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321화 (321/517)

00321  시비는 잠자던 곰도 빡치게 한다.  =========================================================================

토요일 아침, 근 일주일 만에 퇴근한 영은이와 함께 가족이 모두 모여 아침을 먹으면서 영은이가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트럼펫 대통령은 정치적 무능과 직권 남용 및 국가 전복 획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탄핵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결국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2차 레이드 안을 폐기해버렸다고 말했다.

“국가 전복이라니…. 그런 이유가 붙을 수 있어?”

미호와 히아리드는 이런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어 자기 앞에 놓인 과일과 야채 샐러드, 구운 현미 가래떡을 열심히 먹기만 하고 암흑이도 테이블 위에 주저앉아 자기 몸통만 한 현미 가래떡을 두 손으로 들고 베어먹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말랑랑말랑한 암흑이의 몸을 눌러보며 물으니 영은이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지금 미국인 10명 중에 8명은 2차 레이드를 시도하게 되면 100% 실패로 끝날 거라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어. 물론 레이드를 하게 되면 참가한 인물들은 100% 죽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역사상 초유의 초위 이형종이 자기네 국가 이름을 달고 탄생하게 되는데 그걸 잡을 수 있을 인물은 초위 이형종을 잡지 않고 자기네 땅으로 집어던져 버리겠다고 으름장 놓고 있잖니?”

그러면서 영은이는 우아하게 새끼손가락을 세워 찻잔을 들어 홍차를 한 모금 마신다.

“가장 열정적으로 나서서 2차 블레이드 플라이어 레이드에 반대하는 인물들은 경제적으로도 무력적으로도 막강한 파워를 지닌 G.S 레이드 팀을 선두로 군부와 전략적 위상재난 개입 및 군수 참모국이 나서고 있는 상황이야. 레이드가 벌어지면 가장 먼저 자신들이 죽게 될 거란 걸 깨달은 이들이지.”

“그럼 짜증 나게 만들던 그 인간은 어떻게 되는 거야?”

“민관군이 전부 반발하니 힘을 쓸 수 있겠니? 결국 레이드 안의 폐기를 대가로 탄핵 결의안은 폐기가 됐지만, 그 덕분에 아직 임기가 3년이나 남았는데도 벌써 레임덕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니 정말 끝장이지 뭐. 불쌍하기도 하지, 우리 서하를 잘못 건드리고 레이드 실수 한번 한 걸로 정치 인생을 대차게 말아먹다니, 정말 불쌍해~.”

말과는 다르게 하나도 안 불쌍하다는 듯이 킥킥거리고 웃는 영은이는 히죽 웃으면서 입을 연다.

“그리고 서하가 팔아주고 간 위상석 덕분에 기초 산업 소재가 정부 산하 기관과 협력 기업에 돌고 있고 남은 위상석의 구매 의사를 타전해오는 나라들도 있어서 오히려 이전보다 우리나라 경제가 사정이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야. 이제 남은 건 하나,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처리인데 우리 정 회장님께서는 어쩌실 생각이시려나?”

“겨울방학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잖아. 처리해야 할 상황이라면 빨리 처리해야지.”

“그래. 그럴 줄 알구 미국과 러시아가 합동으로 최고위 이형종의 토벌을 진행하기로 결의했어. 그곳에서 서하의 도움을 요청한다는 서한을 정식으로 보낼거구.”

토벌이라니…. 무슨 토벌? 레이드가 아니고? 프랑도 의아한 표정으로 영은이에게 물었다.

“그 말은 이미 레이드 준비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인 거 같은데…. 내가 이해한 게 맞는 거야?”

“응 맞아. 그리고 레이드가 아니고 토, 벌. 우리 서하한테 최고위 이형종은 레이드 대상이 아닌 토벌 대상이잖니?”

…그래도 최고위 이형종인데 레이드가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을 의미하는 토벌을 붙이다니, 너무 오버하는거 아닌가 싶다.

화연이는 찻잔을 들어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영은이에게 물었다.

“합동이라는 건 어떤식인건지 의아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든 전투는 서하가 맡게 될 텐데 러시아와 미국이 끼어봤자 의미가 없는 일 아닙니까.”

“음…. 회의장에서 이야기할 거지만, 영국의 주도로 미국과 함께 인공위성을 동원해 블레이드 플라이어를 탐색, 추적을 할 거고 미국은 태평양 7함대를, 러시아도 잠수함 전대를 동원할 거야.”

잠수함 전대…. 미국이 전함대가 있으면 러시아는 잠수함 전대가 있다던가.

“자세한 사항은 네 개 나라 수뇌부가 모여 회의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진행할 거라 일단 기초적인 사항은 이 정도야. 그리고 함대를 동원하는 이유는 뭐,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사체를 옮기고 혹시 모를 타국의 군사적인 위협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정도로 봐주면 될 거야.”

