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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의 회귀자-133화 (133/205)

< 133화. 후폭풍(1) >

“안우진님이시라구요?”

“예.

내 집무실.

당소소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하니 그녀가 죽어서 우리 팀으로 들어왔을 줄이야.

‘어이가 없군.’

미션이 끝나면 다시 볼 일 없을 줄 알았는데.

“무림인도 아니시구요?”

“저는 지구 출신입니다. 무림인들 사이에 녹아들라는 조건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같은 팀에 있는 고건하님의 이름을 댄 겁니다. 제 닉네임이 무림에선 낯설 수밖에 없거든요.”

내 대답에도 당소소는 무척 혼란스러워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럴 수밖에.

‘사후 세계라는 게 실존한다는 것만 해도 놀랄 정도니.’

그런데 사실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 말고 열한 개의 성계가 더 있으며, 그들이 콜로세움에 모여 싸운다는 얘기를 한 번에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천마는······ 어떻게 됐나요?”

“죽였습니다. 애초에 미션의 조건이 그거였거든요.”

내 말에 당소소의 몸이 잘게 떨렸다.

“아······.”

그녀의 얼굴엔 기쁨으로 가득했다.

뭐, 이해는 된다.

굳이 비유하자면 자신의 가족을 잔혹하게 죽인 강도가 길 가다가 차에 치여 죽었다는 소리였으니까.

교주, 천세운은 정말 압도적인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어느 무엇으로도 심판할 수 없는 절대자.

그렇기에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는데, 천세운이 죽었다고 하니 기뻐하는 건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아, 그것도 전해줘야겠군.’

생각해 보니 그녀가 기뻐할 만한 소식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당세민이라고 아십니까?”

“······저희 당숙의 존함이에요.”

“당소천, 당군명, 당군세는요?”

“저희 오라버니들이시구요.”

‘역시 사천당가 사람들이 맞았군.’

그녀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들은 살아계시더군요.”

내 대답에 눈을 동그랗게 뜨는 당소소.

“뭐, 뭐라구요?”

“마교 본거지의 지하 뇌옥에 수만 명의 무림인들이 갇혀 있었습니다. 그중에 그 네 분도 계시더군요. 본거지에 있는 마인들은 모두 쓸어버렸으니, 아마 모두 무사하실 겁니다. 그러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내 말에 당소소가 한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그녀의 손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정말이죠?”

“예.”

“흑흑······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그러더니 이내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사천당가의 명맥이 끊기는 줄 알고 걱정이 많았던 모양이었다.

그랬으니까 콜로세움에 들어온 거겠지.

‘잠깐만.’

당소소와 긴 시간을 보낸 건 아니지만, 그녀의 소원이 뭔지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대충 사천당가를 일으켜 세우게 해달라는 식의 소원을 빌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마교를 모두 쓸어버린 데다가, 당가의 생존자들이 존재하는 상황.

‘설마 플레이어 자격을 포기하겠다는 소리를 하진 않겠지?’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이름 : 당소소]

[성향 : 집념]

[근력 : 49] [민첩 : 61] [체력 : 58]

[정신 : 63] [지력 : 55] [마력 : 50]

[각성 능력 : <독공毒功> <독종毒種> <최상급연검술> <상급검술> <최상급살기> <고급암기술> <고급투척술> <상급은신술> <최상급역용술> <상급박투술> <상급마나운용> <고급치료술>]

당소소는 어린 나이에 무림맹의 부각주가 될 정도로 무척 준수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다.

모용악의 초기 스텟보다도 훨씬 높은 데다가, 가지고 있는 각성 능력도 뛰어나다.

거기다 근접 물리 계열치고 지력도 굉장히 높았는데, 아무래도 독을 다루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의대생들이 괜히 공부를 미친 듯이 하는 게 아니지.’

약과 독은 동전의 양면 같은 거니까.

독을 잘 다루려면 결국 방대한 양의 의학 지식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잘만 키우면 상위 리그에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녀는 준네임드 급과 네임드 급 사이에 걸쳐 있는 소중한 자원.

‘한번 잘 구슬려 봐야겠군.’

결국 인간이란 존재는 언제나 무언가 한 가지 이상의 욕망을 품고 살 수밖에 없었다.

당장 첫 번째 소원이 이루어졌으니, 두 번째 소원도 있을 터.

