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324화 (324/517)

00324  검날치  =========================================================================

“얍!”

- 받아랏!

앙증맞은 프랑의 기합과 함께 프랑이 손을 뻗자 그녀의 주먹만 한 번개 구슬 세 개가 보기에도 섬칫한 스파크를 일으키며 블레이드 플라이어를 향해 빛살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 뒤를 미호가 꼬리 하나에 순수한 옥빛을 뿌리며 선명한 초록빛의 바람의 칼날 수십 개를 생성해 블레이드 플라이어에게 날렸다.

쯔자자작 촤아악 사사사삭….

피시이이익!!

어림잡아 100만 TP 짜리 번개 구슬이 블레이드 플라이어에게 닿으니 말 그대로 날벼락이 놈의 몸뚱아리에서 터져 나온다. 뒤이어 도착한 미호가 쏘아낸 바람의 칼날도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몸통에 칼집을 새기기 시작했다.

바람의 칼날이 상처를 내면 벼락이 그 틈으로 흘러들어 가며 상처가 난 곳을 구워버린다. 좋은 콤보다.

나도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공기가 새는듯한 비명을 들으며 가슴지느러미가 시작되는 부분에 검기 탄을 날리고 동시에 놈이 낙하하는 지점에다 공간의 벽을 넓고 크게, 20 중첩으로 펼치니 놈의 눈동자가 그제야 겁에 질리기 시작한다.

뭔가 그랜드 터틀이랑 같은 급이라고 보기에는 살기도 별로 안 느껴지고 신체 강화 타입도 아닌 게 육탄 돌격을 해오질 않나….

기세등등하게 뛰쳐 올라 가슴지느러미를 퍼덕일 때는 정말 뭔가 있나 싶어 긴장했는데 긴장한 게 아까울 정도로 허접하다.

좀 실망스러운데.

놈은 발악하듯이 검기 탄을 피하기 위해 남은 네 장의 날개를 펄럭이고 몸뚱아리도 퍼덕이며 등줄기에 솟아난 가시에서 비늘을 사방팔방으로 마구마구 쏘아내지만 우리 중에 저런 조준도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쏘아내는 허접한 공격에 맞아줄 존재는 없다.

미호는 쉴 새 없이 사람 크기만 한 선명한 초록빛 바람의 칼날을 쏘아내고 프랑도 번개 구슬을 블레이드 플라이어를 향해 날려댄다.

이미 비행 능력을 상실했는지 수없이 쏟아지는 공격을 제대로 피하지도 못한 놈은 도달한 바람의 칼날과 번개 구슬에 다시 한 번 베이고 구워질 때, 늦게 도착한 검기 탄에 나머지 날개 네 장도 뿌리까지 잘려나가 버렸다.

날개 역할을 하던 왼쪽 가슴지느러미 4장까지 잘려나가는 동시에 몸체에 작렬하고 있는 번개에 상처가 구워지는 순간 놈은 주둥이를 쫙 벌리며 가청음을 넘어서는 비명을 질렀다.

--- !!!!!

크, 이건 초음파인가? 마나 오러를 뚫고 내 몸을 감싸고 있는 암흑이마저도 막지 못한 소리는 온몸을 저릿저릿하게 만들고 고막도 울려 살짝 두통이 올라온다.

나는 마나 시브로 몸을 지키고 있어서 약간의 두통으로 끝났지만, 프랑과 미호는 귀를 잡고 괴로워하는 게 보였다. 특히 프랑이 거의 정신을 잃으려는 모습이 보여 가슴이 철렁했다.

날치 놈은 강한 분노와 적개심으로 다시 한 번 공격하기보다는 우리 공격이 멈춘 사이에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공간의 벽으로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나도 공간 도약으로 프랑과 미호를 도와주러 가려 하는데 미호는 괴로워하면서도 꼬리를 뻗어 정신을 잃으려 하는 프랑을 휘감더니, 빠르게 몸을 날리며 몸 주위로 광풍을 일으켰다.

