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449화 (449/517)

00449  i will find... you?  =========================================================================

미호가 쓰러트린 매머드는 화연이의 지시 아래 가장 맛있다는 부위(양지머릿살?)만 잘라낸 뒤에 나머지는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매머드의 덩치가 덩치이다 보니 잘라낸 살코기는 매머드의 덩치에 비하면 얼마 안 되는 양인데도 우리 넷의 몸무게를 합친 것보다 양이 더 많은 거 같다.

프랑이 구해온 반듯하고 넓은 바위를 화연이가 이스펙트로 단번에 잘라서 돌판처럼 만든 뒤에 미호의 도움을 받아 물을 뿌려 깨끗하게 씻고 돌판 구이를 해먹을 준비를 했다.

땅을 고르고 파내서 안쪽에 고형 연료와 함께 얼어 죽은 나무를 토막 쳐와서 불을 피우자 매캐한 연기가 자욱이 피어오른다.

“계속 바람을 부치도록 해. 나무가 젖어있어 나는 연기니까 본격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하면 연기는 안 날 거다.”

“어. 알고 있어.”

부채 대용으로 쓸만한 판떼기를 꺼내 모닥불에 바람을 불어넣고 있으니 쉘터를 꺼내면 재미없다는 그녀들의 의견에 따른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인 캠핑 도구만 사용해서 이번 여행을 하기로 했는데 야외 캠핑을 하는 기분이라 꽤 마음에 든다.

한 마리가 미호의 손에 참혹하게 살해당하자 여기저기 퍼져있던 십수 마리의 매머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우르르 도망가버렸는데, 프랑은 멀어지는 매머드 떼를 보며 입맛을 다시는 미호를 불렀다.

“미호야. 채소 씻는 것 좀 도와줄래?”

- 응!

화연이는 매머드 고기를 두툼하게 잘라서 스테이크처럼 굽기 시작했고 프랑은 내가 아공간에서 꺼낸 싱싱한 채소와 조미료로 겉절이 같은 밑반찬을 만든다고 분주하다.

나도 따로 모닥불 하나를 더 피워서 반합 네 개에 쌀을 올리고 밥을 지었다. 이건 위상 세계 강제소환 대비 합숙 때 배운 거다.

- 잘 먹겠습니다~!

어느 정도 고기가 익을 때부터 안절부절 조바심을 내는 미호에게 노릇노릇하게 가장 잘 익은 매머드 고기 위에 돌소금과 통후추를 갈아서 뿌리고 접시에 담아 넘겨주니 잽싸게 고기 한 점을 입에 넣더니 - 꺄아! 하고 비명을 지른다.

비명을 지를 만큼 좋아하다니, 먹이는 보람이 있는 녀석이다.

“해안선은 아직 보이지 않지?”

“응. 아까 밥 하다가 말고 공간 도약으로 올라가서 봤는데 구름이 낮고 넓게 퍼져있어서 멀리 보기도 힘들더라.”

화연이는 노릇하니 잘 구워진 매머드 스테이크를 칼과 가위로 잘라서 내 입에 넣어준다. 매머드 고기라고 질기거나 누린내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구울 때부터 향긋하고 식욕을 자극하는 구수한 냄새가 후각을 마구마구 자극하더니 한 조각을 먹어보자 미호가 비명을 지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감칠맛이 듬뿍 나는 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 능숙한 솜씨로 돌판 위에 고기를 굽던 화연이가 스쳐 지나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이 호주라면 좋겠군.”

“어째서?”

“지금 네가 있는 곳이 대만이라고 했지 않나. 메리아놀이 있는 위치가 백두산으로 의심된다고 했으니 지구 반대편인 남아메리카나 남아프리카 쪽보다는 호주가 더 가까우니 그런다.”

화연이의 말을 들으며 먹기 좋게 잘려있는 고기를 포크로 찍어 먹으니 프랑도 매콤한 드레싱 소스를 뿌린 겉절이를 접시에 예쁘게 담아 내게 건네주며 화연이의 설명에 보충을 해줬다.

“서하는 겨울방학이 시작된 뒤로 쉬지 않고 계속 위상 세계를 들락거리고 계시잖아요. 쿨타임때를 제외하면 위상 세계에만 머무시니 어머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세요.”

“아… 그건 그러네. 그래도 엄마는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이니까….”

끄응. 그녀들의 말 없는 시위를 느끼면서 하는 수 없이 그녀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꺼냈다.

“알았어. 조금 자제해볼게. 위상 세계에서 나오면 엄마한테 인사하러도 가고.”

“후후.”

그녀들의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아이를 보는듯한 시선에 조금 뻘쭘함이 느껴졌다. 분명 잠자리에서는 내가 위인데 이럴 때면 아래가 되는 기분은 뭘까?

