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72 마지막 정리. =========================================================================
고개를 푹 숙인 채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는 소피아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공개적인 처벌을 주려고 하면 어떻게 돼?”
“능력자 범죄 처벌법을 기준으로 처벌받게 돼. 능력자 특수 범죄자로 특수 인증기를 몸에 달고 남은 평생을 배상과 보상을 하며 살게 되거나, 죄질이 깊거나 하면 알카트라즈에 퐁당? 소피아 저것이 한 짓을 보면 책임 배상 쪽이 될 확률이 크지만, 우리 서하가 강하게 주장하면 알카트라즈에 갈 수도 있어.”
흠…. 알카트라즈에 보낼 수는 없으니까 남은 건 한가지뿐이네.
“소피아. 화장실에서 속 비우고 욕실에 가서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고 나와. ”
내 말을 들은 소피아는 얼굴이 빨개졌다가 파래지길 반복하면서 안 쓰는 큰방의 욕실로 걸어간다. 그런데 소피아가 사라진 순간 세 연인은 아무 말 없이 아무 감정 없이 날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왜 그런 표정인데. 내가 소피아를 덮치기라도 할 거 같아?”
“…아니니?”
영은이는 우리가 있는데 딴 데 눈 돌리냐는 표정으로 조금 불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프랑과 화연이도 말은 없지만 같은 생각인가 본데….
“이 아가씨들이 진짜…. 남자 친구 좀 믿어보지? 이미 한번 배신한 소피아잖아. 그냥 풀어줄 수 없으니까 소피아한테 세뇌를 걸 생각인데 무슨 생각 하는 거야!”
“…….”
버럭 하고 소리쳤지만…. 남자 친구라는 말 때문인지 얼굴이 붉어진 세 여자는 내 손끝에 맺힌 푸른색 TP 방울과 마나 비전을 켠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왜 속을 비우고 오라는 거니? 뭐하려구?”
“세뇌하려면 정신부터 무너트려야 해. 몸을 다져놓는 건 나보다 화연이가 더 잘하잖아. 거기다 능력자라서 정신력도 강할 테니까 정신줄 놓을 만큼 작신작신 밟히면 똥오줌 못 가릴 수 있으니 미리 비우고 오라는 거야. ”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표정을 지은 세 연인은 서로를 마주 보더니 화연이가 입을 열어 물어본다.
“하지만 너는 이미 히아리드에게 폭력을 쓴 경험이 있지 않나. 오히려 나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히아리드는 우리 서하한테 어떻게 굴복했니?”
=네. 하늘님께서 주먹으로 저의 음부으므음?!=
…늦었다.
히아리드가 입을 여는 순간 날아올라 입을 틀어막아 버렸지만, 세 연인의 표정이 북극의 찬바람처럼 싸늘해졌다…!
영은이와 화연이가 다가와서 내 팔을 한쪽씩 잡고 입도 막아버린다! 그러더니 프랑이 히아리드에게 질문을 던졌다! 안돼! 말하면 안 돼!
“히아리드? 하던 말, 마저 해보세요.”
필사적으로 히아리드에게 말하지 말라는 듯이 눈짓을 보내는데 못 알아먹고 고개를 살짝 기울이더니 입을 열기 시작한다! 안돼!!
=…? 하늘님께서는 저의 목구멍 안 깊숙이 손가락을 넣으시고 많은 양의 TP를 하사하셨습니다. 그 이후 저의 질에 주먹을 넣었다 빼시며 저의 자궁에도 TP를 가득 부어주셨었습니다. 그 후 유방을 중점적으로 저의 전신에 TP를 고루 발라주시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저의 질에 주먹의 삽입을 반복하시며 하루를 소비하시어 저를 굴복시키셨습니다.=
으아! 저 멍청한 날개 달린 년이!!
그때 씻고 거실로 나오던 소피아는 내 이야기를 듣고서 몸을 움츠리고 살짝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꾸며낸 거짓 표정이 아니라 진짜로 살짝 겁먹은 표정의 소피아는, 눈을 감고 침을 꼴깍 삼키더니 불타오르기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기름을 끼얹는다!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피스팅도 감내하겠어요.”
아 진짜!!
으으. 화연이와 영은이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거 같은데 이대로 가다간 팔이 부러질 거 같아!
폭풍 전야, 폭탄이 터지기 직전의 고요함이란 게 이런 걸까. 진짜로 식은땀이 흐르면서 공간 도약으로 도망칠까 말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살얼음이 낀 연인들의 표정이 쩌저적하고 갈라진다.