“그렇군. 그럼 나도 싸울 준비를 해야겠네.”

아침 식사를 끝내고 연인들과 함께 위상석 창고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공간 도약을 얻은 뒤로 출입구까지 봉인해버려 이 방을 들어올 수 있는 건 나랑 프랑뿐이다. 프랑도 벽을 통과해 들어갈 수 있을 뿐이지 안에서 꺼내올 수 없으니 실질적으로 벽을 부수지 않는 이상 나 외에는 물건을 꺼내고 넣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셈이다.

아무튼, 연인들과 함께 사방의 벽에 가득 채워진 고위급, 상위급 위상석을 돌아보면서 입을 열었다.

“겨울방학 때는 돌아다니면서 블루 스톤도 계속 만들어낼 거니까 평범한 위상석들은 혹시 모를 예비용으로 몇 개만 남겨두고 나머진 다 팔아치우자.”

“한 번에 다 풀어버리면 의심할 게 뻔하니 적당히 그랑 블루에 협조해주고 도와주는 나라에 생색내기용으로 한두 개씩 팔면 되겠군요.”

봉인 시료가 발라져서 새카맣게 보이는 고위급 위상석 하나를 집어 든 화연이의 말에 프랑과 영은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1/3은 저번처럼 같은 조건으로 정부에 판매하면 되겠지?”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저번에는 정신없는 상황이어서 받아버렸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어. 게다가 저번에 받았던 것도 다 처분하지 못했는걸?”

“됐어. 어차피 영은이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만 그렇게 주는 거야. 그러니 그냥 받아서 쓸 곳에 써.”

딱히 돈을 벌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지금도 그랑 블루에서 10개의 레이드 팀이 번갈아가며 위상 세계에서 돈을 벌어오는데 그 돈만 한 달에 수백억 규모로 쌓이고 있다.

많은 돈이 한 곳에 쌓여있으면 좋지 못하다는 누나와 화연이, 혜령이 이모의 이야기에 알아서 투자할 곳은 투자하고 재테크 할거 있으면 하라고 해놨지만…. 아무튼 돈은 남아도니까 쓸 곳에 써야지.

물론 지금 가진 현금은 위상석 정제소와 내 집, 그리고 연구소를 크게 짓느라 조금 많이 써서 수천억 원 밖에 안되지만, 현물 자산은 그 수천 배에 이른다.

이 세계의 주요 에너지원이 위상석에서 추출한 에너지인 이상 내 수중에 돈이 떨어지는 일은 없다. 하지만 영은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난 서하의 부탁이라면 불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 만큼 서하를 사랑하지만, 이번 이야기는 들어줄 수 없어. 계속해서 그렇게 퍼다 주기식으로 넘겨주면 나는 아니더라도 아랫것들이 그렇게 주는 걸 당연히 여길 거야. 그리고 지원이 중단되면 당연하다는 듯이 반발하겠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니까.”

“여사님 말씀이 맞다. 블루 스톤을 본격적으로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이것들의 가치가 떨어지진 않아. 그러니 굳이 급하게 처분하려 할 필요는 없어.”

“…그렇게까지 말하면 알았어.”

확실히 별 조건도 없이 프리미엄 가격도 아니고 고시환율의 80%로 넘겨 주는 건…. 호구 짓이지? 연인들의 설득에 넘어가 주니 영은이와 화연이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내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줬다.

“흐흥. 잘 생각했어.”

“그런데 갑자기 위상석을 파시려는 이유가 무엇 때문이세요?”

“그야 돈이 많이 필요하니까? 위상력을 접목한 현대화기를 개발하려면 돈이 많이 들 거 아냐.”

“응. 확실히 그 분야는 돈이 많이 들긴 할 거야. 그런데 갑자기 왜….”

영은이는 내 이야기에 말을 하다말고 표정을 굳힌다. 프랑과 화연이도 뒤늦게 얼굴이 굳어졌다. 나는 그 모습에 조금 어이가 없어져서 황당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설마 생각 안 하고 있었던 거야? 난 최고위 이형종이 나타났다는 이야기 듣자마자 뮈르딘이 했던 이야기가 바로 생각났는데.”

“아, 음. 그러니까…. 그 상황이 벌써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코앞으로 다가온 지 아닌지는 몰라. 다만 저 블레이드 플라이어가 200년간 바다에서 생활하며 다른 놈들과 싸워 진화한 녀석인지, 아니면 갑작스레 근래에 들어 성장한 녀석인지 최고위 이형종이 됐잖아? 그러니 더이상 늦지 않게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거 뿐이야.”

