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콜로세움의 회귀자-204화 (204/205)

< 204화. 엇갈림(3) >

새롭게 내려진 미션.

목표는 엘린 성에서 500킬로미터 떨어진, 마계의 알츠카인 성.

‘기회군.’

적응 안 되는 말투는 차치하고, 미션 내용을 본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성을 공략한다면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될 전리품.

고결한 수정을 얻을 기회였으니까.

―지금부터 내가 지휘하도록 하겠다! 혹시 회복에 시간이 필요한 플레이어 있는가!

상위 플레이어는 400명 정도.

거기다 고위 플레이어가 여섯이나 있다.

‘어떻게든 공략은 할 수 있어.’

전에 경험했던 록탄 성의 공성전을 고려하면 엄청난 피해가 강요되겠지만,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알츠카인 성으로 진격하겠다! 고위 플레이어들이 보폭을 맞춰줄테니 편하게 이동하도록!

철컥! 철컥!

구트룬의 지시에, 상위 플레이어들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장비를 제외하고 모조리 인벤토리에 넣었다.

최대한 몸을 가볍게 만들어서 이동 중에 소모될 체력을 줄이려는 의도였다.

“우리도 이만 가세.”

“예.”

나는 볼티노와 함께, 날개의 각도를 조절하며 천천히 그들 위를 날았다.

분주하게 이동하는 상위 플레이어들과 달리, 무척 한가로운 모습으로.

―저어기, 창을 들고 있는 사람이 렌이죠?

―맞을걸. 나도 가면을 벗어서 누군지 몰랐어.

―와아, 저 날개 부럽다······.

지상에서 무수한 시선이 날아와 내게 꽂힌다.

선망, 부러움, 동경, 질투 등등 다양한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1회차 때 나도 저런 눈길을 보냈었지.’

새삼 내가 고위 리그에 올라왔다는 게 실감이 났다.

그리고 내 소원에도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음이 느껴졌다.

저런 시선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남들보다 한참 앞서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계속되는 시선에 불편해진 나는 볼티노에게 물었다.

“우리라도 빨리 가서 공략하고 있는 게 낫지 않습니까?”

“그게 훨씬 낫지. 근데 우리한텐 마법사가 없지 않은가. 성문을 뚫어야 성을 공략할 수 있다네.”

“그거야 우리가 태워서 가면 되죠.”

무척 간단한 해결책.

하지만 볼티노는 고개를 저었다.

“그걸 노리고 어딘가에 악마들이 대기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우리가 먼저 간 사이에 최상급 악마 한두 명만 와도 저들은 전멸할 것이야.”

아마 그럴 것이다.

최상급 악마는 콜로세움으로 따지자면 고위 플레이어급.

압도적으로 강하고, 기동력 면에서도 차원이 다르다.

치고빠지는 식으로 괴롭히면 저들 중에서 살아남는 이들이 없을 것이다.

“성 공략도 중요하지만, 저들을 큰 피해 없이 살려 데려가는 것도 우리의 임무일세. 그리고 기다릴 사람들도 있고.”

“그렇군요.”

볼티노의 설명에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살려가는 것도 임무라······.’

상위 리그와 다르게, 고위 리그는 지휘관으로서의 역할도 겸하는 모양이었다.

한마디로 이제부터는 팀원들의 생존율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뜻.

지금까지 미션의 성패 여부만을 고민했던 내게는 생소한 마음가짐이었다.

펄럭! 펄럭! 펄럭!

그때였다.

나랑 볼티노 곁으로 따라붙으며 편대 비행을 하는 조원들.

모두들 나를 바라보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

“휴우, 이제야 말 붙일 짬이 좀 나는군. 이봐, 렌. 너네 팀 유명하던데?”

“흠, 흠. 사브르, 예의 좀 지키게. 아랫사람 대하듯 하지 말라고 분명 경고했을 텐데.”

낭인족 사브르의 말에, 무복을 입은 송화경이 타박했다.

그러자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는 사브르.

“미안, 미안. 내가 인간들의 예의에 익숙하지 않아. 기분 나빴다면 사과하지.”

“괜찮습니다.”

“아무튼 궁금한 게 있어. 팀원들이 모두 잘나가던데, 비법이 있나?”

다른 조원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나와의 거리를 미세하게 좁혀 들어왔다.

“······.”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침묵 뿐.

