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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스-296화 (296/517)

00296  이럴 때면 여자가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진짜 모르겠다.  =========================================================================

관광버스가 태백시를 향해 출발하자마자 영은이는 일부러 자리를 피해주려는 건지 차량 보조석으로 걸어가서 털썩 앉아버렸다.

그렇게 영은이가 제일 앞으로 가버리자 애들은 그제서야 긴장감을 풀기 시작하는데…. 경기라도 일으켰는지 가슴을 톡톡 두드리는 한고은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야. 왜 그렇게 여사님을 무서워해?”

“무서워하긴! 우, 우리끼리 놀러 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이사장님…. 대통령님이 옆에 나타나셔봐! 안 놀라나!”

“맞아…. 서하 너무해. 이야기도 해주지 않고….”

한고은 옆에 앉아있던 수유리는 다람쥐 눈망울처럼 날 빤히 보면서 불만을 표시하는데 앞자리에 조민호와 함께 앉아있던 김창현이 뒤돌아보며 말했다.

“야. 미리 알아둬서 뭐하게. 이사장님이 오시는 줄 알았으면 안 오려고 했냐?”

“누가 안 온대? 마음의 준비라는 게 있잖아!”

“네 성격에 퍽이나 마음의 준비를 하겠다. 보나 마나 밤새도록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한숨도 못 잤겠지. 그리고 리조트에 도착하자마자 픽 꼬꾸라져서 밤까지 쿨쿨 자 버릴 테고.”

실실 쪼개면서 말하는 김창현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바라보던 한고은은 고개를 팩 돌려버렸다. 갈구지 않는 걸 보면 저게 맞는 말인가보다.

버스의 가장 뒷좌석에는 시무룩해진 누나가 프랑이랑 화연이하고 같이 앉아있고 강소라는 리디아와 함께 앉아있었다.

강소라와 함께 앉아있는 리디아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세쌍둥이는 어쩌고 혼자 왔어?”

“그, 아, 아이들에게는 휴식시간을 줬어요. 그 아이들이 올 필요는 없는 장소니까요….”

확실히 하나의 집단치고는 무지막지 강한 전력이지. 거기다 리디아 자신도 빛 속성 D 클래스 능력자니까. 근데 얘도 상태가 왜 이렇게 메롱 하지.

안색이 창백하고 식은땀을 살짝 흘리는 게 진짜 어디 아파 보이는 얼굴이다.

“여사님이 그렇게 무서워? 왜 그렇게 덜덜 떠냐.”

이러다 쓰러질 거 같아서 리디아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힐링 터치를 걸어주니 그제서야 안색이 풀리고 숨을 몰아쉬더니 살짝 붉어진 얼굴로 나한테 머리를 숙여 인사한다.

“고, 고마워요. 여사님 앞에만 서면 저도 모르게 긴장되서…. 사실 조금 무섭기도 해요.”

배시시 웃긴 하지만 동요가 가득한 얼굴이라 이해가 안 가는데 옆에 앉아있던 강소라가 나른한 고양이 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사장님을 뵙고 긴장 안 하는 게 이상한 거야~ 나도 처음 뵀는데 카리스마 가득한 모습이셔서~ 살짝 지릴 뻔했어~.”

“소, 소라 양!”

“왜에~?”

“지, 지린다니, 여자아이가 그런 표현을 쓰면 안 돼요!”

“왜 안돼~?”

“상스럽잖아요!”

“상스럽긴~? 생리 현상이라구~. 리디아는 오줌도 안쓰부브븝.”

“소라 양~!”

상여자 강소라와 요조숙녀 리디아가 토닥거리는 모습을 보고 자리를 벗어나 그 뒤에 앉아있는 강주찬에게 다가가니…. 미호가 게임기를 들고 강주찬 옆에 앉아있었다.

그러고 보니 강주찬의 손에도 같은 게임기가 들려있다.

“미호 거기서 뭐 해?”

- 쥔님! 이 인간 레이드 몬스터 헌터 무지 잘해! 레벨이 최고 레벨이야!

내가 가까이 다가오자 미호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핑크색 게임기의 화면을 나한테 들이미는데…. 미호의 아이디인 ninetailFox LV. 221 바로 아래에 kjchan LV. 999라는 아이디가 붙어있다.

헐, 평균 400렙에 최고레벨 999렙인 그 게임에서 999렙이라고? 시간만 나면 게임기 붙잡고 있던 미호도 이제 221렙인데….

강주찬의 아바타는 그야말로 번쩍거리는 최고급 장비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그에 비하면 미호의 아바타는 길가에 주저앉아있는 거지꼴이다.

“레몬헌 만렙은 개노답이라던데….”

“아하하.”

- 이거! 이거 같이 잡아! 노산신뇽!

