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336화 (336/517)

00336  to rage trouble  =========================================================================

롤스로이스 팬텀 리무진은 뒷좌석에 4개의 자리가 있었는데 2개씩 서로 마주 보게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었다.

광화문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가만히 창밖을 보고 있으니 맞은편에 앉아있던 프랑이 입을 열었다.

“국가의 수반이 잘못된 선택을 하면 시민들만 피해를 보는 거네요.”

프랑의 조용한 속삭임에 그녀를 돌아보니 약간이지만 걱정이 어린 기색이다. 화연이도 말은 안 하지만 비슷한 심정인듯하다.

“그나마 빠른 피난이 이루어져 민간인 사망자는 없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그건 정말 다행이에요. 이번 일로 공화당은 모랄리티에 치명적인 손상을 받을 텐데 수습은 어떻게 할까요?”

“완벽한 수습은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거라면 빠른 사과와 함께 서하에게 도움을 청하는 수뿐이지만 서하가 저렇게 언론을 통해 약식으로나마 도와주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을 했으니 미국 입장에서는 정말 발 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일 겁니다.”

“미국 정부가 빨리 사과를 해왔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말한 프랑은 창밖을 보고 있는 내 옆모습을 힐끔 바라봤다. 미국이 제대로 빨리 사과해서 내가 얼른 이형종을 잡아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가 나지 않길 바라는 거다.

화연이는 잠시 프랑의 걱정어린 표정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외교적인 마찰…. 서하와의 마찰을 외교 실수라고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마찰을 빚어 이형종을 막지 못하고 피해를 늘렸으니 그 잘못은 공화당이 모두 뒤집어쓸 겁니다. 트럼펫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겠죠. 민주당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으니 어쩌면 민주당 쪽에서 나서서 트럼펫 대통령의 탄핵을 공론화할 수도 있겠죠.”

“그러고 보니 내년이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죠? 공화당은 여러 가지로 큰 타격을 받겠네요.”

“공화당의 트럼펫 파벌은 침몰하는 배입니다. 이대로 있으면 다 함께 죽는 일 밖에 되지 않을 테니 그 타격을 줄이기 위해 내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인들은 수군거리면서 대화를 나누는데 히아리드의 무릎 위에 앉아있던 미호가 암흑이를 조몰락거리며 그걸 듣고 있더니 무언가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히아리드는 몇 번 차를 타보더니 그사이 요령이 생겼는지 날개 네 장은 한껏 접은 다음 커다란 몸을 살짝 뒤로 눕히고 날개를 깔고 자동차 시트에 앉아있었다. 날개가 이리저리 굽혀져 있어서 아프진 않을까 했지만…. c 클래스일 때의 내 마탄도 어느 정도 버티는 날개니까 저 정도로 아프진 않겠지.

열심히 생각하던 미호는 결국 머리가 아픈지 눈썹을 찡그리며 나한테 물었다.

- 그럼 주인님은 미국이라는 나라 안 도와줄 거야?

귀를 쫑긋하면서 날 보는 모습에 미호를 바라보니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프랑은 미호가 그런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게 기특한지 웃으면서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어머. 미호가 그런 것도 관심을 가지는 거야?”

- 우웅…. 사람은 이형종을 싫어하잖아. 주인님만 상대할 수 있는 이형종이 나타났으니까 주인님이 도와주는 게 맞는 거 아냐?

뽀롱이의 힘을 빌은 윤리, 도덕 교육이 여기서 빛을 발하는군. 프랑은 싱긋 웃으면서 미호의 여우 귀를 살짝 만지작거리더니 미호의 이해를 도와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음~ 미호는 그저께 서하랑 함께 블레이드 플라이어를 잡았었지?”

- 안 잡았어! 주인님 혼자 잡았어….

“아, 응. 아무튼, 처음에는 미국이 그걸 잡지 못해서 서하한테 도와달라고 말한 거였어. 그런데 미국이 서하 몰래 서하한테 나쁜 짓을 하려다가 들킨 거야.”

나한테 나쁜 짓을 하려 했다는 말에 다시 한 번 인상을 구긴 미호는 자기 허리를 껴안고 있는 히아리드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다가 물었다.

- 그래서 괘씸해서 안 도와주는 거야?

“맞아. 잘못을 했으면 용서를 빌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아서 안 도와주는 거야.”

- 하지만 그 커다란 배에 있던 사람들은 나한테 과자랑 사탕도 주고 착했는데…. 그 사람들도 다 죽어?

