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초신성(2)
[경기 시작!]
시작 콜이 울림과 동시에 나와 빅터는 약속이라도 했다는 듯이 서로를 향해 다가갔다.
‘그사이 장비 업그레이드가 많이 됐네.’
처음 만났을 때 봤던 빛바랜 검은 온데간데없고, 윤기가 가득한 검과 제법 좋은 품질의 가죽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다.
경험 많은 중년 용병 같은 모습에서, 돈이 많은 중년 용병 같은 모습으로 변했달까.
“허허, 우리가 인연이긴 인연인가 보구만. 잘 지냈는가?”
제법 거리가 가까워지자 빅터가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빅터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2주 만이군요.”
“자네가 아르웬을 죽였다는 소식에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네. 설마하니 그 아르웬을 죽일 줄 몰랐군.”
“아는 사람이었습니까.”
“아, 같은 팜에 있던 녀석이 하도 많이 얘기해줘서 말이야. 그 친구가 알프헤임 출신이거든. 껄껄.”
빅터가 유쾌하게 웃었다.
뭐야.
한 번이라도 싸워본 줄 알았네.
하긴, 싸워봤다면 빅터가 살아있었을 리 없다.
그녀는 정말 괴물이었으니까.
“그래서 무척 아쉽다네. 경기 후반에 한 번 붙어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다행히도 그녀를 상대했던 자네를 다시 만났군. 이번 기회에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겠어.”
빅터의 말에 나는 피식 웃었다.
뭘까, 저 근거 없는 자신감은.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창을 고쳐 잡았다.
더 이상 빅터와 잡담을 나누고 싶지 않았다.
내 머릿속엔 녀석을 죽일 생각으로만 가득한 상태.
그럼에도 곧장 달려들어 창을 휘두르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녀석이 여유 부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으니까.
‘그 모습, 언제까지 가나 두고 보자고.’
여기서 나는 빅터라는 싹을 아예 잘근잘근 밟아버릴 생각이었다.
그가 여유를 부릴수록, 패배 후의 아픔이 클 것이다.
‘가서 이불킥을 하게 만들어주지.’
“쯧. 여전히 까칠하구만. 좋아, 그럼 한 번 놀아볼까?”
내가 창을 고쳐 쥐는 모습에 빅터가 혀를 차며 검을 들어 올렸다.
나는 처음부터 엄청난 마나를 끌어올려 창에 담았다.
콰직- 콰지직-
이 싸움.
길게 끌고 갈 생각이 없었다.
‘단숨에 부숴버리자.’
마음을 먹은 나는 빅터를 향해 달려들었다.
챙! 콰직-
빅터 또한 웃음기를 뺀 얼굴로 내 창을 받아냈다.
아니, 받아내려고 했다.
“헉!”
전력을 다해 휘두른 창은 빅터의 검을 가볍게 밀어냈다.
거기에 뇌전까지 담겨져 있어 빅터가 몸을 움찔, 떨었다.
단 한 번 공격을 주고받은 것만으로도 녀석과 나의 실력 차가 드러났다.
챙! 챙! 챙! 챙! 챙!
한번 승기를 잡은 나는 엄청난 속도로 빅터를 몰아붙였다.
녀석은 단순히 검을 잘 다루는 것을 넘어, 싸울 줄 아는 녀석이다.
시간을 줘 봐야 변수만 생겨날 뿐.
내가 정신없이 몰아붙이자, 빅터는 어떻게든 나를 떼어놓기 위해 무리하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견고했던 빅터에게 빈틈이 생겨났다.
서걱-
“끅!”
그리고 난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허무하게 잘려 나가는 빅터의 오른팔.
빅터가 급하게 왼손을 뻗어 그의 허리춤에 달린 시미터를 꺼내 들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왼손 또한 잘라 주었다.
서걱-
소름끼치는 피륙음과 함께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빅터의 양 팔.
“이, 이게······.”
빅터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전에 만났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실력 차가 벌어진 것이다.
녀석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이미 한번 겨뤄봤기에 서로의 실력을 대충 알고 있던 상태.
하지만 빅터는 상식선에서 보일 수 있는 성장을 보여주었지만, 나는 회귀를 하지 않는 한 보일 수 없는 급성장을 이뤄냈다.
