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292화 (292/517)

00292  다크매터 슬라임.  =========================================================================

두 녀석이 뒹굴면서 투닥거리는…. 정확히 다크매터 슬라임은 미호를 때리기만 하고 미호는 맞기만 하는 모습을 보다가 학교 애들과 함께 놀러 간다고 한 게 생각나 한쪽에 얌전히 서 있는 최수한을 돌아보며 물었다.

“수한. 내일부터 1박으로 스키장에 놀러 가기로 했는데 갈만한 곳이 있어?”

“몇 분이 가시는 겁니까?”

“전에 여기서 아르바이트하던 녀석들 기억해?”

“학교 친구분들 말씀이시군요.”

“응. 그 녀석들에 리디아하고 프랑하고…. 화연이랑 영은이는 갈 수 있으려나. 누나도 데려갈까?”

최수한은 거실을 둘러보더니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15명분으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15명? 나랑 프랑이랑 화연이, 영은이에 7명 하면 11명인데? 음. 누나도 데려간다 치고 심부름할 최수한에…. 설마 미호하고 히아리드도 포함한 건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자신의 머리를 때리는 슬라임의 공격에 저항하는 미호와 녀석들의 옆에서 안절부절못하던 프랑은 난감한 표정으로 내게 날아오더니 내 손을 잡고 잡아당긴다.

“아이참! 서하, 말려보세요! 저러다 다치겠어요!”

둘 다 함부로 힘쓰지 말라는 내 명령을 어길 거라 생각은 안 드는데. 그리고 내 눈에는 슬라임이 미호한테 서열교육을 시키는 걸로 보인다.

하지만 프랑은 저러다 미호가 크게 다칠 거라 생각하는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최수한은 인증기를 켜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버리고 히아리드도 무심하게 이리저리 뒹구는 미호와 슬라임을 지나쳐서 자신의 지정석으로 가서 앉아버렸다.

프랑의 걱정을 멈춰줄 겸 이리저리 뒹구는 녀석들을 발로 밟아 멈춰 세우고 입을 열었다.

“둘 다 멈춰.”

- 우잉!

출렁~

내 말을 듣고서야 스르륵 미호의 몸에서 흘러내린 슬라임은 한곳에 뭉치더니 내 다리를 타고 기어오른다. 겨우 구속에서 풀려난 미호는 거실에 퍼질러 앉은 채 울상을 지으면서 두드려 맞은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내 다리를 타고 기어오르는 슬라임 녀석을 잡아 들어 올리면서 입을 열었다. 녀석에게 우리 집안 서열을 정확히 알려줘야지.

“우리 집에서 서열은 들어온 순서대로야. 위상력으로 서열을 가리지 않아.”

출렁…?

“히아리드, 이 녀석이 뭐라는 거야?”

=어째서인가요. 라고 합니다.=

어째서인가. 이 녀석은 뇌도 없으면서 어떻게 생각을 하고 표현을 하는거지? 아무튼 의아함을 내비치는 슬라임에게 손끝에서 1 TP를 뽑아서 녀석의 몸통에 떨어트렸다.

자그마한 푸른 물방울이 슬라임의 몸에 닿는 순간 파란빛이 스며든다.

출…렁? 출렁! 출렁출렁!!

음…. 막 꽈배기처럼 꼬이다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격렬하게 출렁거리는 슬라임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히아리드가 알아서 통역을 해주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라고 합니다.=

“내 능력이야. 이해가 가? 내 의사에 따라 위상력은 언제나 변동이 되니까 우리 집에서 위상력의 강약을 서열로 매길 순 없어.”

출렁…. 출렁출렁

=그런 것이었습니까. 주인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받아들이겠어요.'라고 합니다.=

어째 번역해주는 히아리드의 말투가 여자의 그거 같은데…. 부정형 슬라임 주제에 암컷 수컷 같은 게 나뉠 리도 없을 텐데.

“그러니까 우리 집 서열은 내가 첫 번째, 프랑과 화연이와 영은이가 두 번째고 미호가 세 번째. 히아리드와 최수한, 소피아가 네 번째고 슬라임 니가 막내야. ”

출렁.

=그리 말하시니 따르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이려면 펫 겸 방어구 한 마리가 추가된 건가. 이야기가 끝나서 슬라임을 거실 카펫 위로 살짝 집어 던지니 통통 튀어 오르며 카펫 위를 굴러간다.

그 모습에 미호는 여우처럼 네발로 납작 엎드리더니 여섯 꼬리를 살랑살랑거리다가 날쌔게 달려들어 슬라임을 양손으로 잡아챈다.

- 쥔님 말 들었찌? 내가 너보다 서열 위니까 앞으로 미호 님이라고 불러!

…출렁.

- 어? 왜에!

출렁출렁!

- 으우!

