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94 이럴 때면 여자가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진짜 모르겠다. =========================================================================
…이놈시키. 내가 위협적이고 거슬린다고 까는 건 아니겠지?
아무튼, 다크매터 슬라임의 이야기를 히아리드의 번역을 통해 모두 들었을 때 그제야 하철수가 어떻게 되돌아왔는지 이해가 갔다.
“이런 식으로 이형종이 현실로 넘어온다는 게 가능하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
“하철수라는 매개물이 있어서 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위상 세계의 입장과 퇴장의 원칙을 보면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화연이와 영은이의 대화를 듣던 프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다크매터 슬라임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이 아이와 그랜드 터틀은 하철수에게 사랑, 보라색의 감정을 주입받은 걸까요?”
출렁? 추릉추릉.
슬라임은 몸을 찰랑찰랑거리면서 프랑의 이야기에 뭔가 반응을 보이자 히아리드가 옆에서 이야기해준다.
=사랑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있습니다.=
“네? 사랑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사람다운 행동이라고 해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마음. 어떤 존재를 무척이나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과 행동, 남녀 간에 좋아하는 마음 같은 것들을 사랑이라고 볼 수 있지요.”
“어쨌든, 거북이나 파충류, 개구리…는 양서류인가? 아무튼, 파충류가 많고 물 반 땅 반인 장소라니, 하늘 섬과 비슷한 장소 일 거 같은데…. 너, 그랜드 터틀보다 더 커다란 거북이를 본 적 있어?”
출렁? 출렁, 푸르릉 푸릉.
=없었습니다. 제가 본 가장 덩치 큰 녀석은 그랜드 터틀이었어요.=
으음. 초거대 거북이의 크기를 생각해보면 발견 못한다는 게 이상할 정도의 크기니까…. 그걸 모르는 건 아쉽다. 어쩌면 그랜드 터틀이라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죽어버린 녀석한테는 물어볼 방도 따윈 없고.
암튼 최고위 이형종이 다섯 마리나 모여있는 곳이라고 하니 그보다 약한 것들도 단계적으로 많이 존재했을 테고 그 덕분에 하철수가 저렇게 단시간에 강해질 수 있었겠지.
그놈도 어떻게 보면 참 운이 좋은 녀석이다.
정신 조작에는 뭔가 시전자의 안전을 위한 안전장치 같은 것도 없는 거 같은데 나처럼 위상력을 체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B 클래스가 될 때까지 멀쩡한 정신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던 거 잖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슬라임한테 사랑에 대해서 가르쳐주던 프랑이 날 보며 질문을 던졌다.
“역시 하철수가 그런 모습이 되어버린 건…. 그거겠죠?”
“응. 정신 조작의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서 대가리가 망가진 게 틀림없어. 하철수가 죽었을 때 네 감정은 어땠었냐?”
으후루꾸꾸루후으으후루꾸꾸루후으으후루꾸꾸루후으으후루꾸꾸루후으으후루꾸꾸루후으으후루꾸꾸루후으
…뭐야. 갑자기 온몸을 엉기고 설기더니 이상한 소리를 연속해서 낸다. 그 기묘한 울림과 반복되는 소리에 프랑은 물론이고 화연이와 영은이도, 내 무릎 위에 앉아있던 미호도 얼굴을 잔뜩 찡그린다.
=으어으으. 그때까지 겪어본 적이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넘쳐흘렀어요. 그중 몇 가지만 꼽으라면 격노, 슬픔, 절망, 광기의 네 가지 감정이었습니다. 그것은 주인님의 시선을 받기 전까지 저를 좀먹어가고 있었어요. 하지만 주인님의 시선을 받는 순간 내면의 혼돈은 사라지고 온전히 주인님의 충성스런 저만 남았지요!=
얼굴을 찌푸리고 있던 화연이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정신 조작을 걸어둔 목표는 시전자가 죽으면 정신이 붕괴하는 건가?”
“그런 거보다 정신 조작이 애정 쪽이라 정신 조작을 건 대상이 죽어 억장이 무너진 쪽으로 해석하는 게 맞지 않겠니?”
영은 이 이야기를 들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래서 지금 니가 나한테 느끼는 감정은 어때?”
뿅! 찰랑! 띠용!
=이 감정은 다른 의미로 표현할 수 없어요! 주인님께 버림받으면 저는 저로 존재하지 못하고 산산이 흩어져 사라져버릴 거에요!=
…저건 다크매터 슬라임의 말이겠지만 히아리드는 무표정이면서 열정적인 목소리로 통역을 해줘서 마치 히아리드가 나한테 고백하는 느낌이다.
