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513화 (513/517)

00513  껄끄러운 느낌  =========================================================================

ką.

=패시지에 특별한 여행자가 방문했습니다.=

……Ar baisu Kontaktinė geolro priminė, kad geriausiu?

심장이 터질 듯이 고동친다. 귓가에서 북을 치는 것처럼 둥둥거리는 소리 때문에 머리가 폭발할 지경이지만 대화의 단 한 글자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을 집중해 귀를 기울였다.

미리엔이 볼굴의 스파이였다니, 당장 뛰어나가서 박살 내버리고 싶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머리 위를 떠다닌다.

=파세트 아믈리에가 예지한 여행자입니다.=

Ką? Pasakyk man išsamiai!

=7일 전 파세트 아믈리에가 예지를 했습니다. [메리아놀을 지워버릴 수도 있는 여행자가 패시지에 도착할 것이다. 그를 적대하는 것은 메리아놀이 멸망으로 향하는 길일지니.].=

Aš negaliu patikėti … kad kalė atrodyti ištemptą!

Kodėl tu atėjai pranešti, kad tai, kas svarbu dabar?!

=예지가 나온 직후 경계 태세가 삼엄해져 지금에서야 보고하게 되었습니다.=

…빌어먹을. 저 볼굴 새끼가 뭐라고 지껄이는지 알 수가 없다.

짜증과 분노가 섞인 놈의 외침에 미리엔은 감정이 깃들지 않은 기계 같은 목소리로 대답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미리엔 저년이 말한 특별한 여행자는 날 가리킨다는 거다.

Velnias … man pasakyti viską, ką žinote apie keliautojas, nes jis yra!

=키는 약 180cm. 칠흑 같은 머리카락, 칠흑 같은 눈동자에 노란빛이 감도는 피부색과 평범하지 않은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성격은 매우 호색하며 자제심과 인내력이 강한 것으로….=

미리엔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내 신상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깨달은 순간 뛰쳐나갈 뻔했지만 필사적으로 참았다.

빌어먹을! 이런 식으로 내 정보가 볼굴에게 흘러들어 가버리다니! 지금 상황에 뛰쳐나가 봤자 저놈들에게 경각심만 심어줄 뿐이잖아!

…내 품에 안겨있는 히아리드가 소리 없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는 순간 히아리드의 허리를 부러트릴 듯이 힘을 주고 있다는 걸 깨닫고 힘을 풀었다.

=……였습니다. 이름은 서하 정 입니다.=

이로써 내 이름과 외모, 미호와 히아리드, 알케마의 신상에 내가 벨티칼 산에서 해온 짓이 죄다 볼굴에게 알려졌다. 그나마 연인들을 데려오지 않아 그녀들의 인상착의가 저 개새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 다행일까.

6분간에 걸쳐 나와 내 일행의 인상착의, 그리고 저년 앞에서 떠든 이야기가 전부 볼굴에게 전해졌을 무렵 볼굴은 들창코에 못생긴 얼굴을 찡그리며 투덜거리더니 미리엔을 벌레 보듯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Jis žuvo baltų rūdžių. ji buvo, nes geuja 벨티칼 kalnų žlugo.

무슨 뜻인지 모를 말에 속으로 이빨을 갈고 있으니 미리엔은 고저 차와 억양이 없는 목소리로 돼지코를 매만지며 짜증이 난 것처럼 못생긴 쌍판을 찡그리고 있는 볼굴에게 요청한다.

=앞으로의 행동 방침을 지시해주십시오.=

Tai atrodo milijoną metų, savarankiškai domisi savo kūno.

Tada vaikinas net vadinama spyruoklinė beolryeoseo savo pūlingas kaip šiukšlių.

Ir aš žinau viską apie jį.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Paslapčių sienos vis dar mothaetna žinoti.

=아직 접근 권한을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Skylė yra tas pats skylė abiejų vaistažolių langai.

Ir tada išmuštų iki reguliarių ataskaitų! Turite ją!

=네.=

Kirmėlės kaip metus.

퍼석.

……볼굴의 성난 외침 끝으로 통신이 끝났는지 허공에 연기가 뭉쳐져 만들어져있던 볼굴의 상체는 퍼석하고 수박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재가되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미리엔이 인형과 같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얼굴로 땅에 그린 도형을 툭툭 차서 흩어버리는 걸 본 순간 히아리드를 잡아당겨 바위 사이의 틈으로 기어들어가 몸을 숨겼다. 그러자 미리엔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가 숨어있는 바위 쪽으로 달려온다.

