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콜로세움의 회귀자-55화 (55/205)

55화. Greatest Of All Time(5)

└아니 미친 새끼가 그걸 킬딸하네ㅡㅡ

└저걸 뺏겨? 나가 뒤져라 그냥 ㅂㅅ들 머리는 뭐하러 들고 다니냐?

└(과도한 욕설로 인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ㅋㅋㅋㅋㅋ 댓글 개꿀잼. 팝콘 먹으면서 보는 중임다.

└초반에는 렌 욕 존나 했는뎈ㅋㅋㅋ 무림은 이제 우승 못할거 아니까 편-안.

└(과도한 욕설로 인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그거지!!! 지구 우승 가즈아!! 우승만 하면 형이 진짜 해달라는거 다해줄게 진짜 앞으로 지구 애들만 키운다 그니까 제발 우승 가자!!

└야이 개X끼야 기분 좋냐? 기분 좋아? 시발 저따위 킬딸이나 하고 다니는 새끼 똥꼬나 핥으면서 평생 살아라.

└(과도한 욕설로 인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뭐라고 하길래 계속 삭제되는거얔ㅋㅋㅋㅋ

―아, 하위 리그 경기를 보면서 감탄한 적이 별로 없는데, 오늘 여러 번 감탄하게 되네요.

―네, 저도 그렇습니다. 사실 초반에 지구인들을 규합해 네임드를 사냥하지 않고, 웨스테로스의 플레이어들 위주로 죽이고 다니기에 이번 경기의 승리를 포기한 줄 알았습니다만.

―그게 사실은 엄청나게 효율적인 플레이였던 거죠. 네임드 분신들의 스텟이 아무리 낮아졌다고 해도 초반부터 쉽게 죽일 순 없을 거라는 걸 예측하고 가장 경계해야 할 웨스테로스 플레이어들부터 죽이러 다닌 거였죠.

―네, 그러더니 분신들의 체력이 어느 정도 떨어지자마자 귀신처럼 알아채고 네임드들을 사냥하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2킬째!

―특히 시구르드의 분신을 죽이던 순간이 가장 소름 돋았습니다. 자기 혼자선 뚫지 못할 거라는 걸 단숨에 계산해내곤 곧장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섰죠. 그 결과로 자기의 분신을 유인해 결국 킬까지 가져갔습니다. 저런 직관력은 수많은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가지기 어려운데요. 도대체 어떤 식으로 훈련해야 저런 결과물이······.

* * *

시구르드의 분신을 죽였다는 알림창을 본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번 경기의 가장 큰 난관을 넘어선 것이다.

이걸로 웨스테로스와 지구의 킬 수가 동률을 이루었다.

“이 개자식이!”

지금까지 열심히 레이드하던 보스를 뺏긴 탓인지 웨스테로스인들이 눈에 불을 켠 채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여유분으로 준비해 두었던 창부터 꺼내 들었다.

[현재 생존자 수 : 1,472 명]

[킬 수 현황]

[1위. ‘웨스테로스’ 2킬]

[1위. ‘지구’ 2킬]

[2위. ‘무림’ 1킬]

[2위. ‘알프하임’ 1킬]

남은 플레이어의 숫자는 1,472명.

현재 이곳에 있는 웨스테로스인은 150명 정도였다.

그렇다는 건 여기 있는 웨스테로스인이 거의 전부라는 것.

‘아예 여기서 변수를 지워버려야겠어.’

마침 상황도 나쁘지 않았다.

콰지지지지지지직!

한쪽에서 내 분신이 웨스테로스인들을 학살하고 있는 상황.

거기다 웨스테로스 녀석들은 시구르드를 상대하느라 많이 지쳐 보였다.

이렇게 된 거 이 자리에서 웨스테로스인들을 모두 죽여야겠다.

‘어차피 분신도 아직 5명이나 남았고.’

마음을 먹은 나는 곧장 뇌전을 뿌리며 창을 휘둘렀다.

서걱!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잘려 나간 팔과 목이 허공을 날았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전력을 다해 창을 휘둘렀다.

그 누구도 내 창의 범위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일방적인 살육의 현장.

그럼에도 웨스테로스인들은 끈질기게 덤벼들었다.

“이 개새끼!”

동시에 날아드는 세 개의 검.

세 명의 검객이 내게 달려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 검들은 내게 닿지 않았다.

챙! 채챙! 서걱!

띠링!

[<피의 강화> 유지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피의 강화> 로 상승한 스텟이 초기화 됩니다.]

검객들을 베는 걸 마지막으로 온몸에서 흘러넘쳤던 힘이 급격하게 사라져갔다.

내 움직임이 순식간에 느려졌다.

콰지지지지지직!

챙! 채챙! 챙! 챙!

원래대로라면 죽었어야 할 녀석들이 내 창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그걸 본 웨스테로스인들이 소리쳤다.

