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312화 (312/517)

00312  등장하는 이형종  =========================================================================

화연이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도망치듯이 욕실로 뛰어들어버렸다. 부끄러움이 한계에 도달했는지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치는 게 귀여워서 같이 씻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주먹을 휘두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관둬버렸다.

씻고 나온 화연이와 교대하듯 들어가서 씻고 나오니 수한이 테이블에 기름을 받을 수 있는 판을 받쳐놓고 70cm 정도 되는 쇠꼬챙이에 두께 10cm가 넘는 고기를 겹겹이 끼워 숯불에 구운 고기를 세운 뒤 넓적하고 길다란 칼로 살점을 발라내기 시작했다.

발라낸 고기는 옆에서 소피아가 받아 각종 야채와 소스, 마치 동그란 전처럼 구운 말랑말랑한 빵을 잔뜩 쌓아둔 테이블 카트에서 동그랗게 크레이프처럼 만들기 시작한다.

빵을 가장 밑에 펴고 그 위에 각종 야채 토핑과 함께 잘게 썰린 고기도 잔뜩 올리고 소스도 듬뿍 뿌리더니 동글동글 말아서 기름종이에 감싸 건네줬다.

“이거 뭐야? 샌드위치도 아니고 신기하게 생겼네.”

“샤와르마네요. 소고기를 구웠나 봐요.”

“케밥이라고도 하지.”

프랑과 화연이는 먹어본 적이 있는지 두 손으로 들어 윗부분부터 베어먹기 시작한다. 나도 그녀들을 따라 한입 베어 무니 소고기와 함께 양상추와 토마토, 양파, 상추가 함께 아삭아삭 씹히는 데다 매콤하고 소고기 특유의 맛이 퍼지는 게 굉장히 맛있었다.

- 마이써!

-오오. 뭔가 분해하는 식감이 여러종류인게 재미있슴다!-

암흑이는 거의 자기 키만 한 케밥을 받아들더니 입으로 조금씩 베어먹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사람이랑 똑같아서 볼 때마다 신기하다. 슬라임이니까 그냥 입을 쭉 늘려서 한 번에 삼키면 될 텐데.

검은색 반투명한 30cm가량의 사람 형태를 가진 슬라임은 사람처럼 입을 벌려 케밥을 먹으면 몸속에서 마치 지워지듯, 녹아 사라지듯 몸 안에서 사라진다.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소피아를 불러서 암흑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건 어디까지 진도가 나갔냐고 물었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 암흑 씨와 대화를 나눠봤는데, 신기하게도 암흑 씨는 제가 하는 이야기는 전부 알아들으셨어요.”

이제 와서 생각하는 거지만 위상 세계에서 이형종이 가진 대화와 관련된 기술, 능력은 두 종류인 거 같다.

첫 번째는 자신의 목소리를 위상력으로 변환해 상대방의 머리에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과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로 받아들여서 머릿속에 변환하는 방식.

히아리드는 저 두 가지를 전부 쓰고 있었고 암흑이는 후자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받아들여서 이해하는 방식만 쓰고 있었다.

마치 만화나 소설에서 등장할 법한 통역 마법 같은 기술이라 알티나가 연구 성과를 내면 능력자 한정으로 언어의 장벽이 해소될 거라 생각하니 기대가 된다.

단순히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이형종 들과도 대화가 통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한글을 가르쳐드리는 건 빠르게 진행됐지요! 그리고 주인님께서 독순술을 잘하신다는 게 기억나서 정확한 입 모양을 할 수 있게끔 그 점에 주의해 일상 회화에서 자주 쓰이는 5,800가지 낱말과 5언과 9 품사를 모두 가르쳐드렸어요! 지금은 더욱 전문적인 단어를 알려드리고 있지요!”

마치 '나 잘했지요? 칭찬해주세요!' 하는 표정으로 으쓱으쓱하는 소피아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에, 미호랑 놀기 바쁜 암흑이한테 그만큼이나 가르치다니, 교육에도 소질이 있는 거 같군.

