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79 테러! =========================================================================
연인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바로 하늘로 공간 도약을 한 뒤 발치에 공간의 벽을 작게 치고 그 위에 내려섰다.
강동구에서 시작된 먼지 폭발과 갑자기 나타난 이형종들에게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도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 모습을 외면하고 하철수가 어디 있을지 찾아보지만, 역시 능력자 연합 빌딩이 대지에 쓰러지면서 싯누런 먼지가 폭발적으로 퍼져나온 것 때문에 아예 보이질 않는다. 먼지 구름 속에 거대 거북이의 모습만 희끄무레하게 보일 뿐이다.
하늘 높은 곳에서 공간 지각으로 찾아보는 수뿐인가? 그때 발아래에서 프랑이 내 쪽으로 쏜살같이 날아왔다.
“프랑! 대피하랬잖아!”
“읏. 바, 바로 돌아갈 거에요. 영은이 몇 가지 정보를 전해달라고 해서 온거라구요!”
내 호통에 찔끔한 프랑은 잽싸게 몇 가지 정보를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
“영은이 받은 연락으로는 저 거대 거북이는 그랜드 터틀이라는 최고위 이형종이래요. 그리고 그 외에 상위에서 고위로 파악되는 이형종의 머릿수는 최소 20마리고요. 하철수처럼 보이는 자의 위상력은 1,400만이 넘어요. 거기다 거대한 거북이의 등딱지 제일 위쪽에 서 있구요!”
그리고 먼지 구름 속에 있는 그랜드 터틀의 위상력은 842만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으, 조금 이야기 듣고 야단칠 걸 그랬네. 빠르게 빌딩으로 내려가는 프랑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돌리며 먼지 구름 쪽을 다시 바라봤다.
그런데 하철수 저 새끼의 위상력이 1,400만이라고? 3달 동안 대체 어떻게 보냈길래 1,400만이나 된 거야?
그나저나 저 거북이도 최고위 이형종이라니, 크기는 확실히 100m 단위로 재봐야 할 놈이지만…. 저놈의 위상력 감지 범위가 몇인지 알아야….
아니, 최소 10km 단위일 거다. 그러니 난 벌써 녀석의 위상력 감지 범위 안에 들어간 상태라고 봐야겠지.
녀석의 위상력 감지 범위 안에 B 클래스급 능력자는 날 포함해서 5명이 넘어가는 데다 다들 나보다 높은 위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딱히 내 쪽으로 신경을 안 쓰고 있는 걸 거야.
그 시각 어림잡아 20마리가 넘어가는 최소 상위급의 파충류 군단은 강동구의 능력자 연합 빌딩을 시작으로 점점 파괴 범위를 넓혀가고 있었다.
잠시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 생각을 하려 했지만, 제길! 내가 언제 생각하고 날뛰었다고!
능력자 연합 빌딩 인근의 건물을 부수고 날뛰는 이형종 들을 노려보다가 강동구의 능력자 연합 빌딩만 겨우 공간 지각 범위에 들어오게끔 위치를 조절해 공간 도약을 했다.
세상이 순간적으로 점등하며 올림픽 공원에 내려선 다음 거북이를 보는 순간 거북이의 주둥이에서 튀어나온 무언가가 내게 날아오더니 폭발했다.
꾸우우웅!
“…!!”
반사적으로 마나 모드 - 가속을 키며 전신에 마나 시브를 집중했지만, 전신이 진동하며 찢겨 나가는듯한 충격에 비명도 나오지 않는다.
다급히 힐링 웨이브 1단계를 쏘아내고 날 향해 날아오는 2파를 피해 하늘로 공간 도약을…!
“크?!”
브으응! 꽈과광!!!
저 미친 거북이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공격에 올림픽 공원이 사라져버렸다! 종소리와 수천cc 오토바이의 폭음이 섞인듯한 저건 충격파인가?
마나 모드로 몸을 강화하고 마나 시브로 방어하지 않았으면 죽었을지도…. 발아래에서 터져 나오는 광풍과 먼지의 폭풍에 다시 공간 도약을 써서 하늘 높이 이동했다.
그런데 공간 도약을 하자마자 저 거북이 놈이 또다시 주둥이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는데, 사고 가속이 이루어지고 있어 그 모습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역시 놈의 목과 주둥이를 총열로 삼아 충격파를 총알처럼 쏘아낸 거였다!
내가 공간 도약을 한 직후를 노려 충격파를 쏘아내는 그랜드 터틀을 보니 차라리 공간의 벽으로 뛰어다니는 게 낫겠다!
