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08 진입 준비와 설득. =========================================================================
한참을 주저앉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던 화연이는 어느 순간 손을 내리더니, 휘청거리면서 몸을 일으켰다.
“괜찮아?”
“괜찮지 않아….”
정신적인 충격이 막대한지 초췌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오늘 수련은 더이상 못할 거 같아 보인다.
일단 이스펙트를 가지고 와서 돌아가야겠다. 창고 문을 열고 이스펙트를 찾…. 뭐야. 이건 또 왜 여기 있어?
창고 문을 열자마자 바로 앞에 덩그러니 놓여진 이스펙트를 보고 의아해졌다. 이게 왜 여기 있지? 허리를 숙여 창을 잡았더니 바로 누호디의 흥분한 목소리가 머릿속으로 울려 퍼진다.
[과연 그랬던 거군요. 저 부러질지언정 휘지 않는 성격의 그녀가 당신에게 목을 매는 이유가 절륜한 정….]
“더이상 말하면 부러질 줄 아세요.”
[…력…. 으흠.]
이상한 소릴 하려는 누호디의 입을 막았지만, 아무래도 이 아줌마는 성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거 같다.
성적인 고문을 당할 때 그다지 침통해 하거나 괴로워하는 기색을 안 보이던데 정신적으로 굳건함이 아니라 그냥 성적으로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게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뭐에요. 어떻게 한 거에요? 왜 여기 있어요?”
살짝 한숨을 쉬면서 돌아서며 물어봤더니 황당한 대답이 들려왔다.
[아, 암흑에게 부탁했지요. 문 가까이에 다가가 달라고.]
“…엿본거에요?”
[사랑하는 연인이 나누는 행위는 가슴이 떨릴 만큼 아름답고 사랑스럽죠. 애정이 가득한 정사 도중에 흘러나오는 사랑 받는 여인의 가냘픈 비음은 얼마나 애가 타는지…. 자, 잘못했으니 힘은 주지 말아요. 정말 부러져요!]
창 대를 잡고 힘을 주기 시작했더니 누호디가 다급하게 소리친다. 거 참. 죽어서 몸도 잃고 혼만 창대에 깃들어있으면서 너무 쾌활한 거 아냐?
멘탈에 금이 간 거 같은 화연이를 다독이면서 허리를 끌어안고 일으켜 세웠지만 화연이는 그냥 힘없이 서 있을 뿐이었다.
일단 좀 씻긴 다음에 재워야겠다. 한숨 자고 나면 정신 차리겠지. 흐물거리면서 퍼져있는 암흑이도 집어 들고 집의 욕실로 공간 도약으로 돌아왔지만 화연이는 여전히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
“씻겨줄까?”
“아니다…. 내가 씻지.”
그러고서 천천히 트레이닝 복을 벗는 화연이를 두고 밖으로 나와 암흑이를 거실에 집어 던졌다.
철퍽! 꾸물꾸물.
마치 물에 젖은 수건을 바닥에 집어던진 것 같은 소리가 나면서 살짝 퍼진 암흑이는 꾸물거리면서 몸을 모으더니 카펫 위에 엎드려서 게임 삼매경인 미호에게 기어간다.
이스펙트를 거치대에 올려놓고 나도 다시 씻으러 들어가려다 침실을 들여다보니 프랑과 영은이는 10시가 넘어가는데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과하게 괴롭혔나…?
프랑의 목에 걸어줬던 영혼석 목걸이를 다시 풀어서 내 목에 걸었더니 프랑이 눈을 게슴츠레 뜨며 잔뜩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서하…?”
“응. 좀 더 자.”
“네에….”
옷을 다 벗고 욕실로 들어갔더니 물에 젖은 화연이는 욕조 속에 주저앉아 머리만 드러낸 상태로 잠겨있었다.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앉았지만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모습에 손을 뻗어 화연이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씻고 자자.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래.”