멀리 몸을 피하는 모습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이빨을 까득 깨물며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이 새끼가 누굴 공격하는 거야?!”

자신의 옆에 내려서는 날 보더니 순간적으로 멈칫하는 블레이드 플라이어.

그 틈을 노려 천총운검에서 마나 레이저 Mk 2를 뽑아 놈의 양엽형 꼬리를 후려치니 시퍼런 아지랑이가 터져 나오며 꼬리가 절반쯤 잘리다 만다.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면 꼬리지느러미까지 잘라버려야지!

절반쯤 잘리다 만 꼬리에 녀석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다시 한 번 초음파를 터트린다.

--- !!!!!!!!

순간 프랑과 미호를 돌아봤는데, 다행히 미호는 프랑을 등에 업고 저 6km 너머로 피해있어서 그런지 영향을 받지 않은 거 같다. 미호, 나이스다!

천총운검을 한번 더 휘둘러 남은 꼬리를 베어내려는 순간 블레이드 플라이어는 내가 쳐둔 20 중첩 공간의 벽 위로 떨어져 내렸다.

부드드드득

잠시 기다리니 등줄기의 뼈가 부러지고 온몸의 비늘이 공간의 벽에 닿은 부분부터 터져나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섬뜩한 소리가 바다 위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반 토막만 남은 가슴지느러미도 엉망으로 찢어지고 커다란 눈알도 터져나가며 공간의 벽을 지나쳐 바다로 떨어지려 한다.

휘두르려다 만 천총 운검에 다시 TP를 담고 마나 레이저 Mk 2 를 뽑아서 공간의 벽을 통과 중인 놈의 꼬리를 후려치니 절반쯤 남아있던 꼬리가 툭 하고 잘려나간다.

잘린 꼬리가 먼저 바다로 떨어지고 온몸의 비늘이 부서지고 두 눈알도 터지며 피를 쏟아내던 놈도 간헐적으로 몸을 펄떡거리며 얼마 남지 않은 꼬리와 반쯤 남아 너덜너덜해진 한쪽 가슴지느러미를 움직이며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한다.

이대로 도망치게 해주면 놈은 그야말로 인류 최악의 적이 되어버릴 게 뻔하다.

나는 바로 공간 도약으로 놈의 이마에 달라붙어 천총운검을 힘껏 찔러넣었다.

피시시식!!

퍼엉! 콰르르르르르

놈의 비명과 함께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거체가 바다에 입수하는 순간 폭발하듯 물보라가 터져 나오고 온몸을 뒤흔드는 거센 물살이 내 몸을 후려친다.

이리저리 흔들리려는 몸을 놈의 단단한 머리통에 찔러넣은 천총운검에 의지해 몸을 고정하고 천총운검을 통해 검기 탄을 연속으로 쏘아냈다.

휘두르지 않고 발사한 검기 탄은 미사일처럼 쏘아져 나가더니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두개골을 관통하고 뇌에 구멍을 숭숭 내기 시작한다.

검기 탄으로 뇌를 헤집자 블레이드 플라이어는 미친 듯이 펄떡이고 몸을 뒤집으며 어떻게든 날 떨쳐내려 하지만 찔러넣은 천총운검을 잡고 버티며 계속해서 마나 탄을 쏘아내 주름 하나 없이 밋밋한 뇌를 곤죽으로 만들어간다.

그렇게 머리에 마나 탄 수십 발을 맞은 블레이드 플라이어는 이마에서 아래턱을 관통하는 십수 개의 구멍에서 피와 뇌수를 줄줄 흘리면서 천천히 움직임을 멈춰간다.

죽었나?

잠시 후 발버둥도 멈추고 죽은 듯이 늘어져서는 천천히 수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하길래 확인 사살을 위해 공간의 벽을 놈의 몸뚱아리 속 내 몸보다 더 큰 심장에 중첩했다.

