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73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 =========================================================================
드와이트 박사와 그의 연구팀을 뒤로하고 의한 대학교 임시 연구소를 나오자 영은이는 예쁘게 기지개를 켜더니 어딘가 모르게 후련함이 드는 미소를 지었다.
“최고위 이형종에게도 적용되는 무기라면 그 아래 등급들에게는 치명적이겠지? 앞으로 고등급 이형종의 출몰에 날을 세우지 않아도 되겠는걸~.”
영은이의 중얼거림을 들으니 모순적인 감정이 내 속에서 소용돌이친다.
통합 이후 위상 세계와 단절되면 현실에도 많은 수의 이형종이 발생할 텐데 이형종에게 통용되는 첨단무기가 만들어졌다.
이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첨단 무기가 개발된 배경이 비인간적이라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무슨 박애 정신이 투철해서 이러는 건 아니다. 단지 일본 놈들의 연구가 자꾸 내 역린을 건드리다 못해 송곳으로 쑤시면서 자극해서 이러는 거다.
그러니 좋아해야 하지만 좋아할 수가 없는 거지.
이런 생각은 속으로만 하는데 프랑과 누나가 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귀에 들어왔다.
“조만간 무기를 보여준다니, 저 T-1이라는 촉매가 굉장한가 봐요.”
“변이를 유도해 위상력에 응집성을 부여하는 방식은 기존의 틀을 깨는 획기적인 방식이긴 해. T-1을 응용하면 첨단 무기뿐만 아니라 무기와 방어구에도 위상력을 부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일본이 한 행동은 최악이지만 그 결과물이 인류의 생존에 이로운 물건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네요.”
“인간은 수천 년간 투쟁의 역사를 써왔으니까. 751 연구소와 공하의 일이 인간의 본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해. ”
그러면서 누나는 날 곁눈질한다.
옛날 중국의 맹자는 성선설, 사람은 태어날 때 선한 존재라 했고 고자는 성무선악설, 인간은 태어날 때는 백지와 같은 생존 욕구만 남아있어 성질은 자라면서 얻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순자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악하니 예의와 범절을 익히라고 했지.
나는 순자의 성악설을 믿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악한 인간은 날 때부터 악하고 착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착한 성격이 유전자에 새겨진다고 생각한다.
옛날 중딩때 누나에게 난 성악설을 믿는다고 말했다가 눈물을 글썽거릴 만큼 놀란 누나한테 사람은 절대로 악한 존재가 아니라고 오랫동안 설득당했던 적이 있다.
누나가 날 곁눈질 하는 건 그걸 기억해서겠지.
이런걸 생각하다 보니 다시 우울해지는데 화연이가 그걸 눈치채고 내 손을 잡아 어루만져준다. 그녀의 따뜻한 손길에 돌아보니 화연이는 살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영은이는 무기 활용 방안을 참모진과 함께 모색해봐야겠다며 내 뺨에 뽀뽀를 해준 뒤 웃으면서 먼저 떠나고 뒤따라 누나와 화연이도 내게 뽀뽀를 해준 뒤 회사로 돌아갔다.
그녀들의 뒷모습을 보고 프랑의 허리를 끌어안으니 프랑도 살짝 웃으며 뽀뽀가 아닌 키스를 해주었다.
프랑의 키스를 받으면서 이 우울한 감정이 한동안 계속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안 가 인터넷에서는 최고위 이형종에게 효과적인 현대식 무기가 개발되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문을 인정하듯이 일본은 병크를 시원하게 터트렸다.
[전술 마도탄, 최고위 이형종에 정말로 효과적인가?]
[사나다 요스케 육상자위대 장관이 전술 마도탄(戰術 魔導彈. 위상 에너지 접목 미사일)이 對 이형종 배치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답했다가, 공하의 출몰 직후에야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능력자, 그랑 블루 회장에 의해 공하가 처단된 뒤에 열린 내각의 전술 마도탄 관련 '긴급 현안 질의' 결과 전술 마도탄 실용화를 둘러싼 8개의 의문점이 제기됐….]
전술 마도탄이라면 이미지를 잘 포장해서 비싸게 팔아도 될 텐데, 저걸 보니 정말 내각 의원 대다수가 교체되서 질이 무척 떨어졌다는 게 느껴진다.
수많은 나라의 비난과 외교적인 압박에 정신이 나가버린 것인지 일본 내각은 정당끼리 서로 당신 탓이라며 상대방의 허물을 물어뜯는 와중에 유일하게 최고위 이형종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첨단 무기라는 전술 마도탄의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 먹기 시작한 거다.
