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26 to rage trouble =========================================================================
“…화, 연아.”
“음.”
“저 이야기, 모두 녹, 음했어?”
가슴이 떨린다. 덩달아 목소리도 떨려 나온다. 누군가 지금 날 건드리면 이대로 미국으로 날아가 미친개처럼 날뛸 거 같다.
“전부 했다.”
천천히 인증기를 조작해서 한국에 있을 영은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시각이 오후 2시 20분, 시차를 생각해보면 한국은 아침일 테고 영은이도 업무를 시작할 시간이다.
영은이와 전화 연결이 되는 순간 로버트 필립이 입을 열었다.
“그랑 블루 회장. 미국은 잘못이 없….”
쿠쾅, 콰장창!!
로버트 필립의 말이 귀에 들어오자마자 내 앞에 있는 패널 테이블을 전력으로 걷어차 버렸다.
굉음이 터져 나오며 패널 테이블은 포탄이 되어 로버트 필립의 옆, 아일랜드의 티타늄 합금 강판 외벽을 종이처럼 찢어발기고 날아가 700m 뒤에서 따라오던 구축함의 함수를 박살 내버렸다.
그 충격에 지휘실 내부의 사람들이 넘어지고 비명을 지른다.
쿠우우웅.
대기를 찢어발기는 폭음과 함께 벽에 생긴 커다란 구멍으로 비바람이 들이친다.
“닥쳐.”
“…….”
시퍼런 불길 같은 게 패널 테이블을 걷어찬 다리에서 피어오르다가 천천히 꺼져간다. 함 내에서는 붉은 등이 깜빡이며 귀를 찢는듯한 소리의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하고 동시에 호위함들의 함포가 항공 모함으로 향하는 게 보인다.
[…서하야?]
영은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날 부르는 소리에, 부들부들 떨고 있는 로버트 필립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화연이가 몇 가지 영상을 보내줄 거…에요. 그걸 발표해주세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뇌를 뜨겁게 달구는 광기를 애써 진정시키고 가슴으로 분노를 묻으면서 머리를 굴렸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정상적인 사과를 받아내기는 불가능하겠지.
생각해보면…. 트럼펫 그놈은 그날, 영은이와 러시아가 보는 앞에서 자신에게 망신을 줬다고 내게 앙심을 품고 이런 짓을 저질렀단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지만 저 로버트 필립의 이야기를 그대로 발표한다고 해도 트럼펫 그 자식은 물론이고 미국 정부도 인정하지 않을 거다. 오히려 로버트 필립과 G.S 레이드 팀만 경질당하거나 숙청으로 제거되고 미국은 죄를 지은 자들을 처벌했다 발뺌하겠지.
땅덩어리도 더럽게 쳐 넓고 각종 영화와 매체로 대단한 미국과 그 대단한 미국의 시민, 세계 최고의 경찰 국가라는 미국의 시민이라는 자부심 쩔어주시는 인간님들이 많으셔서 일본처럼 마탄으로 협박하려 해도 효율이 낮을거다.
어쩌면 "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라는 식으로 정신줄 놓고 죽자사자 달려들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되면 나는 상관없지만, 한국과 한국에서 사는 내 소중한 사람들이 상관있게 된다.
저 새끼들이라면, 좀 망신 줬다고 이딴 식으로 수작을 부려온 놈들이라면 범국가적인 테러범이 나타난 나라라고 해서 군대를 파견할 수도 있고 이성을 잠금 해제해서 정치, 경제, 군사력으로 한국을 압박해온다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이 테러 국가라고 선동이라도 하면….
[뭐라고 하면서 발표할까?]
좋은 생각이 났다. 내가 못하면 다른 놈이 분탕질 치게 만들어야지.
내 연인을 사로잡아 인질로 쓰려 했다 이거지? 로버트 필립을 사납게 노려보면서 이빨을 부드득 갈았더니 진땀으로 목욕한듯한 로버트 필립은 다시 한 번 흠칫 놀란다.
킥킥. 미국 땅에 최고위 이형종이 날뛰면 아주 재밌을 거다. 어디 수십 마리가 날뛰어도 멀쩡할 수 있나 보자고.
“…"그냥" 지켜본다고 해주세요. ”
[으음. 잠시만.]
화연이에게 영상을 전송받은 뒤 모두 재생시켜본 영은이는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주 미쳤구나. 트럼펫 대통령이 미쳤어. 5시간 뒤에 발표할 테니 서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바로 돌아오렴.]
“그럴게요.”
[응.]
“쿨럭쿨럭!”
간단한 대답을 듣고 통화를 끊으니 꿈틀거리면서 피가 섞인 기침을 토한 뒤 날 올려다보는 미카엘을 바라보니 황당과 분노와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져있었다.