사로잡을까? 잡으면? 때려죽여? 저 무표정한 얼굴이 피와 터져 나온 살점에 엉망이 될 때까지 짓밟고 사지를 부러트리고 뜯어낸 다음 피부를 벗기고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리면 저 무표정한 얼굴에 고통이 드러날까?

타다다다닷….

…미리엔은 잠시의 머뭇거림 없이 쌍바위를 지나쳐 패시지로 달려간다. 작은 발소리가 빠르게 멀어지다가 완전히 들리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을 막고 있는 손을 뗐다.

밤하늘 아래 빠른 속도로 패시지를 향해 달려가는 미리엔의 뒷 모습을 찢어 죽일 듯이 노려보며 찢어진 입술에서 흘러나와 입 안에 한가득 고인 피를 꿀꺽 삼켰다.

비릿한 피가 목구멍을 넘어가니 한여름에 차가운 계곡물에 뛰어든 것처럼 짜릿한 감각이 뱃속을 휘젓는다.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지고 이어서 내 공간 지각 범위 밖으로 벗어나 버린 미리엔이 15km까지 떨어졌으리라 생각이 들 때 힐링 터치로 살이 한 뭉텅이로 뜯어져 나간 입술을 치료했다.

=……쿨럭. 미리 렌샤엔은 멀리 떠났습니까?=

“응. 불견시를 풀어도 돼.“

=…….=

내 정보가 이렇게 맥없이 볼굴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에 분노와 허탈함을 느끼고 있으니 내 다리 사이에 앉은 히아리드가 날 마주 보며 돌아앉더니 내 화를 식혀주려는 듯이 조심스럽게 뺨을 어루만져준다.

머릿속의 폭탄 심지에 불이 붙은 것 같은 분노에 지금당장이라도 저 인형을 쫓아가 쳐 죽여버리고 싶지만, 스파이인걸 알게 된 이상 저년을 사로잡아 알고 있는걸 모두 불게 만들어야지 홧김에 때려죽이는 건 하수가 할 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속에서 치미는 이 울화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가슴을 억죄던 통증과 두통. 볼굴의 모습과 소름 끼치는 목소리를 듣고 한 방 먹이기는 커녕 오히려 한 방 먹은 것에서 오는 분노. 자그마한 사진에 담겨있는 어머니의 어린 모습이 떠올라 밀려오는 쓰라림까지.

처음 겪는 폭풍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파묻히니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할 거 같다. 미칠 것같이 괴로워서 악문 이빨 사이로 신음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누나의 애정어린 눈빛이 보고 싶다. 프랑의 따뜻한 품속이 그립다. 화연이의 서투른 다독임과 영은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애교가 간절하다.

=서하 님.=

촉촉히 젖었지만 따스하고 탄력이 넘치는 살덩이가 얼굴을 감싸온다.

여기까지 불견시를 유지하고 오느라 식은땀을 온몸으로 흘린 히아리드가 땀에 젖어 볼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넘기며 내 머리를 탄력 넘치는 가슴으로 품었다.

진주색 얇은 슬립 너머로 뺨에 닿는 포근한 살결이 가슴 위로 치솟아 오르려던 분노를 아래로 잡아당긴다. 가느다란 허리에 팔을 둘러 끌어당기는 동시에 얼굴을 앙가슴에 파묻으니 가슴 계곡 사이로 흐르던 땀방울이 콧등과 입에 스며들며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괜찮습니다. 서하 님은 괜찮아요….=

차분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귓가에 속삭이는 상냥한 목소리에 스위치가 전환되듯 분노가 뒤틀린 욕망으로 치환된다.

참지 않고 히아리드의 볼륨감 있는 몸매를 가리는 슬립을 부욱 찢어버렸지만 히아리드는 포용 감이 넘치는 얼굴로 내 머리를, 등을 차분히 쓰다듬어줄 뿐이다.

그런 그녀를 거칠게 밀어 넘어트린 뒤 옷도 벗지 않고 벨트 버클만 풀어 성기를 꺼내 난폭하게 히아리드의 몸 안에 찔러넣었다.

=흐읏!=

젖지 않은 속살을 가르며 남근이 뿌리째 깊게 틀어박힌다. 메마른 질벽이 남근에 휘감겨오는 뻑뻑함을 느끼며 여자에게 있어 소중하기 짝이 없는 아기 집을 과격하게 찌르고 아기의 배를 채워줄 모유가 생산되는 유방을 우악스럽게 주무른다.

