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콜로세움의 회귀자-106화 (106/205)

< 106화. 고결한 수정(3) >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플래티넘 등급으로······.

업그레이드가 된다고?

‘미친.’

그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 파티가 반드시 마성석을 부수러 가야 했다.

플래티넘 등급.

즉, 그림자 표식과 같은 등급의 스킬을 얻을 수 있다는 거였으니까.

‘사실이군.’

온달에게서 붉은빛이 흘러나오지 않는 걸 보아,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런 정보를 제게 왜······?”

그래서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당장은 우리의 리더이긴 하지만, 결국 미션이 끝나면 언제 적으로 만날지 모르는 상황.

그런데도 이런 귀한 정보를 준다고?

하지만 그런 내 반응에 도리어, 온달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 제 말을 믿으시는 겁니까?”

“거짓말을 할 분은 아니시니까요.”

“아······. 하하, 이거 참 민망하네요. 절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군요.”

“······.”

“은혜는 태산처럼. 복수는 칼날처럼. 이게 제 지론이거든요. 아, 물론 고결한 수정을 양보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먼저 쥐는 사람이 임자죠, 하하.”

온달이 한 걸음 물러나더니 씨익 웃었다.

“전에 제가 말씀드렸죠.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그의 미소는.

“그 기회가 빨리 와서 다행입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멋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제한 시간 : 03:05:34]

[현재 생존한 플레이어 수 : 18 명]

온달과 함께 쉘터로 돌아오니, 어느새 출격 준비를 마친 플레이어들의 모습이 보였다.

동굴의 입구에 나와 있던 오디세우스가 우리 둘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아, 마침 딱 맞춰 오셨네요, 온달님. 렌님.”

“예.”

“정찰 결과는 어떠셨습니까?”

“특이 사항은 없었습니다.”

오디세우스의 물음에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애초에 피의 강화 특전 때문이었지, 정찰 목적으로 나갔던 게 아니었으니까.

다행히 오디세우스는 깊게 물어보지 않았다.

“음. 알겠습니다. 온달님, 잠시 후면 출격 예정 시간입니다.”

“예.”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우리 둘은 바로 파티원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모두들 푹 쉰 모양이군.’

뿌옇게 먼지에 휩싸인 것은 그대로였지만, 얼굴에 짙게 깔려 있던 피로감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렌님은 정말 한결같으시네요. 피곤하실 텐데 그사이에 정찰까지 다녀오시고.”

“고생 많으셨어요, 렌님.”

날 반갑게 맞이해주는 파티원들.

만난 지 고작 하루 조금 넘었을 뿐이었지만, 어느새 유대감 비슷한 게 생긴 모양이었다.

뭐, 한 번이라도 등을 지켜 준 동료라는 것엔 분명했지만.

나는 파티원들에게 고개를 저었다.

“거창하게 정찰이랄 것까지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답답해서 바람 좀 쐬고 왔을 뿐이거든요.”

“음······. 네, 뭐. 렌님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하지만 파티원들은 그다지 내 말을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진짜 정찰 안 했는데.

“자, 슬슬 모여 주시죠. 바로 작전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다행히 파티원들을 소집하는 온달 덕분에, 내게 향하던 부담스러운 눈길을 떨어트릴 수 있었다.

오디세우스 파티는 동굴 바깥에서 동그랗게 모여 있었기에, 동굴 안에는 우리 파티 뿐이었다.

“일단 대열부터 짜겠습니다. 선두는 렌님이 맡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예.”

온달의 말에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뒤로 율리안님이랑 수무아붐님.”

“예.”

“중심부엔 저랑 플로이드님, 에디든님.”

“네.”

“왼쪽을 양초풍님이, 오른쪽을 오스카님이 맡아주세요.”

“알겠소.”

“후방은 하레크누드님과 마사노부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하나만 명심하세요. 우리는 단순히 미끼로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목표는 마성석을 부수는 것.”

온달이 굳은 표정으로 파티원들을 쓸어 보았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성석을 부수고, 넉넉한 보너스 포인트까지 챙겨서 돌아갑시다. 반드시 살아서.”

