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콜로세움의 회귀자-31화 (31/205)

31화. 급성장(5)

‘역천자 칭호 적용.’

띠링!

[<신화업적:역천자>을 적용합니다.]

[칭호의 효과로 모든 스텟이 + 20% 상승합니다.]

[이름 : 안우진(닉네임 : 렌)] [소속 : Team 투지]

[리그 : 하위리그]

[근력 : 51(+8)(+4)] [민첩 :57(+9)(+3)] [체력 : 65(+10)(+5)]

[정신 : 111(+18)(+2)] [지력 : 19(+3)(+2)] [마력 : 48(+7)(+5)]

[각성 능력 : <초감각> <고급살기> <특급마나운용> <고급창술> <최상급검술> <상급단검술> <상급투척술> <중급박투술> <하급치료술> <상급궁술> <하급검방술>]

[보유 스킬(3/5) : <침묵의 망토> <뇌신> <천둥의 숨결>]

[업적 특전 : 모든 스텟 + 20%] [차원 특전 : 없음] [종족 특전 : 없음]

[남은 체력 : 100%]

확정 증가 스텟 아이템 옵션이 달린 장비들까지 착용했더니 특전을 키면 근민체가 50을 넘어섰다.

빛의 이면전과 비교하면 비약적으로 성장한 스텟들.

지금까지 저주 아이템을 착용한 채로 훈련한 덕분이었다.

“개미 마수들은 약한 대신 군집 생활을 합니다. 상대하기가 까다로운 편이죠. 그래서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는 진형이 무척 중요합니다. 주창범?”

“예, 형님.”

“당신이 리더를 맡고, 전투를 지휘하세요. 어떻게 싸울 건지. 저는 여러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전투에 끼지 않을 겁니다. 제가 개미 마수들을 몇 마리씩 끌고 올 테니 그때까지 상의하고 계세요.”

“알겠습니다.”

깜깜한 개미굴 안.

동굴 형태인데도 개미굴 내부는 제법 넓었다.

충분히 창을 휘두를 수 있을 만큼.

개미 마수의 사이즈가 제법 크기 때문인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안쪽으로 들어가자 굴 형태가 끝나고 거대한 광장 같은 것이 나타났다.

광장에는 또다시 여러 개의 굴이 나 있었고, 50마리 정도의 개미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완전 미로 형태네.’

끌고 오기 까다롭겠는데.

한 마리를 유인하려는 순간 대규모 어글이 끌릴 것 같았다.

‘쯧. 어쩔 수 없군.’

나는 인벤토리에서 활을 꺼내 근처를 돌아다니고 있는 개미 마수를 향해 쐈다.

핑! 푹-

정확하게 개미의 가슴에 박히는 화살.

그런데 단단한 외골격 때문인지 킬 콜은 뜨지 않았다.

“키에에에엑!”

내가 쏜 화살에 10마리 정도의 개미들이 나를 발견하곤 달려들었다.

‘첫 실전이니까 두 마리 정도가 적당하겠지?’

나는 곧바로 신입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기어 오는 개미들을 향해 창을 휘둘렀다.

띠링!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1% 회복됩니다.]

[<피의 회복> 능력으로 체력이 ······.]

그러자 순식간에 8마리의 개미 마수들이 쓸려나갔다.

두 마리만 남은 걸 확인한 나는 녀석들을 살살 유인하며 신입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주창범! 두 마리 갑니다! 준비!”

개미 마수들이 기어 오는 속도가 제법 빨라서 스타팅 포인트까지 금방 올 수 있었다.

“제가 앞에서 뒤로 못 가게 막을게요! 대열 잘 맞추고!”

주창범이 방패를 들어 올리곤 나를 쫓아오던 개미들 앞을 막아섰다.

“키에에에엑!”

그렇게 시작된 전투.

고작 두 마리였지만 신입들은 처음부터 고전했다.

개미 마수가 뒤로 넘어가지 못하게 막아서는 주창범의 움직임을 피해서 공격을 찔러넣어야 했는데, 그게 익숙하지 않아 공격에 버벅댄 탓이었다.

오히려 개미 마수들보다 신입들의 공격에 주창범이 위험해질 정도였다.

‘어쩔 수 없지.’

팜에서 훈련할 때의 모습과 비교하면 정말 형편없는 수준.

