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콜로세움의 회귀자-37화 (37/205)

37화. 피의 여명(1)

[플레이어 ‘카스바드’ 를 처치했습니다.]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1/30)]

[3분 이내에 다른 생명체를 처치하지 못하면 상승분이 초기화됩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뇌전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내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광역 데미지가 제법 될 것 같았다.

‘체력을 효율적으로 써야 해.’

나는 카스바드를 죽인 후 천둥의 숨결부터 껐다.

타다다다닥-

그때 누군가 이쪽으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벽력의 굉음을 듣고 오는 것이었다.

잠시 후 검을 든 채 무복을 입고 있는 청년이 나타났다.

‘악마의 눈.’

녀석의 이름은 어우동. 스텟은 나보다 낮고, 검술도 상급 수준.

상대의 능력치를 확인하니 굳이 천둥의 숨결을 킬 필요는 없어 보였다.

나는 달려오는 상대에게 곧장 창을 맞찌르며 들어갔다.

“어딜!”

녀석이 기세 좋게 내 창을 받아내려 했지만.

서걱!

잘린 목이 땅바닥을 굴렀다.

띠링!

[플레이어 ‘어우동’ 을 처치했습니다.]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강화> 능력으로 모든 스텟이 1% 상승합니다. (2/30)]

[3분 이내에 다른 생명체를 처치하지 못하면 상승분이 초기화됩니다.]

적의 스텟을 파악할 수 있다는 건 커다란 메리트였다.

스텟에 따라 나도 싸우는 방법을 달리할 수 있으니까.

한마디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싸울 수가 있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란 게 이런 뜻이었군.’

상태창 덕분에 내 스텟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상황.

거기에 상대의 스텟까지 파악할 수 있으니까 나에게 위태로운 상황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악마의 눈으로 보고 나보다 강한 상대라면, 피해 버리면 그만이기에.

‘일단 최대한 외곽으로 나가자.’

빠져나가면 탈락 처리되는 데스 라인을 체크하는 게 가장 먼저였다.

위급한 순간, 생로라고 생각했던 곳이 알고 보니 데스 라인이라면 무척 곤란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꽝! 꽈과광! 꽝! 꽝!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엄청난 굉음이 터져 나왔다.

부서진 나무 파편들이 공중으로 비산하는 게 보였다.

엄청난 위력. 마법이 아닌 이상 보일 수 없는 위용이었다.

그것도 고위 마법으로.

‘이런 곳에서 고위 마법을 사용한다고?’

고위 마법을 사용하려면 영창 시간이란 게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가 그걸 기다려줄 리 만무.

그래서 이런 개인 PvP 경기에서는 고위 마법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일단 저쪽은 피해야겠군.’

굉음으로 인해 엄청난 어그로가 끌렸을 것이다.

지금은 사냥보다 맵부터 체크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렇게 이동하길 30분.

덤벼드는 상대를 죽여가며 걷다 보니 웬 절벽이 나왔다.

‘여기까지네.’

그 너머론 낭떠러지가 존재했다.

그리고 절벽 너머론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현재 생존자 수 : 4,302 명]

[킬 수 현황]

[1위. ‘서문창’ 17킬]

[2위. ‘빅터’ 14킬]

[3위. ‘렌’ 11킬]

[4위. ‘아이젠’ 10킬]

[5위. ‘아르웬’ 10킬]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 : 71:24:07]

시작한 지 30분.

어느새 전체 참가 인원 7분의 1 정도가 줄어 있었다.

엄청난 사망률이었다.

그런데 순위에 낯익은 닉네임이 보였다.

‘빅터!’

붉은 깃발전 마지막에 나와 싸웠던 녀석이었다.

녀석은 코메인 이벤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싸워보고 싶긴 한데.’

나는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급성장을 이뤄낸 상황.

다시 싸우면 녀석을 확실하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72시간 동안 펼쳐지는 서바이벌 경기 특성상, 강자와의 싸움은 최대한 피하는 게 유리하다.

만약 싸워야 한다면 제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가 가장 좋다.

‘그때는 체력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테니까.’

데스 라인도 파악했겠다, 나는 아레나의 중심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쐐에에에에엑!

멀리서 날아오는 한 발의 화살.

