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닮은 두 사람(8) >
순간적으로 악마에게서 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어마어마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마치 한줄기 섬광이 스쳐 지나간 것 같았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뒤이어 고막을 때리는 엄청난 굉음.
무시무시한 뇌전이 사방을 휩쓸고 지나갔다.
‘벽력!’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이전에 한 번 겪어본 적 있던 감각이기에, 재빨리 뒤로 피해서 망정이었지, 잘못했으면 온몸이 조각나서 죽을 뻔한 것이다.
―크흐흐, 대단하구나, 정말 대단해! 이런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니!
어마어마한 위력에 악마도 헛웃음을 터트릴 정도였다.
‘다행이야.’
장담할 수 있었다.
초감각이 보내는 신호가 아니었으면 나는 절대로 저 공격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 예상이 맞았어.’
지금까지 초감각이 보내온 신호는 단 두 번.
내 분신에게서 벽력이 터질 때와.
바로 지금.
두 상황의 공통점은 딱 하나였다.
‘즉사에 준하는 공격을 받을 때 발동되었다는 것.’
아무래도 즉사할만한 상황에서는 초감각이 신호를 보내준다는 가설이 맞는 것 같았다.
이건, 정말 엄청나게 값진 정보였다.
왜냐하면.
더 이상 벽력에 대한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으니까.
‘최선을 다해 괴롭혀 주지.’
물론 고작 두 번으로 확신할 순 없지만.
방금 벽력이 터졌으니, 확률적으로도 당분간은 안전할 것이다.
콰지지지지지지지직!
나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악마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승리 조건1 : 에덴에 소환된 악마를 처치하라]
[제한 시간 : 01:16:27]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되던 와중이었다.
물론 내게만 지루하고, 악마 입장에선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일 테지만.
―허억, 허억. 이 지독한 새끼. 헉, 네 놈만큼은 허억, 어떻게든 죽이고야 말겠다. 허억.
천둥의 숨결 탓에, 녀석이 빠르게 지쳐갔다.
물론 녀석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남은 체력 : 26%]
내 체력도 이미 바닥을 찍은 지 오래.
‘후우. 얼마 남지 않았는데.’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녀석을 끝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문제는 내가 뚫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치우나 키아라 역시 상위 플레이어.
내가 뚫린다고 해서 그들이 쉽게 죽진 않겠지만, 자칫 잘못해서 악마가 두 사람의 스킬까지 복제하면 이 전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녀석이 키아라나 고치우에게 향하는 것 만큼은 어떻게든 막아내야 했다.
“테루오미님!”
“말하시오!”
“잠시만 교대를!”
내 말에 바로 달려오는 테루오미.
“헉, 잘 부탁합니다!”
그가 안정적으로 악마를 막아서는 걸 본 나는 빠르게 후방으로 달려갔다.
마침 피의 강화 특전도 끝나가는 상황.
병사들을 학살해, 체력도 채우고 피의 강화 특전도 다시 활성화 시킬 생각이었다.
콰지지지지지지직!
“기사님! 그 악마가 또 옵니다!”
“젠장! 모두들 물러서지 마라! 지금까지처럼 방패를 들고 밀어붙이는 것에 집중한다!”
키아라와 고치우를 지나 병사들에게 쇄도하자, 적 병사들이 방패를 들어 올렸다.
마력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병사들이 방패로 내 창을 막을 가능성은.
아예 없었다.
서걱!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
한번 창을 휘두를 때마다 몸이 빠르게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헐떡이던 호흡도 안정화되었고, 폭주하던 심장 박동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후우. 좀 살겠네.’
그 빠른 회복에, 나도 모르게 희열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띠링!
[<피의 강화> 유지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피의 강화> 로 상승한 스텟이 초기화 됩니다.]
때마침 피의 강화 특전이 종료되며, 스텟이 대폭 깎여나갔다.
그와 동시에, 빠른 속도로 스텍이 쌓여갔다.
‘대충 회복했으니까 피의 강화 특전만 켜고 다시 교대해야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병사들을 학살하고 있을 때였다.
“크윽!”
등 뒤에서 들려오는 테루오미의 신음 소리.
슬쩍 뒤를 돌아보니.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는 테루오미의 모습이 보였다.
