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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의 회귀자-82화 (82/205)

< 82화. 닮은 두 사람(6) >

└왔다!!!!!!!! 그분이 왔다고!!!!!!!!!!!!!!!!!!!!!

└야 시발 ㅋㅋㅋㅋㅋ 맵이 에덴밖에 안 보이는데도 천둥소리만 듣고 왔구나 직감함 ㅋㅋㅋ

└속보 : 하위 리그 게임 메이커, 마음 졸이면서 보다가 발할라에서 숨 쉰 채 발견.

└가즈아아아아아아아아!! 싹 쓸어버리자고!

└도대체 누군데 이렇게 발광을 함? 또 나만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위 리그 한 번도 안 본 뉴비 발견!

└반응 개웃기넼ㅋㅋㅋㅋ 다들 미쳐 날뛰는 것 봐. 누가 보면 대단한 네임드라도 온 줄 ㅋㅋㅋㅋ

└대단한 네임드 맞는데?

[현재 생존한 플레이어 수 : 7 명]

[상위 플레이어 도착 까지 : 00:20:37]

“이봐요! 조금만 더 힘을 내요! 상위 플레이어들이 왔어요!”

카이로시아의 말에 검은 로브 사내가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저 천둥소리 들리죠! 저거 상위! 상위 플레이어라구요!”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카이로시아의 말이 꼬였다.

‘살 수 있어.’

사람이라는 게 참 신기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는데.

희망이 생기자마자 온몸이 가벼워진 것이다.

카이로시아의 말에 검은 로브 사내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륵!

“더 밀어붙여! 조금만······끄아악!”

“파란 불꽃이 다시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백부장님! 이러다 다 타죽습니다!”

“상관없어! 영광스럽게 싸우다 죽으면 신께서 우리를 거둬, 큰 복을 내리실 것이니!”

“거룩한 밤의 세계를 위하여!”

‘저 또라이들!’

카이로시아는 저도 모르게 교양 없는 단어를 떠올렸다.

교단이 세운 도시 국가라더니, 완전히 광신도들 소굴이었다.

일반 병사들이 이럴 정도라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원 병력은! 왜 지원 병력이 안 오는 것이냐!”

“배, 백부장님! 아무래도 다른 이교도들이 추가로 들어온, 헉!”

“뭐야, 왜 그래!”

“저, 저기를······!”

꽈아아아아아아앙! 꽈아아아아아아앙!

한밤중임에도 어마어마한 빛줄기가 하늘로 솟구쳤다.

번뜩이는 섬광에, 골목길을 가득 메운 채 방패로 밀어붙이는 병사들이 한순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볼 정도였다.

‘지금이야!’

【새벽 폭풍 아래 부서지는 이슬의 조각!】

고속 영창으로 빠르게 완성된 마법이 한순간에 병사들을 덮쳤다.

콰과과과과과과과광!

얼마 남지 않은 마나를 쥐어짜 사용한 광역 마법의 효과는 대단했다.

병사들이 단말마도 내뱉지 못한 채 팔다리 할 것 없이 온몸이 터져나간 것이다.

“이쪽으로!”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검은 로브 사내가 파란 불기둥을 만들며 병사들 사이를 해쳐 나갔다.

덕분에 탈출할 수 있게 된 골목길.

대로 쪽으로 나와 성벽으로 향하려던 카이로시아와 검은 로브 사내가 우뚝, 걸음을 멈춰 섰다.

“······!”

“······!”

그리고 보게 된 광경.

‘저게······ 안우진이라고?’

온몸에서 퍼져 나오는 새빨간 뇌전.

그리고 주변에서 끊임없이 흘러 들어가는 붉은 안개.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다섯 줄기의 벼락과.

간간이 솟아오르는 빛의 기둥까지.

순간 카이로시아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병사들을 학살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인세에 강림한 악마 같았다.

‘마, 말도 안 돼.’

저 사람이.

저렇게나 강했다고?