=아아…!=

전희도, 애무도 없는 단순한 욕망에 의한 관계. 히아리드는 거부하지 않았지만, 강간으로 부른다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강제적이고 포악한 행위에도 히아리드는 눈썹 한번 찡그리지 않고 내 욕망을 아랫배 깊은 곳으로 받아주었다.

몇 번이나 사정했을까. 몸과 영혼이 분리되어 뒤에서 제삼자의 입장으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사라지고 하나로 합쳐졌을 땐 히아리드는 내 무지막지한 행위에 반쯤 기절한 상태였다.

땀에 젖은 새하얀 피부는 내 인정사정없는 손길에 어느 곳 할 것 없이 빨간 손자국이 맺혀있었고 목덜미, 어깨, 귓볼과 가슴 등에는 뚜렷한 이빨 자국에 핏방울이 송골송골 솟아난다.

목에는 내 손 모양을 따라 피멍이 든 상태고 입술은 찢어져 입가를 피범벅으로 만들고 있었다.

남근과 결합되어 있는 음부는 쉴 새 없는 마찰을 견디다 못해 빨갛게 충혈된 채 부어올라 있었고 눈처럼 새하얀 날개는 흙먼지와 백탁액이 뿌려져 엉망으로 더럽혀져 있었다.

“…히아리드.“

=하윽! 으읏… 서하 님….=

내 부름에 반쯤 잃었던 정신이 돌아오는지 십 수 번의 사정으로 정액이 가득 차 부풀어 오른 아랫배가 출렁인다.

음부에 뿌리 깊이 박혀있던 남근을 뽑으니 쀼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약간 푸른 기가 도는 정액이 혈흔을 머금고 사타구니를 타고 샘물처럼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처참하게 유린당한 모습에 착잡한 마음이 들어 히아리드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미… 미안.“

=그런 말씀 마시지요. 저, 저는 서하님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모시는 것이 유일한 기쁨입니다.=

파리해진 얼굴로 힘겹게 웃는 히아리드를 보니 울지도 웃지도 못하겠다. 일단 내가 세게 물어서 상처 난 입술과 몸을 뒤덮고 있는 상처를 힐링 터치로 회복시켜나가며 말했다.

“메리아놀에 사는 이종족들 모두가 너한테 고마워해야 해.“

=…네?=

“니가 아니었으면 분노에 미쳐 날뛰었을 테니까. 그랬다면 높은 확율로 메리아놀도 벨티칼 산처럼 날아가 버렸을 테지.“

히아리드는 아무 말이 없었지만 나도 딱히 대답을 바란 건 아니어서 조용히 상처가 사라진 히아리드의 입술을 어루만졌다.

땀을 잔뜩 흘려 수분이 부족해졌는지 버석버석해진 입술을 보고 아공간에서 생수병을 꺼내 물을 입에 흘려 넣어주었다.

차가운 물이 입술과 목을 적시니 정신을 차리고 생수병을 받아 물을 마시는 히아리드를 지켜보다 후덥지근한 바위틈을 나오니 차가운 새벽바람이 내 몸을 감싼다.

동쪽 저편에는 어둠이 새빨간 태양에 밀려 도망가고 있었다. 회색 구름을 붉게 물들이며 아침 해가 솟아오르는 중이다.

힘겹게 네 발로 기어서 바위틈을 나오는 히아리드를 부축해주고 몸을 살펴보니 나도, 히아리드도 꼴이 엉망이다.

내 아래에 깔려서 짐승처럼 수 시간을 겁탈당한 히아리드는… 순백색으로 빛나던 여섯 장의 날개는 흙먼지와 땀과 정액이 뭉쳐 떡이 되어있었고 땀이 흐른 자국이 역력한 하반신에도 옅은 혈흔과 함께 정액이 음부에서 흘러나와 다리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나도 옷이 찢어지다가 만 넝마 쪼가리가 되어 팔다리 몸에 걸쳐져 있었고 흙먼지가 땀에 들러붙어 땟국물로 변해 꾀죄죄한 거지꼴이었다.

“몸은 어때. 아픈 곳은 없어?“

=서하 님이 힐링 터치로 치료해주셔서 괜찮습니다.=

말은 괜찮다고 하지만 연인들도 이렇게 시달리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신체 강화 타입도 아닌 히아리드가멀쩡할리가 없다.

그 증거로 얼굴에는 힘이 없고 두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며 몸을 가누지 못해 내게 반쯤 기댄 상태다. 언제나 꼿꼿하게 서 있던 날개도 축 늘어져 바닥에 끌리고 있었다.

