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484화 (484/517)

00484  메리아놀을 찾아서  =========================================================================

공간 도약을 하면 대만에서 제주도까지 10분도 채 안 걸릴 텐데 날아가려니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미호와 히아리드의 비행 속도가 제트기와 맞먹는다지만 내 공간 도약보다 빠를 수는 없다.

달리기도 지루해서 발아래 펼쳐진 군청색 바다와 동쪽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섬들을 구경하다가 발이 삐끗해서 몇 번 추락할 뻔 한 뒤에는 그냥 히아리드의 등에 업혀버렸다.

히아리드가 매고 있던 가방은 아공간에 집어 넣어버리고 그 자리에 업히니 포근하고 부드러운 날개가 내 몸을 간지럽히는 느낌과 함께 히아리드의 구름 냄새 같은 체취가 밀려온다.

늦가을에 최고급 오리털 이불 속에 파묻혀있으면 이런 기분일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거센 바람도 느껴지지 않고 포근하고 따스함만 느껴지는 기분에 나도 모르게 히아리드의 몸을 더듬었다.

히아리드가 입고 있는 옷은 날개 때문에 등 전체가 드러나는 노슬리브 타입에 어깨끈으로 고정하는 형식이다.

하늘을 날아가고 있으니 자연히 옷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로 쳐지며 몸과 틈이 생기는데, 그 틈 사이로 손이 미끄러지듯 들어가자 히아리드의 2m 키에 걸맞는 따스하고 탄력 넘치는 가슴이 손에 잡힌다.

……아 몰라. 이제 될 대로 되라지.

그냥 마음 놓고 히아리드의 가슴이 내 것인 거 마냥 주물러대기 시작하자 히아리드는 약간 놀란 얼굴로 뒤를 돌아보려다가 그냥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날아가는 것에 집중했다.

탄두형 가슴의 끝에 달린 자그마한 유실을 가지고 놀면서 뒤를 살피니 미호와 알케마는 아직도 먹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신기한 건 어느새 미호와 알케마가 서로 말을 놓은 거다. 미호야 아무한테나 반말하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알케마가 편하게 말을 놓아버린 건 의외다.

- 그러니까 단맛이랑 달콤한 맛이랑은 달라! 신맛이랑 새콤한 맛도 틀리단 말이야!

=그게 어떻게 틀리다는거지? 단맛이 무슨 여러 종류라도 된다는 거야?=

- 단맛! 달콤한 맛! 달콤새콤한 맛! 달짝지근한 맛! 달달한 맛! 모두 틀려!

=하. 나도 일족의 지도자 교육을 받으며 많은 고기를 먹어봤고 많은 글을 읽었지만 그런 건 보지도 듣지도 못했어.=

- 으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알케마가 얄밉고 답답한지 온몸을 비비 꼬으다가 눈을 반짝 빛내더니 검지로 알케마의 얼굴을 가리키며 소리친다.

- 만약 단맛이 다 다르다면 어쩔 테야?!

=흥. 그땐 내가 너를 언니라고 불러주겠어.=

- 싫어! 나보다 나이 많으면서 언니라니!

=뭐, 뭐?!=

- 선배님이라고 불러! 현실 생활은 내가 너보다 훨씬 오래됐으니까!

=…좋아. 만약 날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미호는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못난이 먹보라 죄송합니다." 열 번 말하기다.=

- 딜! 그럼 집에 돌아갔을 때 내가 말한 걸 다 맛보여주겠어!

……알케마는 미호가 저렇게 자신만만해하니 조금 불안한 듯이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 하지만 이미 내기가 성사된 마당에 말을 바꾸는 것은 내키지 않는지 고개를 거세게 털고 앞을 바라본다.

히아리드의 등에 업혀 날아가는 날 발견한 알케마는 좋은 게 떠올랐단 표정으로 날 불렀다.

=서하 님, 서하 님.=

“왜?”

=미호의 말이 사실입니까? 단맛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거 말입니다.=

알케마의 질문에 미호도 여우 귀를 쫑긋 세우고 날 바라본다.

“글쎄. 내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당사자들의 납득이잖아? 여기서 내가 단맛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납득할 수 있겠어?”

=……나,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럼 현실로 돌아가거든 먹어봐. 그때가 되면 확실히 인정할 수 있을 거야.”

=으으으.=

내 대답에서 "너의 패배다."라는 뉘앙스를 느꼈는지 알케마는 울상이 되었고 반대로 미호는 잔뜩 신이 난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40분쯤 날아가다 보니 몇 번 본적이 있는 눈에 익숙한 지형이 수평선 끝에서 차츰차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땅이다~!

