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65 귀환, 그리고 정리. =========================================================================
위상 세계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설명해주고 거대한 짐 보따리를 풀어 거대한 크기의 백청의 뿔과 뼈, 가죽에 살코기등을 보여주니 다들 입을 쩍 벌리고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무기가 초위 이형종이라니….”
특히 영은이의 표정이 볼만하다. 모든걸 나, 아니면 국가와 연관짓는 영은이의 사고방식은 지금 나한테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이무기가 현실에 나타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시뮬레이션을 돌리는거 같다.
“그보다 이무기를 별 것 아닌 존재로 취급한 용왕이 더 신경쓰입니다. 랑그 드란에 이어서 용왕까지 등장하다니, 알붐 케투스라는 거대 고래가 우습게 느껴질 지경이군요.”
“프랑을 고쳐주고한걸 보면 그렇게 나쁜 존재같진 않잖아? 공짜는 아니고 등가교환을 한거지만 말야.”
“누호디가 한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용왕은 인간에게 친화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무슨 속셈으로 서하에게 접근한건지, 어째서 마탄과 마포의 사용을 제한한건지 의도가 불명확하지않나.”
“그건 국제 협의회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었잖아. 쟤가 쓰는 마포는 지구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서 대규모 지각변동까지 불러일으킬 능력이니 사용을 자제시켜야한다는거. 거기다 용왕마저 제약을 거는걸 보면 그거 외에도 뭔가 심각한 효과가 있는거겠지.”
그런 이야기도 나왔었어? 근데 난 왜 못들었지? 영은이는 누나 이야기에 한쪽 눈썹을 슬쩍 들더니 멀뚱히 서있는 날 보면서 말했다.
“…위상력을 소멸시킨다던가 뭐 그런거 아니겠니? 용왕이라면 인간보다 고등한 지적 존재일테고 그 능력이 어느정도 될지 짐작도 가지 않으니… 용왕이 알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겠지?”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말하지 않은게 떠올라서 입을 열었다.
“아, 프랑도 초위급이야.”
“…?!”
“헥?!”
별 일 아니라는식으로 툭 던졌지만 누나나 영은이는 별 일이었는지 깜놀한 표정으로 프랑을 올려다본다. 그녀들의 시선에 앉은키가 5층 아파트 높이만한 프랑은 슬쩍 손을 올려서 얼굴을 가려버렸다.
화연이는 무언가 신경쓰이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금방 표정을 고치면서 내게 말했다.
“네 이야기에 따르면 백청은 죽은게 아닌거 같은데.”
“어. 나랑 프랑은 그 놈이 살아있을 확율이 9할 이상이라고 생각해.”
“…초위 이형종의 원한을 사게 됐다는건 꽤나 신경쓰이는 이야기군.”
이야기가 모두 끝난 뒤에도 각자 무언가를 생각중인지 말수가 극도로 줄어들어 주변이 조용해졌다.
우리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기만 하던 프랑의 얼굴은 조금 시무룩해져있었는데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 같아보였다. 불안감이 드는건 어쩔수 없지만 그 불안을 해소해주는건 내가 해야할 일이지.
화연이들은 서로 마주보며 토론에 가까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길래 프랑의 코 앞에 공간의 벽을 치고 뛰어올랐다.
“언제까지나 곁에 함께 있어줄테니까 불안해하지마.”
「…네에.」
오똑 솟은 예쁜 코 끝을 살살 쓰다듬어주면서 이야기했더니 고개가 스르륵 뒤로 물러나면서 두 눈동자가 날 향하고 예쁜 미소가 떠오른다.
“기왕 이렇게된거, 프랑과 파티를 짜서 백청과 메오 아지토스의 수색에 함께 보내는겁니다. 초위급 이형종의 부산물로 방어구를 만들어서 프랑에게 입힌다면 이 세상 무엇도 따라올 수 없을만큼 강력한 방어력을 지니게 되겠죠. 그렇게 뛰어난 근접 공격력과 방어력을 지닌 전위에 프랑이 서고 후위에서 서하가 지원하는 형태로 간다면 시너지가 크게 발생할겁니다.”