연속해서 내게 쏘아지는 무색 투명한 탄환을 피하면서 공간 보호막을 치는데 공간 지각에 저 그랜드 터틀의 등껍질 가장 높은 곳에 인간 형태 하나가 서 있는 게 잡힌다. 저게 하철수인가? 최고위 이형종의 몸 위에 올라가 있으니 보나마 나겠지!!
하철수를 감지하자마자 놈의 머리통에 공간의 벽 5 중첩을 걸었다.
“어? 뭐야!”
그런데 공간의 벽이 쳐지는 것과 동시에 퉁겨나듯이 공간의 벽에서 머리가 빠져나온다!
브으응! 브응!
하철수를 공격했더니 어째 그랜드 터틀의 눈매가 사나워지는 거 같더니 놈의 주둥이에서 발사되는 충격파의 빈도가 더욱 빨라진다.
끊임없이 날 향해 쏘아져 오는 무색의 탄환을 피하며 다시 한 번 정신을 집중해 하철수의 몸 전체에 공간의 벽을 쳤…!
또!
이번에도 미끄러지듯이 공간의 벽에서 튕겨 나온 녀석은 등껍질의 갈라진 곳에 처박혔다.
저거 뭐야? 대체 공간의 벽이 왜 안 통하는 거지?
다시 한 번 공간의 벽을 넓게 쳤더니 물속에 풍선을 집어넣은 것 마냥 공간의 벽 속에서 빠르게 튀어나와 버린다!
사고 가속이 이루어지는 데다 마나 시브로 B 클래스의 신체 강화를 하는 중이라 단순한 충격파만 쏘아내는 거북이의 공격을 피하면서 공간의 벽을 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하철수 저놈은 마치 비누 거품이 잔뜩 묻은 손으로 비누를 힘줘서 꼭 잡았을 때처럼, 마치 미끄러지듯이 공간의 벽에서 계속해서 삐져나온다!
이번에는 하철수의 몸통 안쪽으로 공간의 벽을 생성하려는데….
“안돼?”
좌표가 안 읽어지는 거처럼 생성되질 않는다! 아니, 감지는 되는데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액체 너머로 공간의 벽을 만들 수가 없어!
저 검은 액체 때문인가? 저게 뭐길래!
이번엔 하철수를 중심에 두고 동그란 통을 만든 뒤 빈 곳을 채우듯이 공간의 벽을 펼치지만, 공간의 벽 속에 이리저리 구겨지다가도 공간의 벽을 속을 모두 채워버리면 기다렸다는 듯이 빠져나가 버린다.
제길, 안되면 가까이 가서라도...!
그랜드 터틀이 충격파를 쏘아낸 직후에 공간 도약으로 하철수의 뒤로 이동했, 워!
검은 반투명한 액체가 뭔가 팍! 하고 튀더니 내 공간 보막에 닿아서 치지 직하고 사라진다. 지속시간도 확 줄어들어서 다시 공간 보호막을 걸고 놈을 직접 타격하려는 순간 무진장 껄끄럽고 짜증 나는 예감이 들어서 순간 움찔해버렸다.
그 순간 거대한 그랜드 터틀의 대가리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쇄도하는 모습과 검은 액체가 한 번 더 튀려는 모습이 보여 공간의 벽으로 하철수를 감싸서 튕겨버리는 순간…. 하철수와 눈이 마주쳤다.
그 직후 공간 도약으로 하늘 높이 피해버렸는데, 방금 그 얼굴은 뭐지?
맨눈으로 본 하철수의 모습은…. 반투명한 검은 액체에 뒤덮인 하철수의 상태는 진심으로 정상처럼 안 보였었다.
두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다 못해 튀어나오려고 하고 얼굴 전체를 뒤덮은 핏줄에 눈동자는 쉴 새 없이 왼눈과 오른쪽 눈이 멋대로 움직이며 입가에 게거품을 줄줄 쏟아내는 꼴이 마치 뇌에 과부하가 걸린 거 같은….
브으앙!
“으악! 시발!”
잠깐 딴생각하느라 움직임이 굼떠졌더니 바로 충격파가 내 옆으로 스쳐 지나간다!
그러고 보니 저놈은 왜 나한테 정신 조작을 안 하고 있는 거지? 혹시나 나에게 정신 조작이 가해질까 싶어 아까부터 마나 시브를 최대한 몸에 집중해서 보호하고 있는데 마나 시브를 건드리는 느낌도 없고.
그런데 내가 자기 등 위에 올라와서 하철수를 공격한 게 저 거북이 놈의 역린을 건드렸는지 미친 듯이 날 향해 충격파를 쏴 재낀다!