“녀석이 지쳤다! 이대로 밀어붙여!”

‘쯧. 벌써 30분이 다 됐군.’

나는 곧장 공격 스타일을 바꿨다.

저돌적으로 녀석들 사이를 파고들며 되는대로 죽여대던 방식에서 한 명씩 차분하게 죽이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그러자 이전보다 죽이는 속도는 확연하게 줄어들었지만, 다시 피의 강화 스텍이 쌓이기 시작했다.

띠링! 띠링! 띠링! 띠링!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1/30)]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2/30)]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3/30)]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

그리고 실시간으로 내 몸도 점점 빨라져 갔다.

그 모습을 본 웨스테로스인들이 경악했다.

“미친! 다시 강해진다!”

“저 자식은 대체······!”

띠링!

[<벽력>이 발동됩니다.]

꽈아아아아아아앙!

순간 어마어마한 뇌전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충격파가 발산됐다.

벽력의 범위에 있던 다섯 명의 플레이어들이 온몸이 터져 죽어 나갔다.

오늘의 첫 벽력이었다.

“제······ 젠장······. 10경기를 우리가 챙길 수도 있었는데······.”

서걱!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28/30)]

체념한 채 작게 읊조리는 플레이어의 목을 베는 걸 마지막으로 나는 웨스테로스인 사냥을 끝냈다.

주위를 둘러보니, 200명 가까이 됐던 웨스테로스인들이 어느새 30명도 채 남지 않은 상태였다.

심지어 그 30명도 내 분신에게 도륙당하고 있는 상황.

아마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저들이 시선을 끌어주고 있는 사이 어서 자리를 떠야겠다.

‘이걸로 잠재적 경쟁자 처리는 끝났고.’

이제 다른 네임드 분신들을 사냥하러 갈 시간이었다.

[현재 생존자 수 : 851 명]

[킬 수 현황]

[1위. ‘웨스테로스’ 2킬]

[1위. ‘지구’ 2킬]

[1위. ‘무림’ 2킬]

[2위. ‘알프하임’ 1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킬만 추가하면 된다.

그러면 적어도 웨스테로스와 동률이 될 경우의 수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나는 곧장 남아있는 네임드 분신들을 찾아 나섰다.

―아, 살아남은 웨스테로스 성계 플레이어의 숫자가 몇 명 되어 보이지 않습니다. 앗, 마침 렌의 분신이 죽인 웨스테로스 플레이어가 마지막 생존자였다더군요.

―렌이 웨스테로스의 킬을 뺏는 걸 넘어, 아예 뿌리째 뽑기로 작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걸로 지구의 우승이 한 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챙! 채챙! 채애앵! 챙! 챙!

마침 근처에서 또 다른 네임드 분신을 레이드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의 모습이 보였다.

나카츠쿠니인들이었다.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이름 : 길가메쉬(분신)]

[성향 : 개척]

[근력 : 77(+?)] [민첩 : 80(+?)] [체력 : 78(+?)]

[정신 : 66(+?)] [지력 : 54(+?)] [마력 : 65(+?)]

[각성 능력 : <특급검방술> <특급검술> <특급살기> <특급마나운용> <특급박투술>]

[특전 : 반신半神의 혈통]

‘얘네는 가장 상성 안 좋은 애를 골랐네.’

중갑에 방패를 들고 있는 길가메쉬의 분신에게 암살자 계열과 근접 물리계열이 대다수인 나카츠쿠니는 상성이 좋지 않았다.

두꺼운 중갑과 방패 때문에 분신에게 유효타를 먹이기 쉽지 않달까.

심지어 스텟의 밸런스도 분신들 중에서는 가장 좋다 보니, 나카츠쿠니인들이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서걱!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29/30)]

나는 곧바로 나카츠쿠니인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150명이나 됐지만, 거의 대다수가 피를 흘리고 있는 상태.

한마디로 체력이 거의 다 빠져있다는 것이다.

광역 공격이 장점인 내게, 이들은 너무나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이었다.

띠링!

[플레이어 ‘하치무라 루이’ 를 처치했습니다.]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30/30)]

[<피의 강화> 로 올릴 수 있는 스텟을 끝까지 채웠습니다.]

[<피의 강화>로 상승한 스텟이 30분간 유지됩니다.]

마침 피의 강화 특전도 다시 켜진 상황.

그때부터 대학살이 펼쳐졌다.

콰지지지지지직!

“끄악!”

“으아아악!”

“저 괴물 자식이 또!”

단번에 엄청난 피가 흩뿌려지며, 고기 타는 냄새가 났다.

그 누구도 내 창을 막아내지 못했다.

―렌이 다음 네임드 분신 사냥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곧 사냥에 성공할 것 같습니다.