“이 세상은 그럴지 몰라도 저 세상은 어떤 무시무시한 존재가 더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 확신은 금물이야. 하지만 서하가 혼자 다니는것보다 프랑이 함께하면 위험도는 더욱 줄어들테고 덩달아 우리도 안심할 수 있는건 사실이니까 두 사람을 보조해줄 방안을 생각해봐야겠는걸?”
“어지간한 나라 면적의 홍수같은 특수한 상황은 거의 없을테고 프랑도 순수한 신체 강화 타입…. 이동 속도만 따져보면 프랑도 쟤랑 맞먹는다고 했으니 화연이 말대로 한다면 든든한 탱커랑 힐딜탱 모두 가능한 서포터가 함께 하는 셈이니 나쁘지 않아. 아니, 오히려 더 좋은데?”
“그럼 우선해야할 것은 정해진 셈이네요. 이무기의 부산물로 회장님과 프랑 씨의 몸에 맞는 방어구와 무기를 만드는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겠어요.”
“하지만 5일 뒤에 바로 재진입한다잖니. 그 사이에 그랜드 터틀의 부산물로 만든 터틀락 슈트보다 뛰어난걸… 어떻게 만들 수 있겠니? 우리 국방과학연구소는 아직도 그랜드 터틀의 등껍질 조직을 완벽히 파악 못했다던데.”
“백청의 벼락이 위험하다고 하니 얼마전에 구한 썬더 이엘의 재료로 절연체 방어구를 만들어주는쪽을 해야겠죠. 서하만 멀쩡하면 힐링 웨이브라는 먼치킨 회복 스킬로 금방 회복될테니까요.”
“그럼 그 사이에 저 부산물로….”
“연구와 무기 방어구 제작 회사를 인수합병….”
그 후에도 한동안 나와 프랑의 지원 방식에 대해서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여나가더니 영은이랑 화연이는 백청의 부산물을 돌아보며 기대감에 찬 눈빛을 하면서 말했다.
“휴우. 난데없는 초위 이형종의 부산물이라니, 얼떨떨한걸~?”
“백청의 뿔은 아이템화보다 연구부터 먼저 해봐야할거 같습니다.”
이야기가 대충 마무리 되는거 같아 공간의 벽을 치우고 그녀들 근처로 뛰어내리니 영은이가 다가와서 날 꼭 껴안아줬다.
“어휴. 우리 서하가 정말 힘냈는걸? 장해~.”
등을 토닥거려주는 영은이 품 안에서 속으로만 쓴 웃음을 지었다.
5회차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대부분 해준게 맞다. 다만 백청과 싸우면서 그녀석의 비기에 내 팔다리가 완전히 박살났었고 암흑이가 아니었으면 죽을뻔 했다는것, 프랑도 죽기 직전까지 갔다는걸 숨겼을 뿐이지.
괜히 이야기를 꺼내서 걱정을 크게 키울 일은 없으니까 말을 안했는데 옆에 있던 프랑도 그걸 이해해줬는지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나저나 프랑의 입장이 참 애매해. 저렇게 크지만 저렇게 예쁘니 누가 봐도 사람으로는 보지 않을테니까.”
그러면서 프랑에게 장난스럽게 한쪽 눈을 찡긋한다. 그건 나도 동감이라 민망하고 난감한 얼굴로 슬쩍 고개를 돌려버리는 프랑을 보고 살짝 웃어준 다음 입을 열었다.
“일단 가장 중요한건 프랑이 육체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현실에서 살게 된거야. 그러니 혜령이 이모는 지금의 프랑에게 해당될 법한 법률을 좀 알아봐주세요. 누나는 프랑이 여기에서 지낼 수 있게 신경 좀 써주고.”
“알겠습니다.”
“알았어. 프랑의 체형에 맞는 2층 3층 저택을 짓는거나 프랑의 무게를 견디는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까 단층 오피스텔 형식으로 지어줄게. 괜찮지?”
