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428화 (428/517)

00428  앞으로 한걸음.  =========================================================================

“모두한테 할 말이 있어. 나와 누나 사이에 있었던 일이야.”

“흐응~?”

자신의 피부에(달라진 것도 없는데….) 즐거워하던 영은이는 내 돌직구를 듣더니 묘한 눈빛과 콧소리로 받으며 싱긋 웃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영은이의 반응에 긴장감이 급격하게 높아지기 시작한다. 프랑과 화연이도 올게 왔구나 하는 표정으로 나와 어느새 얼굴이 달아오른 누나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빈 소파에 말없이 앉은 누나는, 짓궂게 웃는 영은이를 보더니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옆머리를 쓸어넘긴다.

하지만 영은이는 누나가 평정을 되찾는 걸 원치 않는지 누나가 앉은 소파 뒤로 다가가더니 누나의 긴 머리를 살짝 젖히며 눈부시게 하얀 목덜미를 손가락 끝으로 사르르 어루만진다.

누나의 긴장감이 급격하게 올라간다고 생각될 즈음 영은이는 손을 떼며 입을 열었다.

“자아~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프랑과 연이의 생각을 들어볼까?”

영은이의 행동을 지켜보다 자그맣게 한숨을 내쉰 화연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나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조용히 말했다.

“어차피 일어날 일이 일어난 거라 생각합니다.

“시하 님이 조금 더 번민에 휩싸인 모습을 보고 싶지만… 그건 너무한 일이니 이쯤 해두는 게 좋을 거 같아.”

거기에 프랑도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누나한테 다가가니 누나의 얼굴이 점점 잘 익은 홍시처럼 변해가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한다.

“잠깐.”

프랑과 화연이, 영은이에게 세 방향에서 포위당한 누나는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여겼는지 내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연인들의 행동을 제지했다.

지금 연인들의 분위기로 봐서는 나와 누나 사이를 받아들이는 건 기정사실인 거 같다. 다만 이대로 놔두면 연인들이 나와 누나 사이를 반강제로 밀어붙일 거 같은 예감이 들어서 내가 나서야 할 때라는 걸 직감했다.

나도 그렇지만 누나도 아직 선을 넘기에는 이르다.

그전에 우선 큰 눈을 꿈뻑이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미호와 은근한 미소를 띄고 있는 히아리드부터 내보내고.

“히아리드는 미호랑 암흑이 데리고 잠깐 밖에 놀러 갔다 와 줄래?”

=…그리하겠습니다.=

내가 누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부터 살짝 미소를 짓고 있던 히아리드는 내 이야기에 조금 아쉬워하는 얼굴로 살짝 고개를 숙이더니 암흑이를 품에 안고 미호의 손을 잡아 자리에서 일어난다.

- 잉? 왜에? 나도 여깄을래!

=옳소! 우리도 들을 권리를 요구한다!=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우리들을 바라보던 미호와 암흑이는 갑작스런 추방 명령에 작게 반항했지만, 히아리드가 조용히 타이르자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순순히 거실을 나갔고, 히아리드도 날 보며 작게 미소 짓고는 수려한 걸음걸이로 거실을 나가서는 문을 닫았다.

…저 미소에 뭔가 의미가 있다고 느껴지는 건 나뿐인가?

아무튼, 지금부터 나눌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끔 푸른색 공간의 벽으로 방 전체를 감싸고 공간 지각으로 누군가 이 방을 엿보거나 엿듣지 않는가 살펴본 뒤에 연인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봐. 이미 다들 알고 있었지?”

주어를 생략한 질문이었지만 연인의 쓴웃음, 미소, 짓궂은 표정은 질문의 요지를 알고 있는 얼굴이다.

“이 자리에서 확실히 말해둘게.”

드물게 진지한 모습으로 입을 여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는 그녀들을 향해 다부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프랑도, 화연이도, 영은이도 짐작한 대로야. 누나와 내가 위상 세계에서 보낸 5일 동안 내가 누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실하게 알게 됐고, 그건 누나도 마찬가지였어.”

“질문!”

“…해봐.”

“섹스는 했… 아얏!”

이럴 줄 알았다. 이럴 때면 어째 예상을 벗어나지 않냐.

