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313화 (313/517)

00313  등장하는 이형종  =========================================================================

프랑은 노트북으로 영은이 해준 이야기를 검색을 해보지만 아무런 이야기도 찾을 수 없었는지 노트북을 접고 영은이에게 물었다.

“태평양 7함대는 근대에 들어서 능력자 때문에 이름이 바랬지만 그래도 군사적인 의미에서 세계에서 제일 가는 전쟁 집단이잖아? 거기다 G.S 레이드 팀은 세계 랭킹 1위의 레이드 팀이구 2팀이라고 해도 B 클래스만 10명이 넘는 곳이라고 나오는데, 거기다 전자장비까지와 전투기도 사용할 수 있는 현실인데 1명도 살아남지 못했다는 건 이해가 안 가….”

“MIA라고 했지만 나도 KIA라고 생각해. 바다라는 특성상 인류가 핸디캡 매치를 안고 싸우게 된 형상이잖니? 이형종과의 전투에서 전투기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게 저번 그랜드 터틀 사건으로 증명됐으니, 그러니까 순양함이랑 구축함만 동원했을 거구. 날치에 최고위 이형종이라면 기동성도 쉽게 예측 가능하니 MIA가 아니라 KIA겠지.”

프랑은 영은이의 이야기에 '그런가….' 하는 표정으로 노트북을 손가락으로 쓱쓱 문지르기만 한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영은이를 보며 물었다.

“그래서 영은이는 미국이 우리한테 손을 벌릴 거라 생각하는 거야?”

“응. 아니라고 해도 우리가 그 녀석을 어떻게든 처리해 야해. 그렇지 않으면 태평양 항로를 못 써서 우리나라 수출입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

확실히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90%가 해로를 통해서 하는 데다 물동량의 반절 가까이 태평양 항로에 사용한다고 하니 이대로 최고위 이형종의 존재가 알려지면 무역 이익이 급감할 거다.

내 생각이 맞냐고 물었더니 영은이는 공부 열심히 했는걸?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특히 기초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수입이 끊기게 되면 기간산업에 치명타를 받을 거야. 망할 쌀국 자식들이 지금 우리 서하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는 이유가, 이런 우리 약점을 알고 말 안 해도 우리 스스로 나서길 바라는 거 같아 너무 괘씸해.”

아, 영은이는 그게 화난 거구나. 하지만 화연이는 몇 가지를 손에 꼽으면서 생각해보더니 다른 방도를 찾아보려 한다.

“…그럼 인도양과 대서양 쪽으로 수출입의 방향을 틀어도 되지 않습니까. 태평양이 문제 되면 바로 옆의 중국도 있고 남중국해를 통해 인도양으로 나가는 방법도 있을 거 같습니다만. 미국도 서부 항만의 수출입에 의존하는 주를 생각해보면 무작정 가만히 기다릴 수는 없을 겁니다.”

“그것도 맞아. 특히 세계의 경찰국가라고 스스로 자부하던 걸 생각하면 가만히 있던 이형종을 건드려서 분노하게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국제 여론도 많이 안 좋아지겠지.”

“그럼 빨리 나한테 와서 부탁해야 하는 거 아냐? 들통나기 전에 처리해야…. 아.”

말하다가 든 생각에 영은이를 보니 쓰게 웃는다. 내가 뭘 생각했는지 안다는 표정이다.

“맞아. 이번 실패로 미국이란 나라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버린 상황이야. 한번 실패했다고 부랴부랴 달려와서 대신 잡아달라고 고개를 조아릴 수가 없는 거야. 한술 더 떠서 동양의 작은 나라 중 하나인 우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한다는 건 자기네들 자존심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

“한국이 아니라 나한테 부탁하는 건데 뭐가 자존심상 있을 수 없다는 거야?”

“미국이 너랑 우리나라를 따로 두고 볼리가 없잖니?”