분명 팜에서 대련할 때만 해도 조금만 더 있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지금 모습을 보면, 자신과 같은 마법사 열 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안우진을 상대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저게······ 상위 플레이어.’

그러자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안우진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제가 상위 리그로 올라가면, 그때부턴 제게 예의를 갖춰 대해주시겠어요?

―최대한 빨리 상위 리그로 올라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담담하게 읊조리던 안우진.

그는 비아냥댄 게 아니었다.

그저.

멋모르고 까부는 카이로시아의 응석을 받아준 것일 뿐.

순간 카이로시아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내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을까.’

그제야 이해가 됐다.

왜 아세리안 여신님이, 안우진의 말이라면 껌뻑 죽었는지.

왜 2기수 플레이어들과, 그 외의 다른 플레이어들이 안우진을 향해 그렇게 경외심을 보였는지.

저 모습을 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앙!

“이, 이럴 수가······! 이게 인간이 보일 수 있는 위용이란 말인가!”

진심으로 싸우는 안우진의 모습을 보면.

콰지지지지지지지지직!

“사도님들을! 어서 사도님들을 모셔······끄윽!”

경외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을 테니까.

“······.”

고개를 돌리니, 검은 로브 사내도 싸우는 것을 잊은 채 멍한 표정으로 안우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심정도 아마 비슷하겠지.

하위 리그의 컨텐더라고 하는 건, 예비 상위 플레이어라는 의미.

그런데 막상 실제로 본 상위 플레이어의 수준은.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이, 인간이 아니야······!”

“도망쳐! 빨리!”

“모두 물러서지 마라! 거룩한 밤의 세······ 크윽!”

자신들과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였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앙!

* * *

저 멀리, 에덴 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불기둥이 솟구치고,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위 플레이어들이 있는 거였어!’

갑작스럽게 악마가 소환되어 서킷 브레이커가 터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하위 플레이어들이 미션에 실패하면서 악마가 소환된 모양이었다.

그렇다는 건.

‘카이로시아······!’

저 안에 카이로시아가 있다는 거겠지.

순간 나는 그림자 표식에서 카이로시아를 지운 걸 후회했다.

어차피 경기에 들어가면 새로운 사람들로 그림자 표식 목록을 추가할 거란 생각에, 바로 전날 카이로시아와의 대련에서 사용했던 것이다.

‘이미 지나간 일이야. 최대한 빨리 가는 수밖에.’

에덴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최대한 빨리 가야 한다.

카이로시아가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하급 악마를 상대로 이길 순 없을 테니까.

“누구냐!”

“정지! 이곳은 지금 들어갈 수 없다!”

에덴의 성문 앞에 도착하자 경비병들이 나를 막아 세웠다.

나는 망설임 없이.

서걱!

그들에게 벽력섬전을 휘둘렀다.

띠링! 띠링! 띠링! 띠링!

전속력으로 에덴까지 달려오느라 바닥을 찍었던 체력이.

서걱!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녀석도 이교도다! 전투 준비!”

“거룩한 신의 행사를 방해하려 하다니! 천벌이 두렵지 않더냐!”

“신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 이교도를 처단하라!”

콰아아아아앙!

나를 막아서는 병사들을 도륙한 후, 성문을 부수고 내부로 들어갔다.

그러자, 엄청난 숫자의 병사들이 나를 바라보더니 무기를 겨누기 시작했다.

띠링! 띠링!

[중급신 ‘루디악’님이 서브 미션을 걸었습니다.]

―[email protected]#$ 과 [email protected]#$ 사이에 있는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를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미션 내용이 들어 있어 받을 수 없는 서브 미션입니다.]

[중급신 ‘루디악’님이 서브 미션을 걸었습니다.]

―10분 안으로 외성의 중심부까지 이동할 것.

[보상 : 100,000 P]

‘아 알았다고.’

아까부터 계속해서 울리는 서브 미션 창.

아무래도 하위 플레이어 중에 루디악이 아끼는 녀석이 있는 모양이었다.

