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255화 (255/517)

00255  영국으로.  =========================================================================

곧 있으면 영은이가 보낸 소피아 회수팀이 도착할 시간이라 프랑의 바짝 붙은 허벅지에 얼굴을 묻고 멍하니 사과 향기를 맡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객실 문 앞에 도착한 10명의 능력자가 객실 문을 두드리는걸 공간 지각으로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맞이했다.

오후 1시에 도착한 소피아 이송 담당자로 정부 소속의 능력자 10명이 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국가 정보원 소속의 요원 세 명과 그랑 블루 1팀과 3팀의 C 클래스 능력자 일곱 명이 도착했다.

그리고 그중에는 아숨프레 수몰 폐허 공략 전을 함께 한 울프 컷의 한현랑 1팀장과 서글서글한 웃음이 생각나는 3팀장 박윤호도 있었다.

“와, 팀장님들도 오신 거에요?”

“마스터를 배신한 능력자를 데려가는 일이니까요. 만약을 대비해 저희 둘을 포함해 C 클래스 능력자들로만 왔습니다.

“굉장히 든든하네요.”

“이번 일을 위해 대통령님께서 특별기를 보내셨습니다. 소피아 에델베르그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그랑 블루 빌딩으로 이송 될 겁니다.”

“한현랑 1 팀장님. 박윤호 3 팀장님, 부탁드릴게요.”

“걱정 마십쇼! 머리카락 한 올 흘리지 않고 유화연 보스께 인도하겠습니다!”

가슴을 탕탕 치며 장담하는 한현랑 1팀장에게 고개를 끄덕여주고 검은색 슈트에 특수 제작한 증강현실 선글라스를 낀 국가 정보원 소속의 요원을 바라보니 정중히 고개를 숙인다.

침실로 가서 소피아를 끌고 나오니 여자 요원이 소피아에게 다가서며 위상력이 담긴 특제 수갑을 채우고 말을 못하게 입에 재갈을 물렸다.

그 와중에도 소피아는 내게 시선을 보냈지만 나는 마나 비전을 켠 눈으로 싸늘하게 노려만 봤다.

그리고 소피아는 두 명의 여성 신체 강화 능력자에게 팔짱을 끼인 채 객실 밖으로 끌려나갔고 그 뒤를 따라 내게 경례를 올리며 요원과 그랑 블루의 팀원들도 모두 되돌아나갔다.

그럼 에델베르그 부부만 남았군.

가장 좋은 방법은 소피아만 처벌한 다음 드와이트와 세 자식은 내가 만들 위상 연구소에 집어넣고 갈려 나가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치카는 간단하게 그랑 블루 레이드 팀에 배속시켜서 사냥을 시키든 연구소의 경비 인력으로 돌리든 하고.

그러려면 일단 소피아의 목숨이 붙어있어야 하고 처벌을 한 뒤에 가족끼리 함께 살게 해주는걸로 호감도를 끌어내고 내게 협력적인 모습을 보이게 될테지만 문제점은 소피아의 처벌 수위를 어떻게 해야 하냐는 거다.

화연이와 영은이에게 전화해서 요원과 능력자들이 소피아를 데리고 출발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소피아와 에델베르그 부부의 처우에 관해서 이야기했더니 화연이와 영은이는 좋은 방법이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어머, 그거 좋은걸?]

[확실히 에델베르그 가문은 학자 집안인 만큼 박사들을 줄줄이 배출한 뛰어난 머리를 지닌 가문이다. 그들을 연구소에 끌어들이면 도움이 많이 되겠군.]

“그 가족애가 강한 자들이 반발심을 가지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게 하려면 소피아에게 강한 처벌을 내리는 건 곤란해. 내가 마나 비전으로 호감도를 끌어냈다고 해도 적대감을 가지기 시작하면 다시 풀릴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서하는 소피아를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니?]

“일단 공개 기자회견이든 유튜브에 퍼트리든 소피아가 저지른 일을 낱낱이 발표하고 사회적으로 절대 활동 못 하게 매장해버리고 싶어. 그 뒤에 스파이로써 저지른 죗값을 치르게 하던가 해야겠지.”

