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1화. 고결한 수정(8) >
띠링!
[플레이어 ‘자쿱’ 을 처치했습니다.]
[<피의 흡수> 능력으로 극소량의 근력 스텟을 흡수합니다.]
[근력 스텟이 1 상승합니다.]
1%의 확률을 두 번이나 뚫고 연속으로 터진 벽력.
‘하. 하하······.’
그 광경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고작 두 번의 공격만으로 죽일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미친!”
“자쿱님이······!”
자쿱이 내게 단숨에 죽자, 주변에 있던 하급 악마들이 크게 동요했다.
‘그럴 만하지.’
아무리 나라고 해도 온달 정도 수준의 강자가 고작 두 번의 공격에 쓰러졌다면 굉장히 당황했을 테니까.
물론 놀란 건 하급 악마들만이 아니었다.
“저거······ 필살기 같은 스킬 아니었어?”
“저런 식으로 연속 공격이 가능했다니······.”
지금껏 내가 싸워 오는 모습을 쭉 지켜봐 왔던 파티원들 마저도 뒤따라오다 말고, 멍하니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파티원들을 뒤로하고 온달에게 외쳤다.
“온달님, 나머지 녀석들도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중급 악마가 죽은 이상, 어차피 하급 악마들은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런 녀석들을 파티원들과 함께 정리하는 것보단, 차라리 체력 회복을 위해 혼자서 죽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그럼 저흰 타깃을 찾겠습니다! 지금부턴 율리안님이 선두를!”
“알겠습니다!”
다행히 온달도 나를 도와 하급 악마를 정리하는 것보단, 타깃을 찾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기존의 선두였던 나를 대신해, 기사인 율리안을 앞세워 건물 옆에 나 있는 샛길로 향했다.
회복의 샘이 있는 방향이었다.
‘남은 악마의 숫자는 열한 명. 적어도 11프로의 체력은 회복시킬 수 있어.’
“마, 막아!”
그러자 하급 악마들이 다급하게 파티원들을 뒤쫓으려고 했지만.
‘어딜.’
내가 곧장 앞을 막아서자, 모두들 주춤하며 뒤로 물러났다.
감히 내게 덤벼드는 녀석이 없었다.
“씨발······.”
그저 욕지거리를 내뱉을 뿐.
자신들이 감히 어쩌지 못하는 자쿱을 내가 단숨에 죽여버린 모습을 보고 사기를 잃은 것이다.
모두들 이미 체념한 채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달까.
덕분에 나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서걱! 서걱! 서걱!
녀석들을 모조리 죽여버릴 수 있었다.
[남은 체력 : 25%]
‘그래도 간당간당할 것 같은데.’
뇌신 강림은 정말 무시무시한 사기 스킬이지만, 페널티가 너무 컸다.
체력 소모 10배.
기존에 1시간 움직여서 소모할 체력을, 지금은 단 6분 만에 소비한다는 것.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애초부터 뇌룡의 포효처럼 유틸기로서 만들어진 스킬이 아닌 것이다.
필살기처럼 쓰라는 거겠지.
‘그냥 다섯 개밖에 없는 스킬 슬롯이 여섯 개가 되었다고 생각해야겠군.’
아예 별개의 스킬로 생각하면 이만한 스킬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쿨 타임이 8시간이나 되는 만큼, 정말 중요한 순간 외에는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기왕 켠 거, 타락 천사까진 죽여야 해.’
나는 서둘러 치료의 샘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싸우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기에.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한 건가.’
마성석 가동이 중단된 순간부터 타락 천사가 이곳에 있을 이유가 사라진 셈이었으니.
아무래도 뇌신 강림을 꺼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파티원들에게 향하고 있을 때였다.
“렌님! 조심!”
급하게 내 쪽으로 달려오는 온달과 파티원들.
그리고 온달의 외침과 동시에.
‘뭐지?’
사락. 사락.
내 귓가를 자극하는, 아주 미세한 소음.
그리고 마력장에 걸려드는 아주 미세한 움직임까지.
‘은신······!’
순간 소름이 돋았다.
초감각과 마력장은 은신 스킬의 카운터나 다름없는 능력.
덕분에 지금까지 암습 계열 플레이어를 상대하며 단 한 번도 애를 먹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온달의 경고를 듣기 전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어디냐.’
심지어 위치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마력장에서 무언가가 느껴지긴 하는데, 그 움직임이 파동처럼 퍼져나가, 도무지 어디에서 움직이는 건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곧장 자세를 낮춘 채, 정면에 창을 겨누고 사방을 경계했다.