미호는 자기한테 과자를 준 미군들이 죽는 게 싫은 거였군. 여우 귀를 축 늘어트리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니 미호의 다리 사이에 앉아있던 암흑이는 발랑 드러눕더니 미호를 올려다보며 입을 뻐끔거린다.

-호냥아. 짐승들도 상대 못 할 강적을 만나면 도망가는데 사람들도 똑같음. 피난 가는 거 TV에서 봤지 않음?-

- 그럼 안 죽어?

-죽기 싫으니 도망가는거임.-

- 그렇구나~.

단순하고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그쪽이 더 이해가 쉬운지 시무룩한 표정이 밝아진다.

머리 위에 솟아있는 여우 귀가 쫑긋거리고 파닥거리는 게 기분도 밝아진 거 같은 데다 굉장히 귀여워서 프랑과 화연이의 얼굴에 웃음이 떠오른다.

미호가 보고 싶어 한 크리스마스트리는 경복궁 광화문 앞 광장에 세워져 있었는데 5층 건물 높이의 크리스마스트리는 구상나무가 아니라 그냥 기다란 장대에 전구를 원뿔 모양으로 빙 둘러 촘촘하게 붙여놓고 꼭지점에 빨간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전구 트리였다.

“가짜 크리스마스트리네.”

“크리스마스트리에 가짜도 있나요?”

“커다란 구상나무를 세워놓고 거기에 오색 금실과 솜이랑 전구로 장식하고 나무의 끝에는 금색 별을 달아놔야지!”

내 단호한 대답에 프랑과 화연이는 그냥 미소를 흘렸다.

리무진이 멈춰 서자마자 미호는 차 문을 열고 후다닥 뛰어내리더니 히아리드의 팔을 잡고 크리스마스트리로 달려가 버렸는데….

역시 사람이고 이형종이고 예쁘고 봐야 한다.

그냥 이형종이 나타났다면 광장에 모여있는 시민들이 비명 지르며 도망가고 난리가 났을 텐데 히아리드는 그야말로 천사 같은 모습이고 미호도 여우 귀에 꼬리가 7개가 나 있지만 중딩 특유의 귀여움과 깜찍함이 가득한 데다 예쁘기까지 해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고 있었다.

뭣보다 사람 말을 하는 데다 현대식 패션을 하고 있으니 더욱 그럴 테지.

띠리리링.

그때 인증기로 문자가 도착해서 확인해보니 리디아가 보낸 문자였다. 그러니까….

“20분 전, 2차 머슬 베어 레이드 실패. 등급 최고위 확정이라네.”

“아종이라는 것은 파악하지 못했나 보군.”

그리고 띠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자 하나가 더 날아왔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장문의 내용이었다.

[미국에서는 동부에서 날뛰고 있는 최고위 이형종 머슬 베어의 처리를 위해 레이드 팀 G.S의 앨버트 그라나도에게 레이드 의뢰를 했으며 그와 함께 랭킹 3위의 허블랜드 레이드 팀, 랭킹 8위의 아스트라나간 레이드 팀에 협조 공문을 보냈음.

또한, 조지아 주 미국 중부 육군과 육군 특수 작전 사령부의 협조를 받아 레이드를 시도함.

A 클래스 능력자 앨버트 그라나도와 미카엘, 아리엘 그라나도를 포함한 40명의 B 클래스 능력자가 실제 전투에 동원됨.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가 맞닿은 곳에서 전투 개시.

머슬 베어의 타입은 신체 강화 타입.

전투 결과 앨버트 그라나도, 미카엘 그라나도, 아리엘 그라나도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퇴각, 동원된 B 클래스 능력자 태반이 부상하였고 그들을 살리기 위해 동원된 최신예 전투기 및 전차는 모두 소실.

퇴각을 위한 전술핵 배낭의 사용을 확인.

머슬 베어는 전술 수송기를 타고 퇴각하는 능력자들을 쫓아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의 포트브래그로 향하는 중. 핵 배낭에도 멀쩡한 모습을 확인.]

“…….”

“…….”

프랑과 화연이는 눈앞에 보이는 문자 화면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다.

“흠. 위상 세계가 아니고 머슬 베어 한 개체만 있어서 덤벼든 건가? 핵 배낭까지 쓴 걸 보면 능력자들을 살리려고 애를 썼나 보네. 그런데 핵을 맞았는데도 멀쩡하다니, 진짜 현대 병기로는 어쩔 수단이 없나 보다.”

“NC의 포트브래그라면…. 워싱턴 D.C의 턱밑인데.”

“그래?”

“거리가 400km가량 되지만 대부분이 평지라 신체 강화 타입인 머슬 베어가 일직선으로 달린다면 1시간도 걸리지 않을 거리다.”

