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465화 (465/517)

00465  또 다른 최고위 이형종.  =========================================================================

도착한 곳은 가덕도의 목이라고 볼 수 있는 위치의 조그만 항구 마을이었다. 원래 소규모 가옥이 있었을 장소에는 집이 죄다 철거되었는지 온갖 군사 시설이 세워져 있었다.

대형 트럭만 한 통신 안테나와 기상 레이더, 보급 창고에 레이드용 10인 텐트가 잔뜩 설치되어 있는 데다 해안가의 초등학교는 사령부로 활용 중인 듯 많은 군인과 능력자들이 들락거린다.

수많은 탐지 기계 설비와 군용 차량과 천막이 작은 마을을 한가득 메우고 있는 게 말 그대로 군사 기지화되어있었다.

허머가 약식 바리케이트를 지나 기지 내부에는 들어서고 뒤이어 스케일러도 우르르 들어서자 많은 사람이 기지로 들어오는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머에 타고 있는 나나 차소영보단 뒤에서 따라오는 미호와 안개 골렘, 그리고 스케일러를 구경하는 거겠지.

능력자와 군인 할 것 없이 단단히 무장한 차림새를 봐서는 몇 시간 뒤에 있을 미사일 발사 결과에 대비하는 중이었던 것 같다.

허머는 사람들 사이를 조금 움직이다가 정면에 서 있는 일단의 무리 앞에 멈추었고 차소영과 함께 차에서 내리니 많은 사람의 웅성거림이 귓가에 쏟아졌다.

“저 사람이 그랑 블루의 회장이가? 되게 어려 보이구먼.”

“와. 저것들이 스케일러인갑네. 배얌에 이구아나, 악어, 까구리에 혼합타입까지, 무시무시하데이.”

“시발. 저것들 대체 몇 등급짜리고? 점마들 시선을 받으니 몸이 찌릿찌릿하네. 이런 건 상위 이형종한테도 못 느껴봤는데.”

“낸들 아나. 그나저나 진짜 직이네. 저기 하늘에 날라댕기는 덩치 큰 거, 사신 같지 않나? 소울 리퍼는 아니겠제?”

“저 여우 꼬리 가시내는 꼬리가 일곱인께, 흑혈 여우 변종 일 거 같데이.”

“문디야. 변종 아종도 꼬리 숫자는 똑같은데 무슨 소리고. 흑혈 여우 상징은 꼬리라서 숫자가 안 변한다 안 캤나.”

“임마 이거 또라이 아이가? 흑혈 여우 정보는 거이 없다아이가. 누가 들으면 니가 흑혈 여우하고 흑혈 여우 아종 직접 본 줄 알겠다 자슥아.”

“보고자시고 쟈는 꼬리가 7개인 거 안비나? 흑혈 여우가 변이한 거 아니면 뭐라고 생각하노? 눈깔 쳐 돌았나.”

“문디같은게 빙시같기까지하네. 흑혈 여우 자체가 고위급인데 변종이나 아종이라카믄 저게 최고위급이란 말아니가! 최고위급이 능력자를 따른다는 게 말이 되나!”

“왜 말이 안되노! 그랑 블루 회장은 최고위급도 밟아직이뿔만큼 씬데 그랄수도 있는 거 아니가!”

남자 능력자 둘은 미호를 두고 아종이네 아니네 티격태격하더니 급기야 주먹다짐을 할 거처럼 분위기가 험악해져 간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그러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않고 미호와 스케일러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대범한 건지 저런 말다툼이 일상인 건지 모르겠네.

하여튼 그런 분위기가 스케일러들을 자극하는지 녀석들은 심기가 사나운 듯 크릉거리며 콧김을 푹푹 내뿜기 시작하자 모여들었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서로 멱살을 잡고 있던 두 남자 능력자도 침을 꼴깍 삼키고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는 게 보인다.

미호는 내가 차에서 내린 걸 보고 땅으로 내려오더니 내 등에 업혀 왔는데, 그 모습에 남자 능력자들의 탄성이 쏟아진다.

차소영과 함께 앞으로 나가니 허머의 앞에 서 있던 군인들과 능력자 연합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다가와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

“어서 오십시오. 대항항 거점의 책임자인 황규만 대령입니다.”

“그랑 블루 전투 9팀의 팀장 차소영입니다. 이 분은 그랑 블루의 회장이신 정서하 님이십니다.”

“안녕하세요.”

차소영의 소개에 간단히 고개를 숙여서 인사하니 황규만 대령도 계급장이 달린 전투모를 벗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받아주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본부에서 오신다고 연락받았습니다. 뒤의… 여덟 개체가 스케일러입니까?”

“네. 제 등에 업힌 녀석은 미호에요.”

