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318화 (318/517)

00318  시비는 잠자던 곰도 빡치게 한다.  =========================================================================

미호가 바람을 다스려 내가 공간의 벽을 박차고 달리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푸른 기와지붕 집으로 날아드니 이형종의 습격이라 여겼는지 귀를 따갑게 만드는 경보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한다.

“어머. 이형종 습격인 줄 아나 봐요.”

- 계속 가?

“[계속 가. 공격이 시작되면 멈추고.]”

청와대에서 갖은 장비로 무장한 능력자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오자 미호가 날 돌아보며 물어보지만 그대로 가라는 사인을 보냈다.

쏟아져나온 42명의 능력자는 빠르고 숙달된 동작으로 진형을 짜고 두 명은 청와대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수초 만에 V 형태의 진형, 꼭짓점을 우리 쪽으로 향하게 맞춰 선 능력자들은 우리 쪽으로 다짜고짜 속성 탄과 투사체들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내 말대로 공격이 시작되자 미호는 공중에 멈춰 서고 불과 바람으로 우리 주변을 통째로 감싸버린다. 미호가 능력을 쓸 때마다 꼬리에서 반짝이는 빛가루가 떨어지는 것처럼 두 개의 꼬리가 붉은색과 녹색으로 반짝반짝거린다.

“[오, 미호 대단해. 시키지도 않았는데 보호막까지 치고.]”

- 히히.

공간의 벽을 치려고 했는데 나보다 먼저 보호막을 두른 미호를 칭찬해주고 보호막을 거세게 두드리는 속성 탄과 TP가 깃든 투사체 다발들을 보면서 능력자들과 우리 사이에 공간의 벽을 네모난 판 모양으로 생성했다.

40명의 능력자 중 대부분이 E 클래스고 D 클래스는 4명밖에 안 된다.

가장 많은 불과 물 덩어리, 그리고 바람의 칼날, 흙으로 이루어진 창. 능력자들이 열심히 속성 탄과 TP가 깃든 화살, 투창, 나이프 등을 날려대다가 공간의 벽이 전개되니 순식간에 공격이 멈춘다. 공간의 벽이 내 능력이라는 게 많이 알려져서 그런가?

어쩐지 생각보다 허접스러운 방어 전력에 영은이의 안전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저만한 수준에 저만한 숫자로 청와대를 지킨다는 게 어쩐지 안전해 보이지 않으니까.

물론 인간을 상대로라면 충분할 테고 영은이도 B 클래스긴 하지만….

공격이 멈춘 걸 확인하고 공간의 벽을 치웠는데 이번에는 미호가 능력자들을 노려보며 사납게 크르릉거리기 시작했다. 공격을 받아서 그런가?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 이빨을 드러내는 미호의 등을 긁어주며 다독였다.

“[자. 괜찮아. 저 사람들은 위험하지않아. 착하지?]”

- 웅….

“내려가자.”

눈썹을 한데 모으고 찡그린 미호는 내 말대로 천천히 청와대 앞 잔디밭에 내려선다. 놀란 눈으로 우리를 포위…한 건지 구경하는 건지, 능력자들 사이로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C클래스 초입의 속성 능력자가 앞으로 나섰다.

그런데 이제 보니 장비가 다들 능력자 연합 기본 전투 장비다. 검은색 옷에 검은색 프로텍터를 입은 모습. 뭔가 외모에 비해 옆머리랑 앞머리에 새치가 과다하게 난 중년 남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랑 블루 회장이십니까?”

“[맞아요. 대통령님을 뵈러 왔어요.]”

“이렇게 함부로 들어오시면 곤란합니다. 사전에 연락을 주시고 만나 뵙겠다는 약속을 잡으셔야지,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으신 분이 막무가내로 사육하던 이형종을 대동하고 오시다니요.”

…잘못한 아이를 타이르는 어른처럼 조곤조곤 타이르는 남자를 보니 다 옳은 말이라 할 말이 없다. 그렇다고 "아, 네. 그러시군요." 하고 돌아갈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지!

중년 남자는 딱히 대답을 바란 건 아닌지 바로 뒤돌아서서 신체 강화 능력자 한 명에게 이형종 습격이 아니었다고 알리라며 청와대 안으로 들여보낸다.

새하얀 미호의 등에 올라탄 채 온몸에서 푸른 빛을 뿌리며 검은색 반투명한 멋들어지는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내 모습을 능력자들이 부럽다는 표정이랑 할 말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본다.

일반인도 아니고 능력자들의 노골적인 선망의 시선을 받으니 어쩐지 기분이 간질간질하다.

