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504화 (504/517)

00504  메리아놀의 도시.  =========================================================================

후다닥거리며 먼저 6층에 올라간 미호가 능력으로 물을 만들고 그 물을 뜨겁게 데우며 목욕준비를 할 동안 히아리드가 목욕을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알케마도 미호와 히아리드의 눈치를 살피며 자기도 돕겠다며 나서고 나무욕조의 물을 데우던 미호도 이쪽을 힐끔거리며 기대감을 보이길래 잠시 입을 다물고 노골적으로 사심을 보이는 녀석들을 빤히 바라봤다.

“…됐어. 필요하면 부를 테니까 모두 내려가 있어.”

- 우, 우리도 씻어야 해! 먼지랑 땀을 흘려서 더럽단 말이야!

가만히 있다가 쫓겨날 상황에 부닥치자 미호는 엉덩이를 돌려 먼지 한 톨도 묻어있지 않은 순백의 꼬리를 내밀며 몸이 더럽다는 걸 열심히 어필한다.

아니, 씻고 싶으면 나 씻고 나서 씻어도 되잖아….

“…그럼 너희가 먼저 씻을래? 난 나중에 씻으면 되니까.”

=그러실 필요까진 없을 거 같습니다. 욕조도 두 개가 남으니 같이 씻지요.=

같이 씻자는 히아리드의 말에 미호가 눈에 띄게 움찔했지만 알케마는 문제 될 것 없다는 듯이 내 대답도 듣지 않고 군말 없이 남은 나무 욕조에 능력을 사용해 물을 받기 시작한다.

- 나, 나도 도와줄게!

그렇게 2명은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큰 나무욕조 두 곳에 물을 받으랴, 물을 데우랴 소란을 피우는 모습에 한숨을 푹 쉬었다.

“…에휴.”

이제 나도 모르겠다 싶어 옷을 모두 벗고…. 팬티만 입은 채 뜨겁게 데워진 물이 가득 차 있는 욕조에 몸을 담갔다. 40도 정도로 데워진 물이 턱 아래까지 잠기니 열기가 머리끝까지 올라오며 관자놀이를 두드리던 두통이 사르르 풀어진다.

=미호는 옷 안 벗어?=

- 버, 벗을 거야!

카랑카랑한 미호의 목소리를 듣고 슬쩍 고개를 돌리니 알케마가 수치심도 없는 모습으로 원피스를 훌렁 벗어 옆에 세워져 있던 목욕 가림막에 거는 모습이 보인다.

히아리드도 그 옆에서 말없이 어깨끈을 풀어서 옷을 벗고 유일한 속옷인 끈 팬티도 벗어 알몸이 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으니 입고 있던 옷자락을 쥐고 날 보며 우물쭈물하던 미호도 조심조심 끈나시와 반바지를 벗기 시작한다.

날개 때문에 욕조 안에 못 들어가는 히아리드는 나무욕조 하나를 차지하고 옆에 앉아 뜨거운 물을 몸에 끼얹으며 씻기 시작하니 미호와 알케마도 서둘러 남은 나무 욕조에 몸을 담갔다.

=미호. 꼬리가 물을 빨아들여서 물이 줄어들어.=

- 그래서 어쩌라고!

=어쩌긴. 물을 더 만들 테니 데워줘.=

- 아, 응.

이렇게 있으니 예쁜 꽃을 구경하는 느낌인걸. 연인들과 목욕을 하면 목욕에 집중할 수가 없었는데 이렇게 평범하게 목욕하면서 비록 날개가 달리고 비늘이 붙어있고 풍성한 꼬리가 달리긴 했지만, 알몸의 미소녀들을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군.

이래서 일본에 혼욕탕이 많은 건가?

내 쪽으로 출렁거리는 큰 가슴이며 다리 사이의 골짜기가 훤히 보이도록 앉아서 몸을 씻는 히아리드를 보니 뭔가 말문이 막혀왔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자기합리화를 시도하며 히아리드의 거품 묻은 나신을 느긋하게 감상했다.

역시 몸이 큰 만큼 가슴도 크니까 눈으로 느껴지는 질량감이 압도적이다. 알케마는 그런 히아리드보다 키가 30cm는 더 커서 그런지 신체 비율로 봤을 때 가슴은 B컵과 C컵 사이인듯한데 부피는 히아리드보다 훨씬 더 크다.