“…알겠습니다. 작전 개시 시각까지 스케일러는 항만에 대기시켰으면 좋겠습니다만, 괜찮으시겠습니까.”

이제 중년에 접어드는 젊은 장교는 지충연 중장처럼 허례허식 따윈 배우지 않았다는 모습으로 바로 임무에 들어가려 했다.

“그러세요. 사람을 본 적이 별로 없는 녀석들이라 구경거리가 되면 거부감을 느낄 수 있으니 기지 내부의 인원들이 너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주면 좋겠네요.”

약간 거리를 벌린 채 스케일러들을 구경 중인 군인과 능력자를 가리키며 말하니 황규만 대령도 콧김을 푹푹 내뿜는 스케일러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심 중위, 산 중턱에 있는 주차장으로 안내하게.”

“예.”

심 중위라고 불린 짧은 단발머리의 여군 장교는 군인들에게 다가가더니 거친 목소리로 당장 해산하고 막사에서 대기하라고 고함을 지른다. 심 중위를 따라 차소영도 움직이며 비상소집된 능력자들을 막사로 되돌려보내기 시작했다.

군인들을 강제 해산시킨 심 중위를 손짓해서 부른 뒤에 스케일러들에게 심 중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야. 그만 크릉거리고 이리로 모여봐. 여기 군인 누나가 쉴 곳을 안내해줄 거야. 그러니 말썽 피우지 말고 몇 시간 뒤에 부를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 알겠지?”

따라가라고 말하자 스케일러들은 '이 인간을 따라가야 해?' 하는 듯이 나와 심 중위를 번갈아 보다가 시킨 대로 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까닥거린다.

크엉, 크오오!

스케일러들의 포효에 안색이 창백해진 여군 장교가 살짝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자 차소영이 그녀와 함께 다녀오겠다며 그녀를 부축하면서 함께 걷기 시작했다.

그 뒤를 뒤뚱거리며 얌전히 따라가는 스케일러들을 확인한 뒤에 황규만 대령과 함께 초등학교로 이동했다.

대항항 거점의 본부가 설치된 곳은 어느 초등학교의 분교처럼 보이는 1층짜리 작은 건물로, 크지 않은 운동장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많은 막사가 설치되어 천막 사이로 불빛이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

“폭격까지 앞으로 2시간입니다. 그때까지 이곳에서 편히 쉬시길.”

황규만 중령이 안내해준 곳은 여덟 개의 교실 중 그나마 깨끗한 곳이었다. 고풍스럽다 못해 낡은 통나무테이블과 50년도 넘었을 거 같은 낡은 합성섬유긴 해도 소파까지 있었으니까.

옆 교실의 상태를 예로 들자면, 낡고 세월의 흐름이 역력한 여러 개의 나무 책상을 한곳에 모아 큰 테이블을 만들고 그 위에는 온갖 마킹이 되어있는 남해안의 거대한 지도를 펼쳐놓은 뒤에 온갖 서류들을 쌓아놨다.

교실 천장에 달린 전등으로는 광량이 부족해 벽에는 여러 개의 군용 투광기가 설치되어있고 칠판이 있는 곳에는 화상 회의용으로 쓰는듯한 대형 광학 스크린을 펼쳐놓았는데, 바닥에는 잡다한 전기선이 어지럽게 깔려있어 걸을 때 신경을 안 쓰면 전기선에 걸려 넘어질 비주얼이다.

한쪽에는 커피를 타 먹기 위해 가져다 놓은듯한 정수기와 물통, 커피믹스 봉지가 먼지와 함께 뒹굴고 있어서 정말…….

조금 밝기가 부족한 천장의 형광등을 보다가 낡은 소파에 털썩 앉으니 밤인데도 자욱한 먼지가 피어오르는 게 눈에 보인다.

- 우엑. 먼지!

언제나 꼬리를 빗고 귀를 닦으며 깔끔 떠는 미호는 먼지가 풀풀 날리는 모습과 청소가 되지 않아 교실 구석에 끼다 못해 묵은 먼지를 보며 치를 떨더니 창문을 모조리 열고 바람을 크게 일으켰다.

큐르르르르르….

공기가 휘몰아쳐도 저런 소리가 날 수 있구나. 바람 회오리는 교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먼지를 빨아들이더니 무색투명해야 할 바람 회오리가 먼지 때문에 싯누런 색으로 물들어간다.

바람을 조종해 먼지를 싹 걷어낸 미호는 창밖 하늘로 먼지 덩어리를 날려버리고 도도도 달려오더니 내 옆자리에 털썩 앉아 입을 열었다.

- 주인님. 여긴 왜 온 거야?

내 재킷 안주머니에서 늘어져 있던 암흑이도 미호의 말을 듣고 주머니에서 기어 나오더니 깐죽거리면서 대답한다.