[음….]

“화연이랑 영은이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난 울 자기의 뜻에 따라야지~? 소피아가 도착하면 일단 그년의 머릿속에 든 정보를 모두 빼내고 싶은걸. 그 뒤에 기자회견을 통해 소피아가 저지른 행동과 일본 고위 공무원이 저지른 일을 폭로했으면 좋겠다.]

[나는…. 능력자 연합의 재판을 받게 했으면 한다.]

“프랑은?”

“저는 서하가 하자고 하는 데로 따라갈 거에요.”

“알았어. 그럼 에델베르그 가문에 갔다 와서 그들의 반응을 보고 결정하자. 화연이와 영은이의 이야기도 모두 수용하는 방향으로 생각해볼게.”

[알았다.]

[그렇게 해~]

크롤리 다운으로 향하면서 유일한 영국 정부와의 창구인 리디아에게 전화를 걸어 어제와 오늘 이틀간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고 요구 조건을 건넸더니 바보 같은 표정으로 되물었다.

[네, 네?]

“다시 말하자면 소피아 에델베르그는 이미 붙잡아서 본국으로 이송시킨 상황이고, 에델베르그 부부를 비롯해서 그 자녀들 모두 스파이 혐의로 한국으로 데려갔으면 한다고. 그걸 여왕님한테 전해줬으면 하는데.”

무표정으로 다시 요구조건을 전달하니 리디아는 잔뜩 당황한 표정으로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그, 그그그분들이 서하 경에게 뭔가 잘못을 저지른 건가요?]

“드와이트 에델베르그와 그의 부인이 소피아의 사건에 개입된 걸 포착했어. 못 믿겠다면 그들과 나눈 대화 전문을 보내주지.”

[그, 그 일은…. 여왕님께 말씀드려봐야 할 거 같아요!]

“그래. 이야기해보고 다시 연락을 줘. 참고로 난 꼭 데려가야겠다고도 전해주고.”

[으…. 네에.]

뒤통수를 친 소피아. 소피아가 뒤통수를 치게 만들 원인을 제공한 드와이트 부부.

날 위해 죽은 다섯 경호원 형 누나들과 내 손을 잡고 펑펑 울던 권희지를 생각하면 최소 소피아와 드와이트, 이치카 셋은 내 곁에 두고 죽을 때까지 부려먹을 생각이다.

사실 드와이트와 이치카는 그저 자신의 딸들을 일본에 빼앗긴 죄밖에 없지만 괘씸죄라는 게 있잖아.

내 계획은…. 계획이라고 하기도 좀 엉성하지만, 가족애가 강한 부모니까 사로잡은 소피아를 두고 적당히 위협을 하는거다. 그러면 드와이트 부부는 틀림없이 소피아를 따라 한국으로 올 거다.

그리고 드와이트와 이치카의 사이에서 태어난 세 남매 역시 소피아처럼 가족애가 강하다는 소문을 입수했다. 그러니 잘만 되면 소피아의 남매들도 데려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안되면? 뭐 안되면 마는 거지. 쫓아올게 확실한 드와이트와 이치카만으로 만족해야지 어쩔 수 있나.

리디아와의 통화를 끝내니 저 멀리 에델베르그 저택이 눈에 들어온다.

호텔에서 출발하기 전에 전화를 걸어 집에 가족들이 다 모여있냐고 물어봤었다. 없었다면 모이라고 전하려 했는데 일요일에다 어제 있었던 일 때문에 온 가족이 모여있다고 드와이트가 말했었다.

다 모아서 일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처리할 수 있게 돼서 잘됐군.

“잘 될까요?”

“잘 안되면 자식들은 영국에 두고 에델베르그 부부만 데리고 가지 뭐. 증거 영상 자료도 있으니 에델베르그 부부를 데려가는 건 영국도 어찌 못할 거야.”