충격파가 땅에 떨어지지 않게끔 메뚜기처럼 그랜드 터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면서 인증기를 켜고 잽싸게 카메라 줌을 땡겨 하철수 저놈의 모습을 찍었다.
일단 저 자식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화연이와 영은이한테 보내고 놈의 몸을 두르고 있는 검은색의 반투명한 액체가 뭔지 정체를 파악하게 해야겠다.
저 거대 거북이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 날 향해 충격파만 쏘아내는 게 다행이다. 만약 도시에 저 충격파를 뿌리면 서울은 순식간에 파괴될 거다.
저놈이 나만 보게끔 틈틈이 공간의 벽을 치면서 하철수를 가지고 공놀이하듯 퉁겨내며 화연이와 영은이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띠링!
전송 완료! 좋아, 공간의 벽이 안 통하면 마나 탄이나 마탄이라도 쏴봐야지! 일단 마탄은 폭발 범위가 넓어서 도시가 더 부서질 수 있으니 마나 탄으로…!
흐으으으….
오른손에 쥔 천총운검에 TP를 응축하기 시작하니 여자의 한 맺힌 울음소리 같은 게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세게 검을 휘둘러 마나 탄을 날렸더니 거문고 현을 퉁기는 소리가 아니라 종을 긁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나며 검신에서 반달형의 검기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쏘아져 나갔다!
까아아아앙!
헐, 검에 이런 효과가 있었나?
그런데 거북이가 충격파 공격을 멈추더니 대가리를 틀어서 하철수에게 향하는 반달형 마나 탄을 대가리로 막아버린다!
츠칫!
구오오오오…!
마나 탄은 그랜드 터틀의 두피에 칼자국을 새기는 수준으로 끝났다. 뭐야, 왜 막는 건데?
혹시, 마나 탄이 하철수 저놈을 감싼 액체에 효과가 있는 건가? 그래서 거북이가 저렇게 머리로 막는 거야?
아무튼, 그랜드 터틀이 작은 빌딩만 한 두께의 대가리로 내 마나 탄을 막느라 충격파를 쏘는 걸 멈춰서 이때다 싶어 미친 듯이 칼날을 휘둘러 마나 탄을 날려대기 시작했다.
찌징! 찌이잉 지이이잉!
발밑으로 공간의 벽을 치고 발판삼아 뛰어다니며 먼지 구름 속에 있는 하철수에게 반달 검기형 마나 탄을 쉴 새 없이 날리니 내 예상이 맞다는듯이 거북이는 공격을 중단하고 하철수를 지키는데 정신을 쏟기 시작했다.
연신 전기 튀는 소리가 나면서 그랜드 터틀의 대가리에 무수한 칼자국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기가 공격받는데도 하철수는 여전히 미동도 없이 가만히 서 있다.
저놈, 대가리에 구멍 난 건가? 왜 아무런 반응도 없냐.
그랜드 터틀의 움직임이 굼떠지니 옆으로 쓰러지며 박살 난 능력자 협회 빌딩 잔해에서 살아남은 능력자들이 한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생존자들과 함께 대피하기 시작한다.
살아남은 능력자는 대부분 C 클래스 이상의 신체 강화 능력자뿐이다. 빌딩이 쓰러지기 전에 빠져나온 검은 점들은 바람 속성 능력자나 비행 아이템을 가진 능력자겠지.
나머진…. 다 죽었겠고.
찌이잉! 찌잉! 찌지지징!
거북이가 대피 중인 능력자을 공격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하철수를 향해 천총운검을 휘둘러 마나 탄을 날려대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지부장 형이 바람 속성 능력자로 보이는 여자와 함께 나에게 빠른 속도로 날아온다.
지부장 형도 살아있었구나. 다행이다.
내 근처에 다가온 지부장 형은 악귀처럼 일그러진 표정으로 내게 외쳤다.
“그랑 블루 회장! 히아리드, 히아리드가 필요하다!”
“히아리드?! 걘 왜요?!”
공간 보호막을 해제하고 쉬지 않고 마나 탄을 날리며 외쳤더니 이빨을 으득하고 씹은 지부장 형은 거대 거북이를 씹어 죽일 듯이 노려보며 크게 일어나는 소란 속에서 외쳤다.
“하철수의 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건 다크매터 슬라임이다! 저놈은 빛 속성을 제외한 기타 속성에는 아무런 충격을 입지 않아!”
“헐?”
“다크매터 슬라임은 최고위 이형종이다! 히아리드가 아니면 타격을 줄 수 없어! 하철수를 죽이려면 우선 다크매터 슬라임을 벗겨내야 해!”
