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콜로세움의 회귀자-170화 (170/205)

< 170화. 증명의 서(4) >

“성계 대항전이 끝나고, 원하는 스킬 한 개를 영구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주겠습니다.”

소파에 앉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미카엘.

그녀에게서 여유가 느껴졌다.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모습.

‘이번에도 내가 받아들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거지.’

“업그레이드되는 스킬을 세 개에서 한 개로 줄이는 대신, 성계 대항전이 끝나면 한 개를 영구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정리하자면 이런 내용이군요.”

“맞습니다.”

“혹시 플래티넘 등급 스킬도 가능합니까?”

내 물음에 미카엘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뇨. 그건 제 권한을 넘어서는 일입니다. 대신에 여러 가지 혜택을 드리겠습니다.”

“혜택이라면?”

“관객들께는 특전을 아예 회수했다고 발표할 겁니다. 남은 세 경기 동안 스킬 한 개를 업그레이드 해주겠다는 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죠.”

‘뭐?’

미카엘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스킬 한 개 업그레이드하는 건 비밀로 하자고?

도대체 왜?

“그래서 오프 더 레코드였군요.”

“맞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 렌이 자진해서 특전을 반납했다고 발표하겠습니다.”

“······!”

순간 위화감이 들었다.

‘너무 나한테 유리해.’

스킬 한 개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건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자는 것.

그리고 관객들에겐 모든 특전을 반납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순수 기량만으로 싸운다고 발표한다는 것.

미카엘로선 굳이 나한테 그런 혜택을 줄 필요가 없다.

‘왜지?’

그래서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왜 이런 호의를 베푸시는 겁니까?”

“호의······?”

“누가 봐도 제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인데요.”

내 물음에 의아해하던 미카엘이, 이어지는 말에 아- 하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밤하늘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죠? 저는 저 빛나는 별들 때문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

“그런데 별이 빛나지 않고, 우주가 빛나면 어떻게 될까요? 모든 게 그저 하얗게만 보이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그게 이유입니다.”

한마디로 성계 대항전을 흥행시키기 위해선, 플레이어가 빛나야 한다는 것.

‘그랬군.’

미카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왜 이런 제안을 하는지는 알았다.

성계 대항전의 흥행을 위해선 스타 플레이어가 나와야 한다는 거겠지.

‘이걸 받아? 말아?’

그때부터 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제안에 대한 득실을 따져야 할 차례.

‘우승은 확정이라고 봐도 되겠지.’

이미 2승을 따냈다.

거기다 4경기엔 일대일 결투가 예정되어 있다.

주소월, 아시카가와 싸우며 최상위 랭커들의 수준도 대충 파악했고.

‘충분히 가능해.’

성계 대항전 특전이 없어도 상위 리그 랭커들을 상대하는 건 충분할 것이다.

특전을 반납하는 건 문제 없음.

거기다 미카엘의 제안 덕분에 한 가지 고민도 해결되었다.

‘안 그래도 고결한 수정을 어떻게 얻어야 하나 했는데.’

뇌신을 뇌정으로 업그레이드할 수만 있다면, 다이아몬드 등급의 스킬을 하나 얻는 셈.

이 제안에서 내가 손해 볼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MVP 경쟁도 훨씬 수월해지겠지.’

상황도 너무 좋았다.

내가 직접 특전을 반납했다고 하면, 신들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다.

손해를 보는 대신 더 재미있는 게임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런 상태에서 내가 또 학살하고 다니면, MVP는 무조건 내 몫이 될 것이고.

“이런 제안을 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겠군요. 알겠습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미카엘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제안을 받아줘서 고맙군요. 쉴 시간을 오래 뺏었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소파에서 일어나는 미카엘.

그녀가 허공에 대고 검지를 몇 번 터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오른팔을 젓자, 방 한 켠에 게이트 한 개가 만들어졌다.

쑤아아아아앙―!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아주 작은 크기.

게이트를 향해 걸어가던 미카엘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아, 혹시 2경기에서 보였던 압도적인 위용의 스킬을 업그레이드하진 않겠죠?”

“물론입니다. 관객들은 제가 특전을 반납한 줄 알 테니까요.”