“가르치느라 수고했어.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그만큼이나 가르치다니, 교육에 소질이 있는 거 같은데?”

“우헤헤… 감사합니다!”

“암흑이 이리와.”

어디, 대화가 어디까지 통하나 싶어 확인해보기 위해 불렀더니 거실에 드러누워 빵빵해진 배를 드러낸 미호와, 그 빵빵해진 배 위에 엎드려 같이 게임을 하던 암흑이는 게임기를 집어 던지고 달려왔다.

- 우걍?!

그렇게 날아간 게임기는 우연인지 미호의 얼굴로 날아가더니 모서리로 미호의 콧잔등을 찍어버렸다. 게임기의 모서리에 콧잔등을 맞은 미호는 얼굴을 감싸 쥐고 데굴데굴 굴러다니기 시작한다.

“…얼굴에다 게임기를 집어 던지면 어떡하냐. 미호가 아파하잖아.”

고개를 꺾어 날 올려다보던 암흑이는 내 말에 고개를 돌려 엎드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미호를 보더니 -괜찮음, 저거 전부 엄살.- 이라고 입을 빵긋빵긋거린다.

“입 모양이 정확한데? 독순술로 읽기 편해.”

-나 열심히 했음! 칭찬 요구!-

“…그래. 잘 배웠긴 한데 대화체가 이상하잖아. 그 부분을 좀 더 매끄럽게 가르쳐줘.”

말이 짧아서 소피아를 돌아보면서 말했더니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우응. 귀여움과 암흑 씨만의 특색을 드리기 위해 일부러 가르쳐 드린 건데…. 마음에 안 드시나요?”

일부러였냐?! 내 말을 듣고서야 자기 말투가 이상하단 걸 깨달았는지 암흑이는 화난 표정으로 손을 망치 모양으로 만들더니 소피아의 발등을 내려쳤다.

퍽!

“캬흑! 아, 아파요. 요즘은 짧게 말하고 미음과 비읍으로 끝말을 맺는 게 유행, 꺄아!”

퍽퍽! 퍽퍽퍽!

-님 바보임?! 주인님이 이상하다잖슴?! 나한테 혼나볼래염?!-

“으앙! 죄송해요오!”

깨금발로 암흑이의 공격을 피하던 소피아는 안 되겠다 싶은지 빠르게 도망가버리고 암흑이도 그 뒤를 쫓아가더니 암흑이의 뒤를 미호가 붉어진 콧잔등으로 화난 얼굴을 하면서 쫓아간다.

분노의 연쇄구먼. 프랑은 그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흐뭇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사이가 좋아 보이네요.”

“사람과 이형종이 서로 죽일 듯이 싸우지 않는 것만 해도 대단한 건데 저렇게 장난치며 논다는 건 정말로 대단한 거지.”

화연이는 자기 앞에 놓인 쌍화차를 만지작거리면서 다시 나에게 물었다.

“강현우 지부장을 만난 게 도움이 됐나?”

“응. 나보다 프랑이 더 도움이 된 거 같지만.”

화연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프랑을 돌아본다. 프랑은 자기 이야기가 나오니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

“그저 운이 좋았던 거에요. 그보다 저는 영혼석의 안의 제한된 TP만 사용하니 대량의 TP를 쓰는 행위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래도 강해졌다면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겁니다.”

“어쨌든 오후에는 하늘에서 실험해보고 연습해봐야겠어. 화연이는 또 수련하러 갈 거야?”

“아니, 오후에는 업무를 봐야지.”

수련하러 갈 거라면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아니라니 좀 있다 올라가서 연습해야겠다.

“그, 그럼 나중에 보지.”

정장을 챙겨입고 회사로 나가는 화연이한테 힘내라고 키스를 해주니 빨개진 얼굴로 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버렸다.

배웅해주고 프랑과 함께 지상에서 2km까지 올라와 공간의 벽을 펼쳐놓고 앉으니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발아래에 끼인 스모그 때문에 서울 시내가 흐려 보인다.