이건 나만 그런 게 아닌지 화연이와 영은이 표정이 살짝 썩어가고 있었다.
“어 그래. 그런데 니 이름은 뭐냐.”
…출렁? 출렁출렁.
=이름…. 개체의 존재를 나타내는 단어 말인가요? 저는 그런 게 없어요.=
“그랜드 터틀도 오부토무소라는 이름이 있었는데 니가 없다고?”
추릉…. 뿌르릉.
=그 녀석은 다른 위대한 존재에게 이름을 받았다고 했어요. 저는…. 이름을 주는 존재가 없었어요.=
위대한 존재?! 그랜드 터틀이 위대한 존재라고 칭하는 존재라면 틀림없이 초거대 거북이다!
이 녀석은 감정이 슬프거나 마이너스 쪽으로 내려가면 몸이 퍼지나 보다. 액체처럼 퍼져나가면서 내 손에서 흘러내리려는 녀석을 쓸어담으면서 말했다.
“그 위대한 존재라는 거에 대해 아는 거 더 들은 거 없어?”
뿌릉
=없어요.=
“없… 구나. 쩝.”
좋다 말았네. 아무튼, 가만히 내 손 위에서 찰랑거리는 검은색의 반투명한 녀석을 내려다봤다. 이제 앞으로 함께 지낼 건데 계속 다크매터 슬라임으로 부르는 것도 우스우니 이름이나 지어줘야겠다.
“그래. 그럼 네 이름은 앞으로 암흑이다.”
“서하….” “서하, 그건 좀….” “서하야….”
…뭐야,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건데.
푸릉?! 찰랑찰랑! 찰박찰박!
=그게 제 이름인가요?! 저에게 이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쁜 듯이 온몸을 격정적으로 찰랑거리는 암흑이를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보는 프랑이랑 영은이의 얼굴을 보니 발끈하는 감정이 튀어나온다!
“왜! 암흑, 나쁘지 않잖아! 암흑이도 저렇게 좋아하는 데 당사자만 좋으면 됐지!”
출렁♪ 출렁♪
=너무 좋아요♪ 이름이라니♪=
“…너흰 조용히 하렴. 본인이 좋다면 좋은 거지만…. 서하야. 앞으로 우리 아가들 태어나면 꼭 우리랑 상의해서 이름 짓기다? 약속해야 해?”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내 손을 꼭 잡고 거듭 부탁과 다짐을 받아내려는 영은이를 보며 찜찜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버렸다. 싫다고 했다간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
“알았어.”
영은이의 다짐과 당부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주니 연인들이 다시 한 번 짠하다는 시선을 보낸다.
“…됐어. 아무튼, 암흑이 넌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냐?”
출렁출렁~ 찰랑찰랑~
=우헤헤, 제 능력 말씀이신가요! 저는 몸에 닿은 걸 무엇이든지 분해해 버릴 수 있습니다! TP나 위상력으로 이루어진 스킬은 흡수해서 몇 배로 방출할 수도 있고요! 충격도 흡수할 수 있어서 제가 감싸고 있는 건 절대 부서지거나 다치지 않아요!=
암흑이의 자기 PR은 무척이나 간단한 분해, 흡수, 방출, 보호의 네 가지 뿐이지만 그야말로 실속의 결정체다.
“그런데 넌 내 공간의 벽을 분해 못 했잖아.”
추, 출렁….
=앗? 그건…. 그러니까.=
출렁출렁! 추르릉!
=저도 제가 분해를 못 하는 능력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그러니까 주인님은 저의 존경을 받으실 자격이 있다 못해 흘러넘치는 겁니다!=
“…….”
뭔가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과 대답이다. 삐딱한 표정으로 녀석을 내려다보니 녀석도 내 기분을 눈치챘는지 불안한 모습으로 찰랑거린다.
=그게…. 저도 조금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확실한 대답을 못 드려서 죄송해요!=
“뭐, 됐어. 그럼…. 넌 혼자 움직일 땐 최고 속도가 어느 정도야?”
…출렁…. 출렁출렁.
=별로 빠르진 않아요. …죄송합니다! 느려요! 저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이형종은 본적이 없어요….=
그냥 반투명한 점액질로만 이루어진 녀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만큼 감정 표현이 다채로운 녀석이구만.
“그 점은 아쉽군. 그래도 다른 능력은 뛰어나니까 앞으로 네 도움을 많이 받을 거 같다. 앞으로 잘 부탁해.”