- 알케마의 꼬리 비늘은 꺼칠꺼칠할 줄 알았는데 부드럽네?

=미호의 꼬리는 물에 젖은 고양이 꼴이군.=

- 칵!

=무, 물지 마라!=

같은 욕조에 들어간 미호와 알케마가 툭닥거리며 장난을 칠 무렵 히아리드는 내가 꺼내준 바디워시와 샴푸로 번개같이 씻더니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입을 열었다.

=서하 님. 씻겨드리겠습니다.=

살짝 틀어 올린 금발 머리, 피부에 이슬이 맺힌 것처럼 촉촉하게 젖은 조각 같은 나신과 작은 물방울이 한 방울 한 방울씩 떨어지는 삼각처의 비부를 나에게 고스란히 보여주며 손을 내미는 히아리드.

그 손을 잡고 일어서니 알케마와 장난치느라 정신이 없던 미호도 반사적으로 발딱 일어났다가 황급히 몸을 가리며 주저앉아버렸다.

- 아! 으, 나, 나도… 히잉!

알몸을 보이기 부끄럽다는 마음과 자기도 씻겨주고 싶다는 욕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미호를 보고 피식 웃으면서 욕조에서 나와 히아리드에게 등을 보이고 앉으니 히아리드는 예쁜 물방울 모양의 가슴에 바디 워시를 뿌려 거품을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슴을 목욕 스펀지 삼아 내 등에 비누칠을 하는 히아리드의 행동에 멍하니 있다가 물었다.

“…이런 건 어디서 배운 거야?”

=서하 님이 정원에 숨겨놓은 만화에서 익혔습니다.=

“헙! 그, 그걸 어떻게…?! 숨길 때 공간 지각으로 경계를 철저하게 했었는데?!”

=후후. 저에게 서하 님의 흔적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지요.=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취향을 모두 네게 들키다니…. 아니 그보다 그거 살짝 스토커의 경계에 발을 올린 거 아냐?

허를 찌르는 히아리드의 말에 따뜻한 수증기가 가득 찬 6층이지만 어쩐지 오한이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히아리드는 손을 들어내 상체를 강하게 끌어안으며 몸을 위아래로 움직이니 물방울 모양의 가슴이 압박으로 일그러지며 끝에 돌출된 유두의 감각이 등을 통해 강하게 느껴져서 온 신경이 그쪽으로 쏠린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두 손에도 거품을 만들어내더니 내 가슴과 배에도 비누칠을 시작하는데, 은근슬쩍 팬티에 가려진 분신을 살짝살짝 건드리는 느낌이 사뭇 자극적이다.

……안돼. 참아야 해! 미호하고 알케마 앞에서 우뚝 선 남자의 자존심을 보여줄 수는 없어!

호, 혹시 히아리드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건 내가 육욕에 빠져서 여기서 자신을 덮치거나 뭐 그러길 바래서가 아닐까?

어느새 장난을 멈춘 미호와 알케마가 욕조에 완전히 잠겨서 머리만 빼꼼 내민 채 히아리드가 하는 행동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걸 보니 히아리드의 행동에 이외에 다른 의도가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힘들다.

“……!”

잠시 딴생각을 하는 사이에 히아리드의 행동은 더욱 대담해져서 몸을 일으킨 히아리드가 자신의 다리 사이에 거품을 만들어내더니 내 팔을 다리 사이로 집어넣고 옅게 난 음모로 비누칠을 하기 시작한다!

우와, 이런 서비스는 연인들한테도 받아보지 못했는데….

=흐응….=

내 팔에 올라 탄듯한 모습으로 야릇하게 허리를 앞뒤로 놀리며 신음하는 히아리드를 보니 어느 한 부분이 폭발할 거 같다.

팔에서 미끄러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보드라운 감촉에 시선을 내리니, 히아리드가 허리를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거품에 번들거리는 음모 사이로 빨갛게 충혈된 음핵과 흥분으로 벌어진 골짜기가 적나라하게 보인다.

꿀꺽.

당황을 숨기며 히아리드의 얼굴을 쳐다보니 핑크빛으로 물든 채 묘한 기대감을 품고 있는 게 느껴져서, 의심이 확신이 되는건 순식간이었다!

이렇게 노골적인 섹스어필이라니! 의도야 뻔하잖아!