―길가메쉬의 분신을 죽이는 순간 이번 경기의 결과에 상관없이 지구 성계의 우승이 확정됩니다. 예, 여러분. 최약체 성계라며 온갖 멸시와 조롱을 받던 지구가······ 결승선에 한 걸음 걸쳤습니다.

―이런 날을 경험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지구가······ 지구가 우승이라니······!

단숨에 나카츠쿠니 플레이어들을 찢어버린 나는 길가메쉬와의 전투에 돌입했다.

챙! 콰지지지직!

길가메쉬는 전형적인 기사 타입.

두꺼운 중갑과 방패로 공격을 막고, 맞받아치며 싸우는 스타일이다.

복싱으로 치자면 인파이터랄까.

이런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의 공략법이 존재했다.

아킬레우스처럼 미친 듯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데미지를 쌓아가며 장기전을 펼치던가.

‘아니면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누르던가.’

그리고 내 선택은 후자였다.

쾅!

내 창이 녀석의 방패에 부딪히며 둔탁한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자 길가메쉬의 분신이 눈을 크게 치켜떴다.

내 창에 담긴 힘이 지금까지 상대했던 녀석들이랑 차원이 달랐던 것이다.

‘그런데 난 근력만 높은 게 아니거든.’

쾅! 쾅! 쾅! 쾅! 쾅! 쾅!

콰지지지지지직!

나는 엄청난 속도로 방패를 내려쳤다.

한번 내리칠 때마다 방패가 조금씩 구겨졌다.

―렌이 길가메쉬의 분신을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길가메쉬가속수무책으로당합니다오이럴수가곧있으면지구가!우승을!

―아아, 침착하세요. 너무 흥분하셨습니다.

―지금침착하게생겼습니까? 지구가······ 0.1% 확률이었던 지구가······!

지이이이이잉!

녀석이 급하게 방패에 마력을 불어 넣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마력 상쇄 덕분에 단숨에 녀석의 마력을 찢으며 방패를 때린 것이다.

‘어딜!’

그러자 녀석이 내 품에 파고들어 롱 소드를 휘두르려 했지만, 그것 마저도 난 허용하지 않았다.

곧바로 뒤로 빠지며 계속해서 창을 휘둘렀다.

나보다 느린데, 리치에서도 차이가 심한 상황.

그렇다면?

‘뒤지게 맞아야지.’

쾅! 쾅! 쾅! 쾅! 쾅! 쾅! 쨍!

한참을 두들기자, 결국 방패가 박살이 나며 녀석의 왼팔이 잘려 나갔다.

그리고 방패가 사라진 이상 녀석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서걱!

띠링!

[@!#[email protected]

# ‘길가메쉬(분신)’ 을 처치했습니다.]

길가메쉬의 분신이 정수리부터 세로로 쪼개지며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아냈다.

‘하.’

이걸로······.

지구의 우승은 확정이다.

―결국 지구가 우승을 확정 짓습니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이 사건은 앞으로 콜로세움에 엄청난 지각 변동을 남길 겁니다.

―예? 갑자기요? 방금 전까지 그렇게 흥분하셨던 분 맞습니까?

―보상을 잊으셨습니까? 확률에 따라 차원 특전의 규모가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무려 0.1%의 확률을 뚫고 지구가 우승한 겁니다. 아직 지구가 얻을 정확한 보상 내용이 풀리진 않았습니다만, 아마 엄청난 차원 특전을 얻게 될 겁니다.

―오······ 하위 리그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지구 플레이어들의 전력이 전체적으로 상승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예. 그렇게 숫자가 많은 만큼, 앞으로 지구인 플레이어들의 활약도 더욱 많아지겠지요!

[현재 생존자 수 : 82 명]

[킬 수 현황]

[1위. ‘지구’ 3킬]

[2위. ‘웨스테로스’ 2킬]

[2위. ‘무림’ 2킬]

[3위. ‘알프하임’ 1킬]

[3위. ‘졸본’ 1킬]

[3위. ‘바빌론’ 1킬]

남은 플레이어의 숫자는 82명.

그리고 분신은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앙!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뒤이어 날아온 충격파가 내 머리를 흩날렸다.

‘내 분신.’

―묘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렌의 분신이 가장 먼저 사냥당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가장 오래 버텼네요.

―음······ 모든 분신들이 참가자들의 평균 스텟으로 조정되면서 오히려 스텟이 깎이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지요. 모두들 원래 실력의 절반 정도밖에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렌의 분신은 오히려 스텟이 오른 것 같은데요?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럼 렌의 스텟이 참가자들의 평균보다 낮았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기엔 지금 분신의 움직임이 어마어마한데요?

―그렇긴 합니다만, 이럴 땐 렌과 분신의 스텟을 비교해야죠. 근데 제 눈이 틀리지 않았다면 분신의 근력이나 속도가 더 뛰어난 것 같습니다.

―예? 그럴 리가······.

나는 빛줄기가 뻗어져 나온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내 분신을 죽일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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