그걸 자극해 그녀가 콜로세움에서 계속 활동하도록 꼬셔봐야 할 것 같았다.

한참 동안 숨죽여 눈물을 흘리던 당소소가 감정을 추스른 건 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결국 제 소원을 고건······ 안우진님이 대신 이루어주신 셈이네요. 정말 감사드려요.”

당소소가 자리에서 일어나, 우아하게 고개를 숙였다.

확실히 명가의 자손이라서 그런지,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숨길 수 없는 기품이 배어 나왔다.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는 그녀를 만류했다.

“아뇨.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미션을 수행했을 뿐입니다.”

마교를 부수고 교주를 죽인 것도.

그리고 지하 뇌옥에 갇힌 무림인들을 구해준 것도.

전부 다 순전히 내 이익을 위한 행동들이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감사받을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받아서도 안 된다.

하지만 당소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도요. 안우진님이 아니었으면 제 가문은 멸문지화를 당했을 거예요. 은혜는 살에 새기고, 원한은 뼈에 새긴다. 그게 사천당문의 금언金言입니다.”

“······.”

“소녀는 이미 소원을 이룬 몸. 저는 앞으로 안우진님이 소원 이루는 걸 돕도록 하겠습니다. ”

“저를 도와주시겠다고요?”

“네. 뭐든 시키셔도 됩니다. 업무를 보조해 드릴 수도 있고, 하다못해 육체 단련을 하신다면 그것도 곁에서 도와드릴 수 있어요.”

그녀의 대답에 한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이거 잘만 하면 서로에게 유익하겠는데.’

물론 그녀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다.

다만, 나는 포인트를 벌어서 좋고, 그녀는 두 번째 소원을 이룰 수 있어서 좋고.

서로 윈-윈을 할 수 있는 방법이랄까.

나는 집무실 문을 가리켰다.

“······?”

“전 업무를 도와줄 비서도 필요 없고, 지금은 기초 스텟 단련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절 도와주고 싶다면 최소한 제가 있는 리그까진 올라오셔야 합니다.”

“어······ 상위 리그요?”

“예. 그 정도는 되어야 절 도와주고 싶다고 말할 자격이 생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너무 약하시거든요.”

“······.”

내 말에 당소소가 빠르게 눈을 깜빡거렸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당황하는 모습.

물론 나는 곧 있으면 고위 리그로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고위 리그까지 따라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한 번 회귀한 데다가, 온갖 기연들을 다 끌어모은 나조차도 이제야 고위 리그의 문턱을 밟을 예정.

각 성계에서 괴물 소리 듣던 녀석들도 상위 리그에서 픽픽 고꾸라지기 일쑤인데, 준네임드 급에 불과한 그녀가 고위 리그로 올라온다는 건 기적이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얘기했던 건.

‘상위 리그는 충분히 가능성 있어.’

그녀가 보다 더 높은 목표를 가지고 정진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런 내 말에 당소소가 이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반드시 안우진님이 계신 리그까지 올라갈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집무실로 들어오기 전에 공터에서 모용악님을 보셨죠? 그분조차 이제 상위 리그의 문을 두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직 고위 리그를 밟아보지 못했으니까요.”

“상관없어요. 노력이라면 자신 있으니까요. 그럼 전 나가보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당소소의 눈동자에, 마치 불꽃이 이글거리는 것 같았다.

‘성향이 집념이라더니.’

무림맹에 있을 때 나를 따라나서겠다고 한 것도 그렇고, 혼자서 쓰러진 문파를 다시 세우려고 했던 여인이다.

새로운 목표를 심어주었으니 아마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모용악에게 육성을 맡겨야겠군.’

이번에 뽑은 7기수, 5천 명의 플레이어 중 태반이 무림인이었다.

물론 그들 중 대다수가 검 한 번 잡아보지 못한 농민이나 양민이었지만, 준네임드 급과 네임드 급의 숫자도 제법 많았다.

나는 준네임드 급 이상의 플레이어들을 모용악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같은 무림인이니까 팜에 적응하는 방법이라든가, 훈련에 대한 메커니즘을 더 잘 설명해줄 테니까.

게다가 지금까지 모용악을 지켜봐 온 사람으로서, 그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데 재능이 있었다.