뭐 그런 병신같은 이유가 다 있지? 똥을 쌌으면 치워야지 묵혀둬서 된장 끓여 먹은 뒤에 토해봐야 정신 차릴 생각인가.

영은이는 한숨을 폭 쉬더니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손가락 끝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면서 말했다.

“웃긴 건 미국이란 나라의 입장은 그렇고, 내부를 보면 대책 마련과 책임 떠넘기기로 연일 백악관의 불이 꺼질 날이 없다고 해. 그러니까 좀 짜증 나지만 상황이 흘러가는 걸 지켜보다가 날치 이형종이 선박을 습격하기 시작하면 우리 서하가 콱 날치를 잡아버리고 미국이 한 삽질을 전 세계에 퍼트려버리는 거야!”

마지막에 이르러 으르렁거리면서 테이블을 주먹으로 쾅하고 내려치니 조그만 암흑이는 그 충격에 발라당 넘어져 버렸다.

미호를 비롯한 펫들은 가만히 이야기만 듣고 있었고 최수한과 소피아도 끼어들지 못하고 한쪽에 서서 지켜만 본다.

그리고 세 연인들의 의견이 갈렸다.

우선 화연이는 중립.

영은이는 이대로 사태를 지켜보다가 우리나라 선박이나 다른 나라 선박이 습격당해 피해가 나기 시작하면 나서서 이형종을 잡자는 의견을 낸 상태고, 프랑은….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인명피해가 나게 될 거야. 이형종이 분노해서 사람을 습격한다면, 날치 이형종이라면 어떤 식으로 진화해서 어떤 패턴을 보일지 모르는데 만약 하와이 같은 섬을 공격하게 되면 피해는 손으로 꼽을 수 없게 될 거야. 그러니 차라리 빨리 처리하구 매스컴과 인터넷을 통해서 서하의 대단함을 다시 한 번 알리는 게 좋지 않을까?”

“으음~ 사람의 도의로 생각해본다면 프랑의 말이 옳아. 거기다 커다란 피해를 보고 난 뒤에 나섰다간 괜히 늦게 나왔다고 욕먹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

“그치? 그러니까…!”

프랑은 영은이의 이야기에 얼굴이 밝아지지만 영은이는 아직 이야기가 다 끝나지 않았는지 손바닥을 들어 올려 프랑의 이야기를 막는다.

“하지만 타 국가가 판단 실수로 저지른 잘못을 우리가 멋대로 나서서 처리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어.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우리가 첫 번째 시도로 정보를 얻어 다음 시도에 처리하려 했는데 왜 멋대로 레이드를 해서 재산상의 손해를 끼치게 만드느냐. 그러니 우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라."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거야.”

그러면서 "물론 서하한테 그따위로 나올 간 큰 놈들은 없겠지만."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 그러면 도움을 요청한다는 서약을 받아내면 되잖아?!”

“그럼 아까 했던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거야. 자존심 때문에 굽히고 들어올 수 없다는 거. 이런 자존심과 명분이라는 건 국제 관계에서는 모든 상황에서 모든 것을 우선하는 거지 같은 원리거든. 자기네 자존심을 무시한다고 전쟁까지 벌어지는 현실을 생각해봐. 각종 이해관계와 실리가 얽힌 이야기가 되서 간단히 생각할 수가 없는 부분이란말야.”

영은이의 이야기에 프랑도 반쯤 설득당했는지 시무룩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그래서 무고한 피해자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 명분을 얻어야 한다는 거야?”

“응.”

프랑과 영은이의 대화를 들었지만 나도 사실 영은이의 의견에 귀가 기우는 건 사실이다.

"나" 라는 무력 쪽인 면에 치트 캐릭터가 있어서 무시는 당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체면을 구겨버리는 행동을 하게 되면 미국은 "나"라는 존재에게는 어찌 못하겠지만 내가 속한 한국이라는 나라에 무역장벽을 세워버리는 소심한 복수를 할 수 있는 거다.

