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86 정신, 그리고 조작. =========================================================================
그날 오후, 화연이랑 영은이가 돌아올 때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결과 3가지 감정 색을 섞을 수 있게 됐고 주입된 감정을 원래 돌리는 방법도 알아낼 수 있었다.
감정을 원래대로 돌리는 방법은 우연히 발견했는데, 그냥 7가지 감정을 한 번에 끌어와서 봐주기만 하면 됐었다.
문제는 이 감정을 원래대로 돌리려면 목표의 정신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만 감정을 주입해야 한다는 거다.
과도한 정신 조작의 후유증으로 비글과 치와와, 페르시아고양이와 샴고양이는 정신이 붕괴되서 아무리 자극을 주고 정신 조작을 걸어도 전혀 반응 하지 않는, 말 그대로 뇌사 상태가 되어버렸다.
“으음.”
“얘들이 갑자기 왜 이러니?”
- 야옹아? 멍멍아~?
씻고 나온 화연이와 영은이, 미호는 촉촉이 젖은 모습으로 널브러져 꿈쩍도 안 하는 네 마리의 개, 고양이를 내려다보며 의아해한다.
미호는 흐리멍덩한 눈으로 미동도 없는 고양이와 개를 이리저리 흔들어보지만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프랑이 뭔가를 눈치챘는지 침을 꼴깍 삼키더니 날 보며 물었다.
“…서하? 혹시 성공하신 거에요?”
“어, 성공했어. 덕분에 이 네 마리는…. 정신이 무너져 뇌사 상태가 된 거 같아.”
뇌사라는 말에 프랑과 화연이는 얼굴이 굳어졌지만, 영은이는 동물들을 힐끔 보더니 날 향해 훌륭하다는 표정으로 방긋 웃는다.
“정말 대단한걸~! 어떻게 한 거니?”
그래서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일곱 가지 감정의 색과 그걸 이용하는 방법, 해제하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화연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뇌사 상태에 빠진 치와와를 들어보더니 몸의 이곳저곳을 만져보고서는 고개를 저었다.
“감정 조작이 아니라 정신 조작이 맞는 말이었군. 위험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일착!”
그 순간 영은이가 내 품에 다이빙하듯이 뛰어들어 날 끌어안는다. 일착? 1등? 뭐가 1등이란 거야?
프랑과 화연이도 그게 의아한지 영은이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본다.
“흐흥. 서하의 정신 조작은 인간 능력자를 대상으로 실험해서 정보를 모아봐야 하지? 그러니까 내가 몰모트가 되어줄게?”
“아.” “음.”
미처 생각 못 했다는 표정을 지은 프랑과 화연이를 한번 보고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날 올려다보는 영은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영은이는 가끔 오싹할 정도로 내게 맹목적인 사랑을 보여줬다.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일반인이라면 혐오할만한 과격한 사랑의 행위도 웃으면서 받아들여 주는 모습은 그 사랑이 무거울 정도다.
이번에도 스스로 정신 조작,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능력의 실험물이 되겠다고 자처하다니, 이러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면 얀데레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B 클래스 신체 강화 얀데레라니…. 생각만 해도 무섭다!!
“싫어.”
아무튼 영은이의 말에 살짝 얼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이런 위험한 능력을 내 사랑스러운 연인들한테 쓴다고? 말도 안 된다. 차라리 나랑 관계없는 능력자를 납치해다가 걸고 말겠다.
내가 얼굴을 찡그리며 거부 반응을 보이자 영은이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더니 내 앞에 앉아서 날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사람을 상대로, 능력자를 상대로 실험해봐야 하는 일이 있잖니? 다른 감정은 모르지만, 긍정적인 사랑이나 기쁨, 즐거움에 대한 감정의 피드백은 우리가 정확히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영은이는 달래려는 듯이 입을 열지만 내 마음은 확고하다. 정색한 표정으로 영은이를 똑바로 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건 맞아. 하지만 내 아내들을 대상으로 실험하라고? 내가 미치는 걸 보고 싶은 거야?”
“…미안. 화내지마앙~! 난 그냥 울 자기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런 거란 말야.”
…음. 살짝 화가 나서 언성을 높여버렸는데 영은이는 내 반응에 기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한 번 날 끌어안고서 날 달래려는 듯 콧소리를 낸다.
“두 번 다시 그런 말 하지 마. 그땐 정말 화낼 거야.”
“응!”
영은이와 나누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프랑과 화연이도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내 뺨에, 입에 키스를 해준다.