“하긴, 그렇게 되면 부모랑 동생과 누나가 한국에 있으니 파악한 대로 가족애가 강한 집안이라면 한국으로 모두 넘어오겠네요.”

“아~ 진짜 머리 아프고 짜증 나려고 해. 인간적으로 도덕을 지키고 살려고 나름 신경 쓰고 있는데 일이 이렇게 머릴 쓰게 만들면 그냥 도덕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 부수고 싶어.”

미로가 암만 복잡해 봤자 힘이 있으면 미로 벽을 다 때려 부수면서 출구로 나가버리면 되잖아. 소피아가 그냥 악당이었으면 확 조져버리고 에델베르그 가문도 밀어버렸을 텐데….

혜령이 이모 말대로 그냥 적이라고 판단 내리고 뒤지게 패버리면 속이 시원할 텐데 이놈의 정이 뭔지.

내 짜증 섞인 투정에 프랑이 배시시 웃으면서 내 등에 매달리며 입을 열었다.

“앞으로 복잡한 일이 있으면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해요.”

“그래야겠다. 아니면 아랫사람들한테 다 맡겨버리던가.”

에델베르그 저택 상공에 도착해서 뛰어내리며 저택 내부를 살펴보니 에델베르그 부부와 3명의 남녀가 모여있는 게 보인다.

엄마를 닮아 검은색 머리카락에 조금 날카로운 외모의 동양인 혼혈 같은 20대 후반의 여자와 드와이트를 빼닮은 20대 중반의 남자 두 명.

그러고 보면 소피아는 드와이트를 좀 닮은 거 같다.

정원에 내려서서 눈에 마나 비전을 켠 다음 저택 정문을 열고 들어가니 거실에 모여있던 에델베르그 가족들이 일제히 날 돌아본다.

“헬로?”

나름 재치 있어 보이게끔 입장하면서 인사를 건넸지만 두 부부는 침중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자식들은 잔뜩 날 선 반응을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하아, 저 사람들은 다들 머리 똑똑한 사람들이니 기선부터 제압해야지. 따지고보면 난 은혜를 베풀러 온 건데 저 세 남매가 날 자극하려고 하는거네?

“[눈 깔아.]”

“…!”

건방지게 노려보는 세 남매를 보고 마나 보이스로 씹어먹듯이 입을 열었더니 셋 다 움찔하고 눈을 깔았다.

이제 복잡하게 나가는 건 딱 질색이니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야지.

“[소피아는 내게 자신의 처분을 맡기고 1시간 전에 한국행 비행기로 떠났어. 당신들은 이제 어떻게 할 거지?]”

“소, 소피는 어떻게 되는 거요?”

침중한 안색에 잠도 못잤는지 눈이 빨간 드와이트는 날 보며 다급히 물어본다. 내가 소피아를 죽이기라도 할 줄 알았나?

“[그전에 한가지, 당신들은 소피아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생각이 있어?]”

“물론이오. 소피는 우리에게 있어 하나뿐인 가족이오. 그건 부인과 아이들도 마찬가지고.”

진짜냐는 듯이 이치카와 세 자식을 돌아보니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진짜 우리 가족처럼 가족애가 강한 사람들이구만. 하지만 날 보는 세 남매의 눈은 적을 보는 눈빛이다.

실제로 공간 지각이 적의를 감지하고 머릿속에 적색등을 깜빡이고 있다. 내가 뭘 했다고 날 그런 눈으로 보는데?

“[그런데 드와이트, 당신의 세 자식은 날 향하는 눈에 다분히 적의가 보이는데.]”

그제서야 아이들의 모습을 확인한 이치카는 그들을 끌어안아 어루만지며 그러지 말라고 한다. 자신들을 다독이는 이치 카를 본 세 자식도 눈을 돌리며 한숨을 쉬었다.

딴 만화나 영화에서 보면 강자 앞에 한없이 비굴해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던데 어째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죄다 자기주장이 어찌나 강한지 한 손가락으로 찍어 죽일 수 있는 날 봐도 안 꿀린단 말이야.

내가 그렇게 없어 보이나.