내가 입을 꾹 닫자, 거대한 도끼를 어깨에 걸친 전사가 입을 열었다.

“전에 소개했지만 나는 스벤이라고 한다. 나도 궁금한 게 있는데.”

“예.”

“상위 리그에 올라온 지 고작 2년 만에 고위 리그로 올라왔다고 들었다. 평소 어떤 일과를 수행하는지 물어보고 싶군. 지구 출신이면 기초 스텟이 무척 낮았을 텐데?”

“······.”

또 다시 이어진 정적.

그때부터 조원들이 다양한 것들을 물어왔다.

물론 내가 대답할 수 없는 것들로만.

“······.”

그때마다 나는 그저 침묵을 유지할 뿐이었다.

워낙 예민한 부분이니 저들 또한 딱히 답을 기대하진 않았을 것이다.

얘기해 주면 좋고, 안 해 주면 말고라는 마인드였달까.

“모두 그만. 렌을 곤란하게 하지 마라.”

“칫, 신입생 좀 구워삶아 보려 했더니만.”

“크흐흐, 보아하니 아마 안 통했을 것 같은데.”

구트룬의 중재에 껄껄 웃는 조원들.

그들에게선, 곧 있을 전투에 대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안일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리라.

전투가 이미 삶의 일부가 되었기에 보일 수 있는 모습이겠지.

‘벌써 반 넘게 왔네.’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덧 엘린 성의 영역을 벗어나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앙!”

“먹잇감이다······. 머, 먹잇감······.”

곳곳에서 출몰해, 상위 플레이어들의 앞을 가로막는 각종 몬스터들.

그때마다 마력이 깃든 무기의 궤적이 난무하고 각종 마법이 흩뿌려지며, 새하얀 눈 위에 붉은 물감이 칠해졌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

무심코 내려봤다가 마주친 시선.

‘쟤는 왜 나만 쳐다보는 거야?’

쿠 훌린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할말이 있어서 저러나 다음 반응을 기다렸지만, 되돌아온 건 다양한 감정이 버무려진 눈빛뿐.

“왜? 얼마 전까지 어깨를 나란히 하던 사이라서 우월감이라도 느껴?”

그러자 곁에 있던 볼티노가 짓궂은 질문을 했다.

입가에 담긴 미소가, 장난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아뇨.”

“근데 왜 그렇게 신경을 써?”

“예전의 제가 떠올라서요. 하위 리그에 있을 때 내가 저런 눈빛을 했겠구나.”

“음음, 첫 경기라 더 감회가 새로울 테지.”

“근데 저런 눈빛을 받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소원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평범한 말이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콜로세움에 들어왔고, 고위 리그에 왔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법한 대사.

하지만 이어지는 반응은 무척 의외였다.

“뭐? 아직도 소원을 간직하고 있어?”

내 말에 몇몇 조원들이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이다.

“소원이 없는데도 콜로세움에 들어오신 겁니까?”

“아니. 있었지, 소원. 예전에는 말이야.”

“······?”

“하지만 이 위치까지 올라오면 대부분 잊어버려. 초월 리그의 챔피언? 현실적으로도 거의 불가능한 데다가, 사람의 기억, 감정, 목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흐릿해지니까.”

“······.”

“이쯤 되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 여기도 사람이 사는 세상이라고. 그냥 두 번째 삶의 기회를 얻었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고나 할까?”

볼티노의 말에, 다른 조원들이 주억거렸다.

물론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었다.

“나는 소원이 있소.”

무림 출신의 플레이어, 송화경이 내 편을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조금 의외였다.

“그때는 소원이긴 했지만 지금은, 흠. 소망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겠더군. 당시에는 꼭 이루고 싶었으나 이제는 언제든 그 정도는 이룰 수 있게 됐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지.”

송화경의 말에, 감정 표현이 드물던 구트룬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원이라기보단 소망이라는 것.

그 모습을 보고 든 생각은.

‘다행이야.’

안도였다.

초월 리그를 바라보며, 모두들 아등바등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내게 더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내 목표와 저들의 목표가 충돌하지만 않는다면, 경쟁 상대가 아니라는 거였으니까.

‘기억, 감정, 목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흐릿해진다라······.’

나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1회차, 그리고 2회차의 시간 동안 내게 희미해진 건 가족들의 얼굴뿐.

그마저도 이제는 가족사진을 얻은 덕분에 또렷하게 기억났다.

