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301화 (301/517)

00301  미호야....  =========================================================================

겨울방학이 한 달 남았을 때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소피아가 주방에서 나오며 우릴 맞이했다.

“다녀오셨어요. 주인님?”

“어. 별일 없었지?”

최수한은 일정 주기마다 탐색전이나 토벌전을 나가다 보니 최수한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집안일 할 사람이 없어 난감하던 차에 레이드를 돌고 쉬고 있던 소피아를 데려와서 일을 시켰는데 의외로 메이드 일에 소질이 보여서 아예 이쪽으로 업무를 전환해버렸다.

그래서 신촌동에 짓고 있는 저택이 완공되면 최수한은 총집사로, 소피아는 메이드 장의 일을 맡기기로 하니 둘 다 반발 없이 받아들였다.

짓고 있는 집이 크기도 하고 최수한 혼자 담당하기에는 일이 많을 거 같아 내린 조치였지만 의외로 최수한도 내 결정에 별다른 반발 같은 건 안보였다.

처음에 둘이 만났을 때 서로 불꽃이 튈듯한 시선을 마주한 건 뭐였나 모르겠네.

최수한이 레이드를 나가면 소피아가 들어오고 소피아가 레이드를 나가면 최수한이 돌아오고, 탐색전을 나간 최수한과 교대해서 어제부터 하우스 키퍼로 일하던 소피아에게 책가방을 넘겨주니 미호가 쪼르르 달려와 내 허리를 잡고 늘어지며 입을 열었다.

- 쥔님. 나 언제 진화시켜줄 거야?

…진화라.

하얀 명주실 같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뛰어다니고 여우 귀를 쫑긋거리고 여섯 개의 꼬리를 팔랑거리는 미호는 조그만 게 애굣덩어리에 귀염 터지는 모습이라 이대로 쭉 어리고 귀여운 미호로 남아있어 줬으면 하는데.

성장시켜줘야 하나 고민하면서 가만히 미호를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미호는 조막만 한 얼굴로 울상을 지으면서 내 교복 자락을 잡아당기며 다시 소리친다.

- 미호도 커서 쥔님 도와주고시퍼! 나도 커질래!

“쿡쿡.”

옆에서 지켜보던 프랑은 미호가 보채는 모습이 귀여운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리고 있었다.

“으음.”

미호를 안아 들고 소파에 가서 앉으니 내 미호는 앙증맞은 손으로 내 셔츠 자락을 잡고 날 빤히 올려다본다.

확실히 꼬마 친구 뽀롱이도 다 봤고 윤리와 도덕 교과서를 모두 배웠으니 예정해뒀던 진화를 할 차례지만 윤리와 도덕책을 배우기 전이랑 배운 뒤랑 바뀐 점을 찾을 수 없어서 정말 이대로 진화시켜도 괜찮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화연이랑 영은이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의해보고 할까.

내가 미호를 진화시킬지 말지 고민하고 있으려니 프랑이 내 옆에 앉으면서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입을 열었다.

“서하는 몰랐나요? 미호는 시간 나면 주상 복합 5층 옥상에서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랑 놀거나 빌딩 1층 쇼핑몰을 돌아다녀요.”

“어? 그랬어?”

애들이랑 같이 놀았다고?

미호는 자기 머릴 쓰다듬어주는 프랑의 손길을 고양이처럼 눈을 감고 즐기다가 프랑의 이야기에 다시 눈을 뜨고 날 올려다본다.

“서하를 좋아하는 미호를 믿어보세요.”

…프랑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나도 미호를 믿어봐야지.

방긋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호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우리 미호가 잘못될까 봐 걱정했는데 정도가 심했나 보다. 그럼 조금 있다가 화연이랑 영은이가 오면 하자?”

- 응!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히히 하고 웃는 미호를 내려준 뒤에 옷을 갈아입고 나왔더니 미호는 게임기를 손에 쥐고 거실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었다.

위상력을 주입해서 고위 아종으로 진화시키면 키가 얼마나 자라려나. 진화할떄마다 대략 30cm씩 자랐으니까 이번에 고위 아종으로 진화하면 150cm가 되려나?

그럼 키가 거의 중학교 1학년 정도 되겠네. 그럼 귀여운 모습을 더 이상 못 볼지도….

소피아가 핑크색 프릴 앞치마를 입고 식사 준비를 시작할 때 화연이와 영은이가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녀들이 씻고 나오는 걸 기다려서 입을 열었다.

“미호를 고위 아종으로 진화시킬 거야.”

화연이는 '올 것이 왔군.'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윤리와 도덕은 모두 가르쳤으니 이제 진화를 시킬 차례인가.”