└와 ㅋㅋㅋㅋㅋ 렌이 30분 가까이 혼자서 막아내던걸 테루오미는 1분도 못 버티네 ㅋㅋㅋㅋㅋ
└테루오미랑 렌의 수준 차이가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것 같던데, 왜 저렇게 다른 결과가 나오는 거임?
└아니 오히려 상대가 바뀌자마자 악마가 더 강해진 느낌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렌이랑 테루오미랑 둘 다 기초가 좋아서 수비가 뛰어남. 대신 테루오미는 단순히 잘 막는 수준이고, 렌은 상대 스타일에 따라 카운터를 쳐서 상성으로 먹고 들어가는 게 있음. 그래서 렌은 잘 버텼고, 테루오미는 압도적으로 밀리는 거임.
└한마디로 테루오미는 스타일이 단조로운데, 렌은 되게 다양하다는 거잖아?
└고작 그거하나로 저렇게까지 차이가 난다고?
└렌도 악마랑 맞다이 까면 개발림 ㅇㅇ 근데 상대의 강점은 최대한 억누르고, 약점을 공략하는 역상성 스타일로 나오니까 가능한 거ㅎ
└팀 투지 교육 시스템 한 번 보고 싶다ㅠ 요즘 투지 애들 기본기도 짱짱하고 성장률도 엄청 높던데.. 도대체 어떻게 키워야 저런 플레이가 가능한 거지?
띠링!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30/30)]
[<피의 강화> 로 올릴 수 있는 스텟을 끝까지 채웠습니다.]
[<피의 강화>로 상승한 스텟이 30분간 유지됩니다.]
고작 여섯 번의 창질만으로 피의 강화 특전을 켠 나는 곧장 악마를 향해 짓쳐들어갔다.
“테루오미님! 다시 교대를!”
“고, 고맙소.”
다행히 테루오미가 무너지기 직전에 나와 바통 터치를 했기에, 악마가 키아라와 고치우에게 향하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다행이야.’
테루오미 입장에서는 악마를 막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야 초감각과 마력장이 있어서 고치우와 키아라의 엄호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지만, 테루오미는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지는 몰랐지만.
―허억, 네 놈이 언제나 걸림돌이구나. 조금만 더 있었으면 끝낼 수 있었거늘.
내가 다시 창끝을 겨눈 채 견제를 시작하자, 악마가 으르렁댔다.
‘이번에는 방해하는 수준이 아닐 거야.’
나는 녀석의 말을 무시한 채 부지런히 움직이며 녀석을 괴롭힐 뿐이었다.
그리고 내가 계속해서 몰아붙일수록.
녀석의 얼굴에 당황이라는 감정이 깃들었다.
[남은 체력 : 87%]
내가 피의 강화 특전을 다시 켜고 온 순간, 애초에 이 전투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허억, 헉, 이럴 수가. 분명히 방금 전까지만 해도, 헉,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어떻게!
이전보다 훨씬 더 쌩쌩해진 상태였달까.
반면에 악마는 움직임이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확연하게 느려졌다.
마의 체력 구간,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생명의 번아웃이 시작된 것이다.
챙! 채챙! 챙! 챙!
―이번에도, 허억. 네 놈이냐! 어째서! 어째서 자꾸 중요한 순간마다 네 놈이, 쿨럭.
내 창을 막아내던 악마가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울부짖는 녀석의 목소리엔 다양한 감정들이 들어 있었지만.
푹!
나는 철저하게 무시한 채 녀석에게 창을 휘두를 뿐이었다.
띠링!
[<벽력>이 발동합니다.]
때마침 발동된 벽력.
순간 엄청난 뇌전이 사방으로 뻗어나갔고.
쐐애애애애애액!
내가 휘두른 창의 궤적은 한줄기 섬광이 되었다.
그 무시무시한 공격을 체력이 다 빠진 악마가 피할 가능성은.
꽈아아아아아아아앙!
전혀 없었다.
띠링!
[플레이어 ‘헬리퍼’ 를 처치했습니다.]
[승리 조건1 : 에덴에 소환된 악마를 처치하라]
[제한 시간 : 00:59:16]
[승리 조건1을 달성하셨습니다!]
온몸이 터져 나가고.