저녁 식사를 끝낼 무렵에는 해가 완전히 져버려서 미호가 여우 불 여러 개를 동동 띄워 주변을 밝히고 잠잘 장소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맨바닥은 눈으로 잔뜩 젖어있어 이대로 텐트를 치면 못 잘 거 같다는 생각에 바닥에 푸른색 공간의 벽을 얇게 깔고 그 위에 4인용 원터치 텐트를 쳤다.

고정은 푸른색 공간의 벽을 변형시켜 폴대 형식으로 고정해놓고 텐트 바닥에는 소형 에어 매트리스를 깔고 그 위에 비단 금침을 깔아놓으니 보기에도 아늑해 보이는 잠자리가 완성됐다.

“너희 둘은 이 텐트로 접근하는 이형종을 처리해.”

[명령 접수.]

[명령 접수.]

내 말에 기계처럼 반사적으로 대답한 에리식과 카라직은 천천히 움직여 텐트의 남쪽과 북쪽을 하나씩 맡고 장승처럼 우뚝 섰다.

에리식의 조각처럼 잘 짜여진 엉덩이골을 보고 있으니 누호디가 날뛰었던 일이 생각난다.

기계 마물이라… 그때는 누호디를 말리는데 신경을 쏟느라 녀석들에게 캐묻지 못했는데 프랑과 화연이는 미호의 손에 이끌려 눈밭을 돌아다니느라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 에리식과 카라직을 캐물으려면 지금이 기회 일 거 같다.

“너희 둘에게 내려져 있던 명령 중에 생명체의 말소 항목이 있었잖아. 그 명령을 수행한 적이 있어?”

[생명체의 말소에 해당하는 임무 수행 건수 18,274건.]

…죽인 숫자가 만 팔천이 아니라만 팔천 건의 임무를 수행했다는 거지? 그렇다면 죽인 숫자가 최소 18,274명이란 말인데.

“고등 사고가 가능한 종족을 죽인 적은?”

[검색 단어가 모호합니다. 단어의 보충을 요구합니다.]

아오. 꼭 이렇게 한 번씩 팅기네. 늬들이 생각을 한다는 거 이미 눈치채고 있는데 그냥 적당히 알아서 대답해주면 안 되냐?

“언어를 만들었고, 언어를 이용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종족을 죽인 적은 있어?”

[해당 단어의 검색 결과 7,221건이 있습니다.]

“…죽인 생명체의 숫자는?”

[18,274,556]

1,800만…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한다.

“그중에 지금 내 외형과 비슷한 종족을 죽인 적도 있지?”

[176건의 임무 수행 기록이 있습니다.]

우와아. 이건 절대로 누호디에게 말 못하겠구만.

설마설마했는데 이 두 놈이 누호디가 말한 원수인 걸까? 누호디의 이름이나 도시명을 불러주며 정말인가 확인해보려 했지만 에리식은 [해당 단어의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녀석들을 진짜 어떻게 해야 하지? 725년간 패망해버린 볼굴의 보물창고를 우직하게 지킨 걸 생각해보면 이놈들이 자의적으로 명령을 해석해서 생명체를 학살했다고 보긴 힘들다. 아마도 명령권자라는 놈들이 내린 명령으로 여성체를 납치, 수급하는 도중에 벌어진 학살일 가능성이 크겠지.

그땐 몸체의 재질을 여러 가지로 바꿔가며 활용했을 거라고 짐작했다. 그도 그럴게 석상 형태일 때는 몰랐던 누호디가 안개 형태일 때에 기함을 터트렸었잖아.

아무튼,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 이 두 녀석은 전쟁 병기로써의 성능은 꽤 뛰어날 거 같다.

내가 TP를 주입해줬을 때 기동 되면서 했던 말을 보면 핵에 어떤 물질을 접속하면 해당 물질로 신체를 이룬다는 걸 쉽게 짐작할 수도 있고 말이지. 그 말은 핵만 부서지지 않으면 얼마든지 몸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

거기다 화력 역시 꽤 뛰어나지 않을까.

석상일 때는 C 클래스 신체 강화 타입의 대원들이 위상력을 덧씌운 무기로 후려쳐도 고작 흠집밖에 안 나는 강도에 자기 수복기능이 있었다. 지금의 안개 형태는 누호디가 말했던 도살자라는 모습과 일치한다는 걸 봤을 때 그 도살자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강력할 거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누호디도, 프랑과 화연이도 마음에 안 들어 해서 그런지 이 녀석들을 그녀들이 보는 곳에서 활용하기가 참 껄끄럽게 느껴진다.

