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435화 (435/517)

00435  앞으로 한걸음.  =========================================================================

“아까 이야기 드린 대로 개발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전해주세요.”

옷을 다 입은 프랑과 함께 누나의 집무실로 돌아오니 누나가 조 전무에게 무어라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회사 일을 처리했나 보다.

되돌아온 프랑의 복장을 본 조 전무는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가 옷 아래 입었다는 걸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였고 누나는 손으로 턱을 괴더니 프랑의 옷맵시를 살펴보며 흐응~ 하는 콧소리를 낸 뒤에 말을 걸어왔다.

“그대로 입고 온 걸 보면 마음에 든다는 거지?”

“네. 움직임도 편하고 활동성도 좋아서 마음에 들어요. 감사합니다.”

“뭘 나한테 고마워하고 그러니? 고마워하려면 실버 뱅을 잡아온 회장님하고 은자갑을 제작해준 산진순도의 사장님한테 고마워해야지.”

“하하하. 저희야 통합관리부장님의 의뢰대로 만들어드린 것 뿐인데요. 오히려 이런 희귀한 재료를 만질 수 있게 해주신 것에 저희들이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저희 산진순도를 이용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조 전무는 진짜로 허리를 꾸벅 숙여 나와 누나, 프랑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프랑도 맞서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는 걸 보자 내 아공간 속에서 하릴없이 먼지만 쌓여가는 물건 하나가 떠오른다.

“제작에 대해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상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무엇이든 여쭈어만 주십시오.”

“무기나 방어구 제작에 관해서인데요. 음… 저희가 제공한 재료를 어디까지 가공하셨는지 궁금한데, 어때요?”

“이무기의 부산물 말씀이시겠지요? 그것은 회장님께서 직접 잡으신 이형종이니 비늘의 단단함이나 뼈의 강도는 저희보다 더욱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산진순도는 무구 제작에 필요한 최신식 장비의 구매에 돈을 아끼지 않아 크래프터즈 마에스트로의 장인 공방에 뒤지지 않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만, 그 대상은 최고위급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초위급의 비늘과 뼈의 가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뭔가 제대로 작업을 못 하고 있는 건지 밑밥부터 깔기 시작하는 조 전무.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제가 묻는 이유는 힐난하거나 책하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거에요.”

“현재 사장님과 산진순도의 뛰어난 기술자들과 그랑 블루 연구소에서 나온 박사님들이 함께 연구와 제작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니 조만간 회장님의 뜻에 부합되는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한줄 요약하면, 아직 작업에도 못 들어가고 있단 말이지? 역시 백청의 뿔은 그냥 들고 있어야겠다. 이런 재료가 있다고 일부러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

“흠… 이건 다른 질문인데요. 위상력이 담긴 무기를 산진순도에 견본으로 제공하면 비슷한 효과를 내는 장비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게,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현재 위상 장비 산업의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위상 세계에서 출토된 위상력이 담긴 무구들, 이른바 레어 아이템들을 매입해 분석 연구를 하는 것은 규모가 있는 제작 공방이라면 어디에서나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저희 산진순도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저희는 물론이고 그 어디에서도 제작한 무기에 위상력을 깃들게 하고 머물게 하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평범하게 매입 가능한 거라면 위상력이 거의 담기지 않은 매직이나 레어급 아이템일 텐데 그것도 못하다니, 최하 유니크 급인 대해의 창을 줘봤자 무쓸모겠군. 대해의 창을 연구하게 하는 것도 안 되겠네.

위상 세계가 등장한 지 200년이 넘어가는데 생각보다 위상 관련 기술의 개발 진척이 많이 느린 거 같다. 마치 누군가가 억지로 기술의 발전을 막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

아무튼, 조 전무는 내가 견본으로 맡길 아이템이 뭔지 신경 쓰는 모습이었지만 그냥 씩 웃어넘겨 버렸다.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도움이 됐네요.”

“아닙니다. 저야말로 설명해 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옆에서 얌전히 서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프랑을 한번 쳐다보고 누나와 조 전무를 향해 이야기 중에 끼어들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 뒤에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조 전무는 내 사과에 절대 안 그렇다고 황급히 손사래를 쳤었지만, 누나는 내 사과에 화가 누그러진 기색을 보였던 걸 보면 올바른 행동이었다는걸 알 수 있었다.

프랑과 누나의 화가 풀려서 다행이다.