반쯤 넋이 나간 모습으로 몸을 씻고 나온 화연이는 벗어둔 흠뻑 젖은 트레이닝 복을 어찌하지도 않고 펑퍼짐한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흐느적거리면서 침대에 기어들어가더니 죽은 듯이 잠들어버리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애액에 푹 젖은 화연이 옷과 내 옷들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덜덜거리면서 세탁기가 돌기 시작하니 다용도실 옆에 있는 수한과 소피아의 방문이 열리더니 소피아가 얼굴을 빼꼼 내민다.
“앗, 주인님! 세탁이라면 제게 맡기시지….”
“됐어. 화연이 트레이닝 복이랑 내 옷만 돌리는 거니까. 그런데….”
소피아는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프릴이 겹쳐진 흰색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얼핏 봐서는 슬림하고 심플한 메이드복처럼 보인다.
얼마 전에 원단과 수동식 재봉틀을 사더니 저 옷을 만들려고 한 건가 보다.
“그거 직접 만든 거야?”
“네! 수한 씨와 제가 입을 옷으로 만들었어요! 주인님 마음에 드시나요…?”
“응. 잘 어울리네.”
마음에 안 들면 어쩌나 하는 표정을 짓는 소피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주니 활짝 웃으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수한처럼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빗어넘긴 머리를 쓰다듬어줬더니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 세탁실을 나왔더니 거실이 시끌시끌하다.
- 아우! 뭐하는 거야, 이 물벌레야!
쭈릉? 쪼르릉!
철퍽 철푸덕!
- 뭐어? 그걸 왜! 아우!
…암흑이는 숏 스커트를 입은 미호의 다리 사이로 기어들어가려 하고 미호는 다리를 오므리면서 주먹을 들어 암흑이를 퍽퍽 내려치며 짜증을 낸다.
푸릉 추르릉!
- …카악!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미호는 순간적으로 새카만 눈동자가 하얗게 변하더니 여우 귀와 꼬리를 세우면서 손톱을 길게 뽑아 순식간에 암흑이를 수십 조각으로 찢어발겨 버렸다.
공중에서 수십 조각으로 찢어져 거실에 후두두 떨어진 암흑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슬금슬금 한 곳으로 뭉치는 사이 미호가 달려와 내 품에 안겨들었다.
- 우앙~! 주인님, 암흑이가 자꾸 내 성기 만지려구 해!
…크흠. 중2 정도로 보일 만큼 큰 녀석 입에서 성기라는 단어가 튀어오니까 좀 당혹스럽다. 어쨌든 한데 뭉쳐진 암흑이가 출렁거리는 걸 보다가 자기 간이 소파에 앉아있는 히아리드를 손짓해서 불렀다.
아까 일도 그렇고 이상하게 여자 몸을 만지려 드는 녀석이랑 이야기를 좀 나눠봐야겠다.
“야. 너 갑자기 왜 그러냐. 아깐 화연이가 흘린 애액도 다 먹어버리더니, 그거 먹은 거 맞지?”
출렁 츠릉 푸릉
=TP가 포함된 물이라서 다 먹어버렸는데 잘못 한 겁니까?=
어? 음…. 내 정이 약간 섞였던 건가. 뭐 이형종이니 TP에 대한 탐욕이 있을 것이고 그거 때문에 먹어버렸다면…. 어쩔 수 없지.
“자기 몸에서 나온 부끄러운걸 눈앞에서 다 먹어버리니 화연이가 충격을 받았잖아.”
푸르릉? 출렁출렁.
=부끄러운 액체라는 게 뭔가요?=
…이 녀석한테 인간의 삶에 대한 보편적인 지식을 좀 주입해줘야겠다.
그 뒤로 한동안 암흑이에게 인간의 성행위와 부부로써 하는 행동, 사람의 마음가짐과 사회 활동과 감정에 관련된 지식을 알려줬다. 다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곤란하니까.
“그건 그렇고 넌 슬라임이잖아. 왜 그렇게 인간의 몸에 관심을 가지는 거냐.”