잠시 머리를 굴리다가 기왕 이렇게 된 거,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의혹을 모두 확인해볼 요량으로 녀석들에게 돌직구를 던져보기로 했다.

“너희들, 자의식이 존재하지?”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돌직구를 던지면 저번에 너희 동네 망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을 때처럼 조금이나마 반응을 보일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흔들림 없이 인정한다.

설마 이놈들 진짜 인공지능이야? 볼굴들이 어떻게 인공지능을 만든 것인지 의아해져서 물었다.

“어떻게 자의식이 존재할 수 있어? 따로 비술 같은 게 있는 거야?”

[저의 자아 생성을 위해 총 874개의 영혼이 특수한 비법에 의해 담금질 되었으며 그것은 카라직도 동일합니다.]

……뭐?

하룻밤을 보내는데, 오늘은 특이하게 내가 제일 오른쪽에 눕고 내 옆으로 화연이, 미호, 프랑 순으로 누웠다. 평소에는 내 양옆을 프랑과 화연이, 영은이가 번갈아가며 차지하는데 오늘은 미호가 끼어서 그런지 별난 순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있으니 옆에서 프랑과 화연이가 미호에게 전래 동화나 이솝 우화 등을 들려주는 게 귀에 들어온다.

- 그럼 난 주인님의 딸인 거야?

- 그치만 난 이형종인걸?

- 주인님이 아빠? 이히히. 그렇게 생각하니까 가슴이 이상해. 간질간질거려~!

그 이야기의 대부분은 아빠와 딸의 부성애와 효심을 주제로 다루는 이야기였는데 특정 부분이 지날 때마다 미호의 경우를 빗대서 각색해주는 걸 보니 시간이 날 때마다 저런 식으로 세뇌하려는 거 같았다.

프랑은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고 화연이는 미호의 가슴을 토닥여주며 효과의 극대화를 노리지만 미호는 두 번째 이야기가 끝나기도전에 꾸벅꾸벅 졸더니 3번째 이야기가 중간을 지날 무렵에는 완전히 꿈나라로 놀러 가버렸다.

“이거…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화연이는 헤벌쭉한 표정으로 잠든 미호를 바로 눕혀주고 이불을 덮어주더니 자조 어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의심은 나쁜 거에요. 정말 효과가 없었다면 미호가 저런 반응을 보여줄 리 없지요! 그러니 확신을 가지고 미호를 교육해나가도록 해요!”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 뒤로 미호의 교육방침에 대해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어느 정도 이야기가 정리되자 눈을 감고만 있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서하, 자고 있지 않은 거 안다. 잠깐 이야기 좀 할까?”

“골렘에 대한 이야기에요.”

“…그렇지않아도 두 사람에게 이야기할 타이밍을 재고 있었어.”

그녀들 쪽에서 먼저 말을 걸어오길래 잘됐다 싶어 호박색과 푸른색 공간의 벽을 쳐서 텐트를 보호하고 프랑과 화연이와 함께 하늘 높이 공간 도약을 펼쳤다.

구름 위로 공간도약을 했더니 밤하늘 한가운데 보름달이 떠 있고 그 주변을 무수한 별들이 춤을 추듯 반짝이며 별빛을 뿌리고 있었다.

시린 달빛과 별빛이 아니라 포근하게 느껴지는 노오란 빛에 마음이 조금 푸근해지는 느낌이다. 구름 한 장 차이로 이렇게나 분위기가 변하다니, 자연이란 참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별빛이 융단처럼 새겨져 잇는 밤하늘에서 시선을 돌려 그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에리식과 카라직은 일종의 인공지능 컴퓨터 같은 거야.”

“같은 거라니, 불확실하단 건가.”

“불확실한 게 아니라 정확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는 거지. 두 녀석의 자아를 만드는데 수많은 영혼이 담금질 됐다는데 이걸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까.”

“……!”

내가 꺼낸 이야기에 일순간 숨을 멈춘 그녀들은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2 기의 골렘을 만들기 위해 인신 공양을 수백 차례나 반복했다는 건가.”

“어쩜 그런 악랄한 짓을….”

“누호디의 이야기가 신경이 쓰여서 캐묻다가 듣게 됐어. 거기다 에리식과 카라직은 역시 누호디의 말대로 살상 무기로 활용됐었던적이 있었어.”

연속되는 충격적인 이야기에 가슴이 답답한지 그녀들은 눈썹을 살짝 찡그린 채 한숨을 내쉬었다. 인신 공양으로 만들어진 자아, 거기다 살상 무기로 활용된 사용 내역.

프랑은 에리식과 카라직에게 연민이라도 느끼는지 우울한 표정으로 융단처럼 깔린 구름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화연이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개인적인 의견은 한치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내일 아침이 되면 누호디와 다시 이야기를 나누어봐야겠다. 그 뒤에는 안개 골렘과도 대화를 나눠봐야겠군.”

