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카이저를 구했다-83화 (83/193)

83화 : 루덴도르프의 선택

“쿨럭쿨럭!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그 칭키 녀석을 죽여!”

“예……? 누굴 죽이라고요?”

“한스 폰 초이! 카이저 폐하를 농락하는 그 독사 같은 녀석 말이다!”

루덴도르프가 독일령 남서아프리카에 파견 오기 전.

어느 날 갑자기 그를 별장으로 부른 발더제 원수가 루덴도르프를 보자마자 대뜸 그리 말했다.

솔직히 발더제 원수의 부름을 받았을 땐 그다지 내키지 않았던 루덴도르프였다.

그야 시연회 때 일로 발더제에게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죽을 뻔했는데, 발더제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발더제에게 찍혔다는 소문이 돌아 한동안 군 내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건 또 뭔 개소리야?!’

그래도 한때 존경했던 독일 제국의 위대한 명장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다 치고 한번 와 본 것인데 역시 오는 게 아니었다.

다짜고짜 한스 폰 초이를 죽이자니.

아무래도 발더제 원수가 죽을 때가 되니 노망이 제대로 난 모양이다.

당장 융커들도 그건 무리수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지 않았던가.

“원수님, 하지만…….”

“쿨럭……! 내가 카이저께 녀석을 남서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일어난 반란 진압 책임자로 삼으라고 청을 드렸다. 그리고 루덴도르프 네놈 또한 아프리카로 가게 될 거다. 쿨럭쿨럭! 육군 인사사령부 쪽엔 아직 내 연줄이 남아 있으니.”

“예에에?!”

그러나 루덴도르프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기침 소리와 함께 이어진 발더제의 말은 에리히 루덴도르프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한스 그 꼬맹이가 반란 진압의 총책임자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일단 둘째 치더라도 자신까지 아프리카로 파견한다니.

본토에서 유능한 참모로 나름 착실하게 장군참모 루트를 걷고 있던 루덴도르프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그러나 발더제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것이 죽음을 앞둔 노인의 망집과 광기로 인한 것이라도 말이다.

“끌끌……. 전장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곳이지. 그러니 그곳에서 녀석을 죽여라. 아프리카 토인들의 짓으로 위장해도 좋고, 재수 없는 사고사로 위장해도 좋으니!”

‘돌겠네. 진짜.’

루덴도르프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을 느꼈다.

본토에서 승승장구하던 자신을 머나먼 아프리카 식민지로 보내는 것도 모자라 그곳에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한스 그 꼬맹이를 죽이란다.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루덴도르프가 한스 폰 초이를 좋아하진 않긴 했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카이저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녀석이다.

많은 융커가 한스를 카이저의 애완동물이자 광대 취급할지언정 암살이라는 선까진 안 넘는 이유이기도 했다.

아무리 황인종이라도 그렇지 어린아이를 더러운 수작으로 죽였다는 불명예는 둘째 치더라도 후환이 두려웠으니까.

‘대체 그 후폭풍을 나보고 어떻게 감당하라고!’

하지만 루덴도르프가 대놓고 얼굴이 죽상이 되었음에도 발더제는 이미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상태였다.

결국, 루덴도르프는 팔자에도 없는 남서아프리카에 와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가 ‘까짓거 한번 해 보죠’라는 심정으로 정말 한스 폰 초이를 죽이려고 든 것은 아니었다.

루덴도르프는 노망난 발더제의 음모에 어울려 줄 정도로 멍청한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린 아직 할 이야기가 남아 있죠?”

‘X 됐다!’

그러나 바터베르크 전투가 끝나고 곧 독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은 전투가 끝나자마자 레토포어베크와 헨드릭 위트부이를 대동한 채 자신을 아무도 없는 공터에 끌고 온 한스 폰 초이에 의해 박살 나고 말았다.

하긴 눈앞의 소년은 바보가 아니었다.

발더제의 허술한 계획쯤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을 것이다.

“굳이 이유를 말하지 않겠습니다. 발더제가 소령님께 절 죽이라고 시킨 것쯤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니까요.”