내 질문을 들은 암흑이는 갑자기 몸을 뒤집고 꼬고 비틀고 뭉개더니, 꿀렁꿀렁거리면서 인간의 형태로…. 변해간다!
- 어….
미호도, 히아리드도 꾸물거리며 암흑이가 인간의 형태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고 놀라고 있는데 어느덧 인간 여자…. 미호의 얼굴과 몸에 영은이의 가슴과 화연이의 그곳 형태를 가진 모습으로 변했다.
검은색의 반투명한 액체 형태만 아니라면 미호로 착각할 만큼 정교한 모습이다.
- 와아? 어떻게 한 거야? 이거 뭐야?
뻐끔. 뻐끔뻐끔? 뻐끔뻐끔?
미호는 자기와 똑같은 모습이 된 암흑이의 형태에 신기해하며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그 모습을 암흑이는 거울처럼 흉내 내며 따라 하고 입 모양도 똑같이 따라 하기 시작한다.
- 아하하! 거울 같아!
-아 하 하 ! 거 울 같 아 !-
뻐끔! 뻐끔뻐끔!
열심히 입을 뻥긋거리면서 미호를 흉내 내는데, 이런 능력이 있었다면 왜 진작에 안보여준거지?
아무튼 손을 뻗어서 미호의 모습으로 변한 암흑이를 만져보는데 이거, 속이 텅 비어있다. 2~3ℓ 가량 되는 액체로 사람의 모습을 하려면 이렇게 외형만 구현하는 수뿐이겠지.
잠시 미호의 모습을 흉내 내던 암흑이는 이윽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몸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철푸덕하고 바닥으로 쏟아지더니 예전처럼 실리콘 가슴처럼 모습을 바꿔버렸다.
출렁출렁~ 출렁!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고 주인님을 보다 보니 저도 사람의 행동에 흥미가 생겼어요. 그래서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만져보려 했던 거였어요.=
“크흠…. 알았어. 하지만 아까 설명해줬던 것처럼 그런 곳을 허락 없이 만지면 안 돼. 만지려면 허락을 받고 해.”
출렁!
=네!=
약간 성난 표정으로 내 팔을 끌어안고 있던 미호는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뾰족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 말하지만 난 만지는 거 허락 안 해줄 거야!
추릉….
기분이 처지면 몸도 처지는지 조금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변한 암흑이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자기 이야기를 통역해주는 히아리드에게 다가가더니 이리저리 몸을 출렁이면서 의사를 전달한다.
푸릉. 출렁출렁.
=…그런 거라면 좋습니다. 만져보십시오.=
헐? 뭘 들었길래 히아리드가 저렇게 순순히 허락하는 거지? 히아리드는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원피스 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며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렸다.
미호와 함께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으려니 암흑이는 출렁거리면서 히아리드의 치마 아래로 들어가더니 히아리드의 긴 다리를 타고 허벅지까지 올라간다.
암흑이는 금방 히아리드의 치마 아래로 모습을 감춰버렸고 어떤 식으로 만져보려는 건지 궁금해져서 공간 지각으로 암흑이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히아리드의 양 허벅지 끝까지 올라간 암흑이는 촉수 다발을 꺼내 히아리드의 끈팬티를 벗겨버리고 소음순이 장미꽃잎처럼 펼쳐져 있는 히아리드의 구멍 속으로 하나하나 집어넣는다.
헐…. 눈앞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모습에 입을 살짝 벌리고 지켜보고 있으려니 점점 기괴한 장면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
히아리드는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않는건지 무심한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었는데, 그 와중에 암흑이는 16개의 촉수를 뻗어 히아리드의 질 내부의 주름을 촉수의 끝으로 천천히 더듬으며 촉감을 조사하…. 우어!
암흑이의 몸이 히아리드의 질 내부 모양으로 천천히 변해간다.
촉수가 히아리드의 질 속 깊이 들어갈수록 암흑이의 몸에도 똑같은 모양의 질과 구멍이 만들어진다. 이윽고 촉수가 히아리드의 자궁 입구 주변을 더듬더니 자궁 구의 크기를 확인하고 작은 촉수를 뻗어 자궁 구에 밀어 넣었다.