=띵호야. 공하를 잡으러 온 게 당연한 거 아니겠음?=

- 우응? 바로 잡으러 가는 거야? 그리고 나 띵호 아니라니깐!!

=띵호띵호 띵호야~. 너 띵호 맞음.=

- 으이씨. 왜 자꾸 놀리는데!

미호는 계속해서 띵호라고 놀리는 암흑이가 진짜 밉상인지 눈꼬리를 치켜세우며 갸르릉거리자 암흑이가 내 어깨 위에서 쌍심지를 켜고 허리에 손을 올린 자세로 미호를 노려본다.

=날 그 더러운 인간의 면상에 집어던진 거 벌써 까먹은거임? 내가 얼마나 정신적인 충격을 먹었는데! 그 뒤에 사과도 안 했잖음! =

- …아.

=까먹고 있었구나!!=

- 에헤. 미안. 그땐 그 인간이 너무 짜증 나서 나도 모르게 그랬어.

=아 그건 동감. 너무 느끼하고 능글맞고 짜증 나는 촉새였음.=

- 마자마자. 기분 나쁘게 노려보고도 그랬단 말야!

두 이형종 소녀가 윤호민 차관을 신나게 씹어대는 와중에 옆 교실에 군복을 입은 군인들과 사복 차림의 능력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중에 가장 높은 클래스인 C 클래스의 속성 강화 능력자가 능력자 연합의 지정 보호구를 착용한 채 황규만 대령에게 질문을 던졌다.

-작전 개시 시각까지 96분이 남았군요. 일본 측에서 송신한다는 영상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90분부터 송신한다고 합니다.-

-서일본의 츠이키 기지에서 이륙한다고 했었지요? 일본 측이 어느 방향으로 타격하느냐에 따라 공하의 움직임이 결정 나겠는데요.-

-츠이키 방면에서 직선거리로 날아오며 전술 마도탄을 발사한다고 공하가 우리나라 쪽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고는 보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공격받은 방향을 향해 돌진할 수도 있다는 겁니까?-

-이형종은 괴물이긴 하나 몇몇 개체들은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논문을 보았습니다. 공격 방향과 반대쪽으로 돌진할 가능성이 없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전술 마도탄의 위력이 강하다면 엄군진 씨가 말씀하신 대로 쫓기듯이 우리나라 쪽으로 피할 가능성도 있겠지요.-

-결국은 놈의 마음 내키는 대로라는 말이군요.-

-그렇지요. 아, 신호가 들어오나 봅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기간병이 자리에서 일어나 황규만 대령에게 귀엣말을 건네주자 곧장 광학 스크린을 가리키며 화면을 띄우라고 한다.

엄군진이라 불린 능력자 연합 소속의 레이더는 두툼한 팔로 팔짱을 끼며 광학 스크린에 뜬 화면을 보며 입을 열었다.

-불안하고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일본이 개발한 전술 마도 탄의 위력이 뛰어나길 바라야겠군요. 그래야 현실에 나타나는 최고위급 이형종을 상대할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생길 테니까요.-

-그야 그렇습니다만 위력이 입증된다면 일본이 쉽게 팔려 들겠습니까.-

-그것이, 저도 들은 이야깁니다만… 이미 VIP께서는 일본과의 협상을 통해 기술의 양도를 받아내셨다고 합니다. 마치 어린아이 손목 꺾기만큼이나 쉽게 얻어내셨다더군요.-

-허어. 그 일본놈들이 잘도 넘겨주기로 했군요.-

-하하하. 대령께서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바로 옆방에 계신….-

-아아….-

내가 있는 교실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을 얼버무리는 엄군진을 보고 황규만 대령은 어찌 된 상황인지 이해한다는 눈빛을 그와 나눈다.

흠. 영은이가 교섭은 자기한테 맡겨달라더니 전술 마도탄의 기술을 뺏고 싶어서였나 보다.

나이스, 유영은!

- 미안해~ 화 풀어. 응?

=흐흥. 어쩔까낭~?=

사이좋게 윤호민 차관을 씹어대던 미호와 암흑이는 어느 순간부터 아양을 떨고 거들먹거리면서 히히덕거길래 두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간식을 꺼내준 뒤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 교실에서는 일본이 송신 중인 영상을 수신하고 있는가 본데,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멍하니 있기보단 일본이 보낸다는 영상 구경이나 해야지.

내가 꺼내준 떡꼬지와 꿀 경단에 희희낙락하는 녀석들을 두고 자리에서 일어서자 두 녀석도 황급히 입에 떡을 우겨넣고 뒤따라 나섰다.

“가봤자 별로 재미없을 건데 여기서 기다리지?”