“그럼 실험은 누구로 할 거니? 최수한? 소피아? 미호? 히아리드?”
“당연히 소피아지.”
솔직히 정신 조작 능력은 인성을 파탄시키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이야기에서도 마인드 컨트롤 능력자가 선한 경우는 거의 못 봤고 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최악의 악당으로 등장하기 마련이니까.
그러니 정신 조작, 마인드 컨트롤 능력은 이형종과 날 적대한 인간을 대상으로만 쓸 거다.
드와이트는 한국으로 들어오자마자 신촌동 수련장에 짓고 있는 내 집 근처에 적지 않은 토지를 구입하더니 그곳에 땅을 다지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크롤리 다운에 있던 에델베르그 가문의 저택보다는 작았지만, 결혼도 안 한 세 자식과 드와이트 부부가 살기에는 절대 좁지 않은 면적이었다.
소피아와 화연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을 땐 에델베르그 저택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살기 편한 집으로 만들겠다더라. 영국의 귀족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돈 씀씀이에 머뭇거림이 없고 행동이 빠르다.
위치도 지어지고 있는 내 집과 연구소의 삼각점을 이루는 곳이라 그냥 봐도 꽤 가치가 나갈 거 같은 장소였다.
아무튼, 집이 지어질 동안 생활 동에 비어있는 한 층 전체를 빌리고 그곳에 드와이트의 가족 전부가 들어와 살고 있었기에 소피아를 호출하니 10분도 되지 않아 찾아왔다.
“주인님, 절 찾으셨나요?”
“그래.”
집에 들어오자마자 두 손을 모으고 내게 배꼽 인사를 한 소피아는 내 연인들에게도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
소피아는 재판이 끝난 직후 나에게 수작을 부린 자의 본보기로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가 널리 알려졌다.
9999년간의 종속 기간과 200 경원의 배상금. 능력자로서의 자유가 박탈된 삶은 말 그대로 현대판 노예다.
그 와중에 지나가듯이 본 tv 사설 프로그램에서는 소피아는 물론이고 이전에 있었던 최수한의 사건을 들먹이며 나에 대해서 이런 말을 했다.
“그랑 블루 회장에게 잘못을 저질러도 미인을 바치면 용서해주는 게 아닐까요? 선례가 있는 강우혁 관리관과 최수한 관리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남자인 강우혁 관리관은 오지에 좌천, 최수한 관리관은 정말 동일인물일까 싶을 만큼 아름다워진 외모를 본다면 회장의 수청을 들고 있겠지요.”
얄밉게 생긴 살찐 토크쇼 진행자의 주도 아래 십수 분간 주둥이를 나불거리던 게스트들도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미인이 목숨을 위협해도 눈물과 몸으로 사죄해오면 용서해주는 게 아니냐고, 여자에 미쳐서 아랫사람도 제대로 챙기지 않는 거냐고.
그 이야기를 듣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굴려봤다.
시뮬레이션 1.
생판 모르는, 내 연인들을 능가하는 미녀가 날 죽이려 들었다가 실패해서 전라의 상태로 살려주면 노예로서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고 해오면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긴, 그냥 법대로 처분해야지.
시뮬레이션 2.
생판 모르는 아주아주 뛰어난 능력을 지닌 남자가 날 죽이려 들었다가 실패하면 어떻게 할까.
…정신 조작을 익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죽이기보다는 사로잡아서 정신 조작과 세뇌를 해서 노예로 부렸으면 부렸지 죽이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아, 하철수 같은 놈이라면 예외다. 그런 놈은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게 정답이지.
어쨌든 그 사설 프로그램을 보면서 일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 프로그램을 본 뒤로 소피아를 자주 사회에 노출했다.
그랑 블루 내부는 물론이고 IWO와 능력자 연합을 통해 전 세계에 소피아라는 범죄자의 이야기를 퍼트리고 소피아는 목에 척 봐도 노예 증명용 누군가의 소유물이라는 패널이 달린 목 사슬을 채워놨다.
그리고 소피아가 레이드 팀에서 활동하며 벌어들인 배상금 금액은 소피아의 스파이 활동으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일정 비율로 분배하기로 했고 남는 돈은 모두 주한 할아버지가 운영을 시작한 늘 푸른 재단에 넣어서 사회적인 약자들의 복지에 쓰도록 했다.