문제는 그런 소심한 복수가 우리나라에게는 목숨을 끊는 일격이 될 수 있다는 거지.

우리나라 물동량의 절반, 수출 수입의 많은 수를 미국과의 거래에 의존하는 우리가 무역거부 혹은 무역 제한 같은 일을 당하면 경제 자체가 요동치면서 나라 전체가 흔들릴 테니까.

뭐 그렇게 되면 내가 레이드든 뭐든 해서 위상석을 캐다 팔고 그 대금으로 필요한 기초 기간 산업 물품을 사다 들이는 게 가능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게 나라냐?

한 사람의 손에 경제가 들락거리는 걸 나라라고 볼 수 있어?

“그러니까 방법은 두 가지야. 프랑 말대로 내가 직접 나서서 그 날치 이형종을 썰어버리는 거지. 그렇게 하면 영은이 말대로 미국이 자기 자존심 어쩌구 하면서 나설테고, 그럼 나는 또 무력으로 깔아뭉개서 깨갱 소리 나게 만들게 될거야. 이러면 뭐…. 뒷 이야기가 마구 나오면서 살살 들어가던 파괴 신이라는 별명이 또 튀어나오겠군.”

프랑의 의견을 먼저 꺼냈더니 안색이 밝아지지만 이어지는 이야기에 차츰 얼굴색이 흐려진다.

“그리고 영은이 말대로 기다렸다가 미국이 도와달라고 손을 뻗으면 그걸 잡고서 도와주는 거. 이 경우에는 국가와 국가 간의 거래로 여러 가지 이득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겠지? 덩달아 내가 최고위 이형종을 잡아버렸으니 그 시체의 권리도 나한테 있을거고. 다만 이 경우에는 프랑이 말했던 것처럼 이형종이 분노한 상황이라면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무수히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거야.”

영은이도 그다지 속이 편치는 않은지 조그만 입술을 깨물며 얼굴을 찌푸린다.

“본론을 말하자면 난 이번에는 영은이의 이야기에 손을 들어줄 거야.”

“서하….” “음.”

영은이는 자기 의견이 받아들여졌지만 기뻐하지 못하고 있었고 프랑은 울 것만 같은 눈으로 날 올려다본다. 손을 뻗어서 프랑의 뺨을 쓰다듬어주니 눈을 감고 가만히 내 손길을 받아들인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그 내용을 사람들이 알게 되고, 그 뒤로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으면 딴 놈들은 "내가 똥을 싸질러도 한국이, 그랑 블루가 알아서 뒤처리를 해줄 거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할 일이 늘어날 테고 내 성격상 짜증 나고 열 받아서 사건 저지른 놈들도 싹 다 날려버리게 될 상황이 80% 이상이다.

내 할 일도 바쁜데 남 뒤치다꺼리 할 시간이 어딨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겨나겠지만 욕먹는 건 미국이 될 테고 우리나라 사람, 좀 더 범위를 축소해서 내 소중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면 내가 일부러 서둘러 원인을 제거해줄 필요성은 못 느낀다.

내 이야길 듣고 있던 영은이는 테이블 위에 엎드리며 한숨을 쉬더니 아까부터 말없이 조용히 앉아있던 화연이를 보고서는 눈을 반짝였다.

“화연이 너는 의견이 없니?”

저거, 또 놀리려는 거네. 가만히 앉아있던 화연이는 영은이의 물음에 고개를 돌리더니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제 개인의 의견이라면 프랑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그랑 블루의 제 1보스인 의견이라면 여사님을 지지합니다. 그렇지만 서하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할 겁니다.”

“어휴. 여우처럼 서하한테 꼬리 치는 것 좀 보라지! 프랑아, 너랑 나랑 의견을 세우는 사이에 혼자 서하한테 점수 따려는 것 좀 봐. 얄밉지 않니?”

“아하하.”

영은이 말에 프랑은 그냥 웃어버렸지만 화연이는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영은이의 이야기에 반박한다.

