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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의 회귀자-98화 (98/205)

< 98화. 타락 천사(2) >

└님들 지금 상위 리그에서 긴급 미션 떨어졌음 ㄱㄱ!!

└오, 리그 열리는 날도 아닌데 개꿀~ 간만에 직관하겠구만.

└와 뭐임? 지금 참가자 명단 봤는데 쿠 훌린, 오디세우스, 온달 등등 상위 리그 초특급 네임드들임 ㅋㅋㅋㅋㅋㅋ

└스타 플레이어는 다 출동하네;; 바로 보러 간다 ㅂ2

└《어느 파티가 가장 먼저 사냥하나 토토하실 분들은 발할라 명예의 정원으로 오세요.》

└하여튼 콜로세움에 미친 것들. 너넨 타천사가 네 명이나 나온 건 눈에도 안 들어오냐? 천계가 어찌 되려고 ㅉㅉ..

└ㅋㅋㅋㅋ 마계 죄수 열일하누~ 평소 한두 명씩만 나왔는데, 네 명이나 나온 건 진짜 오랜만인듯 ㅎ

└다른 애들은 알겠는데 렌은 왜 낀거임? 활약하는 건 알겠는데, 이 멤버 사이에 끼는건 좀 애바 아니냐 ㅋㅋㅋㅋ 다들 상위 넘버링에서 날아다니는 네임드들인데? 쟤 심지어 출전 정지 징계까지 먹지 않았음? 렌이 저기 껴 있는거 나만 불편함?

└불편러 또 등판했네 ㅉㅉ 아직 경기 시작도 안 됐는데 뭔 ㅡㅡ 출전 정지야 말도 안되는 걸로 먹은 거고, 실력이야 미션 진행하면서 어련히 드러날텐데.. 끝날 때까진 중립 기어 박아라.

└《어느 파티가 가장 먼저 사냥하나 토토하실 분들은 발할라 명예의 정원으로 오세요.》

* * *

‘오랜만이군.’

성계 대항전 이후 처음으로 와보는 지옥 맵.

상위 리그로 올라온 이상, 언젠가 한 번쯤은 겪게 될 줄 알았지만 이런 식으로 오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게이트를 통해 넘어온 인원은 나를 포함해 총 10명.

악마의 눈으로 체크해 보니, 모두들 하나같이 스텟이 어마어마했다.

상위 리그는 스텟의 편차가 어마어마하기로 유명한 리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들어온 플레이어들의 스텟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상위 넘버링 중에서도 네임드로 군림하는 녀석들인가 본데.’

띠링!

[<긴급 미션>을 시작합니다.]

[유형 : 척살(단체 PvP)]

[게임명 : 타천사 사냥]

[맵 : 무스펠하임(특대)]

[관객 수 : 1,993 명]

[생존한 플레이어 수 : 40 명]

[죽여야 할 타천사 수 : 4 명]

[미션]

[총 네 명의 타락 천사가 마계로 도주 중입니다.]

[마계로 들어가기 전에 타락 천사를 모두 사살하세요.]

[파티 단위로 죽여야 할 타천사를 배정합니다.]

[플레이어 ‘렌’이 소속된 파티에 배정된 타락 천사의 위치는 ‘지도’에 표시됩니다.―자색빛이 흘러 나옵니다.]

[타락 천사가 마계로 들어가게 될 경우 미션에 실패합니다.]

‘천사를······ 죽이라고?’

상태창에서 지도를 눌러보니, 무스펠하임 전역이 보이는 전도가 나타났다.

오른쪽에 보니, <1 : 50,000,000> 이라는 숫자가 보였다.

아마 지도의 축척을 뜻하는 거겠지.

한마디로 1cm당 500km라는 것.

지도가 가로세로 1미터 정도였으니,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대충 5만 킬로미터 정도 된다는 뜻이었다.

‘무스펠하임이 이렇게 컸어?’

지구의 둘레가 4만 킬로미터 정도 되니까, 그보다 조금 넘는,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여기에도 문명이 있었군.’