전술 마도탄의 효과가 정확히 입증되지 않았지만 공하를 상대로 쏘아보면 확인 될 거라는 판단을 내리고 준비했는데 10발 중 8발은 공하의 저격에 의해 격추당하고 나머지 두 발은 내 방해 때문에 무산되어 효과를 보지 못하자 일본 내각에서는 육상자위대에서 위증한 것인지 전술 마도탄 사용 의사 결정 과정을 명백히 밝혀 그 죄를 추궁해야 한다는 주장이 연합 뉴스를 통해 방송을 타버린 거다.
결국 죄를 육상 자위대에 다 떠넘기겠다는 수작이다.
현직 의원의 대다수가 경질되고 국외추방되는 바람에 내각 의원들이 대거 물갈이됐다지만 인간의 욕심이나 시기심은 어딜 안 가는지 수질이 바뀌었지만 변한 게 없다. 아니 좀 더 멍청하게 변하긴 한 거 같다.
일본의 삽질과 병신 짓에 지구의 수많은 나라가 분노하고 일본을 향해 욕을 날리는 아주 개판인 상황이지만, 그래도 현실에 등장한 첫 이형종 대응 첨단 무기라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대항할 수 없는 최고위 이형종의 존재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이라며 전술 마도탄의 위력 입증 시범을 요구하는 운동을 개시했다.
침실의 특대 침대에 프랑과 화연이하고 알몸으로 누워 그녀들의 보드라운 피부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지만 프랑과 화연이는 5층 침실 중앙을 차지한 홀로그램 TV에서 눈을 떼질 못한다.
일본의 전술 마도탄과 관련된 시사 프로그램을 보느라 난 관심 밖인 거 같다.
뉴스의 장면이 바뀌자 프랑은 길게 한숨을 내뱉으며 내 팔에 머리를 기대고 중얼거렸다.
“한심해요. 국민을 대변하는 내각 의원이라면 국가에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해야지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네요.”
“정치판은 결코 깨끗해질 수 없는 타락의 구덩이라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 자기 직책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잖아요? 서로 협동해서 국란國亂을 해쳐나가야할텐데… 저건 제 살 깎아 먹기 밖에 안돼요.”
“세상 사람이 모두 프랑과 서하처럼 이성적일 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권력과 돈 앞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그나저나 시위가 거세군요.”
일본 내각 의원들이 집단 패싸움하는 장면을 보내주는 시사 프로그램이 끝나자 이어서 화면이 일본의 한 8차선 도로를 비추며 우익 집단과 정상인들이 모인 집단이 서로 화염병을 던지며 패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화면에 나타난다.
거기에 다른 쪽에는 [우리는 전술 마도 탄의 인증을 원한다!] 라고 씌여진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서구 도시의 모습이 떠오른다.
“대비책이 있는 재해와 없는 재해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 나서 그렇겠지요.”
내 품에 안겨있는 그녀들의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주무르고 작은 살구멍을 파고들며 오후의 나른함을 느끼고 있으려니 프랑이 조심스레 내 분신에 손을 가져가 살살 쓰다듬고 파이어에그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서하는 어찌하실 거에요? 위상 세계에 들어가지 않으신지 꽤 오래되셨잖아요.”
“응…. 그냥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나 지켜보고 있는거야.”
귀두의 표피를 벗기고 민감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살짝살짝 자극하는 프랑의 손길에 내 분신은 금세 힘을 되찾고 용두질을 원한다는 듯이 꺼덕거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화연이도 몸을 기대오더니 굵은 내 육봉을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서구 열강이 합심해서 일본을 조이는 중이니 그것도 조만간 정리되겠지. 이런 상황에서도 너에게 한 약속은 지켰으니 말이다.”
영은이는 정말 한 푼도 틀리지 않고 일본에게 피해 보상금을 받아냈다. 더해서 수백 년째 숨기고 있던 우리나라의 역사적 유물을 회수했고 저번에 나와 일본의 트러블 사이에는 어쩔 수 없었던 독도에 관련된 분쟁을 이번 기회에 아주 뿌리 뽑을 듯이 달려들고 있었다.
뒤에 헛소리를 못하게끔 문서로 남기기 위해 일본을 닦달 중이라던가. 일본 외무성은 그야말로 무능의 극치를 달리며 영은이의 강력한 요구에 쩔쩔매고 있다고 들었는데.
또 내가 회수한 공하의 사체도 일정 부분 양보받아 국과소에서 연구 중이다. 공하의 출현 덕분에 우리나라 재정이 살찌고 있다고 영은이가 즐거워하더라.
아무튼 이제 위상 세계에 들어갈 땐 현실에 최고위 이형종을 상대할만한 전략을 짜두고 들어가야겠다. 최소 프랑과 히아리드, 둘 중 하나와 스케일러들이면 충분하겠지.