펄떡이던 심장이 부들부들 떨리다가 터져버리지만, 심장이 터지는 순간 블레이드 플라이어는 거체를 다시 한 번 꿈틀거렸을 뿐 그 움직임도 금방 멈추고 축 늘어졌다.

죽었군.

흐음. 최상급 이형종치고는 뭔가 허무한데. 하지만 중간에 쏘아내던 초음파를 생각하면, 같은 최고위 이형종이나 나 같은 존재가 아니라면 꽤 위험한 능력이다.

문득 물속에서도 숨을 쉬고 있다는 게 신기해져서 입안에 물고 있는 인어의 진주를 혀로 굴리면서 어떻게 된 건가 확인해보니 입과 콧구멍에 막이 생기면서 물은 들어오지 않고 산소만 코와 입안으로 들어온다.

신기하군. 아무튼, 잡았다고 연락을…. 아, 계속 연결하고 있었지. 뒤로 돌린 홀로그램 창을 앞으로 가져오니 화연이가 놀라고 대단하다는 눈으로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 음소거 시켜놨었지 참.

슬쩍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니 진짜 못 말리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감고 살짝 한숨을 쉰다.

곧이어 프랑과 미호도 정신을 차렸는지 바닷속으로 뛰어들더니 내 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공간 지각으로 감지된다. 그와 동시에 발밑의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시체에서 위상력이 잔뜩 퍼져나오기 시작했다.

[앗! 미호는 하늘로 올라가서 기다리렴!]

눈을 반짝 뜬 프랑은 멀리서 홀로그램 창을 힐끔 보더니 황급히 미호에게 하늘로 올라가 있으라고 손짓해서 쫒아내더니 나한테 빠르게 다가와서는 내 몸을 감싸고 있는 암흑이를 콕콕 찌른다.

[암흑도 서하한테서 떨어져나와요! 위상력은 서하가 흡수해야해요!]

-넴.-

음, 별로 상관은 없을 거 같은데. 귀에도 막이 생겼는지 프랑의 목소리가 떨림 형태로 느껴지지만 알아듣기에 문제가 없다.

프랑은 내 몸에서 떨어져나온 암흑이를 잡고서 바로 미호가 기다리는 하늘 위로 날아가 버렸다.

그 뒤를 따라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시체도 빠르게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걸 확인하고 어두컴컴한 물속에서 몸속의 마나 시브를 빠르게 돌려 푸르게 빛나는 위상력을 몸 안으로 받아들여 간다.

B 클래스의 능력자가 가질 수 있는 위상력은 3,999만이 최고다.

이 녀석이 가지고 있던 위상력 3,952만을 모두 흡수하면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1,892만과 합쳐져 5,844만이 될 테지만 내가 바로 A 클래스로 올라설 수 있을지 살짝 의문이 든다.

평범한 능력자라면 3,999만에서 멈추고 B 클래스의 한계에 도달해버리겠지만 나는 여러 가지로 평범하지 않으니까.

…흡수하다 보면 알겠지.

거침없이 몸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위상력을 차곡차곡 몸 안으로 쌓아나가는데 뭔가 가슴에…. 심장 쪽에 응어리가 맺히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뭐지?

내 위상력은 지금도 계속 차오르는데 어느덧 3천만을 넘어 3,500만까지 높아진 상황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심장에 맺힌 응어리가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크음. 설마….

여기서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걸 각인시켜주려는 건가.

홀로그램 창에서 화연이 손을 흔드는 게 보여서 음소거를 해제하니 팔에 붙어있는 인증기를 통해 화연이의 목소리가 전해져온다.

[서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괜찮습니까?]

“완전 괜찮아.”

화연이 걱정할 거 같아서 씩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보이고 바로 위까지 다가온 수면을 올려다봤다.

촤아아아악!