미호는 자기 핑크색 게임기를 들고 강주찬에게 보여주면서 강주찬을 조르기 시작한다.

방을 만드는지 조막만 한 손으로 게임기를 만지는 미호를 귀엽다는 얼굴로 바라본 강주찬은 머쓱한 표정으로 코 밑을 훔치면서 입을 열었다.

“내 동생이 레몬헌을 좋아해서 도와주려고 하 다 보니까 이렇게 된 거야. 그, 그렇다고 레몬헌을 싫어한다는 건 아니고.”

음. 강주찬 여동생 이름이 강주예였나? 큰 눈망울이 귀여운 소녀였는데 암만 봐도 이 녀석은….

“너 시스콘이지?”

“…묵비권을 행사하겠어.”

- 얼릉~!

“아, 알았어. 지금 들어갈게.”

원래 강주찬 옆에 앉아주려고 했는데 미호가 같이 놀아주면 신경 안 써도 되겠다. 강주찬 저놈도 미호랑 놀아주는 게 즐거워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누나랑 연인들이 앉아있는 뒷좌석으로 걸어가는 데 불편한 모습으로 좌석 한곳에 구겨져 있는 히아리드가 보인다.

“…괜찮냐.”

=괜찮…습니다. 하늘님.=

안 괜찮아 보이는데…. 마치 하얀 이불보에 꽁꼼 묶여서 좌석에 구겨져 넣어진 듯한 모습의 히아리드는 답답함을 참는 목소리로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네 장의 날개는 한장 한장이 히아리드보다 더 크고 히아리드 자체도 키가 220 가까이 되니 인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차와 좌석은 몸에 맞지 않겠지.

말 그대로 구겨진 짐짝처럼 처박힌 몰골이라 손을 뻗어서 히아리드의 팔을 잡고 일으켜 빼내서 세웠다. 부드득 투둑 하는 소리와 함께 좌석 사이에 낑겨있던 히아리드는 통로로 나오면서 살짝 한숨을 쉰다.

엉망으로 구겨진 원피스를 펴고 날개를 살짝 살랑이는데 저 앞에 앉아있던 여자애들이 좌석 위로 얼굴을 내밀고 히아리드를 보면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와아…. 백조처럼 하얀 날개….”

“진짜 예뻐!”

히아리드의 팔을 잡고 다시 운전석 쪽으로 걸어가서 최수한에게 잠시 차 좀 세우라 하고 히아리드에게 말했다.

“넌 몸이 크니 그냥 하늘을 날아서 따라오는 게 낫겠다. 그쪽이 너도 편하지?”

=네. 그리하겠습니다, 하늘님.=

멈춰선 관광버스에서 내린 히아리드는 다행이라는 듯이 살짝 한숨을 쉬더니 날개를 펴서 하늘로 날아올랐고 나도 다시 뒷좌석으로 이동해 누나의 옆에 앉았다.

“…….”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살짝 돌려버리는 누나를 보니 가슴이 답답해졌지만…. 시간은 많으니까.

왜 이러는지 천천히 캐물어 봐야지.

프랑이 누나의 기분을 풀어주고 나도 애들과 게임을 하거나 놀거나 잠깐 눈을 붙이면서 3시간 동안 차를 타고 이동했더니 강원도 정선군 끝자락에 위치한 하이원 리조트에 도착했을 땐 해가 지고 있었다.

많은 수의 콘도가 스키장 인근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주말을 스키를 타며 보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최수한이 예약한 곳은 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3층짜리 최고급 펜션 하우스였다.

3채의 펜션 하우스 중 사용 중인 곳은 우리가 들어온 한 곳뿐이어서 화연이나 영은이도 남들 눈을 신경 쓰지 않고 놀 수 있을 거 같다.

얼마 전에 눈이 내렸다더니 말 그대로 통로를 제외하면 눈이 한가득 쌓여서 온통 새하얀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펜션 하우스에는 주차장도 따로 마련되어있는 게, 따로 고급화 전략을 시도한 거 같은데 이렇게 사람이 없어도 괜찮나?

가장 먼저 관광버스에서 내린 미호는 머리 위에 암흑이를 올려놓은 채 자기 꼬리 색과 같은 눈에 호기심을 보이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뽀득. 뽀드득. 뽀득뽀득뽀득

- 발밑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입김이 신기한지 호호 불면서 새하얀 눈밭에 이리저리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던 미호는 곧 추워졌는지 몸을 부르르 떨고서는 히아리드의 품에 안겨버렸다.

일행을 이끌고 펜션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서 공간 지각으로 살펴보니 1층은 주방과 식당, 거실과 한쪽에는 대형 욕탕까지 마련되어있었고 2층과 3층은 층마다 객실이 3개씩 들어간 고급 펜션이었다.