“그만 애태우고 얼른 해줘!”
안달나게 만들려는 듯 분신의 민감한 부분을 애무하는 손길에 그녀들의 가슴을 세게 움켜쥐며 재촉하니 프랑이 기다렸다는 듯이 내 위로 올라타며 육봉을 잡고 자신의 아랫배 깊은 곳으로 천천히 인도해간다.
“읏. 응….”
분신의 끄트머리가 프랑의 은밀한 속살을 가르며 천천히 삽입되자 프랑의 표정이 에로틱하게 변하며 야릇한 콧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엉덩이가 내 허벅지와 맞닿을 때까지 주저앉은 프랑은 그 상태로 아랫배에 힘을 주며 질을 움직여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간다.
분신을 조이는 짜릿한 쾌감이 허리를 타고 번지는 느낌에 한 손을 올려 프랑의 탄두처럼 봉긋 솟은 유방을 만지고 남은 손은 화연이의 촉촉하게 젖은 구멍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니 프랑과 화연이가 화음을 이루듯이 달콤한 신음을 흘려대며 내게 더욱 안겨왔다.
“하앙. 아으으!”
“후읏. 으음! 흐윽.”
화연이는 손가락만으로는 부족한지 날 보며 애원하는 표정을 짓길래 고개를 살짝 끄덕여주자 몸을 일으켜서 허벅지를 벌리고 내 얼굴 위에 올라탄다.
손으로 대음순을 잡고 벌리며 핑크색 속살을 보여주는 화연이에게 응하듯 혀를 내밀어 콩알과 좁디 좁은 구멍을 애무해나가니 화연이는 참지 못하고 음탕한 신음을 흘리며 프랑을 끌어안아 버렸다.
쾌락에 젖은 표정으로 흐느적거리는 프랑과 화연이는 나와 헤어져 있는 사이 이형종을 상대하고 다른 수많은 사람과 부대끼며 자신들이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알게 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렇게 맛있는 몸과 착한 성격, 거기에 나만 바라보는 애정까지. 다른 여자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사랑스러운데도 자신을 믿지 못해 자신감을 잃어버리다니, 바보 같아.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대담하게 행동하는 그녀들이 다시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끔 나도 행동을 똑바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미호하고 히아리드는 어떡한담.
이번 사태로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세가 폭락했다.
부동산의 폭락 조짐은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출현 때부터 조짐이 있었지만 트리거가 된 것은 역시나 공하의 출현이었다.
우스운 건 사람들이 파악하는 6마리의 최고위 이형종 중 실제 자연적으로 출현한 것은 블레이드 플라이어 뿐이라는 거다.
다크 매터 슬라임(암흑이)과 그랜드 터틀은 망나니 새끼 하철수가 끌고 나온 최고위 이형종이고 미국에서 나타난 사막거북과 검은 곰은 내가 몰래 만들어서 풀어놓은 거다.
공하는 일본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이형종이지.
인간의 적은 인간이라는 말을 이번만큼 실감했던 적이 없다.
“그래서 땅을 사고 사옥을 옮기면서 회사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싶다고?”
“응.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해보면 미리미리 레이드 팀을 확장할 필요가 있어. 그러려면 지금 그랑 블루 빌딩만으로는 부족해.”
아침을 먹고 알케마의 알을 체크하는 중에 누나가 다가오더니 내 곁에 쪼그려 앉아서 입을 열었다. 나도 모르게 인큐베이터의 유리창에 비친 누나의 다리 사이로 시선이 돌아갔지만 금방 원래대로 돌렸다.
누나는 요즘 들어 몸가짐이 부쩍 단정해져서 치마로 단단히 비밀스러운 삼각지를 가드하고 있었다. 살짝 아쉬움을 느끼면서 물었다.
“지금 쓰는 건 어쩌고?”
“대대적으로 리빌딩해서 최고급 오피스텔 화 시킬 거야. 그리고 그랑 블루 레이더들에게 임대를 놓든가 해야지. 엄마랑 아빠도 살고 있잖아? 지하에서부터 지상 3층까진 쇼핑몰인 데다 바로 옆에 역도 있고 입지 조건도 좋은데 팔긴 아까워.”
“흐음.”
가볍게 콧바람을 내쉬니 누나는 그걸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내 곁에 바짝 붙어 팔짱을 끼고 설득에 들어간다.
“그랑 블루 레이드 팀에 입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문의를 보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그중에는 A급 레이더도 끼어있단말야. 확장하려면 지금이 기회야.”
“그래?”