「네, 감사해요 시하 님.」
“고마워안해도 돼. 우리가 남이니? 그럼 일단 프랑이 입을만한 옷이랑….”
힐끗 프랑의 머리를 보더니 "비니도 필요하겠네. 집은 단기간에 못지을텐데 일단 대형 천막을 구해서 임시로 지낼 곳을 만들어야겠는걸." 하고 중얼거리면서 인증기를 켜서 뭔가를 메모하기 시작했다.
“그럴 필요없어. 프랑이 지낼 곳은 공간의 벽으로 간단한 집 형태를 만들거니까. 거기서 지낼동안 프랑의 몸 크기에 맞는 집을 지어주면 돼.”
그러면서 푸른색 공간의 벽으로 우리 집을 본떠 프랑의 체구에 맞는 투룸을 만들었더니 다들 몇초만에 눈 앞에 생겨난 집의 형태에 어처구니없어했다.
얇은 푸른색 공간의 벽을 프랑의 몸 크기에 맞게 오피스텔처럼 만들어서 세웠는데 반투명한 공간의 벽의 특성상 밖에서 안쪽이 훤히 보였다. 그걸 확인한 누나는 황당하다는듯이 앞머리를 쓸어넘기더니 푸른색 공간의 벽을 손등으로 톡톡 건드려본다.
“이게 푸른색 공간의 벽이구나. 음, 안쪽이 다 보이지만 천막을 구해서 덮어씌우면 해결 될 일이고…. 이렇게 얇게 쳐도 되니?”
“1m짜리 두께가 프랑의 전력을 다한 힘에도 버틸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어. 1cm라고 해도 프랑이 작심하고 부수려고 하지 않는이상 안부서질거야.”
이렇게 얇은데도 그만한 강도라는게 믿겨지지않는지 다들 다가와서 푸른색 공간의 벽을 만져보는데, 영은이는 만지는데 그치지 않고 힘을 줘서 벽을 후려치기까지 한다.
투콱!
“어머나…. 정말이네?”
멀쩡한 푸른색 공간의 벽에 비해 영은이의 주먹의 피부가 벗겨지고 빨갛게 부어오르는걸 보고 황당해졌다. 아니, 얼마나 세게 때렸길래 신체 강화자의 손이 다쳐?!
그녀의 손을 잡고 힐링 터치로 치료해주고 있으니 누나가 오피스텔을 따로 지을 필요가 있나?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여기서 계속 살면 안돼? 전기 설비나 가구만 따로 채워넣고.”
“안돼. 지금 이만한걸 치는데만 tp가 3000만이 빠져나갔어. 그리고 내가 위상 세계에 넘어가면 공간의 벽은 사라진다고.”
“아아, 맞다. 그랬지 참. 근데 tp 되게 많이 드네?”
깜빡했다는듯이 자기 머리를 통통 두드린 누난 인증기 메모장에 몇가지를 더 추가하더니 해야할 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혜령이 이모도 법률쪽 사이트로 들어가서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우리들한테서 살짝 떨어져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프랑은 자기 혼자 여기서 지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시무룩한 모습을 보였지만 프랑 혼자 여기에 둘 생각은 없다.
“나도 컨테이너 집 하나 가져다놓고 옆에 있어줄테니까 너무 실망하지마.”
「앗, 아니에요. 저택이 곧 완공되니까 그때까지만 이곳에서 지내면 되잖아요? 서하는 집에서 편히 쉬세요.」
이곳에 거처를 정한다는 이야기에 프랑은 놀라면서 두 손을 흔들지만 나도 이번에는 양보할 생각은 없다.
“됐어. 프랑 혼자 여기 둔채 나 혼자 집에서 편히 쉴 생각은 없어.”
“가족이라면 당연히 함께 지내야지. 그러니 나도 여기서 지낼거다.”
영은이는 가족은 한 곳에서 같이 지내야 한다는 화연이 말을 듣더니 누나와 혜령이 이모를 힐끔 보더니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다가 뭔가가 생각났는지 흠칫하고 놀라버린다.