“스키 장비는 이쪽에 있습니다. 사이즈별로 준비해놨습니다.”

최수한이 가리킨 곳은 1층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번쩍번쩍 빛나는 스키 플레이트나 폴, 갖은 색의 스키복 세트가 진열된 진열장이었다.

애들은 영은이를 눈치 보며 우물쭈물하고 있는 게 지금 당장 스키 타러 가고 싶은데 영은를 보니 뭔가 허락이라도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표정이다.

펜션 하우스 내부를 둘러보던 영은이는 착하고 아름다운 이사장 코스프레를 하는지 상냥하게 웃으면서 우물쭈물하는 애들한테 입을 열었다.

“난 신경 쓰지 말고 재밌게 놀도록 하렴.”

“네!” “넵!”

영은이의 허락이 떨어지자 한고은과 김창현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운차게 대답하고 바로 진열장으로 뛰어가 버렸다.

- 이거 모야?

=벽난로인듯합니다.=

진짜 나무 장작이 들어가서 자작거리며 타오르는 벽난로가 신기한지 미호는 히아리드의 손을 잡고 벽난로에 걸어가고 미호의 귀여운 모습과 히아리드의 천사 같은 모습을 구경하던 애들도 진열장 앞에서 부르는 한고은과 김창현에게 걸어간다.

“방이 어떻게 되니?”

“2층과 3층에 같은 크기와 종류의 객실이 3개씩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3층으로 올라가 있을게~.”

“어? 스키 안타고?”

시끌시끌하게 스키복과 플레이트를 고르던 녀석들을 힐끔 바라본 영은이는 눈웃음을 지으면서 작은 잔을 들어 뭔가 마시는 모습을 흉내 낸다.

술 마시려는 건가? 내 짐작이 맞았는지 영은이는 최수한에게 술과 안주를 가지고 오라 시키더니 프랑과 화연이, 누나를 끌고 3층으로 올라간다.

프랑 들이 3층으로 사라지니 애들은 거리낄 게 없는지 신나는 모습으로 스키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스키장의 묘미는 야간 스노보딩이지!”

“우와~! 스키 장비가 전부 새거야! 이거 아무거나 입어도 되는 거야?!”

“옷은 어디서 갈아입는 거지~?”

“마음대로 골라 쓰십시오. 탈의는 2층에 객실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갈아입으시지요.”

강소라의 말에 뒤에서 짐을 정리하던 최수한이 이야기해준다.

2층 객실이라는 이야기에 여자애들이 꺅꺅거리면서 스키복을 챙겨서 올라가 버리고 남자 놈들도 뒤질세라 빠르게 2층으로 달려 올라가 버리자 1층에는 짐을 정리 중인 최수한과 벽난로 앞에서 나무 장작을 있는 대로 쑤셔 넣는 미호와 그 뒤에 앉아 가만히 지켜보는 히아리드만 남았다.

벽난로에 빈 곳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장작을 쑤셔 넣던 미호는 재미가 없어졌는지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내 옷자락을 잡고 물어본다.

- 쥔님. 스키가 모야?

“저 좁고 길쭉한 판이 보이지? 저걸 신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놀이야.”

- 우웅? 높은 데서 낮은 데로 왜 미끄러져 내려와?

미호는 스키의 개념이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래서 녀석을 품에 안고 1층 발코니로 나와 훤히 보이는 스키장의 전경과 사람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렇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면 평범한 사람들은 쉽게 못 느끼는 속도감을 느낄 수 있거든. 미호도 해볼래?”

- …흰 거 차가워. 차가운 거 시러. 안 할래!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미호는 내 품에서 뛰어내리더니 벽난로에 가득 찬 장작을 꺼내던 히아리드에게 뛰어간다. 장작 정리를 끝낸 히아리드의 다리 사이에 앉은 미호는 게임기를 꺼내서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 중독 구미호라니.... 히아리드의 다리 사이에 앉아 게임을 하는 미호를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가니 큰방에는 여자애 넷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고 작은 방에서는 남자애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김창현과 강주찬, 조민호가 스키복을 갈아입는 방으로 들어가니 잔뜩 흥분한 김창현이 당장 소리친다.

“야야. 넌 왜 안 갈아입냐?! 스키 안 타?!”

“좀 있다 타려고. 니들도 알겠지만, 리디아 따로 내버려두지 말고 꼭 같이 다녀라.”

“그야 당연하지!”

“그런데 선배님 안색이 안 좋으시던데 괜찮으신 거 맞아?”

하얀색 스키복을 입은 강주찬이 조금 뚱뚱해진 모습으로 스키 모자를 쓰며 물어왔다. 뒤에서 말없이 주변 애들을 챙기던 녀석이라 그런지 눈치가 빠른 거 같다.