내 이야기에 연인들은 각자 심각한 얼굴로 고민에 빠진다.

누나랑 혜령이 이모한테도 이야기해서 준비하게 해야지. 연인들을 데리고 집무실로 공간 도약한 뒤에 누나와 혜령이 이모를 불렀다.

월화수목금금금인 누나나 혜령이 이모는 취미가 일인 것마냥 휴일도 없이 일만 하는데 역시나 토요일인 오늘도 자기 집무실에서 업무 삼매경이었다.

“그러니 주기적으로 꾸준히 위상석을 매각하면서 열병기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나 과학자, 무기개발자들을 모아봐.”

누나와 혜령이 이모를 내 집무실에 불러서 이야기를 앞으로 현대 화기에 위상력을 접목시켜 만들어야겠다고 이야기하니 혜령이 이모는 조금 고민하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쪽과 관련된 분야에 관한 연구는 수많은 나라에서 진행 중이고 어느 정도 개발이 진척됐지만 가격 대비 성능을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곳이 없어요.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면 돈이 얼마나 들어갈지 짐작이 가지 않는데…. 정말 하실 생각이세요?”

“어, 진짜요? 이미 결과가 나온 연구라고요?”

놀란 눈으로 혜령이 이모를 보면서 물었지만, 대답은 영은이가 대신해줬다.

“응. 정제한 위상 에너지를 독소와 혼합해 만든 탄환이 이미 개발됐어. 문제는 제작 단가가 1발에 300만 원 정도라는 거지.”

“헐, 1발에 300만 원?”

“중하위 이형종까지는 일반 탄으로 잡는 게 가능하지만, 문제는 중위부터야. 일반 화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 중위부터 위상력을 결합시킨 탄환을 써야 하는데, 이게 갑각류 말고 일반 중위급 이형종을 잡기 위해 실험을 해봤더니 한 마리 잡는데 대략 70발 정도를 쏴야 된다는 결과가 나왔어.”

1발에 300만 원. 이걸 70발을 쏴야 하면 한 마리당 2억 1천만 원을 써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그나마도 실제 전투에서의 착탄률은 40%란 말이 있으니 175발, 한 마리를 잡는데 5억 2500만 원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네. 어쨌든 돈이라는 건 쓰라고 있는 거니 진행해주세요. 매달 1조씩 들어가도 괜찮아요.”

돈의 단위에 혜령이 이모가 질린 표정을 짓더니 누날 돌아보면서 물었다.

“…아, 알겠어요. 그럼…. 무기 시연 부지도 확보해놓는 게 좋겠죠, 관리부장님?”

“그쪽이 실험과 연구에 편하겠네요. 관련 분야의 기술자는 제가 알아볼 테니 부지는 총무부장님께서 맡아 주시겠어요?”

“네, 맡겨주세요.”

그리고 2일 뒤 12월 21일, 겨울 방학을 3일 앞두고 하와이 호놀룰루 앞바다에 한국과 러시아, 미국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연락을 영은이를 통해서 받았다.

“하와이?”

수한이 프랑과 함께 여행 가방에 짐을 싸는 걸 뒤에서 지켜보며 영은이에게 물었다.

“응. 이미 작전을 펼쳐서 블레이드 플라이어의 위치를 추적 중이고 미국이랑 러시아의 함대는 하와이 호놀룰루 앞바다에 모여있어. 우리 서하만 도착하면 레이드 준비는 끝난대.”

“빠르네. 그런데 무슨 작전을 펼쳤길래 최고위 이형종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게 된 거야? 그것도 바다에서?”

“그건 도착해서 물어보렴.”

“주인님. 여기 여행 가방입니다.”

말을 아끼면서 방실방실 웃는 영은이를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고 있으니 짐을 다 싼 수한이 작은 여행 가방을 챙겨준다.

뭐, 가서 들으라면 가서 들어야지 별수 있나.

“참. 갈 땐 미호랑 암흑이도 데려가렴. 혹시 모를 상황에 도움이 되어줄 거야.”

“좋은 생각이에요. 미호는 날수도 있고 물도 다스릴 수 있는 데다 암흑이도 흡수와 반사를 하니 도움이 많이 될 거에요.”

“응. 안 그래도 그럴 셈이야.”

모르고 없을 때는 안 쓴다지만 있는 녀석들을 놀릴 필요는 없으니까. 이형종을 잡으러 가자는 이야기에 거실 바닥을 뒹굴면서 게임만 하던 미호는 내 허리를 끌어안고 신나라 했다.

- 와아~! 주인님이랑 이형종 잡으러 간다~!

…미호 너도 이형종이거든? 사람으로 치면 여자아이가 사람 죽이러 간다고 좋아하는 모습이라 뭔가 기분이 이상해졌다.