하지만 나는 인내심을 갖기로 했다.

첫 실전이라는 부담과 긴장 때문에 몸이 굳어서 그런 거지, 조금만 익숙해지면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테니까.

“허억, 허억, 헉, 헉.”

겨우겨우 두 마리의 개미를 처치했을 뿐인데 신입들이 격하게 숨을 몰아쉬었다.

지쳤다기보단, 숨 쉬는 것도 잊을 정도로 긴장했던 것이다.

주창범은 방패를 쥔 손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첫 살생일 테니까 정신적인 부담이 무척 큰 것 같았다.

하지만 정신력이 높은 녀석인 만큼, 잘 이겨낼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도태될 뿐이지.’

“다음 녀석들을 데려오도록 하죠.”

나는 녀석들을 뒤로하고 광장으로 향했다.

그 뒤로 나는 신입들에게 데려가는 개미들의 숫자를 차츰 늘려갔다.

그런 식으로 열 번 정도 실전을 거치자 녀석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형! 한 마리 뒤로 흘렸어요!”

“내게 맡겨!”

“제이스 형! 왼쪽 녀석부터!”

“오케이!”

“어어, 루치아노 형! 한 마리 도망가요!”

“내가 처리할게.”

한번 손발이 맞기 시작하자 녀석들이 상대할 수 있는 개미 마수의 숫자가 점점 늘어났다.

현재 내가 데리고 온 개미 마수의 숫자는 일곱 마리.

두 마리에도 쩔쩔맸었는데, 이제는 일곱 마리도 우습게 상대하고 있었다.

주창범이 마지막 남은 개미 마수에게 검을 찔러넣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전투도 끝.

나는 다가가 신입들을 치하했다.

“제법이네요. 이제 열 마리도 상대할 수 있겠군요.”

내 칭찬에 숨을 고르던 주창범이 씨익 웃었다.

“다 형님이 사준 장비들 덕분이죠.”

주창범이 보물이라도 되는 양 방패를 소중하게 쓰다듬었다.

그 모습에 나는 피식 웃었다.

내 장비를 맞추는 날, 녀석들에게도 새 장비를 사 줬다.

물론 가격이 저렴한 확정 증가 스텟 아이템들로.

아직 스텟이 낮은 상태라 굳이 비싼 퍼센트 증가 스텟 아이템들을 맞출 필요가 없었다.

물론 내가 골드를 아무리 많이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녀석들에게 그 비싼 장비들을 맞춰줄 리 없지만.

“이제 한 자리에서 사냥하는 걸 넘어, 직접 움직이면서 녀석들을 상대할 겁니다. 슬슬 여왕개미 마수가 있는 곳까지 가야 하니까요. 마음 단단히 먹는 게 좋을 겁니다.”

“옛! 준비됐습니다!”

내 말에 신입들이 힘차게 외쳤다.

아직까진 순조로운 진행.

이 경기를 통해서 녀석들은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 * *

카마키리는 불만이 한가득이었다.

메인 이벤트를 뛰어야 할 컨텐더인 자신보고 이런 햇병아리들 실전 교육이나 시켜주고 오라니.

“저······ 카마키리님. 어떻게 할까요?”

신입 중 한 명이 쭈뼛대며 다가왔다. 순간 열이 확 받쳤다.

“내가 일일이 떠먹여 주기까지 해야 하나? 어차피 경험 쌓으러 온 거 아냐. 그니까 대충 개미 몇 마리 붙잡고 사냥이나 해.”

카마키리는 신입에게 그렇게 쏘아붙이곤 혼자서 개미굴 내부로 들어갔다.

저들이 죽든 말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여왕개미만 죽이면 다 부활할 테니까.

애초에 녀석들의 뒤치다꺼리를 할 생각도 없었고.

‘오랜만에 나왔으니까 좀 놀다가 들어가야겠네.’

이런 경기에 자기를 위협할 만한 강자가 존재할 리 없을 터.

카마키리는 은신 스킬을 쓴 채 개미굴 내부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광장까지 빠져나와 다른 굴로 들어갈 때였다.

“로니아, 한 마리 속박 걸어줘!”

“네, 오빠!”

“한슨! 조금 더 뒤로 물러서!”

다른 팀에서 출전한 파티가 사냥하는 소리가 들렸다.