‘그러니까 주창범의 변화를 금방 알아차렸겠지.’

성격도 모난 데가 없었으니, 아마 잘 이끌어줄 것이다.

‘후우. 이걸로 당소소 문제는 해결됐군.’

당소소가 나가는 걸 본 나는 한숨을 내쉬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러자 보이는 엄청난 숫자의 스킬북들.

‘정말 말도 안 되는 잭팟이 터졌어.’

지금까지 내가 번 골드를 모두 합쳐도 1억 골드가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 몇 배를 한 번에 얻었다.

뿐만 아니라 천뢰십보라는 플래티넘 등급의 스킬도 하나 건졌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1억 골드 정도는 팀에 투자해야겠군.’

사실 내 입장에선 골드가 아무리 많아봤자 별다른 쓸모가 없었다.

플래티넘 등급의 스킬이나, 준신화 이상의 아이템은 중개 거래소에 풀리질 않으니까.

골드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내게 와닿는 골드의 가치가 낮아질 수밖에.

결국 인벤토리에 계속 썩혀둘 텐데, 그래서야 이 스킬북들을 쓸어온 보람이 없었다.

차라리 이번에 번 골드 중 1억 골드를 팀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인벤토리에서 하릴없이 잠재우는 것보다, 플레잉 코치로 들어올 포인트를 증가시키는 게 훨씬 이득일 테니까.

‘어차피 1억 골드를 투자해도, 남은 골드는 충분해.’

혹시 중개 거래소에 내가 원하는 매물들이 올라오더라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그렇기에 기회비용 측면에서 그게 훨씬 나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아세리안을 만나 볼 생각이었다.

그때였다.

똑똑―

“안우진님.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집무실 밖에서 들려오는 아세리안의 목소리.

“예. 들어오셔도 됩니다.”

순간 불안감이 엄습했다.

‘왜 온 거지?’

아세리안은 신입 플레이어들이 대거 들어오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상황.

그런 그녀가 날 찾아왔다는 것은 한 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설마 스킬북을 싹 쓸어온 것에 대한 징계인가?’

어쩐지 찜찜하더라니.

한숨을 내쉰 나는 집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세리안에게 곧장 용건을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하지만 이어지는 아세리안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아, 마침 혼자 계셨네요. 당소소씨는요?”

당소소?

갑자기 그녀는 왜?

‘징계 관련된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만약 징계가 내려왔다면 그것부터 얘기했을 것이다.

워낙 민감한 사항이었으니까.

“방금 막 나갔습니다. 혹시 제게 징계 내려온 게 있습니까?”

그래도 나는 혹시 몰라,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자 활짝 웃는 아세리안.

“징계요? 아! 스킬북 때문에 그러신 거죠? 그거라면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경기 중에 신들이 그걸로 말이 많았거든요. 근데 중간계 관리 위원회에서 적합 판정이라고 한 번에 교통정리를 해줬어요. 한마디로, 정당한 행위였다는 거죠.”

그녀의 말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대로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경기 내에서 얻은 아이템들은 모두 플레이어가 정당한 방법으로 획득한 것.

만약 스킬북을 얻었다고 징계를 내린다면 해당되지 않을 플레이어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신경이 쓰였던 건 바로 직전에 라파엘한테 어이없는 이유로 징계를 먹었기 때문이었다.

“계속 신경 쓰이셨나 보네요.”

“바로 얼마 전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징계를 먹었으니까요. 그런데 집무실엔 어쩐 일로······?”

징계 때문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온 거지?

그러자 아세리안이 양손을 척! 하고 책상 위로 올렸다.

“안우진님.”

그리고는 눈을 똑바로 뜬 채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결심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예.”

“안우진님께 제안을 하나 하기 위해서 왔어요.”

“제안이라면?”

‘스킬북 때문이군.’

물어보면서도 내심 어떤 부분의 제안인지는 예상할 수 있었다.

내가 마교의 본거지에서 엄청난 숫자의 스킬북을 쓸어 담는 걸 아세리안도 봤을 테니까.

그게 아니라면 그녀가 내게 따로 부탁할 만한 것들이 없었다.

“혹시 스킬북 때문에 오셨습니까?”

“네, 맞아요. 그런데 일방적인 부탁을 드리려고 온 건 아니에요.”

