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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의 회귀자-93화 (93/205)

< 93화. 진일보(2) >

한동안 멍하니 상태창을 바라보던 나는 의자에 털썩 앉았다.

세 자리를 넘어간 저 스텟창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군.’

드디어 승급전을 뛸 때 모든 특전을 다 켠 것보다.

내 기초 스텟이 더 높아진 것이다.

‘특전을 다 키면 얼마지?’

나는 곧장 종이와 펜을 꺼내, 피의 강화 특전까지 켜졌을 때의 내 스텟을 계산했다.

역천자와 차원의 성계 30퍼센트.

피의 강화 특전 30퍼센트.

천둥의 숨결로 인해 근력과 민첩 15퍼센트.

거기에 보름달이 떴다고 가정하고 달의 메아리 5퍼센트까지.

[근력 : 203(+5)(+88)] [민첩 : 203(+5)(+88)] [체력 : 183(+5)(+70)]

[정신 : 168(+5)(+64)] [지력 : 56(+22)] [마력 : 137(+5)(+52)]

“하. 하하······.”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모든 특전을 다 켜면.

근력과 민첩이 200을 넘어있었다.

‘미쳤어.’

콜로세움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보는 엄청난 고 스텟에 전율이 일었다.

상위 리그의 최강자라고 불리는 쿠 훌린?

만나보지 못했기에 얼마의 스텟을 가지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특전을 모두 켠 이후에 싸운다면 아마 내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고위 리그로 올라가도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스텟이었으니까.

‘침착하자.’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서둘러 심호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날뛰기 시작한 내 심장은, 쉽사리 잠잠해지지 않았다.

고위 리그.

그 문턱에조차 가보지 못했던 내가.

어느새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초월 리그를 생각하자 곧바로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고위 리그에 올라간다고 끝이 아니야.’

고위 리그로 올라갈 수 있다고?

근데 뭐?

아직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곳이 콜로세움이다.

높은 스텟을 가지고도 내 손에 죽었던 플레이어가 얼마나 많던가.

‘상위 리그까진 1회차의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고위 리그 이상부터는 정보가 너무 없어.’

거기다 가장 큰 문제는.

고위 리그와 초월 리그에선 어떤 미션이 나오는지.

초월 리그의 챔피언이 되는 조건이 무엇인지.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완벽한 미지의 세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냐.’

그런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스텟이라도 더 높아야 유리할 것이다.

그렇기에 여기서 스텟을 더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제 훈련을 통해 스텟을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

저주셋을 착용하고 훈련하면 오르기야 하겠지만, 기껏 해봐야 한 달에 1포인트 올릴 수 있을까 말까.

1씩 올린다고 가정해 봐도 1년을 해봤자 12포인트 밖에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효율이 너무 떨어져.’

예전이라면 울며 겨자 먹기로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훈련에 매진했겠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플레잉 코치 시스템.

그리고 피의 흡수.

새로운 무기가 두 개나 있었으니까.

‘플레잉 코치로 들어오는 포인트가 계속 늘고 있어.’

첫 달에 들어온 게 763 포인트였고,

세 번째 달에 들어온 게 2,684 포인트였다.

그런데 이번 달에는.

‘벌써 5천 포인트가 넘게 들어왔네.’

상승률이 무시무시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몇 년 안에, 달마다 10만 포인트 이상 들어올 것 같았다.

‘저 기간을 더 단축시킬 방법이 없을까.’

나는 검지로 테이블을 톡, 톡 두드렸다.

결국 팀 투지 소속 플레이어들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건데.

훈련법은 더 이상 손 볼 곳이 없을 정도로 완성됐고.

‘남은 건 아이템과 스킬 뿐이야.’

내가 번 골드를 그들에게 투자하는 게 과연 맞을까?

나는 종이에 슥슥 투자 대비 효율을 적어 나갔다.

일 인당 얼마의 골드를 투자해야 할 것이고, 그로 인해 내가 벌게 될 포인트가 얼마나 될지.

하지만 내 고민은 길지 않았다.

‘나 혼자 투자해서는 답이 없어.’

골드는 교환이 가능하고, 이후에도 많이 벌 자신이 있지만.