김창현이나 조민호는 전혀 몰랐다는 얼굴로 강주찬을 보더니 두 녀석도 입을 열었다.

“어, 난 눈치도 못 챘네. 시하 선배님 어디 아프신 거냐?”

“몸이 안 좋으신데 우리끼리만 노는 것도 좀 그런 거 같은데….”

서로를 보더니 이렇게 우리끼리 놀아도 괜찮은 건가 하는 녀석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면서 말했다.

“그래서 지금 가서 챙겨보려고. 일벌레라서 억지로 데려와서 그런 걸지도 모르니까 신경 쓰지 말고 재밌게 놀아.”

“그랴.”

스키복을 다 챙겨입은 녀석들이랑 방을 나오니 김창현은 당장에 여자애들이 있는 방으로 뛰어가더니 문을 벌컥 열어젖힌다.

저런, 여자애들 아직 옷 갈아입고 있는데.

“야! 얼른 나가…자….”

벌컥 열어젖힌 문 너머로 여자아이들이 속옷 차림으로 굳어버린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한고은은 역시나 검은색 레이스 속옷이군. 오호, 리디아는 옷을 입으면 말라보이는 타입이었나? 수유리는…. 애도를 빌어줘야겠는걸.

“…!!”

“꺄아아!”

“꺅!!”

“이 김 변태 자식!! 당장 문 안 닫아!!”

“미, 미안!!”

여자애들이 황급히 손에 든 옷으로 몸을 가리면서 비명을 지르니 눈앞의 살결의 파도에 굳어있던 김창현도 깜짝 놀라면서 황급히 문을 닫아버린다.

빨갛게 달아오른 김창현을 한심하다는 눈으로 보고 있으려니 자기도 머쓱한지 손을 들어 머릴 긁적인다.

“아직 덜 갈아입었을 줄은 몰랐네. 데헷.”

“데헷은 개뿔. 나중에 명복이나 빌어주마.”

“아, 폴대에 찍히면 아픈데.”

여자 방은 함부로 문 벌컥벌컥 열면 안 되는 것도 모르냐?

3층으로 올라와서 누나가 어디 있나 살펴보니 가장 큰 방에 누날 앞에 두고 프랑이랑 화연이랑 영은이가 테이블에 앉아 마주 보고 있었다.

누나는 그냥 고개만 숙이고 있었고 연인들도 입을 다문 채 다들 뭔가를 생각하는 모습이다.

나무와 달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니 다들 내게 시선을 주지만, 누나는 나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살짝 화나고 삐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려버린다.

“나만 두고 넷이서 무슨 음모를 꾸미는 거야? 그랑 블루 회장직을 계승하려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황당한 얼굴로 날 보던 프랑은 고개를 돌린 누날 힐끔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서하는 스키 타러 안 가세요?”

“스키는 탈 줄도 몰라. 그리고 스키보다 궁금한 게 더 커서 그거부터 해결하려고.”

영은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다가오는 날 보고 곤란하다는 표정을 하더니 옆에 앉은 화연이의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잠시 영은이랑 눈을 마주친 화연이는 누나의 시무룩하고 난감해하는 얼굴을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내가 가르쳐줄 테니 나가자.”

“어? 나는 누나한테….”

“그건 앞으로 천천히 알아가면 돼. 지금처럼 캐묻고 추궁하는 식이 되면 좋지 않다.”

그러면서 내게 붙어서 팔짱을 끼더니 힘으로 끌고 나간다!

“다녀오세요~”

“놀다 오렴!”

“어?! 뭐야 진짜! 나만 두고 작당 모의하는 거야?!”

화연이한테 끌려나가면서 뒤를 돌아보면서 소리치니 프랑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살짝 날아와서 내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그런 거 아니에요. 자, 얼른 나가서 놀다 오세요!”

방 밖으로 나와 문이 닫히는 모습을 보다가 불만스런 얼굴로 화연이를 올려다보니 슬쩍 웃으면서 내 팔에 팔짱을 끼면서 입을 연다.

“나와 단둘이 데이트는 싫은가?”

“싫냐고 묻는 이유를 모르겠어. 그보다 누나한테 진짜 궁금한 게 있어서 그러는데 이렇게 억지로 끌고 나오니 그러지.”

“네가 그렇게 관심을 보이고 시하를 닥달하면 시하는 더욱 곤란하고 힘들어할 거다.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면 자연히 너의 누나로 돌아올 거야.”

내 누나? 언제는 내 누나가 아니었나? 아무튼, 화연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역시 내가 한 행동이 추궁이고 괴롭힘이었나 보다.

============================ 작품 후기 ============================

제 이야기를 봐주시고 추천 선작 후원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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