=저기가 메리아놀의 순례자가 향했다는 그곳입니까?=

“그래.”

알케마의 질문에 대답해주면서 만져도 만져도 질리지 않는 히아리드의 찰떡같은 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꼬집으며 놀고 있으니 어느 사이엔가 히아리드는 유두를 꼬집힐 때마다 어깨를 흠칫흠칫하고 있었다.

처음에 만질 땐 반응이 없었는데 집요하게 괴롭혔더니 이제는 꼬집을 때 강도에 따라 움찔거리는 동작도 커지는 게 재미있다.

꼬집은 채로 가만히 있으면 덜덜 떨기 시작하는데 너무 심하게 괴롭히면 추락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제력을 발휘하느라 인내심이 바닥날 거 같다.

짙푸른 바다 위를 날아 커다란 섬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도착하자 미호가 발밑의 섬을 가리키면서 물어본다.

- 주인님. 저게 제주도야?

“그래. 히아리드. 저 섬 주변을 날아봐. 섬을 살펴봐야겠어.”

=네.=

현실에서 제주도라고 불리는 섬은 섬 전체에 녹색 원시림이 울창한 섬이었는데 중앙에는 상당히 높은 순상화산 형태의 산이 하얀 모자를 쓴 채 높게 솟아있었다.

히아리드는 약간 방향을 틀어서 제주도의 해안가를 따라 날기 시작하며 자기 가슴을 만지고 있는 내 손을 잡아 못 움직이게 하더니 약간 거친 숨소리로 입을 열었다.

=서하 님. 하아아…. 제주도 전체에 위상력이 고루 퍼져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 주의하시길.=

“아, 히아리드도 위상력 감지 범위가 100km 정도로 늘어났지?”

=네.=

“고위급일 때랑 뭔가 다른 점은 안 느껴져?”

=네. 감지 범위만 늘어났을 뿐입니다.=

프랑하고는 뭔가 다른 게 있을까 해서 물었지만, 프랑의 위상력 감지 범위와 다를 게 없나보다.

“고도를 조금 더 높여봐.”

지면에서 200m 정도 높이로 날고 있으니 섬의 전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4km까지 상승하게 시켰다. 구름이 끼지 않아서 일부러 걷어낼 수고는 안 해도 되겠군.

히아리드는 내가 말하는 대로 움직여주고 나는 눈을 감아 공간 지각을 좀 더 예민하게 발휘해 공간 지각 범위 안의 섬 생태계를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고위급이 꽤 많은걸. 주로 동물 형태가 많고… 한라산 근처에는 비행형이 많네.”

제주도보다 약 20배는 더 큰 하이난 성과 잔장 시 부근을 훑으며 처리한 고위 이형종이 60마리 정도였다. 획득한 위상석은 47개로 TP로 환산하면 3000만 TP 정도다.

그런데 하이난 성과 비교하면 1/20 정도 밖에 안되는 제주도에 50마리가 넘는 고위 이형종이 우글거린다.

내 비교를 들은 알케마가 혹시? 하는 얼굴로 제주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섬에 스펙스의 진원眞原이 있는가 봅니다.=

=알케마. 스펙스가 아니라 위상력이라고 칭하세요.=

=앗, 네.=

위상 세계의 종족 간에 쓰이는 단어를 현실의 것으로 교체하길 종용하는 히아리드의 말에 알케마는 순간 당황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위상력의 진원? 그게 뭐야?”

=영웅의 혼이 잠든 땅에는 어째서인지 스페… 위상력이 모여들기 쉬운 장소가 됩니다. 그 장소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이형종이 몰리게 되고, 다른 곳보다 빠르게 강해집니다. 또한, 진원에서 태어난 아이는 특별한 힘을 쉽게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호오.”

신기한데? 보통 고위급 이형종의 경우에는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위상력이 모여드는 특이한 성질 때문인지 제주도에 자리잡은 고위 이형종의 크기가 모두 제각각이다.

가장 작은놈은 30cm가 될까 말까 한 다람쥐 형태의 고위 이형종이고 가장 큰놈은 100m가 넘어가는 얼룩말과 사자를 섞은 것처럼 생긴 놈이었다.

그렇게 제주도를 몇 바퀴 돌며 둘러봤지만 평범한 이형종의 생태 외에는 특이점 같은 건 안 보인다. 뭐, 여기에 메리아놀의 단서가 있을 거란 기대도 안 했으니까.