‘안 그래도 짜증났는데, 저새끼들한테 화풀이나 해야겠다.’

그런 생각으로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향해 걸어갈 때였다.

순간 카마키리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개미 마수들 몰이해서 던져볼까?’

갑자기 늘어난 개미 마수들에 당황하겠지?

원망 가득한 표정으로 개미들에게 뜯겨 죽는 것도 완전 웃길 거 같은데.

그 모습들을 떠올리자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았다.

마음을 먹은 카마키리는 곧장 은신을 풀었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개미 마수들이 카마키리를 발견하곤 괴성을 질러댔다.

“키에에에에엑!”

“키에엑!”

타다다다다다닥!

길이 2미터의 개미 마수들이 작은 다리를 움직이며 카마키리에게 달려들었다.

“후후, 열심히 따라와라. 곧 푸짐한 먹잇감들을 선물해줄 테니까.”

카마키리는 개미 마수들을 뒤에 달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달렸다.

그러자 굴 안쪽에서 10마리 정도의 개미와 사투를 벌이는 다섯 명의 플레이어들이 보였다.

“저, 저!”

그중 가장 선두에 서 있던 검객이 카마키리를 발견하곤 무어라 소리를 치려다 뒤에서 따라오는 개미 마수 무리를 보곤 얼어붙었다.

“잘 가라, 버러지들아.”

카마키리는 한번 씨익 웃어주고는 그들을 지나쳐 스타팅 포인트까지 빠르게 달린 후 은신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카마키리를 쫓아오던 개미들이 고개를 돌려 사냥하고 있던 파티를 향해 달려들었다.

“꺄아아아악!”

“뒤로! 최대한 빨리 뒤로 빠······ 으악!”

“사, 살려줘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더니, 얼마 버티지 못하고 개미 마수들의 턱에 찢겨나가는 플레이어들.

그 모습을 보며 카마키리는 재미있다는 듯 키득키득 웃었다.

“이거 진짜 재미있는데? 푸흡. 다른 파티들도 이런 식으로 죽여야겠다.”

신이 난 카마키리는 서둘러 다른 굴로 향했다.

그의 발걸음은 숨겨둔 보물찾기를 하는 아이처럼 가벼웠다.

미로처럼 꼬여 있는 개미굴을 한참 동안 돌아다녔더니, 이내 또 다른 파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근처에 제법 많은 개미 마수 시체들이 쌓여 있는 걸 보니 실력이 괜찮은 모양이었다.

‘이번엔 더 많이 데리고 가야겠네.’

카마키리는 곧장 동굴을 빠져나가 광장을 한 바퀴 돌았다.

그러자 수많은 개미 마수들이 또다시 카마키리를 쫓기 시작했다.

‘이번 녀석들은 얼마나 버티는지 한번 볼까.’

거의 50마리에 이르는 개미들을 데리고 또 다른 파티에게 다가가자, 그 모습을 본 상대 파티의 파티장이 소리를 질렀다.

“몹 몰이꾼이다! 뒤로 빠져! 데바! 방패를 꺼내서 나와 함께 길을 막는다! 나머지는 뒤에서 한 마리씩 공격해!”

이런 종류의 미션에 자주 참가해 본 파티장 같았다.

파티장은 당황하지도 않고 파티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녀석이 그렇게 나올수록 카마키리의 웃음이 진해졌다.

‘그래, 건드리면 열심히 꿈틀거려줘야 밟는 맛이 있지.’

“노옴! 이런 쓰레기 짓이나 하고 다니다니!”

파티를 지나쳐 가려고 하자 플레이어들이 카마키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카마키리는 녀석들의 검을 피한 뒤 한번 씩, 웃어주고는 녀석들을 지나쳐 은신 스킬을 사용했다.

“키에에에엑!”

“당황하지 마! 개미들이 넘어가지 못하게 막을 테니, 뒤쪽에서 한 마리씩 차분하게 상대한다!”

순식간에 전멸했던 녀석들과 다르게 이번 파티는 제법 끈질기게 버티고 있었다.

아니, 개미 마수의 숫자가 천천히 줄어드는 걸 보니 아무래도 성공적으로 막아낼 것 같았다.

그 모습에 웃음기 가득했던 카마키리의 얼굴이 짜게 식었다.

‘막아내는 건 재미 없는데.’