옅은 안개가 낀듯한 도시를 내려다보며 지부장 형이 이야기해준 의지라는걸 곰곰이 생각해봤다.

의지, 의지의 힘, 생각의 힘? 손끝에 TP를 응축한다는 느낌으로 정신을 집중했더니 마나 시브가 울렁울렁하고 TP를 손끝에 모으기 시작했다.

아냐. 이건 마나 시브 운용이잖아.

거의 무의식 레벨이 되어버린 마나 시브를 멈추고 다시 손끝에 TP가 모이길 강하게 바랬다. 하지만 마나 시브가 또다시 움직이며 TP를 모아버린다.

생각하면 마나 시브가 움직이고 강하게 의식해도 마나 시브가 움직여버리고. TP를 모았다가 풀었다가 모았다가 풀기를 반복하다가 옆에서 구경하던 프랑을 돌아보며 물었다.

“프랑은 어떻게 해서 금방 깨달은 거야?”

“그건 제가 몸을 띄우거나 날아다니는 거랑 같은 방식이었거든요. 그걸 깨달았더니 바로 가능해졌어요.”

“아.”

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조언에 10m 앞에 네모난 직사각형의 공간의 벽을 치고 그곳으로 마나 탄을 툭툭 날렸다.

어떻게 해야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거지? 이런 걸 인증기 커뮤니티에 물어보면 [의지의 차이^^] 이런 댓글이 달릴 거 같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마나 탄을 툭툭 날려대니 푸른 구슬이 거문고 현을 튕기는 소릴 내며 날아가 공간의 벽에서 소리 없이 사라진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프랑이 날 보며 입을 연다.

“그런데요. 서하? 암흑이 말대로 마나 탄이 공간의 벽보다 상위 개념의 분해라면 지금처럼 공간의 벽이 마나 탄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마나 탄이 공간의 벽을 분해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하지만 지금은 공간의 벽이 마나 탄을 흡수하는걸 보면 꼭 그런 게 아닐지도 모르지 않나 해서요.”

“음. 그건 아닐 거야. 단지 응집력의 차이에서 오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거든. 공간의 벽은 한 곳에서 유지되는 지속성을 가지고 있고 마나 탄은 특정 지점에 도착하면 터지면서 확산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니까….”

…확산하는? 그러고 보면 터지면서 왜 확산하는 거지?

생각해보면 3회차 엘리펀트로스 산에서 마나 탄에 대해 연습할 때 내 의지대로 마나 탄이 터질 때 충격파의 유무를 조절할 수 있었잖아. 그런데 지금은 왜 안 되는 거지?

팅~ 푸슉.

그 순간 날린 마나 탄은 폭발하거나 공간의 벽에 흡수되지 않고 공간의 벽을 뚫고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어, 뭐야?”

“어머?”

딱히 거리 지정을 하지 않고 날린 마나 탄이라 내 시야에서 사라져 끝없이 날아가 버렸는데 그걸 지켜보던 프랑이 어느 지점에서 터졌는지 알려줬다.

“22km 위치에서 터졌어요. 방금 어떻게 하신 거에요?”

“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날렸는데.”

방금 어떻게 했지? 마나 탄을 날릴 때 그냥 내 의지로 충격파 유무를 생각했을 뿐이었는데…. 역시 의지의 차이인가?

…이번에는 긴장감을 가지고 프랑을 내 뒤로 피해있게 한 다음 5km 너머에 커다란 공간의 벽을 쳤다. 그리고 손에 TP를 응축시키고 회전하면서 머릿속으로 응집력을, 마나 탄의 폭발 범위가 퍼져나가지 않고 한 곳에 뭉쳐지는 걸 강하게 생각하면서 날렸다.

즈우으응

…마치 물에 검은색 기름 한 방울을 떨어트린 모양 같은 폭발을 일으킨 마나 탄은 존재하던 공간의 벽을 고스란히 지워버린 다음 사라졌다.