내 대답에 살포시 미소 짓는 미카엘.

“그럼, 건투를 빌죠.”

그리고는 게이트 너머로 사라졌다.

순간, 대기실에 정적이 흘렀다.

띠링!

[<성계 대항전 특전>이 변경되었습니다.]

[<성계 대항전 특전>]

[성계 대항전 진행 중에 한해서, 플레이어 ‘렌’이 보유 중인 스킬 중 한 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킵니다.]

[특전을 적용할 스킬을 선택해 주세요.]

[1. 마력 상쇄]

[2. 명경지수]

[3. 뇌신雷身]

눈앞에 나타난 창.

‘후우.’

나는 망설임 없이 2번을 클릭했다.

마력 상쇄와 뇌신은 충분히 실험한 상황.

게다가 뇌신의 경우엔, 적용해선 안 된다고 미카엘이 따로 말을 남겼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2번 밖에 없었다.

‘가면의 부작용을 해결해 줄 수 있느냐 없느냐를 체크해야 해.’

블라디미르 가면이 없어도 나는 충분히 강해진 상태.

성계 대항전을 우승으로 이끌고, MVP까지 따내면 고위 리그로 올라갈 것이다.

그런데 고위 리그에서 내가, 가면 없이도 버틸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거야.’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가면은 현재, 누가 뭐라 해도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였다.

뇌정을 폭뢰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뇌신 강림을 발동시켜야 했으니까.

가면의 체력 흡수 옵션이 없는 한,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스킬:명경지수>가 <스킬:열반>으로 강화되었습니다.]

스킬 선택을 마친 나는, 소파에 앉아 커뮤니티를 열었다.

대기실 안에서 해야 할 일은 끝.

남은 시간 동안 신들의 반응을 체크할 생각이었다.

―플레이어 렌, 관객들을 위해 성계 대항전 특전을 반납한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어어? 이제 먹을 거 나온다고?

―1경기와 2경기를 승리로 가져간 렌. “아직 우승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금부턴 내 실력으로 도전하겠다.”

커뮤니티로 들어가니, 이미 오피셜이 등장해 있었다.

방금 전, 미카엘이 허공을 보며 뭔가를 누르는 것 같더라니, 내 확답을 듣자마자 올린 모양이었다.

‘내가 받아들일 걸 이미 알고 있었군.’

미리 준비해놓지 않고서야, 바로 올릴 수 없었을 테니까.

미카엘의 손바닥에서 놀아난 느낌이었다.

뭐, 성계 대항전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이거지! 믿고 있었다구, 렌! 너밖에 없다!

└와 ㅆㅂ;; 방금 전까지 렌 욕하던 애들 당장 ㅈ잡고 대가리 박아라 ㅡㅡ 어딜 감히 렌님을 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미쳤다 와 ㅋㅋㅋㅋ 웃음밖에 안 나옴 ㅋㅋㅋㅋ 얜 진짜 대인배다 ㄹㅇ 저런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ㄷㄷ 넌 인정한다 진짜ㅋ

└어휴;; 이미 두 경기 가져가놓고 저런 소릴 하면 뭐함? 그럴 거면 처음부터 받질 말았어야지ㅋ 이제 와서 착한 척 오지네 ㅋㅋ

└윗댓 / 환자분! 약 드실 시간이 지났잖아요! 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마시고 어서 약부터 드세요!

└개소리를 ㅈㄴ 신박하게 늘어놨네 ㅋㅋ 이미 받기로 한걸 렌이 뭐 하러 반납함? 성계 대항전을 렌이 개최했나? 오히려 지금이라도 내려놓는다는 게 대단한 거지 ㅋㅋㅋㅋㅋ

└ㅇㅈㅇㅈ 두 경기를 지구가 가져가긴 했지만 아직 세 경기가 남았음 ㅎ 근데도 반납했다? 자신 있다는 거지~ 나 이런 거 없어도 우승할 자신 있다! 이런 패기 넘치는 모습 보면 감탄밖에 안 나옴 ㅋㅋㅋㅋ

└지금이 기회야! 무림 가즈아아아아악!!!