그래도 손해가 너무 커, 도저히 수익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쾅!

“안우진님!”

집무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아세리안이 헐레벌떡 들어왔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흠칫 놀랄 정도.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모습이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순간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렇게 당황하는 아세리안의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안우진님······.”

“예.”

“안우진님······?”

“······?”

얼마나 당황했는지 내 이름만 부르며 쉽게 말문을 떼지 못하는 아세리안.

그래서 나는 가장 먼저 그녀를 진정시키기로 했다.

“일단 침착하시죠.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떻게 된 거예요?”

“예?”

“지금 안우진님 스텟이요. 갑자기 엄청나게 오르셨던데······?”

아.

그것 때문에 이렇게 놀란 거였나.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큰일이라도 난 줄 알았네.

“아, 네. 그동안 모아뒀던 포인트를 썼거든요.”

“모아뒀던 포인트요?”

“네.”

그러자 아세리안이 빠르게 눈을 깜빡깜빡거렸다.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모아둔 포인트로······ 스텟을 110까지 끌어올리셨다고요?”

“예.”

입을 벌린 채 멍한 표정을 짓는 아세리안.

그녀의 반응에 나는 피식 웃었다.

하긴.

거의 90만 포인트가량을 모았다는 뜻인데, 그런 미친놈이 존재할 거라고 어느 누가 생각할까.

당장 나만 해도 누군가가 90만 포인트를 모아서 최근에 스텟을 올렸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믿지 못할 것이다.

그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서, 설마 콜로세움에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으셨다는 건 아니죠?”

“맞는데요.”

“세상에······!”

내 말에 아세리안이 탄성을 내질렀다.

얼마나 놀랐는지 양손으로 입을 막은 채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세상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셨어요? 그러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

“스텟이 80을 넘으면 올리기가 힘드니까요.”

“아, 아무리 그렇다 해도······. 혹시 인생 2회차라도 되시나요? 어떻게 그런······.”

“······.”

아세리안의 말에 내심 뜨끔했다.

실제로 2회차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그래서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세리안이 고개를 내저었다.

“에휴. 무슨 헛소리람. 시간을 되돌아왔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릴. 아무튼, 정말······ 대단하시네요.”

다행히 아세리안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역시.’

그 모습에서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여신인 그녀조차도 시간 회귀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상황.

그래서 께름직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왕이 날 회귀시켜준 이유가.

도대체 뭐 때문이었을까.

뭐, 어쨌든.

“운이 좋았습니다.”

솔직하게 얘기해줄 순 없었기에, 그 한마디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그······ 스킬들은 어떻게 되신 거예요? 전 지금까지 포인트를 골드로 바꿔서 구입하신 줄 알았는데.”

“아, 경기 중에 운 좋게 고가의 아이템들을 많이 얻었거든요. 중개 거래소에 팔아서 스킬들을 산 거였죠.”

“와. 상상만 해봤지,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한 거였구나······. 안우진님이라면 분명 고위 리그까지 올라가실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고작 5개월 만에 고위 플레이어 수준까지 올라오실 줄이야······.”

아세리안의 가냘픈 어깨가 잘게 떨렸다.

무척이나 흥분한 모습.

물론 이해는 됐다.

상위 플레이어가 있는 팀을 중견급으로 본다면, 고위 플레이어가 나오는 순간 대형급 팀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극악의 확률이지.’

랜덤 뽑기로 나온 플레이어들 1천 명 중에 한 명이 상위 리그로 올라올까 말까 했다.

당장 팀 투지를 예로 들어 봐도, 264 명의 플레이어가 소속되어 있지만 나밖에 상위 플레이어가 없으니.

그렇게 적은 숫자의 상위 플레이어들 중에서 고위 리그로 올라가는 자는 100명 중에 한 명 나오는 수준이다.

확률적으로 보자면 대략 10만 명을 랜덤 뽑기 해야 1명 나올 수 있다는 것.

‘대한민국 현역 군인 숫자가 60만이라면, 6명 정도밖에 안 되는 거지.’

4성 장군의 숫자가 육해공 포함해서 7명이니, 그보다도 적은 극악의 비율이었다.