‘젠장.’
이마에서 식은땀 한 방울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
‘이대로는 선공을 당하기 전까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그 순간, 달려오던 온달과 눈이 마주쳤다.
끄덕.
그리고는 무언의 눈빛 교환에 고개를 끄덕인 온달이 곁에서 마법을 영창중이던 플로이드의 어깨를 툭 쳤고.
【폭루유성爆淚流星!】
플로이드의 외침과 동시에 하늘에서 엄청난 숫자의 유성이 내가 있는 곳으로 떨어져 내렸다.
엄청난 광역 마법.
‘제법이군.’
하지만 내게 직접적으로 떨어지는 유성은 하나도 없었다.
플로이드가 섬세한 마나 컨트롤로 조정했다는 뜻.
광역 마법 특성상, 세이프 존을 정확하게 설정하기 쉽지 않을 텐데, 플로이드가 그걸 해낸 것이다.
‘이 틈에 찾아야 해.’
마법이 쏟아지면 먼지가 피어오르겠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녀석도 마법을 피하기 위해 은신을 풀어야 할 거고, 그러면 초감각과 마력장으로 충분히 녀석을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찾았다.’
쐐애애애애애액!
그리고 내 예상대로, 바로 옆 1미터 떨어진 부근에서 누군가 내게 빠른 속도로 쇄도해 들어오고 있었다.
움직이기 편해 보이는 순백의 가죽 갑옷를 착용한 천사였는데, 왼쪽 날개는 모두 뜯겨 나가고, 오른쪽엔 딱 한 개의 날개만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뜯겨 나간 날개들은 절반가량 남아있었는데, 마치 자라다 만 것 같은 모습이었달까.
아무래도 회복의 샘에서 6시간 정도 회복한 덕분인 것 같았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날기 어려울 테지만.
‘그래 봤자야.’
내게 뻗는 단검이 유성에 반사되어, 마치 한 줄기 빛이 번쩍하는 느낌이었다.
챙! 콰지직! 채챙! 콰지지지직!
“······!”
내가 완벽에 가깝게 막아내자, 상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을 때나 무서운 거지.’
녀석이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뇌신 강림까지 활성화 되어 있는 나를 압도할 수는 없을 테니까.
콰과과과과과과광!
‘어딜!’
유성이 떨어지면서 피어오르는 엄청난 먼지 속.
타락 천사가 몸을 숨긴 채 빠져나가려고 하기에, 나는 곧장 창을 내질렀다.
띠링!
[<청천벽력>이 발동됩니다.]
꽈과과과과과과광!
“······!”
때마침 발동한 청천벽력.
까만 하늘이 번쩍! 하더니 열 줄기 벼락이 떨어지며 주변을 난도질했다.
‘잡았군.’
그로 인해 타락 천사는 어둠 속으로 숨어들지 못한 채 내 창과 뇌전들을 막아내야 했다.
“수무아붐님, 하레크누드님이 지원을! 율리안님과 오스카님은 후방을 맡아주세요! 양초풍님과 마사노부님은 퇴로를 부탁드립니다! 플로이드님과 에디든님은 바로 영창을 시작해주세요! 저는 엄호하겠습니다!”
“알겠소!”
“예!”
“알겠습니다!”
내가 타락 천사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사이, 파티원들은 온달의 지휘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순식간에 타락 천사를 에워싸고 레이드 형태의 진형이 만들어진 것이다.
거기다 양초풍과 마사노부를 입구 쪽 방향으로 배치해, 혹시 모를 탈출의 가능성까지 지워버린 이상, 타락 천사는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쯧. 마계로 넘어가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만.”
그걸 느낀 것인지, 타락 천사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남은 체력 : 17%]
‘체력이 너무 간당간당한데.’
문제는 내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이 상태라면, 5분을 채 버티지 못할 수도 있었다.
‘뇌신 강림을 꺼야 하나?’
결정하려면 빠르게 해야 했다.
이미 한계에 달했을 땐, 뇌신 강림을 해제해 봤자 움직일 수 없는 건 똑같을 테니까.
챙! 콰지직! 콰지직!
‘아냐. 그 전에 끝낼 수 있어.’
날개를 다 잃은 시노엘을 죽일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지금은 주변에서 몰려드는 몬스터도 없고, 나라는 확실한 매인 탱커가 있는 상황.
거기다 암살 계열의 타락 천사다 보니, 리치에서도 내가 훨씬 유리하다.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3분 안에 타락 천사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빠르게 결정을 내린 나는 타락 천사를 밀어붙였다.