“헐!!”
최고위 이형종이 두 마리? 그 순간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스쳐 간다. 다크매터 슬라임을 정신 조작으로 지배해서 몸이 두르고 있는 거야?
그럼 벗겨내서 하철수를 죽이면 저 슬라임은 어떻게 해?
하철수가 죽으면 미쳐 날뛰지 않을까? 거북이는 내가 잡을 수 있다지만 저건 내 공간의 벽에도 타격을 안 입는데?
머릿속으로 무수한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가운데, 능력자 연합 빌딩 주변을 뒤집어엎던 악어와 거북이, 도마뱀과 카멜레온 등이 섞인 고위와 상위 이형종 29마리가 시가지를 부수며 그랑 블루 빌딩 쪽으로 돌진하기 시작한다!
쿠구궁 콰광 쿠우웅.
카아악! 키아아아! 캬르르르!
저거, 하철수 저 자식이 정신 차린 건가?!
“이 새끼들! 가려면 내 허락받고 가라!”
전력으로 내달리며 주택들을 부수고 일직선으로 돌진하는 모습에 지부장 형이 이빨을 깨물며 이형종 놈들에게 극도로 압축된 불의 탄환을 쏘아 날리기 시작한다.
이형종 놈들에게 닿는 순간 꽝꽝거리며 터져나가는 집채만 한 불 폭발을 보다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천총운검에 TP를 잔뜩 밀어 넣고 있는 힘껏 하철수를 향해 천총운검을 휘두른 다음 바로 돌아서서 지부장 형이 막아내는 이형종 들의 머리통에 공간의 벽을 쳐버렸다.
촤악!
구우우우우!!
머리에 큼지막한 절상이 생긴 그랜드 터틀은 상처에서 피를 뿜으며 크게 울부짖는다. 동시에 머리통이 사라지며 그 자리에서 29마리의 이형종이 즉사하는 순간 하철수 저 새끼가 움찔하더니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하는 게….
아! 정신력 부족! 최고위 이형종을 지배하려고 정신 조작을 하는 게 자기 정신력의 허용 한도를 넘어선 거야!
머리를 돌리며 나에게 충격파를 쏘려고 하는 그랜드 터틀을 보고 다시 하철수에게 마나 탄을 날리니 그랜드 터틀이 분통 터진다는 듯이 울부짖더니 걸레 짝처럼 변해가는 머리를 돌려 하철수에게 쏟아지는 마나 탄을 막아낸다.
그리고 생각했다.
저 대가리가 맛탱이가 가버린 모습이 자기 정신력의 한계를 넘어선 정신 조작을 하는 부작용일지도 몰라. 그러니까 대가리가 망가진 거지!
그때 숨을 돌린 지부장 형이 손바닥에 붙은 불똥을 털어내며 내 뒤에서 소리친다.
“다크매터 슬라임은 받은 공격의 충격과 속성을 모두 흡수해서 반사해버리지만, 아까 모두 봤다. 너의 공간의 벽이라면 놈을 가둬둘 수 있어! 네 공간의 벽으로 다크매터 슬라임을 가둬버리면 돼! 하철수를 죽이고 다크매터 슬라임을 가둔 뒤 그랜드 터틀을 죽이면 된다! 지금 하철수는 두 마리의 최고위 이형종을 정신 조작 중이라 제정신이 아니야! 기회는 지금뿐이다!”
계속해서 내 마나 탄을 머리로 막아내던 거북이, 그랜드 터틀은 더는 견디기 힘들다 여겼는지 어지간한 빌딩 굵기의 머리통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서서히 뒤로 물러나기 시작하는데…. 어어?!
쐐애애애애액!!
그때 하늘을 찢는듯한 소음과 함께 남쪽에서 전투기 10대가 날아온다. 그리고 여의도 쪽에서 올림픽 대로를 따라 많은 수의 능력자들이 달려오는 게 보인다.
저거, 저 능력자들은 가까이 가봤자 피해만 늘릴 텐데.
“히아리드가 빛으로 공격하면 슬라임이 하철수한테서 떨어져 나가는 거 맞아요?!”
“강력한 빛 속성 공격에 맞으면 놈은 한번 터져나갔다가 다시 뭉쳐! 터져나갔을 때 네가 그 틈에 공간의 벽을 쳐서 하철수를 죽이면 되지 않나!”
“알았어요!”