“성공하신 거에요?!”

“어, 성공한 거 같아.”

얼떨떨한 기분이다. 이게 이런 방식으로 강해지는 거라고? 내 의지가 이렇게 강하다는 거야?

…풉.

흠흠. 내가 날 비웃을 게 아니야. 그동안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면서 의지력이…. 프흡! …더 올랐을 수도 있지!

프랑과 함께 한가운데 기묘한 모양으로 구멍이 뚫린 공간의 벽으로 다가섰다. 방금 마나 탄에 주입한 TP는 1000.

보통으로 1000의 마나 탄을 쏘면 대충 1km 정도의 범위로 폭발이 일어나면 주변을 모두 지워버리는데 의지로 응집력을 늘려서 쏜 마나 탄은 고작 내 머리 크기만 한 범위를 부정형 모양으로 지워버렸다.

다시 한 번 시험해보기 위해서 이번엔 1만 TP를 응축한 다음 쏘아 날렸더니 이번에는 내 몸통만 한 부정형 구멍이 생겼다.

마나 레이저도 마찬가지로 공간의 벽을 가뿐히 잘라버리더니 마나 포도 기존의 수 킬로미터 범위가 극도로 줄어들어 수백 미터짜리 부정형 구멍을 만드는 것으로 끝났다.

“큭큭큭. 내 천재성과 의지력이 두려울 정돈데?”

“후후.”

크흠…. 이렇게 잘난체하면 딴지를 걸어줘야 하는데 프랑은 방긋 웃으면서 박수를 쳐주니까 뻘쭘함이 두 배가 되는 거 같아.

이러면 이제 고위 이형종 이상 되는 녀석들을 대상으로 시험해보는 것만 남았군.

근처의 고위 이형종이라면 히아리드가 생각났지만…. 얼마 전에 나한테 보여준 그 감정 때문에 그 녀석을 대상으로 시험해보려니 좀 거시기하다. 어떻게 시험해본다.

생각을 정리하면서 눈앞의 구멍이 숭숭뚤린 공간의 벽을 보고 있으니 프랑이 내 팔을 껴안아오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위력은 마나 탄, 범위는 마탄, 범용성은 공간의 벽, 거기다 공간 도약도 가능하고 6.75km의 공간 지각까지 가지고 계시니 서하는 정말 장난이 아니네요!”

…미호에 이어서 프랑까지 내 말투를 배운 건가. 앞으로 말조심 해야겠다.

순수하게 기뻐하는 프랑의 허리를 껴안아서 살짝 입을 맞춰줬더니 얼굴을 발그래하게 붉힌다. 이제 남은 건 겨울 방학을 기다리는 거 뿐이군.

으흠…. 밤늦게 지친 모습으로 퇴근한 영은이가 해주는 이야기를 들었더니 기분이 조금 편치 않아졌다.

뮈르딘이 이야기했던 것, 그 상황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올 거 같다.

학교 수업시간, 이세계 생존학 시간에는 216년간 총 20억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고 배웠다. 실제로도 내가 위상 세계에서 생환한 뒤로 8월과 12월에 강제 소환이 한 번씩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만 121,277명이 강제 소환을 당했다.

그리고 4만 명이 채 못된 수의 사람들만 생환했다.

올해 생환자의 수는 지난 50년 이래 최저 수준이었으며 생환한 사람의 증언을 들었을 때 최하위 이형종이 아닌 것들을 만난 거 같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었다.

점점 강해지는 이형 종들, 낮아지는 생환율, 그리고 현실에 나타난 최고위 이형종.

저녁도 먹지 못해 배고파하는 영은이에게 수한이 간단한 볶음 우동을 만드는 사이, 거실에 모여서 영은이 해주는 이야기를 다 함께 듣고 있으려니 뮈르딘이 이야기 했던 게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고마워. 잘 먹을게?”

“별말씀을.”