그만큼 오르기 어려운 곳을, 상위 리그에 올라온 지 고작 6개월 정도 밖에 안 된 내가 들어가게 생겼으니, 아세리안이 저렇게 흥분하는 것이리라.

그렇게 한동안 기쁨에 잠겨 있던 아세리안이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좀 진정이 되셨습니까.”

민망하다는 표정이 된 아세리안.

“흠, 흠. 제가 너무 정신이 없다 보니, 실례를 했네요. 바쁘실 텐데 저는 이만 나가볼게요.”

‘슬슬 얘기를 꺼내 볼까.’

“아세리안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네?”

“혹시 골드를 투자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투자요? 안우진님한테요?”

아세리안이 눈을 치켜떴다.

“아뇨. 팀 투지 소속 플레이어들에게요.”

“음.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나는 그녀에게 구상했던 것들을 설명했다.

“훈련 시스템은 이미 완성되어 있죠. 이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그럼 전력을 강화 하기 위해서 남은 건 장비와 스킬 뿐이죠. 그래서 말인데, 저렴하면서도 가성비 좋은 장비, 그리고 시너지가 좋은 스킬들을 지금 있는 팀원들에게 투자할 생각이 없냐는 겁니다.”

아까 전, 내가 생각했던 생각의 연장선이었다.

나와 아세리안은 엄밀히 말하면 동업자 혹은 협력자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플레잉 코치 시스템을 통해 많은 포인트를 벌게 된다면, 그녀 또한 이득을 볼 거라는 건 너무나도 뻔한 사실.

나 혼자서 골드를 투자하면 수익성이 안 나오겠지만, 그녀가 함께 골드를 대 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었다.

“음······. 무슨 취지에서 하신 말씀인지는 알겠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손해가 너무 막심하지 않을까요?”

한동안 고민하던 아세리안이 고개를 내저었다.

나처럼 투자 대비 손해 보는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에 대한 해결 방법이 있습니다. 장비를 아예 사주는 것이 아닌 대여해주는 거죠.”

“대여를 해준다고요?”

“네. 효율이 좋은 장비들을 사놓고, 경기에 출전할 때만 빌려주는 거죠. 물론 경기장에서 죽으면 장비도 잃게 되겠지만, 그래도 모두에게 한 벌씩 사주는 것보단 훨씬 손해가 적을 겁니다.”

“아······.”

“그리고 말 그대로 투자입니다. 당장 처음에는 손해를 보겠죠. 하지만 아시지 않습니까. 결국 장비와 스킬을 지원해준 덕분에 저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상위 리그로 올라온다면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내 말에 아세리안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현재 팀 투지에 상위 플레이어가 나 하나밖에 없어서, 더 잘 알 것이다.

내가 벌어오는 포인트가, 나머지를 전부 다 합친 것보다 많다는 것을.

“만약 아세리안님이 투자하실 의향이 있다면, 저도 1천만 골드를 내놓겠습니다.”

아세리안이 어느 정도 흥미를 보인다고 생각한 나는 승부수를 던졌다.

“······1천만 골드씩이나요?”

“예. 팀이 빠르게 커질수록 제가 받는 포인트도 많아지니까요.”

한동안 고민에 빠져 있던 아세리안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음······ 좋아요. 안우진님께서 그런 거금을 투자하시겠다는데, 명색이 팀의 주인인 제가 빠질 수 없죠.”

‘됐어.’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걸로 플레잉 코치를 통해 들어오는 포인트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질 것이다.

플레이어들에게 골드를 투자해 아이템과 스킬을 맞춰주기로 아세리안과 합의한 이후.

팜에 특수 대련장이라는 새로운 건물이 생겼다.

기존의 대련장 레벨을 만렙까지 찍어야 만들 수 있는 건물인데, 내 요청에 의해 아세리안이 지어준 것이었다.

‘아주 좋아.’

그냥 싸울 수 있는 링만 존재하는 대련장과 다르게 특수 대련장에선 정글, 사막, 늪지대, 온갖 지형을 구현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더욱 실전처럼 대련을 할 수 있다는 것.

나는 새로 지어진 특수 대련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그동안 스텟을 올리기 위해 훈련하던 시간들을 모조리 대련 스케줄로 바꾼 것이다.