“진화라~ 어떻게 변할지 궁금한걸?

미호를 진화시킬 때는 4회차 위상 세계에서 했기 때문에 현실에 남아있던 영은이는 못 본 터라 흥미로울 수밖에 없겠지.

임시 연구소에서 돌아온 히아리드도 자기 자리인 간이 소파에 앉아 미호를 진화시키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저것도 TP를 좀 더 주입해줘서 위상석을 체내에 만들게 할까? 그럼 더 세질 텐데….

기왕 하는 거 미호를 진화시킨 다음 해줘야겠군. 최고위 이형종으로 만드는 건 나중에 생각해 볼 일이고.

“미호가 고위 아종으로 진화하면 정~말 많이 도움이 되겠는걸?”

촉촉하게 젖은 모습으로 야채 주스를 마시던 영은이는 깡총깡총 뛰어다니는 미호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는데 미호도 그 말을 듣고서 한쪽 손을 번쩍 들더니 힘차게 외친다.

- 쥔님한테 도움 될 거야!

“그래그래. 이리 와서 앉아.”

거실 바닥에 깔린 카펫 위에 앉아서 미호를 부르니 하얀 귀를 쫑긋하고서는 쪼르르 다가와서 내 앞에 앉는다. 그때 분홍색 프릴이 달린 앞치마를 입은 소피아가 주방에서 나오더니 날 보며 물었다.

“주인님, 이대로 식사 준비를 진행할까요?”

“좀 있다 먹자. 기다려봐.”

그러자 소피아도 구경하고 싶었는지 종종걸음으로 히아리드의 옆에 서더니 반짝이는 눈빛으로 구경하기 시작한다.

프랑이 미호에게 다가와서 어린이용 톱 드레스의 등 뒤 지퍼를 내려주고 손바닥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미호, 만세 해봐.”

- 만세!

두 팔을 번쩍 든 미호의 톱 드레스를 훌렁 벗기니 주홍색 호박 팬티만 입은 모습이 된 미호는 조금 쌀쌀한지 부르르 떨고는 내 품에 안겨 들어왔다.

미호의 눈처럼 하얀 머리카락을 앞으로 쓸어넘겨 주니 간지러운지 내 옷자락을 잡고서는 두 다리를 바동거리길래 한 손으로 다리를 내리눌렀다.

- 우히힝. 간지러~!

“얌전히 있어.”

내 말에 다리를 굽히고 쪼그려 앉은 미호는 눈을 반짝이면서 날 올려다본다. 그 하얗고 조그만 등에 손을 대고 TP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연인들이나 수한이나 소피아 같은 하녀들이라면 몸속의 위상력을 자극하는 TP 때문에 할딱이면서 흥분 상태에 들어갈 테지만 미호는 미성숙해서인지 온몸을 비틀며 간지러워했다.

온몸을 비트느라 자꾸 손이 떨어져서 하는 수 없이 못 움직이게 붙들었더니 계속 꼼지락거리긴 하지만 손을 떼지 않고 TP를 계속해서 주입할 수 있었다.

미호의 위상력은 25,000에서 전혀 증가하지 않아 그대로니 275,000을 주입해주고, 그 뒤에 생성되는 위상석에 그대로 TP를 한계인 299,999까지 주입해주면 고위 아종으로 진화하게 된다.

내 손에서 빠져나가는 TP가 그대로 미호의 위상력으로 전환되어 심장에 계속해서 쌓여가니 미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져 간다.

- 으우응…. 우이잉. 흐우우으….

눈을 반쯤 감고 느릿느릿 숨을 내쉬면서 옹알이를 하는 미호는…. 트랜스 상태에 들어가는 거 같은데, 마침 잘 됐군. 이 기회에 한 가지 조치를 취해놔야겠다.

“[우리 착한 미호는 사람을 함부로 공격하지 않아.]”

- 나…. 나능 사람을 함부로…. 공격하…지 않아….

마나 보이스로 미호의 귓가에 속삭이기 시작하니 연인들의 눈동자가 살짝 커지지만 이어지는 내 이야기에 조금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화연이와 영은이는 "만에 하나의 경우가 있으니 저 정도 조치는 해두는 게 좋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착한 미호는 가족을 아끼고 사랑해.]”

- 나…는 가족을…. 아끼…고 사랑해….

“[우리 착한 미호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될거야.]”

- 말…잘 듣고…. 착한 아이….