늘 푸른 재단은 내가 개인적으로 사비를 지출해 만든 재단이며 재단 총자산은 미국의 MS의 CEO 부부가 만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지닌 재단과 맞먹을 정도였지만 최수한과 소피아가 벌어들인 돈을 매번 늘 푸른 재단에 넣다 보니 이제와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지닌 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내 이름 값 때문인지 성질머리가 더럽다는 소문이 퍼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재단 하면 하나둘씩 달라붙는다는 기생충들도 없어서 무척이나 깨끗하고 투명한 재단으로 이름을 높여가는 중이다. (라고 엄마가 이야기해줬다.)
그 와중에 우리와 협업을 원하는 다른 레이드 팀에서 방문한 손님이라는 작자들이 소피아를 함부로 다뤄도 괜찮은 노예라고 생각했었는지 소피아의 몸을 주무르려던 모습을 발견했다.
“남의 물건에 함부로 손대면 큰일 난다는 거 배웠어요 못 배웠어요? 소피아는 내게 배상할 책임이 있는 가해자일 뿐이지 님들이 함부로 다뤄도 될 노예인 게 아니라는 거 알아요, 몰라요?”
B 클래스와 C 클래스의 신체 강화 능력자가 셋이었지만 팔꿈치와 무릎의 인대를 공간의 벽으로 지워버리고 무력화시킨 다음 고환을 뭉개버린 뒤에 죽기 직전까지 밟아줬다.
그걸로는 모자라서 힐링 웨이브로 회복 시킨 다음 다시 죽기 직전까지 밟아주는걸 그랑 블루 로비에서 3시간동안 반복했더니 내 물건에 함부로 손댔다간 죽지도 못한다는 소문이 쫙 퍼져버렸다.
3시간 동안 나한테 밟힌 세 놈은 능력자 연합 정신 병원에 입원해서 정신이 오락가락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능력자 연합에서는 정당방위였다는 선언을 해줬으니 문제가 될 일은 없다.
일본 정보부 놈들도 침 흘린 소피아의 친화력과 사교능력은 어디다 버렸는지, 소피아는 재판 이후로는 말수도 별로 없어지고 최수한과 우리 가족, 소피아네 가족들을 제외하면 별로 말도 하지 않고 지낸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몇 명이 가까이 다가왔지만, 자신은 죄인이니 편히 지낼 수는 없다고 했다던가.
덕분에 은근슬쩍 소피아를 함부로 굴리려는 사람들도 생겨날 무렵, 능력자 셋을 다진 고기로 만들어버린 사건 이후로 노예라고 은근슬쩍 무시하고 홀대하던 일도 씻은 듯이 사라졌다.
덕분에 바깥에서는 모르겠지만 그랑 블루 안에서는 묘한 위치에 있는 소피아였다.
최수한은 내 집사로 취직했다는 이야기가 퍼져서 묘한 위치였지만 소피아는 자신이 원해서 묘한 포지션을 잡은 거 같다.
그렇게 자타공인 노예가 된 소피아는 자신의 평판이야 어땠든 나에게는 공손하고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지내고 먹고 사는 데 지장 없고 하던 일 계속하는데 이게 뭐가 제재인가 하겠지만, 대외적으로 드러난 부분만 저런 거고 속을 보면 내 마나 비전과 마나 보이스의 세뇌 실험의 대상이 됐고 지금은 정신 조작의 몰모트가 될 상황에 부닥쳐있다.
앞으로 일어날 좋지 못한 일, 궂고 험한 일도 모두 소피아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도 마찬가지로 남들이 보기엔 딸을 쫓아 한국으로 들어온 가족애가 넘치는 아름다운 집안이지만, 실상은 소피아의 남동생인 아롤이라는 녀석이 했던 말처럼 가족 간의 유대감을 인질로 잡아 인간의 자유 중 주거의 자유를 빼앗긴 상황이다.
모든 상황을 알게 된다면 오히려 날 배경으로 삼게 된 노예라서 부럽다고 하는 놈들은 주둥이가 쏙 들어가 버릴 상황이지.
“그래. 너에게 시험해볼 게 있어서 불렀어.”
“제가 도움이 될 일이 있나요?”
목에 푸르게 빛나는 플레이트 체인의 개목걸이를 낀 소피아는 겨울이 다가오는데도 목과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었다.
이전까지는 금발을 생머리처럼 길게 늘어트리고 다녔었는데 내게 갚아야 할 막대한 빚을 진 현대판 노예가 된 소피아는 옥색 비녀를 하나 구해 언제나 머리를 틀어 올려서 다니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의 목에 걸린 플레이트 체인 목걸이를 봐달라는 것 처럼. 자신은 내 노예라는 걸 알리기 위한 것처럼.