35층의 비서관에서 내려 지하 3층까지 직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내려가는데 프랑이 내 팔에 팔짱을 껴오며 물었다.

“아까 그분한테 그런 질문을 하신 이유가 뭐예요?”

“그거? 백청의 뿔을 가공할 수 있을까 해서. 거기다 대해의 창은 바다에서 꽤 좋은 무기인 거 같길래 양산할 수 있게 되면 바다에서 큰 힘을 낼 수 있을 거 같았거든.”

“확실히… 물화살을 쏘아내는 능력 외에도 물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몸을 가볍게 만드는 효과는 해상전에서 꽤 효과가 좋을 거 같긴 해요. 하지만 평범한 백청의 부산물도 가공하지 못하는 상황에 백청의 뿔을 가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걸요.”

프랑의 말이 맞다. 최고위급도 만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단시일 내에 초위급 부산물로 무구를 찍어내리라 생각은 나도 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저번 9회차에 해비 일족을 만나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 바꼈다.

애초에 백청의 뿔과 부산물을 아공간에 챙겨 넣었던 이유가 메리아놀이 정말 내 짐작대로 손재주가 뛰어나다면 백청의 부산물과 뿔로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어달라 부탁할 속셈이었는데, 해비 일족의 백청에 대한 반응을 본 뒤에는 메리아놀 앞에서 그 부산물들을 꺼내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아… 그건 좀 곤란하겠네요.”

“그렇지? 거기다 일이 잘 풀려서 그들이 가공을 해준다 하더라도 어쩐지 그냥 맡겨놓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현실에서야 나 말고도 누나가 있고 영은이가 있으니 산진순도에 맡겨도 감시할 사람들이 있으니 괜찮지만 메리아놀들에게 맡기면 자리를 비워선 안될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흐응….”

내 이야기에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눈빛이 또렷해지다가 이윽고 살짝 눈썹이 찌푸려진다. 그러고는 잠시 머뭇거리며 날 살피는 게, 뭔가 방법을 떠올렸는데 그 수단이 살짝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서하는 메리아놀들에게 정신 조작을 걸지 않을 생각이시죠?”

“일단은.”

“일단은…이라니, 어째서인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위험해서일까? 저번 사비 종족 때는 운 좋게 걸리지 않았지만, 비술 중에는 정신 조작 같은 상태 이상을 감지해내는 것도 있다니까 우호적인 평판을 유지해야 하는 상대에게는 될 수 있는 대로 안 쓰는 게 좋겠지?”

얼마 전 누호디와 비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지나쳐가듯이 저주 같은 눈에 띄지도 않고 본인도 걸렸다는 자각이 없는 상태이상을 감지해내는 비술이 있냐고 물었었는데, 그녀 자신은 익히지 못했지만 그런 비술이 존재한다는 문서를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었다.

“그런가요? 제가 생각한 방법은 정신 조작으로 메리아놀의 장인들에게서 지식을 배운 뒤에 현실로 돌아와서 믿을만한 기술자분들을 섭외해 기술을 전수하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정신 조작이 걸릴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면… 안 되겠네요.”

정신 조작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선택지가 프랑한테 마음에 안 들 던 거였구나.

언제나 올곧던 프랑이 그런 방식을 생각해냈다는 게 신기했지만 껄끄러운 부분을 이야깃거리 삼으면 기분만 상할 테니 말은 꺼내지 말아야겠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이 우호적으로 나올 때의 이야기야. 플라비우스처럼 보자마자 적대하면서 달려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그땐 나도 평판을 유지할 이유가 없으니 프랑 말대로 정신 조작을 걸던가해서 기술자를 납치해야겠지?”

씨익 웃으면서 이야기하니 프랑은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묘하게 안심하고 납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를 나누는동안 엘리베이터는 멈추지 않고 지하로 내려갔고, 지하 3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오, 뭔가 분위기가 산뜻해졌네?”

회백색 시멘트가 그대로 노출된 예전과는 다르게 천장과 벽은 뭔가 고급진 하늘색으로 칠해져 있고 바닥은 인조잔디로 보이는 게 쭉 깔려있는데다 천장과 벽에는 공기순환 시스템도 갖춰져 있어 신선한 공기와 바람이 계속 불어와 도무지 지하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 지하 3층에는 근 백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번엔 전투 팀 하나와 생활보조 3개 조가 이번에 입장한다고 했지? 전투 담당 한 팀이 15명이고… 생활 보조는 20명인가? 팀당 인원이 예전보다 더 늘어났군.