내 약혼녀로 나랑 같이 이쪽에서 살 명분이 있는 화연이랑은 다르게 영은이는 그럴듯한 이유가 없다는걸 깨달은거겠지. 누나랑 혜령이 이모의 뒤에서 축 늘어질만큼 실망하고 좌절한 영은이는 날 보며 울상을 짓는다.
누나는 등 뒤에 있는 영은이가 온갖 좌절감을 온 몸으로 뿜어내자 이상함을 느꼈는지 뒤를 돌아보지만 영은이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표정을 싹 바꿔 평범함을 가장했다. 그래도 뭔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거리던 누나는 날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한동안 여기서 지낼거라면…. 캠핑카 같은거 가져다놓는게 낫겠네.”
“오, 캠핑카라니, 그거 좋은걸?”
“그럼 바로 주문할테니 캠핑카가 올때까지만이라도 공간의 벽 집에서 지내도록 해.”
“그 전에 천막이랑 프랑이 입을 옷하고 속옷부터 먼저 구해다줘.”
“알았어.”
누나는 이곳 저곳에 전화를 걸더니 1시간도 되지않아 타포린이라는 재질로 만든 불투명한 초거대 천막을 구해왔다.
공간의 벽으로 만든 집의 형태를 약간 변형시키고 프랑의 도움을 받아 천막을 덮어 씌우니 외형은 집이 아니라 거대한 텐트 하우스가 되어버린거 같지만 별수 없나.
“다음은 프랑이 입을 옷인데~.”
옷의 치수를 재지 못해 곤란해하는 누나를 보고 공간 지각으로 프랑의 몸 치수를 확인해서 전해주니 날 변태보는 눈빛으로 보더니 볼일이 있다는 혜령이 이모와 함께 차를 타고 정문을 빠져나가버렸다.
그게 왜 변태냐고! 여자 친구 몸 치수를 아는건 당연한거 아냐?!
툴툴거리고 있으니 시야에서 누나들이 탄 차가 사라지자마자 후다닥 달려와서 내 품에 안겨 징징거렸다.
“이잉, 너희들끼리만 알콩달콩 지내려는거야?! 그런게 어딨어~!”
“아.”
「아.」
“…늬들 정말 이러기야?!”
징징거리던 영은이는 화연이와 프랑의 반응에 뿔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뜨면서 화연이한테 화를 내기 시작한다.
“나랑 프랑을 쏙 빼놓고 화연이랑 둘이서 캠핑카에서 신혼 분위기 내려는거지?! 반대! 난 반대!”
씩씩거리는 영은이의 허리를 잡아당겨 달래고 토닥이면서 회색빛 천막으로 뒤덮인 공간의 벽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 뒤따라오던 화연이가 입을 열었다.
“여사님은 핑계 잘대지 않습니까. 이참에 확실하게 같이 지낼법한 핑계를 생각해내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말이야 쉽지.”
뒤따라오던 화연이의 말에 반박할수가 없는지 영은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투덜거렸다.
“저택이 완공되고 부지 조성도 끝나면 집으로 이사와야할텐데 그땐 어쩌실겁니까. 미리 적당한 핑계를 생각해두는게 좋을겁니다.”
“으으.”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고 뒤가 마려운 표정을 지은 영은이는 그러면서도 눈이 형형하게 빛나는걸보니 핑계를 생각해내느라 머리를 굴리는거 같아 보인다.
공간의 벽 집으로 들어오니 어두컴컴하지만 엄청나게 넓은 집안이 드러났다. 프랑의 몸에 맞는 사이즈로 만들었더니 거인국을 방문한 소인이 된 기분이다.
그랑 블루 빌딩의 최상층 펜트하우스를 참고해서 거실과 침실, 침실에서 이어지는 드레룸과 욕실만 만들어뒀는데 부족한건 없으려나.
“어때. 좁지않아?”