지금 위태로운 상황이기에, 저렇게 거금을 들여 중심부로 이동하라고 하는 거겠지.

‘나도 지금 당신 못지않게 급한 상황이거든?’

체력 흡수를 할 수 있어서 전력 질주해온 나와 다르게, 다른 상위 플레이어들은 체력 조절을 하다 보니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

그러다 보니, 나 혼자서 카이로시아를 찾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루디악이 대충 중심부라고 힌트를 주긴 했지만, 에덴은 안티푸스보다 5배 이상 거대한 성.

중심부의 크기만 해도 안티푸스와 맞먹을 정도였다.

[승리 조건1 : 에덴에 소환된 악마를 처치하라]

[제한 시간 : 01:38:02]

전력으로 달려온 덕분에 악마 처치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좀 있는 상황.

‘어그로를 최대한 끌면서 들어가야겠어.’

안티푸스의 거의 모든 병력이 중심부로 몰려가고 있으니.

일단 하위 플레이어들이 받을 압력부터 줄여야 한다.

[서브 미션을 수락하였습니다.]

그러려면.

‘개 난장판을 만들어버려야지.’

콰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나는 마력을 아끼지 않고 과감하게 뇌전을 뿌리며 빼곡하게 몰려있는 병사들 사이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미 성계 대항전의 경험을 통해, 다수에게 창을 휘두를 경우 벽력이나 청천벽력의 발동 확률이 상승한다는 것을 알아냈기에.

띠링!

[<벽력>이 발동합니다.]

꽈아아아아아아앙!

이렇게 많은 숫자의 병사들은 오히려, 내게 좋은 먹잇감에 불과했다.

마침 벽력이나 청천벽력은 무척 요란하기에, 적의 시선을 끌기에도 좋은 스킬들.

“어, 엄청난 강자다! 사도님을! 사도님을 모셔 와라!”

“신이시여! 미천한 종을 굽어살피시옵소서!”

“악마다! 악마가 틀림없다!”

벽력섬전이 한번 번뜩일 때마다 다섯 명에서 열 명의 병사들 목이 날아갔다.

하지만 내 압도적인 무력에도, 병사들은 눈이 뒤집힌 채 달려들었다.

‘지들이 악마를 소환해 놓고, 누구 보고 악마래.’

나는 아무 거리낌 없이 녀석들에게 창을 휘둘렀다.

어차피.

[승리 조건2 : 악마를 소환한 어둠의 교단 소속 교인들을 모조리 처치하라]

[남은 교인 수 : 229,666 명]

결국 이 안에서 살아나갈 수 있는 녀석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서걱! 서걱! 서걱!

벽력과 청천벽력이 반복해서 터지는 동안, 나는 끊임없이 중심부로 파고들었다.

“헤르세벨그의 이교도여! 안 그래도 너를 심판하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제 발로 찾아오다니!”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음성.

힐끗 바라보니, 승급전 경기를 치를 때 헤르세벨그에서 만난 팔라딘이 내게 쇄도하고 있었다.

나는 녀석에게 그저.

‘그때의 날 생각하고 덤비는 거라면.’

무심하게 벽력섬전을 그을 뿐이었다.

서걱!

‘곤란하지.’

기초 스텟 자체는 얼마 안 올랐을지 몰라도.

띠링!

[발리노르인 ‘칼로스 아드리안 폰 루델리온스’ 를 처치했습니다.]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특전으로 인해 상승하는 스텟이 어마어마해, 승급전을 치를 때보다 총 스텟이 119 포인트나 오른 상황.

녀석은 내가 전력으로 휘두른 한 번의 공격조차 제대로 받아낼 수 없었다.

순식간에 팔라딘을 두 동강 낸 나는 계속해서 창을 휘둘렀다.

“이럴 수가! 칼로스 사도님이!”

“모두 정신 똑바로 차려라! 저 이교도를 처치하는 자에겐 신께서 큰 복을 내릴 것인즉!”