얕게 솟아오른 뿔이 돋보이는, 악마의 머리가 바닥을 굴렀다.
녀석을 처치하자마자 나오는 알림 콜.
‘후.’
나는 그제야 꾹꾹 눌러 담아두었던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타임 어택 미션도 끝났고.
카이로시아도 안전한 곳으로 보냈다.
이제 남은 건.
[승리 조건2 : 악마를 소환한 어둠의 교단 소속 교인들을 모조리 처치하라]
[남은 교인 수 : 193,666 명]
저 20만이라는 생명체를 모조리 죽이는 것뿐.
학살에 대한 죄책감 같은 것은 없었다.
시스템이 죽이라고 지정하면.
난 그저 죽일 뿐.
“이, 이럴 수가! 신께서 보내주신 사자님이!”
“안 돼!”
악마를 처치한 나와 키아라, 고치우는 곧장 주변의 병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테루오미 혼자서 막아내던 녀석들.
그걸 네 명이서 했으니, 얼마 못 가 그 많던 병사들을 시체로 만들 수 있었다.
“고생 많으셨어요, 렌님!”
“혼자서 그 괴물을 막아내시다니!”
“과연 네임드라고 할 만한 실력이었소.”
주변이 소강상태에 빠지자, 고치우와 키아라, 테루오미가 감탄하며 다가왔다.
그들의 말에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세 분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아, 정말 쉽지 않았네요.”
가볍게 숨을 돌리는 키아라.
마력을 제법 많이 썼는지, 안색이 좋지 않았다.
고치우도 계속해서 화살을 쏘느라, 손끝에서 핏물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후방에서 병사들을 막아냈던 테루오미도 제법 지쳐 보였고.
“조금만 더 고생하죠. 정 힘드신 분들은 잠시 에덴 밖에서 휴식을 취하셔도 좋습니다.”
“렌님은 계속 진행하시게요? 가장 무리를 많이 하셨잖아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키아라에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버틸 만 합니다. 저는 바로 움직일 테니, 지금부터는 따로 행동하시죠.”
“알겠어요. 에덴 남부로 가다 보면 호수 하나 있죠? 거기를 세이프티 존으로 할게요. 싸우다가 휴식이 필요하면 그쪽으로 오시면 돼요.”
“예. 그럼.”
키아라와 대충 만날 장소를 정한 나는 곧장 에덴의 내성 쪽으로 향했다.
다른 경기 때와 다르게 날 위협할 존재도 없고, 시간도 널널한 상황.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 챙겨야 할 것들이 있었다.
‘이 정도 도시 국가를 운영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골드가 필요하지.’
이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바로, 이곳에 쌓여 있는 골드들을 챙기는 것.
마침 블랙 허브를 팔아 챙긴 골드도 떨어져 가고 있었는데, 이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었다.
‘교국이니까 아마 교황청에 쌓아놨을 거야.’
플레이어들에게 있어, 이런 미션은 보너스 스테이지와 같았다.
아이템이나 골드를 챙기기에 무척 좋은 상황이었으니까.
길 곳곳에 널려 있는 시체와, 파란 불길이 일렁이는 건물들.
그리고 코끝을 찌르는 피비린내까지.
‘치열한 전투였겠군.’
곳곳에 하위 플레이어들이 펼쳐놓은 전투의 흔적들로 가득했다.
“이교도다!”
“악마가 내성 쪽으로 간다! 어서 지원 병력을!”
콰지지지지지지직!
내성으로 통하는 성문 앞에서 불을 끄거나 시체를 수습하던 병사들을 단숨에 베어버린 나는 곧바로 교황청으로 향했다.
교황청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 내성에서 가장 큰 건물이 교황청으로 쓰일 것이라는 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었으니까.
‘어디에 있으려나.’
교황청 내부로 들어온 나는 달려드는 생명체들을 모조리 죽여가며 방을 하나하나 뒤지기 시작했다.
주민이 거의 30만에 육박할 정도로 거대한 도시답게, 교황청의 크기도 으리으리했다.
“이놈! 이교도 주제에 감히 신성한 곳에 발을 붙이다니!”
“해럴드 경이 안에서 치료를 받고 계신다! 이곳에서 놈을 반드시 막아야 해!”
내부로 향할수록 흑기사의 비율이 높아졌다.