루덴도르프는 땀을 뻘뻘 흘리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침묵은 곧 긍정.

한스 폰 초이는 특유의 오만하고 재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이제 소령님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루덴도르프는 그냥 이대로 한스를 총으로 쏴 버릴까 생각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당장 한스의 뒤엔 레토포어베크와 헨드릭 위트부이가 자신을 매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권총을 뽑아 드는 순간, 오히려 이들이 자신을 역으로 제압해 총살대로 끌고 갈 것이다.

물론,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자신은 끝장이었다.

한스 폰 초이는 절대 루덴도르프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당장 여기서 한스가 자신을 처리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카이저가 어디 자신 같은 일개 참모를 신경이라도 쓰겠나?

오히려 한스의 편을 들면 들었지.

‘끝났군.’

루덴도르프는 결국 자포자기하며 모든 짐을 내려놓았다.

그는 이제 끝났다.

언젠가 정식으로 귀족 작위를 수여 받아 에리히 폰 루덴도르프라 불리고 싶다는 꿈도 끝이다.

이제 그는 이대로 아프리카 초원에 쓸쓸히 묻히거나 카이저의 분노를 온몸으로 체감해야 할 게 뻔했다.

“아니, 왜 이렇게 울상이십니까?”

한스가 말했다.

“누가 보면 제가 소령님을 죽이려고 하는 줄 알겠습니다?”

“아닙니까?”

누가 봐도 자신을 죽이려고 작심한 것 같은데?

“제 사람이 되시죠.”

“???”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루덴도르프는 지금 한스 폰 초이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루덴도르프는 어째선지 눈앞의 소년이 마치 구세주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남작의 뒤에 후광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환상은 덤이었다.

“어차피 소령님도 발더제의 명령을 따를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잖아요?”

“그, 그건 그렇지만…….”

“그러니 지금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노인네 따윈 버리시고 제 손을 잡으세요. 소령님만 한 인재를 이렇게 처리하기엔 솔직히 아깝거든요.”

남작이 하와에게 선악과를 먹으라고 부추기는 에덴의 뱀처럼 자신의 귀에 속삭였다.

“물론, 제 사람이 되신다면 그만큼의 보상이 뒤따를 것입니다. 이래 봬도 제가 미래가 꽤 창창하거든요. 루덴도르프 소령님께서 나중에 큰 공을 세우신다면 제가 카이저께 말씀드려서 작위 하나 못 드리겠습니까?”

“작, 작위…….”

루덴도르프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에게 있어선 너무나도 유혹적인 제안이었다.

“거절하신다면, 그땐 저로서도 어쩔 수 없지만요.”

“…….”

남작의 말에 헨드릭 위트부이가 루덴도르프를 바라보며 손에 든 총을 만지작거렸다.

루덴도르프의 결정은 빨랐다.

“남작님을 따르겠습니다.”

“좋은 선택입니다.”

한스는 머리를 숙이는 루덴도르프를 향해 해맑게 미소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쓸 만한 노예를 손에 넣은 악덕 노예주 같은 얼굴이었다.

* * *

“남작님. 정말 루덴도르프 소령을 저대로 놔둬도 괜찮겠습니까?”

바테베르크 전투가 끝난 뒤.

로이트바인 총독과 병사들보다 앞서 빈트후크로 돌아온 나는 레토포어베크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괜찮다는 듯 피식 웃었다.

“루덴도르프 같은 사람은 누구의 손을 잡는 게 자신에게 더 이득이 될지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발더제는 이미 그에게 쓸모가 없죠. 게다가 루덴도르프의 목줄은 어디까지나 제가 잡고 있으니까요.”

“암살 건 말씀이시군요.”

혹시라도 루덴도르프가 배반할 낌새를 보인다면 나야 그걸 빌미로 그냥 루덴도르프를 처리하면 된다.

나에게 그 정도 힘과 권력은 있었고, 루덴도르프는 아직 일개 장교에 불과했으며 그가 명성을 얻어 독일 제국의 권력자가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타넨베르크 전투 이후였으니까.