수한이 새송이버섯 볶음과 매콤하게 볶은 볶음 우동을 영은이 앞에 내려놓으니 촉촉한 머리카락을 말총머리로 묶고 젓가락을 들어올린다.

쪼르륵거리며 늦은 저녁을 먹는 모습을 보다가 영은이에게 되물었다.

“그래서, 태평양에 최고위 이형종으로 판단되는 해양 생물을 발견해서 레이드를 시도했다고?”

“응. 처음에는 걔네들도 고위 이형종인 줄 알았대. 그래서 그라나도 스파타 레이드 2팀이랑 태평양 7함대 일부가 동원됐는데….”

“됐는데?

얼마 남지 않은 볶음 우동을 입안에 쓸어 넣은 영은이는 오물거리다가 제대로 씹지도 않고 물을 마시면서 삼켜버렸다.

“함대는 전멸. 레이더도 전원 MIA.”

냅킨으로 입을 닦고 조용히 입을 열었는데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MIA… Missing in Action 작전 중 실종이라는 단어 아냐? 2팀의 인원과 7함대의 전력을 얼마나 동원됐는지 모르겠지만 피해가 막대 할 거 같다.

그라나도 스파타, G.S는 미국의 세계 랭킹 1위 공격대잖아. 그런 팀의 2팀이라면 1팀보다야 못하겠지만 어지간한 상위 레이드팀에 버금갈 거다.

거기다 태평양 7함대의 일부가 지원해줬으면 고위 이형종이라면 처리하고도 남았을 텐데 진짜 최고위 이형종인가….

“전력을 얼마나 동원했길래 전원 MIA가 될 수 있습니까. 혹시 발견했을 당시 고위 이형종이라고 얕보고 능력자를 적당히 동원한 건 아닙니까?”

“그건 아니야. 해양 괴물인 점과 TP 회복이 느린 현실을 고려해 2팀의 상위 전력 대부분, B 클래스 능력자 10명과 C 클래스 200명가량이 동원됐대. 7함대에서도 갖은 전자장비와 순양함, 구축함에 확실치는 않지만 핵 추진 공격 잠수함까지 동원됐다는 이야기가 들려.”

“…그 정도 전력이라면 고위 이형종 정도는 그냥 찜쪄먹어 버릴 수준인데. 확실히 최고위 이형종이긴 한가 보다.”

내 말에 화연이는 다시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전원이 MIA가 될 수 있습니까. 레이드시에 바람 속성 능력자가 한 명도 없을 리가 없을 텐데.”

그러자 영은이는 한숨을 쉬면서 내 어깨에 머릴 기대면서 입을 열었다.

“이번에 발견된 이형종은 날치 타입이래.”

날치라는 이야기에 화연이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날치…. 이형종 날치라면 수면을 얕게 튀어 오르는 수준으로 끝나진 않겠지.

-날치가 뭐임까?-

거실 테이블 위에 올라와서 우리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암흑이가 날 돌아보면서 입을 뻐끔거린다. 그러자 미호가 으스대면서 암흑이를 거만하게 내려다보며 히죽거렸다.

- 바보야. 날치도 몰라?

-…넌 아심?-

- 당연히 알지! 물고기 주제에 날개가 달린 걸 날치라고 해!

-겜중독 털 덩어리 주제에 날치도 알다니, 어이 털림….-

- 뭐야?! 모르는건 너뿐이라고, 이 물 덩어리야!

아무래도 저렇게 입을 뻐끔거리는 건 날 위해 하는 거고 보통 이형종 간의 대화는 따로 이루어지는 거 같다. 근데 진짜 저 말투 어떻게 안 고쳐지나.

조그만 엄지공주, 영은이는 구체 관절 인형 같다고 하던데…. 저렇게 작고 깜찍한 암흑이에게 기괴한 말투를 가르쳐버린 소피아를 노려보니 찔끔하면서 에헤헤 하고 웃음으로 얼버무린다.

============================ 작품 후기 ============================

제 이야기를 보러 와주시는 분들과 추천 및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께는 언제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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