└솔직히 렌한테 특전 없으면 할만하지 ㅎ 쿠 훌린 있으니까 일단 4경기에서 미드가르드가 1승 챙길 수 있음. 3경기랑 5경기 중에 하나 가져가고, 나머지 경기에서 지구가 승리 없으면 연장전까지 갈 수 있음 ㅋㅋㅋ 결과는 아모른직다!

‘반응도 나쁘지 않네.’

커뮤니티 창을 체크한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들의 반응이 호의적으로 돌아왔다.

적어도 1경기와 2경기의 승리를, 특전 덕분에 챙겼다고 페널티를 받진 않을 것이다.

이제 남은 건.

‘나머지 경기에서 랭커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지.’

그러면 MVP는 내 차지가 될 것이다.

띠링!

[잠시 후 3경기, <악마 사냥>이 시작됩니다.]

[준비하십시오.]

한동안 소파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겠군.’

그리고는 가볍게 관절을 돌려 몸을 풀며, 방 한 켠에 생성된 문으로 향했다.

띠링!

[<가상 마계>에 입장하셨습니다.]

[보름달이 떴습니다.]

[<로브:달의 메아리>가 달의 힘을 빌려와 모든 스텟이 5% 상승합니다.]

[<목걸이:몽환의 달빛>이 달의 힘을 빌려와 모든 스텟이 15% 상승합니다.]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숨막히는 마기에, 머리가 찌르르 울렸다.

현재 위치는 숲속.

특이한 게 있다면, 달빛에 비친 나무, 흙, 길가에 피어난 풀잎이 모두 까맸다.

띠링!

[달빛의 힘으로 인해 <몽환의 달빛> 능력이 활성화됩니다.]

[1분당 체력과 마력이 1%씩 회복됩니다.]

[<스킬:열반>이 활성화됩니다.]

[정신 스텟이 +30% 상승합니다.]

[정신 이상 기운 상쇄율 : 90%]

[<스킬:열반>이 정신 이상 기운을 상쇄합니다.]

숨 쉬는 게 한결 편해진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옅은 보름달이 까만 숲속을 옅게 비추었다.

숲속에서 느껴지는 생명체는 없음.

주변에는 1,102명의 플레이어가 모여 있다.

내 머리 위에 달린 넘버는······.

‘1번?’

1이라는 숫자에 담겨 있는 의미들을 생각하면, 어지간하면 잊을 수 없는 번호.

MVP 경쟁에서 날 밀어주려는 미카엘의 속뜻이 보였다.

띠링!

[지금부터 3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3경기 : 악마 사냥(개인 PvP)]

[게임명 : 대척자]

[맵 : 가상 마계(중)]

[관객 수 : 9,186,663명]

[승리 조건 : 가장 많은 킬 수를 올린 플레이어]

[스타팅 포인트를 향해 악마들이 끊임없이 몰려올 예정입니다.]

[가장 많은 킬 수를 올린 플레이어의 성계가 승리를 가져가게 됩니다.]

[중급 악마는 3킬로 계산합니다.]

[현재 생존자 수 : 1,103명]

[3초 후 경기가 시작합니다.]

‘나쁘지 않은데?’

미션창을 본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경기는 사냥.

피의 각성 스텍을 발동시키기에 아주 좋은 미션이었다.

거기다 보름달까지 떠 있어서 열반 스킬이 발동된 상황.

[2초 후 경기가 시작합니다.]

‘제발 부작용이 없었으면 좋겠군.’

나는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가면의 부재가 크게 느껴질 테니까.

만약 블라디미르 가면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만 있다면, 고위 리그에서 버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1초 후 경기가 시작합니다.]

창을 고쳐잡은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후우, 스읍, 후우. 스읍, 후우.”

플레이어들이 숨을 짧게 끊어 쉬며,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경기 시작!]

“천계의 개들을 죽여라!”

“우와아아아아아!”

경기 시작 콜과 동시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숲속에서 어마어마한 숫자의 악마들이 튀어나왔다.

“······.?”

“뭐, 뭐야!”

그 갑작스러운 등장에 플레이어들이 당황했다.

‘원래부터 있던 게 아니야.’