눈을 반짝이면서 손을 번쩍 든 영은이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고 한숨을 쉬었다.

“아직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누나랑 나는 마음만 확인했어.”

“그런가… 뭐, 그럴꺼라고 생각했다. 시하라면 나보다 더한 브라콘이었으니까 말이지.”

“뮈르딘도 공언한 부분이었으니까요.”

“그치만~! 마음을 확인했으면 다음은 사랑을 확인할 단계…! 미안, 잘못했어.”

또다시 장난스럽게 투정을 부리려던 영은이의 눈앞에 주먹에 핏줄이 생길 만큼 힘을 준 채 들이미니 금방 꼬리를 만 강아지처럼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내 눈치를 살핀다.

“저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부분이라 시하 님이 합류하시는 데에 반대는 없어요. 친남매 사이도 아니니 신경 쓰지 않지만… 한국의 정서상 사촌지간이라지만 남매간의 사랑은 쉽게 인정받지 못할 금단의 영역이잖아요. 아버님과 어머님께는 어떻게 설명을 드릴지, 허락을 어떻게 받아낼지 생각해둔 게 있으세요?”

“어머님은 감정적으로 호소한다면 못 이긴 척 져주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높으시지만, 문제는 아버님이다. 아버님의 성격상 가만히 보아넘길 리가 없어. 그 부분은 어찌할 셈이지?”

내 이야기에 다들 자리로 돌아가 앉는데, 장난기가 묻어나는 영은이와는 다르게 프랑과 화연이는 걱정이 앞선다는 표정으로 물어왔다. 그 말을 듣고 누날 돌아보니 누나는 이미 얼굴이 터진 가을 홍시마냥 붉어져 말을 할 겨를이 없는 거 같다.

“영은이는 예전에 지나가듯이 한 말이 있지? 사촌 간의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쪽으로 개헌을 해야 하나… 하고.”

“으응. 기억하고 있었니?”

자연스럽게 영은이의 이름을 부르니 누나가 살짝 놀란 눈으로 날 보고 뒤이어 영은이를 봤지만 이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발을 동동굴린다.

그 모습에 영은이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며 말했다.

“그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하고 있긴 한데, 사촌 간의 결혼이 합법으로 개정됨에 따라 그걸 이용해 먹을 것들이 걱정이라면서 장관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어. 그래도 계속 추진 중이라 언젠가는 개헌이 되긴 할 테지만 시간이 조금 걸릴 거 같은걸?”

나도 그 점은 예상하고 있었다. 역사책에도 부와 권력의 독점을 위해 근친결혼을 행한 나라가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그건 현대에 들어오며 근친혼에 대한 부정적인 사례가 연달아 발견되고 사회 개혁을 통해 거의 사라졌지만….

“일단 법이 바뀐 뒤에 생각해둔 건 이래.”

법이 바뀌게 되면 내 호적을 아빠와 엄마의 자식이 아닌 돌아가신 어머니의 밑으로 다시 옮기고, 사촌 간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앞세워 엄마를 먼저 설득하고 그 뒤에 엄마를 비밀병기 삼아 아빠를 공략….

“안돼 안돼. 서하는 이미 프랑과 연이를 책임지겠다고 했잖니? 아버님 성격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는 불 보듯 뻔한거구 그건 어머님도 마찬가질 거야. 사촌 간의 결혼은 법적으로 해결한다 쳐도 일부다처제라는 문제가 남게 되는 셈이잖니.”

“위상석을 쏟아부어서라도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는 나라로 국적을 옮기고 특정 지역을 사버릴 거야. 나는 너희들 중 누구도 포기할 생각은 없어.”

국적을 옮기다 못해 땅을 사서 분리해 나가겠다는 이야기가 내 입에서 툭 튀어나오자 영은이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지고 화연이와 누나도 많이 놀라더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서, 서하야?! 이, 이민은 안 돼요!”

“영은은 잠깐 조용이 해봐.”

허둥거리려는 영은이를 말린 프랑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손을 잡더니 고요한 눈동자로 날 마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서하? 감정적인 판단은 잠시 내려주시겠어요?”

“난 감정적으로 내린 판단이 아니야.”

“서하가 지금 어떤 심정인지는 잘 알아요. 그만큼 저희를 사랑하신다는 거잖아요? 하지만 결혼이라는 수단에 목을 메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럼?”