화연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의 얼굴이 눈에 익어서 누군가 했더니 예전에 아숨프레 수몰 폐허 때 같이 움직였던 전투 팀장과 생활 보조 조장이다.

짐과 짐 사이를 싸돌아다니며 일하는 사람들을 방해하는 미호의 목덜미를 잡고 화연이한테 걸어가니 서글서글한 인상의 미남인 박윤호 3팀장과… 상여자인 생활 보조 2조 장 정태령이 날 보며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뵙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네, 박윤호 팀장님도 잘 지내셨나요? 정태령 조장님은 여전히 허스키하시군요.”

두 명의 인사를 받아주니 박윤호 팀장은 씩 웃으면서 정태령 조장을 보며 입을 열었다.

“하하. 저희야 언제나 해피하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태령 씨?”

“그랑 블루는 생활 보조 능력자들을 착취하는 다른 곳과는 복지와 대우가 비교도 되지 않으니까요. 행복하지 않으면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는 사람입니다.”

서로 인사만 나누는 상황이 재미없는지 내 품에 안겨있던 미호는 입을 삐죽 내밀고 꼼질거리면서 산만하게 주변을 돌아본다. 그래서 프랑에게 미호를 밀어주며 사람들 일 하는데 방해하지 않게 지켜보라는 말과 함께 주변을 구경할 수 있게 보내주었다.

“자, 미호야? 언니랑 할 이야기가 있었지?”

- …히익?!

사색이 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젓지만, 힘에서 프랑을 이기지 못하는 미호는 팔이 잡힌 채 질질 끌려가며 겁먹은 눈망울로 내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곧 프랑에게 제압당해 사람들의 틈새로 사라져버렸다.

울먹이면서 끌려가는 미호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화연이는 깜빡 정신을 차리고는 박윤호 팀장과 정태령 조장에게 인원 체크를 시작하라며 보내놓고 내게 물었다.

“미호가 뭔가 잘못을 저지르기라도 했나?”

“버릇없는 행동을 하는걸 프랑한테 딱 걸렸어.”

“저런.”

피식 웃으며 투명 조작판에 뭔가를 써넣은 화연이는 옆에 서 있던 비서에게 조작판을 넘겨주며 말했다.

“같이 들어가는 건 이번이 네 번째인가.”

“그렇지. 처음에 능력 검증으로 들어갔었고 두 번째는 미호하고 프랑이랑 함께였지? 세 번째는 아숨프레 수몰 폐허였고.”

“좀 더 자주 들어가면 좋겠군. 저번 같은 장기 레이드 때는 혼자 지내려니 조금 쓸쓸했었다.”

“그렇게나 외로웠었어?”

살짝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더니 화연이는 빙긋 웃으며 이스펙트를 하얀 천으로 둘둘 감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야 그렇지 않나. 님을 두고 외지에 오랫동안 홀로 지내게 되면 내가 아니더라도 다들 외로워할 거다.”

“그럼 이번에는 조금 오래 같이 있어 볼까?”

“그래도 되나?”

기대감을 품은 모습으로 소녀처럼 날 바라보는 화연이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내 원래 계획을 설명해줬다.

“지금 가는 데가 정말 알라스토르의 사악한 검은 성의 잔해라면, 거기 위치를 확인해야 하니 북쪽이든 동쪽이든 남쪽이든 해안선을 찾아서 지형을 확인해야 할 생각이야. 능력자들의 일이 끝나면 되돌려보내고 난 해안선을 따라 어디로든 이동할 생각인데 그때까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으음. 그게 될려나 모르겠군.”

얼핏 행동은 군인처럼 딱딱하지만 날 향한 마음만은 부드럽고 가녀린 소녀 같은 화연이는 쓰게 웃으며 이번 회차에서 마지막까지 함께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

안될 게 있나?

입장 준비는 빠르게 진행됐다. 그랑 블루가 처음 결성된 이후로 수많은 입장을 한 경험이 쌓여 경력이 된 거겠지.

“세계 최강의 회장님이 지켜보시는데 설렁설렁할 수 있을 리 있나.”

“……으흠!”

원래는 12시에 출발하기로 되어있었는데 11시가 약간 넘은 시간에 출발하게 된 게 그 이유였나?