“그 둘의 내면을 짐작해보려고?”

“그래. 만약 단순한 무기 같은 것들이라면 사용자의 의사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을 테니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말을 맺는 순간 화연이의 표정이 북극의 냉기처럼 차갑게 변했고 프랑도 눈가에 미미한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나 역시 에리식과 카라직이 자의로 살육을 즐긴 거라면 그 순간 폐기할 거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 걸 대화로 짐작할 수 있어? 심리 상담 비슷한 건가?”

한창 무게를 잡고 있던 화연이와 프랑의 얼굴에 살짝 금이 간다. 난 정말 궁금해서 한 질문인데….

다음 날 아침, 프랑과 화연이가 누호디에게 사정 청취를 시작하는 걸 지켜보고 있으니 미호가 비몽사몽 간에 텐트에서 기어 나와 내 등에 답싹 안겨 왔다.

나도 누호디가 무슨 대답을 할지 궁금했지만 화연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내가 옆에서 듣는 걸 막았다. 왜냐고 물었더니,

“이런 일은 관련 지식이 없고 정이 많은 사람이 같이 듣게 되면 사정인의 급격한 감정변화에 휩쓸리기 쉬워진다.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판단하고 정보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방해만 돼.”

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나도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면 얼마든지 가능한데. 그래서 나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볼 수 있다고 대답했더니 프랑은 고개를 조용히 가로저으며 말했다.

“서하가 말씀하시는 건 객관적이 아니라 비정해지는 거예요. 객관적인 시선과 비정한 시선은 전혀 다른 거랍니다.”

옆에서 프랑이 하는 말에 화연이도 고개를 끄덕거리는 걸 보니 그녀들이 내 성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편적으로나마 알 거 같다.

내가 비정하다고? 그녀들의 이야기에 지금까지 내가 했던 행동 같은걸 되새겨보면서 그녀들을 지켜보았다.

누호디의 대답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화연이가 단호하게 말을 끊고 여러 번 같은 질문을 하는 걸로 봐서는 동족이 학살당할 때의 상황을 요구하는듯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걸 보고 있는데 미호가 내 등을 타고 오르더니 목에 매달리면서 약간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물었다.

- 화여니 머하는거야…? 화나써?

“아니. 중요한 일을 하려고 정확한 사정을 듣고 있는 거야.”

- 중요한 일이 뭔데에?

말을 하기 시작하니 잠이 서서히 걷히는지 목소리가 또렷해져 간다.

“에리식과 카라직이 나쁜 놈인가 아닌가.”

- 우웅…? 착한, 어… 착한 애들이야. 나쁜 애들 아니야.

…? 미호는 잠이 완전히 깬 모습으로 내 등에 매달린 채 다리를 흔들거리는데, 귓가에 입술을 바짝 붙이고 말을 해서인지 귀가 간질간질하다. 그런데 착한 애들이라니, 그걸 어떻게 아는 건데?

“그걸 어떻게 아냐?”

- 시키는 데로 잘하는걸? 그럼 착한 애들 아냐?

……아, 이눔시키 헷갈리게 하네. 난 또 독심술 같은 걸 본능적으로 깨달아서 그걸 파악했나 했구만.

살짝 심술이 나서 녀석의 코를 잡고 약하게 비트니 당장 - 아야야양! 하고 코맹맹이 소리를 대며 다리를 한층 거세게 바동거린다. 내 공격에 대항심리인지 내 목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는 녀석에게서 신경을 돌려 화연이를 바라보니 누호디에 대한 질의가 끝났는지 작게 한숨을 쉬며 날 향해 걸어온다.

“질문은 끝났어?”

“그래. 이제 에리식과 카라직에게 질문을 할 차례다.”

약간 굳어있는 그녀들의 표정에서 어떻게 일이 진행되는지 아직 질문할 때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들도 아직은 말을 할 생각이 없어 보여 나도 말없이 에리식과 카라직을 한 곳에 불러모아 녀석들에게 주의해야 할 점을 알려주었다.

“이제 프랑과 화연이가 너희들한테 질문을 많이 할 거야. 질문을 받으면 숨기는 거 없이 솔직하게 모두 대답해주도록 해.”

[명령, 접수.]

[명령, 접수.]

두 안개 골렘이 내 명령을 받들자 프랑과 화연이는 서로 눈빛을 마주하더니, 프랑이 앞으로 한 발 나서서 질문을 던졌다.

“너희는 자의로 살아있는 생명을 해친 적 있니?”

============================ 작품 후기 ============================

저로 인해 죽은 치느님의 숫자가 몇인지...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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