=으음….=
추릉?
=조심해주십시오.=
푸릉.
암흑이와 무언가 대화를 나누길래 미호에게 물어봤다.
“암흑이가 뭐라는 거냐?”
- 아파? 조심할게. 라구 했어.
그렇게 대답해준 미호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하고 히아리드에게 다가가더니 치맛자락을 확 들어 올려버렸다.
그곳에는 허벅지에 걸린 팬티마냥 히아리드의 하얗고 통통한 허벅지 중간에 매달린 암흑이가 있었는데 암흑이의 몸 끝에는 16개의 촉수가 돋아나 꿈틀거리며 히아리드의 질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촉수 하나가 자궁으로 진입하자 남은 촉수들도 하나둘씩 자궁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자궁 구가 손가락 세 개 굵기만큼 벌려지고 그 속으로 촉수들이 꾸물꾸물 기어들어가니 히아리드는 안색을 살짝 찌푸리며 손을 내려 아랫배를 누른다
누르든 말든 암흑이는 남은 촉수 전부를 자궁에 밀어 넣었는데 수십 가닥의 촉수가 꾸물거리며 히아리드의 자궁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모습이 그로데스크 하다.
…저걸 그, 화연이한테 해보려고 했다는 거지?
자궁 안에서 꿈틀거리는 촉수 때문에 부풀어 오른 히아리드의 자궁이 꿈틀거리고 울렁거리는 게 공간 지각으로 보인다. 덩달아 히아리드의 아랫배도 울룩불룩해지는게 보이는데 히아리드는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는지 미간을 찡그리긴 하지만 제지하거나 중단시키지는 않았다.
푸르릉?
진입과 움직임이 편하게끔 다리를 조금 더 벌리고 자기 앞에 앉아 구경하는 미호를 내려다보던 히아리드가 입을 열었다.
=움직임에 다리에 힘이 빠질 거 같습니다.=
출렁출렁.
히아리드가 움직이자 촉수의 움직임을 잠시 멈춘 암흑이는 16개의 촉수 중 가장 가느다란 촉수를 움직여 난관을 타고 난소 쪽으로 천천히 진입하더니….
=읍.=
난소를 촉수 끝으로 살짝살짝 건드려보다가 도로 빠져나온다.
그리고 이리저리 촉수 끝으로 자궁 외벽의 탄력을 실험하는지 쿡쿡 찌르고 확장시키다가 촉수들이 한 번에 자궁에서 빠져나오자 히아리드의 다리가 살짝 떨렸다.
마지막으로 질의 수축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인지 촉수가 그물망 형태로 짜이더니 한껏 벌어진다. 거의 미호의 머리가 들어갈 정도로 확장된 히아리드의 구멍을 놀라서 바라보니 암흑이는 그 상태로 살짝살짝 움직이다가 스르륵 빠져나왔다.
추릉! 푸르릉. 출렁.
=별말씀을.=
- …….
순간적으로 눈앞에서 한껏 벌어진 구멍의 모습에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미호는 히아리드의 다리 사이에서 떨어져 내려 출렁거리는 암흑이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히아리드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 방금 뭐한 거야?
=촉수로 제 성기의 형태와 탄력을 확인한듯합니다.=
- 우웅.
미호는 마지막에 한껏 확장된 그 모습이 충격적이었는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거실 카펫 위에 발라당 드러누워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암흑이는 잠시 몸을 출렁이더니 내 앞으로 굴러와서는 이리저리 몸이 뭉쳐지고 길어지고 좁아지고 얇아지기 시작하더니, 하나의 형태를 만들었는데 그 모습이 날개 없는 히아리드와 똑같이 생겼다.
이번에는 껍데기만 남은 형태가 아니라 내부도 액체로 가득 찬 형태를 잡았는데 그 때문인지 키가 30cm를 겨우 넘는 모습이다.