초등학생 때의 라이벌이 중학교 리그에 참가해서 프로급의 실력을 보여준 거나 마찬가지랄까.
“이, 이렇게 격차가 많이 날 리가······.”
빅터가 양팔이 잘려 나간 채 무릎을 꿇었다.
압도적인 내 실력에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
완벽하게 전의를 상실한 모습.
“다음에 다시 만나면 반드시 죽여드리겠습니다.”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빅터의 목에 창을 휘둘렀다.
[6경기 9라운드가 종료되었습니다.]
[‘렌’ 승리!]
[잠시 후 10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준비하십시오.]
빅터의 목에서 뿜어져 나온 피들이 붉은 꽃가루처럼 사방으로 흩날렸다.
이걸로 붉은 깃발전의 빚은 갚았다.
그리고 더 이상 하위 리그의 컨텐더 중에는 내 상대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했다.
이제 10라운드를 치를 차례.
명색이 16강인 만큼, 네임드를 만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상관없어.’
비록 아르웬과 싸울 때처럼 피의 강화 30% 뻥튀기를 받진 못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길 자신이 있었다.
[6경기 11라운드를 시작합니다.]
[렌 vs 겐조]
[3초 후 경기가 시작됩니다.]
10라운드의 상대였던 낭인족을 격파하고 11라운드에 올라오자 제법 유명한 플레이어를 만났다.
검은색 닌자복을 입고, 복면을 쓴 채 곡도를 쥐고 있는 암살자 플레이어.
‘말하기 무섭게 네임드가 나오는군.’
녀석은 나카츠쿠니 출신의 네임드, 겐조였다.
[2초 후 경기가 시작됩니다.]
암살자답게 은신 후 암습을 필승 전략으로 사용하며, 검술 수준이 뛰어나고, 암기도 잘 다룬다.
특이사항으로 짧은 순간 분신술을 사용할 줄 알고, 때에 따라선 연막탄도 사용한다.
‘아세리안의 분석표에 그렇게 적혀 있었지.’
그녀가 건네준 분석표를 떠올리자, 새삼 아세리안이 고마웠다.
[1초 후 경기가 시작됩니다.]
네임드들은 단 한 번 공격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승패가 갈리는 초인들의 싸움.
그렇기에 미리 상대방의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승률이 크게 오를 것이다.
‘악마의 눈.’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이름 : 겐조]
[성향 : 중용]
[근력 : 41(+?)] [민첩 : 87(+?)] [체력 : 51(+?)]
[정신 : 77(+?)] [지력 : 22(+?)] [마력 : 63(+?)]
[각성 능력 : <고급은신술> <고급암기술> <최상급검술> <상급단검술> <최상급마나운용> <최상급살기> <고급투척술> <상급치료술>]
네임드답게 무려 고급에 이른 능력이 세 가지나 됐다.
심지어 각성 능력에 고급 은신술이 들어가 있었다.
원래는 스킬로 배워야 하지만, 생전부터 은신술이 뛰어난 플레이어들은 각성 능력에 은신술이 들어가 있었다.
[경기 시작!]
경기 시작 콜과 동시에 겐조의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이내 사라졌다.
400미터 가까이 떨어져 있었기에 녀석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원형 경기장의 중심부로 걸음을 옮기자, 미세한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모든 신경 감각을 증폭시켜주는 초감각이 있는데도 아주 작게 들릴 정도였다.
‘확실히 은신 실력이 뛰어나네.’
사락- 사락-
암살자 플레이어들은 공격 패턴이 단순하다.
은신 후 암습.
거의 원 패턴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런데도 네임드가 됐다는 건 그 뻔한 패턴을 아무도 공략하지 못했다는 거지.’
사락- 사락-
나는 눈을 감고 숨을 꾹, 참았다.
고요한 상태로 집중했다.
그러자 흐릿했던 상대방의 위치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녀석의 위치는······.
‘어딜!’
챙!
나는 급하게 뒤로 돌아 빈 허공을 향해 창을 휘둘렀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어둠 끝자락에서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온몸을 나처럼 칠흑 같은 검은색으로 둘러싼 겐조가 그곳에 있었다.