게다가 빌헬름 2세 또한 원 역사에서 루덴도르프를 좋아하지 않았던 만큼 카이저가 그를 살려 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다.

“남작님. 총독부에 다 도착했습니다.”

앞쪽에서 우리 일행을 선도하던 루덴도르프가 전보다 훨씬 공손해진 태도로 나에게 그리 말했다.

웅성웅성

“저기 온다!”

“남작님, 헤레로족을 섬멸하고 반란을 주모자인 자무엘 마하레로를 체포했다는 것이 정말입니까?”

총독부 앞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날 발견하자마자 벌 떼처럼 몰려들었다.

내가 일찍 빈트후크로 돌아온 것은 이 때문이었다.

“일해야 할 시간이네요.”

“예?”

“루덴도르프 소령님. 총독부 앞에 자리를 좀 만들어 주세요.”

“넷!”

레토포어베크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가운데 루덴도르프가 병사들을 부려 기자들을 밀어내고 총독부 정문 앞에 공간을 만들었다.

나는 말에서 내려 천천히 그곳으로 걸어갔다.

터벅터벅. 척.

그러곤 이내 발을 멈추고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기자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다들 궁금하신 것이 많으실 테지만, 제 입은 하나이기에 질문은 하나씩 듣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앞에 계신 분부터 시작할까요?”

“아, 네. 빈트후크에 도착한 전령의 소식에 따르면 바터베르크에서 우리 독일군이 승리를 거두고 반란의 주동자인 자무엘 마하레로를 체포했다는데, 이것이 사실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펑! 퍼펑!

네가 짤막하게 대답하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조명 전구가 번쩍거리며 터졌다.

나는 한 번 심호흡한 뒤 말을 이어 갔다.

“우리 독일은 헤레로족에게 관대한 항복을 제안했지만, 헤레로족은 제국의 자비를 거절하고 전쟁을 선택했습니다. 이에 로이트바인 총독이 지휘하는 우리 독일군은 바터베르크로 진격, 그곳에서 농성 중이던 헤레로족에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오오~”

“모든 것이 아군의 작전계획대로였으며 자무엘 마하레로는 전투 중 부족원들을 이끌고 칼라하리 사막으로 탈출을 시도했으나 아군의 발 빠른 대처로 인해 탈출에 실패하고 이내 공식적으로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그럼, 남서아프리카 식민지에서의 반란도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겠군요.”

“그렇습니다. 아직 헤레로족에게 영향을 받은 몇몇 부족들이 소요를 일으키고 있긴 하지만, 그 수는 얼마 되지 않기에 이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펑! 퍼펑! 펑!

내가 말을 마치자 기자들이 다시 한번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독일인 정착민들이 환호와 함께 반란이 드디어 종식되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인파 속에서 처음 보는 한 남자가 손을 번쩍 들며 나에게 질문했다.

“그럼, 반란을 일으킨 주동자인 자무엘 마하레로와 헤레로족의 처분은 어떻게 하실 예정이십니까?”

“기자는 아니신 것 같은데, 누구시죠?”

“에헴. 전 인류학자인 오이겐 피셔(Eugen Fischer)라고 합니다. 한 사람의 제국 시민으로서 반드시 알아야 한다 생각해서요.”

오이겐 피셔?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은 이름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내 그가 누군지 떠올리곤 얼굴을 찌푸렸다.

‘원조 요제프 멩겔레잖아.’

인류학자는 개뿔, 우생학과 이를 증명하기 위한 인체 실험으로 악명 높은 인간이다.

그러고 보니 오이겐 피셔는 헤레로 전쟁 시기 남서아프리카에서 헤레로족과 나마족 포로를 대상으로 인체 실험을 자행했다던가.

그가 어떤 의미로 이러한 질문을 했는지 이미 눈에 선했다.

분명 이번에도 똑같은 짓거리를 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자무엘 마하레로와 주동자들은 독일 제국의 법에 따라 적절한 처벌을 받게 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헤레로족은 무기를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려보낼 예정입니다.”