최면에 걸린 아이처럼 몽롱한 목소리로 내 말에 따라 중얼거리던 미호는 그 사이 위상력은 299,583이 되었고 명치와 윗배에 있는 두 개의 심장 사이에 위상석이 생겨나기 시작했을 땐 기절한 것처럼 축 늘어져 버렸다.

옅게 숨을 쉬는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살짝 쓴웃음을 지은 프랑에게 말했다.

“프랑은 내가 미호한테 이렇게 반쯤 세뇌를 거는 게 싫어?”

“앗,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저는 만약 미호가 삐뚤어지거나 인간에게 적대적인 이형종의 본성이 깨어나면 어떡하나 했는데 서하는 역시 빈틈이 없구나 했던 거에요.”

프랑은 오해라며 손을 흔들었다. 옆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화연이와 영은이도 색색거리는 미호의 자그마한 손을 만지작거렸다.

“상위 이형종 이상을 굴복시키고 길들인 건 서하 뿐입니다. 어떤 모습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인데 가족애를 강조하는 심리적인 안전장치 정도는 해두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렴. 미호가 인간에게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면 여러 가지 의미로 위험해지니까 미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저 정도의 대비는 해야겠지.”

사실 나도 기분이 편치는 않다. 하지만 미호가 이형종으로써의 본능을 드러내게 되면 그땐 내 손으로 미호를 죽여야 할 상황이 올 테니까….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거다.

그리고 미호의 심장 사이에 생성되는 건 위상석이 아니라 블루 스톤이었다.

당연한 거지. 기존의 위상력이 아니라 내 TP를 주입해서 진화시키는 건데 일반적인 위상석이 생겨날 리가 없지. 다른 저급 이형종을 대상으로 했을 때도 몸속에서 블루 스톤이 나왔었으니까.

드와이트 박사와 오소은 박사가 빨리 블루 스톤과 일반 위상석의 비교 분석을 해줬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미호의 몸 안에 만들어진 블루 스톤이 30만 TP가 되자마자 잘게 터져나간다.

푸른 빛의 입자로 퍼져나가며 시작된 푸른 빛의 물결이 되어 미호의 자그마한 몸 전체로 가득 퍼진다.

공간 지각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데 미호의 전신으로 퍼져나간 푸른 빛의 물결은 더이상 퍼져나갈 곳이 없어지니 조금씩 몸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으음. 상위 아종이 될 때는 이런 현상이 없었는데. 고위로 올라설 때는 조금 다른가?

어쩐지 푸른 빛의 물결, 위상력이 더이상 몸 안에 있을 곳이 없어서 남은 게 흘러나오는 느낌이다. 푸른 빛이 흘러나오는 미호의 몸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소리 없이 조용하게 키가 커지고, 허리가 잘록해지면서 여성미를…. 여성….

…가슴이 없다.

명주실 같은 하얀 머리카락은 점점 길어지기 시작하고 개구쟁이 같은 통통한 볼과 앙증맞고 조밀한 이목구비가 활짝 피어나는 꽃망울처럼 성숙해져 간다.

앳된 얼굴에서는 젖살이 점점 사라지며 어린아이에서 소녀로 진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슴이 없다.

몸이 커지며 팔다리도 길어진다. 키 120cm 정도에서 150cm까지 자랐을 무렵 몸에서 흘러나오던 푸른 빛이 사그라지고 키만큼 길어진 머리카락이 어지러이 거실 바닥을 수놓지만….

가슴이 없다.

더이상 자라지 않고 푸른 빛도 흘러나오는걸 멈췄을 때 미호가 꿈틀하더니 살며시 눈을 뜬다.

아아. 귀엽고 조그만 어린 미호는 이제 없구나.

가슴도.

여전히 하얗고 보드라운 여우 귀와 1개가 더 늘어 7개의 하얀 꼬리를 가지게 된 미호는 밤하늘 같은 커다란 눈동자로 날 올려다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면서 날 부른다.

- …주인님?

장난기가 넘치던, 약간 새는 어린 목소리가 아닌 사춘기를 지나는 듣기 좋은 고음의 목소리. 산들바람처럼 귀를 간지럽히는 미호의 목소리에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 에헤헤.

엇, 고양이 같은 얼굴로 일곱 개의 하얀 여우 꼬리를 살랑거리는 모습은 어린 미호의 그건데. 꼬마 미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구나.

“일단 옷부터 입자.”

미호의 얼굴에서 시선을 내렸더니 존재하지 않는 허무의 그것과도 같은 허허벌판이 눈에 들어와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내 시선을 따라 자기 가슴을 본 미호는 의아한 표정이 되더니 자기의 밋밋한 가슴을 더듬으며 중얼거렸다.

- 웅? 주인님. 나 왜 가슴이 없어?