적의가 점점 줄어가는 걸 확인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소피아 에델베르그는 확인된 사항만 수십 종류의 나에 대한 정보를 일본으로 넘겼어.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두 번, 날 죽이기 위한 수단에 깊이 관여했지. 그 덕분에 나는 소울리퍼의 함으로 한번 공격받았고 열일곱 명의 일본인 능력자들의 직접적인 습격까지 받았었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항인지 조용히 날 바라보는 에델베르그 가족을 보고 어깨를 으쓱하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확실히 말하는 거지만 피해자는 나고 당신들은 가해자야. 무력적인 면에서 역전당한 상황이라고 피해자 코스프레하지 말란 말이야. 나에게 적의를 보내는 건 은혜를 베풀러 온 내 심기를 마구마구 자극하는 행동이라는 걸 알아둬.]”

마나 시브가 깃든 냉정한 내 목소리를 들은 에델베르그 부부와 세 명의 자식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가 점차 밝아진다.

그중 가장 의젓하고 드와이트를 빼닮은 청년이 눈을 반짝이며 내게 질문을 던졌다.

“그 점은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랑블루 마스터의 방금 말씀은 소피아 누님을 살려주신다는 이야기이십니까?”

“[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저도 사과드리겠어요. 무슨 제안인가요?”

옆에 서 있던 이치카를 쏙 빼닮은 딸은 신중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당신들이 소피아와 함께 한국으로 건너와서 그녀가 저지른 죄를 같이 갚아나가는거야.]”

내 이야기에 점점 밝아지던 에델베르그 가족의 안색이, 이어진 이야기에 이해가 안 가는 듯 서로를 마주 바라본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치카 에델베르그, 당신은 그랑 블루의 레이드 팀원이 되는 것, 드와이트 에델베르그 당신은 내가 지을 그랑 블루 위상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 자격으로 올 것.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는 당신들도 마찬가지야. 물론 무임금 노동을 강요하지 않아. 최소한 당신들이 그로키스 연구소에서 지금 받는 혜택만큼은 보장하겠어.]”

내가 영국에서 하던 것과 별 다를 게 없는 생활을 처벌이라는 뜻으로 제안하니 공간 지각으로 감지되던 적의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

특히 소피아의 언니로 판단되는 여자의 '저 인간은 혹시 좋은 사람일지도.' 하는 표정을 보니 마나 비전의 호감도 효과가 상당히 뛰어난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그랑 블루에 근무하며 서로가 서로의 인질이 되라는 겁니까?”

그때 드와이트와 이치카를 반반씩 섞어놓은 듯한 젊은 남자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날카로운 눈빛과 억눌린 목소리로 날 보며 질문을 던졌다.

“[하.]”

기가차서 헛웃음을 지었더니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던 남자의 기세가 약간 누그러진다.

“[당신, 이름이 뭐지?]”

“아롤입니다.”

“[아롤 에델베르그. 내가 당신들을 인질로 사로잡아둬야 할 만큼 나에게 있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해?]”

“…….”

“[한국 속담에 죄는 미워할지언정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어. 하지만 난 그 속담을 싫어해. 죄를 지었으면 죄를 지은 인간이 죗값을 치러야지. 사람이 죄를 짓는 거지 죄가 사람을 만드는 건 아니잖아. 그런 의미에서 소피아는 내 손에 죽을 만큼 고통을 받다가 진짜 죽어야하지만.]”

조용히, 하지만 분노가 섞인 내 목소리에 아롤은 안색이 점점 어두워진다. 다른 자들도 감히 끼어들 생각을 못 하고 내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당신들에게도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서 당신들에게 제안하는 거야. 그런데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집어치워. 난 돌아가서 소피아에게 분풀이를 하고 알카트라즈 감방에 처넣으면 그만이고 당신들에 관한 일은 영국 정부에 넘겨버리면 끝이니까.]”

내 날 선 반응에 다섯 남녀는 안색이 창백해져 버렸다.

“[그러니까 은혜를 베풀려는 날 자극하지말라고.]”