“도망치지 마라! 신께서 우릴 시험······끅!”

서걱!

미친 광신도 새끼들.

안티푸스의 평원에서 펼쳐졌던 전투와 다르게, 적 병사들은 부나방처럼 내게 달려들었다.

무언가에 대한 믿음은.

때론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을 연출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거겠지.’

띠링!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앙!

뇌전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적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일반 병사든, 백부장이든, 흑기사든.

아니면 팔라딘이든.

서걱!

내 창을 피해내는 존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렌님!”

“이미 한바탕 하고 계셨구려.”

때마침 도착한 다른 상위 플레이어들이 합류하면서 전투의 양상은 더욱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다.

“예. 일단 이곳을······?”

싸아아아아아아-

알싸하게 풍겨오는 마기.

나는 마기가 느껴지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는, 마기를 뿌려대며 손톱을 휘두르고 있는 악마, 그 악마의 공격을 막고 있는 검은 로브 사내.

그리고 카이로시아가 있었다.

‘저 개새끼가.’

감히 내 소중한 포인트 수급원을.

빠아아아악!

악마의 공격에 검은 로브 사내가 벽으로 튕겨 나가고.

카이로시아를 향해 손톱을 휘두르고 있었다.

나는 전광석화를 사용하며, 곧장 악마가 있는 방향으로 바닥을 박찼다.

띠링!

[<벽력>이 발동합니다.]

[1초 동안 민첩이 +50% 상승합니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앙!

때마침 이동 중에 벽력이 터지며 순간적으로 내 몸이 무시무시하게 빨라졌다.

비록 1초 밖에 되지 않아 금세 풀렸지만, 악마가 카이로시아에게 손톱을 휘두르기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속도 그대로.

악마에게 창을 찔러 넣었다.

“······!”

카이로시아에게 향하던 공격을 순간적으로 틀어, 내 창을 막아낸 악마.

녀석은 몇 걸음 뒤로 밀려났을 뿐, 별다른 타격이 없어 보였다.

‘악마의 눈.’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이름 : 헬리퍼]

[근력 : 148(+?)] [민첩 : 151(+?)] [체력 : 117(+?)]

[정신 : 99(+?)] [지력 : 1(+?)] [마기 : 142(+?)]

[종족 특전 : 하급 악마의 피]

‘씨발.’

녀석의 스텟을 보는 순간 나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모든 특전을 다 켠 나보다도 훨씬 높은 스텟.

거기다 방금 녀석에게 창을 찔러 넣으며 느꼈다.

이 자식, 생각보다 단단하다.

‘잘 죽지도 않겠어.’

악마가 창을 막아낸 팔뚝을 힐끗 보더니, 씨익 웃었다.

나는 녀석에게 눈을 떼지 않은 채 카이로시아에게 물었다.

“괜찮습니까.”

“아······. 네에.”

“일단 뒤쪽에 있는 상위 플레이어들에게 몸을 의탁하세요.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줄 겁니다.”

언제 악마가 다시 달려들지 모르는 상황.

나는 일단 그녀부터 대피시키고자 했다.

“네. 조심하세요.”

카이로시아가 곁에 쓰러져 있던 자신의 동료를 주섬주섬 챙기더니, 이내 빠른 걸음으로 멀어졌다.

‘후.’

카이로시아가 멀어지고 나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급 악마가 날 무시한 채 그녀를 노린다면, 온전하게 막아낼 자신이 없었으니까.

그때였다.

―후후후.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 혹시 아나?

“······?”

―오랜만이구나. 렌이여.

악마가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누구지?’

애초에 이번 생애에선 악마를 만난 게 처음이었다.

녀석이 날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크흐흐, 보아하니 날 알아보지 못하는 모양이군. 아덴마하에서 너에게 신세를 졌지.

아덴마하라면 빛의 이면 경기를 펼쳤던 곳인데.

거기서 이런 녀석을 만난 적이 없는······?

설마?

“······레기아?”

< 82화. 닮은 두 사람(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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