“그래. 성폭력도 폭력이긴 해.”
“하긴, 고위 이형종의 강인한 신체 능력을 생각해보면 육체적인 구타 행위보다 성적으로 정신 방어를 해제시키는 게 빠르겠군요.”
“이지를 무너트리는 데는 직접적인 성교 행위가 가장 효과적일 텐데 서하는 일부러 피, 피…스팅을 하신 걸 보면 우리를 생각해서임이 틀림없겠죠?”
저건 날 이해해주려는 게 아니고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기 위한 혼잣말이다. 살짝 오한이 드는데 세 연인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내게 시선을 준다.
“““서하.”””
“어, 어?”
세 연인의 강렬한 눈빛과 기백에 가슴 한쪽이 서늘해진다. 그런데 그녀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전혀 다른 종류의 말이었다.
“우리들의 몸이 질린다면 언제든지 말해줘.”
“어떤 짓을 해서라도, 어떤 약을 먹어서라도 널 만족하게 해줄 테니까.”
“그때는 저희에게 꼭 말씀해주시기에요?”
헐.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질리다니, 말도 안 돼!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날 믿어. 난 너희들 뿐이란 말야!”
이 사태를 만든 히아리드와 소피아를 사납게 노려봤더니 둘 다 찔끔한 표정으로 한 발자국씩 물러난다.
그 와중에 소피아는 연인과 같은 행동을 하는 나와 영은이를 번갈아 보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얼굴이었지만 입을 열어서 내 분노를 부추기는 멍청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나한테는 너희들뿐이라고, 내게 여자는 너희 셋뿐이라고 강하게 어필하고나서야 제 모습을 찾은 연인들은 그제야 할 일을 하기 시작한다.
“저번에도 생각했지만, 소피아는 때릴 곳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군. 있다면 배나 엉덩이, 허벅지 정도일까.”
“C 클래스 회복능력자는 전부 공용 스킬로 오토 리제네레이션을 배우지 않니? 다쳐도 금방 회복할 테니 상관없을 거 같은데.”
“아니,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신적인 충격을 주기도 전에 뼈가 부러져 오토 스킬이 발동할 판입니다. 그렇게 되면 고통이 급격히 감소할 테니 구타의 효율성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런 스킬도 있나…. 그런데 소피아를 잡을 때를 생각해보면 오토 스킬이란게 발동 안 한 거 같은데.
“그럴 리가 있니? 부러지는 고통을 막아주는 게 아니라 신체가 손상되면 수복시켜주는 게 오토 리제네레이션이잖니. 고통은 고통대로, 회복은 회복대로!”
하지만 소피아를 사로잡을 때 몇 번 뼈가 부러졌었는데도 오토 리제네레이션은 발동되지 않았었잖아?
“소피아, 넌 오토 스킬 안 가지고 있냐?”
화연이와 영은이의 이야기에 안색이 창백해진 소피아는 달달 떨면서 입을 열어 내 질문에 대답해준다.
“가, 가지고 있어요. 다만 힐러의 범용 기술인 오토 스킬 리제네레이션은 스킬 소유자가 의지로 효과의 발동을 억누를 수 있어요. 그, 주인님이 찾아오셨을 때는 효과를 억누르고 있었기 때문에 회복하지 않은 거예요.”
“그런가요? 그냥 오토 리제네레이션을 쓰던 안 쓰던 전신의 뼈의 숫자를 2배나 3배로 계속 늘리면 될 거 같아요. 옆에 서하가 있으니 죽지만 않으면 바로 살릴 수 있으니까요. 아니면 영은의 108가지 고문도 있으니까 정신을 지치게 만드는 건 가능할 거라 생각해요.”
프랑의 살벌한 이야기에 침을 꼴깍 삼키며 소피아를 보니 이번엔 안색이 새하얗게 변해있었다.
“그건 그렇군요. 일단 이야기보단 행동으로 먼저 실천해야겠습니다. 소피아, 각오는 됐겠지.”
화연이는 자리에 일어나 손가락을 꺾으며 싸늘한 눈초리로 소피아한테 말했다.
어떻게 팰지 결정한 건가?
“네, 네. 각오는 되어있어요, 보스. 절 얼마든지 괴롭히고 죽여도 좋으니 저희 가족만은 부디 살펴주세요.”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방 안에 가둬놨다고 하더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모습이다. 잠시 화연이한테 손짓해서 멈추게 하고 소피아에게 말했다.