“무례한 질문을 던져 죄송…합니다.”

으르렁거리듯이 아롤을 보며 말했더니 그 녀석은 고개를 푹 숙이며 용서를 빈다. 강하게 나왔다간 자기 누이가 죽고 가문이 풍비박산이 될 판이란 걸 이해한 모양이다.

우울한 표정의 아롤의 사과를 받고 고개를 끄덕여준 다음 드와이트를 바라보았다.

“[이곳에 오기 전에 당신들을 데려가고 싶다고 리디아 이슬라 마리에타 공주를 통해 영국 정부에 내 의사를 전달했어. 남은 건 당신들의 판단이야. 모든 걸 내려놓고 남은 인생을 범죄자로서 살아갈 것인지, 한국에 와서 소피아와 함께 그랑 블루에 몸을 투신하던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한국으로 가겠습니다.”

드와이트는 고민할 이유가 없다는 표정으로, 하지만 지친 얼굴로 입을 열었고 그의 부인인 이치카와 딸과 아들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한국에 와서 정착하게 되면 일주일에 2일 정도는 소피아도 같이 지낼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지.]”

소피아도 같이 지내게 해준다는 이야기에 한결 얼굴이 밝아진 에델베르그 가족은, 이야기가 끝나서 되돌아 나가려는 날 드와이트가 지친 목소리로 불러 세운다.

“기다려주십시오. 저희 가문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리고 언제까지 한국에 가면 됩니까.”

“[…당신들 재산 처분을 왜 나에게 묻는 거지? 남들에게 넘기든 전부 팔고 넘어오든. 그냥 몸만 넘어오든 알아서 해. 그리고 소피아가 보고 싶으면 보고 싶을수록 빨리 넘어와.]”

아, 그것도 지시해둬야겠다.

“[그리고 한국으로 넘어가면 유화연, 그랑 블루의 보스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녀한테 드와이트, 당신이 겪은 일을 전부 전해줘. 하나도 남김없이.]”

“알겠…습니다.”

“[그럼 한국에서 보지.]”

에델베르그 가문을 빠져나와 공간의 벽을 밟고 하늘로 뛰어올랐더니 프랑이 장하다는 듯이 내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준다. 거기다 표정이 기특한 자식을 보는….

“뭐야? 그건 무슨 표정이야?”

“서하는 정말 장해요~ 언제부터 이렇게 듬직해진 걸까요~?”

…중간부터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연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모습에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프랑이랑 첫 경험을 했을 때부터?”

“…!”

“아니면 프랑이 내 여자가 됐을 때부터인가….”

“…!!”

“그게 아니면 프랑이 처음 질투를….”

“아앗! 그만! 제가 졌어요!”

“킥킥.”

얼굴이 빨개진 채 내 목을 껴안고 바동거리는 프랑이 귀여워서 고개를 돌려 뺨에 키스를 해주니 프랑도 배시시 웃으면서 따라 키스해준다.

인증기를 확인해보니 오후 4시다. 리디아를 통해 의사를 전달한 게 2시간 전이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네.

“만약 영국이 에델베르그 가문을 손에서 놔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하실 건가요?”

“내가 여왕이라면 에델베르그 가문을 보내줄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어째서인가요?”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보면 나랑 싸우기 영 꺼림칙하단말야. 일본에 한 행동과 마포만 봐도 나랑 맞상대하는 건 나라 말아먹겠다는 행동이랑 마찬가지 아냐?”

“다른 강대국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건 내 버릇인데 이번엔 프랑이 하네.”

내 말에 프랑은 할 말이 없다는 표정으로 머쓱해 했다.

“그럴 땐 여기에 한방! 저기도 한방! 너도 한방! 마포 한 번씩 날려주면 그만이지.”

그러니까 깝치면 사이좋게 한방씩 먹여주면 되지. 간단하게 생각하는 거야. 어쨌든 일이 잘 풀려서 세 자식도 함께 낚았으니 계획대로군. 큭큭큭.

============================ 작품 후기 ============================

큭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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