“실은, 서하가 없을 때 저희끼리 이야기를 한번 나눠봤었어요. 그때 서하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위해서라면 결혼을 해야 할 대상은 시하 님이 맞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지요. 다만!”

누나와 결혼해야 한다는 프랑의 말에 반박하려다 큰 목소리를 내는 프랑의 박력에 멈칫했더니 이게 현실적이라는 듯한 방안을 내밀었다.

“…남은 저희와는 사실혼 관계가 되는 걸로요. 국가에서는 결혼식을 올리더라도 혼인 신고서를 내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을 내리지만, 그건 국가가 보는 관점일 뿐, 결혼식을 올린 당사자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잖아요?

그렇다고 우리들 전부가 결혼식만을 올린 사실혼 관계가 된다면 사회적인 제도를 생각해봤을 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 명과는 결혼식을 올리는 게 좋다고 판단을 내렸는데,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봤을 때 수십 년 전에 죽었다가 이형종으로 되살아난 저나 연령이 문제 되는 영은을 빼면 시하 님과 화연이 남죠.”

“하지만 나 역시 여사님의 클론이니 그 사실이 알려진다면 여사님은 물론이고 나와, 내가 혼약을 맺은 반려자에게 역시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을 물으려는 자들이 나타날 거다. 나 또한 부적격인 셈이지. 그렇다면 가장 적합한 대상은 법이 바뀌어 사촌 간의 결혼이 허락되었을 때 시하가 되는 거다.”

“에?”

화연이 자신이 영은이의 클론이라는 말에 누나의 표정이 멍해진다. 잠시 혼란스러워하던 누나는 눈을 감더니 띄엄띄엄 단편적인 단어를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구나… 그래서였어.”

화연이의 말에 뭔가를 깨달았는지 누나는 조금 홀가분한 모습이 되어서는 영은이를 보며 입을 열었다.

“아주머니한테 여쭙고 싶은 게 많지만 그건 지금 할 이야기는 아니니까 넘겨둘게요. 그리고 방금 결혼의 자격 같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미 아주머니를 비롯해서 화연이, 프랑에 저까지 네 명이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된 것에서부터 누가 결혼에 알맞니 안 맞니 할 이유가 없어요.”

“…그럼 시하 넌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

그 점을 지적할 줄은 몰랐는지 화연이는 아주 잠시 눈을 감더니 누날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는 얼굴로 물었다.

“간단해. 아까 프랑이 이야기했던 것 처럼 우리 모두 결혼식만 올린 뒤에 사실혼으로 지내면 돼. 그러면 누가 누가 더 낫나를 따질 필요도 없고 우리 모두 동등한 위치가 되는 거야.”

“하지만 아까 이야기한 대로 법의 체계를 생각해보면….”

프랑은 조금 질투가 난다는 표정으로 누나를 설득해 나가려 하지만 누나가 손을 들어 프랑의 말을 막는다. 하지만 그건 영은이에게 통하지 않았는지 소파에 몸을 묻고 다리를 꼬으더니 기쁘지만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나 역시 그 방법을 생각해본 적이 있었지만, 현행법상 재산 문제라거나 친자 같은 법적인 보호를 생각해보면 그 방법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지 않니? 아이를 낳더라도 그 상태라면 서하의 이름 밑으로 양자를 들일 수도 없는데. 우리나라는 아무리 재산과 권위, 사회적인 위치가 있다 하더라도 결혼하지 않은 미혼 남자의 어린아이 입양은 법적으로 허가 나기 굉장히 어려워요?”

“맞다. 법을 피해 국적을 바꿀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따윌 신경 쓸 이유도 사라진다지만 다른 건 전부 그렇다 쳐도 부모님은 어떻게 설득하려는 건가.”

누나의 무대포적인 이야기에 화연이도 걱정된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지만, 누나는 그게 뭐가 대수냐는 듯이 일어서서 당당한 자세로 입을 열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어!”

“…….”

“…….”

“…….”

“법, 법, 법! 법이 뭐가 문제니? 지금 언니나 프랑, 화연이의 말은 한국의 수많은 미혼모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야기야. 안 그래?”