미호의 등에서 내려오지 않고 공간 지각으로 청와대 내부를 싹 훑어봤다. 영은이는 어떤 넓고 커다란 회의실에서 15명의 사람과 함께 있었는데, 몸을 피하려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있는 모습이다.

그전에는 회의 중이었는지 이런저런 서류들이랑 뭔가 화상 통신 장비들인지 바닥에 어지럽게 전선과 카메라 같은 게 여기저기 설치되어있었다.

회의실 천장의 높이는 대략 7m. 테이블도 폭이 넓은 u자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 회의실이라 회의실의 중앙에 공간 도약해 들어가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계속 울리는 경보 사이렌에 영은이와 15명은 대피하기 위해 움직이려다가 경보 사이렌의 날카로운 소리가 멈추자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영은이가 옆에 있던 신체 강화 타입의 보좌관에게 날카로운 얼굴로 명령을 내리는걸 공간 지각으로 보는데 미호가 고개를 돌려 날 보며 물어본다.

- 우리 공격했는데 저 사람들 안 혼내?

그 소리에 미호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고 구경하던 능력자들이 흠칫하고 놀란다. 움츠러드는 능력자들을 바라본 프랑이 미호의 머리 옆으로 날아가더니 손으로 미호의 콧잔등을 쓰다듬어주며 입을 열었다.

“미호는 우리 집에 도둑이 들면 어떻게 할 거니?”

- 혼내줘야지!

“그렇지? 저 사람들 입장에서는 말없이 찾아온 우리가 도둑인 거야. 하지만 우리 서하가 모습을 드러내서 도둑이 아니라 손님이 된거구.”

- 우웅. 그렇구나.

프랑과 미호의 대화에 주위에 서 있던 능력자들이 놀란 표정으로 옆 사람과 속삭이기 시작한다. 무슨 말을 하나 싶어 독순술로 훔쳐보니….

-미호? 미호는 그랑 블루 회장이 데리고 다니는 여우 꼬리가 여섯 개 달린 아이 이름아니었나?-

-저거 봐. 꼬리가 일곱 개야. 그 사이에 진화한 건가 본데?-

-세상에. 고위 이형종인 흑혈 여우도 꼬리가 6개인 육미호인데…. 그럼 저 미호라는 칠미호는 등급이 어떻게 되는 거죠?-

-그랑 블루 발족식 때 상위 아종이란 말이 나왔었으니…. 꼬리 하나가 늘었다면 고위 아종? 아종은 한 단계 윗줄로 놓아주니 최고위…. 이형종이군요.-

-불과 바람의 보호막 봤나요? 속성의 농도가 B 클래스 능력자의 보호막보다 농도가 진했어요!-

-회장은 저런 이형종을 굴복시켜서 타고 다니는 건가? 입고 있는 저 반투명한 갑옷은 뭐지?-

-허어…. 사람들이 농담삼아 지구의 능력자 전체가 회장과 싸우면 회장이 이길 거라더니, 농담이 아니잖아.-

능력자들이 미호를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하고 대장으로 보이는 중년 남자는 어서 돌아가라는 듯이 날 빤히 바라본다.

돌아갈 수는 없지. 남자를 보고 싱긋 웃어준 뒤에 프랑에게 손짓해서 가까이 오라고 했다.

“[그럼 다음에 봐요.]”

중년 남자한테 손을 흔들어준 뒤에 가까이 다가온 프랑의 허리를 끌어안고 미호와 함께 영은이가 있는 회의실로 공간 도약을 했다.

“소란을 일으켜 미안합…?!”

여기가 청와대 회의실인가? 한옥집의 이미지를 표현한듯한 회의실에 공간 도약으로 모습을 드러내니 자리에 앉으며 입을 열던 영은이가 눈을 부릅뜨고 날 바라본다.

회의실에 있던 검은 양복을 입은 장관과 차관, 보좌관들도 갑작스레 나타난 나와 거대한 미호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면서 벌떡 일어서더니 황급히 물러난다.

“정, 회장?!”

“[안녕하세요~ 아, 미호. 발밑에 물건 밟아서 부수면 안돼.]”

- 잉. 너무 작아. 막 밟혀.

미호는 자기 앞발에 밟혀 바작거리는 소리에 발밑을 보더니 뭔가가 부서진 모습에 살짝살짝 걸음을 옮기고 전선 줄 같은걸 앞발로 슥슥 옆으로 치우기 시작했다.

미호가 움직일 때마다 흠칫거리면서 놀라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놀람과 당황이 섞인 영은이한테 손을 흔들어주니 영은이는 순간적으로 표정을 웃는 모습으로 고치고서는 내 뒤쪽을 한번 봤다가 날 보면서 묻는다.