그러니까 옷부터 입자! 내게 가슴…. 흉부를 들이밀며 물어보는 미호한테서 시선을 돌리면서 프랑과 화연이를 불렀다.

“빨리 이 녀석 데려가서 옷 좀 입혀.”

“앗?! 미, 미호야. 그럼 못써!”

그제야 멍한 표정으로 미호의 진화를 지켜보던 프랑이 깜짝 놀라면서 허둥지둥 달려와 미호의 팔을 잡아끈다.

“…옷 입으러 가지.”

- 우웅?

어린이용 호박 팬티가 성인용 타이즈 팬티 같아진 미호의 팔을 잡고 침실의 드레스 룸으로 끌고 가는 프랑과 화연이를 보다가 이마에 살짝 맺힌 식은땀을 소매로 훔쳤다.

“우리 서하의 장래 희망은 하렘 왕인 거니?”

“…뭔 소리야?”

“거유 빈유 풍유에 로리 속성과 여우 귀 속성에 천사 속성에 푼수녀 메이드녀…. 다 수집하고 있잖아.”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영은이는 뾰로통한 얼굴로 내 뺨을 꾹꾹 누른다. 수집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황당한 기분에 영은이를 돌아보는데 귀에 소피아와 히아리드의 중얼거림이 들려온다.

“메이드…. 우헤헤….”

=저는 천사입니까….=

거기에 시…… 컴프 어쩌고 하는 영은이의 중얼거림도 살짝 들렸는데 워낙 작은 소리라서 잘 들리지 않았다. 근데 소피아는 메이드가 아니라 푼수 속성 일 거 같은데…. 입을 살짝 내밀고 뾰로통한 입술에 살짝 키스해주면서 말했다.

“하렘이라니,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천총운검에 TP를 넣으면 여자의 귀곡성이 들리지 않니? 이스펙트에 깃들어있는 누호디도 여자잖아! 거기다 암흑이도 여성성을 가지고 있구!”

영은이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면서 내 뺨을 살짝 꼬집는데 단순한 투정으로 보여서 웃어 넘겨버렸다. 그나저나 미호가 빈유라니, 보통 여우는 색기 포지션 아닌가.

그때 스포티한 옷차림으로 드레스 룸에서 뛰쳐나온 미호가 징징거리면서 내 품에 달려들었다.

- 주인님~! 나 가슴이 없어어!

미호는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게 정말 슬프다는 얼굴이었다.

내 허릴 끌어안고 끅끅거리는 소리로 울먹이는데 뒤따라 나온 프랑과 화연이는 피식피식 웃으면서 징징거리는 미호를 귀엽다는 얼굴로 바라봤다.

- 어째서야? 커지면 히아리드처럼 가슴 커지는 거 아니었어?

정말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로 눈물을 방울방울 매달고 날 올려다보며 묻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나 고민되기 시작한다.

“으…음. 미호야. 실은 말이지.”

- 응!

…에라 모르겠다.

“이 세계에는 가슴 신이라는 알려지지 않은 신이 존재하는데, 그 신 님은 무척이나 변덕이 심해서 누구한테는 큰 가슴을 주고 누구한테는 작은 가슴을 주거든?”

- 응응!

“그런데 그 가슴 신 님은 금발에 바보라서 똑똑하고 머리가 좋은 여자아이들을 싫어해. 우리 미호처럼 예쁘고 똑똑하고 머리가 좋은 애들한테는 큰 가슴을 주지 않아.”

- 이잉….

아주 울상이 되어버린 미호는 훌쩍거리면서 프랑과 화연이, 영은이, 히아리드를 순서대로 보더니 다시 날 돌아보며 물었다.

- 그럼 프랑 하구 화연하구 영은 하구 히아리드는 멍청하고 못생겨서 가슴이 큰 거야?

헉….

“호오….”

“흐음….”

“흐응….”

=…….=

미, 미호야. 니가 지금 날 죽이려 드는구나. 차가운 눈빛의 연인들을 보니 등줄기에 오한이 들기 시작한다.

“…미호야? 아까 주인님이 가슴 신의 성격이 어떻다고 했지?”

- 우웅? 변덕이 심해서 누구한테는…. 아항! 그렇구나~ 가슴 신님이 변덕쟁이라서…. 이잉! 가슴 신 미워!!

다시 내 허리를 끌어안고 징징거리는 미호의 뒷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연인들의 모습을 힐끔 보니 피식거리고 흥흥거리는 게, 다행히 잘 넘긴 거 같다.

휴우.

============================ 작품 후기 ============================

가슴 신은 누구에게나 불공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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