“그, 그만해. 나머진 내가 씻을게.”

=아…….=

틀림없다! 틀림없어! 저렇게 노골적으로 아쉬운 표정을 보라고! 이건 틀림없이 노리고 한 거야!

설마 미호와 알케마를 끌어들여 연인들의 대척점인 이종족 연합 전선을 펼치려는 생각일까? 하, 하지만 그랬다간 내가 가만 있지 않을 거라는걸 알 텐데….

그 뒤에는 흥분하고 당황해서 어떻게 씻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날 만큼 정신없이 몸을 씻고 아래층으로 도망치듯 내려 와버렸다.

뒤에 남은 히아리드가 미호나 알케마에게 뭔가 사상교육을 시키는 건 아닐까 조금 걱정됐지만 어떻게 막을 방법도 없고… 무엇보다 그대로 있었다간 내가 더이상 못 참을 거 같았거든.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젖은 팬티를 아공간에 집어넣고 수건을 꺼내 몸을 닦고 있으니 다행스럽게도 히아리드는 자신의 몸에 묻은 거품만 씻고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미호와 알케마에게 살짝 미소를 보여준 뒤 옷가지를 들고 조용히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공간 지각을 멈추고 한숨을 쉬면서 밑을 내려다보니 얼른 꿀단지 속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꺼덕이는 우람한 분신이 보인다.

“도시에 머무를 동안에는 힘들 거 같은데.”

히아리드랑 둘만 있었으면 목욕탕 서비스를 끝까지 즐겼을 텐데 조금 아쉽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씻겨달라고 해볼까?

히아리드의 화끈한 목욕탕 서비스에 입맛을 다시면서 편한 티셔츠와 면바지를 입고 4층과 5층에 있는 방을 살펴보았다.

방은 총 4개였는데, 구조가 똑같다. 5평 남짓한 반원형 방에, 머리 높이 부근에는 동그란 옹이구멍? 같은 게 있어서 밖을 볼 수 있게 되어있고 가구라고는 나무뿌리로 이루어진 좌식 책상과 옷을 걸 수 있는 벽걸이뿐.

“…이건 뭐지?”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실 같은 게 짚단처럼 수북이 쌓여있고 그 위에 보드랍기 짝이 없는 천이 덮여있었다.

손으로 천의 윗부분을 슬쩍 눌러보니 라텍스 침대처럼 탄력이 느껴진다. 신기한 기분에 그 위에 쓰러지듯이 누워보자 순식간에 체온으로 천이 따끈따끈하게 덥혀지며 포근한 느낌이 한가득 다가온다.

이러니 집 안에 난로 같은 게 없지.

약간 부족한 기분에 아공간에서 이불 하나를 꺼내서 덮자 그제서야 부족한 2%가 충족되며 뜨거운 햇볕에 말린 이불 냄새에 잠이 마구마구 쏟아진다. 마약 침대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서하 님….=

흠칫.

까무룩 잠들었는지 귓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에 눈을 떠보니 미호와 히아리드, 알케마가 뽀송뽀송한 모습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 그래. 이불.”

셋 다 이불이 없다는데 생각이 미쳐서 두꺼운 이불을 아공간에서 꺼내 녀석들에게 건네주자 미호가 이불을 안고 덮치듯이 내 옆으로 몸을 날린다.

- 주인님이랑 같이 잘래.

=함께 모시겠습니다.=

=저, 저도!=

“왜, 왜? 다른 방도 많잖아. 방이 작아서 넷이 자기엔 좁아.”

비몽사몽중에도 히아리드의 눈빛에서 뭔가 위험함이 느껴진다. 이대로 같이 잤다간 정조를 잃을 거 같은 착각에 정신없이 말을 내뱉었다.

- 괜찮아! 주인님이랑 자는 게 좋아!

……실수했다. 그냥 피곤하니까 혼자 자고 싶다는 식으로 말을 해야 했는데! 밤에 다 같이 잤다간 히아리드가 덮치고 그게 4p로 번질 거 같아서 거부하려고 했는데 말을 잘못했어!

“그래… 알았어. 대신 오늘은 피곤하니까 조용히 자는 거다. 알겠지?”