몸 안을 공간 지각으로 살펴보니 미카엘은 갈비뼈 여러 대가 부러지면서 폐와 간을 찌르고 척추도 몇 군데 끊어져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고 아리엘이라는 년은 목뼈에 금이 가고 척추가 가닥가닥 끊어진 채로 기절해있었다.
“이런, 죽으면 곤란하지.”
힐링 웨이브 1단계를 쏘아냈더니 부러지고 금이 간 뼈가 제자리를 찾아 붙고 아물어간다.
상처가 모두 회복되자 아리엘은 금방 정신을 차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미카엘도 놀란 눈으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니 황급히 일어나 소리친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그랑 블루 회장! 그대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자라 하더라도 이런 폭행을 용납이 되리라 생각하는 겁니까!”
“용납? 무슨 용납? 방금 로버트 필립이 한 말 못 들었어?”
“무슨…?”
벌레 보는 시선을 주면서 인증기를 조작해 로버트 필립이 한 이야기를 미카엘과 아리엘 두 연놈의 눈앞에 재생시켰다.
[“도날드 트럼펫 대통령은 회장이 블레이드 플라이어와 싸우는 틈을 타 거기 유화연 보스를 생포한 뒤 인질로 삼으란 명령을 내렸소.”]
놀라 굳어버린 미카엘과 안색을 흐리며 고개를 숙인 아리엘을 보면서 이죽거렸다.
“능력자 연합의 누가 날 보고 그러더라고. 소중한 사람의 안전에 대해서는 병적으로 민감한 놈이 나라고. 그 말, 정말 하나도 틀린 거 같지가 않아. 그 증거로 지금이라도 당장 미국으로 날아가서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고 싶을 정도니까.”
“마, 말도 안 됩니다. 미국이 왜 당신을 적대한다는 겁니까?!.”
“왜? 진짜 몰라? 저 아리엘이라는 년이랑은 전부 알고 있다던데?”
흐흐하고 웃으면서 미카엘의 코앞까지 다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미국도 자국의 안보에 병적으로 민감하다지? 서로 민감한 놈들끼리 어디 한쪽이 죽을 때까지 치고받고 싸워볼까? 그것도 아~주 재미있을 거 같지 않아?”
“기다려 주십시오. 무, 뭔가 잘못된 걸 겁니다. 아리엘! 말해보거라! 형님은 단지 그랑 블루 회장의 일거투 일수족만 조사하고 기록하라고, 그러라고 전략 본부장도 함께 보낸 거잖느냐!”
“…….”
저 개년은 그래도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은지 고개를 숙인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뭐라 변명을 했다면 나도 못 참았을 텐데…. 그건 다행이다.
그 모습을 본 미카엘은 넋이 나간 표정이 된다.
귀를 따갑게 만드는 비상벨 소리가 멈추지 않아 공간 지각으로 항공모함 내부를 훑어보니 긴급상황이라도 내려졌는지 소총 같은 걸로 무장한 해병들이 아일랜드로 우르르 몰려오고 있는 게 보인다.
호위함들의 함포도 이쪽을 향한 채 돌려지지 않는 걸 보니 여차했다간 그대로 발포할 생각인가보다. 호위함의 사령실로 보이는 곳에는 한둘씩의 능력자들이 느껴진다. 저렇게 함포를 향하는 것도 저놈들의 입김인가.
그냥 확 다 죽여버리고 싶다.
로버트 필립은 주저앉아 비바람이 들이치는 구멍 난 외벽을 멍하니 바라보고 보리스 아이작과 그 휘하 장교는 들이치는 비를 피할 생각도 못 하고 꼼짝없이 맞고만 있었다.
“보리스 아이작 중장님.”
“네, 네?”
“슬라드미르 푸친 대통령님께 도움 잘 받았다고 전해주세요. 영국에 이어서 러시아도 "저"랑 사이 좋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예! 기필꼬 말씀 쩐해드리겠씁니다!”
흥분해서인지 러시아인의 강한 억양이 튀어나왔지만 붉어진 얼굴로 살짝 경례를 올리더니 로버트 필립을 힐끔 바라본 뒤에 지휘실을 나가버렸다.
별다른 도움은 받지 않았지만 내가 강세를 줘서 한 말에 금방 숨겨진 뜻을 파악했을 거라 믿는다.
“이번 일로 미국에 정말 실망했습니다. 거기다 세계 랭킹 1위의 레이드 팀이 미국 정부의 개라는 사실도 알게 됐군요.”
“큭….”
“생각 같아서는 이대로 미국도, G.S 레이드 팀도 뒤집어버리고 싶지만…. 우선은 지켜보겠습니다.”