지금도 긴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두 개의 옥빛 비녀를 꽂아 고정시킨 소피아는 새하얀 피부의 가녀린 목에 푸른색의 플레이트 체인이 걸려있어 시선이 저절로 목으로 향하는 패션이었다.
“그래. 이리 와서 내 앞에 앉아.”
내 연인들과 두 마리의 펫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피아는 머뭇거림 없이 간이 소파에 앉아있는 내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날 올려다본다.
저택이 지어질 때까지 내 집에서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기 시작한 집사 복을 입은 최수한이 음료를 컵에 담아 내어온다.
가장 먼저 나에게 음료수 잔을 공손히 넘겨준 최수한은 순간적으로 소피아에게 시선을 줬는데 그 찰나의 시간에 소피아도 최수한을 마주 봤다.
…그리고 봤다. 시선을 마주친 둘의 눈동자가 불타오르는걸!
뭐야. 서열결정전이라도 해야 하는 거야?
그러고 보면 우리 집안의 서열은 나 >> 프랑 > 화연 > 영은 >>>>> 미호 > 최수한 > 히아리드 = 소피아, 이런 식이던가?
내가 의도해서 이렇게 된 건 아닌데 어느 순간 이렇게 됐더라.
그야말로 1초도 안 되는 찰나의 순간 시선을 마주쳤던 두 사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최수한은 음료를 마나님들한테 나눠주기 시작하고 소피아는 어서 무엇이든 시켜달라는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일단은 설명을 해줘야겠다.
“소피아. 11월 7일에 하철수가 일으킨 테러 사건은 알고 있지?”
“알고 있어요! 무능력에 사악한 인간이 강한 힘을 얻으면 어떻게 되는 일인지 보여주는 사례였지요!”
“응. 그 하철수의 능력을 나도 얻게 됐어.”
“…!!”
소피아는 눈에 띄게 움찔하면서 놀라고 미호에게 설탕을 넣어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건네주던 최수한도 손이 멈칫할 만큼 순간적인 감정의 동요를 보였다.
“그래서 그 능력을 소피아 너한테 실험해볼 거야.”
“아…. 네! 그걸로 주인님의 마음이 편해지신다면…. 얼마든지 실험해주세요!”
“어디까지나 피드백을 받기 위한 거라 정신 조작을 한 다음에 원래대로 돌려줄 테니까 걱정 마.”
“신경 쓰지 마시고 얼마든지 시험해봐 주세요!”
영은이는 '당연히 그래야지.' 하는 표정이고 화연이는 조금 신경이 쓰인다는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돌려버렸다.
“소피아는 겁나지 않나요? 자신의 정신이 타인에 의해 마음대로 조작되어져요. 당신의 의사가 당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 떨어진다는 게 두렵지 않아요?”
“전…. 주인님과 사모님들께 큰 죄를 지었어요. 주인님의 능력이 뛰어나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이것도 저의 죄에 대한 속죄라고 여겨주세요.”
거짓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에 약간 만족스러움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쭉 이렇게 행동하면 최수한만큼은 아니더라도 대우를 해줘야겠다.
“그래. 그럼 시작한다. 너에게 나에 대한 감정 하나를 새겨넣을 거야. 지금의 기분을 잘 기억해둬.”
“넵!”
주먹을 꼭 쥐고 무릎 위에 올린 소피아는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내 눈을 응시했다. 나도 손을 뻗어 빼빼 말랐던 모습에서 예전처럼 슬랜더처럼 돌아온 소피아의 뺨을 잡아 머리를 고정한다.
최수한도 프랑의 뒤에 서서 쟁반을 가슴에 품고 정신 조작의 장면을 긴장된 표정으로 바라본다.
무언가 부럽다는 표정의 그 모습을 잠시 보다가 위상력을 움직여 형태를 잡고 정신 조작의 감정 색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순서대로 보라색과 초록색, 파란색. 사랑2 기쁨3 즐거움 5를 섞으니 가산 혼합이 이루어지며 백색에 가까운 흰색이 만들어진다.
이걸 주입 당한 고양이는 나만 빤히 바라보며 있었는데 소피아는 어떤 감정을 보이려나?
그걸 마나 시브로 감싸고 눈으로 이끌어 소피아의 눈에 주입하니 벽옥색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새하얗게 물들더니 원래대로 돌아온다. 동시에 TP가 주우욱하고 빠져나간다.
“하악?! 하악. 하아. 하으….”
소피아는 정신 조작을 받자마자 거친 숨결을 내뱉더니 심호흡을 하면서 숨을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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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를 봐주시고 추천 선작 후원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