쉘터를 꺼내 기진맥진한 히아리드를 안아 들고 목욕탕으로 들어가 생활용수로 보존된 수천 리터의 물을 모두 써서 히아리드의 오물로 더럽혀진 날개를 씻겨주었다.

그렇게 뜨거운 물로 더러움을 흘려보내고 나오니 히아리드는 온몸에 힘이 빠졌는지 일어서지를 못한다.

“자. 업혀.“

=…네.=

여분의 겨울용 잠옷을 입은 히아리드는 내 등에 업히자마자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바위 사이에 있었던 애욕의 흔적을 호박색 공간의 벽으로 지워버리고 패시지로 돌아왔을 땐 도시도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공간 도약으로 도시 내부로 들어오며 공간 지각을 돌려 미리엔의 동향을 살피니, 그 년은 자기 집나무에서 정성스레 몸단장을 하는 중이었다.

작은 붓으로 옅은 색의 물감 같은 걸 찍어 입술에 바르고 머리를 꼼꼼하게 빗었으며 야하면서도 청순한 느낌이 드는 속옷을 입고 치장을 하는 모습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스파이 인형 주제에 뭐 하는 거지? 어제도, 그저께 밤에도 하지 않던 화장을 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미친 건가 싶다.

플뢰들에게 들키지 않게 공간 도약을 써서 아름드리 집나무로 돌아오자 등에 업혀 졸고 있던 히아리드가 꾸벅하고 크게 조아리는 반동으로 머리를 치켜들더니 주변을 돌아본다.

=아, 죄송합니다. 깜빡 잠이….=

“괜찮아. 너도 방에 올라가서 눈 좀 붙여.“

=아닙니다. 그전에 서하 님에게 알려드릴 것이 있습니다.=

“알려줄 거?“

등에서 내려온 히아리드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의자에 걸어가 앉길래 나도 그 앞에 앉으니 인기척을 느꼈는지 방에 얌전히 누워있던 미호가 발딱 일어나 1층으로 뛰어 내려온다.

방에서 뛰쳐나오는 미호에게 꼬리가 밟힌 알케마도 악! 소리를 지르더니 눈물을 매달고 뒤따라 달려왔다.

- 주인님!

=서하 님!=

“다녀왔어.“

걱정이 한가득 담긴 얼굴로 나와 히아리드를 빠르게 살펴본 미호는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울먹거리며 내 품에 안겨 왔다.

- 아무리 기다려도 안 와서 걱정했어….

=……미호가 서하 님이 미리엔을 뒤쫓아가셨다고 들었어요. 가신 일은 어떻게 되셨나요?=

개나리색 원피스형 잠옷을 입은 알케마도 피곤해 보이는 히아리드와 안색이 굳어있는 날 보더니 망설이다가 일이 어떻게 됐는지 묻는다.

그 질문에 대답해주기 전에 이곳을 지켜보는 감시의 눈길은 없는지, 이상한 위상력이 감지되지는 않는지 공간 지각으로 꼼꼼하게 살펴본 뒤에 입을 열었다.

“미리엔은 볼굴의 스파이였어.“

=간첩이라니… 미리 렌샤엔은 플뢰의 무력 투사 단체의 중심이잖아요? 어떻게 볼굴의 간첩일 수가 있죠?=

알케마는 당최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입구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케마의 말대로다. 플뢰 최고의 무력단체인 11명의 하얀 나뭇잎 투사 중 한 명이자 플뢰의 숲 자경단원을 이끄는 치안장이며, 투사들을 대표해 의사를 표현할 정도로 지위가 높은 미리엔이다.

거기에 와이스 휜델의 투정을 말로써 자제시킬 수 있을 만한 권한도 있으며 프라우드 족 상위 대장장이와 거래를 하고 대화와 협상을 시도할 만큼 인지도도 높다.

“메리아놀 자체가 볼굴, 그 개새끼들한테 침식되고 있는지도 몰라.“

내 옷자락을 잡고 훌쩍거리는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니 히아리드가 밀려오는 수마를 심호흡으로 날려 보내고 입을 열었다.

=그런 상황인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아?“

=서하 님은 볼굴의 말을 못 알아들으셨지요.=

“어. 미리엔이 지껄이는 것만…. 혹시?“

=예. 저는 볼굴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대화는….=

ką.

뭐냐.

=패시지에 특별한 여행자가 방문했습니다.=

……Ar baisu Kontaktinė geolro priminė, kad geriausiu?

…짜증 나게 고작 그런 걸로 연락한 거냐?