그럼 수확을 시작해볼까?

“고위 이형종은 모두 잡자. 위상석이 없는 것들은 덤벼오지만 않으면 내버려 두고.”

시작은 우리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하는 비행형 이형종 무리다.

한라산 일대에서 서식 중인 온갖 한국형 날짐승들, 송골매나 참수리, 바다제비, 신천옹, 수리매, 부엉이, 올빼미 형태의 이형종들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제주도를 빙빙 돌던 우리가 눈에 거슬렸는지 하늘을 까맣게 뒤덮으며 우리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숫자는 어마어마하게 많지만 그중에 고위급은 하나도 안 보인다. 우릴 너무 쉽게 본 건지 새대가리라서 생각을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히아리드의 어깨를 두드려 멈춰 세운 뒤에 푸른색 공간의 벽을 발판으로 펼쳐서 내려서니 미호도 알케마를 발판 위에 내려놓고는 히아리드를 힐끔 보더니 곧장 쌩하고 튀어나가며 소리쳤다.

-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

=…….=

히아리드는 내가 1시간 가까이 주물럭거렸던 가슴을 어루만지며 앞으로 살짝 나서더니 날개를 크게 한번 퍼덕인다. 그러자 찬란한 금발이 휘날리며 여섯 날개에서 열두 장의 깃털이 빠져나오더니 환한 빛에 물들며 날짐승들에게 번개같이 쏘아져 간다.

프퍼퍼퍼퍼퍼퍼펑….

먼저 날아가던 미호를 추월한 빛나는 깃털은 날짐승들과 접촉하자마자 어마어마한 빛 폭발을 연달아 일으키며 이형종 들을 집어 삼켜버렸다.

- 으꺄아~!

빛나는 깃털이 폭발하며 터져 나오는 충격파에 균형을 잡느라 정신없는 미호를 사이에 두고 히아리드가 우아하게 날개를 펄럭이니 하얀 날개에서 흘러나온 빛 알갱이가 날짐승들을 향해 날아가며 하얀 연기를 흘리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하늘에 죽음의 천사를 그리는듯하다.

쿠구구구궁. 쿠르르르르….

하늘에 연기로 그림을 그리며 날아간 빛 알갱이는 아까보다 더한 폭발을 일으키며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눈을 아프게 자극하는 빛을 뿌렸다.

수 분간 하늘을 진동시키며 하얗게 물들이던 빛이 사라졌을 땐 하늘을 뒤덮던 그 많은 이형종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이래서 암흑이가 히아리드를 날아다니는 폭격기라고 했던 거군.

광역 공격은 빛 속성이 원탑이라는 걸 증명하듯이 상위급도 몇 마리가 포함된 수천 마리의 이형종 떼를 한 자리에서 흔적도 없이 녹여버린 히아리드는 별거 아니었다는 듯이 약간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쓸어내린 뒤에 날 보며 살짝 웃어주었다.

- …….

입술을 삐죽 내민 채 힘없이 돌아온 미호를 보며 히아리드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

- …우씽.

=허어….=

알케마는 히아리드가 보여준 능력에 전율이 인다는 표정이다.

자기가 활약할 장면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건지 미호는 입술을 삐죽 내민 채 토라져 있길래 녀석의 여우 귀를 만지작리면서 말했다.

“아직 잡을 건 많이 있으니까 삐지지 마. 저기에 얼룩말이랑 사자를 합친 것처럼 생긴 놈이 보이지?”

- 응.

“저놈은 제주도에서 가장 큰 고위 이형종이야. 저건 미호가 가서 잡아봐.”

- 응!

내 말에 미호는 언제 삐졌냐는 듯이 환하게 웃으면서 신체 강화 꼬리와 바람 속성 꼬리를 강하게 빛내며 쏜살같이 날아간다.

미호가 얼룩말과 사자의 혼종, 간단히 제브라이언이라고 부르자. 제브라이언을 상대로 날뛰는 동안 히아리드는 가볍게 몸을 날려 빛폭팔에 사방팔방으로 날아간 위상석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알케마는 심각한 표정으로 미호가 제브라이언을 상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푸흐히히히힝! 크헤헤헤헹!!

거대한 몸집의 제브라이언은 콩알만 한 미호를 상대하며 주변의 원시림을 박살 내기 시작하는데, 저놈은 순수한 신체 강화 타입인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미호를 어찌하질 못한 채 연신 포효만 지르고 있었다.