연인들을 꿀 먹은 벙어리로 만들어버린 누나는 빙긋 웃으면서 날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비하면 다른 문제들은 거론할 비중조차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이것만 서하가 다짐해준다면 말야.”

날 바라보며 입을 열었지만, 내용은 연인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라니? 무슨 문제냐고 물었더니 누나는 눈빛을 날카롭게 만들며 내게 질문을 던졌다.

“넌 세상 사람들의 비난과 손가락질을 감수하고서도 우리 전부와 그 뒤에 일어날 모든 일까지 포용할 결심이 섰어?”

“그건 프랑과 화연이와 영은이를 부인으로 맞이하겠다고 생각한 그때부터 결심하고 있었어.”

무슨 문제인가 했더니… 누나가 듣고싶서하는건 내 결심이 얼마나 단단한지였나보다. 연인들도 그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 눈치인 거 같아 당연하다는 듯,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대답해주니 그녀들의 표정이 환하게 변해간다.

“후후후. 우리 서하, 참 믿음직한걸. 그렇지 않니 시하야?”

“그러게요. 중동 쪽에서 여러 부인을 데리고 사는 남자도 저렇게 대범하진 못할 거에요.”

“그보다 그런 쪽은 생각도 못 하고 계신 거 같지만요.”

“서하는 그냥 생각이 없는 겁니다.”

…뭐야. 지금 무슨 이야길 하는 거야?

불안하게시리 날 보며 미소띈채 수근거리는 연인들을 보니 내 삶이 순탄치 못 할거란 예감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그 예감은 곧바로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뭔지 궁금해?”

으스스한 미소로 날 바라본 누나는 연인들을 돌아보며 묻는다.

“서하가 궁금해하는 거 같으니 첫 번째로 해볼까요?”

뭘 해본다는 건데?! 누나의 질문에 다들 하나같이 무섭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동시에 나란히 서서 천천히 다가오더니, 날 반쯤 포위하며 질문을 던져왔다.

““““우리 중에 누가 제일 좋아?””””

헉…….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버리고 싶을 만큼 지옥 같은 질문 공격에서 날 구해준 건 화연이였다.

“서하를 괴롭히는 건 그만하고 이제 중요한 이야기를 하지요.”

“에이~.”

진짜 세상에 이런 정신공격이 있을까…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와 맞먹는 양자택일의 질문공격은 처음이다.

어떻게든 핑계를 대고 얼버무리고 못 들은 척하면서 시간을 끌었지만, 점점 외통수에 몰려가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데, 화연이가 아니었다면 진짜 도망쳤을지도….

저 넷 중에 누구 하나를 선택했다간 전쟁이란 단어도 부족할 만한 일이 미래에 벌어졌을 거란 예감이 들었단 말이야! 내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대답을 회피했는데!!

녹초가 된 모습으로 소파에 널브러졌더니 누나랑 영은이가 대놓고 아쉬워하는 모습에 속으로 쓴 물을 삼키며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중요한 이야기라니… 뭔데?”

“내가 진입하고 한 달간 레이드를 진행했던 위상 세계에 관한 건이다. 이걸 봐.”

인증기를 켜서 동영상 재생 목록을 띄운 화연이는 noname01이라는 파일을 재생시켰다. 수초간의 버퍼링 뒤에 나타난 장면은 두꺼운 눈에 파묻힌 폐허가 된 성터였다.

건축물의 흔적이 흉물스럽게 곳곳에 솟아올라있었지만 새하얀 눈에 뒤덮인 덕분인지 꽤나 운치있어보이는 설경이 펼쳐져있었다.

“여긴….”

“단순한 성터가 아니다. 등장하던 이형종 들은 네게서 들은 것과는 전혀 달랐지만… 여기를 봐라.”

인증기 홀로그램 창을 크게 확장해서 화면을 빨리 감은 뒤에 보여준 곳은 누가 봐도 성이었다고 볼 수 있는 건물의 잔해다.

“설마 화연이가 갔던 곳이….”

“그래. 네가 봤다던 푸른 피부의 악마들이 살던 곳으로 보였다.”

그 건물의 잔해는 순백의 눈과 대비되는 칠흑 같은 검은색이었다.

============================ 작품 후기 ============================

앞으로 한걸음만 남았네요! 그 한걸음이 얼마나 멀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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