면을 벗게 되면서, 루디악이 렌의 광팬 자처를 그만둔 것이다.
그때부터 팀 불굴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지구인만으로는 팀 투지를 따라잡을 수 없어.
더이상 지구 성계만을 고집하지 않게 되었고, 그로 인해 다른 성계의 플레이어들이 대거 들어오게 되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중에는 제법 뛰어난 네임드도 들어 있었다.
‘알프하임 출신의 호인족, 세호.’
호인족은 무척 뛰어난 종족이다.
개체 수가 적지만 육체 능력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데다가, 종족 특전도 가지고 있고, 사냥본능이라는 각성 능력도 기본으로 보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남들보다 훨씬 앞선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벌어진 일의 이후 선택이 어떻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고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팀 ‘불굴’의 선택은 좋지 않았다.
―차라리 세호를 판매하시고, 그 포인트로 기존 플레이어들의 전력을 보강하는 건 어떠십니까?
―세호는 긁지 않은 복권. 녀석을 파는 건 정말 멍청한 짓이라고 할 수 있지. 놈이 성장해서 안우정을 잘 보조해줄 것이다. 팀 투지를 봐라. 렌의 원맨팀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주변에 렌을 밀어주는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존재하지 않는가.
오히려 루디악이 세호를 편애하며,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그에 대해, 지슈엘은 끊임없이 우려를 표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무척 확고했다.
―지금 상태로는 위험합니다. 서열 정리가 되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약육강식의 세계 아닌가. 우리 팀은 먼저 들어왔다고 높은 서열을 주지 않는다. 위아래의 흐름이 막히는 순간 물은 고여 있을 수밖에 없지. 고인 물은 썩는 법이다.
―지금껏 세워온 팜의 매뉴얼을 새로 들어온 아이들이 무너트릴 수도 있습니다.
―너무 과한 걱정이군. 아무리 호인족이라고 해도, 안우정은 상위 플레이어. 녀석에게 질 리가 없다. 그리고 내가 있고, 그대가 있는데 무얼 걱정하는가? 전에 보니 신과 천사에 대한 경의를 가지고 있더군. 매뉴얼이 무너질 일은 없을 테니, 너무 심려 말거라.
‘또 고질병이 도지셨구나.’
루디악은 이전부터 독불장군의 성향이 강했다.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며, 남의 말은 잘 듣지 않았다.
그 탓에 한때, 팀 불굴이 보유하고 있던 상위 플레이어들이 모조리 죽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었으니까.
그 일 이후로 조금이나마 달라졌나 했지만, 결과는 보는 대로.
‘후우, 더 강하게 어필했어야 했어.’
안우정을 보조해줄거라던 세호가, 오히려 신입 플레이어들을 규합하며 안우정을 긁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인만 있던 팜에, 문화도, 종족도, 상식도, 이념도 다른 타 성계 플레이어들이 잘 융화될 리가 만무했다.
세호가 루디악이나 지슈엘 앞에서는 고분고분한 척했지만, 없는 자리에선 사사건건 안우정에게 시비를 걸었다.
‘루디악님이 호인족이라는 종족을 너무 모르시는 것도 문제야.’
하나의 산에는 두 마리의 호랑이가 살지 않는다.
설혹 자신보다 강한 존재가 있다고 해도, 산을 차지하기 위해 발톱을 휘두르는 것이 호인족이라는 종족이었다.
‘넘을 수 없는 벽을 보여주지 않으면 수그리지 않지.’
호랑이는 은신과 기습에 특화되어 있는 생물.
상황만 따라준다면 이길 수 있겠다는 마음을 꺾지 않는 한, 서열 정리가 쉽지 않았다.
물론 안우정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서열 정리를 할 수 있다.
사실, 전력상으로는 비교조차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건 딱 하나.
―아직 어린 새싹이니 건들지 말거라. 그대를 더욱 높은 곳에 올려줄 지원군이니라.
세호에 대한 루디악의 비호 때문이었다.
안우정이 손 봐주려고 할 때마다, 루디악이 계속 중재를 했었으니까.
그 모습에 기세등등해진 세호가, 안우정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조금씩 분위기를 흐리고 있었다.
‘며칠 동안 팜에 계셔 달라고 부탁이라도 드려봐야겠군.’
아마 루디악이 팜에서 업무를 본다면, 지금처럼 날뛰진 못하리라.
“후우······. 다음 훈련 일정이 뭐였더라.”
생각을 마친 지슈엘이, 플레이어들의 다음 일과를 위해 집무실로 향했다.
그때였다.
“지, 지슈엘 님!”
“······?”
식당에서 달려나온 한 사용인.
그녀를 보는 순간 지슈엘의 눈동자가 서서히 커졌다.
“무슨 일이지? 그 피는 뭐고?”
그녀의 옷에 피가 한가득 묻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순간 지슈엘의 등골이 서늘했다.
팜에서 피를 보게 되는 경우는 딱 하나뿐.