“소피아의 가족은 전부 한국에 들어와 있어.”
“?!”
숨을 격하게 들이마신 소피아는 눈을 커다랗게 뜨며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영국은 너희 가족을 포기했다는 이야기야. 그리고 지금까지 이야기를 전부 들어서 알겠지만 나는 너한테'만' 모종의 조치를 취할거야. 그 후에 능력자 연합의 재판을 받게 될 거고. 무슨 뜻인지 알겠지?”
악센트를 준 단어 하나에 소피아는 그제야 결연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절 보호해줄 국가는 없어요. 절 받아줄 곳도 마찬가지겠지요. 재판 결과는 일반적으로 갚기 불가능한 금액의 배상 명령이 될 거에요.”
“맞아. 그 대상은 내가 될 거고. 죽어도 내 곁에서 죽고 살아도 내 곁에서 살아가야지?”
“네. 주인님.”
“너의 복종심이 좀 더 발휘될만한 이야기를 해줄까? 그랑 블루 위상 연구소를 지으면 그곳의 연구원으로 드와이트 에델베르그와 네 남매들이 들어올 거야. 이치카 에델베르그도 그랑 블루 레이드 팀의 구성원으로 가입해서 연구소의 경비병이 되면서 활동할 거고. 그 부분은 네 가족의 동의가 있은 사항이니 걱정 안 해도 돼. 다들 원해서 한국으로 넘어왔고 충분히 대우해줄 거야.”
“아아….”
소피아의 생각에 확신을 주니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살짝 눈을 감더니 눈꼬리에 눈물이 한 방울 맺힌다.
“거기다 소피아, 니가 보여주는 태도에 따라 너도 가족들이랑 같이 살게 해줄 거야. 내 말뜻, 알지?”
“네. 저희 가족을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주인님을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소피아는 내 이야기에 하늘색 눈동자에 눈물이 가득 차오르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족을 걱정하는 착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화연이는 여전히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일단 맞고 시작하지.”
화연이는 솜이 가득 차있는 피스트 가드를 가져와서 손에 끼며 살기 어린 모습을 보이는데 그 모습에 소피아는 침을 꼴깍 삼키더니 살짝 떨기 시작했다.
“차소영도 당신의 배신에 상처받은 상태다. 이후에 그녀에게도 사과해야 한다는 걸 명심해두도록.”
“물…론이에요.”
“히아리드. 그녀의 팔을 잡고 들어 올려주십시오. 조금 더, 더, 소피아가 발 끄트로머리로만 겨우 설 정도로. 네 됐습니다.”
얇은 회색 민소매 티에 검은색 롱스커트를 입은 소피아는 162cm의 키로 220cm 가까이 되는 히아리드의 팔에 붙잡혀 샌드백처럼 대롱대롱 매달리게 됐다.
가위를 가져온 화연이는 소피아의 가슴 아래쪽을 전부 잘라 앙증맞은 배꼽과 이제야 살이 조금씩 붙어 보기 좋게 변한 하얀 배를 고스란히 드러나게 만들었다.
소피아도 평범한 구타는 생각하지 않았는지 자신의 팔을 잡고 들어 올리는 데다 옷자락을 잘라 배를 드러나게 하는 화연이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본다.
“워낙 말라 팔과 다리 머리 같은 곳을 때리다간 뼈가 부러지고 가루가 되는 고통에 쇼크사할지도 모르니까 순간 충격과 고통량이 많고 급소가 모여있는 복부를 가격해주지. 오토 리제네레이션을 발동해도 된다. 아니, 발동하길 권하지.”
퍼엉.
“케흑. 쿨럭! 콜록콜록!”
살짝 노크하듯이 배꼽 아랫부분을 가볍게 건드렸는데 북 치는 소리가 나면서 소피아의 몸이 출렁거리고 도톰한 입에서는 격한 기침이 터져 나온다.
“뭣보다 이 자리에 서하도 있으니 내장파열로 죽을 일은 없다. 걱정하지 말도록.”
단 한대에 파래진 얼굴로 격하게 기침을 하면서 바들바들 떠는 소피아를 보다가 입맛을 다셨다. 난 채찍을 생각했는데…. 하긴 채찍은 피가 튀고 살이 찢어지는 장면이 펼쳐지니 배빵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퍽. 퍼억. 푸욱.