분명 초감각에 걸려드는 것도 없었고, 마력장으로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시작 콜과 동시에, 악마들이 뿅! 하고 나타났다.

한마디로.

‘소환된 거군.’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경기 종료 시각이 적혀있지 않은 걸 보니, 여기 있는 플레이어들이 전멸할 때까지 악마들이 소환되는 시스템인 모양이었다.

챙! 채챙! 콰과과과광! 푹! 푹! 푹! 챙!

그리고 시작된 전투.

고요하던 숲속에서 순식간에 난전이 펼쳐졌다.

검을 찔러넣는 플레이어, 날갯짓하며 허공에서 포효하는 악마, 영창을 시작하는 마법사들까지.

‘제법이네.’

그들 중에서 제법 눈에 띄는 존재들이 있었다.

좁은 공간.

마력장의 영역이 이곳을 모두 커버할 수 있을 정도라, 그들을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눈에 띄는 넘버는 17번, 99번, 196번, 444번 등등.

대략 열 명 정도의 플레이어들이 악마들을 휩쓸었다.

‘녀석들이 랭커겠지.’

고개를 주억거린 나는 정면으로 달려 나갔다.

이제 슬슬.

[<스킬:뇌룡의 포효>가 활성화됩니다.]

[<스킬:천뢰십보>가 활성화됩니다.]

사냥을 시작할 시간이었다.

‘시작해 볼까.’

콰지지지지지지직!

창을 고쳐잡은 나는 곧바로 악마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하급 악마와 중급 악마의 비율은 대략 9대 1 정도.

공성전과 달리, 이 정도 비율 만으로도 플레이어들은 쩔쩔매고 있었다.

확실히 약자들만 상대하느냐, 아니면 중간중간 자기보다 강자들을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전투의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피의 각성>이 1 포인트 상승합니다. (13/100)]

좁은 공간에서 수천 명이 전투를 펼치고 있다 보니, 사방으로 피가 흩뿌려지고 살점이 날아다녔다.

서걱! 서걱! 서걱!

나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벗어나, 최전방에서 악마들을 휩쓸었다.

“앗! 삐―!”

“1번이 삐―다!”

“삐―!”

주변에서 삐삐-거리는 플레이어들.

‘뭐야?’

순간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꾸욱 참았다.

창을 쓰고 있는 데다가, 뇌전의 임팩트까지 있으니 나라는 걸 금방 알아본 모양.

주변 플레이어들의 외침에 무수한 시선이 내게 향했다.

그리고.

“흥! 특전만 없으면 별것도 아닌 녀석이!”

“이번 경기의 승리는 우리 삐― 것이다!”

챙! 서걱! 서걱! 챙! 챙! 서걱!

‘호오.’

내가 처음에 눈여겨봤던 열 명의 플레이어들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나한테서 경쟁 심리를 느끼곤, 분발하려는 것 같았다.

[<피의 각성>이 1포인트 상승합니다. (30/100)]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30/30)]

[<피의 강화>로 상승한 스텟이 30분간 유지됩니다.]

‘나쁘지 않은 기분인데.’

최상위 랭커들이 내게서 승부욕을 불태운다.

반면에 난 여유롭기 그지없다.

마치 상위 리그의 최강자가 된 기분.

“푸하하하! 특전이 없으니 별거 아니군!”

“자진해서 특전을 반납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랭커들이 사냥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푹! 푹! 푹! 푹! 푹!

그리고 뒤쪽에선 내가 잡던 악마들에게 화살이 날아들었다.

3경기마저 지구가 승리하면, 우승 성계가 정해지는 상황.

팀킬은 불가능하니, 킬딸이라도 해서 나를 견제하려는 것이다.

[<피의 각성>이 1포인트 상승합니다. (67/100)]

‘재밌겠는데.’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이번 경기에서 난 피의 각성을 발동시킬 생각이었으니까.

피의 흡수? 피의 강화? 피의 회복?

뭐가 강화되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서걱! 서걱! 서걱!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테니까.

그리고.

띠링!

[<피의 각성>이 1포인트 상승합니다. (100/100)]

[<피의 각성>이 발동합니다.]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 170화. 증명의 서(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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