“……그건 너무 관대한 처벌이 아닙니까?”

오이겐 피셔가 인체 실험할 포로가 사라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하나뿐이라면 모르겠지만, 상당수의 독일인 정착민들도 같은 생각인지 그의 의견에 동조했다.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여기서 인간의 지성과 이성에 호소하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다른 방향으로 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어 보기로 했다.

“여러분은 최근 벨기에령 콩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현실에 대해 들어 보셨습니까?”

“예?”

갑자기 내가 벨기에 이야기를 꺼내자 오이겐 피셔가 갑자기 이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냐는 듯 황당한 눈으로 날 바라봤다.

그러나 몇몇 기자들은 이미 콩고에 대한 진실에 대해 들었는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콩고인들은 잔악무도한 레오폴드 2세에 의해 손목이 잘려 가며 노예처럼 일하고 있습니다. 이미 그 피해자만 수백만 명에 달한다는군요.”

“수백만? 지금 수백만이라고 했어?”

“벨기에 국왕이란 작자 미친 거 아니야? 사탄도 그런 짓은 안 하겠다!”

독일인 정착민들이 웅성거리며 하나같이 레오폴드 2세의 만행에 경악했다.

하긴 벨기에인들조차 자신들의 국왕이 벌인 짓에 충격을 받고 비난을 퍼부었는데, 독일인들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오히려 레오폴드 2세를 더 욕하면 욕했지.

어쨌든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나는 눈물을 짜내기 위해 계속 슬픈 생각을 하며 말을 이어 갔다.

“자비로우신 카이저께서는 이러한 콩고의 비참한 현실에 눈물을 흘리시며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적어도 우리 독일 식민지에서만큼은!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말입니다!”

“오오…….”

내가 고통받는 콩고인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훔치자 사람들의 얼굴이 숙연해졌다.

아무리 삭막한 시대라도 감성팔이는 잘 먹히는 법이다.

거기에 어린아이의 눈물이 더해진다면 더더욱.

물론, 레토포어베크와 루덴도르프는 어이없단 얼굴로 나를 바라봤지만 말이다.

우리 군인 아저씨들은 감성이 부족한가 보다.

“존경하는 독일의 시민 여러분. 우리는 스스로 야만의 길을 걷고 있는 벨기에인들과 달리 신의 자비를 아는 훌륭한 기독교인이자 자랑스러운 문명인입니다. 우리는 벨기에인들과 달리 오래전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의 원수를 사랑하리라고 말씀하셨듯이 헤레로족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들이란 말입니다!”

“그, 그런가?”

“그래. 우린 적어도 사람 손목을 자르고 다니진 않잖아!”

“???”

독일 정착민들이 차마 벨기에인들과 동급이 될 수 없다는 듯 자기 합리화를 하기 시작하자 오이겐 피셔의 얼굴이 참 볼 만해졌다.

나는 여기에 쐐기를 박듯이 말했다.

“우리 독일 제국은 벨기에와는 다릅니다. 우리는 그 누구보다 관대하고 자비로운 문명의 선도자이기 때문입니다. 벨기에가 자랑스러운 유럽의 평판을 깎아 먹는 만큼! 우리 위대한 독일이 앞장서서 이를 회복할 것입니다!”

“옳소! 옳소!”

짝짝짝짝짝!

독일 정착민들이 내 말에 열렬하게 호응하며 뜨겁게 손뼉을 쳤다.

저들은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독일 제국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될 테고.

우리가 착한 편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편을 나쁜 놈으로 만드는 것이었으니까.

그런 면에서 벨기에와 레오폴드 2세는 큰 도움이 되었다.

“쯧. 열등한 황인종 주제에 입 하나는 잘 터는군. 에잇, 텄다. 텄어.”

오이겐 피셔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뭐라 중얼거리더니, 도저히 이곳에 계속 못 있겠는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그 모습이 꽤 우스꽝스러웠기에 나는 그만 속으로 크게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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