아세리안의 말에 나는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

애초에 나는 1억 골드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상황.

그렇기에 아세리안과 굳이 협상을 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에 아세리안이 정말 많이 성장했어.’

파이팅만 넘치던 초반의 모습에서, 이제는 완숙한 팀 주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

여기서 과연 아세리안이 어떤 제안을 할지 기대가 됐달까.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네. 이걸 좀 봐주시겠어요?”

아세리안이 인벤토리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었다.

거기엔 온갖 숫자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게 현재 팀 투지의 수익이에요.”

“엄청나군요.”

“이건 팀 투지의 성장률이구요.”

“대단하네요.”

나는 그녀가 말할 때마다 추임새를 넣었다.

전부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긴 하지만, 일단은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그녀에게 맞춰줄 생각이었다.

“팀원들의 성장세는 뚜렷해요. 완곡한 상승 곡선을 띠고 있죠. 거기다 생존율도 높아서 리스크도 많이 줄어든 상태구요. 그래서 저는 안우진님께 1억 골드를 투자받고 싶어요.”

“1억 골드라······.”

“여기, 이게 1억 골드를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팀원들이 얼마나 성장할 것이고, 그로 인해 얼마의 포인트가 들어올지 예측한 표에요. 보시면 당장 1년 안에 300프로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아세리안의 말에 나는 검지로 테이블을 톡, 톡 두드렸다.

‘대단한데?’

솔직히 깜짝 놀랐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분석해놨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말씀하신 대로라면 투자할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근데 문제가 있죠.”

“투자 대비 수익이 너무 낮다는 거죠?”

“맞습니다.”

내 말에 아세리안이 배시시 웃었다.

뭔가 개구쟁이 같은 미소였다.

“저는 앞으로 2주일 후면 상급 신으로 승격하게 될 거예요.”

“······아, 축하드립니다.”

갑작스러운 화제전환.

너무나 생뚱맞은 소리에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혔다.

여기서 갑자기 승격 얘기는 왜 꺼낸 거지?

물론 축하받을 일이긴 하다만, 앞뒤 맥락에 전혀 맞지 않는 주제였다.

“헤헤,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무튼, 상급신으로 승격이 되면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어요.”

“여러 가지라면?”

“뭐, 예를 들면 팜의 크기가 커진다든가, 지금까진 짓지 못했던 다양한 효과의 건물들을 지을 수 있다든가······.”

“······.”

“그리고 플레이어들에게 받는 수수료율을 올리거나 낮출 수 있다든가.”

“······!”

아무 생각 없이 아세리안의 말을 듣던 나는 순간 눈을 번쩍 떴다.

‘수수료율을······ 올리거나 낮출 수 있다고?’

“현재 안우진님이 팀 투지에 벌어다 주시는 비율이 32프로 정도예요. 원래는 50프로가 넘었는데, 팀에 소속된 플레이어들의 숫자가 많아지다 보니, 최근에 많이 내려갔어요.”

“예. 6기수에서 천 명이나 들어왔고, 7기수에서 4천 명이 넘게 들어왔으니까요.”

“만약 1억 골드를 투자해주신다면, 안우진님이 팀 투지에 내던 수수료 30프로를 20프로까지 낮춰드릴 생각이에요.”

수수료를 20%까지 낮춘다면 앞으로 내가 얻는 포인트의 양이 16%나 올라간다.

대신 팀 투지에서 벌어들이는 포인트가 낮아지겠지만, 아세리안은 내게 투자받을 1억 골드로 플레이어들을 육성시켜, 줄어든 포인트를 채워 넣겠다는 뜻이었다.

그녀와 나, 둘 다에게 윈-윈 이랄까.

하지만 그녀의 말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상급신이 되면 플레잉 코치 정산율도 올릴 수 있어요. 5프로까지.”

“······!”

순간, 나는 처음으로 지력 스텟이 많이 상승한 것에 감사했다.

굳이 종이에 쓸 필요 없이 내가 얻게 될 추가 수익률을 속으로 계산할 수 있었으니까.

플레잉 코치의 정산율까지 5%로 올려주면 기존에 들어오던 포인트보다 66%나 상승하게 된다.

게다가, 내가 투자한 골드로 인한 분수효과까지 생각하면······.

계산을 끝마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대박인데?’

< 133화. 후폭풍(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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