미호의 뺨을 잡고 슬쩍 히아리드를 보며 말했더니 히아리드는 약간 아쉬운 표정을 짓긴 했지만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미호나 히아리드가 이렇게 달라붙는 건 평소와 다름없으니 이해가 가지만, 알케마마저 의욕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건 저번에 말했던 바뀐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게 계기가 된 거겠지?

왠지 자폭한 거 같은 느낌이 들지만, 지금은 피곤하고 졸리고 꿈도 안 꾸고 푹 자고 싶은 기분에 대충 넘겨버렸다.

얼마나 잤을까, 공간 지각이 움찔거리면서 무언가를 감지하는 느낌과 코끝을 스치는 새벽녘의 바람에 잠이 깰랑말랑하는데 시기 좋게 무언가가 내 목을 감싸 안아왔다.

약간 젖내 비슷한 냄새와 뺨에 닿는 부드럽고 따뜻한 살결의 느낌에 정신이 수면 위로 부상한다.

“…….”

눈을 뜨니 바닥에서 자고 있어야 할 미호가 어느새 내 옆에 누워 내 목을 끌어안고 콜콜 자고 있었다.

바닥에 이불을 펴놓고 히아리드와 알케마 셋이서 함께 자던 녀석이 언제 올라왔는지 모르겠다. 슬쩍 고개를 들어 아래를 보니 히아리드는 모로 누워 얇은 담요 한 장을 덮고 죽은 듯이 자고 있었고 알케마는 잠버릇이 나쁜지 이불 밖으로 나가 맨바닥에 사지를 뻗고 있었다.

그 덕인지 입고 있던 원피스 형태의 잠옷은 허리 위까지 말려 올라가 일자로 꽉 다문 음부가 고스란히 눈에 들어온다.

눈을 뜨자마자 본 게 여자의 거시기라니. 저 칠칠치 못한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진짜 현실로 돌아가기 전에 저 녀석 몸가짐부터 교육해야겠다.

- 으우응….

몸을 일으키며 내 목을 끌어안고 있는 미호의 팔을 풀려 하니 녀석은 잠결에 인상을 쓰면서 더욱 달라 붙어온다.

시간이… 아침 5시인가.

……그냥 조금 더 자게 해주려고 짚단 침대인지 실단 침대인지에 풀썩 드러누우니 미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띄우면서 조금 더 달라 붙어온다.

자정을 조금 넘겨서 잠들었으니 5시간 조금 넘게 잔 건가.

누운 채로 옹이구멍을 통해 밖을 보니 새벽녘의 시퍼런 기운이 감도는 숲속이 보이고 공간 지각에는 하루를 시작하려는 메리아놀의 이종족들이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이 느껴졌다.

잠결에 느껴지던 간질거림이 이거였나보다.

발치에 내려간 이불을 끌어올려 미호의 목까지 덮으니 녀석의 따끈따끈한 체온 덕분에 금방 이불 속이 훈훈해진다.

녀석들이 일어날 때까지 공간 지각으로 플뢰 지구地區를 살펴볼 요량으로 정신을 집중하니 여러 종류의 집나무 약 4만 그루가 하늘 높이 자라있는 게 먼저 느껴졌다.

그 속에는 플뢰들이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었는데, 그 숫자를 셈해보니 플뢰의 숲에 사는 플뢰 족은 약 68,000명으로 남성체는 3만 8천, 여성체는 4만 정도로 여자의 숫자가 약간 더 많았다.

특이하게도 프라우드 족이나 사비, 플라비우스 족도 몇몇 보이지만 절대다수는 플뢰 족이다.

보통 집나무 하나당 4인 가정이 많이 보이는데, 물론 싱글도 많지만 한 집에는 보통 남자 둘, 여자 둘이 살고 있었다. 한집에 사는걸 보면 가족인 거 같긴 한데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는 게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어른은 없고 처녀, 총각들이 같이 사는 느낌?

6만 8천의 플뢰 족 중에 얼굴에 주름이 가득 진 노인은 100명이 채 안 되고 아직 덜 자란 플뢰 족 소년 소녀들도 1,000명이 채 안된다.

이걸 보면 플뢰 족은 유소년기와 노년기가 극히 짧고 청중장년기가 굉장히 길다는 걸 예상할 수 있다. 별다른 전쟁이나 불협화음이 일어나지 않는 성비가 균형 잡힌 평화로운 도시에 청소년과 노인 인구가 적다면 이유는 그거뿐이겠지.