온달이 내뱉은 마지막 단어가 가슴에 팍하고 꽂혔다.

‘살아서라······.’

다른 파티원들의 눈에서도 어떻게든 살아서 돌아가겠다는 결의가 느껴졌다.

동굴의 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온달.

우리는 열을 맞춰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제한 시간 : 03:02:12]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되었다.

띠링!

[보름달이 떴습니다.]

[<로브:달의 메아리> 가 달의 힘을 빌려와 모든 스텟이 5% 상승합니다.]

“몰래 다가가는 건 여기까지가 한계입니다. 성벽 위에 경계를 서는 악마들이 있거든요.”

“음. 여기서부터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예.”

루에타까지 3킬로미터를 남겨둔 상황.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이동하다 보니, 제법 근처까지 다가올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시간 싸움이겠군.’

저 멀리 성벽 위를 보니, 달빛을 맞으며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하급 악마들의 모습이 보였다.

여기서 더 나가면 분명 알아차릴 것이다.

[제한 시간 : 02:59:57]

“20분. 그 이상이 지나면 실패라고 생각하고 그냥 탈출하겠습니다.”

“예. 잘 부탁드립니다.”

온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오디세우스가 등을 돌렸다.

“갑니다. 흡!”

그리고는 루에타 요새의 성문을 향해 전속력으로 내달렸다.

“우리도 가겠습니다! 렌님!”

“예.”

온달의 외침에 나도 서둘러 오디세우스 파티의 끄트머리로 따라붙었다.

온달과 파티원들도 기민하게 내 뒤를 따라왔다.

“적 출현!”

“적이 출현했다!”

어둠 속에서 벗어난 지 500미터도 채 되지 않았는데, 루에타의 성벽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타락 천사라는 존재 덕분에 우리가 언제든 습격할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

‘정말 묘한 분위기네.’

사막 한 가운데에 혼자 우뚝 솟아 있는 루에타 요새.

근처까지 다가가니, 성벽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오디세우스의 말대로 마법 처리가 되어 있는 것이다.

【사그라드는 연홍 눈물!】

【들이치는 격류의 메아리!】

【폭루유성爆淚流星!】

【격랑하는 겨울의 향기!】

【웅크린 산신의 분노!】

그때, 주문을 영창하던 마법사들이 마법을 시전하자, 다섯 개의 마법이 동시에 날아가 성문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꽈과과과과과과광! 꽝! 꽈아아아아앙!

“······!”

“······!”

“······!”

‘엄청나네.’

물, 불, 땅, 바람.

네 가지 속성 마법이 동시에 터지며 온갖 빛깔의 향연이 펼쳐졌고.

쐐애애애애애애애애액!

먼지를 동반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우리를 덮쳤다.

로브가 터져 나갈 듯 펄럭거렸다.

‘시작이 좋군.’

먼지가 걷어지자 보이는 뻥 뚫린 성문.

만약 저 성문이 멀쩡했더라면 많은 부분에서 손해를 봤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1분 1초가 소중한 상황이었으니까.

“못 들어오게 막아!”

“광대 자식들! 여기가 어디라고!”

이미 성문 앞에는 많은 숫자의 하급 악마들이 나와 있었다.

‘악마의 눈.’

다행히 딱히 이렇다 할 만한 강자는 보이지 않았다.

녀석들 모두 죽음의 땅에서 싸웠던 열 명의 악마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

“바로 돌입합니다!”

캉! 카강! 캉! 카가강!

선두에 서 있던 오디세우스가 얼굴 위까지 방패를 들어 올리곤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

‘시작해 볼까.’

콰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나도 뇌전이 깃든 벽력섬전을 힘껏 휘둘렀다.

“으윽!”

띠링!

[플레이어 ‘옥사딘’ 을 처치했습니다.]

[<피의 흡수> 능력으로 극소량의 마력 스텟을 흡수합니다.]

[마력 스텟이 1 상승합니다.]

‘위치가 나쁘지 않은데?’