“꺄, 으웁. 으엑!”
화연이의 손짓과 주먹질에 소피아의 뱃가죽에서 파문이 퍼지고 내장이 출렁거리린다. 한 대 맞을 때마다 숨이 멎을 거 같은 신음과 비명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돌아와서 씻지도 않고 있었네.
나도 씻고 와야겠다. 느긋하게 씻고 나오면 끝나있겠지.
싸늘한 눈으로 처벌 장면을 바라보는 프랑과 영은이를 두고 욕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등 뒤로 연신 둔탁한 소리와 괴로움이 가득한 기침 소리가 들려오고 공간 지각으로 샌드백마냥 흔들리는 소피아가 감지되지만 보기 싫어서 공간 지각을 회수하며 무시했다.
쫘악! 촥! 짜악!
“흐윽…. 헉.”
시간을 들여 천천히 씻고 나오니 화연이는 끝이 여러갈래로 나눠져 있는 가죽끈이 달린 채찍으로 소피아의 등을 내려치고 있었다.
장난치듯 설렁설렁 때리는듯하지만 B 클래스 신체 강화 능력자의 손놀림이다. 일반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소피아의 몸으로는 저것도 피가 튀고 살이 찢어지는 위력일 거다.
그 증거로 옷이 벗겨진 채 히아리드의 손에 잡혀 대롱대롱 매달린 소피아는 맞을 때마다 꿈틀거리긴 하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흐린 눈동자로 눈물과 침을 흘리면서 약한 신음을 내고 있었다.
“종목이 바꼈네.”
“음. 복부를 두드렸더니 하혈이 시작되서 바꿨다.”
엉망진창으로 짓이겨지고 찢어진 등에서는 피가 등골을 따라 흐르며 팬티를 붉게 물들이고, 남은 피는 엉덩이골 사이로 흘러내렸다가 다리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화연이 말을 듣고 소피아의 몸을 돌려 아랫배를 보니 퍼런색이 아니라 까만색의 멍이 배꼽을 중심으로 넓게 퍼진 상태다.
꼬이고 뒤틀린 장기의 형태가 뱃가죽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고 소변이 찔끔찔끔 흘러나오는데 핏물이 섞인 데다 등에서 흐르는 피와 섞여 피 냄새가 난다.
피 냄새에서 일부러 신경을 돌리며 히아리드의 손에 매달린 소피아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배빵 지옥에 채찍 플레이까지,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얻어맞은 소피아는 반쯤 혼이 나간 얼굴이 눈물과 침에 엉망이 돼서 덜덜 떨고 있었다.
스스로 회복도 걸지 않다니, 이제는 걸 정신도 없는 거 같다. 소피아의 눈앞에 손을 흔들어보지만, 동공에 움직임이 없는 걸 보면 완전히 넋이 나간 거 같다.
하긴, 평소에도 운동이나 트레이닝은 거의 하지 않은 소피아다. 거기다 근 한 달을 쫄쫄 굶으면서 살이 극도로 빠졌다가 겨우 살찌기 시작하는 와중이니 내구력이 극도로 떨어진 상태겠지.
“이만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면 된 거 같아.”
“TP를 먹일 거니?”
“응. TP를 먹여서 고통과 쾌락 절인 다음에 마나 비전이랑 마나 보이스로 세뇌해야지.”
그런데 아까 히아리드의 말을 생각해보면 세뇌가 아니라 굴복시키고 복종하게 만든 거 같은데 괜찮으려나? 자기 입으로도 굴복시켰다고 했잖아.
능력자를 보면 죽이려 드는 고위 이형종의 습성이 완전히 죽고 내 명령에 철저히 따르는 히아리드의 행동을 봤을 때 충분히 안심해도 될 거 같긴 하다.
소피아를 살펴보며 하는 말에 화연이도 이쯤 하면 됐다는 듯이 채찍을 가지고 뒤로 물러난다. 하지만 반은 후련하고 반은 답답한 심정인지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부럽다는 표정을 짓고 소피아를 내려다보는 히아리드를 무시하고 손을 뻗어 울룩불룩 솟고 피가 죽어 시꺼멓게 변한 배를 쓰다듬으니 얇은 뱃가죽 너머로 엉망으로 꼬인 내장이 느껴진다.
내 손길에 고통이 격심하게 올라오는지 허벅지가 불규칙적하게 떨리면서 침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다.