출렁? 푸릉푸릉!
=네? 네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히히.=
내 이야기가 무척이나 기뻤는지 몸을 띠용 띠용 거리면서 꾸물거리는 반투명한 검은색 슬라임은 내 팔을 타고 어깨로 올라오더니 몸을 으쓱으쓱한다.
이렇게 다크매터 슬라임은 암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우리 가족에 편입되는 순간이었다.
조금 어벙한 모습도 보이는게 불안한 면이 없진 않지만, 전투기의 미사일에도 멀쩡했고 그랜드 터틀의 비기인 빅뱅에도 멀쩡한 모습을 보였다. 이 정도면 명실공히 최강의 방어구 펫이 아닐까.
앞으로 내가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워야 하거나 자리를 비우게되면 화연이나 영은이한테 암흑 이를 맡겨놓고 도움을 주고받으라고 해놓으면 걱정이 없을 거다.
누가 뭐래도 암흑이는 위상력 1,422만의 최고위 이형종이니까.
다음 날 아침, 공간 지각으로 출근하는 누나를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세상에, 통합관리부장직에 오른 뒤로 단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집 회사 집 회사를 반복하다가 여름방학이 끝난 뒤로는 집과 회사 사이에 학교가 끼어있는 생활의 반복이다.
오늘은 토요일인데도 아침 7시에 집무실로 향하는 하얀색 명품 정장을 입은 누나는 진짜 워커홀릭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거처럼 보인다.
영은이는 프랑을 붙잡고 거실에서 노트북으로 신상 화장품과 옷 등을 구경하고 있었고 화연이는 혜령이 이모한테 2일간 자리를 비운다고 이야기 하러 갔지.
이 틈에 누나한테 가서 요즘 왜 이러는지 캐물어 봐야겠다.
“누나한테 갔다 올게.”
“응~.” “다녀오세요.”
거실 바닥을 혼자 굴러다니는 암흑이를 집어서 어깨에 올리고 노트북을 보느라 얼굴도 안 돌리고 손만 흔드는 그녀들 앞을 지나 테라스로 나갔다.
자기 집무실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누나는 바로 업무를 시작하려는지 자기 자리에 앉아 책상 위에 가지런히 정돈되어있는 서류철을 하나씩 열어보기 시작한다.
바로 누나의 의자 뒤편으로 공간 도약을 했다. 주변 풍경이 바뀌면서 누나의 진갈색 가죽 의자의 등받이가 시야에 들어오고 그 앞에 앉아있는 누나의 중얼거림도 함께 들려온다.
“…눈 여겨둔 실력있는 교수나 학자들은 아무리 돈을 써도 안 오네…. 어중이떠중이를 모아 싱크탱크를 만들어 주고 싶진 않은데….”
내가 뒤에 서 있는 줄도 모르고 인증기를 만지며 중얼거리는 누나는 골치 아픈지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면서 다시 중얼거린다.
“국내가 이러니 해외의 학자들이라도 알아봐야겠…. 엄마야!”
그때야 내 인기척을 느꼈는지 누나는 화들짝 놀라면서 의자에서 굴러떨어져 버렸다.
“왜 그렇게 놀래?”
“아야야…. 이잇! 아무 소리 없이 뒤에 나타나면 당연히 놀라지!!”
주저앉은 채 골반을 톡톡 두드리던 누나는 내 목소리를 듣고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내게 주먹 감자를 먹인다.
피식 웃으면서 누나에게 손을 뻗으니 뾰로통한 표정으로 내 손을 잡아온다. 팔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니 누나는 내 왼쪽 어깨에 올려져서 찰랑이는 암흑이를 보고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물었다.
“얘가 다크매터 슬라임이야?”
“응. 어제 길들였어.”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암흑이를 요리조리 살펴보던 누나는 '핫!' 하고 놀라더니 바로 표정을 가다듬었다.
“…그래. 그건 그렇구 무슨 일로 온 거야?”
다시 의자에 앉는 누나를 보면…. 갑작스럽게 허를 찌르면 예전처럼 스스럼없고 날 귀여워하는 누나의 모습을 보이지만, 지금처럼 정신 차리면 갑작스럽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반응이 변한다.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저런 모습을 보인다는 거지.
“주말에도 일해야 할 만큼 바빠?”
“윗사람이 바쁠수록 회사가 잘 돌아가는 법이야. 아무튼, 왜 온 거야? 이번 주말은 화연이가 쉬는 날이니까 할 일 없으면 데이트나 하러 가.”