문제는 죽어도 부활하는 대련장이 아닌, 사용인이 식당에서 나왔다는 것이었다.
“크, 큰일 났어요! 식당에서 싸움이······!”
펄럭! 펄럭!
사용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지슈엘은 식당을 향해 날아갔다.
‘제발.’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300미터 남짓의 짧은 거리를 날아가고 있음에도, 마치 몇백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것 같았다.
‘제발 별일 아니길······.’
그리고 보게 된 광경.
서걱! 서걱! 서걱!
식당 한 켠에서 기다란 소태도를 휘두르고 있는 안우정.
“아······.”
곁에는 짐승의 발톱 같은 자국이 길게 난 송준경이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쓰러져 있다.
바로 옆에는 세호가, 목과 몸이 분리된 채 죽어 있었다.
“자, 잘못했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다시는 개기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발!”
“우리는 모르는 일이오! 세호가 독단으로 덤벼든······ 컥!”
세호에게 죽은 듯한 송준경.
이성을 잃은 채 검을 휘두르는 안우정.
그리고 뽑아 든 무기를 버리며, 중간중간 ‘자기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비는 신입 플레이어들.
그 일련의 과정을 보자, 지슈엘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안우정을 향해, 세호가 식당에서 기습 공격을 가한 것이리라.
송준경은 그걸 막으려다가 죽었고, 가장 절친한 친우의 죽음에 안우정이 분노한 거겠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식당에서······!’
안색이 하얗게 질린 지슈엘은 서둘러 안우정에게 향했다.
세호와 송준경이 죽으면서 팜의 전력이 대폭 깎여나간 상황.
이미 일은 벌어졌고,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해야만 한다.
어차피 세호의 죽음은 정당방위니까, 안우정에게 큰 불이익이 있진 않을 것이다.
“헉, 헉. 제, 제발 살려주십시오, 지슈엘 님!”
“저, 저자가 가만히 있는 우리를 모두 죽이려고 합니다······!”
‘버러지 같은 새끼들이.’
그녀를 발견하곤 헛소리를 지껄여 대는 신입 플레이어들.
문득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들에 대한 처분은 이후에 해도 늦지 않았다.
“멈춰라, 우정!”
채애앵! 챙!
“제발 분노를 가라앉혀라, 제발!”
채애애애앵!
세검을 뽑아 들고 안우정의 앞을 가로막은 지슈엘.
그녀는 방어에 전념하며, 안우정을 향해 애타게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리 외쳐도, 안우정에게 뿜어져 나오는 살기는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이성을 찾게 해야 해.’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안우정이 청염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
무의식 한 켠에, 곁에 죽어 있는 송준경의 시신을 신경 쓰고 있는 게 분명했다.
채애애애앵!
“도, 동생을 생각하거라! 렌! 아니, 안우진! 우진이를 생각하거라! 내일이면 안우진의 편지가 도착하지 않느냐!”
흠칫!
지슈엘의 말에 몸을 우뚝 멈춰 서는 안우정.
그 모습에 지슈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됐어, 이성을 찾았어.’
그러고는 안우정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헉, 허억, 헉, 허억.”
“그래.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거라. 옳지.”
괜히 자극하지 않도록 검을 늘어트린 채, 아주 조심스럽게.
“허억, 허억.”
“그대에게 아무런 불이익이 없을 거라, 내 신성을 걸고 약속하마. 자, 일단 검을 내려놓고······.”
푸욱!
안우정과의 거리를 1미터 남겨놓은 상황.
양팔을 벌린 채 조심스럽게 다가가던 지슈엘의 가슴을 무언가가 뚫고 들어온다.
“······?”
숨이 쉬어지질 않았다.
문득 정신이 흐릿흐릿해져 가고, 주변 사물이 서너 개씩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지, 지슈엘 님!”
“이럴 수가, 지슈엘 님마저······.”
“쿨럭······.”
불그스름한 검신을 가진 안우정의 검, 레바테인.
그녀의 가슴을 관통한 안우정의 검이 쑤욱 하고 뽑혀 나갔다.
온몸의 힘이 풀린 지슈엘이 바닥에 쓰러진 채, 짧게 경련했다.
“도, 도망쳐!”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하, 한 번만 용서를······!”
주변의 시야가 어둑어둑해져 가고 있었다.
‘역시······. 세호를 다른 곳에 팔아야 했어.’
그 하나의 선택이.
너무나 많은 걸 뒤집었다.
“······.”
4급 주천사 지슈엘.
생기를 잃어가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꺄악! 아, 안우정 님! 전 김진주에요! 김진주라구요!”
“틀렸어, 완전히 이성을 잃었어!”
화륵! 화르륵!
푸른 불꽃을 몸에 휘감은 채 주변의 모든 것들을 파괴하는, 한 악마의 모습이었다.
화르르르륵!
‘안······ 돼······.’
푸른 불꽃이 이내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 205화. 엇갈림(4)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