이제는 훈련으로 스텟을 올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니까.

밀림의 한복판.

울창한 풀숲 사이에 숨어 있던 나는 순식간에 주창범에게 달려들어 단검을 휘둘렀다.

챙! 챙! 채챙! 푹! 푹! 푹! 푹! 푹!

“헉, 허억. 타, 타임! 형! 끄악! 잠시······끅!”

방패를 쳐내고, 그의 복부에 단검을 찔러넣길 십여 차례.

도망가지 못하도록 어깨를 꽉 쥐고 있던 손아귀 힘을 풀자, 다리가 풀린 주창범이 스르륵 고꾸라졌다.

이걸로 오늘만 20번째 죽음.

피를 쏟으며 미동도 하지 않던 주창범이, 잠시 후 파르르 떨며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그의 배에 난자되어 있던 칼자국은 모두 사라져 있었다.

“하. 우진이형. 도무지 형의 돌파를 막아낼 수가 없어요.”

“왜 막을 수 없습니까.”

“움직임이 너무 사기에요. 방향 전환이 너무 빨라서 도저히 제가 따라갈 수가 없어요.”

주창범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가 한번 고갯짓을 할 때마다 이마에 맺힌 땀이 주변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그럼 저 같은 암살자를 만나면 그냥 죽어줄 겁니까?”

“그건 아니지만······.”

“후, 이번에도 제가 설명해 줘야겠군요. 해결 방법은 두 개 입니다. 첫 번째로 빠른 무게 중심 이동. 이걸 배워도 저만큼 방향 전환을 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 방패를 내밀 순 있을 겁니다.”

내 설명에 주창범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집념이 엿보였다.

“빠른 무게 중심 이동이라······.”

“두 번째는 공간 자르기입니다. 아무리 단련해도, 결국엔 자기보다 더 빠르고 날렵한 플레이어들을 만나기 마련이죠. 그럴 때 저는 그들이 필수적으로 지나야 할 공간을 차단합니다.”

“필수적으로 지나야 할 공간을 차단한다고요?”

고개를 갸웃하는 주창범을 일으킨 나는 그에게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 혹은 여기. 어디에 서 있든 상관없습니다. 방패가 가로막고 있는 각도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 공간으로 파고들어 공격해야 하죠. 자, 지금 여기 있죠? 제가 그쪽으로 파고들어 볼 테니까, 이쪽에 검을 찔러 넣어 보겠습니까?”

“넵!”

나는 최대한 느리게 움직여 주창범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는 내가 찍어준 포인트로 날아오는 주창범의 공격이, 어떻게 내 움직임을 막아내는지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아! 이런 식으로 차단한다는 거군요!”

“물론, 격렬하게 싸우는 와중에는 매 순간마다 어떤 타이밍에 어느 공간을 차단해야 하는지 계속해서 바뀔 겁니다. 그걸 파악하려면 기본적으로 상대의 움직임이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하구요. 실전에서 사용하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할 겁니다.”

“네!”

“오늘 대련은 여기까지 하죠. 고건하님 보고 들어오라고 전해주시겠습니까?”

“앗!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 말에 주창범이 희희낙락하며 특수 대련장을 빠져나갔다.

강도 높은 대련에 진이 빠지던 찰나에 다음 사람 차례가 와서 무척 기쁜 모양이었다.

이곳에서 내가 팀원들에게 가르치는 건 검, 도, 창, 활, 단검 등등 다양한 무기에 대한 상대법.

그리고 돌격, 암습, 침투 같은 다양한 스타일들의 대처법이었다.

그로 인해 나는 다양한 무기술과 스타일을 연습할 수 있어서 좋고, 팀원들은 그로 인해 각종 무기술에 대한 상대법을 배울 수 있기에 일석이조였다.

“후······. 벌써 제 차례입니까.”

그때, 특수 대련장 한쪽에서 고건하가 한숨을 내쉬며 나타났다.

피로감에 찌들어 있는 얼굴.

‘요즘 좀 빡세게 하긴 했지.’

대련 시간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다른 플레이어들이 엄청나게 갈려 나가고 있었다.

< 93화. 진일보(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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