미카엘과 아리엘, 로버트 필립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지만,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바닥만 바라봤다.
“우리도 가자.”
“서하…. 괜찮으세요?”
그때까지 내 팔을 끌어안고 울 거 같은 얼굴을 하고 있던 프랑을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뺨을 쓸어주면서 말했다.
“무진장 화나긴 했지만 괜찮아.”
화연이는 말없이 무거운 얼굴로 날 빤히 바라보고만 있어서 그녀들의 손을 잡고 지휘실을 나왔다. 남겨진 로버트 필립과 미카엘, 아리엘은 이제 끝이라는 표정으로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화내고 싶은데 뺨을 때려줬으니 뺨을 때린 놈한테 화를 내주는 게 당연한 거지? 이번 납치 계획을 트럼펫 그 개새끼 혼자 계획했을 리는 없다.
머리로 계획이라고 하기에도 간단한 행동을 한 뒤의 여파를 계산하며 지휘실을 나서니 소총으로 무장한 해병들이 통로를 앞뒤로 가로막고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눈다.
“움직이지 마라! 움직이면 쏘겠다!”
해병들 뒤에서 대위가 소리친다. 저런 일반 총화기로 우릴 어쩌려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코웃음도 안 나는데 소총이 뭔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다.
공간지각으로 살펴보니 일반 화약 탄이 아니고…. 저게 그 이형종 대책으로 만들었다는 위상 에너지를 결합해 만든 특수 탄인가보다. 몇 개 뺏어서 영은이랑 누나한테 샘플로 갖다 줄까?
우리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며 식은땀을 흘리고 침을 꿀꺽 삼키는 해병들을 보다가 그냥 사지 불구로 만들어 버려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로버트 필립이 황급히 뛰쳐나온다.
“멈추게, 대위! 길을 비키게!”
로버트 필립 중장의 제지에 해병들은 어안이 벙벙한 모습으로 우리가 지나갈 길을 비켜줬다. 운이 좋군. 1초라도 늦었으면 총은 분해되고 팔다리 한 짝씩 잃어버렸을 텐데.
생각해보니 걸어갈 필요가 없어 모두를 데리고 미호가 놀고 있는 해병 휴게실로 공간 도약을 했다.
비상이 걸리면서 해병들이 모두 사라진 휴게실에 혼자 멀뚱하니 서 있던 미호는 내가 나타나자 환하게 웃으면서 내 품에 달려들었다.
- 주인님~! 이거 봐! 또 사탕이랑…. 주인님 화났어?
“나쁜 사람들 때문에 화났어. 미호야. 저 아저씨들도 바람으로 띄워서 하와이로 돌아갈 수 있겠어?”
- 응. 할 수 있어.
“그럼 돌아가자. 이곳은 한시라도 있고 싶지 않아.”
서늘한 내 목소리에 여우 귀를 접고 눈치를 살피던 미호는 해군에서 파견된 해군작전사령관 아저씨랑 작전 장교 아저씨와 화연이를 바람으로 띄워 올리고 자신도 공중으로 떠오른다.
그러자 프랑이 내 어깨를 잡았다.
“서하? 우리 짐을 챙겨와야 해요. 저 군인분들도 자기 짐을 챙겨야 할 테니 잠시만 시간을 주세요.”
“…알았어. 두 분도 자기 짐 챙겨서 여기로 오세요.”
“예!”
프랑은 화연이와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바닥에 내려선 군인 아저씨 두 명도 다른 방향으로 황급히 뛰어간다.
휴게실에 미호와 남아있으려니 미호는 귀를 접은 채 계속 내 눈치를 살피길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미호가 잘못한 건 없어. 그러니 평소처럼 지내도 돼.”
- 응!
미호는 그제서야 펴진 귀를 까닥이면서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먹는다. 미호의 주머니에 가득한 사탕과 초콜릿을 보며 집에 돌아가면 많이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금방 짐을 챙겨서 돌아온 화연이와 군인 아저씨들을 미호가 띄워 올리는걸 보고 머리 위로 마나 탄을 뿌려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버리면서 위로 뛰어오르니 프랑과 미호도 뒤따라 날아온다.
이제는 폭우로 변한 빗방울을 맞고 있으니 내 몸 주변으로 바람이 모여들면서 빗방울을 막아준다.
- 히히.
손을 뻗어서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하와이를 향해 공간의 벽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날씨가 내 기분을 대변해주는 기분이다.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해서 군인 아저씨들을 내려주면서 말했다.
“두 분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세요. 우리는 따로 돌아갈 거에요.”
“예.”
그들에게 한국행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 티켓을 끊어주고 공항 밖으로 나가는데 화연이가 내 팔을 끌어안으며 잡았다.