지도 곳곳에서 성이나 도시 같은 것들이 있는 걸로 보아, 아무래도 무스펠하임엔 몬스터뿐만 아니라, 고도의 지적 생명체들도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북쪽 끝, 무스펠하임의 초입이라고 쓰여져 있는 곳에 자줏빛 점이 하나 찍혀 있었는데, 아주 미세하게 조금씩 이동하고 있었다.

아마 우리가 죽여야 할 타락 천사의 현재 위치일 것이다.

‘저걸 어떻게 죽이란 거지?’

자줏빛 점이 지도상에서는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다지만, 무스펠하임의 크기를 생각해 보면 실제로는 어마어마한 속도일 것이다.

천사들은 날개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 존재를 추살하라고?

도대체 어떻게?

하지만 그런 의문은 곧바로 시스템이 해결해 주었다.

[각 파티의 리더에게 단 1회에 한하여 사용할 수 있는 <날개 제어> 능력을 부여합니다.]

[리더를 선출해 주세요.]

‘날개 제어라······.’

이름만 들어도 대략 어떤 느낌의 능력인지 알 수 있었다.

아마 천사의 날개를 묶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거겠지.

“천사의 속도가 무척 빠르군요. 바로 리더를 선출해야겠습니다. 저는 온달이라고 합니다.”

그때, 선이 굵고 시원시원하게 생긴 미남자가 말했다.

등 뒤에 거대한 창과 활이 엑스자로 매달려 있는 남성이었다.

‘이 남자가 온달이었군.’

만나본 적은 처음이었지만, 닉네임 정도는 알고 있었다.

현재 상위 리그를 휩쓸고 있는 졸본 출신의 유명 네임드였으니까.

다른 파티원들도 나와 마찬가지였는지, 온달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양초풍이라고 하오. 나는 온달님을 리더로 추천하고 싶소.”

“하레크누드요. 나도 온달님께 한 표 주겠소.”

“수무아붐입니다. 저도 온달님께서 리더를 맡아주시길 희망합니다.”

그렇게 한 명씩 짧은 자기소개와 함께 리더 선출을 시작했다.

검객 셋, 마법사 둘, 기사 하나, 전사 하나, 궁수 둘, 창술사 하나였다.

돌고 돌아 마지막으로 내 차례가 되었다.

“렌입니다. 저도 온달님을 추천합니다.”

여덟 명 중 여섯 명이 온달을 지명한 상황.

그렇기에 나도 무난하게 온달을 골랐다.

그때였다.

“그대가 렌이라고?”

“오, 유명 네임드!”

내 닉네임을 듣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고, 모두들 날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알고 보니 하위 리그에서부터 명성이 쩌렁쩌렁 울리던 렌 님이셨군. 그나저나 상위 리그로 승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걸로 아는데, 벌써 긴급 미션에 투입되다니, 정말 대단하시오.”

“이제 두 경기인가 밖에 안 뛰지 않았어요? 근데 벌써 상위 넘버링으로 올라온 거예요?”

“지구 출신으로 상위 리그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인데······.”

어느새 내 명성이 많이 퍼져 있었던 모양이다.

아직 하위 넘버링 경기밖에 뛰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모두들 날 알고 있었다.

‘벌써 긴급 미션에 투입됐냐고?’

그리고 나 또한 파티원들이 하는 말을 통해 한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상위 넘버링 경기를 뛰는 플레이어에게만 긴급 미션이 내려지는 모양이군.’

어쩐지 1회차에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싶었다.

그나저나, 2회차의 나도 아직 하위 넘버링에서 경기를 뛰고 있는데?

‘한 번도 상위 넘버링 오퍼를 받은 적이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곧바로 그 생각을 뇌리에서 지웠다.

지금 아무리 고민해본다 한들, 답이 나올 수 없는 의문이었으니까.

“그럼 렌님도 온달님을 추천했으니, 총 일곱 분이네요. 온달님께서 리딩을 부탁드립니다.”