거북이가 전투기를 공격하지 못하게 더욱 빨리 천총운검을 휘둘러 마나 탄을 하철수를 향해서 날려대니 전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 10발이 꼬리에 새하얀 연기를 남기며 그랜드 터틀의 등껍질 위에 있는 하철수를 향해 정확히 날아간다.
꽈과과과광!!!
그리고 귀청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폭발이 터져 나오며 시커먼 폭연을 뿜어낸다.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그랜드 터틀은 멀쩡하고 하철수도 마찬가지로 멀쩡하다.
꾸우우우우!!
바로 인증기를 켜서 히아리드가 들고 있는 휴대폰에 연결했다.
[네, ?????.]
전투기들이 계속해서 오가며 미사일을 날리고 나도 계속해서 하철수를 향해 천총운검을 휘둘러 검기 모양의 마나 탄을 쉴새 없이 날리고 있으니 그랜드 터틀은 하철수를 지켜내기 버거운지 슬금슬금 하남시 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한다.
“지금 하늘에 마나 탄을 날리는 내가 보이지?! 내가 있는 곳으로 빨리 와!”
[네. ?????.]
쿠웅. 쿠구구궁. 쿵!
거북이의 작은 빌딩 같은 거대한 발에 주택이 짓밟히며 폭발이 일어난다 싶은데, 자세를 낮춘 거북이는 곧 대지를 박차고 포탄처럼 뛰어올랐다!
쿠쾅!!
“헐, 미친!”
“제길…. 위상 능력자 연합 구역이….”
지부장 형은 그랜드 터틀의 발구름에 움푹 팬 땅을 보며 눈 주변을 일그러트린다.
4km나 뛰어넘은 그랜드 터틀은 하남시 서쪽의 야트막한 산 위에 떨어져 내렸다.
저 거북이를 쫒아 마나 탄을 날려대면서 인증기를 켜서 영은이에게 전화했다. 전투기의 지원은 오히려 방해만 된다. 물려야 해.
하철수는 지금은 머릿속의 고통에 제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거 같지만, 저 두통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되는지 모르겠지만, 하철수 저 자식이 전투기 파일럿을 정신 조작해 도시에 미사일을 떨어트리게 하면….
홀로그램 창에 떠오른 영은이는 빠른 속도로 어디론가 달려가는 중이었다.
[서하야? 몸은 괜찮니?!]
“괜찮아! 그보다 위험하니 전투기는 전부 되돌려 보내! 능력자들도 그랜드 터틀한테 달려들게 하지 말고 사람들 구출하는데 집어넣어!”
[크…. 알았어, 더 도와줄 건 없니?]
“응. 금방 처리하고 돌아갈게!”
어, 아차. 지부장 형과 바람 능력자가 의아한 얼굴로 날 본다. 이럴 때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더 의심을 사게 만들 거야. 그러니 당당하게 나가자.
그 순간 산꼭대기를 뭉개고 있던 그랜드 터틀이 네 다리와 머리, 꼬리를 껍질 속으로 집어넣었는데 울퉁불퉁한 회백색 등껍질이 샛노랗게 작열하기 시작한다.
“저건 빅뱅…! 막아야 해!” “아아!”
“알아요!”
심상치 않은 모습에 지부장 형의 외침에 날카롭게 대답해주고 바로 공간의 벽을 반구형으로 만들어서 새하얗게 타오르기 시작하는 거북이를 뒤집어씌워 버렸다.
그 직후 무시무시한 빛의 섬광이 뿜어져 나오더니 공간의 벽이 위태위태하게 흔들리고 공간의 벽에서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감각이 쏟아져 들어온다.
“큭?!”
놈의 주변 땅도 거칠게 흔들리는 걸 보니 광역 폭발 같은 범위 공격기였나 보다. 혹시 몰라 공간의 벽을 한 겹 더 씌우고 눈이 멀듯 한 섬광을 외면하고 있는데 히아리드가 네 장의 날개를 퍼덕이며 빠르게 날아왔다.
=하늘님. 분부대로 도착했습니다.=
“그래.”
쐐애애애액….
곧 10기의 전투기는 비행운을 남기며 도로 남쪽으로 내려가 버린다. 그 모습을 잠시 쳐다보다가 다시 시선을 돌려 점점 섬광이 줄어가는 돔 형태의 공간의 벽을 주시한다.
그럼 일단 저놈을 거북이에게서 떨어트린 다음에…. 이렇게 해봐야겠다.
네 장의 날개를 퍼덕이며 내 옆에 떠 있는 히아리드에게 계획을 빠르게 설명했다.
============================ 작품 후기 ============================
하철수: 이, 이게 아닌데....
정서하: 이, 이게 맞는데....
하철수: (울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