“저기 성이 보인다!”

“휴우, 오는 길에도 몬스터 때문에 지긋지긋했는데 또 싸워야 하네.”

휘몰아치는 눈보라 사이로 우뚝 솟은 검은 성벽.

성벽 위로는 돔 형태처럼 얇은 막이 처져 있다.

‘난 포기하지 않았어.’

그걸 본 나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때였다.

“오는군.”

볼티노의 작은 읊조림.

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와 동시에 뒤쪽에서, 전투기가 지나갈 때나 있을 법한 소닉 붐이 들려왔다.

펄럭! 펄럭! 펄럭! 펄럭!

그리고 나타난.

“오랜만이군, 구트룬.”

“고주몽 님. 잘 지내셨습니까.”

열여덟 명의 플레이어.

“음, 반가운 얼굴도 있군.”

알츠카인 성을 공략하기 위해, 천계에서 추가 지원군을 보내준 것이었다.

‘이 정도면 확실하게 점령할 수 있어.’

고주몽의 눈인사에 고개를 숙여 화답한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고위 플레이어의 숫자가 더 많아지면서 고결한 수정의 경쟁률이 높아졌지만 오히려 좋다.

저들이 오지 않았다면 얻을 기회조차 장담할 수 없었으니까.

“그럼, 공략을 시작해 보도록 하지.”

* * *

“천계에서 알츠카인 성을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니플헤임과 무스펠하임의 모습이 비교적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는 지형도.

그 위에는 하얗게 칠해진 말과, 까맣게 칠해진 말들이 어지러이 펼쳐져 있었다.

딱―

“무스펠하임에 있던 당직 조들도 일부 투입된 것 같습니다. 각 영역마다 두세 명만이 남아 있는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빨간 세상에 있던 하얀 말들의 일부가, 눈이 뒤덮인 하얀 세상으로 옮겨진다.

그 주변에는 수많은 검은 말들이 숨어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추가로 천계의 거점에 초월 플레이어 두세 명이 투입된 것 같습니다.”

딱―

“어떻게든 니플헤임의 영향력을 늘리겠다고 아등바등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의 신중한 움직임입니다.”

곁에서 보고하는 악마의 말에, 무스펠하임 위로 다른 것들보다 더 거대한 하얀색 말 세 개가 자리를 잡는다.

무스펠하임에 자리한 하얀색 말의 개수는 50개 안팎.

반면에 검은색 말들은.

“그것까지 계산하고 움직였으니 상관없지.”

무려 300개가 넘어가고 있었다.

지형도에서 손을 거둔 레비아탄이 송곳니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성? 그까짓 거 주마. 크하하하!”

그의 웃음소리가 저택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 * *

꽈아아아앙! 꽈광! 꽈아아앙! 꽈과과광!

알츠카인 성 쪽에서 어마어마한 폭음이 들린다.

땅이 울리며, 거대한 쇼크웨이브가 우리를 훑고 지나갔다.

마법 포격이 시작된 지 어느덧 10분째.

“성문이 뚫렸습니다!”

성문 한쪽이 날아가고, 다른 문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박살 난 채, 가까스로 성벽에 붙어있을 뿐이었다.

“싸그리 쓸어버리도록.”

“예.”

펄럭! 펄럭!

고주몽의 말에 날개를 펴는 고위 플레이어들.

‘시작해 볼까.’

그들 사이에서, 나는 전력으로 날갯짓하며 성문으로 향했다.

고결한 수정을 얻고 공헌도를 운운할 때, 조금이라도 우위에 있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탱커들이 선두를 선다!”

“방패를 쌓아 올려! 녀석들이 들어오게 해선 안 돼!”

성문 입구에서 방패를 들어 올린 채 임시 방벽을 만드는 악마들.

‘소용없어.’

뇌전을 끌어올린 나는, 그 속도 그대로 창을 내밀었다.

창이라는 아주 좁은 면적에 깃든 엄청난 속도.

그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를.

꽈아아아아앙!

“젠장! 고작 한 번에 뚫리다니!”

고작 방패만으로 막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급 악마들뿐이군.’

성 내부로 들어오자 거대한 건물들이 보인다.

그 사이를 악마들이 빼곡하게 메우고 있다.

서걱! 서걱! 서걱!

“끄아아악!”

“지옥의 겁화여, 그대가 이 땅에, 크윽······!”