“그, 그런 게 아닙니다. 말했지 않습니까? 제 뜻은 당신과 프랑이 벌써 이야기했다고. 왜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 겁니까.”

“재밌으니까?”

“큭!”

영은이한테 놀림 받을 때마다 저렇게 톡톡 튀는 반응을 보여주니 자꾸 놀리고 괴롭힌다는 걸 화연이는 언제쯤 눈치채려나. 화연이는 붉어진 얼굴로 연신 항의하지만 영은이의 능글맞은 표정에는 못이긴다.

결국 무력행사로 나선 화연이는 영은이에게 슬리핑 홀드를 걸기 시작한다.

음. 미국이 행동으로 나서기 전에 직접 물어보는 건 어떠려나. 내가 직접 "이러이렇게 됐는데 너희들 어떻게 할 거임?" 하고 물으면…. 이것도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닌 거 같다.

역시 그냥 기다려야지.

“하욱! 그, 그만!”

목이 졸려져서 얼굴이 빨개진 영은이가 화연이의 팔을 때리면서 항복 선언을 하자 그제서야 팔에 핏줄이 생길 정도로 힘을 주던 화연이가 손을 풀어준다.

“아무튼, 기다려보자. 미국도 머저리들만 모인 곳이 아니라면 어떤 게 현명한 판단인지 알겠지.”

“켈룩 콜록. 크흠. 서하 말대로 지금은 기다리는 게 정답일 거야. 나도 계속 정보 수집해볼게.”

“저도 이형종에 관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어제 발표된 수능 최종 정답 안의 이야기로 3학년 층이 시끌시끌했다.

하지만 수능을 치지 않은 나는 저런 이야기와는 관련이 없어서 인증기와 인터넷으로 최고위 이형종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는데, 미국에서 정보 통제를 잘하고 있는 건지 관련 소식이 하나도 없다.

리디아는 뭔가 아는 게 없으려나?

자리에서 일어나 가장 뒷자리에서 수유리와 강소라와 함께 셋이서 잡담을 나누는 리디아에게 다가갔다.

“리디아.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네? 무엇이 궁금하신가요?”

내가 다가서니 잡담을 멈춘 수유리와 강소라는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날 올려다보는데 리디아는 맑은 눈동자를 날 향하면서 되물었다.

흠. 교실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

“이형종에 관련된 이야기니까 잠깐 나가서 이야기할까.”

“네? 네.”

“리디아 좀 데려갈게.”

수유리와 강소라에게 양해를 구하고 리디아의 팔목을 잡고 일으키니 수유리와 강소라의 눈빛이 번쩍인다.

“으응. 다녀와.”

“리디아도 꼬시는 거 아니지~?”

“소, 소라 양!”

강소라 저것도 은근히 영은이같단 말야. 강소라의 이야기에 대꾸해주지 않고 당황해하는 리디아를 끌고 나와 빈 부활 실을 찾아 들어갔다.

사람이 없는 부실이라 리디아는 살짝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였다. 방금 강소라의 이야기 때문에 과하게 신경 쓰는 거 같다. 하지만 곧바로 내 옆에서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프랑을 보더니 긴장을 풀었다.

“얼마 전에 태평양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아는 거 있어?”

대놓고 전부 물어볼 수는 없으니 사건에 대해 안다면 반응을 보일 키워드로 물어봤다. 그러자 역시 뭔가 알고 있었는지 조금 머뭇거리는 반응을 보인다.

“태평양이요…? 시, 실은 저도….”

“너도?”

“…저도 레이드 팀 활동을 하느라 본국과의 소통이 조금 뜸해져서 들은 게 없어요. 게다가 저는 평범한 공주일 뿐이라 국제 동향에 대해서 일부러 알려주는 분들도 안 계시고….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건가요?”