순식간에 짐 체크를 끝내고 트레일러에 모두 옮겨싣자 화연이는 이번에 함께 입장하는 대원들을 모이게 하더니 간단한 브리핑을 한 뒤에 시간 낭비 없이 곧장 대형버스에 태웠다.

대원들이 버스에 올라타는 사이 누나가 혜령이 이모와 함께 내려와서는 몸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당부 아닌 당부(당부하는데 날 안보고 프랑이랑 화연이를 보는 건 뭐야?)를 받았다.

우리 그랑 블루 소속의 능력자들은 또다시 나와 함께 위상 세계에 입장한다는 게 설렌다는 모습이라 내가 이렇게나 존경받는 사람이라는 게 뿌듯해졌다.

“회장님이 같이 가시니 이번에도 편하겠지?”

“응응. 저번에 숲에서 길을 만들고 호숫물을 줄일 때 쓰신 그 노란색 반투명한 벽은 진짜 대단했어.”

“노란색이 아니고 주황색 아냐?”

“회장님은 호박색이라고 하시던데?”

“이번에도 회장님 효과로 배당이 많이 떨어지려나?”

“그야 그렇겠지. 저번 아숨프레 공략 전은 배당이 평소의 4배였다며?”

…존경이 아니었구나.

능력자 연합 입장 대기소에 도착한 그랑 블루 능력자들은 뭍 무소속 능력자들의 부러움에 찬 시선을 받으며 박윤호 3팀장과 정태령 2조 장의 지시에 따라 순식간에 입장대기 절차를 마치고 대규모 입장대기실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다시 한 번 간단한 인원 체크를 한 뒤에 정태령 2조 장을 중심으로 4줄의 나선형으로 모여 입장 진형을 짜기 시작한다.

“오, 정 조장님의 위상 세계였어요?”

어느 재수 없는 능력자가 알라스토르의 검은 성의 폐허(추정) 근처에 있었나 했더니, 고위 이형종이 득실거리는 곳 근처에서 살아 돌아온 걸 보면 역시 조장이 될 자질이 있었던 거군.

진형의 중심에 서 있는 정태령 조장을 보며 조금 놀랐다는 얼굴로 물었더니 그녀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중저음의 여성 특유의 무겁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예. 강제 소환당했던 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규모 군락을 발견해서 완전히 포기했었지요. 그런데 회장님의 덕분에 그것들을 모두 정리할 수 있었고 다시금 살길이 열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박윤호 팀장이 상냥한 얼굴로 능글맞게 웃으면서 깐죽거리기 시작한다.

“하하. 그렇게 힘들게 길을 뚫어놨더니 이제는 위상 세계가 통합되어가는군요. 기껏 노력했던 결과가 수포로 되돌아가 버리게 생겼는데 아까워서 어떡합니까, 정태령 씨?”

“닥치세요. 죽고 싶습니까?”

“어이쿠, 무서워라. 회장님 앞에서 그런 험한 소릴 하면 씁니까?”

“…그 입 좀 제발 다물어주세요.”

“아니, 입이 있는데 말하지 말라는 건 너무합… 윽.”

정태령 조장에게 계속해서 깐죽거리던 박윤호 팀장은 결국 그녀에게 한대 얻어맞고 말았다.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마치 호랑이가 위협하는 소리 같던 정태령은 단단히 화난 얼굴로 고개를 돌려버렸는데 이거, 박윤호 팀장이 정태령 조장한테 관심이 있는 거 같지?

그 관심이 남자애가 좋아하는 여자아이 괴롭히는 수준인 게 문제인 거 같지만.

신체 강화 능력자라 맞아도 별로 아픈걸 못 느끼는 박윤호 팀장은 그녀에게 한 대 맞고서도 좋은지 실실 웃으며 다시 놀리려다 화연이의 진지하고도 날카로운 눈빛에 입을 닫았다.

“다들 집중. 정태령 2조장의 카운트 후 입장을 시행합니다.”

“다섯!”

화연이의 말을 받아주듯 정태령 조장의 카운트가 시작됐다.

“넷!”

과연 지금 가는 곳이 정말 메오 아지토스가 살던 검은 성이 맞을까?

“셋!”

맞다면… 앞으로 갈 길이 얼마 남지 않게 될 텐데, 어쩐지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둘!”

메오 아지토스만 처리하면 내 이야기는….

“하나!! 진입합니다!”

정태령 조장의 말을 끝으로 세상이 일변하기 시작한다.

============================ 작품 후기 ============================

다음 이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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