“우리나라뿐만 아니야. 해외에서도 유명한 레이더들이 니 이름만 보고 우리 그랑 블루에 들어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 거 모르지? 국적을 가리지 않고 매일매일 수천 통의 메일이 날아오고 있다구. 정부에서도 국내 레이더 시장을 흩트리기보단 해외의 뛰어난 레이더를 받아서 국내에 유입시키길 바라는 눈치야. 이때 정부랑 협상을 벌이면 여러 가지 세금이나 활동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단 말이야. 응? 응? 하면 안 돼?”
“그래서 새로 지을 곳은 어디로 생각 중인데?”
“어응. 그게… 에헤헤.”
어차피 돈도 있겠다, 나도 레이드 팀의 확장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중이라 별로 반대할 생각은 없었는데…….
누나는 내 질문에 배시시 웃으면서 내 눈치를 살살 살피더니 은근슬쩍 내 팔에 가슴을 비비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길래 이래?
내 눈치를 살피던 누나는 나한테서 화난 기색을 못 느꼈는지 잠시 우물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그랜드 터틀이 나타났을 때 올림픽 공원 주변이랑 강동구가 터져나가 버렸었잖아~.”
“설마 거길 전부 매입했어?”
“…응. 전부는 아니구 올림픽 공원 일대만 정부에서 피해 보전을 할 때 살짝….”
……남들 힘들 때 부동산 투기를 한 건가 싶어 못마땅한 표정으로 누날 바라보니 누나가 화들짝 놀라면서 머리를 도리도리 젓는다.
“부, 불법적인 행동을 한 건 아니야! 난 그 전부터 그랑 블루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거든?! 그래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조금 안쓰럽기도 하구 평판 관리도 할 겸 시가에서 조금 더 보태서 땅을 모은 거 뿐이라구! 비합법적인 일은 하나도 안 했어! 진짜야!”
“그럼 왜 그렇게 찔린다는 반응을 보이는 건데?”
그 말대로라면 오히려 더 잘한 일 아냐?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더니 누나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그게… 다른 땅 부자들이 투기하려는 기색이 역력해서 정부에 로비를 했거든. 정부도 뭔가 신규 토지사업을 구상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어서 니 이름을 살짝 빌려 가지고 레이드 팀 규모를 늘릴 생각이라면서 관계 처에 살짝…. 에헷.”
결국 내 이름을 등에 업고 로비를 가장한 협박을 했단 말이군. 어째 창원에 내려갔을 때 대책 본부의 개돼지들이 이상하게 접근하려 하더라.
웃으면서 혀를 살짝 내민 누나를 보고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푹 쉬니 누나는 내 눈치를 살피며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기… 미안해. 화 많이 났어?”
“아냐. 화 안 났어. 그나저나 서울 한복판에 레이드 팀을 그렇게나 확장하면 서울 땅값은 더 비싸지는 거 아냐? 그렇지않아도 내 집 주변이랑 일원역 근방은 예전보다 땅값이 3배나 폭등했다며. 이번 공하 사태로도 부동산 가격이 얼마 안 떨어졌고.”
“그건 괜찮아. 영은이 언니가 여론이 공하에게 몰린 이 틈에 이형종 출현 대비 특별법을 개정할 거래. 인구 밀집 지역을 조사해서 최대한 주변 위성 도시로 분산시키고 주요 시설들도 시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철도나 시설물을 대대적으로 건설할 예정이래.”
“돈 많이 들겠네.”
알케마의 알에 어느덧 작게 맺힌 멍울 같은 걸 공간지각으로 살펴본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자 누나도 따라 일어나며 다시 팔짱을 끼고 말했다.
“이번에 일본에게 배상받은 금액이 있잖아. 거기에 건실한 기업체 여러 곳에 발주를 나누고 대기업들한테 지원도 받는 식으로 할거래. 수많은 건설로 경기가 살아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거야. 그럼 예정대로 진행해도 괜찮지?”
“어. 그렇게 해. 돈 부족하면 내 통장에 든 돈 쓰고.”
“니 돈을 쓸 일은 없을 거야. 그리구 넌 니 통장에 돈 얼마나 들어있는지 알고 하는 말이야?”
“모르는데?”
별 관심 없다는 얼굴로 대답하자 누나는 질린다는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말했다.
“…관심 좀 가져. 올해 1분기 소득 분배금도 입금됐으니까 확인해보구.”
그런뒤에 발꿈치를 살짝 들어 내 뺨에 뽀뽀를 해주고 거실을 나갔다. 그런데 올림픽 공원 근방이라면 지금 내 집 절반이나 될 만큼 큰데 그걸 전부 산 건가?
에이 설마. 그 정도면 레이드 팀이 아니라 레이드 컴퍼니라고 해야지.
============================ 작품 후기 ============================
그동안 현실이 판타지같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아니라 현실은 판타지를 능가하는 거였네요.
제가 댕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