└방금 봄? 중급 악마 딱 두 번에 댕강 당하는 거? 쿠 훌린도 저건 불가능함 ㅋㅋ
└ㅇㅈㅇㅈ 렌이 쿠 훌린보다 더 센듯.
└헛소리를 존나 진지하게 하고 있네 ㅋㅋㅋ 대충 앞구르기 하면서 생각해도 쿠 훌린이 이김 ㅋㅋ
└님들 쿠 훌린이 싸우는 거 한 번이라도 제대로 보고 씨부리는거 맞음? 상위 리그 투톱이라고 불리던 라그나 로드브로크가 순삭 당한 걸 보고도 렌이 이긴다고 하는 건 지능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님? ㅋㅋㅋㅋ
└아오 지긋지긋해 ㅡㅡ 아직도 그걸로 싸우고 있냐? 쿠 훌린 vs 렌 매치업 해달라고 요청을 해 차라리 븅신들아..
└ㅋㅋㅋㅋㅋ 존나 시간 아깝긴 함 ㅋㅋ 여기서 백날 입털어봤자 변하는 거 하나도 없는뎈ㅋㅋㅋ
└와.. 진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쿠 훌린이 부동의 원탑일 줄 알았는데, 그 사이에 렌이라는 괴물이 나타났네.. 이래서 콜로세움이 재밌음 ㅎ
└ㅇㅈㅇㅈ 영원한 최강자라는 수식이 붙기가 힘들지.
‘확실히 중급 악마보다 5급 역천사가 훨씬 강하네.’
벽력이 터지기 직전.
빛기둥이 생성되는 걸 본 타락 천사가 뒤로 쭈욱 빠져나갔고.
꽈아아아아앙!
덕분에 벽력이 터진 내 창은 빈 허공을 때려야 했다.
암살자 스타일의 타락 천사라서 그런가, 민첩 스텟에 특화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움직임이 너무 빨라, 따라가기가 힘들 정도.
“율리안님, 오스카님! 더 압박을! 타깃을 렌님 간격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 주세요!”
“예!”
쐐애액! 서걱!
“하레크누드님이랑 수무아붐님이 무너지면 안 됩니다! 렌님 옆구리가 비어요!”
“알겠습니다!”
그럼에도 타락 천사를 상대하는 게 무척 수월했다.
“지금이에요! 렌님이 밀어붙일 때 뒤쪽에서 더 푸쉬를!”
정면에서 타락 천사를 밀어붙여 줄, 나라는 메인 탱커가 존재했으니까.
거기다 상황에 따라 하레크누드와 수무아붐이 위치를 스왑해 주었고, 율리안과 오스카가 후방에서 튼튼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
파티원들의 수준도 높다 보니, 큰 어려움 없이 타락 천사를 공략해 나갈 수 있었다.
그때였다.
“저깄다!”
멀리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외침.
힐긋 고개를 돌리니, 달려오는 네 명의 존재가 보였다.
‘얘네는 또 언제 온 거지?’
쉘터까지 도망갔었던 오디세우스.
그리고 그의 파티에 소속되어 있는 세 명의 플레이어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
“······?”
다른 파티원들도 그들의 등장에 의아하다는 고갯짓을 할 정도.
금세 온달에게 다가온 오디세우스가 입을 열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어쩔 수 없이 빠져나가면서도 걱정이 정말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다시 오신······?”
“네 명이나 죽어서 어쩔 수 없이 후퇴해야 했지만, 안에 계신 온달님과 파티원분들이 걱정돼서요. 요새 근처를 돌아다니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거짓말.’
오디세우스의 말에 나는 창을 휘두르면서도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림자 표식 덕분에 오디세우스가 쉘터로 도망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내 입장에선 어이가 없었다.
‘그게 아니겠지.’
당연히 우리 파티도 전멸할 줄 알고 쉘터로 도망갔더니, 요새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리니까 다시 온 게 분명했다.
벽력의 소리가 워낙 컸어야지.
결국 저들도 어떻게든 타락 천사를 죽여야 하는 입장이었으니까.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도 바로 합류하도록 하죠!”
오디세우스와 세 명의 플레이어들이 서로 눈을 맞추더니, 우리가 레이드하고 있는 사이사이로 끼어들었다.
어떻게든 밥값을 해보겠다고 이러는 것 같은데.
‘어림없지.’