…내가 잘못 생각했나? 하긴, 타국 레이드 팀에서 활동 중인 공주에게 세계정세에 대한게 하나하나 보고가 올라올 이유는 없겠지.

릴리…라고 했던가? 세쌍둥이 중 가운데 있는 단발 숏컷의 여자애를 돌아보며 물었다.

“릴리. 너도 별다른 언질 같은 건 못 받았고?”

“저희의 임무는 공주님을 지키는 것뿐입니다.”

칼같이 대답하는 릴리를 보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으음…. 그럼 따로 정보를 얻을 장소는 지부장 형뿐이겠군.

손을 모으고 똘망똘망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리디아에게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별거 아냐. 뭔가 사건이 터졌다는 소식을 어렴풋이 들어서 어떤 일인가 궁금했거든.”

“그런가요…?”

내 손길에 살짝 얼굴을 붉힌 리디아는 뭔가 생각하는 모습에 잠기길래 프랑과 함께 교실로 돌아왔다.

그대로 리디아는 어디론가 사라져서 학교를 마칠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어디론가 사라졌던 리디아가 굳은 얼굴로 나타난 건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려고 책가방을 들었을 때였다.

“서하 경. 이리로….”

단단히 굳어있는 얼굴에서 뭔가를 알아냈나 보다. 혹시 점심시간 때부터 본국과 통화를 한 건가. 아까 점심때 신세를 진 빈 부실로 들어와 문을 닫아 잠근 리디아는 인증기를 켜서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큼지막한 A1 용지 크기의 사진에는 날치는 날친데…. 8장의 잠자리 날개 같은 지느러미가 아가미 근처에서 돋아나 있었는데 그 길이가 꼬리지느러미에 닿을 정도였다. 등에는 톱날 같은 날카로운 가시가 날치의 이마에서 등줄기를 타고 꼬리까지 나 있는 전체적으로 검붉은 색의 이형종 날치 사진이었다.

이게 미국 G.S 레이드 2팀을 박살 낸 그놈인가.

초고해상도 위성 사진인지 8장의 비늘 날개를 펴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역동적인 장면을 정확하게 찍은 모습이다. 그 옆에 함께 찍힌 미 해군 구축함이 장난감으로 보일 정도다.

“이 녀석이 그 태평양 사건과 관계된 놈이지?”

“네…. 이름은 미국 정부에 의해 블레이드 플라이어로 명명됐고 등급은 최고위 이형종으로 분류됐다고 해요. 그리고,”

“미국의 레이드 팀 하나를 박살 내고 태평양 함대 일부도 박살 낸 놈이지. 이걸 알아보려고 쭉 자리를 비웠던 거야?”

“읏. 그, 그야 서하 경이 흥미를 보이시니까….”

웨이브 펌으로 스타일을 바꾼 리디아는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돌돌 말면서 부끄러워하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다른 이야기는 없었어?”

“한번 실패한 미국은 이번에 태평양 함대 전체를 동원하고 세계 랭킹 1위의 레이드팀과 A 클래스 능력자를 동원하려고 한대요.”

리디아의 이야기를 들은 프랑의 눈이 찌푸려진다. 나도 그다지 똑똑한 행동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한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자기네들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고?

뭐 기특하긴 한데 그랜드 터틀만 생각해봐도 그다지 똑똑한 짓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중위 이상만 되도 일반 화약 병기는 전혀 통하지 않는데 최고위잖아. 핵미사일을 쏜다고 해도 통할 거 같지 않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멍청한 짓인 거 같다.

============================ 작품 후기 ============================

코멘트를 확인하다보면 이전 편에서 코멘트를 남겨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여성의 애액이 소변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신거 같아요.

일본의 AV가 엉뚱한 지식을 주입하는거 같아 슬픕니다! 일본의 AV는 말 그대로 행위 전 따뜻한 물을 잔뜩 마시고 하는 조작적인 squirt입니다.

정말로 소변이 아닌 여성의 사정액도 존재해요 ㅇ_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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