이를테면 수도권이군. 홀로그램을 종료하고 생각보다 사태가 빠르게 진행되겠다고 중얼거리는데 영은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회장. 미안하지만 청와대의 회의실로 다시 한 번 와주겠나요?]

홀로그램 창에 뜬 영은이는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를 꺼내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회장이라는 명칭과 존대를 하는 걸 보고 어딘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는걸 눈치챘다. 그 어딘가는 미국일 확률이 크겠지.

“가는 건 어렵지 않은데…. 무슨 일이에요?”

나도 존대를 해주며 물었더니 영은이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미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회장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군요.]

역시나. 리디아에게 문자를 받은 내용을 봐서는 머슬 베어가 워싱턴 D.C에서 100km 좀 넘게 떨어진 곳으로 이동 중이니 턱밑에 칼이 들이대진 심정인가 보지.

지들이 급해지니 다급히 연락해오는 꼴이 무척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쩌겠어.

으음. 여기서 내가 싫다고 하면 영은이 입장이 어찌 되려나? 영은이 눈을 빤히 바라보니 그야말로 희미하게 눈이 웃고 있는 게 보인다.

…혹시 영은이도 오지 않길 바라는 게 아닐까. 팅겨봐야겠다.

“그냥 안 갈래요. 그 사람들이랑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고.”

그러자 얼굴을 찡그리면서 한숨을 살짝 쉬는데, 나만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기쁜 한숨이다. 역시 거절하는 게 정답이었어.

[곤란하군요. 정말 안될까요? 이건 중요한 국제적인 문제가 포함된 사항이라 회장과 협의를 나누고 싶은 내용이에요.]

“저번에 블레이드 플라이어는 뭐 국제적인 문제가 아니었나요? 그런데도 뒤통수 맞을 뻔 했잖아요. 에이, 말로 꺼내니까 더 기분 나빠지네.”

공간 지각으로 여기서 1.2km 떨어진 곳에 있는 청와대, 영은이가 앉아있는 회의실을 살펴보니 저번에 내가 미국과 러시아와 회의 중에 난입했던 그 회의실에서 같은 장, 차관들과 함께 진지함이 가득한 모습으로 상석에 앉아있는 게 보인다.

아쉽게도 한쪽 벽에 설치된 패널은 공간 지각으로는 그냥 평평한 판으로만 보여서 상대방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책이나 필기 같은 건 잉크 자국 같은 걸로 알 수 있는데 말이지.

회의에 참석 중인 사람들의 표정도 무표정에 무뚝뚝이 뚝뚝 흘러내려서 어떤 분위기인지도 파악이 안 된다.

그 순간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패널을 향하는 걸 보니 미국이 뭔가 행동을 했나 보다.

영은이도 통화를 음소거 시켰는지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아서 나도 음소거를 시키고 영은이의 화면에서 안 보이게끔 좌우에 피해있는 프랑과 화연이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어쩌면 생각보다 일이 빠르게 끝나겠는걸.”

“일부러 거절하고 있는 거예요?”

“응. 영은이가 팅기길 바라는 걸로 보여서 팅겼던거야.”

내 말을 들은 프랑은 "그걸 눈치챈 건가요…." 하더니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화연이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확실히 부른다고 냉큼 가는 건 서하의 명성과 직위를 봤을 때 옳지 않다. 지금처럼 적당히 요청을 거부하면 여사님은 널 달래는식으로 회담 장소로 끌어낼때 협상에서 미국의 우위에 설 수 있는 조건을 획득하게 되니까.”

“응. 나도 적당히 팅기다가 가볼 생각이야.”

그러자 영은이가 살짝 손을 들어 흔드는 게 보여서 음소거를 풀었더니 영은이가 입을 연다.

[미국의 조 셀든 부통령께서 회장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니 어떻게, 제 체면을 봐서라도 와주실 수 없으신가요.]

오? 대통령이 아니라 부통령이라고? 영은이도 살짝 포근한 미소를 머금고 하는 말이라 이번엔 들어줘야 할 거 같다.

“…알았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

인증기를 종료하자마자 프랑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조 셀든 부통령이 나서다니, 트럼펫 대통령이 탄핵이라도 당한 걸까요?”

“탄핵을 당했다고 바로 대통령 업무에서 제외되는 거야?”

“그렇진 않다. 하지만 대통령이 아닌 부통령이 나섰다면…. 트럼펫 대통령은 어쩌면 병을 핑계로 입원하고 대통령 업무를 부통령에게 이양했을지도 모르겠군.”

“어째서요?”