“정 회장께서 이곳에는 어쩐 일로 오셨나요?”

내 뒤에 뭐가 있나? 돌아보니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새하얀 평면 패널에 인터넷에서 가끔 보던 되게 강해 보이는 얼굴의 러시아 대통령이랑 늙은 미국 대통령이 보인다.

둘 다 눈을 부릅뜨고 나와 미호의 모습을 눈에 담는 걸 보고 말을 못하고 있었다. 그쪽은 신경을 끄고 영은이를 보면서 말했다.

“[태평양에서 컨테이너 화물선 두 척이 최고위 이형종의 습격을 받아서 침몰했다면서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와봤어요. 태평양이라면 우리나라랑도 관계가 많은 곳이잖아요.]”

“그건….”

[호오. 아직 어린 회장께서 그렇게나 국제 안보에 관심이 많으셨을 줄 몰랐소만.]

누가 우리 영은이 말하려는데 끼어드냐. 누가 하는 말인가 싶어 뒤를 돌아보니 미국 대통령이 어쩐지 얕잡아보는 거 같은 표정으로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난입한 나한테 별다른 소리는 하지 않고 흥미가 돋는다는 얼굴을 하는 미국 대통령을 찬찬히 살펴봤다.

숱이 적은 백발 때문인지 70대로 보이는 늙은 남자, 미국 대통령은 날 얕잡아보는 듯이 피식피식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웃는 모습을 보면서 어깨를 으쓱해 보이면서 말했다.

“[국제 안보보다 레이드 실패로 바짝 약이 올랐을 최고위 이형종이 우려스러운거죠.]”

러시아 대통령도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고 영은이는 뭔가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모습으로 나와 미국 대통령이 나누는 이야기에 집중하는 거 같다.

[하하하. 과연 듣던 대로 영어 실력이 유창하군. 하지만 말이오. 비록 회장이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래도 B 클래스 아니시오. 우리 미연방에서 활동 중인 G.S 레이드 팀에는 A 클래스 능력자와 수많은 B 클래스의 유능한 능력자들이 존재한다오. 거기에 태평양 함대까지 출동한다면 최고위 이형종 정도는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오.]

도날드 트럼펫 대통령은 그러면서 푸친 대통령과 우리 영은이를 내려다보는 거만한 표정으로 보며 소파에 몸을 기댄다.

저 인간은 자기소개도 없이 깔보는 태도로 저리 말하네. 재수 없다. 내가 평범한 B 클래스랑 같은 줄 아냐고, 그랜드 터틀 잡는 건 보지도 못 했냐고 확 까주고 싶지만…. 그래도 영은이 체면을 봐서 얌전히 있어 줘야지.

대신 전부 녹화해서 인터넷에 올려버리고.

[하지만…. 유라시아 대륙의 패자라고 할 수 있는 푸친 대통령께서 저렇게 반대하시고 유영은 대통령도 우려를 금치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반대하시니 거 참. 허허허.]

거참 뭐? 허허? 그리고 방금 내 영은이한테 은근슬쩍 낮춰 불렀지?

어깨를 으쓱 거고 두 손을 살짝 들어 올리면서 얄밉게 입을 삐죽 내미는 꼴을 보니 당장 날아가서 백악관을 쳐날려버리고 싶다. 그런 심정은 푸친 대통령과 영은이도 다를 바가 없는지 표정이 구겨진다.

나도 좀 짜증이 나지만 일부러 표정 관리를 하면서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절 다른 평범한 B 클래스로 보는 대통령의 안목에 어처구니없지만 가능하다고 자신하시는데 어쩌겠어요.]”

그리고 표정을 굳히고 싸늘한 목소리로 이어서 말했다.

“[다만 레이드에 실패해서 블레이드 플라이어가 초위 이형종이 되도 전 나서지 않을거에요. 그리고 미국이 그걸 책임져야할거고요.]”

초위 이형종, 위상급 이형종의 바로 아래 등급. 위상급과 마찬가지로 현재 위상학 역사상 단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등급이며 S 클래스 능력자인 제랄 패커드의 존재로 단어로만 표기되어있는 등급이다.

예상대로 내 입에서 초위 이형종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자 푸친 대통령과 영은이의 표정은 심각하게 변하지만, 저 트럼펫 대통령은 뭘 믿는지 표정이 전혀 바뀌질 않는다.

저 인간 주변 사람도 어떤 표정인지 궁금한데 화면은 트럼펫 대통령의 얼굴만 잡고 있어서 알 수가 없다.