내가 녀석의 암습을 막아내자 겐조의 눈썹이 씰룩했다.
‘절대 안 놓친다.’
겐조가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날리려는 순간 뇌전을 머금은 내 창이 녀석의 도주로를 잘랐다.
그리고 시작된 난투.
챙! 채앵! 챙! 스겅-
콰직- 콰직-
암살자답게, 참을성과 정신력이 대단했다.
빅터마저도 움찔하게 했던 뇌전 공격이 녀석에겐 전혀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데미지는 계속 쌓이고 있겠지.’
지금쯤 곡도를 쥔 팔이 저릿저릿할 것이다.
하지만 녀석의 암습을 막아내고 전면전을 펼치고 있음에도 쉽지 않았다.
검술 실력은 빅터보다도 떨어지지만.
쐐애애액!
예상하지 못한 방향에서 날아오는 저 암기 공격이 문제였다.
‘그래, 도망가라.’
사각에서 날아오는 암기를 피하느라 공격이 끊긴 사이, 겐조가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다시 어떻게든 어둠 속에 몸을 숨기려는 것이다.
녀석의 민첩이 87이나 되다 보니, 거리가 순식간에 벌어졌다.
골목길 쪽으로 향하더니 모퉁이를 도는 겐조.
나는 포기하지 않고 녀석을 쫓아갔다.
그리고 모퉁이를 도는 순간이었다.
휘익-
침묵 속에서 겐조의 검이 나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녀석에게 창을 휘둘렀다.
그때였다.
나를 향해 쇄도하던 겐조의 검.
그런데 마지막 순간 겐조의 몸이 두 개로 나뉘어졌다.
두 명의 겐조가 사각을 점하며 내게 검을 휘둘렀다.
‘분신술이군.’
솔직히 언제쯤 쓸까 기다리고 있었다.
녀석에겐 최후의 한 수일 테니까.
나도 녀석에게 숨겨두었던 한 수를 꺼냈다.
‘침묵의 망토.’
순간적으로 은신을 쓰면서 몸을 틀었다.
침묵의 망토는 공격 판정을 받는 순간 은신이 풀리지만 상관없었다.
사라진 건 아주 찰나의 순간이지만, 겐조는 내 움직임을 놓쳤을 것이다.
‘역시.’
그러자 지금껏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겐조의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아르웬에겐 단 한 번도 통하지 않았지만, 침묵의 망토는 명색이 1티어 스킬.
상위 리그의 높은 넘버링 경기까지 가도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말까 하는 고급 스킬이었다.
그리고 초근접 거리에서 아주 잠깐이라도 내 모습을 놓친 순간,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나는 분신까지 두 명의 겐조가 펼치는 공격을 피하며 빠르게 창을 휘둘렀다.
푹-
손끝으로 갈비뼈를 꿰뚫는 느낌이 전해졌다.
이젠 네임드들도 내 상대가 되지 않았다.
띠링!
[현재 생존자 수 : 4 명]
[6경기 11라운드가 종료되었습니다.]
[‘렌’ 승리!]
[잠시 후 12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준비하십시오.]
* * *
└아니 씨바, 명색이 네임드라는 새끼가 고작 지구 출신한테 지냐? 아, 네임드라는 이름이 아깝다. 병신 새끼, 나가 뒤져라.
└엌ㅋㅋㅋㅋ 나카츠쿠니에 포인트를 얼마나 걸었길래 그렇게 화남?
└ㅋㅋㅋㅋㅋㅋㅋ 저새낀 렌이 아르웬 죽이는 것도 안봤나 봄. 무림의 네임드 서문창을 아르웬이 갖고 놀았는뎈ㅋㅋㅋ 그런 아르웬도 렌한테 목 따임 ㅅㄱ
└존나 이해가 안되긴 하네. 어떻게 지구에서 저런 녀석이 나온 거지? 거긴 칼 들고 싸우는 시대가 끝난지 이미 오래잖아?
└렌의 거품도 곧 끝임. 아르웬은 우연찮게 이긴거고, 렌 다음 상대는 같은 알프헤임 출신의 네임드임. 거기서 갈기갈기 찢기고 울면서 빌듯 ㅋㅋㅋㅋ
* * *
후.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지치는 건 어쩔 수 없네.’