하여튼 7만에 다다르는 플뢰 족 대부분이 미남 미녀인 게 참 보기 좋다. 어린아이들은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고 얼굴에 주름진 노인들도 다들 곱게 늙은 로맨스 그레이들이라 눈이 즐거운 종족들이다.

예쁜 처자들이 정령을 부르거나 능력으로 불을 만들어 요리하는 모습과 씻거나 집 앞으로 나와 무기를 휘두르며 수련을 하는 아침 일상을 구경하고 있으니 동북쪽 평원 지역과 남서쪽 석조 주택지구도 잠에서 깨어난다.

플뢰의 숲이 있는 이곳을 기준으로 북쪽 평원 지역은 짐승 인간인 루크랑 족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고 서쪽 석조 주택지구는 프라우드 족이 살고 있었다. 그럼 여기서 잘 안 느껴지는 북서쪽 호수 공원 지구는 사비와 해비, 플라비우스 종족들이 사는 덴가?

1시간이 지나 아침 6시가 되어서 해가 뜨고 날이 밝아오니 아침 식사를 일찍 끝낸 플뢰들은 각자 북쪽 평원으로, 서쪽 주택 지역의 공방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손에는 도시락이나 작업용 공구 같은 것도 보이는 걸 봐선 일하러 출근하는듯하다. 그에 따라 도시도 잠에서 깨어나며 본격적인 아침을 시작한다.

집집마다 마차馬車, 견차犬車, 우차牛車 등등이 쏟아져나오는 걸 보고 미호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녀석의 귓가에 속삭였다.

“미호야, 그만 일어나.”

- 우응… 좀 더 잘래….

“아침이야. 일어나야지.”

- 흐잉…. 잉. 아응. 아우.

잠에서 깨기 싫어하는 미호의 엉덩이를 좀 더 세게 두드려주자 엉덩이를 맞을때마다 꼬리가 발딱 섰다가 흐물흐물해지길 반복하더니 머리를 내 겨드랑이로 집어넣고 고양이처럼 얼굴을 비비기 시작한다.

미호를 깨우는 소리에 히아리드가 유령처럼 스르륵 일어나더니 멍한 얼굴로 날 바라보기 시작했고 알케마는 크게 하품을 하면서 기지개를 켜더니 그 상태로 배를 긁적거린다.

“야, 알케마.”

=옙.=

“넌 몸가짐 좀 단정히 해. 그 꼴이 뭐냐.”

=모, 몸가짐이 뭐죠?=

남자처럼 퍼질러 앉아있던 녀석은 자기 몸을 살펴보더니 =깨끗한데….=하고 중얼거린다. 그러자 조용히 앉아있던 히아리드가 알케마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입을 열었다.

=인간 여성들은 생식기와 유방을 타인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습니다. 보여주는 대상은 극히 한정되어있지요. 서하 님이 말씀하시는 건 몸가짐을 단정히 해 자신 이외의 다른 자에게 생식기 등을 보이지 말라는 뜻입니다.=

=아.=

히아리드의 이야기에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알케마를 보고 놀라서 황급히 소리쳤다.

“아니아니아니. 그렇게 말하면 저 멍청한 녀석이 오해하잖아!”

=머, 멍청….=

폭언을 들었다는 표정으로 충격을 먹은 알케마를 보면서 물었다.

“위상 세계에 들어와서 입으라고 준 속옷 있잖아. 그거 어쨌어? 왜 안 입어?”

=입어봤는데 조이고 살에 닿는 느낌이 안 좋아서 벗었는데요….=

“…당장 입어. 그리고 특정 상황과 특정 장소를 제외하면 절대 벗지 말고 하루에 한 벌씩은 꼭 갈아입고. 안 지키면 죽는다.”

=옛!=

얼토당토 안 하는 핑계를 대는 녀석 보고 으르렁거리면서 말하니 흠칫 놀라면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며 대답하더니 후다닥 가방을 열어 하늘색 팬티를 찾아 입는다.

- 알케마는 바보야 바보.

어느새 잠에서 깬 미호는 빗으로 꼬리를 하나하나 정성 들여 빗으며 그 모습을 보고 킥킥 웃었다.

============================ 작품 후기 ============================

제가 여러분들의 인내심을 시험해보겠...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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