나는 하급 악마들을 향해 거침없이 창을 휘둘렀다.

창이 한 번 번뜩일 때마다, 서너 명의 목이 허공을 날았다.

펄럭! 펄럭!

날갯짓하며 아래쪽을 향해 창을 휘두른다.

창이라는 긴 리치,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뻗는 공격들.

말하자면 지금 나는 기병이고 저들은 보병이나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날개를 노려! 날개를 노리라고!”

결국 녀석들은 나 하나를 감당하지 못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돌파력까지 갖추고 있는 데다가, 높이 상의 이점까지 가지고 있는 나를 상대하기란 불가능할 테니까.

‘슬슬 돌파해야겠군.’

우리의 목표는 알츠카인 성의 함락.

다른 플레이어들이 진입할 공간은 만들었다.

이제는 마성석을 부술 차례였다.

―모두 진격 금지! 내부의 공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라!

하지만 이어지는 외침에 나는 날갯짓을 멈춰야만 했다.

‘왜지?’

어차피 지상에 있는 건 하급 악마들뿐.

상위 플레이어들만으로도 정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스물네 명의 고위 플레이어들이 함께하는 건 전력의 낭비나 마찬가지.

‘하는 수 없군.’

그때부터 나는 속력을 높이는 것보다, 적들의 숫자를 줄이는 데 집중하며 창을 휘둘렀다.

“고위 플레이어 집합!”

펄럭! 펄럭! 펄럭!

“너무 하급 악마들밖에 없군.”

“저도 이상하게 생각하던 중이었습니다.”

고주몽의 말에, 구트룬이 고개를 끄덕였다.

“함정일 수 있으니 신중하게 움직이겠다. 일단 지상부터 소거 완료하고, 그 뒤에 지하로 투입한다. 사브르?”

“예, 고주몽 님.”

인간의 예의 따윈 모른다며 막말을 하던 낭인족, 사브르가 고주몽의 부름에 즉답했다.

“마법사들에게 광역 마법을 지시하라. 건물 재활용은 필요 없다. 지상에 있는 모든 걸 지운다는 마음으로 움직이도록.”

“알겠습니다!”

“테세우스?”

“옛!”

고주몽과 함께 도착했던 열여덟 명 중, 방패와 단창을 쓰던 플레이어가 대답했다.

“그대가 상위 플레이어들을 지휘한다.”

“알겠습니다.”

펄럭! 펄럭! 펄럭!

고주몽의 지시가 끝나자 일사불란하게 흩어지는 고위 플레이어들.

‘공헌도를 챙길 생각에 너무 조급했군.’

가볍게 한숨을 내쉰 나는, 침착하게 지상의 악마들을 정리해 나갔다.

【차가운 염화의 칼날!】

【작열하는 불꽃의 춤!】

【들이치는 격류의 메아리!】

【한중월아寒重月牙!】

【심연에 잠긴 소나기!】

꽈아아아앙! 꽈아앙! 꽈과과과과광!

온갖 속성의 마법이 흩뿌려지고, 거대한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끼아아아아아아악!”

“사, 살려줘!”

지상에 존재하던 모든 건물이 초토화되며, 화마에 휩싸인 악마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걸로 지상의 전투는 끝이었다.

“지금부터 침투를 시작하겠다. 셀릭스, 루시엔, 이안이 지상에 남아서 테세우스를 돕는다. 테세우스, 그대가 성문 사수를 지휘하라.”

“옛.”

“나머지는 내부로 침투한다. 그럼 모두······.”

지상의 소거를 완료하고, 남은 건 마성석을 부수는 것뿐.

빠르게 역할을 부여한 고주몽 덕분에 모두들 지하 계단으로 향하려고 할 때였다.

“헉, 악마들입니다!”

“······?”

누군가의 외침에 성문 쪽으로 다가가는 고주몽.

다른 고위 플레이어들도 고주몽에게 따라붙었다.

성문 밖으로.

‘못해도 수천은 되겠군.’

하늘이 새까맣게 변할 정도로 엄청난 숫자의 악마들이 날아오고 있다.

쿵! 쿵! 쿵! 쿵! 쿵! 쿵!

지상으로도 하급 악마들이 보폭을 맞춘 채 진격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우리가 든 감정은.

“······?”

“뭐야, 저 멍청이들은?”

의아함이었다.

< 204화. 엇갈림(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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