그렇게 힘겨운 싸움은 아니었지만, 겐조의 움직임이 너무 빨랐다.
또한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암기도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한 채 녀석의 공격을 막아내야 했다.
초감각 덕분에 내가 상성 면에서 겐조보다 더 우위에 있었기에 이길 수 있긴 했지만.
그게 아니었으면 녀석과의 승부가 더욱 길어졌으리라.
‘이번 상대는 누구지.’
[6경기 12라운드를 시작합니다.]
[렌 vs 소호]
[3초 후 경기가 시작됩니다.]
메시지 창을 본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머리 위로 솟아오른 귀.
엉덩이 쪽에서 씰룩거리고 있는 꼬리.
이빨에 나 있는 날카로운 송곳니까지.
[2초 후 경기가 시작됩니다.]
‘수인족의 최강자.’
호인족이었다.
제길.
가장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녀석이 걸렸다.
[1초 후 경기가 시작됩니다.]
이름은 소호.
호인족답게 엄청난 피지컬로 찍어 누르는 타입.
은신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감각이 뛰어나 상대하기가 까다로울 것.
딱히 약점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음.
이기려면 더 높은 스텟으로 찍어 누르는 방법뿐.
아세리안이 건네준 분석표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경기 시작!]
소호가 나를 향해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알프헤임 출신. 또 같은 이종족이었기에 아르웬과 일면식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즉, 나에게 이를 갈고 있을 거라는 것.
‘악마의 눈.’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이름 : 소호]
[성향 : 호전]
[근력 : 78(+?)] [민첩 : 81(+?)] [체력 : 64(+?)]
[정신 : 66(+?)] [지력 : 4(+?)] [마력 : 69(+?)]
[각성 능력 : <고급박투술> <사냥본능> <고급살기> <상급마나운용> <하급치료술>]
[종족 특전 : 수인족의 왕]
역시 뛰어난 근력과 민첩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만났던 호인족은 다 그랬다.
종족 특전 덕분인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떤 특전을 받길래 저렇게 강한 걸까?
“아르웬님을 영원한 안식에 보내드렸다지! 나와도 한번 겨뤄보자!”
거대한 포효를 내지르는 소호.
‘쯧.’
호전적이라는 성향 답게 녀석은 저 멀리서부터 나를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나도 옆구리에 창을 끼고 녀석을 겨눈 채 빠르게 돌진했다.
아세리안이 소호를 쓰러트리는 방법은 더 높은 스텟으로 찍어누르는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그것 말고도 한 가지 방법이 더 있었다.
그건 바로 소모전을 펼치는 것.
쾅!
소호의 앞 손과 내 창이 부딪히자 훅! 하는 느낌과 함께 내 몸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순간적으로 모든 장기가 입으로 튀어나오는 느낌이었다.
‘엄청 단단하네.’
소호의 양손에는 어느새 20센티미터 정도의 거대한 손톱이 세워져 있었다.
근데 손톱은 전기가 안 통하나?
쐐액!
내가 뒤로 밀려난 사이 소호가 다시 달려들어 내게 손톱을 휘둘렀다.
‘후. 영리하게 싸워야 해.’
작은 것을 내주고, 큰 것을 취해 이득을 보며 장기전으로 끌고 가야 한다.
그래서 놈에게 조금씩 손해를 강요해야 이 녀석을 쓰러트릴 수 있다.
챙! 콰직! 채챙! 챙!
나는 일단 방어에 전념했다.
녀석을 단숨에 쓰러트리려는 욕심은 버린다.
일단 최대한 조금씩 갉아 먹으면서······.
띠링!
[<벽력>이 발동됩니다.]
‘벽력!’
마침 성계 대항전을 진행하면서 단 한 번도 터지지 않았던 벽력이 발동되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소호에게 창을 휘둘렀다.
꽈아아아아아아앙!
하지만 내 창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바닥에 거대한 구덩이가 생기며 사방으로 뇌전이 퍼져나갔다.
‘피했어?’
순간 뒷목이 쭈뼛하며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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