“서하.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의아한 눈으로 화연이를 바라보니 화연이는 내 팔을 잡고 호놀룰루 공항의 VIP 라운지로 향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항공 모함에서부터 한마디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면서 굳은 얼굴을 풀지 않고 있어서 뭔가 화가 난 건가 싶다. 내가 말도 없이 막 나가는 행동을 해서 화가 난 건가….
우리 일행은 공항 이용객들의 시선을 한데 끌어모으면서 어느 항공사인지 모를 라운지로 들어가더니 라운지 매니저에게 휴게실을 요구했다.
“이곳입니다. 저희 아이달 퍼시픽에서는 VVIP 프리미엄 고객분들을 위한 룸서비스가….”
“시끄럽습니다.”
“아…. 예.”
단 한 마디로 라운지 매니저를 쫓아낸 화연이는 문을 닫고 가방에서 안티 필드 에그를 꺼내 도청을 막은 뒤 입을 열었다.
“서하.”
“응.”
“아까는 서하답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보면 서하다운 행동이긴 했지만 그래도 서하답지 않았어. 블레이드 플라이어를 잡으면서 뭔가 일이 있었나?”
나 답지만 나답지 않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미호와 암흑이는 우리 눈치를 보면서도 슬금슬금 티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과자에 손을 가져가더니 하나씩 까먹기 시작한다.
“내가 그렇게 이상해 보였어?”
“넌 화가 나더라도 우선은 말로 해결하려 했지 사람에게 무작정 폭력을 휘두른 적이 없었어. 하지만 방금은…. 두 사람을 죽일 뻔했다.”
확실히 미카엘과 아리엘을 죽든 말든 상관없단 식으로 힘껏 패대기치긴 했지.
내 옆에 앉아있던 프랑은 내 손을 잡아오면서 걱정되 죽겠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서하…. 그거 때문에 기분이 안 좋으신 거에요?”
“그거 때문이라니?”
프랑은 공간 지각을 가지고 있는 덕분에 금방 눈치챘지만 그런 능력이 없는 화연이는 프랑의 말을 듣고 의아한 표정으로 프랑을 바라본다.
“내 심장에 위상석이 생겨났어.”
“뭣…!”
터져 나오려던 목소리를 억눌린 화연이는 걱정이 한가득 담긴 눈으로 날 바라보고 프랑도 내 손을 한층 강하게 잡아왔다.
나 때문에 프랑과 화연이의 얼굴에 걱정이 떠날 날이 없군. 미호와 암흑이도 과자를 먹다 말고 날 빤히 바라본다.
“내 심정을 이야기하자면, 그거 때문에 기분이 좀 그랬는데 화연이를 인질로 삼으려 했다는 말에 빡돌았던거야.”
화연이도 내 옆자리로 자리를 옮기더니 빈손을 잡으면서 말을 하고 싶은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내 손등만 쓰다듬는다.
“이제 괜찮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알았다. 그리고 미국은 어쩔 셈이지? 미국이라는 나라의 국력을 생각해보면 일본 때처럼 간단히 해결되리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내가 미국을 가만두지 않으리라고 확신한 화연이는 프랑과 함께 내가 어떤 짓을 벌일지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다.
“위상 세계에서 이형종 몇 마리 데려와서 최고위급, 그러니까 고위 아종까지 진화시켜서 풀어놓을 거야.”
“미국땅에?”
“미국땅에.”
화연이는 깊은 고민을 품은 얼굴로 침묵에 빠져들고 프랑도 뭔가를 말하려다 말고 입을 열었다가 닫길 반복한다. 그러더니 결국 내 허리를 끌어안으면서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입을 닫아버렸다.
============================ 작품 후기 ============================
미국은 여러모로 대단한 나라죠. 중동 지방의 테러범들이 도발은 할지언정 건드리지 않는 것도 보복이 시작되면 여러 가지로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예로 들어 9.11 테러가 일어나고 눈이 뒤집힌 미국에 사담 후세인이 "신의 응징이다능! 꼴 좋다능!" 이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년 뒤에 이라크는 미국의 보복에 복날 개 맞듯이 쳐맞으면서 후세인 정권은 붕괴했고 3년 뒤에 사담 후세인은 목이 매달렸죠.
북한도 꼬리를 말고 유일한 국영방송인 조선 중앙 TV에서 비인도적인 테러에 강력한 비판을 하면서 "우리가 한 거 아니라능! 진짜라능!" 이라고 성명문을 낸 것도 유명합니다.
9.11 테러 뒤에는 미국의 자작극이라거나 무기 상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계획한 음모라는 음모론도 유명합니다만....
하지만 주인공이 나서면 어떨까?
주!
인!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