화연이의 이야기를 들은 프랑은 의아함이 가득한 얼굴로 화연이를 돌아보며 물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한 개인에게 사과하는 상황이 되면 안 되니까?”

화연이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른 이유였는데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화연일 보니 진짜인가보다.

“머슬 베어의 2차 레이드가 실패했습니다. 거기에 1위와 3위 8위의 레이드 팀이라는 미국으로서 동원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내민 셈이었지만 실패했죠. 거기다 머슬 베어는 미국의 수도 바로 아래까지 다가서는 중입니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하나뿐이지 않겠습니까.”

무표정을 풀지 않고 동쪽으로 시선을 돌린 화연이는 조금 화난 기색으로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서하는 화가 나서 미국을 돕지 않겠다고 인터뷰에서 발표했습니다. 그런 서하를 달래기 위해서는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여 사과해야겠지만 미국의 대통령이 개인에게 머리를 숙이는 일은 있을 수도,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일 테지요.

그러니 현 대통령의 나이도 나이니만큼 2차 레이드의 실패에 정신적인 큰 충격을 받고 쓰러진다. 빈 대통령직을 부통령이 임시로 이어간다. 그리고 화난 서하를 달래기 위해 부통령이 대신해 고개를 숙인다. 아주 그럴듯한 시나리오지 않습니까.”

“…아아. 정말 그럴듯한 포장이군요.”

우와. 프랑이 진짜 화났다. 화난 건 가끔 봤지만, 지금처럼 눈썹이 역팔자를 그리는 건 진짜 처음인데. 크리스마스 전구 트리를 구경하던 미호를 향해 걸어가면서 프랑과 화연이에게 말했다.

“어차피 잘됐어. 트럼펫을 제외한 관련자들을 먼저 처벌해달라고 하고 트럼펫 대통령은 소피아를 통해서 내가 법에 저촉되지 않는 방법으로 개인적으로 보복하면 되겠네.”

“관련자를 처벌해달라고 해도 미국이 어떤 식으로 눈을 가리고 속임수 거래를 할지 모르는데 그걸 믿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당연히 영국이랑 러시아한테 부탁할 거야. 미국이 인재들을 빼돌리고 허수아비를 내세울게 뻔히 보이는데 멍충이도 아니고 못 믿지.”

내 말을 들은 프랑과 화연이는 그제서야 살짝 얼굴이 풀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가서 미국 부통령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가 내밀 조건은 이렇다.

1. 이번 납치 사건을 꾸미고 계획한 관련자들 전원의 처벌.

2. 관련자의 명단 요구.

3. 도와주는 대가로 무엇인가 받아 챙기는 것.

4. 1항과 2항에 대한 영국과 러시아의 감찰.

이 정도라면 나도 화연이를 납치해서 인질로 삼으려 한 미국을 눈감아 줄 수 있다. 만약 안 받아주면?

…시발 그땐 막 나가야지.

3번 항목은 영은이한테 알아서 챙기라고 해야지. 그러고 보니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사체는 어떻게 됐나 모르겠네.

간략하게 4가지 조건을 프랑과 화연이한테 말해주니 그녀들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 관련자들 중 트럼펫은 그렇게 조지기로 하고, 나머지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 주인님~! 트리! 트리 무지 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훨씬 커!

미호는 자기한테 걸어오는 날 발견하더니 후다닥 달려와서 크리스마스트리를 가리키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하얀 얼굴이 보기 좋을 만큼 발갛게 달아오른 게 많이 즐거운 얼굴이라 손을 들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미호의 목덜미에 달라붙어 있는 암흑이를 빼내서 내 어깨 위에 올렸다.

미호는 암흑이를 데려가는 내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뒤에 다가온 프랑과 화연이를 바라봤다.

“크리스마스트리 보니까 좋아?”

- 응! 좋아!

활짝 웃으면서 내 품에 안겨 우히히 거리는 미호를 토닥이면서 말했다.

“그래그래. 주인님은 급한 일이 생겨서 일하고 올 테니까 프랑이랑 화연이랑 떨어지지 말고 같이 있어. 모르는 사람이 과자 사준다고 따라가자고 해도 가지 말고.”

- 웅!

“히아리드는 미호가 사고 안 치게 잘 따라다니고.”

=네, 하늘님.=

손을 흔드는 연인들과 미호, 히아리드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암흑이는 재킷 안주머니에 들어가게 해놓은 뒤 회의실로 공간 도약을 했다.

어디, 미국이 어떻게 나오나 볼까?

============================ 작품 후기 ============================

마이 페이지에 있는 저만을 위한 추천작품에 제가 쓰는 이야기가 있는건 뭘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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