나는 비집고 들어오는 오디세우스를 슬쩍 밀어내며 타락 천사에게 창을 휘둘렀다.
이미 타락 천사는 그로기에 빠진 상태.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내가 녀석들에게 길을 내줄 리 없었다.
내 소중한 피의 흡수 제물이었으니까.
띠링!
[<벽력>이 발동됩니다.]
‘나이스 타이밍.’
또다시 발동된 벽력.
“······!”
빛기둥이 뿜어져 나오자, 타락 천사가 눈을 치켜떴다.
이번에는 율리안과 오스카가 제대로 후방을 차단하고 있었기에, 이전처럼 뒤로 빠져서 피할 수가 없는 상황.
“아, 아버지······.”
그걸 알기에 타락 천사의 눈동자에 체념이 깃들었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뇌전이 하늘로 솟구치고, 내가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엄청난 충격파가 발산했다.
띠링!
[5급 역천사 ‘레시엘’ 을 처치했습니다.]
[<피의 흡수> 능력으로 극소량의 근력 스텟을 흡수합니다.]
[근력 스텟이 1 상승합니다.]
[근력 스텟이 1 상승합니다.]
벽력으로 인해 피어난 먼지가 사라지자, 상반신이 통째로 사라진 타락 천사의 시체가 보였다.
‘뇌신 강림 해제.’
그 모습을 보자 긴 한숨이 뿜어져 나왔다.
이렇게 두 번째 미션도 끝난 것이다.
띠링!
[승리 조건 : 루에타 요새로 숨어든 타천사를 척살하라]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루에타 침투> 미션을 완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긴급 미션 <루에타 침투>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기본급 x 1 의 승리 수당이 지급됩니다.]
“끝났다······.”
“하.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특히 렌님. 제일 고생 많으셨네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파티원들.
내게 고마움을 표하기에, 나 또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띠링!
[공헌도에 따른 보너스를 책정합니다.]
[공헌도]
[렌 : 40%] [온달 : 9%] [율리안 : 7%] [플로이드 : 6%] [양초풍 : 6%]
[하레크누드 : 5%] [에디든 : 5%] [수무아붐 : 5%] [오스카 : 4%] [마사노부 : 3%]
[몽연 : 3%] [오디세우스 : 2%] [게르하르트 : 1%] [거스테이브 : 1%] [룬디네 : 1%]
[라울 : 1%] [레너드 : 1%] [하부 아스미 : 0%] [리샤르 : 0%] [뭄베인 : 0%]
[긴급 미션의 공헌도 1위를 기록했습니다.]
[공헌도 1위를 압도적으로 달성하셨기 때문에 50,000 포인트의 보너스를 지급받게 됩니다.]
[중급 악마를 3명이나 처치했습니다.]
[하급 악마를 54명이나 처치했습니다.]
[추가로 x 3 의 보너스 포인트를 지급받게 됩니다.]
그리고 온달과 다른 파티원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려 할 때였다.
갑자기 오디세우스가 내 앞을 가로막더니,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자는 뜻.
‘쯧.’
“정말 엄청난 실력자셨군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에는 같은 팀원으로 만났으면 좋겠군요.”
나도 오디세우스의 손을 맞잡아 주었다.
“마지막에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디세우스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시는 보지 말자고.’
도망간 것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후에 보인 행보는 무척 실망스러웠다.
마치 주변에서 우릴 돕기 위해 아등바등 했던 것처럼 얘기했었으니까.
‘기회주의자.’
하지만 나는 그런 속내를 내비치지 않았다.
언제 또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사이였기에.
지금으로선 그의 기회주의적인 성향을 파악했다는 것에 만족할 뿐.
“그럼 또.”
나는 오디세우스에게 가볍게 목례한 후, 그를 지나쳐 온달에게 다가갔다.
“온달님.”
“아, 렌님.”
그리고는 깊게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온달님.”
[상위리그-긴급 미션 <루에타 침공> 경기를 종료합니다.]
[파이트 머니로 217,000 P 를 지급받았습니다. (팀 ‘투지’ 수수료 93,000 P 차감)]
[기본급 +55,000 P / 승리 수당 +55,000 P / 추가 보너스 +150,000 P / 마성석 파괴 보너스 +50,000 P / 수수료 -93,000 P]
[다음 경기부터는 기본급을 70,000 P 로 책정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네요. 덕분에 살았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렌님.”
한동안 묘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온달.
그가 이내 씩 웃었다.
“상위 넘버링에서 다시 봅시다. 같은 팀으로.”
< 111화. 고결한 수정(8)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