목소리에도 살짝 냉기가 스며들어있다.
“어, 안 그래도 오늘 오후에 1박으로 스키장에 놀러 갈 거야. 여사님이랑 프랑이랑 미호하고 히아리드하고 최수한하고 다~ 갈 거야.”
“응? 그, 그래. 스키장…. 재밌겠네. 잘 놀다 와.”
살짝 부러움? 질투? 화난 거 같기도 하고 슬퍼하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복잡한 표정을 순간적으로 지었다가 무표정으로 고친 누나는 의자에 앉더니 다시 서류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에이 진짜. 서류를 들고 검토하는 누나한테 다가가 손에서 서류를 뺏어 책상 위에 던져버리니 흠칫 놀라면서 날 올려다본다. 놀란 토끼 눈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누나의 팔과 어깨를 잡아 뒷산 꼭대기로 공간 도약을 했다.
주변 풍경이 한번 깜빡이는 순간 집무실에서 나무가 우거진 숲 한복판으로 이동되었다.
“꺄아!”
의자에 앉아있던 누나는 풍경이 바뀌자마자 뒤로 발라당 자빠지려 하길래 손을 뻗어 허리를 잡아 일으켜 세워줬다.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던 누나는 이내 화난 표정을 하고 허리춤에 손을 올리더니 살짝 언성을 높였다.
“야!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러는 누나야말로 뭐 하는 건데?”
“뭐?”
누나는 내 반문에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이 어처구니없는 얼굴을 한다.
“왜 자꾸 나한테 쌀쌀맞게 대하려고 하는 거냐고. 저번부터 계속 그랬잖아.”
“쌀쌀맞긴. 이상한 소리 하지 말구 얼른 집무실로 데려다줘.”
그렇게 말한 누나는 여기가 어딘가 싶어 주변을 돌아보는데 그 모습이 마치 나랑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 같아서 살짝 화가 나기 시작했다.
“싫어. 프랑도 화연이도 뭔가 아는데 말 안 해준단 말이야. 그러니까 누나한테 직접 들을 거야. 날 대하는 태도가 이상해진 건 영국에서 돌아온 뒤부터였어. 내가 뭐 잘못한 게 있으면 고칠 테니까 말해봐.”
팔짱을 끼고 누날 보면서 프랑이랑 화연이를 언급하니 내게 등을 보인 채 서 있던 누나의 어깨가 살짝 움츠러든다. 그리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이상해진 것도 아니고 니가 잘못한 것도 아냐. 이게 평범한 남매 사이라구. 저번에도 말했지만, 너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고 옆에 프랑이랑 화연이가 있으니 내가 더 챙겨줄 이유가 없어졌잖아. 그뿐이야.”
“그걸 믿으라고? 지금 누나 표정이 어떤지 알아?”
“아, 으.”
내 말을 들은 누나는 그제야 아차! 하는 얼굴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렸다.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인데? 뭐 때문에…. 앗!”
얼굴을 가린채 가만히 서있던 누나는 갑자기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검은 안개를 뿌리며 사라져버렸다! 70m 너머 나무 아래 그림자에서 나타난 누나는 섀도 점프로 빠르게 도망치기 시작한다!
출렁?
왜 도망치는 건데?!
나랑 제대로 이야기도 안 하려는 모습에 화가 진짜 날 거 같다! 바로 뒤쫓아 나무를 이리저리 피하면서 빠르게 달려가 누나가 다음에 나타날 법한 장소로 뛰어들었더니,
“읏?!”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화들짝 놀라면서 다시 섀도 점프를 썼다. …아니, 왜 울어? 그보다!
“어 딜도 망가!”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이야기 좀 하자니까!!”
“놀러나 가라니까!!”
“누나가 그런 얼굴을 하는데 내가 어떻게 놀러 가!!”
아 진짜! 나무 귀찮아! 콱 다 부숴버려!
누나는 섀도 점프로 그림자와 그림자 사이를 뛰어넘으며 도망가고 나는 그 뒤를 따라 가로막는 나무를 죄다 부셔버리며 전차처럼 돌진했다.
공간 도약을 막 쓰다간 누나랑 겹쳐져 버리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공간 도약은 무리야!
푸식!
바로 눈앞에 나타난 누나의 팔을 잡으려는 순간 눈앞에서 다시 검은 안개를 흩뿌리며 사라진 누나는 저 앞 70m에 나타난다.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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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를 봐주시고 추천 선작 후원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