최전방에서 길을 뚫는 오디세우스와 그의 파티원들 덕분에, 내가 하급 악마들과 마주칠 때 쯤엔 이미 밸런스가 무너져 있거나, 어딘가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아무리 하급 악마들의 스텟이 높다고 하지만, 그런 녀석들을 놓칠 내가 아니었다.

서걱!

“앞사람과 절대 거리가 벌어지면 안 됩니다!”

[제한 시간 : 02:57:02]

어느새 창을 빼든 온달의 외침을 뒤로하고, 하급 악마를 죽이는 데 집중하고 있을 때였다.

“중급 악마!”

오디세우스의 외침에 고개를 돌려 보니, 한 악마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머리에 치솟은 작은 뿔과 검은 피부.

붉은 눈동자.

외형만 봐서는 하급 악마와 다를 게 없었지만.

펄럭! 펄럭!

하급 악마와 다른 점이 딱 한 가지 있었다.

‘날개가······?’

중급 악마는 검은 한 쌍의 거대한 날개가 달려 있었다.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이름 : 바놉]

[근력 : 224(+?)] [민첩 : 219(+?)] [체력 : 187(+?)]

[정신 : 123(+?)] [지력 : 33(+?)] [마기 : 193(+?)]

‘이 자식도 장난 아니네.’

중급 악마, 바놉의 능력치를 확인한 나는 혀를 내둘렀다.

거의 피넛엘과 비등비등한 수준의 능력치.

“렌님!”

그때, 온달의 외침이 귓가로 날아와 꽂혔다.

그걸 신호로 나는 곧장 오디세우스 파티의 대열에서 벗어나, 크게 우회하기 시작했다.

내 뒤쪽에서 따라오던 파티원들이 기민하게 나를 뒤쫓아 왔다.

“녀석들이 귀순한 천사를 노리고 있다! 어서 치료의 샘 입구를 막아라!”

챙! 채챙! 챙! 챙! 챙!

중급 악마의 지시에 우릴 막아서는 한 무리의 하급 악마들을 제외하고, 나머지가 한쪽 입구 앞을 가로막았다.

마력장 덕분에, 악마들에게 가로막혀 있는 입구 쪽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하에 마성석이라는 보물이 잠들어 있는 상황.

‘지하로 가는 길은······ 건물 안에 있군.’

그런 지하의 입구가 천장도 없이 맨바닥에 뚫려 있을 리 없었으니까.

보안상의 이유로 건물 안에 있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한 나는 벽력섬전을 크게 휘두르며 녀석들이 가로막은 입구를 그대로 지나쳤다.

그리고는 곧장 중앙부에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미친! 놈들이 노리던 건 천사가 아니라 마성석이었나······! 뭣들 하는 게냐! 어서 막아!”

그러자 악마들이 화들짝 놀라며 우리 뒤를 쫓아 들어왔지만.

‘이미 늦었어.’

챙! 콰직! 콰지직!

건물 입구를 지키고 있던 두 명의 악마를 단숨에 쳐내버린 나는 곧바로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부터 찾았다.

다행히 입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건물 내 복도 끝 쪽에, 지하로 내려가는 곳이 떡하니 있었던 것이다.

특이한 건 계단이 아닌, 완만한 내리막길이라는 것.

펄럭! 펄럭!

“렌님! 중급 악마 어글을 우리가 먹었습니다! 일단 지하로!”

온달의 지시에 나는 곧바로 지하로 향하는 내리막길을 향해 내달렸다.

‘엄청 좁네.’

계단은 성인 남성 다섯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폭이었다.

내려가는 거야 괜찮지만, 문제는.

‘길목에 누가 있으면 안 돼.’

이렇게 좁은 공간에선 내 실력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다는 것.

좌우로 움직일 수 없으니, 다양한 스타일로 상대에게 카운터를 치는 내게는 커다란 페널티였다.

다행히 좁은 계단에는 우리의 발소리와, 뒤따르는 악마들의 외침만이 울려 퍼질 뿐이었다.

[제한 시간 : 02:54:32]

[현재 생존한 플레이어 수 : 18 명]

내리막길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끝도 없이 이어졌다.

체감상 거의 루에타 요새의 외곽을 한 바퀴 도는 느낌이었달까.