율리안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기사가 상황을 정리하자, 온달이 입을 열었다.

“모두들 렌님이 포함된 줄 몰랐던 모양인데, 다시 투표를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재투표요? 렌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율리안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이름 : 온달]

[성향 : 신뢰]

[근력 : 187(+?)] [민첩 : 193(+?)] [체력 : 166(+?)]

[정신 : 99(+?)] [지력 : 1] [마력 : 158(+?)]

[각성 능력 : <궁왕> <특급창술> <특급마나운용> <고급박투술> <고급추적술> <상급치료술>]

[업적 특전 : 졸본의 신성新星]

들어보니, 모두들 긴급 미션에 대한 경험이 있는 것 같았다.

반면에 나는 한 번도 경험이 없는 상태.

그렇기에 굳이 리더 자격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매 순간 옳은 판단을 내려야 하는 리더에게 있어, 경험의 부재는 뼈아플 테니까.

“전 그냥 온달님이 리더를 맡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 렌님이 고사하셨으니, 온달님께서 리더를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율리안의 말에 온달이 고개를 끄덕였다.

띠링!

[파티의 리더가 정해졌습니다.]

[리더 : ‘온달’]

[플레이어 ‘온달’ 에게 <날개 제어> 능력을 부여합니다.]

[단 1회만 사용할 수 있으며, 거리 제한은 시야가 보이는 곳까지 입니다.]

[능력의 유지 시간은 10분 입니다.]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은 무스펠하임의 북부.

자줏빛 점과는 대략 10센티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출발 전, 온달은 일단 타락 천사가 향하는 방향을 직선으로 긋고, 우리가 대략적으로 만날 수 있을 만한 위치부터 물색했다.

중간에 방향을 틀 것도 고려해, 오차 범위로 각도를 10도나 적용했더니, 어마어마한 반경을 커버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단 오차 범위 내의 영역으로 이동해, 실시간으로 타락 천사의 위치를 파악하며 경로를 수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쉽지 않겠는데.’

고작 1밀리미터만 틀어져도 50킬로미터 가까이 벌어질 테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바로 이동하겠습니다.”

그때부터 온달을 리더로 한 타락 천사 사냥이 시작되었다.

꽝! 콰과과광!

곳곳에서 화산이 터지고, 분화구에서 날아온 바위가 지면과 부딪히며 터져나갔다.

어마어마한 열기에 모두들 숨을 짧게 끊어 쉬었다.

물론 달의 메아리가 있는 나한텐 해당 사항이 없었지만.

“취익! 취이익!”

“전방에 헬오크 무리가 있네요. 다섯 마리밖에 안 되니까 그대로 돌파하겠습니다.”

성계 대항전 때와 다르게, 무스펠하임엔 각종 몬스터들로 우글거렸다.

[보름달이 떴습니다.]

[<로브:달의 메아리> 가 달의 힘을 빌려와 모든 스텟이 5% 상승합니다.]

“취익! 인간!”

3미터가 넘는 키.

검붉은 피부에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

벽력섬전의 길이와 맞먹을 만큼 거대한 도끼.

코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까지.

이 무시무시한 생명체는 놀랍게도 오크였다.

‘무스펠하임에서만 사는 헬오크.’

트롤도 가볍게 씹어 먹고, 오우거와도 맞먹는 이 무시무시한 생명체를.

“취이익!”

푹! 서걱! 푹! 푹! 푹! 쿠웅!

온달과 다른 파티원들은 아주 손쉽게 쓸어버렸다.

‘역시 상위 넘버링.’

그것도 내가 손 쓸 새 없이.

‘나도 좀 사냥을 하고 싶은데.’

그런 내 마음을 읽은 걸까.

“왼쪽에서 불개미 옵니다.”

측면의 수비를 담당하던 하레크누드의 말에 최전방에서 파티원들을 이끌던 온달이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렌님, 처리 후 합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드디어.

포인트로 스텟을 올리고 처음으로 활약할 시간이 찾아왔다.