=파세트 아믈리에가 예지한 여행자입니다.=

Ką? Pasakyk man išsamiai!

뭐라고? 자세하게 말해봐!

=7일 전 파세트 아믈리에가 예지를 했습니다. [메리아놀을 지워버릴 수도 있는 여행자가 패시지에 도착할 것이다. 그를 적대하는 것은 메리아놀이 멸망으로 향하는 길일지니.].=

Aš negaliu patikėti … kad kalė atrodyti ištemptą!

Kodėl tu atėjai pranešti, kad tai, kas svarbu dabar?!

믿을 수 없군… 이 헐렁한 보지 같은 암캐가! 그 중요한 것을 왜 이제 와서 보고하는 거냐?!

=예지가 나온 직후 경계 태세가 삼엄해져 지금에서야 보고하게 되었습니다.=

Velnias … man pasakyti viską, ką žinote apie keliautojas, nes jis yra!

제길… 그 여행자란 놈에 대해 아는 대로 다 말해!

=키는 약 180cm. 칠흑 같은 머리카락, 칠흑 같은 눈동자에 노란빛이 감도는 피부색과 평범하지 않은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성격은 매우 호색하며 자제심과 인내력이 강한 것으로………였습니다. 이름은 서하 정입니다.=

Jis žuvo baltų rūdžių? ji buvo, nes geuja Bell Tikalis kalnų žlugo.

백청을 죽였다고? 벨티칼 산이 무너진 것이 그자 때문이었나.

=앞으로 해야 할 행동 방침을 지시해주십시오.=

Tai atrodo milijoną metų, savarankiškai domisi savo kūno.

Tada vaikinas net vadinama spyruoklinė beolryeoseo savo pūlingas kaip šiukšlių.

Ir aš žinau viską apie jį.

그자가 네 몸에 관심을 보인다고 했겠다. 그렇다면 너의 쓰레기 같은 몸뚱이를 벌려서라도 그놈을 꼬셔라. 그리고 그놈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내.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Paslapčių sienos vis dar mothaetna žinoti.

성벽에 관한 비밀은 아직도 알아내지 못했나.

=아직 접근 권한을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Skylė yra tas pats skylė abiejų vaistažolių langai.

Ir tada išmuštų iki reguliarių ataskaitų! Turite ją!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허벌창 같은 년. 다음 정기 보고 때까지 성과를 내라! 알겠나!

=네.=

Kirmėlės kaip metus.

벌레 같은 년.

히아리드의 말을 듣고 있으니 정신이 멍해진다. 그렇게나 모욕을 당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보고하는 중간중간에 심각한 인신공격을 당했는데도 눈꼽만큼의 감정 변화도 없이 기계적인 목소리로 보고하던 걸 떠올리니 안개 골렘이 된 에리와 카라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를 지경이다.

- 에리하고 카라가 생각나.

미호도 히아리드의 말을 들으며 비슷한걸 생각한듯 하다.

“...후우. 그걸 외우고 있었다니, 잘했어.“

히아리드의 손을 잡고 손등을 토닥거리며 칭찬해주니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이지만 한줄기 미소가 떠오른다.

“히아리드 덕분에 미리엔이 하려는 첩보활동이 어떤 것인지 대강이나마 알 수 있게 됐어. 말을 봐서는 암살이나 사보타주도 아니고 단순 정보 수집인 거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미리엔의 주변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예.=

- 응.

“그나마 다행인 점은 우리가 볼굴을 찾고 있다는 목적은 미리엔에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야. 그러니 앞으로 길게는 3일, 짧게는 미리엔이 볼굴에게 보고를 하기위해 움직이는 그 순간까지 그년의 앞에서는 말과 행동을 조심하도록 해.“

분노가 서리처럼 내려앉은 내 모습에 미호와 히아리드, 알케마는 침을 꼴깍 삼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알라스토르의 사악한 검은 성에 대해 조사를 할 때 악마형 이형종은 능력자들을 현혹하거나 이지를 무너트려서 잡아먹는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이걸 염려해서 연인들을 볼굴과의 싸움에 안 데려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 게시물은 ~~카더라 같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내용으로 치부되고 있었는데, 미리 엔의 상태를 보면 현혹하고 이지를 망가트려 인형처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사실로 봐야 할 거 같다.

미리엔도 어쩌면 에리식과 카라직처럼 세뇌를 통한 프로그래밍을 받았고, 이전의 기억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중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제야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견적이 나오는거 같다.

============================ 작품 후기 ============================

정말 존잘님들 많으시네요... 내글구려 병이 악화된드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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