카마키리는 자세를 낮추고 플레이어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막아낼 것 같다? 그럼 막지 못하게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었다.

‘어떤 녀석의 몸에 구멍을 내줄까나.’

카마키리는 손에 쥔 단검을 혓바닥으로 한번 쓸면서 개미들을 막아내고 있는 파티장을 향해 다가갔다.

파티장은 개미들을 흘리지 않도록 방패를 열심히 휘두르고 있었다.

‘너, 당첨!’

파티장의 바로 뒤까지 다가간 카마키리가 단검을 찔러 넣었다.

“크윽!”

부위는 허벅지. 치명상을 입을 만한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하체가 무너지자 파티장이 순식간에 개미들에게 밀려 쓰러진 것이다.

파티장이 쓰러지자 그 구멍으로 마치 둑이 터진 강물처럼 개미들이 안쪽으로 밀려 들어왔다.

개미 마수들에게 둘러싸인 플레이어들은 순식간에 팔다리가 잘리고, 살아있는 채로 개미들에게 뜯기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이 개새끼! 야이 쓰레기같은 새끼야! 개 좆같, 컥!”

팔다리를 모두 뜯기고 산 채로 개미들에게 먹히던 파티장이 고래고래 악을 쓰다가 이내 아무 형체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

고인 피 웅덩이만이 그곳에 누군가 있었음을 알려줄 뿐이었다.

“아하하하, 이거 진짜 최곤데? 푸하하학.”

한참 동안 배를 잡고 낄낄대며 웃던 카마키리가 이내 다음 먹잇감을 찾아 나섰다.

또 다른 파티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서 보고 싶었다.

그렇게 광장으로 나와 여기저기 굴들을 돌아다니며 다른 파티를 찾아다닐 때였다.

굴을 빠져나와 또 다른 광장으로 향하자 개미들의 괴성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빙고.’

슬금슬금 다가가서 보니 네 명의 플레이어가 10마리 정도의 개미들과 싸우고 있었다.

특이한 건 창을 들고 있는 한 명의 플레이어는 팔짱을 낀 채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는 거였다.

‘이번 녀석들도 좀 하네?’

그래도 방금 전에 죽였던 파티와 다르게, 이번 파티는 광장 한가운데에 있었다. 탁 트여있는 공간 때문에 개미들에게 둘러싸이기만 해도 순식간에 다 죽을 것이다.

카마키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개미 마수들이 많이 모여있을 만한 곳을 찾았다.

또 다른 굴로 들어가 한동안 걷다 보니 또 다른 광장이 나타났다.

그 광장에서는 100마리가 넘는 개미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흐흐흐, 나를 따르라 개미들아!”

카마키리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새로 찾았던 파티를 향해 달렸다.

그렇게 5분쯤 달리자 널찍한 광장에서 여전히 사냥 중인 파티의 모습이 보였다.

그때 자신과 눈을 마주친 방패를 들고 있던 플레이어가 헛바람을 들이켰다.

“헉!”

100마리 가까이 되는 개미 마수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에 질릴 만큼 끔찍한 광경일 것이다.

‘잘 가라, 낄낄.’

광장까지 나온 카마키리는 곧장 은신하며 근처 굴로 피해서 구경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넓은 광장이 몰려온 개미 마수들로 인해 가득 찼다.

그때였다.

“끼에에에엑!”

“끼에엑!”

팔짱을 끼고 있던 창술사가 창을 휘두르자 몰려오던 개미들이 순식간에 떼죽음을 당하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야말로 압도적인 강함이었다.

창술사가 창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네, 다섯 마리의 개미들이 두 동강 나며 죽었다.

꽈아아아앙!

그러더니 갑자기 벼락이 치며 또 열 마리 가까운 개미들이 죽어 나갔다.

그가 창을 휘두를 때마다 벼락이 쳤고, 붉은 안개가 생기더니 그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모습은 죽음을 몰고 다니는 사신 같은 모습이었다.

순간 카마키리의 등줄기가 오싹했다.

‘네임드!’

창술사는 자신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고수였던 것이다.

100마리나 됐던 개미들이 싸늘한 시체로 변하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젠장. 저런 녀석이 이런 경기엔 왜 들어온 거지?’

아마 자신처럼 신입들의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들어왔을 것이다.

도망치는 카마키리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왠지 건드려선 안 되는 존재를 건드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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