암흑이는 이리저리 몸을 휘청이고 위태위태하게 출렁이더니 금방 균형을 잡고 마치 사람처럼 걸어 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는 와중에 표면이 살짝 일렁이더니 모습이 조금 바뀌었는데 미호와 히아리드를 반반씩 섞은 것 같은 형태다.
잠시 이리저리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던 암흑이는 금방 형태를 각인했는지 사람과 다름없는 동작으로 이리저리 탁탁탁 뛰어다니더니 내 정강이를 끌어안았다.
뭔가를 말하려는지 입을 뻥긋거리는데 독순술로 수만 자의 단어와 입 모양을 외우고 있는 나지만 알아볼 수 없는 입 모양이다.
잠시 나랑 눈을 마주치고 있는 암흑이에게 손을 뻗어 들어 올리니 손안에서 어느 부분은 말랑거리고 어느 부분은 딱딱한 게 진짜, 진짜….
“사람 인형 같은데?”
30cm가 겨우 넘는 자그마한 몸집의 암흑이를 들어 올리니 무게감은 2ℓ 생수병 정도의 무게였다. 암흑이는 날 보더니 몸속에 기포 같은 것들이 부글거리는데 그때 입을 빵긋빵긋거리니 뽀골, 뽀그륵 뿌르릉 하는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하길래 끈팬티를 입으며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있는 히아리드를 보면서 물었다.
“이 녀석이 지금 입을 벙긋거리는데 뭐라고 하는지 들려?”
=이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았습니다.=
팬티를 고쳐 입고 자신의 소파에 얌전히 앉은 히아리드가 대답했다. 형태라니…. 날 위해서 이런 형태가 된 거라고?
“…영은이 가슴을 만지고 히아리드의 거길 더듬은 이유가 뭐야?”
뽀그로롱? 뿌글출렁
=주인님께서 유영은과 유화연을 만지고 더듬으실 때 매우 기분이 좋아 보였기에 자신도 해드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난감하다. 이게 충성심 정신 조작의 작용인가.
검은색 반투명한 모습이지만 이목구비나 형태를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반투명한 모습이긴 하지만 피규어를 모으는 사람들이 이해가 갈 만큼 깜찍하고 귀엽다.
거기에 추가하자면 손에 잡히는 말랑말랑한 감촉이 마치 작아진 사람을 만지는 기분이다.
조그맣게 솟아오른 가슴의 감촉이라던가 말랑말랑한 엉덩이나 허벅지의 감촉이라던가…. 아, 더이상 만지작거리다간 뭔가 위험한 성적 취향에 눈을 뜰 거 같다.
“어, 뭐. 슬라임 형태도 나쁘진 않고 이쪽도 좋아. 그러니까 아까 말했던 글부터 배우자. 소피아! 이리 나와봐!”
이형종인 히아리드나 미호에게서 배우는 거보다 인텔리 집안 출신인 소피아한테서 배우는 게 낫겠지. 내 외침을 들은 소피아는 방에서 옷을 재단하다 말고 후다닥 달려 나왔다.
“부르셨나요, 주인님!”
“응. 암흑이한테 한글 좀 가르쳐줄 수 있어? ”
“주인님께서는 그냥 명령만 내려주시면 돼요! 암흑 씨는 어디 있나요?”
그러고서 이리저리 둘러보던 소피아는 인형처럼 내 손에 들려져 있는 액체 인형에 눈길을 고정한다.
“…….”
말문이 막힌듯한 소피아에게 암흑이를 건네주니 어버버거리면서 허둥지둥 두 손으로 암흑이를 손에 받아들더니, 자기 팔뚝 길이만 한 녀석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시선에 당혹스러워한다.
“머리는 좋으니 일상회화부터 천천히 가르치도록 해.”
“아, 넵!”
“암흑이는 소피아 말 잘 듣고.”
뻐끔!
============================ 작품 후기 ============================
제 이야기를 보러 와주시는 분들과 추천 및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께는 언제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