“끄으으….”
조그만 배꼽 주변의 피멍을 보다가 손가락을 소피아의 입에 집어넣고 TP를 뽑아 흘려 넣으니 고장 난 마리오넷 인형처럼 몸을 꿈틀거린다.
“흐으?! 꿀꺽. 크훅…. 하앙. 꼴깍. 끄윽”
그런데 꿈틀거리는 바람에 피해가 집중된 배와 등에서 극통을 느끼는지 두 다리를 벌벌 떠는데 움직임 때문에 또다시 통증이 올라오는지 다시 몸을 꿈틀거린다.
스스로 고통과 쾌락을 배가시키더니 피에 젖은 팬티의 중심이 점점 젖어가기 시작한다.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육체를 정신이 따라가지 못하며 흠칫하고 눈을 뜬 소피아는 멍하니 내가 입안에 흘려 넣어주는 TP를 정신없이 받아마시기 시작했다.
샛노란 금발이 격하게 찰랑거리고 눈동자는 풀린 채 몸은 경련을 일으킨다.
“끄르륵. 꿀꺽, 꺼윽. 컥!”
TP를 먹음 -> 쾌락에 몸을 비틂 -> 격통이 올라옴 -> 고통과 쾌락에 휩쓸림의 무한 반복이다.
1에서 10 정도의 TP만 주기적으로 흘려 넣어도 이런 데 수십에서 수백 TP를 한 번에 계속 주입하면 쾌락에 물들어서 바보가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위상력이 350만에 가까운 상태라서 TP를 많이 흘려주었다간 B 클래스에 올라가 버릴 테니 적당히 조절했다.
그리고 시커먼 피멍이 가득한 베에 TP를 바르기 시작하니 아주 조금씩 배의 멍이 사라져 간다. 그러자 최음제에 흥분한 사람처럼 땀에 범벅이 된 몸과 빨갛게 물든 얼굴로 내 손가락을 물고 열정적으로 빨기 시작했다.
“[소피아. 내 눈을 봐.]”
“우으?!”
내 목소리가 고통과 쾌락으로 범벅이 된 뇌를 자극하는지 반사적으로 날 바라본 소피아는 푸르게 빛나는 내 눈을 보더니 점점 몽롱한 표정이 되어간다.
“[소피아는 내 정보를 빼내서 날 죽게 만들려고 했었어. 인정해?]”
“으으….”
묘하게 울리는 내 목소리를 들은 소피아는 쾌락에 절인 표정으로 반쯤 넋이 나간 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도 난 널 용서해주고 네 가족을 챙겨주려고 해.]”
“흐앙.”
“[그런 내게 넌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할까.]”
연신 TP를 꼴각거리면서 마시는 소피아는 내 손가락이 입에 들어가 있어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발개진 얼굴로 헐떡이면서 날 보고 웅얼거리고 있었다.
소피아의 입에서 손가락을 빼니 입가에 침이 한 방울 흐르며 흐느적거리는 목소리로 입을 연다.
“죄…값을, 평생을 걸쳐 충성하고…. 헌신하면서, 몸으로 갚아 나갈게요….”
멍하니 중얼거리는 소피아의 이야기를 듣고 검푸른 멍이 든 아랫배에 손을 갖다 대고 TP를 주입하니 위에서 찰랑거리는 TP와 아랫배에 주입되는 TP가 연쇄작용을 일으키며 소피아를 쾌락의 나락에 떨어트린다.
히아리드의 손에 잡힌 팔을 비틀고 몸을 꿈틀거리며 쾌락에 몸부림치는 모습에 기시감이 느껴지지만 무시했다.
그럼….
“영은이는 사놓고 안 쓰는 그거 있지? 그거 가져와 봐.”
영은이 혼자 두고 우리끼리 아숨프레 수몰 폐허를 갔다 왔을 때, 집에 돌아와 보니 침실에 붙어있는 드레스 룸의 영은 이 옷장 깊숙한 곳에 못 보던 게 있어서 뭔가 공간 지각으로 살펴봤더니, 그게 있었다.
“ 뭘 말하는 거야?”
내가 뭘 말하는 것인지 눈치챈 영은이는 눈가를 살짝 떨더니 곧 모르겠다는 듯이 시치미를 뗀다. 그럼 알아듣게 확실하게 이야기해줘야지.
============================ 작품 후기 ============================
남자껀 불법이고 여자껀 합법이라는 그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