「아아뇨. 좁지 않아요. 오히려 집에 온것처럼 편한 느낌이 들어요.」
편한 느낌이라지만 말처럼 편할리가 있나. 우리 집안 가구처럼 푹신하고 따뜻한것도 아니고 죄다 딱딱한 공간의 벽인데…. 프랑은 내가 걱정할까봐 저런 모습을 보여주는거다.
“거실이랑 침실하고 드레스룸, 욕실만 만들어뒀으니까 둘러보고 더 필요한게 있으면 말해. 고쳐줄테니까”
「후후, 네에.」
침실로 걸음을 옮기는 프랑을 두고 뒤에서 손을 잡아오는 영은이를 돌아봤다.
“백청의 부산물은 어떻게 할건지 정해뒀니?”
아까 날 빼고 넷이서 이야기를 나누던 연장선인가? 별로 생각해두진 않았지만 초위 이형종의 부산물을 딴 나라에 파는 멍청한 짓은 할 수 없지.
“이걸로 우리가 쓸 무기랑 방어구를 만들어야지. 적지않은 양이긴 하지만 무기나 방어구 제작에 연구 재료로 쓴다면 많은 양은 아니잖아? 확실한건 저 부산물들을 팔지는 않을거야.”
저번 최고위 이형종인 그랜드 터틀의 부산물도 세상에 처음 풀린 최고위급의 부산물이지만 그것과 백청의 부산물은 가치 비교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으흥.”
뭔가 아쉬워하는 눈치로 짐 보따리가 있는 방향을 돌아보던 영은이는 계속 입술을 실룩거려서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역시나 영은이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저 부산물을 이용해서 삼국동맹간에 우위를 좀 점해볼까~ 했었거든? B 클래스 신체 강화자의 전력을 다한 힘에도 부서지거나 휘어짐이 없으니까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니까!”
삼국동맹이라면 한국 영국 러시아인가? 그러자 당장에 화연이의 반대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안됩니다. 백청의 공격에 최고위 이형종의 부산물로 만든 방어구가 단번에 증발했다지않습니까. 저건 온전히 서하와 프랑을 위한 방어구를 제작해야합니다.”
“누가 뭐래니? 그저 능력 범죄자들의 육체 구속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거 뿐이었어.”
호오, 구속구라…. 확실히 내 공간의 벽에도 버티는 백청의 뼈다귀로 구속구를 만들면 능력자 출신의 범죄자를 구속하는데 효과적이겠네.
그보다 말이지.
“영은아. 두 손을 위로 들어볼래?”
“응? 이렇게?”
영은이는 내 부탁에 별다른 의심도 없이 두손을 살짝 들었다. 그러자마자 양 손목과 두 발에 푸른색 공간의 벽을 수갑처럼 얇게 설치했더니 눈이 동그래지면서 자기 손과 발을 돌아본다.
“어머나, 푸른색 공간의 벽으로 구속도 가능…. 윽. 이…거, 단단해!”
두 팔과 다리가 고정되고 봉쇄된 영은이는 허리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두 팔과 다리를 옴찔거리지만 구속에서 벗어나진 못한다.
“힘 한번 줘봐. B 클래스 능력자도 얼마나 구속이 되나 보게.”
“끄응. 끄으으응…!”
얼굴이 빨개질정도로 힘을 주던 영은이는 이내 헥헥거리면서 살짝 늘어졌다. 프랑의 힘도 어느정도 버티던 공간의 벽이니까 B 클래스 신체 강화 능력자의 힘은 완벽하게 버틸거라 생각했는데 5cm 정도의 얇은것도 못부술줄은 몰랐다.
“에이, 이정도도 못부수는거야? 영은이는 힘이 별로 없네?”
“꺄으?!”
낑낑대며 힘을 주는 영은이의 뒤로 돌아가서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비너스의 언덕을 살살 쓰다듬으니 화들짝 놀라면서 엉덩이를 뒤로 쭉 뺀다.
그렇게 공간의 벽에 구속된 영은이가 항복을 외칠때까지 그녀의 농익은 육체를 마음껏 희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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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