간혹 하는 공격이라 해봤자 나무나 조약돌, 흙덩어리를 집어다 던지는 수단뿐이었고 가끔 점프해서 미호를 공격하지만 미호는 하늘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제브라이언의 공격을 가뿐히 피해낸다.

하지만 미호의 공격 또한 제브라이언에게 유효한 데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었다. 얼룩말 무늬 가죽이 무진장 질긴지 미호가 전력을 일으킨 불과 바람에도 흠집만 날 뿐 찢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한대도 맞지 않고 여유롭게 공격을 퍼붓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미호도 강하군요.=

“강할 수밖에. 미호는 철이 들기 시작할 때부터 프랑하고 화연이들한테 체계적인 무술을 배우고 얻어맞으면서 단련을 해왔으니까.”

연이어 공격을 퍼붓던 미호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지 손톱을 길게 뽑아 빈틈을 노려 접근해서 가죽을 난도질해보기도 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아무리 제브라이언이 최고위급에 다다라 가는 녀석이라지만 미호도 명색이 고위 아종인데 저렇게나 공격이 안 통하는 건 이상…….

- 캬르르르르릉!

“어엇?”

=헉.=

갑자기 날카롭게 소성을 내지른 미호는 일곱 개의 꼬리를 바짝 세우더니 온몸에서 TP를 뿜어내며 모습을 바꾸어나간다.

몸이 커지며 옷이 찢어져 나가고 꼬리도 크고 길어진다. 등이 굽고 팔다리에 하얀 털이 자라며 예쁘고 귀여운 얼굴이 짐승의 그것으로 바뀌어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곱 개의 탐스러운 꼬리가 달린 하얀 여우로 변신한 미호는 꼬리 길이까지 포함해 약 9m 정도로 커졌고 은색으로 빛나는 두 눈동자에서는 붉고 푸른 기운이 매섭게 불타오른다.

- 아오오오오오오오옹!!

눈동자 외에는 잡티 하나 없이 순백색이 된 미호는 전신에 푸른 불길을 피워올리더니 말 그대로 번개 같은 속도로 제브라이언에게 돌진했다.

쿠허허헝!

제브라이언도 미호의 돌진에 경각심이 들었는지 푸른 불길에 휩싸인 채 돌진해오는 미호를 향해 우렁찬 포효를 지르며 집채만 한 사자의 앞발을 힘껏 휘둘러 쳤지만.

뻐걱!

섬뜩한 소리와 함께 그대로 부러져나간다. 저지력조차 주지 못한 공격에 아랑곳하지 않은 미호는 그대로 제브라이언의 가슴에 포탄이 터지는 소리를 내며 틀어박혔다.

꾸웅!!

쁘헤헤헹!!

단 한방에 척 봐도 치명상으로 보일 만큼 앞가슴이 크게 함몰된 제브라이언은 주둥이로 시뻘건 피를 쏟으며 비명을 지른다.

돌진의 충격에 목뼈가 어긋나고 가슴뼈가 박살 났으며 부러진 뼈가 심장과 폐, 간을 찌르고 후벼 파는 무시무시한 데미지다.

그 비명을 기점으로 미호는 제브라이언을 축으로 삼아 푸른 잔상이 남을 만큼 빠른 속도로 빙글빙글 돌면서 새파란 불덩어리를 브레스처럼 퍼붓기 시작한다.

“저게 미호의 전투 형태인가? 화력이 굉장한데?”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소각되어가는 제브라이언을 보며 중얼거리니 보자기에 수십 개의 작은 위상석을 챙겨온 히아리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인간 형태에서는 본래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나 봅니다. 스케일러를 상대하거나 마님들과 대련할 때에는 반은 장난인 셈이었던 거군요.=

“그러게.”

뼈도 남기지 않고 제브라이언을 불살라버린 미호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불이 붙은 숲 위를 빙글빙글 날아다니다가 몸을 부르르 떨며 인간 형태로 돌아왔다.

그리고 불타는 숲속에서 제브라이언의 위상석을 찾은 미호는 알몸으로 활짝 웃으면서 내게 날아왔다.

가슴만 없다뿐이지 완벽한 여자아이의 몸을 하고 있는 미호를 보며 생각했다.

역시 변신에는 옷의 파괴라는 디메리트가 있어야 한다고.

============================ 작품 후기 ============================

"잘했습니다. 미호."

"웅? 뭐가?"

"하여튼 잘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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