‘지하 공동이 엄청 거대한가 본데.’

지하실이라기보단, 거대한 광장 같은 게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구조가 나올 수 없었다.

‘차라리 잘 됐어.’

마성석이 있는 지하마저도 좁았으면 아마 곤란했을 것이다.

중급 악마, 바놉을 상대하려면 결국 레이드 형태의 전술을 사용해야 할 테니까.

“수무아붐님! 따라오는 적들과의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아직 여유 있습니다!”

“가까워지면 바로 말씀을!”

“알겠습니다!”

“렌님, 아직 멀었습니까?”

“예.”

“지하 공동이 엄청나게 큰 모양이군요. 지하로 내려가기 전까지 전투는 최대한 지양하겠습니다!”

온달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일이 잘 풀리는데.’

내 입장에선 과정이 어떻게 흘러가든, 결국 지하 공동으로 향해야 했다.

그래야 마성석을 부수고, 온달이 얘기해 준 고결한 수정이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마성석을 부수면 받게 될 5만 보너스 포인트도 무척 탐 났지만, 그래도 플래티넘 등급 스킬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어차피 오디세우스의 그림자에 표식을 달아두기도 했고.’

미리 보험을 들어놨기 때문인지, 아래로 한참을 내려가는데도 그다지 불안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한참 동안 내리막길을 내달릴 때였다.

―신들 앞에서 광대 짓이나 하는 것들이! 감히 마성석을 노리다니! 모조리 갈기갈기 찢어 죽여주마!

강력한 마기가 깃든 목소리가 좁은 복도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순간 가슴이 서늘했을 정도.

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겠군.’

중급 악마의 민첩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지하 공동으로 내려갈 때까지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리막길이 워낙 비좁은 데다가, 앞서 달리며 우리를 쫓아 오던 수많은 하급 악마들에게 막혀 속도를 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내 예상과 다르게, 중급 악마가 하급 악마들을 제치고 우리 뒤에 바짝 붙어서 쫓아오는 모양이었다.

“머, 멀었습니까! 거의 다 따라 잡혔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남은 거지?’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한 지 어느덧 3분째.

달린 시간만 봤을 때는 이미 루에타 요새를 2바퀴 정도 돈 셈이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끝이 나오지 않았다.

만약 이대로 계속 나아가다가, 혹시라도 중급 악마에게 뒤를 잡히게 되면 금세 전멸하고 말 것이다.

뒤통수에 대고 때리는 공격을 막아낼 수는 없을 테니까.

그렇다고 멈춰서서 중급 악마를 상대한다?

‘그것만큼은 피해야 해.’

공간이 좁아 일대일 구도로 싸우게 될 텐데, 애초에 중급 악마의 피지컬부터가 차원이 달랐다.

결과적으로 한 명씩 죽어 나가는 건 똑같겠지.

그때였다.

‘저건!’

내 시야가 닿는 끝 쪽에서, 복도의 벽이 끝나는 지점이 보였다.

그렇다는 건.

“다 왔습니다! 앞으로 20초!”

“크흐흐흐. 모조리 죽여 주마.”

오백 미터.

“조금만 더 빨리!”

사백 미터.

삼백, 이백, 백.

‘드디어!’

좁은 내리막길을 빠져나온 나는 곧장 한숨부터 내쉬었다.

여기라면 중급 악마와 충분히 싸워 볼 만 할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면했······.’

“······?”

지하 공동의 높이는 20미터.

넓이는 루에타 요새를 지하에 통째로 옮겨 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

가운데에선 자줏빛이 뿜어져 나오는 1미터 정도 크기의 크리스탈이 보였다.

저게 아마 마성석이란 거겠지.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후후. 어서 오거라.”

지하의 공동에서 누군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이쪽으로 올 줄 알고 있었지.”

머리에 치솟은 작은 뿔과 검은 피부.

엉덩이 뒤로 얼핏 보이는 길다란 꼬리.

붉은 눈동자.

그리고 한 쌍의 검은 날개.

‘씨발······.’

지하 공동에.

중급 악마가 하나 더 있었다.

< 106화. 고결한 수정(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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