수면 위로 솟아오른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동체 위에 서서, 내 기분처럼 어두컴컴하고 꾸무룩한 먹구름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들어차 있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위상력을 모두 흡수한 지금.

내 위상력은 3,999만. 그리고 심장에는….

1,845만의 위상석이 생겨있었다.

온몸에서 흘러내리는 바닷물을 느끼고 있으려니 하늘에 떠 있던 프랑이 두 손에 암흑이를 들고 쏜살같이 날아온다.

“서…!”

2km 밖의 공중에서 떠 있던 프랑은 가까이 오는 순간 내 심장에 생겨난 위상석을 알아챘는지 환한 얼굴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뒤따라오던 미호는 여우 모습에서 사람 형태로 바뀌더니 쏜살같이 내 품으로 달려들었다.

- 주인님~!

“야야야!”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린 미호를 보고 깜짝 놀라서 재킷 웃옷을 벗어 미호에게 뒤집어 씌웠다. 홀로그램 창이 떠 있는데 훌렁 돌아가 버리다니!

- 우잉? 에헤헤. 깜빡했어.

물에 흠뻑 젖은 캐주얼 재킷이지만 미호는 허리와 골반을 빼면 워낙 굴곡이 없는 담백한 몸매라서 다행이다. 축축하게 옷을 싫어하는 기색도 없이 - 주인님 셔츠~ 우헤헤. 하면서 좋아한다.

팔랑거리는 일곱 꼬리를 보다가 초음파에 당한 게 생각나 미호의 쫑긋거리는 여우 귀를 쓰다듬으면서 물었다

“미호. 귀는 괜찮냐. 프랑도 어디 아픈 덴 없고?”

- 귀가 아프고 놀랐지만 괜찮아! 그런데 주인님 별로 못 도와줬어….

활짝 웃으면서 외친 미호는 바로 시무룩한 얼굴로 축 늘어져버렸다.

“아냐. 도움 많이 됐어.”

웃으면서 뒤로 접힌 여우 귀를 살살 만져주니 쫑긋하고 바로 서버린다. 곧이어 배시시 웃으면서 어렸을 때처럼 내 등에 폴짝 뛰어올라 매달린 미호를 두고 몸을 돌려 프랑을 바라보니 프랑도 조금 미안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말했다.

“저도 괜찮아요. 초음파가 몸을 훑고 지나가서 잠시 굳어버렸는데 미호가 절 보호해줬거든요.”

“아, 다친 게 아니었구나. 초음파에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보여서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했어.”

그래도 아팠다는 이야기에 손에 힐링 터치를 일으켜 미호의 머리를 훑어준 다음 프랑의 귀도 조물조물 만져줬다.

“근데 암흑이는 음파 공격은 못 막냐? 몸이 저릿저릿하던데.”

-윽…. 제 약점이 그거였을 줄은 몰랐슴다…. 죄송함다. 흐규흐규.-

프랑의 팔에 안긴 암흑이는 울상을 지으면서 두 손을 들어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한다. 내가 귓불을 계속 만지작거리니 얼굴을 살짝 붉히는 프랑은 홀로그램 창을 힐끔 보더니 조심스럽게 내 손을 밀어냈다.

[몸은 어떠십니까. 이야기를 들어보면 음파 공격을 받으신 듯 한데 안 좋은 점은 없으신지요.]

“전혀. 다친 덴 하나도 없어. 음파 공격보다 오히려 겁 없이 돌진해오는 모습에 뭔가 믿는 게 있나 움찔했던 게 더 안 좋았지.”

피식 웃으면서 말했더니 화연이의 뒤쪽에 서 있던 로버트 필립 중장의 표정이 뭔가…. 안도 어린 한숨을 짓는 게 보였다.

뭐지? 내가 이형종을 처리해서 드는 안심이 아니라 뭔가 행동에 옮기지 않아 다행이라는 모습이다. 저 아저씨의 저런 모습이 자꾸 신경쓰이네.