녀석들을 죽이며 방을 하나씩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1층 로비에서 왼쪽 끝 방으로 들어간 나는 눈을 크게 치켜떴다.
‘어?’
“어?”
병사들을 죽이며 들어온 방 안에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녀석이 나를 발견하자마자 몸을 일으키며 협탁에 놓인 검을 집어 들려고 했지만.
우당탕탕탕!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녀석을 바닥에 패대기칠 수 있었다.
“오랜만이군, 해럴드.”
“크윽. 젠장! 간절히 죽이고 싶었던 녀석을 하필 이런 상황에!”
녀석은 승급전 경기에서 만났던 팔라딘, 해럴드였다.
나는 녀석의 등을 무릎으로 찍어 눌렀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하나씩 꺾으며 물었다.
뿌드득!
“궁금한 게 있는데. 이 도시를 운영하며 얻은 골드는 어디에 있지?”
“끄윽! 그걸 내가 너에게 말할 것 같으냐!”
뿌드득!
“골드는 어디에 있지?”
“끄아아아악!”
해럴드가 대답하는 걸 완강히 거부하며 입을 닫아버렸지만 상관없었다.
뿌드득!
어차피 입을 열게 될 테니까.
“내가 이 손가락만 꺾고 나서 끝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해. 손가락을 다 꺾은 다음엔 하나씩 자를 거야. 아, 발에도 10개나 달려 있지. 그다음엔 눈을 뽑을 거고, 그다음엔 코를 부술 거야. 그리고 관절을 하나씩, 하나씩······.”
뿌드득!
“끄아아악!”
“박살을 낼 거야. 어때, 얘기할 마음이 좀 드나?”
“퉤! 어서 죽여라!”
해럴드가 내게 피 섞인 침을 뱉었다.
“······좋아. 지금부터 굳이 물어보지 않을 테니, 말 하고 싶으면.”
나는 인벤토리에서 고통 증폭의 물약을 꺼냈다.
“크릅. 쿨럭, 쿨럭.”
그리고는 녀석의 입 속으로 콸콸콸 부어 넣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뿌드드드득!
“끄으윽!”
“언제든지 말하라고.”
나는 그때부터 흑기사에게 내가 말한 순서대로 하나씩 하나씩 진행해 나갔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다 부러뜨리고.
잘라내고.
그리고 관절을 하나씩 부수려고 할 때였다.
“자, 잠깐······!”
해럴드가 눈물범벅이 된 상태로 악을 쓰며 입을 열었지만.
뿌드득!
내 양손은 멈추지 않았다.
“으아악! 자, 잠깐만! 얘기를! 얘기를 할 테니······.”
뿌드드득!
“끄윽! 서, 성전! 성전 바닥을 살펴보면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성전이라고 대답하는 해럴드에게서 붉은빛이 흘러나왔다.
그 모습에 나는 피식 웃으며 무릎을 90도로 꺾었다.
뿌드드드득!
어디서 거짓말을 하고 있어.
“아아아악! 말했잖아! 그런데 왜!”
뿌드드득!
“끄아악! 사, 사 층 대주교실! 대주교실에 있는 책장을 젖히면 있다고! 진짜로! 제, 제발 그만!”
이번엔 붉은빛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진작 그렇게 나올 것이지.’
악마의 눈이 있는 이상, 내게 거짓말은 통하지 않았다.
고래고래 비명을 지르느라 목소리가 완전히 가버린 해럴드.
녀석의 목을 쳐 깔끔하게 죽여 준 나는 곧바로 교황청의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엔 5개의 방이 있었는데, 가운데에 있는 방이 제일 커다란 걸로 보아, 대주교실인 것 같았다.
‘책장을 젖히라고 그랬지.’
대주교실로 들어간 나는 벽 한쪽에 붙어 있는 책장을 밀었다.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조그만한 문을 열었을 때였다.
“······!”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을 의심했다.
그곳엔.
한눈에 보기에도 어마어마할 정도로 엄청난 골드와.
‘저게······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대충 봐도 등급이 높아 보이는 아이템들.
그리고.
‘분명 마계에 있어야 할 아이템인데······!’
파랗게 빛나는.
가면 조각이 있었다.
< 84화. 닮은 두 사람(8)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