슬라임을 짜증 난다는 듯이 째려본 미호는 양손으로 슬라임을 잡고 좌우로 힘껏 땡기는데 그 순간 잡아당겨 늘어진 부분에서 촉수가 튀어나와 미호의 이마를 때려버린다.

찰싹!

- 아우!

그 뒤로 미호와 슬라임은 끊임없이 투닥거리면서 거실 바닥을 굴러다녔다. 슬라임 녀석에게 몇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그건 화연이와 영은이가 돌아오면 그때 확인해볼까.

1시간 뒤에 돌아온 최수한은 하이원 리조트 옆의 고급 펜션 하우스 한 채를 통째로 빌렸고 내일 오후 1시에 출발하면 된다고 전해왔다.

빠른데? 펜션 하우스 한 채를 빌렸으면 다른 사람들하고 부대낄 필요도 없을 테니 좋군.

“잘했어.”

“감사합니다.”

수한에게 칭찬해주고 머리를 길고 단정한 생머리를 살짝 쓸어주니 볼에 살짝 홍조가 들어선다.

일단 단톡방에 내일 오후 1시에 그랑 블루 빌딩 앞에 집합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띄엄띄엄 올라오던 글이 한 번에 우르르 올라오는 모습에 단톡방 채팅을 종료하고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

6시에 함께 퇴근한 화연이와 영은이는 거실에서 미호와 뒤엉켜서 굴러다니는 기다란 점액질의 슬라임을 보더니 조금 복잡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몸에 과부하가 걸리진 않니? 괜찮아?”

“괜찮아. 이 정도면 최고위 이형종 하나 정도는 더 정신 조작을 할 수 있을 거 같아.”

그 남은 한 마리는 양아치 이무기 그 뱀 새끼를 염두에 두고 있다. 양아치 이무기를 정신 조작으로 지배해서 어떻게 써먹어야 1회차의 원한을 풀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는데 영은이는 조금 심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우리 서하가 다크매터 슬라임을 지배한 게 벌써 몇몇 나라의 귀에 들어간 거 같아.”

“신경 쓰지 마. 조만간 위상 세계에 들어가서 양아치 이무기 그놈을 정신 조작으로 끌고 나올 거니까 그때가 되면 튀어나왔던 주둥이도 도로 들어가 버릴 거야.”

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화연이는 심란해 하는 영은이를 보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물었다.

“너무 걱정을 사서 하시는 게 아닙니까. 이미 서하는 세계의 강대국이라고 불리우는 나라들이 연합한다 해도 어찌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인간은 자기 눈으로 직접 본 것도 제대로 믿지 못하고 자기 좋을 대로 생각하는 종족이야. 가만 놔두면 간덩어리가 점점 커질 텐데 으음….”

“영은이는 생각해야 할게 많은 자리에 있으니까 사서라도 걱정을 해야 하는 거겠지. 어쨌든 걱정은 뒤로 미뤄두고 내일부터 1박으로 스키장에 놀러 갈 건데 같이 갈 거지?”

“스키장?” “스키장?!”

놀러 간다는 이야기에 화연이와 영은이의 눈이 번쩍 뜨이고 미호도 몸에 슬라임을 치렁치렁 매달고 달려온다.

- 쥔님 놀러 가? 스키장 가?

“그래. 학교 친구 녀석들이랑 리디아도 포함해서 같이 갈려고.”

- 나도? 나도 가는 거야?

미호는…. 스키장이 뭐 하는 곳인지 알고서 물어보는 건가? 내 바짓자락을 잡고 눈을 반짝이며 물어보는 미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래. 히아리드도 갈 거야.”

- 와아~! 스키장! 스키장!

좋아서 팔딱팔딱 뛰어다니는 미호를 보고 있으니 영은이가 조금 아쉬운 표정으로 날 보면서 말했다.

“우리끼리 가는 게 아니구나?”

“음. 그게 아쉬우면 우리끼리 갈까?”

영은이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지만 이내 헤벌쭉 웃으면서 내 옆에 달라붙으면서 입을 열었다.

“아냐 아냐~! 이미 약속한 건데 깰 수는 없지. 아무튼, 울 자기랑 처음으로 놀러 간다니, 정말 기쁜걸?”

스키장에 놀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자 국제 정세 따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는지 금방 콧노래를 부르면서 화연이와 프랑의 팔을 잡아서 옷가지랑 준비할 걸 챙기러 드레스 룸으로 들어간다.

최수한까지 가세해서 순식간에 준비를 끝마친 연인들은 씻기 위해 내 옷을 번개같이 벗겨버리더니 팔을 잡고 욕실로 들어갔다.

“어휴. 빨리 신촌동의 대저택이 완공됐으면 좋겠는걸. 넷이서 들어오니 욕조가 비좁아.”