아무튼 지휘실에서 사령관들과 함께 있던 화연이는 내 이야기에 쓴웃음을 짓더니 패널 테이블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못 말리겠군요. 지금 속도를 올려 최대한 빠르게 가는 중입니다만 그곳까지 가는데 2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2일이나? 나도 블레이드 플라이어 사체를 가지고 파란 점이 있는 쪽으로 갈게. 그럼 만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더 단축되겠지.”

[그렇게 하십시오.]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시종 존대를 하던 화연이는 시선을 돌려 로버트 필립 중장에게 전속력으로 녹색 점. 그러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날치 추적 장치로 향해달라고 요구한다.

통화를 음소거로 만든 뒤에 내 가슴, 정확하게는 심장이 있는 부분을 바라보며 걱정하는 눈빛을 보내는 프랑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괜찮아. 예상하진 못했지만 그런다고 바뀔 건 없으니까.”

“네에…. 저도 예상 밖의 상황에 조금 당황했나 봐요.”

- 우웅? 무슨 일 있어?

내 등에 매달려 있던 미호는 나와 프랑의 대화에 궁금증을 표시하니 프랑은 살짝 웃으면서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우리 미호가 아까 도와줘서 살았어. 미호가 아니었으면 나도 큰일 날 뻔 했을 거야. 고마워?”

- 우히힣.

프랑이 살짝 웃으면서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볼을 살짝 꼬집어 주니 미호는 여우 귀를 파닥거리면서 좋아한다.

시선을 돌려 하늘과 바다를 살펴보니 파도가 거칠어지고 먹구름이 점점 진해지는 걸 봐서는 곧 비가 오거나 풍랑이 일 거 같다.

프랑의 손에 잡혀있던 암흑이는 몸을 꾸물거리면서 프랑의 손에서 빠져나오더니 내 어깨에 올라탄다.

-주인님이 어쩐지 더 멋져졌슴다.-

- 바보야! 주인님은 원래부터 멋졌거든!

-띨빵아. 그 주인님이 더 멋있어졌단 말인데 이해 안 감?-

- 어…. 어?

암흑이는 내 어깨 위에 서서 손바닥을 뻗어 아방한 표정을 짓는 미호의 이마를 찰싹찰싹 때린다. 미호는 여우 귀를 쫑긋거리더니 고개를 붕붕 저어 암흑이의 공격에 저항하면서 외쳤다.

- 우우웅! 아우~ 그만 때려! 바부팅이 구정물아!

내가 더 멋있어졌다니, 암흑이는 내 몸에 변화를 뭔가 느낀 건가. 어쨌든 이 커다란 날치도 공간 이동이 되는지 확인해봐야겠다. 안되면 이걸 순수하게 근력으로 끌고 가야하니까.

“일해야 하니 그만 다투고 미호는 프랑이랑 같이 하늘로 날아올라 가.”

- 으응. 베에!

-메롱은 초딩이나 하는 도발임. 앞으로 넌 초딩 미호라고 부르겠심.-

- 메롱메롱!

미호는 암흑이가 뭐라 하든 귀를 막고 혓바닥을 낼름거리더니 프랑의 허리를 껴안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토닥거리면서 싸우려 드는 두 녀석을 말리고 암흑이를 잡고 호주머니에 넣은 다음 헤진 걸레처럼 엉망으로 찢어발겨 진 지느러미 날개를 쥐고 100m 공간 도약을 써봤다.

오, 되네. 그런데 TP가 좀 줄어든다. 옮기는 부피에 따라 TP 소비가 늘어나나 보다.

프랑과 미호를 손짓해서 부른 다음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날개를 다시 움켜쥐고 항공 모함이 오고 있는 방향으로 연달아 공간 도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며칠간 얼마 못 썼더니 비축분이 많이 줄었네요. 당분간 1일 1연재로... ㅠㅠ

비축이 쌓이면 다시 2연재로 돌아갈게요.

언제나 재미있게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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