‘빨리 피의 강화 특전을 켜고 싶어.’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

“키에에에에엑!”

불개미는 몸길이가 2미터를 넘는 거대한 개미 마수였다.

특징으로는 온몸이 불꽃으로 이글거린다는 것.

화륵! 화르륵!

‘하나 더 있었군.’

그리고 턱을 열 때마다 화염이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었다.

불의 지옥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인 만큼, 거의 모든 생명체가 불 속성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콰지지지지지직!

‘아무리 불 속성이어도 뇌전은 찌릿찌릿 할 거야.’

불개미의 숫자는 아홉.

나는 천둥의 숨결을 켜며 곧바로 녀석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서걱! 서걱! 서걱!

띠링!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1/30)]

[3분 이내에 다른 생명체를 처치하지 못하면 상승분이 초기화됩니다.]

[<피의 흡수> 능력으로 극소량의 민첩 스텟을 흡수합니다.]

‘아주 좋아.’

처치할 때마다 힘이 솟구치는 게 느껴졌다.

워낙 스텟이 높다 보니, 고작 1 스텍 올리는 것만으로도 쭉쭉 상승하는 것이다.

“키에에에에에에엑!”

동족이 죽자 불개미들이 포효하며 거칠게 달려들었지만.

‘스텟이 높다는 것만으로도 전투가 이렇게 쉽다니.’

애초에 스텟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상대였다.

거기다 피의 강화 덕분에 계속해서 강해져 가고 있으니.

서걱! 서걱! 서걱! 서걱!

몇 마리의 불개미가 몰려오든, 소용없는 짓이었다.

“와, 움직임이 엄청나시군요. 과연 최단 시간 만에 상위 넘버링까지 올라오실 만 하네요.”

순식간에 아홉 마리를 모두 처치하고 파티에 합류하자, 온달이 내게 엄지를 들어 올렸다.

“또 상대할 만한 몬스터가 있다면 제게 지시 부탁드립니다.”

“아, 그러면 혹시 전방을 맡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온달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곧장 앞으로 달려 나갔다.

시간이 없었다.

3분이 지나기 전에.

서걱!

다음 생명체를 죽여야 했으니까.

그때부터 나는 온달이 지시하는 방향으로 뚫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띠링! 띠링! 띠링!

헬오크, 헬하운드, 불개미, 심지어 최상위 몬스터인 바실리스크까지.

모두들 피의 강화 스텍의 제물이 되어 사라졌다.

그 모습에 격렬한 전투를 펼치고 있는 와중에도,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쉽다고?’

띠링!

[<청천벽력>이 발동합니다.]

꽈과과과과광!

이 정도의 힘과 움직임을 직접 겪어본 건 처음이었으니까.

어떤 공격이 들어오고, 그걸 나는 어떻게 반응할 것이며, 어느 부위를 찌르고 들어갈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그저, 내 앞에 나타나는 존재를 향해.

“취이이익! 인간!”

서걱!

창을 휘두르기만 하면 됐다.

“렌님! 체력 조절을!”

쐐액!

아주 사소한 몸짓에도 바람 터지는 소리가 났다.

‘미쳤어.’

정말 어마어마한 사냥 속도.

띠링!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30/30)]

[<피의 강화> 로 올릴 수 있는 스텟을 끝까지 채웠습니다.]

[<피의 강화>로 상승한 스텟이 30분간 유지됩니다.]

기다리던 피의 강화 특전이 켜지며 내 움직임이 정점을 찍었다.

‘하. 하하······.’

[이름 : 안우진(닉네임 : 렌)] [소속 : Team 투지]

[리그 : 상위리그]

[근력 : 203(+5)(+88)] [민첩 : 203(+5)(+88)] [체력 : 183(+5)(+70)]

[정신 : 168(+5)(+64)] [지력 : 56(+22)] [마력 : 137(+5)(+52)]

그때부터 학살이 시작되었다.

< 98화. 타락 천사(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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