나는 고개를 틀어 여유롭게 화살을 피했다.

저 멀리서 궁수 하나가 나를 향해 화살을 겨누고 있었다.

‘마침 궁수를 상대하기 얼마나 수월해졌는지 체크하고 싶었는데.’

나는 곧장 궁수를 향해 내달렸다.

그러자 궁수가 화살 세 발을 빠르게 쏜 후 등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너만 활을 쏠 수 있는 건 아니거든.’

나는 곧장 활로 스왑하곤 달아나는 녀석을 향해 화살을 쏘아댔다.

“미친!”

그러자 녀석이 당황하는 게 느껴졌다.

결국 도망가는 걸 포기한 녀석은 나무 사이로 몸을 숨기고, 자리를 잡은 채 내게 연거푸 화살을 쏘았다.

팅! 팅! 팅! 팅! 팅!

내게 쇄도하는 다섯 발의 화살.

나는 또다시 창으로 스왑하며 화살을 막아내고, 녀석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에 주력했다.

화살을 쏘면 창으로 바꿔 거리를 좁히고, 도망가면 활로 바꿔 화살을 쏜다.

그러자 녀석과의 거리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하, 씨발······.”

결국 내가 코앞까지 다가가자 녀석은 자조 섞인 욕설을 내뱉었다.

띠링!

[플레이어 ‘고예건해’ 를 처치했습니다.]

‘이전보다 궁수를 잡는 게 훨씬 쉬워졌네.’

도망가는 상대의 등에 화살을 꽂아 넣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궁수들과 거리를 좁히기가 한결 쉬워졌다.

물론 상위리그에 올라가면 이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다.

각종 스킬들로 도배를 하고 있을 테니까.

하지만 하위리그에서 만나는 녀석들은 포인트의 한계 때문에 그다지 좋은 스킬들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기껏 해봐야 화살에 마나를 담아 쏠 수 있는 스킬이라던가, 기본 은신 정도.

[현재 생존자 수 : 4,011 명]

‘슬슬 서둘러야겠어.’

남은 플레이어 수를 확인한 나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빠르게 플레이어의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이때 나도 최대한 많은 플레이어를 사냥해 둬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자들만 남게 될 거야.’

이미 경기를 시작했을 때보다 인구 밀도가 팍 낮아진 상황이었다.

숲속을 돌아다니고 있는데도 플레이어를 마주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아레나의 어딘가에 대거 몰려있다는 뜻이지.’

그곳은 아레나의 중심부일 확률이 높았다.

그렇게 20분 정도 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였다.

맞은 편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

가죽 갑옷을 입고 벨트에는 각종 비수들이 꽂혀 있다.

허리춤에는 길이가 짧고 초승달처럼 휘어져 있는 검, 시미터가 매달려 있고, 손에는 롱 소드를 들고 있었다.

‘악마의 눈.’

띠링!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이름 : 빅터]

[성향 : 선]

[근력 : 61] [민첩 : 67] [체력 : 62]

[정신 : 69] [지력 : 15] [마력 : 68]

[각성 능력 : <고급검술> <고급박투술> <최상급단검술> <최상급마나운용> <최상급살기> <상급마상술> <상급검방술> <상급투척술> <중급치료술>]

녀석의 스텟과 각성 능력을 본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고급 검술이라니.

상위리그에서도 가지고 있기 힘든 경지인데.

오랜만에 만난 빅터는 나 못지않게 성장해 있었다.

“껄껄, 오랜만일세.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우리가 인연이긴 한가 보군.”

빅터도 나를 알아보았는지 방긋 웃으며 인사했다.

‘하필 초반부터······!’

내가 녀석과 싸워보고 싶어 했던 것처럼 녀석도 나를 만나길 고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터.

극 초반에 이 정도의 강자와 싸우는 건 리스크가 너무 컸다.

“오랜만이군요.”

“호오, 그 가면이 아니었다면 그대를 알아보지 못할 뻔했어. 그사이 기운이 더욱 날카로워졌구먼.”

“당신이야말로.”

빅터가 뚜벅뚜벅, 나를 향해 걸어왔다.

나는 창을 꽉 쥔 채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자 빅터가 손에 쥔 검을 검집에 갈무리했다.

‘뭐지?’