이것도 작은 건 아닌데…. 가로 3m 세로 2m짜리 욕조니까. 우리 넷이 들어와도 충분할 정도잖아.

뜨거운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들어가니 오른쪽에는 프랑이, 왼쪽에는 영은이가 자릴 잡아버리니 늦게 들어온 화연이는 하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맞은편에서 머리를 욕조 끝에 기대고 몸에 힘을 빼더니 물에 몸을 띄웠다.

덕분에 보기 좋은 모양의 가슴이 섬처럼 물에서 솟아올라왔고 그 밑으로 매끄럽게 뻗은 일자형 복근과 탄탄한 아랫배에 보기 좋게 살집이 오른 조갯살이 눈에 전부 들어온다.

눈을 감고 편히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장난기가 들기 시작했다. 슬쩍 손을 뻗어 발바닥을 간지럽혔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짓궂은 생각이 들기 시작해 화연이의 예쁘고 귀여운 발을 잡고 좌우로 벌리니 두 다리가 벌어지며 화연이의 음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눈을 감고 얌전히 둥둥 떠있기만 해서 다음 행동으로 들어갔다.

내 발을 들어 눈을 감고 몸을 늘어트린 화연이의 엉덩이 구멍을 엄지 발가락으로 쿡 찔렀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상해서 엄지 발가락으로 슬쩍슬쩍 엉덩이 구멍이랑 조갯살 주변을 쿡쿡 찌르니 그제서야 얼굴이 살살 붉어지기 시작한다.

내 발장난을 옆에서 얼굴을 붉히면서 구경하던 프랑은 영은이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쿡쿡하면서 웃기 시작하자 못말리겠다는 표정으로 웃어버렸다.

영은이는 화연이가 눈치 못채게끔 내 다리를 눌러서 옆으로 살짝 비키게 만들더니, 사악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사슴같이 길고 탄탄한 발을 뻗어 화연이의 꽃잎을 좌우로 벌리더니 슬금슬금 문지르기 시작한다.

저거, 들키면 화연이가 가만 안있을텐데.

그런데 영은이는 더욱 대담하게도 엄지 발가락을 화연이의 꽃잎 구멍에 살짝 집어넣어버렸다.

“…!”

그 순간 눈을 번쩍 뜬 화연이는 자신의 그곳에 대고 장난치는 영은이의 발을 보더니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발목을 확 잡아당겨 버렸다.

“우풉!”

“자. 우린 씻으러 나가자.”

“네에.”

곧이어 욕조에서 벌어질 혈투를 피해 프랑의 허리를 끌어안고 욕조 밖으로 걸어 나오니 화연이가 화난 표정으로 영은이를 뒤에서 끌어안더니 두 발을 배에 감고 힘을 주면서 목에도 팔을 걸어 조이기 시작한다.

“꺄아! 우극, 잠깐! 스톱! 꼬르륵!”

“여사님은 코로 뜨거운 물 좀 마셔봐야 정신을 차릴 거 같군요!”

욕조에 가라앉아 뽀글거리면서 공기방울을 뿜어내는 영은이와 영은이의 배를 때리면서 숨을 뱉게 만드는 화연이까지, 첨벙거리면서 발가벗은 두 미녀가 뒤엉키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목욕 스펀지에 거품을 내면서 내 등을 밀어주던 프랑이 입을 연다.

“영은은 장난이 너무 심해요. 한번 크게 혼나봐야 장난기가 조금 수그러질까요?”

“글쎄. 암만 혼나도 저렇게 화연이를 괴롭히고 놀리려는 성격은 바뀌지 않을꺼야.”

“뜨거! 히익! 코에 물이! 항복! 항복!!”

“겨우 이 정도로 항복하는 겁니까! 콧구멍으로 욕조의 물을 절반은 마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히이! 서, 서하 살려…! 우풉! 꼬르륽….”

프랑이 내 몸 구석구석을 씻겨준 뒤 나도 목욕 스펀지를 받아들고 프랑의 부드러운 몸을 만지작거리면서 비누칠을 해주고 있으려니 소란스러운 욕조 안의 대결은 금방 끝이 나버렸다.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기며 승자의 모습으로 걸어 나오는 화연이 뒤로 익사체마냥 둥둥 떠오르는 영은이의 엉덩이가 욕실 전등의 빛을 받아 반질반질 빛이 난다….

“코 아파….”

반소매 티셔츠에 핫팬츠 차림으로 머리에 수건을 감은 영은이는 울상을 지으면서 코맹맹이 소리를 내다가 화연이를 노려본다.

“증말 너무한 거 아니니? 장난 한번 쳤기로서니 죽일 듯이 뜨거운 물로 고문하고! 콧구멍 익어버리는 줄 알았네!”

“제 그곳은 서하를 위해서 존재하는 겁니다. 그런 발가락으로 건드리려 하다니, 그 정도로 끝난 걸 감사히 여기시죠.”