- 시러! 주인님이랑 갈끄야.

=마자마자.=

양 뺨에 떡을 가득 우겨넣고 어미 새를 따르는 새끼 새처럼 달라붙는 미호와 암흑이를 데리고 교실 문을 열고 나오니 반대쪽 복도에서 걸어오던 차소영이 날 보곤 어디 가시느냐고 물어왔다.

“회장님? 어디 가십니까?”

“옆 교실이요.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좀 궁금하기도 해서.”

“그렇습니까.”

“차소영 팀장님은 어디 가요?”

“스케일러들이 허기가 지는지 먹을 것을 요구하기에 식사용 생고기를 받으러 오는 길입니다.”

녀석들이 배고프다는 의사를 어떻게 전달한 거지? 차소영은 그렇게 말하고 날 지나쳐가더니 보급대라는 명패가 붙은 교실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 차소영을 미호는 내 팔에 매달린 채 처음부터 끝까지 지긋이 노려보고 있었다. 미호가 보이는 감정은… 뭐지. 소유욕? 질투심?

아까 차소영의 허머를 타고 가덕도로 올 때 같이 타자는 걸 거부하고 날아서 온 행동은 깊게 생각 안 했는데, 지금 모습을 보니 조금 신경 쓰인다.

“미호야.”

- 웅?

“미호는 내가 다른 여자들이랑 이야기하는 게 싫어?”

- 안 싫은데?

“그럼 차소영 팀장은 왜 그렇게 노려봐?”

- 저 인간은 주제도 모르고 주인님 좋아해서 그래!

컥? 이, 이거 소울 링커 능력으로 본 거 맞지? 미호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꼬리를 펄럭거리며 보급대로 들어간 차소영의 모습이 보이는 것처럼 그 방향을 노려본다.

- 다른 인간들도 주인님 좋아하는 인간들 많은데 저 인간은 특히 심해! 경계 대상이야!

…맞다. 차소영도 내 마나 비전에 크게 현혹된 적이 있었지….

못 들은 걸로 하자! 이건 못 들은 거야! 무책임하지만 차소영이 일부러 반년도 넘게 나와 말을 걸지 않았고 지금도 다른 감정표현을 안 보이잖아! 그러니 나도 모른척하는 거야!

고백해오면? 정이 떨어질 만큼 매몰차게 차버려야지!

잠시 속으로 다짐을 한 뒤에 미호의 뺨을 살짝 꼬집으며 조용히 타일렀다.

“난 다른 여자들한테는 전혀 관심 없어. 내 주변 아가씨들만 감당하기도 벅차. 그러니까 겨우 그런 일로 타인의 감정을 엿보거나 하면 안 돼.”

소울 링커 능력을 과용하면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감각과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감각을 나누는 벽이 무너져 감정이 혼재된다. 그렇게 되면 남의 감정에 울고 웃으며 감정 기복이 격렬해지다가 결국 미쳐버리는 능력이다.

하지만 상대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고 그것에 공감해주며 급격하게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정신계통의 능력이다. 제대로 케어를 해주고 감정 기복을 다스릴 수 있게만 해주면 된다.

무엇보다 이형종의 종특으로 가진 능력이 인간 능력자의 능력보다 마이너할리 없잖아. 부작용도 능력자의 능력보다 덜하겠지만 그래도 신경 써주는 게 당연히 좋다.

“알겠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본다는 게 재미있겠지만, 너무 자주 보면 안돼. 약속이다?”

- 웅! 알았어!

“그리고 차소영의 일은 프랑들한테 말하지 말고 비밀로 하자.”

- 왜애?

미호는 '말하려고 했는데 왜 비밀로 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거 큰일 날 녀석이네!

“차소영은 화연이한테 소중한 사람이야. 화연이는 날 사랑하는데 자기한테 소중한 언니도 그런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충격받을지도 몰라.”

아니, 받지는 않으려나? 그래도 어떤 방식으로든 일이 터질 게 뻔하다. 지금도 미호와 히아리드 문제로 골치 아픈데 여기서 골치 아픈 일이 더 추가되는 건 사양이다.

- 후웅. 알았어!

똑 부러지게 대답해주는 미호에게 착하다고 칭찬하며 이마를 쓱쓱 쓰다듬어주니 여우 귀를 팔랑거리며 즐거워한다.

화연이한테는 소피아와 차소영이 친언니나 마찬가지인 존재였었는데 소피아는 크게 지뢰를 밟아 화연이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줬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상처가 봉합된 듯 저택에서 가끔 소피아와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지만, 차소영마저 나한테 감정을 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건 별로 좋은 일은 아닐 거다.

============================ 작품 후기 ============================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몰라~

꼬집어 말할 순 없어도~ 서러운 맘 나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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