나와 싸울 의향이 없다는 뜻이었다.

“워워, 진정하게. 지금 싸우는 건 우리 서로에게 좋지 못하네.”

의외의 반응이었다.

당장이라도 앞뒤 재지 않은 채 내게 달려들 줄 알았는데.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 뒤쪽에는 무시무시한 네임드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다네. 그년은 강한 존재만 보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데, 우리가 싸우기 시작하면 필시 이쪽으로 날아올걸세. 한마디로 우리가 호랑이를 등진 채 먹이를 갖고 싸우는 하이에나 같은 꼴이 될 거라는 거지.”

네임드라······.

그제야 빅터가 왜 당장 달려들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나와 빅터의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겠지.

그런 와중에 네임드까지 마주치게 된다면 서로가 곤란할 것이다.

나는 빅터에게 겨눴던 창을 내렸다.

그러자 빅터가 피식 웃었다.

“잘 생각했네. 역시, 그대는 전체적인 줄기를 볼 줄 아는군. 그럼 건투를 빌겠네.”

그 말을 끝으로 빅터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나를 배려해서인지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한 나는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심부에 가장 많은 플레이어들이 몰려있겠지만, 그들도 네임드를 피해 외곽으로 빠져나올 것이다.

네임드 때문에 중심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

기왕 이렇게 된 거 나는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도망 나오는 그 먹잇감들을 노릴 생각이었다.

챙! 채챙! 칭! 챙!

중심부를 따라 돌기 시작하자 얼마 후 싸우고 있는 한 무더기의 플레이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숫자는 일곱.

악마의 눈을 통해 스텟을 확인해 보니, 모두 평범한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내겐 그저 먹잇감에 불과하다는 뜻.

‘천둥의 숨결.’

나는 곧바로 스킬을 켜고 녀석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 녀석들을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고 이동한다.

“이 개 같은 자식이!”

내가 창을 겨눈 채 다가오자 싸우고 있던 플레이어들 중 일부가 목표를 바꿔 나에게 검을 휘둘렀다.

나는 여유롭게 녀석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창을 휘둘렀다.

찌리리릿!

뇌전을 머금은 내 창을 단 한 번이라도 막아내는 녀석은 존재하지 않았다.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끄아악!”

“컥······제, 젠장.”

순식간에 네 명을 처리하자 남은 세 명이 눈을 굴리더니 이내 방향을 바꿔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도 내가 뻗는 죽음의 손길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천둥의 숨결에 피의 강화로 4%가 중첩되었더니 현재 내 민첩은 73.

어지간한 상위리그 플레이어만큼 빠른 속도였다.

내가 따라가자 도망가던 플레이어가 뒤를 힐끗 바라보더니 외쳤다.

“씨발. 네임드를 피해서 나왔더니!”

그리고 그게 그 플레이어의 마지막 말이었다.

서걱-

남은 플레이어는 셋.

‘한 놈은 포기해야겠네.’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는 상대를 모두 죽이는 건 노력 대비 효용이 좋지 않을 것이다.

곧장 활로 무기를 스왑한 나는 녀석들을 따라다니며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 명이 결국 뒤통수에 화살이 박힌 채 죽었고, 남은 한 명은 화살을 피하려다가 속도가 느려져서 창에 썰려 죽었다.

[현재 생존자 수 : 3,702 명]

[킬 수 현황]

[1위. ‘서문창’ 31킬]

[2위. ‘빅터’ 21킬]

[3위. ‘렌’ 18킬]

[4위. ‘아르웬’ 14킬]

[5위. ‘아이젠’ 13킬]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 : 70:08:54]

여전히 내 킬 수는 3위.

1위의 킬 수와 두 배 정도 차이가 났다.

‘저 녀석이 네임드.’

그리고 다른 한 명의 네임드가 아마 4위에 있는 아르웬일 것이다.

서문창은 처음 들어보는 닉네임이었지만, 아르웬은 낯이 익었다.

즉, 1회차 상위리그에서도 제법 이름을 날렸다는 뜻이었다.

‘만나본 적은 없지만.’

그렇게 다시 중심부의 외곽을 돌 때였다.

콰과과광! 쾅! 쾅! 콰광!

근처에서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땅이 떨어 울렸다.