[하하하. 초위 이형종이라니, 너무 과한 표현이 아닌가 싶네만. 자네가 주장한 이형종이 능력자의 위상력을 흡수한다는 이야기도 자네만 주장하는 바가 아닌가. 우리 뛰어난 과학자와 학자들이 자네가 주장한 이론에 대해 검증과 연구를 하는 중이네만 현실적이지가 못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네.]

어쩔시구? 저 인간이 갑자기 말을 낮추네? 그렇지 않아도 짜증 나는데….

“[그러니까 알아서 하라고요. 블레이드 플라이어가 초위 이형종이 되어서 태평양을 점령하고 영역을 인도양에 대서양까지 넓혀도 잘난 미국이니까 알아서 할 거 아니에요? 그 때문에 만약 우리나라에 피해가 온다면 난 그 녀석을 몰아서 미국 땅에 쳐넣을 거니까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요.]”

내가 하는 말의 내용에 우리 회의실은 쥐죽은 듯이 조용하니, 지금 들려오는 웅성거림은 푸친 대통령 쪽이 아니면 트럼펫 대통령 쪽에서 나오는 웅성거림이겠지.

미호의 등에서 내려와서 녀석의 얼굴을 쓰다듬어주며 영은이의 뒤쪽으로 가서 앉으라고 해주고 프랑이 찍고 있는 각도를 의식해 천천히 영은이한테 다가갔다.

미호는 공기 저항? 그게 뭐양? 하는듯한 모습으로 우아하게 몸을 띄워 영은이의 뒤쪽으로 내려앉아 몸을 누인다. 살랑거리는 일곱 개의 꼬리에 한번 시선을 주고 보란 듯이 영은이 앞에 (집에서 챙겨온) 고위급 위상석이랑 상위급 위상석을 우르르 쏟아냈다.

이 위치라면, 저 대통령들이랑 프랑이 찍고 있는 영상에도 정확히 보이겠지.

마치 주먹만 한 블루 다이아몬드처럼 푸른색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고위급 위상석과 그보다 못하지만 강렬한 푸른 빛을 은은하게 흘리는 상위급 위상석 무더기에 푸친 대통령과 트럼펫 대통령의 표정이 확 바껴버린다.

수십 개가 넘어가는 위상석에 눈빛이 강렬해지고 영은이는 내가 왜 이러나 싶은 걱정스러운 얼굴을 숨기지 못하고 위상석과 날 번갈아 바라본다.

왜긴. 우리 영은이 괴롭히고 미친 짓을 벌이려는 미국을 견제 겸 약 올리는 거지.

“[이제 위상석을 꽁꽁 싸둘 필요가 없으니 이제 되는대로 다 팔고 미국이 레이드하기 전까지 기초산업 소재들을 사들이세요. 최소 몇 년간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만큼요.]”

“기초 산업 소재라니…. 정 회장께서는 해로를 쓰지 못하게 될 거라 생각하시는지요?”

다른 대통령들 앞이라 그런지 우리 서하라고 하지 않고 극존칭을 쓰는 영은이한테 고개를 끄덕이려는데 미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펫이 강렬한 눈빛을 하면서 날 향해 입을 열었다.

[그랑 블루 회장은 마치 우리가 레이드에 실패할 거라 생각하는 모습 같네만.]

“[말 놓지 마시고요. 아저씨, 저 알아요? 왜 함부로 말하는 거지? 영국 여왕님도 날 존중해주시고 여사님도 내게 조심하시는데 저 아저씨 이상한 아저씨네.]”

건들건들거리며 싸가지 없는 모습으로 한쪽 눈썹을 삐죽 올리고 어이없다는 듯이 말을 던지니 트럼펫 대통령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영은이가 해준 설명에 따르면 무능력한 사람이라고는 생각이 안 들던데, 내가 유색인종이라서 날 무시하고 보는 건가?

“[거기다 저번 8월에는 무슨 부차관보라는 못생긴 여자를 미인계로 절 꼬셔보려고 보냈었죠? 거기에 G.S 레이트 팀의 서브 매니저인가 하는 사람하고요. 대체 뭘 믿고 그렇게 정신머리 없는 짓을 벌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 아저씨별로 좋게 생각 안 해요. 그러니 서로 얼굴 붉히지 않게 매너있게 나가자고요. OK?]”

푸친 대통령은 내 이야기에 눈을 빛내더니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한쪽 입꼬리를 씩 올리면서 미소를 짓는다. 거기에 비하면 영은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테이블에 고개를 숙여버린다.

트럼펫 대통령은 굳은 얼굴로 날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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