여행 가방을 들고 다 함께 지하 3층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화연이와 누나도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수한이 어느새 챙겨온 가방을 화연이에게도 건네준다.

“어, 화연이도 가게?”

“내가 아니면 누가 널 보좌해주지? 당연히 나도 간다.”

거부는 용납 못 한다는 표정으로 날 빤히 바라보는 모습에 그렇게 하라고 고개를 끄덕여줬다.

“조심해서 다녀오렴.”

“위험 할 거 같으면 도망쳐. 알았지?”

이번에도 혼자 남게 된 영은이는 조금 쓸쓸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줬고 누나는 언제나처럼 걱정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연신 주의를 줬다. 그런 누나와 영은이를 뒤로하고 미국이 준비해준 특별기가 기다리는 김포 공항으로 향했다.

미국이 제공한 특별기라는 건 최고급 호텔형 여객기였다.

“저건 가본데?”

칠흑처럼 새카만 여객기는 척 봐도 고급으로 보였다. 미국 정부에서 나왔다는 안내원을 따라 여객기에 탑승했더니 무진장 넓은 내부는 그야말로 VVIP를 접대하기 위한 목적인지 정원이 4명이 채 되지 않아 보인다.

물론 2층으로 나뉘어진 여객기의 아래층에는 승무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다.

여객기 내부는 말 그대로 날아다니는 호텔처럼 꾸며놔서 침실과 목욕을 할 수 있는 샤워실, 포켓볼이 가능한 당구대와 술을 마실 수 있는 라운지에 비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시크릿 룸까지 있었다.

나와 프랑, 화연이, 미호 이렇게 넷이서 여객기에 올라탔더니 네 명의 여승무원이 우리를 맞이해줬는데, 네 명 모두 H 클래스 신체 강화 능력자로 이루어진 예쁘고 관능적인 서양 여성 승무원들이었다.

문제는 그녀들의 복장이었는데 진짜…. 파격적이라는 게 이런 거라는걸 보여줬다.

조금만 움직여도 유방의 아랫부분이 그대로 노출되는 회색의 짧은 배꼽 셔츠와 걸어 다니기만 해도 팬티가 훤히 보이는 무릎 위 20cm의 군청색 초미니스커트.

“…….”

나도 모르게 연인들을 깜빡하고 눈으로 살펴볼 만큼 폭발적인 몸매와 순수 자연산 미모는 H 클래스라지만 신체 강화 능력자답게 정말 화려하고 야한 꽃이었….

“서하!” “서하.”

“앗?!”

이, 이런. 나와 연인들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미국의 계략이었나!!

미호가 여객기 이곳저곳을 탐험할 무렵 나는 두 연인들의 힐난 어린 눈초리를 감내해 야했다….

네 명의 여승무원은 화연이의 살벌한 눈과 기세에 잔뜩 겁을 먹은 채 토끼몰이 당하듯 승무원 휴게실에 감금되더니 야한 제복을 벗고 얌전한 스튜어디스 복을 입고 나와 9시간 동안 우리의 시중을 들어줬다.

이렇게 날아가는 동안 뭐 미국 정부의 에이전트가 와서 나랑 샤바샤바 하거나 뭔가 썸을 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다만 진한 금발의 스튜어디스가 다가와 이 로얄 프라이빗 제트는 미 연방 정부 소속의 VVIP만을 위한 특별기이며 200명 정원의 여객기를 특수 주문 제작한 것으로 미 연방 정부의 중요한 손님들만을 위해서 운용하며 1년에 한 두 차례 밖에 운항하지 않을 만큼 VVIP만을 위해 움직인다고 설명해줬다.

뭐 어쩌라고.

슬금슬금 나한테 추파를 던지려다 화연이의 무력제압에 깨갱 해버리는 불쌍한 스튜어디스들을 구경하면서 9시간을 날아 하와이에 도착했을 때는 자정이 넘은 시각이었다.

“훗. 호텔이 예약되어있으니 바로 이동하지.”

화연이는 인증기를 들여다보더니 피식 웃고서는 호텔 리무진을 탔…는 데, 리무진에는 "트럼펫 인터네셔널 호텔 와이키키" 라고 되어있었다.

“큭. 뭐야? 이거 진짜 그 트럼펫 아저씨네 호텔이야?”

“쿡쿡.”

화연이가 웃었던 게 이거 때문이었구만. 나한테 엿을 거하게 먹은 그 아저씨의 호텔에 묵는다니, 뭔가 우습다.

============================ 작품 후기 ============================

북쪽에서 이상 기후 변화로 홋카이도쪽에는 눈이 내리고 우리나라도 6월에도 비가 자주 올거라더니 덥고 습하고 장난아니네요 ㅠ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