슈아아아아악!

잠시 후 엄청난 충격파가 나를 덮쳤다.

내 로브가 터져나갈 듯이 펄럭거렸다.

‘씨발.’

하위 리그에서 이 정도의 충격파를 발산하는 마법을 사용했다고?

심지어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폭음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마치 미사일 폭격이 지상을 두들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일단 여기를 벗어나야겠어.’

나는 더 외곽으로 나가기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그때였다.

쾅! 콰광! 콰과과광!

굉음이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마력장에 두 명의 플레이어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네임드들끼리 싸우고 있는 거였어.’

순간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에 있는 거대한 나무 위로 올랐다.

그리고 곧장 스킬을 사용했다.

‘침묵의 망토!’

띠링!

[<침묵의 망토> 스킬을 사용합니다.]

침묵의 망토는 은신류 고위 스킬.

명실상부한 1 티어급 스킬이다.

아무리 네임드라고 해도 내가 숨어있다는 것을 눈치채긴 어려울 것이다.

잠시 후 두 명의 플레이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무복을 입은 중년의 검객과 엘프였다.

나는 중년의 검객에게 악마의 눈을 사용했다.

[이름 : 서문창]

[성향 : 중용]

[근력 : 73(+?)] [민첩 : 79(+?)] [체력 : 73(+?)]

[정신 : 66(+?)] [지력 : 19(+?)] [마력 : 81(+?)]

[각성 능력 : <고급검술> <고급살기> <최상급마나운용> <최상급박투술> <하급치료술>]

당장 상위 리그로 올라가도 이상할 게 없는 스텟.

무림 출신답게 마력이 엄청나게 높았다.

다만 녀석과 싸워도 내가 질 것 같진 않았다.

나는 또 다른 네임드, 엘프에게 악마의 눈을 사용했다.

그때였다.

“크악!”

짙은 갈색 무복을 입은 중년인, 서문창이 어떤 마법에 의해 양다리가 잘려 바닥을 뒹굴었다.

“이, 이게······.”

순간적으로 서문창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정령 마법이란 게 애초에 마나의 유동이 잘 느껴지지 않으니까.

어디서 마법이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채 다리가 베어졌을 것이다.

서문창이 다시 급하게 일어서려고 했지만.

서걱-

날아온 무언가에 목이 잘리더니 바닥에 픽- 하고 쓰러졌다.

엄청난 스텟을 가진, 네임드치고는 너무 허무한 죽음이었다.

그와 동시에 서문창의 시체 앞으로 엘프가 부드럽게 착지했다.

그녀는 폭포수처럼 흘러내린 청녹색의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그녀의 등 뒤로 2미터 크기의 흐릿흐릿한 정령 모습이 보였다.

‘씨, 씨발······.’

그 모습을 본 뒤에야 나는 엘프의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름 : 아르웬 세레스피로]

[성향 : 절대 선]

[근력 : 49(+?)] [민첩 : 64(+?)] [체력 : 58(+?)]

[정신 : 81(+?)] [지력 : 86(+?)] [마력 : 111(+?)] [정령 : 108(+?)]

[각성 능력 : <특급정령술> <특급마나운용> <최상급마법술> <상급박투술> <최상급치료술>]

[종족 특전 : 하이엘프의 피]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뭐지?

내가 보고 있는 게 진짜인가?

숫자를 혹시 잘못 읽었나?

마력이 111······ 정령이 108······?

왜 하위 리그에······ 이런 녀석이 있는 거지?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진짜······ 진짜 죽을 수도 있어······.’

애초에 서문창이 상대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100이 넘어가는 스텟이 무려 두 개씩이나 됐으니까.

저 정도 스텟은 상위 리그 상급 넘버링 경기나 돼야 만날 수 있는 수치.

회귀한 후 처음으로 내가 항거할 수 없는 존재를 만난 것 같았다.

아르웬은 콜로세움에 들어오기 전부터 원래 성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였을 것이다.

나는 숨소리도 죽인 채 그녀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전신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하지만 나는 잠시 후 뒷목이 쭈뼛해졌다.

‘뭐······!’

심장이 철렁했다.

파란색 보석 안에 담긴 두 개의 눈동자.

아르웬은 정확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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