거실로 나와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말리는 화연이는 영은이의 화난 시선에 눈도 깜짝 하지 않고 맞받아친다.

으르렁거리는 화연이와 영은이 사이에서 프랑이 둘을 말리고 히아리드와 미호도 다른 욕실에서 씻고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내 발치에서 굴러다니는 슬라임을 잡아 올렸다.

푸릉?

내 손에 잡힌 다크매터 슬라임은 끄트머리의 꼭지를 푸르르 떨더니 좌우로 살랑살랑 움직이기 시작한다.

“히아리드, 이리 와서 슬라임이 하는 말을 통역해봐.”

=네, 하늘님.=

“뭘 물어보시려는 거에요?”

프랑은 내가 슬라임을 잡아 올리는걸 보더니 몸을 띄워서 내 뒤로 스르륵 돌아와 목을 껴안으며 물었다.

화연이와 영은이도 눈싸움을 그만두고 내 발치에 앉아 내 손바닥 위에 올려진 까만 물방울 모양의 슬라임을 바라본다.

옆에서는 수한이 수건으로 미호의 긴 머리와 꼬리를 닦아주고 드라이어로 말려주는데,

- 붕붕이 싫어!

젖은 꼬리를 풍차처럼 파다닥하고 털어 수한을 물에 빠진 생쥐처럼 만들어버리고서는 나한테 후다닥 달려왔다. 그리고 내 무릎 위에 앉더니 내 손에 올려진 슬라임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기 시작한다.

“이 녀석이 하철수한테 당한 일 좀 물어보려고.”

출렁?

“아, 통역이 된다면 하철수가 어째서 그런 상태로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풀리겠는걸!”

내 앞으로 다가와서 얌전히 앉은 히아리드를 보며 영은이가 손바닥을 마주치니 화연이나 프랑도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영은이의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좌우로 띠용 거리는 슬라임에게 일단 우리가 위상 세계에서 쓰는 단어를 인식시켰다.

위상력, TP, 위상석, 이형종. 이형종의 등급. 능력자와 능력, 그리고 위상 세계와 현대. 마지막으로 하철수에 관한 것까지.

그리고 물었다.

“넌 하철수를 어떻게 만났냐? 어쩌다가 하철수한테 정신 조작을 당한 거야?”

출렁…. 출렁출렁. 출렁. 푸르릉.

손에서 슬라임 녀석이 몸을 흔들거리는걸 손바닥으로 느끼고 있으려니 옆에서 히아리드가 조용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 인간의 이름이 하철수입니까? 그 인간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양지바른 곳에서 햇볕을 쬐며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쪽으로 처음 보는 생명체가 등 뒤에 고위 이형종과 상위 이형종 들을 잔뜩 끌고 지나가는 게 아니겠습니까?'라고 합니다.=

출렁출렁. 출렁. 지이익. 푸릉푸릉.

=머리에 털 달린 생명체는 처음 봤지만, 그보다 신기했던 건 그 뒤를 쫓던 이형종 들이었습니다. 그놈들은 제가 먹이로 삼던 것들이었어요.'라고 합니다.=

푸르르릉 출렁 흔들흔들.

=그것들은 저들끼리도 싸우고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관계인 것들인데 사이좋게 머리에 털 달린 생명체를 쫓고 있길래 신기해서 머리에 털 달린 생명체에게 다가갔었지요.'라고 합니다.=

히아리드의 통역을 듣던 연인들은 과연. 하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역시 이형종을 정신 조작으로 지배해서 끌고 다니며 사냥을 했나 보군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3개월 만에 그 허접스러운 녀석이 B 클래스가 되었겠니?”

“하지만 공격하지 않고 그냥 다가갔다니…. 이 슬라임은 호전적인 성격은 아닌가 봐요.”

“그렇다기보단 반격 특화라서 공격받기 전엔 힘을 못 써서 그런 게 아닐까?”

연인들의 이야기를 한 귀로 들으면서 슬라임에게 다시 물었다.

“그래서 그때 하철수한테 정신 조작을 당한 거야?”

푸릉? 출렁출렁. 추울렁. 꿀렁꿀렁.

=음. 그때 머리에 털 달린 생명체는 처음에 저를 보더니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저만 보면 도망치던 먹이들도 절 무시하거나 경계하면서 지나쳤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화가 났습니다. 고작 먹이밖에 되지 않던 것들이! 그래서 먹이들을 모두 잡아먹어 버렸어요. 라고 합니다.=

“라고 합니다, 라는 말은 안 붙여도 돼.“

=네, 하늘님.=

잡아먹었다니, 하철수만 남겨뒀단 건가? 그 뒤로 다크매터 슬라임의 이야기가 길게 이어졌다.

============================ 작품 후기 ============================

제 이야기를 봐주시고 추천 선작 후원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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